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osophy of the Daodejing
『도덕경』의 철학
한스-게오르크 묄러 (지은이),
김경희 (옮긴이)
이학사2021-02-10
『도덕경』(또는 『노자』)은 200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동아시아인들에게 사랑받아온 고전이자, 현대에 들어서는 여러 문화권에서 다양한 언어로 번역될 뿐만 아니라 동일한 언어로도 새로운 번역들이 계속해서 시도되는, 전 세계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세계적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도덕경』은 다른 어떤 고전보다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난해한 책으로 유명하다. 특유의 간결함과 모호함으로 인해 단번에 읽히지도 않을뿐더러 내용의 전모가 명확하게 드러나지도 않는다. 마카오대학의 철학?종교학과 교수로 도가 철학과 동서 비교철학 및 사회.정치사상을 연구하며 왕성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한스-게오르크 묄러는 이 책에서 『도덕경』의 그러한 난해함과 모호함의 "어둠"을 걷어내고 『도덕경』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읽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지침을 제시해준다.
중국어와 이탈리아어로도 번역되어 동서양의 『도덕경』 연구자들과 입문자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는 이 책은 『도덕경』의 성격과 구조, 본질과 핵심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과 통찰을 보여주며 오늘날 우리가 『도덕경』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도덕경』이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어떤 철학적 가르침을 전해주는지에 대해서 다채롭고도 깊이 있는 논의를 펼쳐 보인다.
목차
서문 『도덕경』의 철학
제1장 『도덕경』을 읽는 법
제2장 성性의 도道
제3장 음陰과 양陽, 기氣, 도道와 덕德
제4장 역설의 정치학
제5장 전쟁에 대하여
제6장 만족의 대가들: 욕구, 정서 및 중독
제7장 무심함과 소극적 윤리학
제8장 영속성과 영원성
제9장 죽음과 죽음의 형벌
제10장 "사람의 충동이 없음": 인간주의에 대한 도가의 비판
부록 I 『도덕경』 판본의 역사
부록 II 『도덕경』의 영역본들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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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24수많은 웹사이트처럼 『노자』도 익명의 방식으로 말한다. 다수의 가상 포스팅에는 개인적인 어조나 사적인 출처가 없다. 메시지들은 비슷하지만 메신저는 감춰진 채로 있다. 아니, 메신저가 누구인지는 대수롭지 않은 문제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이런저런 웹사이트의 텍스트를 정확히 누가 업데이트했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이와 마찬가지로 『노자』와 같은 텍스트는 특정 장의 특정 버전에 누가 책임이 있는지를 안다고 해도 그 텍스트를 이해하는 일과는 무관한 경우가 흔하다. 접기
P. 26~27어떤 장, 어떤 구절에서 출발하든 우리는 『노자』에 대한 탐색을 시작할 수 있다. 다음 단락부터는 임의로 선택한 출발점이 실제로 어떻게 다른 모든 장 및 절과 관계하고 그것들과의 연결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하면 그 텍스트의 '네트워크 같은' 구조가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P. 51~52『노자』에 나오는 이미지들 중 어떤 것도 다른 이미지들에 대해 절대적 우선권을 주장할 수 없다. 다른 모든 이미지를 안내해줄 하나의 이미지도 없다. 실제로 『노자』의 어디에서부터 출발하든 무방하다. 그러나 그 이미지들이 어떻게 서로를 설명해주고 서로 관계 맺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본문의 순서는 임의적이지만, 그 이미지들 자체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노자』라는 텍스트를 읽는 것은 '어둠보다도 더 어두운[玄之又玄]' 듯이 보이는 것을 '온갖 오묘함의 문[衆妙之門]'으로 변화시키는 경험이 될 수 있다. 접기
P. 69『노자』에 나타난 다양한 이미지가 직간접적으로 생식 및 출산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은 섹슈얼리티가 초기 도가에서 중요한 주제였음을 입증해준다. 동시에 이 주제가 에로틱한 함축들을 거의 결여하고 있다는 점 또한 크게 주목할 만하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노자』가 자연적이거나 우주적인 섹슈얼리티보다도 인간적인 섹슈얼리티에 대해서 훨씬 적게 이야기한다는 사실에 의해 증명된다.
현대의 의미론에서는 '에로틱'이라는 관념을 대개 인간들과 결부시키지, 동물이나 구름과 비에 연결시키지는 않는다. '에로스'는 쾌락이나 미학 또는 정욕과 같은 인간적 가치들과 관계가 있고, 따라서 섹슈얼리티와 문화와 도덕을 연결시킨다. 섹슈얼리티의 그런 에로틱한 차원은 『노자』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접기
P. 111『노자』는 확실히 인간주의적인humanist 텍스트는 아니며, 도가 철학 역시 대체로 인간주의적이지 않다. 프로타고라스의 견해와 달리 여기서는 인간이 만물의 척도가 아니다. 인간존재들은 우주의 작용에서 한 가지 요소 또는 부분일 뿐이다. 이 시나리오 속에는 인간에 관한 특별한 무언가가 없다. 인간은 신과 비슷한 유일한 종으로 창조되지도 않았고, 당연시되는 것만큼 세상의 주인인 것도 아니며, 하이데거의 용어로 '존재의 목자'로 여겨지지도 않는다. 접기
추천글
묄러는 『도덕경』에서 다양한 가치 있는 주제와 이슈를 이끌어내는 훌륭한 일을 해냈다.
- 필립 아이반호 (홍콩시립대학)
지적이고 쉽게 읽히며 현대적으로 의미가 있다… 강력 추천.
- 초이스 Choice (미국의 전문 서평지)
이 책은 『도덕경』에 대한 보통의 분석이나 번역에서는 볼 수 없는 흥미로운 관점들과 통찰들을 제공한다.
- 에리카 브린들리 (중국철학 저널(Journal of Chinese Philosophy))
『도덕경』의 '의미'와 '우리', 즉 포스트모던 서양의 지식인이 어떻게 그것에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고찰.
