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용서해야 하는가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지은이),원마루 (옮긴이)
포이에마2015-09-10원제 : Why Forgive? (2010년)
미리보기
정가
11,000원
판매가
9,900원 (10%, 1,100원 할인)
8.9100자평(2)리뷰(9)
이 책 어때요?
272쪽
131*196mm
360g
ISBN : 9791158090234
---
책소개
브루더호프 공동체의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가 '용서'라는 주제를 본격적으로 파고든 책.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용서로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회복한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래도 용서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풀어낸다. 독자들을 위해 한국 사례를 특별히 추가했고, 소그룹으로 모여 용서를 향한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용서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부록으로 실었다.
목차
추천의 말
들어가는 말
1. 원한이라는 암 덩어리
2. 기적을 믿으며
3. 증오의 악순환 끊기
4.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라
5. 용서와 정의
6. 자비를 베푸는 일
7. 화해가 불가능할 때
8. 일상 속의 용서
9. 결혼과 용서
10. 부모와 친구에 대한 용서
11. 하나님에 대한 원망
12. 자신에 대한 용서
13. 책임지기
14. 길고 힘겨운 여정
15. 파문 일으키기
나가는 말
부록: 용서 학교
주
접기
책속에서
P. 32 사람들은 고든의 진심을 오해했다. 조롱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고든은 만약 테러범들을 용서하지 않았다면, 딸이 가족들 곁에 돌아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결코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고, 복수심에 매여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을 거라고 했다. 용서는 개인의 삶을 넘어 훨씬 더 멀리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고든의 발언은... 더보기
P. 218~219 “몸이 마비된 채 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지난 20년간 아내를 안아주지도 못했습니다. 어느 새 청년이 된 코너와 캐치볼을 한 번도 못해봤습니다. 가끔은 이런 상황이 불만스럽고 힘들고 싫습니다.” 그런데도 왜 용서한 걸까? 스티븐은 이렇게 말한다. “척추에 박힌 총알보다 가슴속에서 자라는 복수심이 더 끔찍하다고 믿으니까요.... 더보기
P. 250~251 폭력의 악순환이 끊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하나의 사건은 또 다른 사건을 일으키죠. 각 사람과 각 집단에 자기만의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러한 ‘적’이 실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이 있다고 해도 이미 죽어버린 후인 경우가 많고요. 제가 매일 대면하는 진짜 적은 따로 있습니다. 매일 끌어안고... 더보기
추천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전 세계에 꼭 필요한 메시지다.
- 넬슨 만델라 (노벨 평화상 수상자,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
용서는 비본성적인 행위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참으로 용서하기 어려운 순간에 감히 본성을 거스를 수 있을지 두렵다. 그럼에도 이 책에 실린 사례들을 통해 용서야말로 인간의 삶에서 가장 고귀한 선택임을 깨닫는다. 본성을 거슬러 고귀한 선택을 함으로써 인류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인 사람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소년부 부장판사)
우리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분단의 시대를 치유하는 길은 화해와 용서밖에 없다. 그 화해와 용서의 씨앗을 남과 북 어린이들의 여린 마음에 심어야 한다. 이 책은 한반도가 평화로운 미래로 가기를 기원하는 절절한 기도서다.
- 권근술
---------------------
저자 및 역자소개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Johann Christoph Arnold) (지은이)
1920년 브루더호프를 공동 창립한 에버하르트 아놀드(1883-1935)의 손자. 목사로서, 브루더호프의 장로로서 평화와 용서를 통한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평생 헌신한 사람이었으며, 복음을 살아내고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싸운 전사였다. 마틴 루터 킹, 마더 테레사 수녀, 세자르 차베스, 도로시 데이, 체 게바라, 특히 그의 아버지 하인리히 아놀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1999년부터 전신마비 사고를 당한 뉴욕 경찰관 스티븐 맥도널드와 함께 ‘폭력의 고리 끊기’라는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학교와 단체, 기관에서 용서의 메시지를 전했다. 결혼생활, 부모 역할, 평화 문제를 실재 인물들의 경험을 통해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그동안 저자가 쓴 책은 20개 이상의 언어로 옮겨졌고 100만 명이 넘는 독자와 만났다. 대표 저서로 《왜 용서해야 하는가》, 《나이 드는 내가 좋다》,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입니다》, 《아이들의 정원》, 《평화주의자 예수》 등이 있다.
단순하고 소박한 삶과 비폭력을 추구하는 브루더호프에는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삶으로 실천하길 원하는 가족과 미혼자가 살고 있다. 브루더호프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처럼 모든 것을 나누고 공동의 선을 위해 필요할 때면 언제나 자신의 시간과 능력과 힘을 보탠다. 더불어 살고, 더불어 일하고, 더불어 식탁을 나누며, 매일 함께 노래하고, 예배하고, 결정을 내리고, 기도하고, 축하한다. 공동체에서는 학력과 나이, 능력에 상관없이 모든 이들을 똑같이 귀하게 여긴다.
접기
최근작 : <성, 하나님, 결혼>,<희망이 보이는 자리: 지친 영혼이 천국의 기쁨을 맛보는 인생 좌표>,<왜 용서해야 하는가> … 총 65종 (모두보기)
원마루 (옮긴이)
영국 남동부 로버츠브릿지에 있는 브루더호프공동체에서 아내와 함께 세 아들을 키우며 산다. 옮긴 책으로 《왜 용서해야 하는가》, 《나이 드는 내가 좋다》,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입니다》, 《숨어 있는 예수》, 《공동체 제자도》, 《바닥난 영혼》, 《아이들의 정원》이 있다.
최근작 : … 총 9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용서만이 상실을 견디는 유일한 길이다!
‘폭력의 고리 끊기’라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용서를 통한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는 브루더호프 공동체의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가 ‘용서’라는 주제를 본격적으로 파고든 책이다. 촉망받는 축구선수였으나 무고하게 폭행을 당해 하루아침에 하반신 마비 환자가 되어버린 글렌 필더부터 결혼식을 열흘 앞두고 약혼자에게 버림받은 켈리, 공동체 사람들에게 배신당한 저자의 아버지까지,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용서로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회복한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래도 용서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2010년에 미국에서 출간한 Why Forgive?에 한국 사례를 추가한 확대증보판.
[출판사 리뷰]
용서만이 상실을 견디는 유일한 길이다!
