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인합일, 지구를 살리는 길 | 권병현 한중문화청소년미래숲(2009. 여름호) | 녹색소리/숲과 사람
녹색누리 2010. 4. 2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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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우리가 일궈야 할 미래 / Forest is our future
천인합일(天人合一), 즉 인간이 자연과 하나가 되는 이 사상은 동양사상의 기초이며
자연정복을 위주로 한 서양문화와 대칭되는 동양 특유의 문화다.
환경파괴를 막고 지구를 살리는 방법은 동양의 천인합일 정신 밖에 없다.
- 당대 중국 최고 석학으로 인정받은 지신린 (季羨林) 북경대학교 교수 -
글∙사진 권병현 한중문화청소년미래숲 대표
하늘과 맞선 큰 대가, 황사
본래 인간은 천인합일(天人合一), 즉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공존하는 원리를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몇 세기 전부터 서양문명과 기계론적 우주관이 세상에 퍼졌고, 자연은 인간의 무한욕망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산업의 발달은 인간의 유일한 삶의 터전인 지구를 파괴하고 자연의 균형을 깨뜨리고 있는데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피해가 바로‘황사’입니다. 중국대사이던 시절인 1999년 4월 5일 식목일을 맞아 베이징에 사는 한국인들과 근교 황무지 밀운지역에 무작정 나무를 심었습니다. 한국인들이 중국 땅에 나무를 심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중국 기자들의 질문에“베이징에서 접한 황사를 오늘 서울에 사는 내 딸이 접했다는 마당에 나무 심는 일에 네 땅 내 땅 구별이 어딨냐?”고 답한 것이 중국 언론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 후 밀운지역에는 매년 봄 한국인들이 나무를 심어 최초의‘한중우의림’이 조성되었고, 지금은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식수조림 시범단지가 됐습니다. 임기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저는‘한중문화청소년협회(미래숲)’란 비정부단체(NGO)를 만들어 2002년 3월 제1회‘한중미래숲녹색봉사단’을 중국에 파견했습니다. 자연 스스로의 재해가 아닌 우리 스스로가 자초해 만들어낸 최대의 재앙 황사, 이 재앙을 극복하는데 힘을 보태고자 했습니다
자연을 돌이키기 위한 끝없는 도전
올해로 벌써 10년째, 필자는 황사 및 사막화 방지용 방풍림 건설사업에 매진해왔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0년이지만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를 생각하면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중국의 공무원, 공산당 간부, 언론인 등 지도층 인사들을 만나 황사의 심각성을 설명하며 양국이 공동으로 대처해보자고 설득했으나 중국 당국은 수년이 지나도록 적극적인 협력 태세를 보이기는커녕 일각에서는 왜 외국인이 나서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사막의 특성상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는 전문가들의 고정관념에 맞서야했습니다. 우리의 주장은 간단한 논리입니다. 사막의 최전선을 막지 못하면 이미 사막화가 확대되고 있는 북경과 천진부근은 어찌할 것입니까. 황사가 시도 때도 없이 한국에 불어와도 좋단 말인가요. 방법은 단 하나, 나무를 심어 사막지대를 녹색지대로 바꾸는 것뿐입니다. 그렇게 뜻을 굽히지 않고 일을 추진한 결과, 3~4년 전부터 미래숲이 만든 방풍림이 사막화의 진행 속도를 둔화시키고 황사 발생 규모도 일부 감소시키는 등의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본 공청단, 국가임업국 등 중국 당국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은 서서히 그러나 위대한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관대한 자연은 좋은터전을 사막으로 만든 못난 인간을 용서하고 있는 것일까요.
녹색꿈을 실현할 천인합일의 시작, 숲 만들기
하지만 이러한 부분적인 대응으로 사막화 속도를 다소 늦출 수는 있겠지만 지구촌 전체의 적극적인 대응이 없는 한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중국, 일본, 러시아, 북한 등 역내 국가가 참여하는 범지구적인 협조가 있어야 함은 물론 녹색장성 사업은 단기에 효과를 보기 어려운 만큼 현세대와 후세대로 이어지는 세대 간의 협력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구와 인간이다.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느냐 하는 갈림길에서 우리는 지구와 인간의 관계를 다시금 정립해야 합니다. 천인합일(天人合一), 이것이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서로 돕고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오늘도 꿈을 꿉니다. 미래의 우리 아이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드넓은 초원에서 뛰노는 꿈을 말이죠. 인류 문명의 앞에는 숲이 있고 문명의 뒤에는 사막이 있습니다. 저와 미래숲은 후대에게물려줄‘자연’이라는 아름다운 선물을 위해,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들과 함께 사막에 가서 나무를 심고 또 심을 것입니다.
녹색사업단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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