- 러셀 커클랜드 (종교학 리뷰(Religious Studies Review))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한겨레 신문
- 한겨레 신문 2021년 2월 19일자
세계일보
- 세계일보 2021년 2월 6일자 '새로 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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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한스-게오르크 묄러 (Hans-Georg Moeller) (지은이)
1964년생으로, 1993년 독일 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마카오대학교의 철학?종교학과 교수로, 도가 철학과 동서 비교철학 및 사회?정치사상을 주요 연구 분야로 하여 영어와 독일어로 왕성한 저술 활동을 해오고 있다. 『도덕경』 마왕퇴본의 독역본(Laotse: Tao Te King: Nach den Seidentexten von Mawangdui, 1995)과 영역본(Daodejing(Laozi): A Complete Translation and Commentary, 2007)을 출간하였다. 2006년에 출간된 『『도덕경』의 철학(The Philosophy of the Daodejing)』은 중국어와 이탈리아어로도 번역되었다(『?西之道: ≪道德?≫?西方哲?』, 2018; La filosofia del Daodejing, 2007). 그 외 『진실된 가장: 장자 철학에 대하여(Genuine Pretending: On the Philosophy of the Zhuangzi)』(폴 담브로시오와의 공저, 2017), 『도덕적 백치: 비도덕성의 사례(The Moral Fool: A Case for Amorality)』(2009), 『풀어쓴 도가: 나비 꿈에서 어망 우화까지(Daoism Explained: From the Dream of the Butterfly to the Fishnet Allegory)』(2004) 등 도가 철학에 대한 다수의 연구서와 논문을 발표하였다. 니클라스 루만의 사회체계이론에 대한 관심도 커서 『풀어쓴 루만: 영혼에서 체계로(Luhmann Explained: From Souls to Systems)』(2011), 『급진적 루만(The Radical Luhmann)』(2011) 두 권의 연구서를 출간하기도 하였다. 폴 담브로시오와의 공저 『당신과 당신의 프로필: 진정성 이후의 정체성(You and Your Profile: Identity After Authenticity)』(2021)이 출간을 앞두고 있다. 접기
최근작 : <『도덕경』의 철학> … 총 2종 (모두보기)
김경희 (옮긴이)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장자』의 변화의 철학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전임대우강의교수를 거쳐, 현재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인문 상담을 연구하고 교육하고 있다. 『문학, 내 마음의 무늬 읽기』(공저, 2019)와
『동양철학산책』(공저, 2020)을 출간하였고,
로버트 앨린슨의 『장자, 영혼의 변화를 위한 철학』(2004),
앵거스 그레이엄의 『장자: 사유의 보폭을 넓히는 새로운 장자 읽기』(2015)를 번역하였다.
최근작 : <동양철학산책>,<[큰글자책] 문학, 내 마음의 무늬 읽기 >,<문학, 내 마음의 무늬 읽기> … 총 10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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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최근작 : <동양철학산책>,<[큰글자책] 문학, 내 마음의 무늬 읽기 >,<문학, 내 마음의 무늬 읽기> … 총 10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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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오늘날 『도덕경』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도덕경』에 담긴 철학적 가르침에 대한 가장 현대적인 고찰
『도덕경』(또는 『노자』)은 200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동아시아인들에게 사랑받아온 고전이자, 현대에 들어서는 여러 문화권에서 다양한 언어로 번역될 뿐만 아니라 동일한 언어로도 새로운 번역들이 계속해서 시도되는, 전 세계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세계적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문화, 종교, 경제,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덕경』 관련서들이 계속해서 출간되는 것을 보면 『도덕경』이 얼마나 폭넓게 읽히며 많은 이의 사유와 통찰을 자극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도덕경』은 다른 어떤 고전보다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난해한 책으로 유명하다. 특유의 간결함과 모호함으로 인해 단번에 읽히지도 않을뿐더러 내용의 전모가 명확하게 드러나지도 않는다. 마카오대학의 철학?종교학과 교수로 도가 철학과 동서 비교철학 및 사회.정치사상을 연구하며 왕성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한스-게오르크 묄러는 이 책에서 『도덕경』의 그러한 난해함과 모호함의 "어둠"을 걷어내고 『도덕경』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읽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지침을 제시해준다. 중국어와 이탈리아어로도 번역되어 동서양의 『도덕경』 연구자들과 입문자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는 이 책은 『도덕경』의 성격과 구조, 본질과 핵심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과 통찰을 보여주며 오늘날 우리가 『도덕경』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도덕경』이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어떤 철학적 가르침을 전해주는지에 대해서 다채롭고도 깊이 있는 논의를 펼쳐 보인다.
하이퍼텍스트로서의 『도덕경』
'『도덕경』의 철학'이라는 이 책의 제목은 『도덕경』이 철학 텍스트임을 강조하고 철학적 관점에서 『도덕경』을 해석하겠다는 지은이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책은 『도덕경』을 불가해한 수수께끼로 가득한 신비주의적 텍스트로 치부하거나 장생불사를 추구하는 도교의 경전으로만 보는 관점으로부터 거리를 둔다.
이 책은 두 가지 측면에서 『도덕경』이 철학적으로 의미 있는 텍스트임을 분명히 한다.
