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26

Philo Kalia | ‘상주사심(常住死心)’ 늘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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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o K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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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은 늙고, 나이가 들어서, 목숨이 다하자, 죽어서 조상들 곁으로 갔다. 아들 에서와 야곱이 그를 안장하였다.”(창세기 35:29)

올 겨울에는 겨울이 가기 전에 유난히 장례식이 많다. 보통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올 무렵 많았던 것 같다. 부친께서도 봄의 소식을 듣지 못한 채 2월 23일 돌아가셨다. 자연의 생명이 봄의 기운을 받고 올라올 때 노쇠한 인간의 몸은 생동하는 자연의 기운에 감응하지 못해 죽음의 길을 택한다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 죽음의 길을 춤추는 길로 묘사한 Berner의 Totentanz<사자死者의 춤>과 함께 하루의 벽두에 묵상한다.
 
Memento Mori라는 말도 좋지만 ‘상주사심(常住死心)’이란 용어도 좋다. 시인 김수영의 연인 김현경은 시인이 자신의 책상 옆 달력 한구석에 써놓은 글귀라 설명한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물었더니, 이는 어느 불경책에 쓰여 있는 말로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겠다고 하였다는 것이다. “늘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라, 이런 뜻이지. 늘 죽는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 살아 있는 목숨을 고맙게 생각하고 아름답게 살 수 있어”


「끝이 시작되었다」* / 이문재
끝이 시작되었다.
춤을 추자 관을 들쳐 메고
춤추는 아프리카 청년들처럼
춤을 추자
낡은 것이 가고 있다
낡은 것이 잘 갈 수 있도록
다시 돌아오지 않도록 흥겹게
노래하고 춤추자 우리 함께 배웅하자
드디어 끝이 시작되었다
서로 손을 잡고 끝의 시작을 바로 보자
낡은 것은 가고 있지만
새것은 아직 오지 않고 있는**
저녁 같은 혹은 새벽 같은 이 시간
마침내 끝이 시작되었다
땅끝에서처럼 바다의 끝에서처럼
끝에서 끝을 똑바로 보고 돌아서자
이 끝을 시작으로 만들어내자
오래된 아침 그래서 처음인 새 아침이
우리 앞에 있다 아니 우리 안에 있다.
바야흐로 끝이 시작되었다
춤추고 노래하자 안팎의 새것을 마중하다
이번이 마지막 끝일지도 모른다
이 시작이 처음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첫 시작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관을 메고 춤추자
요람을 들고 노래하자
저 낡은 시대의 인간을 위하여
기필코 두 눈 뜰 우리 안의 인류를 위하여
다시 뭇 생명 보듬어 안을 어머니 지구를 위하여
*미국 텔레비전 드라마 「체르노빌」에 나오는 대사.
**낸시 프레이저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은 오지 않는」(책세상 2021)에서 빌려왔다.



Taechang Kim

常住死心입니까?
이제 나이 여든 아홉되는 저는
死即開新이라는
스스로 지어낸 말
글을 삶살이의 바탕으로 삼고 있
는데 많이 다르군
요. 재림과 부활
에 대한 희망과 설레임이 느껴지
지않는 생사관이
라는 인상입니다.


Philo Kalia

Taechang Kim "死即開新", 귀한 멘트 감사합니다. "常住死心"은 불경에 나오는 말이라 하니, 부활 대신 윤회가 은닉되어 있겠지요. 전통적으로 '死卽生'은 재림 및 부활 사상과 부활의 실재를 수용할 수 있는 조상들의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Taechang Kim

윤회의 사슬에서
벗어나서 열반에
들어야 성불한다는 거니
까 재림과 부활에
대한 희망과는 아
주 다른 사생관이
지않습니까? 일본
친구들이 거의가
불교적 사생관을
가지고 있어서 우
정있는 대화를 계
속하는데 기독교
적 생사관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게
되를 바라는 심경에서 생명개
신미학대화를 계
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년기인생
을 살아가는 전직
교수나 고급공무
원, 시민단체지도
자와 기업인들과
의 대화로 한일간
상호이해를 깊이
하자는 취지입니
다. 구약전문가와
신약전문가,이스
람전문가와 인도
중국 티벹 불교,그
리고 힌두교전문
가로 원로급 학자
들이 대화상대라
조심스럽게 천천
히 성서적 생사관
을 함께 살펴 가고 있는 거지요.


Philo Kalia

Taechang Kim 성서적 생사관을 펼치시는 선생님의 사유의 노고를 응원합니다.

최지영

끝이 시작되었다.
죽음과 종말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됩니다.
죽음도 종말도 어쩔수없는 두려움을 넘어서서 우리인생의 여정으로서 받아들이게 되는~~



Reply
1 y


Philo Kalia

최지영 안녕하세요 반가운 이름을 보니 마음이 아침해를 닮아가는듯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