1995년 9월의 어느 아침, 저자는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읽다가 동네에 사는 일곱 살짜리 여자아이가 유괴당했다는 충격적인 기사를 접한다. 범인은 일주일 만에 잡혔다. 유괴범은 아이의 가족과 잘 아는 사이였다. 그는 아이를 집 근처 숲으로 유인해서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체를 유기했다. 뉴스를 접한 대중은 분노했고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아우성쳤다. 자기 손으로 직접 처리할 수 있게 그냥 풀어주라는 이들도 있었다.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노가 과연 피해자 가족에게 위로가 될지는 의문이었다. 범인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붙잡혀 있던 저자는 몇 달 뒤 교도소에서 수갑을 푼 범인과 마주 앉았고, 저자는 그날의 만남이 자신에게 해결되지 않는 질문을 남겼다고 말한다. “이런 사람도 용서받을 수 있을까?”
이 책은 ‘폭력의 고리 끊기’라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용서를 통한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는 저자가 ‘용서’라는 주제를 본격적으로 파고든 책이다. 촉망받는 축구선수였으나 무고하게 폭행을 당해 하루아침에 하반신 마비 환자가 되어버린 글렌 필더부터 어린 시절 갱단에 발을 디뎠다가 친구들에게 배신당한 하심 개럿, 인종차별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였던 자레드, 결혼식을 열흘 앞두고 약혼자에게 버림받은 켈리, 공동체 사람들에게 배신당한 저자의 아버지까지,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용서로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회복한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래도 용서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이번에 포이에마에서 번역.출간한 《왜 용서해야 하는가》는 2010년에 미국에서 출간한 Why Forgive?에 한국 사례를 추가한 확대증보판이다.
■ 왜 용서해야 하는가
이 책에는 크고 작은 사건으로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상처는 가슴에 응어리를 만들게 마련이다.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큰 사건이 아니라도 사소한 다툼 속에 서운한 감정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가슴에 쓰디쓴 응어리가 생긴다. 그렇게 응어리진 마음은 우리로 삶을 비관하게 하고 결국에는 우리 자신을 파괴하기에 이른다. “원한은 스스로 독약을 마시고 적이 죽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고 한 넬슨 만델라의 말처럼 누군가를 향한 미움과 원한은 결국 나를 파괴하기 일쑤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매일 마음을 다잡으며 용서를 향해 힘들게 발걸음을 옮긴 이유는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뉴욕 시 경찰관으로 일하다 총을 맞고 전신이 마비된 스티븐 맥도널드가 용서를 택한 이유도 “등에 박힌 총알보다 가슴속에서 자라는 복수심이 더 끔찍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가장 힘든 순간에 고통을 완화하고, 죄에 대한 응징과 인간적인 공평함에 관한 집착을 내려놓고 마음의 평화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바로 용서의 힘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우리가 타인을, 혹은 하나님을, 혹은 자신을 용서해야 하는 이유다.
■ 용서에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용서는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과연 이 세상에 용서가 쉬운 사람이 있을까? 사람들은 “용서하고 그만 잊어버리라”고 쉽게 말하지만, 누군가를 미워해본 사람은 잊는 것도 용서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저자의 말대로 의지를 가지고 미워하는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해야만 용서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서두에 이렇게 당부한다. “용서는 평화와 행복으로 가는 문이다. 낮고 좁아서 몸을 구부리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 찾기도 어려워서 찾는 데 오래 걸린다. 그렇다고 찾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은 모두 용서의 문을 찾아냈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당신도 어느새 그 문 앞에 당도할지 모른다. 그때는 부디 그 문을 열 수 있는 사람이 당신뿐임을 기억하라.”(p.13) 저자의 당부대로 의지를 가지고 용서의 문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는 사람이 생겨나길,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온전히 오늘을 살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많아지길, 그리하여 한 사람에게서 시작한 용서의 물결이 사회 전체에 퍼져나가길 기대해본다.
포이에마에서 출간한 이번 책에는 독자들을 위해 한국 사례를 특별히 추가했고, 소그룹으로 모여 용서를 향한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용서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부록으로 실었다. ‘폭력의 고리 끊기’ 세미나에서 나온 질문을 서로 나누며 용서에 관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으로 길고 힘든 여정의 첫걸음을 떼어보자. 접기
8.9
용서, 그 어려운 길을 가는 사람들
1986년 7월 12일, 미국 뉴욕 시 경찰관 스티븐 맥도널드는 순찰을 돌기 위해 센트럴파크에 들어섰다가 수상해 보이는 십 대 무리와 마주쳤습니다.
경찰을 보고 달아나는 아이들을 쫓아가 잡았을 때, 한 아이가 (나중에 알고 보니 15세였다고 하더군요) 그의 뒤로 돌아가 그의 머리에 총을 쐈지요. 그가 쓰러지자 그 아이는 그의 목에 두 번째 총을 발사했고, 한 번 더 총을 쏘고 달아났습니다.
48시간 동안의 수술과 치료를 통해 의료진은 불가능한 일을 해냈습니다. 그를 살린 것입니다! 그러나 물론 이전과 같은 삶까지 돌려줄 수는 없었지요. 목을 관통한 총알이 척추를 건드려서 팔과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고, 산소 호흡기가 없이는 숨도 쉴 수 없었습니다. 정말 비참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지요.
그리고 몇 달 뒤, 스티븐은 아내와 함께 기자회견을 합니다. 그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그와 그의 아내는 그 소년을 용서했다고 발표했지요!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이 물음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척추에 박힌 총알보다 가슴속에서 자라는 복수심이 더 끔찍하다고 믿으니까요. 만약 복수심을 안고 살았다면, 영혼의 상처는 더 깊어졌을 것이고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아프게 했을 것입니다. 물론 힘들 때도 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분노는 감정 낭비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거의 매일 그날을 생각하지요. 하지만 그때마다 이렇게 말합니다. '그를 용서한 걸 후회하지 않아'" 아...
기독교의 많은 덕목 중에서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라고 선포할 정도이니 말할 것도 없지요. 그렇다면 사랑의 최고봉은 무엇일까요? 저는 바로 '용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가장 어려운 것이기도 하지요.
이 책은 용서에 대해 철학적으로 분석하거나 체계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조금 산만하기도 합니다.) 대신 용서에 대한 수많은 사례들을 들려주지요. '용서의 사례'라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용서가 필요한 '악한 상황의 사례'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이 책에는 가정이나 학교에서의 일상적인 폭력부터 살인이나 폭행과 같은 범죄, 점점 일상화되고 있는 테러, 그리고 아우슈비츠나 르완다의 학살이나 미국의 인종차별 등과 같은 거대한 상황까지 참으로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합니다. 읽다보면 가슴이 답답해질 지경이지요.