- 첫째, 『도덕경』은 성립 초기(기원전 4-3세기경)부터 소수의 정치적 리더들에게 사회, 더 나아가 우주의 질서 확립과 좋은 통치를 가능하게 하는 철학적 토대를 제시하려는 정치철학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며,
- 둘째, 『도덕경』의 철학적 가치는 과거의 어느 시기에만 유효했던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도덕경』은 "무위(無爲, 행위하지 않음)"와 "자연(自然, 스스로 그러함)"이라는 격률을 통해 근대 이후 서양 문화에서 당연시해온 인간적 행위주체성 개념과 인간주의적(humanist) 관점을 반성적으로 돌아보게 해줄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에도 기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경』을 철학 텍스트로 인정하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특히 서양의) 학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까닭은 『도덕경』의 내용상의 불명료함과 불가해함 때문이다. 이 책은 『도덕경』의 그러한 불명료함과 불가해함은 우리가 현대의 철학 저술에 기대하는 것을 오래전 전혀 다른 문화적 맥락에서 탄생한 이 고전에도 기대하는 해석학적 오류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본다. 『도덕경』이라는 텍스트는 읽히기 위해, 특히 21세기 독자들에게 읽히기 위해 저술된 것이 아니었다. 『도덕경』은 격언들의 모음집으로서 수세기에 걸쳐 분량이 점점 늘어나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으며, 초창기에는 저술의 형태가 아니라 구두로 전해졌다. 그것은 암송되기 위한 것이지 정독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도덕경』은 우리가 철학 텍스트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세 가지 요소, 즉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한 명의 저자, 명확하게 제시된 주제, 시작과 끝을 포함하는 일정한 순서가 없다. 이런 점에서 지은이는 『도덕경』을 일종의 하이퍼텍스트로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터넷의 하이퍼텍스트 역시 한 명의 명확한 저자가 결여되어 있고 시작과 끝이 없으며 특정한 한 가지 사안만을 다루지도 않는다. 일직선으로 전개되는 논의나 줄거리를 따라 펼쳐지는 선형적 텍스트들과 반대로 하이퍼텍스트는 풀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지은이는 "『노자』를 일종의 하이퍼텍스트로 다룬다면, 즉 비선형적임에도 불구하고 단단히 연결되어 있는 자료들의 모음집으로 다룬다면 그때 '어둠'은 사라지고 『노자』는 정말로 '온갖 오묘함의 문[衆妙之門]'이 될 것"(26쪽)이라고 말한다.
『도덕경』을 효과적으로 읽기 위한 지침서
『도덕경』에서는 어떤 주제가 여러 장과 여러 구절에 걸쳐 조금씩 변주되면서 반복적으로 출현한다. 각 장들과 각 구절들을 연결하고 각 부분들 사이의 응집력을 갖게 하는 것은 선형적으로 전개되는 논리적 구성 방식이 아니라, 변주를 통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미지들이다.
『도덕경』을 효과적으로 읽기 위한 지침서
『도덕경』에서는 어떤 주제가 여러 장과 여러 구절에 걸쳐 조금씩 변주되면서 반복적으로 출현한다. 각 장들과 각 구절들을 연결하고 각 부분들 사이의 응집력을 갖게 하는 것은 선형적으로 전개되는 논리적 구성 방식이 아니라, 변주를 통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미지들이다.
일정한 패턴 없이 곳곳에 흩어져 있는 듯 보이는 이 이미지들(골짜기, 물, 뿌리, 수레바퀴, 갓난아이 등등)은 유사성과 연관성에 의해 서로 연결된다.
『도덕경』은 이 이미지들이 수사학적 연결 고리가 되어 각 부분들이 복합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미지들의 그런 네트워킹과 상호 참조를 통해 철학적 의미를 드러낸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제1장에서는 그 이미지들을 촘촘하게 쫓아가면서 『도덕경』이 전하려는 철학적 메시지들을 분석해 보인다. 만일 우리가 오늘날의 철학 텍스트를 읽듯이 『도덕경』을 읽기를 고집한다면 『도덕경』의 독해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의 제1장은 『도덕경』의 효과적인 독해를 위한 지침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후의 장들의 토대가 되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제2장부터는 제1장에서 제시한 독해 전략에 따라 『도덕경』이 담고 있는 철학적 내용들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구체적으로는 성, 정치, 전쟁, 정서, 욕구, 시간, 죽음과 관련된 문제들을 둘러싸고 『도덕경』이 어떤 철학적 입장을 보여주는지를 고대 그리스 철학이나 기독교의 세계관, 근대의 계몽주의 등과 비교해서 분석하는 방식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이렇게 드러난 『도덕경』의 철학이 현대인들이 당연시해온 관념들을 반성적으로 되돌아보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인다.
인간주의적 사유에 대한 반성이자 대안으로서의 『도덕경』의 비(非)인간주의적 관점
정치철학적 관점에서 보면 『도덕경』은 자유, 권리, 정의, 민주주의 같은 현대 정치철학의 주요 개념들을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도덕경』은 우리에게 큰 의미가 없는 시대착오적이거나 이질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도덕경』의 이런 특성이 오히려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관념들과 인간관, 세계관을 반성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외재적 준거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자신이 쓰는 언어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국어를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자신이 어떻게 사유하는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식으로 철학하고 사고하는 것을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 … 이 텍스트는 사람들이 너무나 친숙해져 있는 것을 달리 생각하고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것을 요구한다."(13쪽) 지은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도덕경』은 우리가 진지하게 고려해볼 만한 대안들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더 적극적인 가치를 갖는다고 본다. 그 대안적 지점을 그는 인간주의(humanism)에 도전하는 탈(脫)인간주의와 공명하는 『도덕경』의 전(前)인간주의에서 찾는다. 근대 이후 서양 문화를 지배해온 인간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등장한 탈인간주의적 사유를 발전시키는 데 『도덕경』의 비(非)인간주의적 또는 전(前)인간주의적 관점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비인간주의적 관점은 "더 진실되고 겸손한 자기 기술이다. 그것은 인간들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또는 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를 고려할 뿐만 아니라, 인간들이 하는 척할 수 없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하는 척해서도 안 되는 게 무엇인지를 고려하는 자기 기술이다. 그것은 적어도(at least) 그리고 마침내(at last) 인간들을 많은 곤란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줄 것이다."(270쪽) 제10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도덕경』의 비인간주의적 입장을 강조하면서 책 전체를 개괄한다.
