2023/11/19

허령불매(虛靈不昧) - 텅 빈 마음이 형체가 없으나 신령스러워 어둡지 않다.

오늘의 고사성어 - 허령불매(虛靈不昧) - 텅 빈 마음이 형체가 없으나 신령스러워 어둡지 않다. [빌 허(虍/6) 신령... |


오늘의 고사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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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령불매(虛靈不昧) - 텅 빈 마음이 형체가 없으나 신령스러워 어둡지 않다.
[빌 허(虍/6) 신령 령(雨/16) 아닐 불(一/3) 어두울 매(日/5)]

흔히 ‘마음을 비웠다‘라는 말을 듣는다. 마음에 어떤 것이 가득하기에 비운다고 할까. 사람마다 마음속에 욕심이 한 가득인지, 남을 위한 慈悲心(자비심)으로 뭉쳐 있는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란 속담이 나왔을 터다.
천차만별의 사람이 살아가면서 욕심이 생기고 집착이 쌓인 각각의 결과이지 모두 처음 세상에 올 때는 어떠한 것도 없이 純眞無垢(순진무구), 天眞爛漫(천진난만) 그 자체였을 것이다. 이런 마음을 나타낸 말로 텅 빈 가운데 신령스럽기 그지없지만(虛靈) 그 기능은 맑고 환하다(不昧)는 좋은 표현이 있다.
성어를 간단히 이렇게 말을 했어도 처음 유래한 ‘大學(대학)’과 그 연구한 유학자들의 설명을 찾아가면 복잡하다. 유학 四書五經(사서오경) 중의 하나인 대학은 성인이나 군자가 되기 위한 학문이라 하며 禮記(예기)에서 분리됐다.
제일 첫머리에 세 강령이 나오는데 밝은 덕성을 밝히고(明明德/ 명명덕), 백성을 아끼고(親民/ 친민), 지극한 선의 경지에 머무는(止於至善/ 지어지선) 것이 그것이다. 중국 주자학을 집대성한 宋(송)나라의 朱熹(주희)는 ‘大學章句(대학장구)’에서 明德(명덕)을 해설하면서 앞의 성어를 썼다. 그 부분을 간단히 보자.
‘명덕은 사람이 하늘로부터 얻은 것으로(明德者 人之所得乎天/ 명덕자 인지소득호천), 텅 비고 신령스러우며 어둡지 않아서(而虛靈不昧/ 이허령불매), 온갖 이치를 갖추고 만사에 응하는 것이다(以具衆理 而應萬事者/ 이구중리 이응만사자).’ 타고 날 때 사람의 물들지 않은 본래의 마음을 형용한 내용이란다.
이렇게 빙빙 둘러 어렵게 말해도 부분만 떼놓고 본 뜻이 좋아 우리 고전에서 많이 인용되었다. 그중 한 곳 고려 말 三隱(삼은)의 한 사람인 李穡(이색)은 牧隱詩藁(목은시고)에 남긴 구절이다. ‘사방 한 치 허령한 우리 마음은, 밝고 밝게 상제께서 임하시는 곳이지(方寸虛靈地 明明上帝臨/ 방촌허령지 명명상제림).’
이렇게 신령스럽게도 좋은 마음을 타고 난 初心(초심)을 모두 유지한다면 살만한 밝은 세상일 것이다. ‘마음을 잘 가지면 죽어도 옳은 귀신이 된다’는 말처럼 살다 저지른 잘못을 뉘우치면 옳은 길로 갈 수도 있다. 그런데 마음을 비웠다는 말을 자주 쓰는 사람일수록 다른 욕심을 드러내는 일이 잦아 점점 믿음을 떨어뜨린다.
‘마음의 바탕이 밝으면 어두운 방 속에서도 푸른 하늘이 있고(心體光明 暗室中有靑天/ 심체광명 암실중유청천), 마음속이 어두우면 밝은 햇빛 아래에도 악귀가 나타난다(念頭暗昧 白日下生厲鬼/ 염두암매 백일하생려귀).’ 菜根譚(채근담)에 나온다. 厲(려)는 ‘갈다’는 뜻 외에 ‘귀신’이란 의미.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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