그런데, 그 안에 빛나는 별들이 있습니다. 아니, 별이라기 보다는 눈물이라고 하는 것이 더 좋겠네요. 원망하고 증오하고 복수하기를 꿈꾸는 대신에 용서하고 사랑하기로 결심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지요. 그들의 노력은 때로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기도 하고, 가해자가 받아들이지 않아서 허탈하게 끝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에는 가해자를 변화시켜서 새사람이 되게 하고, 주변을 감동시킵니다. 그리고, 또다른 용서를 낳지요.
이 책은 결코 용서가 쉽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용서를 실천한 사람들도 용서가 단번에 되지는 않았다고, 용서했더라도 다시 복수심에 사로잡힐 때가 많았다고 이야기하지요. 그리고 지금도 완전히 용서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실, 그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정말 용서는 죽을 때까지, 날마다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싸움입니다! 아, 용서는 정말 어렵습니다.
또한 이 책은 용서에 대해 낭만적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슬픔과 분노를 무시하거나 그 죄를 가볍게 보지 않지요.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 진실을 밝히는 것, 잘못을 회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인정합니다. 다만 용서의 힘을 더 힘주어 이야기합니다. 과거의 속박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고 장애물을 극복하게 하며 용서하는 사람과 용서받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고 결국 세상을 바꾸는 힘 말입니다. 사실 우리를 본질적으로 해방시켜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한 것도 예수님의 용서 아닙니까!
아내가 이 책을 읽더니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어휴, 이 이야기들을 읽으니까 우리가 용서 어쩌구 말하기는 너무 부끄럽다." 정말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제가 고민하고 상처받은 일들은 너무도 사소한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밴댕이 소갈머리같은 제 모습이 부끄러워졌습니다.ㅜㅜ
이 책은 독자들을 용서의 자리로 초청합니다. 낙심과 복수, 증오와 상처의 자리에서 희망과 관용, 사랑과 회복의 자리로 오라고 부릅니다. 과거에서 벗어나 함께 미래로 나아가자고 권유합니다. 힘들지만 시작해보자고 말합니다.
뉴욕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했던 도로시 데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연못에 돌을 던지면, 그 돌이 호수에 파문을 일으키고, 그 파문에 퍼지고 퍼져 온 세상에 닿을 것입니다."
우리 손에 용서의 돌이 주어졌습니다. 이제 그 돌을 던져야겠지요?
- 접기
capduck 2016-07-04 공감(5) 댓글(0)
Thanks to
공감
세계와 이어주는 책, <왜 용서해야 하는가>를 읽고서
아버지는 술꾼이셨다. 하루도 술을 안드시면 안되시는 줄 알았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오실 시간이 넘었는데도 돌아오시지 않으시면 어김없이 찾아나서야했다. 길가에 앉아계신 날들이 다반사였다. 나는 왜 이런 가정에 태어났을까 싶기도 했다. 싫었다. 고3때는 남들 다들 고3이라고 집에서 배려해주는 것까지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다만 아버지가 술을 좀 덜 드시기만을 바랬다. 바람은 바람으로만 끝났다. 대학생이 되고, 주님 앞에서 내가 용서되었을 때에야 나는 아버지가 용서가 되었다. 아버지의 그 설음의 시간이 새로이 보였고, 육체 노동의 한계와 관계 속에서의 치임을 새로이 보게 되었다. 그리고 형제 관계 속에서의 부침과 아버지 본인 스스로의 장남으로서의 책임감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짐했다. 할 수 있는 것이 “사랑합니다!”라고 안아드리는 것 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를 용서했던 그 길에 아버지를 세워놓고는 아버지 역시 용서했다. 나를 이 가정에 태어나게 한 것이 그저 한 번 고생하라는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서 새로운 미래를, 희망을 써 내려가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게 되었다. 예레미야의 말씀이 그때는 참으로 위로가 되었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렘29:11)
삼푸투는 술에 마약쟁이였습니다. 그는 하루도 술없이는 지내지 못했습니다. 그의 친구 빈센트가 자신의 부모님을 죽였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었습니다. 르완다의 투치족이었던 삼푸투는 친구인 후투족 빈센트가 자신의 부모를 죽이는 일에 동참한 것으로 인해 삶은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그 일로 9년 동안 정신이 나간 채 지냈습니다. 그리고 태어난 아기 클라디아가 장애가 있는 것으로 인해 급기야 아내와도 헤어졌습니다. 그는 세계 최고의 뮤지션이었지만 술과 마약으로 감옥을 오갔고, 그의 삶은 재앙으로 점철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모세라는 한 전도자를 만남으로 인해 예수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으로부터 용서하라는 목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가 빈센트를 용서함으로 인해 빈센트는 자기 죄를 뉘우쳤고 자신을 용서하였습니다. 또한 그의 아내와 자녀들도 아버지를 용서했습니다. 용서의 힘은 그의 가족 또한 다시 하나되게 했습니다. 그의 아내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가 당시을 용서한 게 아니야 당신을 용서한 건 하나님이야. 하나님의 은혜라고... 하나님이 삼푸투를 통해 당신을 용서했다면, 나도 당신을 용서할 수 있어.”(243쪽)
용서는 우리를 세계로 연결시켜준다. 우리 자신의 감옥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감옥은 용서하지 않는 마음과 영혼”(38쪽)이다. “용서가 필요한 이유는 피해자와 가해자 둘 다 같은 어둠 속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어둠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탈출구는 용서뿐이다.”(163쪽) “용서는 새롭게 출발하는 데 필요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기폭제다.”(70쪽) 이 책 곳곳에 펼쳐져 있는 용서와 관련된 에피소드들은 용서가 우리 삶에 얼마나 필요한지, 또한 복수하는 삶이 우리 삶에 얼마나 편만한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세계의 문제이며, 현실이다. 그러한 가운데 우리로 하여금 나의 한계와 자신의 감옥에서 벗어나 세계와 화해하며 자신을 용서할 뿐 아니라 세계를 사랑하게 해주는 방법임을 힘주어 말한다. 폴 투르니에가 인격의학이라는 것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고 회복하려 했듯이, 저자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는 용서가 이 땅을 새롭게 하는 열쇠임을 전해준다. 저자의 세계 곳곳의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나의 자리를 다시 돌아보게 해준다. “용서는 평화와 행복으로 가는 문이다.”(13쪽) 또한 “용서는 선물”이다. 그 선물을 받아 누리는 것은 우리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러한 결단으로 이끌어주는 징검다리들을 잔뜩 놓아두고 있다. 읽다보면 눈시울이 시큰거린다. 그러면서 새롭게 다짐하게 된다. 읽다보면 언제 용서라는 은혜의 폭탄이 터질지 알 수 없다. 그 선물을 받으시길!