『도덕경』에 대한 보통의 분석이나 번역에서는 볼 수 없는 흥미로운 관점들과 통찰들
이 책은 전체 분량에 비하면 다루고 있는 주제들이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이 책에 대한 한 서평은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간결하면서도 우아하게 제시되어 있는 10개의 장에서 한스-게오르크 묄러는 철학 및 초기 도가를 연구하는 이들이 틀림없이 흥미롭게 생각할 비교 연구의 쟁점들과 텍스트의 쟁점들을 폭넓고 다양하게 탐구하고 있다. 묄러는 특히 『도덕경』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비인간주의적' 철학을 강조하면서, 그런 철학이 개인과 사회 및 세계에 대한 현대인들의 사고방식에 대해 던지는 도전들을 개괄한다. 그가 다루고 있는 주제들은, 몇 가지 예를 들자면 텍스트 자체의 특성으로부터 정치, 전쟁, 윤리, 성, 욕구, 죽음과 죽음의 형벌에 대한 견해들, 그리고 영속성 개념에 이르기까지 수도 많고 종류도 많다. … 묄러의 책은 이 텍스트에 대한 보통의 분석이나 번역에서는 볼 수 없는 흥미로운 관점들과 통찰들을 제공하고 있다."(Erica Brindley, "Book Review", in Journal of Chinese Philosophy, 35(1), 2008, p. 185) 이 책은 『도덕경』에 대한 해석적 지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도덕경』을 활용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쟁점이 되는 철학적 주제들을 다루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에 더 천착하고 더 많은 철학적 주제를 다루는 데 『도덕경』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독자들에게 열려 있는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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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주의적 사유에 대한 반성이자 대안으로서의 『도덕경』의 비(非)인간주의적 관점
정치철학적 관점에서 보면 『도덕경』은 자유, 권리, 정의, 민주주의 같은 현대 정치철학의 주요 개념들을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도덕경』은 우리에게 큰 의미가 없는 시대착오적이거나 이질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도덕경』의 이런 특성이 오히려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관념들과 인간관, 세계관을 반성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외재적 준거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자신이 쓰는 언어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국어를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자신이 어떻게 사유하는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식으로 철학하고 사고하는 것을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 … 이 텍스트는 사람들이 너무나 친숙해져 있는 것을 달리 생각하고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것을 요구한다."(13쪽) 지은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도덕경』은 우리가 진지하게 고려해볼 만한 대안들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더 적극적인 가치를 갖는다고 본다. 그 대안적 지점을 그는 인간주의(humanism)에 도전하는 탈(脫)인간주의와 공명하는 『도덕경』의 전(前)인간주의에서 찾는다. 근대 이후 서양 문화를 지배해온 인간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등장한 탈인간주의적 사유를 발전시키는 데 『도덕경』의 비(非)인간주의적 또는 전(前)인간주의적 관점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비인간주의적 관점은 "더 진실되고 겸손한 자기 기술이다. 그것은 인간들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또는 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를 고려할 뿐만 아니라, 인간들이 하는 척할 수 없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하는 척해서도 안 되는 게 무엇인지를 고려하는 자기 기술이다. 그것은 적어도(at least) 그리고 마침내(at last) 인간들을 많은 곤란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줄 것이다."(270쪽) 제10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도덕경』의 비인간주의적 입장을 강조하면서 책 전체를 개괄한다.
『도덕경』에 대한 보통의 분석이나 번역에서는 볼 수 없는 흥미로운 관점들과 통찰들
이 책은 전체 분량에 비하면 다루고 있는 주제들이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이 책에 대한 한 서평은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간결하면서도 우아하게 제시되어 있는 10개의 장에서 한스-게오르크 묄러는 철학 및 초기 도가를 연구하는 이들이 틀림없이 흥미롭게 생각할 비교 연구의 쟁점들과 텍스트의 쟁점들을 폭넓고 다양하게 탐구하고 있다. 묄러는 특히 『도덕경』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비인간주의적' 철학을 강조하면서, 그런 철학이 개인과 사회 및 세계에 대한 현대인들의 사고방식에 대해 던지는 도전들을 개괄한다. 그가 다루고 있는 주제들은, 몇 가지 예를 들자면 텍스트 자체의 특성으로부터 정치, 전쟁, 윤리, 성, 욕구, 죽음과 죽음의 형벌에 대한 견해들, 그리고 영속성 개념에 이르기까지 수도 많고 종류도 많다. … 묄러의 책은 이 텍스트에 대한 보통의 분석이나 번역에서는 볼 수 없는 흥미로운 관점들과 통찰들을 제공하고 있다."(Erica Brindley, "Book Review", in Journal of Chinese Philosophy, 35(1), 2008, p. 185) 이 책은 『도덕경』에 대한 해석적 지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도덕경』을 활용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쟁점이 되는 철학적 주제들을 다루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에 더 천착하고 더 많은 철학적 주제를 다루는 데 『도덕경』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독자들에게 열려 있는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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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마이리뷰] 도덕경의 철학
신성한 영원성과 세속적 시간성의 구분은 다른 구분과 병행한다. 영원성은 "영원한 지리"와 함께 한다. 영원한 진리는 무상하지 않다. 영원한 진리와 비교해서 세속적이고 시간적인 모든 것은 잠재적으로 "오류"이다. 영원성/시간성의 구분은 진리/오류의 구분과 똑같은 것이기 때문에 "오류"로부터 진리로 이르는 길은 시간성으로부터 영원성으로, 다시 말해 "시작"으로서의 하느님에게로 이르는 길이기도 하다(p167)... <노자>의 지속되는 시간은 시간 속에 통합되어 있는 데 반해, 아우구스티누스의 신성한 시작은 시간 너머에 있다. <노자>와 아우구스티누스의 차이는 영속성과 영원성의 차이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영원성은 시간-초월적인 데 반해 도가의 영속성은 시간-내재적이다. _ 한스-게오르크 묄러, <도덕경의 철학> , p168/275
한스-게오르크 묄러 (Hans-Georg Moeller, 1964 ~ )의 <도덕경의 철학>이 다른 <도덕경 道德經> 안내서와 다른 점은 독자를 동양사상을 잘 알지 못하는 서양인을 염두에 두고 풀어간다는 점일 것이다. 도(道) 안에서 통합되는 음양(陰陽)과 영속(永續)의 시간 개념은 이원론(二元論, dualism)과 절대적인 신(神)의 시간개념인 '영원(永遠)'에 익숙한 서양인들에게 분명 낯선 개념일 것이다. 이런 차이를 비교해서 설명하는 저자의 서술은 서양사상에 익숙한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 한편, 동서양 철학을 개략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책이 가진 장점으로 느껴진다.
