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04

서울역사박물관, 콘스 박사 사진집 출간



서울역사박물관, 콘스 박사 사진집 출간

서울역사박물관, 콘스 박사 사진집 출간전용혁 기자 / 기사승인 : 2013-03-20 14: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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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눈의 외국인이 본 '1950년대의 한국'




英 콘스 의사부부, 1954년 한국 방문… 전북 군산서 2년간 의료 봉사활동
시가지·거리·농촌·난민들의 생활·선거 등 그때 그 모습 카메라에 담아

[시민일보]서울역사박물관이 1954년 3월부터 1956년 7월까지 전북 군산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했던 영국인 의사 존 쉘윈 콘스(John Selwyn Cornes) 박사가 촬영한 사진을 모은 ‘콘스가 본 1950년대 한국’을 발간했다.

▲존 콘스 부부 의료봉사활동, 전쟁으로 상처 입은 한국인들 치료

존 쉘윈 콘스(John Selwyn Cornes)와 부인 진 메리 콘스(Jean Mary Cornes) 부부는 런던에서 의학과 간호학을 공부한 의사와 간호사로 휴전 직후 의료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1954년 한국을 방문했다.

퀘이커 교도였던 이들은 먼저 한국에 들어와 활동을 하고 있었던 다른 퀘이커 교도들과 함께 군산도립병원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했다.

콘스부부가 한국에 온 것은 1954년 3월24일이며, 곧바로 군산도립병원에서 의료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휴전 직후 상황이라 무너진 병원 건물과 열악한 의료시설, 피난민 환자들로 가득한 병실에서 콘스부부는 의료 활동을 했으며, 특히 진 메리 콘스는 유엔한국재건단(UNKRA)의 지원을 받아 군산도립병원에 간호원실무강습소를 설립하고 부족한 간호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했다.

1956년 7월24일 콘스부부는 2년 4개월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영국으로 귀국했다.


존 콘스 박사는 2011년 작고했으며, 부인 진 메리 콘스는 아직 브리스톨에 생존해 있다.

지난 1월 우리 정부는 60년 전 전쟁으로 상처 입은 한국인들을 치료한 고(故) 존 콘스 박사에게 대한민국 수교훈장 흥인장을 추서한 바 있다.

▲의료 봉사활동 기간 중 당시 한국 모습 사진으로 담아

콘스박사는 한국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하면서 당시 한국 사회의 모습을 보이는 대로 사진에 담았다.

의료 활동모습은 물론 군산지역의 시가지나 거리, 시장, 김장철 모습, 농촌의 사계절 풍경, 난민들의 생활 등 평범한 일상과 시위 모습, 이승만 대통령의 군산 방문, 1956년 정ㆍ부통령선거 등 사회 현장을 그때그때 눈에 띄는 대로 카메라에 담았다.

서울, 경주, 전주, 논산 등 지역 사진도 있는데, 남산에서 촬영한 서울 전경사진은 중앙청, 시청, 반도호텔을 비롯해 명동과 충무로, 을지로, 종로, 북촌 일대의 모습을 담고 있어 전쟁 직후 서울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전차가 다니는 한국은행 앞 광장과 남대문로를 담은 사진, 텐트로 움막을 지은 난민촌, 창덕궁 인정전과 원각사탑 등이 보인다.

특히 탑골공원 팔각정 앞에 모여 앉아 있는 노인들은 막 휴전이 되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전쟁의 시름을 잊은 듯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콘스 박사 사진 모두 입수, 전모 알려져


2011년 4월 12일 주영한국문화원에서 콘스박사를 초청하여 ‘1950년대 한국의 모습’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회를 하면서 콘스박사가 촬영한 사진의 존재가 국내에 알려지게 되었으나 촬영한 사진의 전모가 알려지기는 처음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 해 9월 전 주영대사관 공보관인 이대중씨(현 한중일사무국)의 도움으로 국내에 알려진 사진외에 진 메리 콘스 여사가 소장하고 있던 칼라 슬라이드 307컷, 흑백사진 106컷 등 모두 413컷을 추가로 입수했다.

여기에 2011년 공개된 디지털 파일 167컷 등을 합쳐 총 580컷의 사진을 정리하고 그 중 주요한 사진을 뽑아 ‘콘스가 본 1950년대 한국’이란 제목으로 사진집을 출간하게 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6?25 전쟁이나 휴전 직후 모습을 담은 사진은 주로 종군기자나 군인들이 촬영하였다.

콘스는 의사로서 의료 활동을 하면서 그 주변에 펼쳐져 있는 풍경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담았다.

그런 점에서 콘스의 사진은 사진이 주는 사실성과 함께 그 안에 담긴 내용 또한 당시의 상황, 즉 휴전 직후 한국 사회의 모습을 과장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정직하게 전해준다고 할 수 있다.

콘스의 사진 속에서는 휴전 직후 한국의 사회상을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먼저 당시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나 해외 민간단체들이 많은 구호활동을 펼쳤는데, 이들의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실상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진 메리 콘스가 간호원실무강습소를 설립하여 간호 인력을 양성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콘스의 사진은 한국 간호활동 역사의 한 단면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더불어 군산에서 한국 퀘이커가 탄생한 배경과 활동에 대한 몇 가지 단서를 전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사료로서의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사진=영국 콘스 의사부부가 1954년부터 1956년까지 찍은 사진들로 사료로서 큰 가치를 띄고 있다. 사진은 당시에 피란민들이 난민촌 인근에서 빨래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