- 접기
푸른감람나무 2015-09-24 공감(2) 댓글(0)
Thanks to
공감
함께 가자
몸과 마음이 힘든 날이면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났다. 몇 달 동안 지속되면서 점점 심해져 손바닥만한 두드러기가 온 몸을 뒤덮었다. 아토피에 우유 알러지가 있는 아기에게 모유를 계속 먹여야했기에 약을 쓰지 못했다.
시매부님에게 폭언을 듣고 난 후부터 두드러기가 시작되었다. 남편과 시누이 언니가 사과를 요청했지만 잘못한게 없다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어머니는 안타까워하시며 나를 많이 걱정해주셨다.
두드러기가 심하게 올라 잠을 잘 수 없는 날이면 분노가 함께 나를 덮었다. 그리고 가혹했던 비난의 말들이 계속 떠올랐다. 사과를 받고 싶었다. 사과를 받아야지만 이 지긋지긋한 두드러기가 나를 떠나갈 것 같았다.
아토피가 있는 아가도 잠을 잘 때면 간지러워 깰 때가 많았다. 어느날 밤 쌔근쌔근 자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이 아이가 잘 잘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시누이 언니에게 상처를 떠올리기보다 진심을 믿기로 했다고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보내는 순간까지도 고민은 계속됐다. ‘다음에 얘기해도 되지 않을까?’ 미루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말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신기하게도 문자를 보낸 이후로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한 달 정도가 지난 지금까지 다행히 두드러기도 나지 않았다.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의 “왜 용서해야 하는가”, 이 책을 조금만 더 빨리 만났더라면 분노로 차오른 내 마음이 내 몸까지 통제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지금이라도 만나서 다행이다. 용서는 한번이 아니라 평생 계속되어야하니까.
“그 사람들이 한 일은 용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죄는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건 예수님만이 하실 수 있죠(p67)”
“척추에 박힌 총알보다 가슴속에서 자라는 복수심이 더 끔찍하다.(p219)”
“용서하는 힘을 계발하고 유지해야한다. 용서할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할줄도 모른다.(p69)”
내 속에 자라는 끔찍한 마음을 직시하고, 예수님의 자리에서 죄를 심판하려는 오만함을 인정하고, 계속해서 용서하는 힘을 키우고 실천하려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때때로 용서하기 힘들 때는 이 책을 다시 펼쳐야겠다. 이 책을 가득 채우고 있는 수많은 용서의 이야기들이 ‘함께 가자’고 내 등을 부드럽게 토닥여줄테니까.
- 접기
산다는건 2015-09-26 공감(1) 댓글(0)
Thanks to
공감
용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
여섯 살 때쯤의 일이다. 무언가 큰 실수를 하고선 혼이 날까 두려웠던 나머지 마치 내가 한 일이 아닌 것처럼 엄마 앞에서 연기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허술해서 금방 들통 날 거짓말이었지만 그 땐 정말 완벽하게 엄마를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던 엄마는 내가 죄(?)를 자백할 때까지 기다려주셨다. 결국 양심의 가책을 견디지 못하고 자수를 택한 나는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엄마에게 용서를 빌었고 그런 나에게 엄마는 따끔한 회초리질 뒤에 콧물 범벅인 나를 꼭 끌어안으며 내 잘못을 용서해주셨다.
그때가 아마도 내가 최초로 ‘용서’라는 단어를 배우게 된 순간이었으리라. 엄마의 따뜻한 포옹을 통해 나는 ‘용서’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란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사랑이 앞서지 않고는 진정한 용서란 받을 수도 또 베풀 수도 없다.
<왜 용서해야하는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용서’가 가지고 있는 놀라운 힘을 보여준다. “쉽게 상처받는 허약한 사람들이나 용서를 이야기한다고 여기지 마라. 용서는 용서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힘 있게 한다.”(61p) 저자는 용서는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절대 용서하지 못할 것 같았던 상대방을 진정으로 용서하는 순간, 비로소 그 용서의 과정 속에 특별한 일들이 일어난다고 이야기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야기들 중 ‘이정도 일쯤이야’라고 가볍게 여길만한 사건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뉴스나 신문에 등장할 법한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사연의 주인공들은 결코 쉽지 않았을 용서의 과정을 통해 잘못을 저지른 가해자(이웃, 전혀 모르는 사람, 심지어 가족)뿐 아니라 자신과의 진정한 화해를 이루어 나간다. “사실 제가 그를 용서한 이유는 아주 현실적이에요. 피해를 입으면 사람들은 흔히 복수와 용서 중에 하나를 선택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복수를 선택하면 분노하는 데 삶이 다 소진되고 맙니다. 복수는 일단 하고 나면, 사람의 마음을 텅 비게 하는 위력이 있으니까요. 분노는 만족을 원하고, 그것은 상습이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용서는 앞으로 나아가게 도와주죠.”(109p) 어린 시절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쏜 뒤 습지에 무참히 버려두었던 한 남자를 끝내 용서한 크리스의 고백이다.
“원수를 친구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은 사랑에만 이다. 미움에 미움으로 맞선다고 적을 없앨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적대감을 없애야 적이 사라진다. 미움의 본성은 파괴와 분리다. 그러나 사랑의 본성은 창조와 건설이다. 구원의 능력으로 사랑은 결국 변화를 이뤄낸다.”(69p)
사랑의 능력은 원수를 용서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한다. 용서의 힘은 한 개인 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 이웃 그리고 나아가 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파장을 일으킨다. 물론 나에게 고통을 준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이 그 누구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은 더더욱 아니다.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12:21)는 바울의 가르침은 질투, 시기, 분노가 가득한 이 세대에 여전히 유효하며 오히려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왜 용서해야하는가. 용서는 바로 선으로 악을 이기는 방법이고, 용서하는 자와 용서받는 자, 이 모두의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해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이야기한다. 용서는 여전히 어두운 과거에 머물며 분노와 증오의 사다리를 오르내리고 있는 당신이 그 고통의 사슬을 끊고 새롭게 앞으로 나아가게 할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이다.