개략적으로 말해서 고대 중국철학은 참인 것과 단지 그렇게 보이기만 하는 것(또는 거짓인 것)을 구별하는 데 큰 관심이 없었다. 이것은 서양의 그리스철학자들과 크게 다른 점이다. 중국철학은 참과 거짓을 구별하는 것보다는 질서(治)와 혼란(亂)을 구별하는 데 관심이 컸으며, 특히 혼란이 아닌 질서를 세우는 방법에 큰 관심을 보였다. _ 한스-게오르크 뮐러, <도덕경의 철학> , p9/275
저자는 <도덕경>에서 서양철학이 풀지 못한 과제의 해법을 찾는다. 전면에 나서서 인류를 구원하는 영웅(英雄 hero)의 모습이 아닌, 스스로를 낮추고 감추면서 모든 것을 감싸는 성인(聖人)의 모습. 스스로 낮추면서 높은 것을 얻어내고, 비우면서 채워가는 성인의 모습은 음(陰)에서 양(陽)이 생성됨을 일깨워준다.
<노자>에서 내가 철학적으로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측면은 이 텍스트가 인간적 행위주체성 human agency에 도전한다는 점이다. 주체성의 발견으로부터 시작된 근대 서양철학의 전통은 자아 ego와 그 자아의 힘들에 너무 집중해왔다. 이런 전통에서 <노자>의 입장은 다소 거북스러운 것으로 감지될지도 모른다. <노자>의 격률인 "행위하지 않음(無爲)"은 인간 사회를 포함해서 세계 전체를 개별적 활동들에 기초하고 있다기보다는 "스스로 그러하게(自然)" 또는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작용에 기초하고 있는 하나의 매커니즘으로 보는 관점으로 이어진다. 내가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런 "자기생산적 autopoietic" 대안이다. _ 한스-게오르크 묄러, <도덕경의 철학> , p12/275
골짜기의 효력은 생명을 지속적으로 생산해낼 수 있는 능력에 있다. 바로 이 효과, 즉 무궁무진한 유용성이라는 효과는 다양한 이미지와 구조 덕분에 확보되었다. 그리고 이로부터 이 이미지들과 구조들이 단순히 무언가를 표현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입증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그것들은 동일한 교훈의 반복이다. _ 한스-게오르크 묄러, <도덕경의 철학> , p30/275
동일한 구조가 우주 전반에 적용된다. 하나는 텅비어 있고 없는 것이지만, 둘을 발생하게 한다. 하나(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 없음)와 둘(있음, 음/양의 구분)이 합쳐져서 셋이 된다. 셋은 이처럼 하나와 둘의 통합이 "낳는" 것이다. 다수의 세계, 즉 만 가지 사물의 세계를 열어놓는 것은 바로 이 셋이다. 이 "적분의" 수학은 여기서 그려 보이고 잇는 것이 사실상 선형적 인과관계나 생성의 "역사적" 과정, 즉 통시적 발전이 아니라, 모든 요소가 결합하여 하나의 공시적 질서를 만들어내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하나, 둘, 셋 그리고 다수는 순서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오히려 서로 함께 간다... 도의 하나는 두 가지 측면을 갖는다. 도는 내적인 통일성인 동시에 외적인 통일성이다. 한편으로 하나는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 것의 중심에 있다. _ 한스-게오르크 묄러, <도덕경의 철학> , p65/275
묄러는 <도덕경>에서 성(聖)과 속(俗)이 통합된 정치철학을 설명한다. 군주가 도(道)에 따라 물 흐르 듯 치세(治世)를 했을 때, 그는 '덕(德)'을 획득할 수 있다. 스스로 낮은 곳에 처함으로 군주는 권위를 획득할 것이며, 권위는 그의 자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이렇게 얻어지는 '덕'이 '강(强)하게 만든다는 것'이 <도덕경>전체 맥락에서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닐 수도 있을 것이고, 덕을 얻기 위해 인위적으로 행해지는 도(道)의 모습이 바람직할 것인가 하는 부분은 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겠지만. 이에 대해서는 미두도록 하자. 다만, <도덕경의 철학>에서 이처럼 도(道)와 덕(德)의 관계를 보다 명쾌하게 설명되기에, 노자(老子, Bc571 ?~ ?)의 사상에서 제국주의의 위험함을 지적한 다른 글들을 큰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은 이 책이 갖는 장점 중 하나라 여겨진다.
도를 따름으로써 성인-군주는 이원성의 세계를 다스릴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뚜렷이 구분되는 측면들과 계기들은 서로를 해치려고 싸우지 않는다. 그보다는 상호 주고받음을 통해 협력한다. 이것은 유익한(그리고 리드미컬한) 효력의 교환으로 이어진다. 이 효력(德)은 군주에 의해 시작된다. 그리고 그것은 사회에서 펼쳐지고 공동체에 결실을 가져오기 때문에 점점 커지는 "위신(德)"의 형태로 "그에게로 되돌아갈" 것이다. 그조차도 그가 주었던 것을 얻는 것이다. 도와 그것의 효력인 덕은 가장 넓은 차원에서는 세상 전체에 "작용하고" 있다. _ 한스-게오르크 묄러, <도덕경의 철학> , p70/275
도덕은 위험스러운 것일 수 있다. 그것은 쉽게 사회적 병리가 될 수 있다. 그것은 지나친 오만함과 개인적 자화자찬을 늘어놓는 데 그치지 않고 집단적 차원에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고도로 "도덕적인" 사회는 타자들을 자기들보다 도덕성이 떨어지고 가치가 떨어지며, 그렇기 때문에 적(敵)일지도 모른다고 보기가 쉽다. 도덕적 언어와 도덕적 자기 찬사가 전쟁과 분쟁의 시대에 특별히 인기가 높다는 사실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_ 한스-게오르크 묄러, <도덕경의 철학> , p157/275
묄러의 <도덕경의 철학>은 <도덕경>의 81장 전체를 설명하지는 않는다. 대신, <도덕경>이 쓰여진 당대의 언어와 사상을 낯선 현대의 서양인들에게 보다 쉽게 풀이한 책이다. 이렇게 설명하는 방식은 노자 사상이 낯설지 않은 우리에게도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서양인들이 현대문명의 문제점을 노자를 통해 해결하려는 의도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좋은 입문서적이라 여겨진다.
<노자>는 어떤 의미에서는 인터넷의 소위 하이퍼텍스트 hypertext 같은 비전통적이고 비선형적인 텍스트들에 견주는 것이 더 용이할 수도 있다(p17)... 그 역사의 초창기에, 특히 기원전 5세기나 4세기에 <노자>는 한 권의 책으로 기능했다기보다는 일종의 고대의 하이퍼텍스트로, 또는 구성과 해체, 확대와 축소의 지속적 과정 속에 놓여 있었던 텍스트적 게슈탈트 gestalt로 기능했다. _ 한스-게오르크 묄러, <도덕경의 철학> , p19/275
겨울호랑이 2022-03-16 공감(42) 댓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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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의 철학
노자는 확실히 정치적 텍스트로 읽힐 수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이를테면 "민주주의","자유","권리","정의" 같은 개념들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알아낼 수가 없다. 오늘날의 정치적 담론은 약 2500년 전의 중국의 정치적 담론과는 유사성이 거의 없다. (-13-)
노자에서 섹슈얼리티는 초월적이지 않다. 그것은 육체 너머로도, 세속적인 것 너머로도 인도하지 않는다. 소크라테스 및 플라톤과 함께 서양철학은 섹슈얼리티와 에로스 사이의 뚜렷한 구분을 확립하였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구분이 '노자'에는 없었다는 점이다. (-73-)
내가 욕구가 없기를 욕구한다면 백성들은 스스로 소박함으로 돌아갈 것이다.
성인 군주가 자기 자신의 정치적 욕구, 즉 권력과 부와 소유물 등에 대한 욕구를 줄인다면 이는 그 나라의 정치적 "풍토"를 결정하게 도리 것이다. (-151-)
도가에서 시간은 의식의 경험으로 기술되지도 않고 ,오로지 인간의 실존하고만 관계가 있는 무언가가 기술되지도 않는다. "인지적","현상학적" 또는 "실존적" 시간 개념들은 서양의 철학적 전통에서, 특히 아우구스티누스 이후에 매우 큰 영향력을 미쳐왔다.그러나 그 개념들은 도가에서는 사실상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시간은 영원성과 관련되어 있고, 따라서 인간과 신의 구분과 관련되어 있다. (-225-)
'노자'의 비인간주의적 철학은 현대 서양의 인간주의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꽤나 매력 없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기독교는 철저히 인간주의적인 종교이다. 이는 기독교의 거의 모든 변종에도 해당된다. 그리고 계몽주의가 종교적 "상부구조"를 벗어나려는 경향을 보이는 동안 종교적 가치들은 종종 세속화됨으로써 인간주의의 핵심이 보존되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증폭되고 응축되었다. (-261-)
그동안 읽었던 노자의 도덕경은 불교적인 관점, 동양사상에 기초한 도덕경이며, 우리 삶의 근간이자, 삶의 원칙처럼 굳어지고 있다.20세기를 주도했던 동양사상이 공자의 논어였다면, 지금 21세기는 노자의 도덕경을 기초로 법과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그만큼 도덕경은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기술적인 욧호, 과학적인 것, 경제와 문화, 욕망과 결부되어 있으며, 도덕에 기초한 법과 제도를 요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우리에게 익숙한 노자 사상,도덕경에 대해서 서양의 관점, 서구사상에 기초한 해석을 본다면, 도덕경을 기초로 한 내가 알고 있는 동양적 관점에 따른 친숙한 해석볍과 기독교와 신의 존재, 합리적인 사고에 의한 도덕경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상당히 낯설게 느껴진다. 즉 우리에게 너무 친숙하고,생략하고 지나가는 친숙한 여러가지 개념들이 서양의 관점에는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다.특히 동양에는 추상적이면서, 신의 존재가 없는 상태에서 동양 사상을 키워 나가고, 구체화하였다.특히 도덕경에는 '나'라는 주체가 없는 상태에서 철학을 만들어 내고 있다.정치학이면서, 지금의 정치학의 기본들이 도덕경에는 없었다.서양의 관점에서 섹슈얼리티가 등장하고, 그들이 생각하는 무위자연의 개념이 우리가 생각하는 무위자연과 차별화하고 있었다.특히 동양사상은 중농주의에 기초하여, 도덕경을 해석하기 때문에 익숙하게 해석하고 있다.그러나 서양철학은 서서히 중상주의를 완성해 왔기 때문에, 도덕경 안에 감춰져 있는 숨겨진 욕구와 욕망을 해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즉 그들은 수치화하고 개념화하는 반면에 도덕경에는 개념이 구별되지 않은 채, 철학을 완성시켜 나가고 있었으며, 동아시아가 근대화 과정에서 서구의 서적을 번역할 때, 수많은 개념들을 만들었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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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도리 2021-04-20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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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도덕경의 철학
신성한 영원성과 세속적 시간성의 구분은 다른 구분과 병행한다. 영원성은 "영원한 지리"와 함께 한다. 영원한 진리는 무상하지 않다. 영원한 진리와 비교해서 세속적이고 시간적인 모든 것은 잠재적으로 "오류"이다. 영원성/시간성의 구분은 진리/오류의 구분과 똑같은 것이기 때문에 "오류"로부터 진리로 이르는 길은 시간성으로부터 영원성으로, 다시 말해 "시작"으로서의 하느님에게로 이르는 길이기도 하다(p167)... <노자>의 지속되는 시간은 시간 속에 통합되어 있는 데 반해, 아우구스티누스의 신성한 시작은 시간 너머에 있다. <노자>와 아우구스티누스의 차이는 영속성과 영원성의 차이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영원성은 시간-초월적인 데 반해 도가의 영속성은 시간-내재적이다. _ 한스-게오르크 묄러, <도덕경의 철학> , p168/275
한스-게오르크 묄러 (Hans-Georg Moeller, 1964 ~ )의 <도덕경의 철학>이 다른 <도덕경 道德經> 안내서와 다른 점은 독자를 동양사상을 잘 알지 못하는 서양인을 염두에 두고 풀어간다는 점일 것이다. 도(道) 안에서 통합되는 음양(陰陽)과 영속(永續)의 시간 개념은 이원론(二元論, dualism)과 절대적인 신(神)의 시간개념인 '영원(永遠)'에 익숙한 서양인들에게 분명 낯선 개념일 것이다. 이런 차이를 비교해서 설명하는 저자의 서술은 서양사상에 익숙한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 한편, 동서양 철학을 개략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책이 가진 장점으로 느껴진다.