- 접기
신또자 2015-09-27 공감(1) 댓글(0)
Thanks to
공감
결코 쉽지 않은 단어, '용서'
술에 취한 소년의 운전으로 아들 마이클을 잃은 남자. 아버지의 마음을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 정의의 심판은 더디었다. 법정에서 운전자의 혐의를 밝히는 데만 일 년이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가해자의 어머니는 법정 최고형을 요구했다며 비난조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 그 소년은 법의 심판을 받았다. 6개월의 교정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그 뒤 6년 동안 집중 관찰을 받는 조건으로 가석방되었다.
아들을 잃은 남자는 이후로도 극심한 분노에 휩싸였다. 법으로 정의가 실현되었지만, 아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못했다. 가해자에게도, 자기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 하지만, 그는 용서의 길을 택했다.
‘용서’. 어쩌면 TV에서도, 책에서도, 사람들 사이에서도 많이 쓰이는 단어이다. 주기도문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기독교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용서라는 말은 묵상하면 할수록 가벼운 단어는 아님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내가 용서의 현장, 즉 내게 해를 끼친 사람 앞에 있다면, 용서는 상상할 수 없을 무게로 다가온다.
『왜 용서해야 하는가』. 브루더호프 목사인 요한 크리스토퍼 아놀드가 용서에 대해 썼다. 내게 해를 끼친 사람과 상황 속에서, 힘겹게 용서를 선택한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십대 폭력으로 딸을 잃은 어머니, 아버지에게 아동 학대를 받아 온 여성, 인종차별을 겪어 온 아프리카계 미국인, 르완다 사태에서 친한 친구에게 부모님을 잃은 뮤지션,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을 받은 한국 소녀...
용서를 선택한 이들의 리스트이다. ‘정말 이 사람도 용서해야 합니까?’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힘겹게 용서를 선택한 과정을 담았다. 책을 읽는 내내, 이들의 가정과 일터, 삶의 현장을 방문해 직접 목소리를 듣는 기분이었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생생했고, 때로는 강렬했다. 앞에 언급한,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말을 들어보자.
용서의 길은 길고 고통스러웠습니다. 가해자뿐 아니라 마이클을 용서해야 했고, 일이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둔 하나님을 용서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저를 용서해야 했습니다. 그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저 역시 술을 마신 상태로 마이클을 태우고 운전한 적이 많았으니까요. (94쪽)
그의 말처럼 책에 소개된 다른 사람들도 용서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용서했을 때, 주위 사람들에게 질타를 당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용서를 선택한 이들은 삶의 큰 보석을 발견해 간다. 다시 아버지의 말이다.
우리가 바라는 사건의 ‘끝’은 결국 용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용서의 힘은 밖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고, 용서는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94쪽)
다른 사람의 경우는 어떨까. 십대 때, 크리스는 유괴범에게 머리에 총을 맞았다. 기적적으로 뇌는 다치지 않았지만, 한 쪽 눈이 실명했고,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했다. 자신에게 해를 입힌 사람에게 분노하고, 어떻게든 복수를 꿈꾸는 것이 당연할텐데, 크리스의 선택은 용서였다.
사실, 제가 그를 용서한 이유는 아주 현실적이에요. 피해를 입으면 사람들은 흔히 복수와 용서 중에 하나를 선택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복수를 선택하면 분노하는 데 삶이 다 소진되고 맙니다. 복수는 일단 하고 나면, 사람의 마음을 텅 비게 하는 위력이 있으니까요. (109쪽)
상처를 입고, 그럼에도 용서를 택한 사람들. 이들의 가슴 먹먹한 이야기를 이 책은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좋은 미담을 모아 적은 책이라 말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쭉 들으며, 질문 한 가지를 던질 수 있었다. ‘저 상황에 놓였을 때,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용서가 결국엔 내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막상 그 상황에 놓인다면, 내 앞의 가해자에게 나는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신중히 묵상하고, 용서에 대해 이전과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면, 이 책은 결국 나를 위한 선물이었다.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질문이 송곳처럼 계속 마음을 찔러 온다. 사실, 내게 조그마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있었다. 나는 용서하지 못했다. 이 책을 읽은 바로 다음 날에 일어난 일이었다. ‘용서가 정말 어렵구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작가의 말이 위로가 되었다.
용서가 반드시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 역시 연약하며 도움이 필요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스스로 용서를 경험할 때에만 용서할 수 있는 큰 힘을 얻게 된다. (145쪽)
‘왜 용서해야 하는가?’ 독자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 작가는 책 마지막에 이렇게 당부한다.
우리의 손에는 용서에 이르는 열쇠가 쥐어져 있다. 그 열쇠를 사용할지 안 할지는 우리의 몫이다. (264쪽)
용서, 생각보다 사용이 쉽지 않은 열쇠. 그럼에도 이 책의 많은 사람들은 기꺼이 용서를 선택해 서서히 회복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들의 가슴 먹먹한 목소리를 오래토록 기억하고 싶다.
- 접기
clearoad 2015-09-24 공감(0) 댓글(0)
Thanks to
공감
미리보기
정가
11,000원
판매가
9,900원 (10%, 1,100원 할인)
8.9100자평(2)리뷰(9)
이 책 어때요?
272쪽
131*196mm
360g
ISBN : 9791158090234
---
책소개
브루더호프 공동체의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가 '용서'라는 주제를 본격적으로 파고든 책.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용서로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회복한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래도 용서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풀어낸다. 독자들을 위해 한국 사례를 특별히 추가했고, 소그룹으로 모여 용서를 향한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용서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부록으로 실었다.