개략적으로 말해서 고대 중국철학은 참인 것과 단지 그렇게 보이기만 하는 것(또는 거짓인 것)을 구별하는 데 큰 관심이 없었다. 이것은 서양의 그리스철학자들과 크게 다른 점이다. 중국철학은 참과 거짓을 구별하는 것보다는 질서(治)와 혼란(亂)을 구별하는 데 관심이 컸으며, 특히 혼란이 아닌 질서를 세우는 방법에 큰 관심을 보였다. _ 한스-게오르크 뮐러, <도덕경의 철학> , p9/275
저자는 <도덕경>에서 서양철학이 풀지 못한 과제의 해법을 찾는다. 전면에 나서서 인류를 구원하는 영웅(英雄 hero)의 모습이 아닌, 스스로를 낮추고 감추면서 모든 것을 감싸는 성인(聖人)의 모습. 스스로 낮추면서 높은 것을 얻어내고, 비우면서 채워가는 성인의 모습은 음(陰)에서 양(陽)이 생성됨을 일깨워준다.
<노자>에서 내가 철학적으로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측면은 이 텍스트가 인간적 행위주체성 human agency에 도전한다는 점이다. 주체성의 발견으로부터 시작된 근대 서양철학의 전통은 자아 ego와 그 자아의 힘들에 너무 집중해왔다. 이런 전통에서 <노자>의 입장은 다소 거북스러운 것으로 감지될지도 모른다. <노자>의 격률인 "행위하지 않음(無爲)"은 인간 사회를 포함해서 세계 전체를 개별적 활동들에 기초하고 있다기보다는 "스스로 그러하게(自然)" 또는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작용에 기초하고 있는 하나의 매커니즘으로 보는 관점으로 이어진다. 내가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런 "자기생산적 autopoietic" 대안이다. _ 한스-게오르크 묄러, <도덕경의 철학> , p12/275
골짜기의 효력은 생명을 지속적으로 생산해낼 수 있는 능력에 있다. 바로 이 효과, 즉 무궁무진한 유용성이라는 효과는 다양한 이미지와 구조 덕분에 확보되었다. 그리고 이로부터 이 이미지들과 구조들이 단순히 무언가를 표현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입증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그것들은 동일한 교훈의 반복이다. _ 한스-게오르크 묄러, <도덕경의 철학> , p30/275
동일한 구조가 우주 전반에 적용된다. 하나는 텅비어 있고 없는 것이지만, 둘을 발생하게 한다. 하나(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 없음)와 둘(있음, 음/양의 구분)이 합쳐져서 셋이 된다. 셋은 이처럼 하나와 둘의 통합이 "낳는" 것이다. 다수의 세계, 즉 만 가지 사물의 세계를 열어놓는 것은 바로 이 셋이다. 이 "적분의" 수학은 여기서 그려 보이고 잇는 것이 사실상 선형적 인과관계나 생성의 "역사적" 과정, 즉 통시적 발전이 아니라, 모든 요소가 결합하여 하나의 공시적 질서를 만들어내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하나, 둘, 셋 그리고 다수는 순서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오히려 서로 함께 간다... 도의 하나는 두 가지 측면을 갖는다. 도는 내적인 통일성인 동시에 외적인 통일성이다. 한편으로 하나는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 것의 중심에 있다. _ 한스-게오르크 묄러, <도덕경의 철학> , p65/275
묄러는 <도덕경>에서 성(聖)과 속(俗)이 통합된 정치철학을 설명한다. 군주가 도(道)에 따라 물 흐르 듯 치세(治世)를 했을 때, 그는 '덕(德)'을 획득할 수 있다. 스스로 낮은 곳에 처함으로 군주는 권위를 획득할 것이며, 권위는 그의 자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이렇게 얻어지는 '덕'이 '강(强)하게 만든다는 것'이 <도덕경>전체 맥락에서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닐 수도 있을 것이고, 덕을 얻기 위해 인위적으로 행해지는 도(道)의 모습이 바람직할 것인가 하는 부분은 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겠지만. 이에 대해서는 미두도록 하자. 다만, <도덕경의 철학>에서 이처럼 도(道)와 덕(德)의 관계를 보다 명쾌하게 설명되기에, 노자(老子, Bc571 ?~ ?)의 사상에서 제국주의의 위험함을 지적한 다른 글들을 큰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은 이 책이 갖는 장점 중 하나라 여겨진다.
도를 따름으로써 성인-군주는 이원성의 세계를 다스릴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뚜렷이 구분되는 측면들과 계기들은 서로를 해치려고 싸우지 않는다. 그보다는 상호 주고받음을 통해 협력한다. 이것은 유익한(그리고 리드미컬한) 효력의 교환으로 이어진다. 이 효력(德)은 군주에 의해 시작된다. 그리고 그것은 사회에서 펼쳐지고 공동체에 결실을 가져오기 때문에 점점 커지는 "위신(德)"의 형태로 "그에게로 되돌아갈" 것이다. 그조차도 그가 주었던 것을 얻는 것이다. 도와 그것의 효력인 덕은 가장 넓은 차원에서는 세상 전체에 "작용하고" 있다. _ 한스-게오르크 묄러, <도덕경의 철학> , p70/275
도덕은 위험스러운 것일 수 있다. 그것은 쉽게 사회적 병리가 될 수 있다. 그것은 지나친 오만함과 개인적 자화자찬을 늘어놓는 데 그치지 않고 집단적 차원에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고도로 "도덕적인" 사회는 타자들을 자기들보다 도덕성이 떨어지고 가치가 떨어지며, 그렇기 때문에 적(敵)일지도 모른다고 보기가 쉽다. 도덕적 언어와 도덕적 자기 찬사가 전쟁과 분쟁의 시대에 특별히 인기가 높다는 사실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_ 한스-게오르크 묄러, <도덕경의 철학> , p157/275
묄러의 <도덕경의 철학>은 <도덕경>의 81장 전체를 설명하지는 않는다. 대신, <도덕경>이 쓰여진 당대의 언어와 사상을 낯선 현대의 서양인들에게 보다 쉽게 풀이한 책이다. 이렇게 설명하는 방식은 노자 사상이 낯설지 않은 우리에게도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서양인들이 현대문명의 문제점을 노자를 통해 해결하려는 의도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좋은 입문서적이라 여겨진다.
<노자>는 어떤 의미에서는 인터넷의 소위 하이퍼텍스트 hypertext 같은 비전통적이고 비선형적인 텍스트들에 견주는 것이 더 용이할 수도 있다(p17)... 그 역사의 초창기에, 특히 기원전 5세기나 4세기에 <노자>는 한 권의 책으로 기능했다기보다는 일종의 고대의 하이퍼텍스트로, 또는 구성과 해체, 확대와 축소의 지속적 과정 속에 놓여 있었던 텍스트적 게슈탈트 gestalt로 기능했다. _ 한스-게오르크 묄러, <도덕경의 철학> , p19/275
겨울호랑이 2022-03-16 공감(42) 댓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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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의 철학
노자는 확실히 정치적 텍스트로 읽힐 수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이를테면 "민주주의","자유","권리","정의" 같은 개념들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알아낼 수가 없다. 오늘날의 정치적 담론은 약 2500년 전의 중국의 정치적 담론과는 유사성이 거의 없다. (-13-)
노자에서 섹슈얼리티는 초월적이지 않다. 그것은 육체 너머로도, 세속적인 것 너머로도 인도하지 않는다. 소크라테스 및 플라톤과 함께 서양철학은 섹슈얼리티와 에로스 사이의 뚜렷한 구분을 확립하였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구분이 '노자'에는 없었다는 점이다. (-73-)
내가 욕구가 없기를 욕구한다면 백성들은 스스로 소박함으로 돌아갈 것이다.
성인 군주가 자기 자신의 정치적 욕구, 즉 권력과 부와 소유물 등에 대한 욕구를 줄인다면 이는 그 나라의 정치적 "풍토"를 결정하게 도리 것이다. (-151-)
도가에서 시간은 의식의 경험으로 기술되지도 않고 ,오로지 인간의 실존하고만 관계가 있는 무언가가 기술되지도 않는다. "인지적","현상학적" 또는 "실존적" 시간 개념들은 서양의 철학적 전통에서, 특히 아우구스티누스 이후에 매우 큰 영향력을 미쳐왔다.그러나 그 개념들은 도가에서는 사실상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시간은 영원성과 관련되어 있고, 따라서 인간과 신의 구분과 관련되어 있다. (-225-)
'노자'의 비인간주의적 철학은 현대 서양의 인간주의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꽤나 매력 없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기독교는 철저히 인간주의적인 종교이다. 이는 기독교의 거의 모든 변종에도 해당된다. 그리고 계몽주의가 종교적 "상부구조"를 벗어나려는 경향을 보이는 동안 종교적 가치들은 종종 세속화됨으로써 인간주의의 핵심이 보존되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증폭되고 응축되었다. (-261-)
그동안 읽었던 노자의 도덕경은 불교적인 관점, 동양사상에 기초한 도덕경이며, 우리 삶의 근간이자, 삶의 원칙처럼 굳어지고 있다.20세기를 주도했던 동양사상이 공자의 논어였다면, 지금 21세기는 노자의 도덕경을 기초로 법과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그만큼 도덕경은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기술적인 욧호, 과학적인 것, 경제와 문화, 욕망과 결부되어 있으며, 도덕에 기초한 법과 제도를 요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우리에게 익숙한 노자 사상,도덕경에 대해서 서양의 관점, 서구사상에 기초한 해석을 본다면, 도덕경을 기초로 한 내가 알고 있는 동양적 관점에 따른 친숙한 해석볍과 기독교와 신의 존재, 합리적인 사고에 의한 도덕경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상당히 낯설게 느껴진다. 즉 우리에게 너무 친숙하고,생략하고 지나가는 친숙한 여러가지 개념들이 서양의 관점에는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다.특히 동양에는 추상적이면서, 신의 존재가 없는 상태에서 동양 사상을 키워 나가고, 구체화하였다.특히 도덕경에는 '나'라는 주체가 없는 상태에서 철학을 만들어 내고 있다.정치학이면서, 지금의 정치학의 기본들이 도덕경에는 없었다.서양의 관점에서 섹슈얼리티가 등장하고, 그들이 생각하는 무위자연의 개념이 우리가 생각하는 무위자연과 차별화하고 있었다.특히 동양사상은 중농주의에 기초하여, 도덕경을 해석하기 때문에 익숙하게 해석하고 있다.그러나 서양철학은 서서히 중상주의를 완성해 왔기 때문에, 도덕경 안에 감춰져 있는 숨겨진 욕구와 욕망을 해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즉 그들은 수치화하고 개념화하는 반면에 도덕경에는 개념이 구별되지 않은 채, 철학을 완성시켜 나가고 있었으며, 동아시아가 근대화 과정에서 서구의 서적을 번역할 때, 수많은 개념들을 만들었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전체 내용을 보시려면 ISO 국제인증전문기관 : 네이버카페(naver.com) 사이트 를 방문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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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도리 2021-04-20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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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