목차
추천의 말
들어가는 말
1. 원한이라는 암 덩어리
2. 기적을 믿으며
3. 증오의 악순환 끊기
4.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라
5. 용서와 정의
6. 자비를 베푸는 일
7. 화해가 불가능할 때
8. 일상 속의 용서
9. 결혼과 용서
10. 부모와 친구에 대한 용서
11. 하나님에 대한 원망
12. 자신에 대한 용서
13. 책임지기
14. 길고 힘겨운 여정
15. 파문 일으키기
나가는 말
부록: 용서 학교
주
접기
책속에서
P. 32 사람들은 고든의 진심을 오해했다. 조롱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고든은 만약 테러범들을 용서하지 않았다면, 딸이 가족들 곁에 돌아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결코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고, 복수심에 매여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을 거라고 했다. 용서는 개인의 삶을 넘어 훨씬 더 멀리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고든의 발언은... 더보기
P. 218~219 “몸이 마비된 채 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지난 20년간 아내를 안아주지도 못했습니다. 어느 새 청년이 된 코너와 캐치볼을 한 번도 못해봤습니다. 가끔은 이런 상황이 불만스럽고 힘들고 싫습니다.” 그런데도 왜 용서한 걸까? 스티븐은 이렇게 말한다. “척추에 박힌 총알보다 가슴속에서 자라는 복수심이 더 끔찍하다고 믿으니까요.... 더보기
P. 250~251 폭력의 악순환이 끊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하나의 사건은 또 다른 사건을 일으키죠. 각 사람과 각 집단에 자기만의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러한 ‘적’이 실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이 있다고 해도 이미 죽어버린 후인 경우가 많고요. 제가 매일 대면하는 진짜 적은 따로 있습니다. 매일 끌어안고... 더보기
추천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전 세계에 꼭 필요한 메시지다.
- 넬슨 만델라 (노벨 평화상 수상자,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
용서는 비본성적인 행위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참으로 용서하기 어려운 순간에 감히 본성을 거스를 수 있을지 두렵다. 그럼에도 이 책에 실린 사례들을 통해 용서야말로 인간의 삶에서 가장 고귀한 선택임을 깨닫는다. 본성을 거슬러 고귀한 선택을 함으로써 인류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인 사람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소년부 부장판사)
우리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분단의 시대를 치유하는 길은 화해와 용서밖에 없다. 그 화해와 용서의 씨앗을 남과 북 어린이들의 여린 마음에 심어야 한다. 이 책은 한반도가 평화로운 미래로 가기를 기원하는 절절한 기도서다.
- 권근술
---------------------
저자 및 역자소개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Johann Christoph Arnold) (지은이)
1920년 브루더호프를 공동 창립한 에버하르트 아놀드(1883-1935)의 손자. 목사로서, 브루더호프의 장로로서 평화와 용서를 통한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평생 헌신한 사람이었으며, 복음을 살아내고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싸운 전사였다. 마틴 루터 킹, 마더 테레사 수녀, 세자르 차베스, 도로시 데이, 체 게바라, 특히 그의 아버지 하인리히 아놀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1999년부터 전신마비 사고를 당한 뉴욕 경찰관 스티븐 맥도널드와 함께 ‘폭력의 고리 끊기’라는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학교와 단체, 기관에서 용서의 메시지를 전했다. 결혼생활, 부모 역할, 평화 문제를 실재 인물들의 경험을 통해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그동안 저자가 쓴 책은 20개 이상의 언어로 옮겨졌고 100만 명이 넘는 독자와 만났다. 대표 저서로 《왜 용서해야 하는가》, 《나이 드는 내가 좋다》,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입니다》, 《아이들의 정원》, 《평화주의자 예수》 등이 있다.
단순하고 소박한 삶과 비폭력을 추구하는 브루더호프에는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삶으로 실천하길 원하는 가족과 미혼자가 살고 있다. 브루더호프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처럼 모든 것을 나누고 공동의 선을 위해 필요할 때면 언제나 자신의 시간과 능력과 힘을 보탠다. 더불어 살고, 더불어 일하고, 더불어 식탁을 나누며, 매일 함께 노래하고, 예배하고, 결정을 내리고, 기도하고, 축하한다. 공동체에서는 학력과 나이, 능력에 상관없이 모든 이들을 똑같이 귀하게 여긴다.
접기
최근작 : <성, 하나님, 결혼>,<희망이 보이는 자리: 지친 영혼이 천국의 기쁨을 맛보는 인생 좌표>,<왜 용서해야 하는가> … 총 65종 (모두보기)
원마루 (옮긴이)
영국 남동부 로버츠브릿지에 있는 브루더호프공동체에서 아내와 함께 세 아들을 키우며 산다. 옮긴 책으로 《왜 용서해야 하는가》, 《나이 드는 내가 좋다》,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입니다》, 《숨어 있는 예수》, 《공동체 제자도》, 《바닥난 영혼》, 《아이들의 정원》이 있다.
최근작 : … 총 9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용서만이 상실을 견디는 유일한 길이다!
‘폭력의 고리 끊기’라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용서를 통한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는 브루더호프 공동체의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가 ‘용서’라는 주제를 본격적으로 파고든 책이다. 촉망받는 축구선수였으나 무고하게 폭행을 당해 하루아침에 하반신 마비 환자가 되어버린 글렌 필더부터 결혼식을 열흘 앞두고 약혼자에게 버림받은 켈리, 공동체 사람들에게 배신당한 저자의 아버지까지,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용서로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회복한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래도 용서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2010년에 미국에서 출간한 Why Forgive?에 한국 사례를 추가한 확대증보판.
[출판사 리뷰]
용서만이 상실을 견디는 유일한 길이다!
1995년 9월의 어느 아침, 저자는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읽다가 동네에 사는 일곱 살짜리 여자아이가 유괴당했다는 충격적인 기사를 접한다. 범인은 일주일 만에 잡혔다. 유괴범은 아이의 가족과 잘 아는 사이였다. 그는 아이를 집 근처 숲으로 유인해서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체를 유기했다. 뉴스를 접한 대중은 분노했고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아우성쳤다. 자기 손으로 직접 처리할 수 있게 그냥 풀어주라는 이들도 있었다.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노가 과연 피해자 가족에게 위로가 될지는 의문이었다. 범인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붙잡혀 있던 저자는 몇 달 뒤 교도소에서 수갑을 푼 범인과 마주 앉았고, 저자는 그날의 만남이 자신에게 해결되지 않는 질문을 남겼다고 말한다. “이런 사람도 용서받을 수 있을까?”
이 책은 ‘폭력의 고리 끊기’라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용서를 통한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는 저자가 ‘용서’라는 주제를 본격적으로 파고든 책이다. 촉망받는 축구선수였으나 무고하게 폭행을 당해 하루아침에 하반신 마비 환자가 되어버린 글렌 필더부터 어린 시절 갱단에 발을 디뎠다가 친구들에게 배신당한 하심 개럿, 인종차별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였던 자레드, 결혼식을 열흘 앞두고 약혼자에게 버림받은 켈리, 공동체 사람들에게 배신당한 저자의 아버지까지,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용서로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회복한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래도 용서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이번에 포이에마에서 번역.출간한 《왜 용서해야 하는가》는 2010년에 미국에서 출간한 Why Forgive?에 한국 사례를 추가한 확대증보판이다.
■ 왜 용서해야 하는가
이 책에는 크고 작은 사건으로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상처는 가슴에 응어리를 만들게 마련이다.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큰 사건이 아니라도 사소한 다툼 속에 서운한 감정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가슴에 쓰디쓴 응어리가 생긴다. 그렇게 응어리진 마음은 우리로 삶을 비관하게 하고 결국에는 우리 자신을 파괴하기에 이른다. “원한은 스스로 독약을 마시고 적이 죽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고 한 넬슨 만델라의 말처럼 누군가를 향한 미움과 원한은 결국 나를 파괴하기 일쑤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매일 마음을 다잡으며 용서를 향해 힘들게 발걸음을 옮긴 이유는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뉴욕 시 경찰관으로 일하다 총을 맞고 전신이 마비된 스티븐 맥도널드가 용서를 택한 이유도 “등에 박힌 총알보다 가슴속에서 자라는 복수심이 더 끔찍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가장 힘든 순간에 고통을 완화하고, 죄에 대한 응징과 인간적인 공평함에 관한 집착을 내려놓고 마음의 평화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바로 용서의 힘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우리가 타인을, 혹은 하나님을, 혹은 자신을 용서해야 하는 이유다.
■ 용서에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용서는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과연 이 세상에 용서가 쉬운 사람이 있을까? 사람들은 “용서하고 그만 잊어버리라”고 쉽게 말하지만, 누군가를 미워해본 사람은 잊는 것도 용서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저자의 말대로 의지를 가지고 미워하는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해야만 용서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서두에 이렇게 당부한다. “용서는 평화와 행복으로 가는 문이다. 낮고 좁아서 몸을 구부리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 찾기도 어려워서 찾는 데 오래 걸린다. 그렇다고 찾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은 모두 용서의 문을 찾아냈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당신도 어느새 그 문 앞에 당도할지 모른다. 그때는 부디 그 문을 열 수 있는 사람이 당신뿐임을 기억하라.”(p.13) 저자의 당부대로 의지를 가지고 용서의 문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는 사람이 생겨나길,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온전히 오늘을 살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많아지길, 그리하여 한 사람에게서 시작한 용서의 물결이 사회 전체에 퍼져나가길 기대해본다.
포이에마에서 출간한 이번 책에는 독자들을 위해 한국 사례를 특별히 추가했고, 소그룹으로 모여 용서를 향한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용서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부록으로 실었다. ‘폭력의 고리 끊기’ 세미나에서 나온 질문을 서로 나누며 용서에 관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으로 길고 힘든 여정의 첫걸음을 떼어보자. 접기
8.9
용서, 그 어려운 길을 가는 사람들
1986년 7월 12일, 미국 뉴욕 시 경찰관 스티븐 맥도널드는 순찰을 돌기 위해 센트럴파크에 들어섰다가 수상해 보이는 십 대 무리와 마주쳤습니다.
경찰을 보고 달아나는 아이들을 쫓아가 잡았을 때, 한 아이가 (나중에 알고 보니 15세였다고 하더군요) 그의 뒤로 돌아가 그의 머리에 총을 쐈지요. 그가 쓰러지자 그 아이는 그의 목에 두 번째 총을 발사했고, 한 번 더 총을 쏘고 달아났습니다.
48시간 동안의 수술과 치료를 통해 의료진은 불가능한 일을 해냈습니다. 그를 살린 것입니다! 그러나 물론 이전과 같은 삶까지 돌려줄 수는 없었지요. 목을 관통한 총알이 척추를 건드려서 팔과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고, 산소 호흡기가 없이는 숨도 쉴 수 없었습니다. 정말 비참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지요.
그리고 몇 달 뒤, 스티븐은 아내와 함께 기자회견을 합니다. 그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그와 그의 아내는 그 소년을 용서했다고 발표했지요!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이 물음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척추에 박힌 총알보다 가슴속에서 자라는 복수심이 더 끔찍하다고 믿으니까요. 만약 복수심을 안고 살았다면, 영혼의 상처는 더 깊어졌을 것이고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아프게 했을 것입니다. 물론 힘들 때도 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분노는 감정 낭비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거의 매일 그날을 생각하지요. 하지만 그때마다 이렇게 말합니다. '그를 용서한 걸 후회하지 않아'" 아...
기독교의 많은 덕목 중에서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라고 선포할 정도이니 말할 것도 없지요. 그렇다면 사랑의 최고봉은 무엇일까요? 저는 바로 '용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가장 어려운 것이기도 하지요.
이 책은 용서에 대해 철학적으로 분석하거나 체계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조금 산만하기도 합니다.) 대신 용서에 대한 수많은 사례들을 들려주지요. '용서의 사례'라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용서가 필요한 '악한 상황의 사례'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이 책에는 가정이나 학교에서의 일상적인 폭력부터 살인이나 폭행과 같은 범죄, 점점 일상화되고 있는 테러, 그리고 아우슈비츠나 르완다의 학살이나 미국의 인종차별 등과 같은 거대한 상황까지 참으로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합니다. 읽다보면 가슴이 답답해질 지경이지요.
그런데, 그 안에 빛나는 별들이 있습니다. 아니, 별이라기 보다는 눈물이라고 하는 것이 더 좋겠네요. 원망하고 증오하고 복수하기를 꿈꾸는 대신에 용서하고 사랑하기로 결심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지요. 그들의 노력은 때로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기도 하고, 가해자가 받아들이지 않아서 허탈하게 끝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에는 가해자를 변화시켜서 새사람이 되게 하고, 주변을 감동시킵니다. 그리고, 또다른 용서를 낳지요.
이 책은 결코 용서가 쉽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용서를 실천한 사람들도 용서가 단번에 되지는 않았다고, 용서했더라도 다시 복수심에 사로잡힐 때가 많았다고 이야기하지요. 그리고 지금도 완전히 용서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실, 그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정말 용서는 죽을 때까지, 날마다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싸움입니다! 아, 용서는 정말 어렵습니다.
또한 이 책은 용서에 대해 낭만적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슬픔과 분노를 무시하거나 그 죄를 가볍게 보지 않지요.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 진실을 밝히는 것, 잘못을 회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인정합니다. 다만 용서의 힘을 더 힘주어 이야기합니다. 과거의 속박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고 장애물을 극복하게 하며 용서하는 사람과 용서받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고 결국 세상을 바꾸는 힘 말입니다. 사실 우리를 본질적으로 해방시켜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한 것도 예수님의 용서 아닙니까!
아내가 이 책을 읽더니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어휴, 이 이야기들을 읽으니까 우리가 용서 어쩌구 말하기는 너무 부끄럽다." 정말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제가 고민하고 상처받은 일들은 너무도 사소한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밴댕이 소갈머리같은 제 모습이 부끄러워졌습니다.ㅜㅜ
이 책은 독자들을 용서의 자리로 초청합니다. 낙심과 복수, 증오와 상처의 자리에서 희망과 관용, 사랑과 회복의 자리로 오라고 부릅니다. 과거에서 벗어나 함께 미래로 나아가자고 권유합니다. 힘들지만 시작해보자고 말합니다.
뉴욕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했던 도로시 데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연못에 돌을 던지면, 그 돌이 호수에 파문을 일으키고, 그 파문에 퍼지고 퍼져 온 세상에 닿을 것입니다."
우리 손에 용서의 돌이 주어졌습니다. 이제 그 돌을 던져야겠지요?
- 접기
capduck 2016-07-04 공감(5) 댓글(0)
Thanks to
공감
세계와 이어주는 책, <왜 용서해야 하는가>를 읽고서
아버지는 술꾼이셨다. 하루도 술을 안드시면 안되시는 줄 알았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오실 시간이 넘었는데도 돌아오시지 않으시면 어김없이 찾아나서야했다. 길가에 앉아계신 날들이 다반사였다. 나는 왜 이런 가정에 태어났을까 싶기도 했다. 싫었다. 고3때는 남들 다들 고3이라고 집에서 배려해주는 것까지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다만 아버지가 술을 좀 덜 드시기만을 바랬다. 바람은 바람으로만 끝났다. 대학생이 되고, 주님 앞에서 내가 용서되었을 때에야 나는 아버지가 용서가 되었다. 아버지의 그 설음의 시간이 새로이 보였고, 육체 노동의 한계와 관계 속에서의 치임을 새로이 보게 되었다. 그리고 형제 관계 속에서의 부침과 아버지 본인 스스로의 장남으로서의 책임감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짐했다. 할 수 있는 것이 “사랑합니다!”라고 안아드리는 것 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를 용서했던 그 길에 아버지를 세워놓고는 아버지 역시 용서했다. 나를 이 가정에 태어나게 한 것이 그저 한 번 고생하라는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서 새로운 미래를, 희망을 써 내려가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게 되었다. 예레미야의 말씀이 그때는 참으로 위로가 되었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렘29:11)
삼푸투는 술에 마약쟁이였습니다. 그는 하루도 술없이는 지내지 못했습니다. 그의 친구 빈센트가 자신의 부모님을 죽였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었습니다. 르완다의 투치족이었던 삼푸투는 친구인 후투족 빈센트가 자신의 부모를 죽이는 일에 동참한 것으로 인해 삶은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그 일로 9년 동안 정신이 나간 채 지냈습니다. 그리고 태어난 아기 클라디아가 장애가 있는 것으로 인해 급기야 아내와도 헤어졌습니다. 그는 세계 최고의 뮤지션이었지만 술과 마약으로 감옥을 오갔고, 그의 삶은 재앙으로 점철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모세라는 한 전도자를 만남으로 인해 예수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으로부터 용서하라는 목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가 빈센트를 용서함으로 인해 빈센트는 자기 죄를 뉘우쳤고 자신을 용서하였습니다. 또한 그의 아내와 자녀들도 아버지를 용서했습니다. 용서의 힘은 그의 가족 또한 다시 하나되게 했습니다. 그의 아내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가 당시을 용서한 게 아니야 당신을 용서한 건 하나님이야. 하나님의 은혜라고... 하나님이 삼푸투를 통해 당신을 용서했다면, 나도 당신을 용서할 수 있어.”(243쪽)
용서는 우리를 세계로 연결시켜준다. 우리 자신의 감옥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감옥은 용서하지 않는 마음과 영혼”(38쪽)이다. “용서가 필요한 이유는 피해자와 가해자 둘 다 같은 어둠 속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어둠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탈출구는 용서뿐이다.”(163쪽) “용서는 새롭게 출발하는 데 필요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기폭제다.”(70쪽) 이 책 곳곳에 펼쳐져 있는 용서와 관련된 에피소드들은 용서가 우리 삶에 얼마나 필요한지, 또한 복수하는 삶이 우리 삶에 얼마나 편만한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세계의 문제이며, 현실이다. 그러한 가운데 우리로 하여금 나의 한계와 자신의 감옥에서 벗어나 세계와 화해하며 자신을 용서할 뿐 아니라 세계를 사랑하게 해주는 방법임을 힘주어 말한다. 폴 투르니에가 인격의학이라는 것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고 회복하려 했듯이, 저자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는 용서가 이 땅을 새롭게 하는 열쇠임을 전해준다. 저자의 세계 곳곳의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나의 자리를 다시 돌아보게 해준다. “용서는 평화와 행복으로 가는 문이다.”(13쪽) 또한 “용서는 선물”이다. 그 선물을 받아 누리는 것은 우리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러한 결단으로 이끌어주는 징검다리들을 잔뜩 놓아두고 있다. 읽다보면 눈시울이 시큰거린다. 그러면서 새롭게 다짐하게 된다. 읽다보면 언제 용서라는 은혜의 폭탄이 터질지 알 수 없다. 그 선물을 받으시길!
- 접기
푸른감람나무 2015-09-24 공감(2) 댓글(0)
Thanks to
공감
함께 가자
몸과 마음이 힘든 날이면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났다. 몇 달 동안 지속되면서 점점 심해져 손바닥만한 두드러기가 온 몸을 뒤덮었다. 아토피에 우유 알러지가 있는 아기에게 모유를 계속 먹여야했기에 약을 쓰지 못했다.
시매부님에게 폭언을 듣고 난 후부터 두드러기가 시작되었다. 남편과 시누이 언니가 사과를 요청했지만 잘못한게 없다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어머니는 안타까워하시며 나를 많이 걱정해주셨다.
두드러기가 심하게 올라 잠을 잘 수 없는 날이면 분노가 함께 나를 덮었다. 그리고 가혹했던 비난의 말들이 계속 떠올랐다. 사과를 받고 싶었다. 사과를 받아야지만 이 지긋지긋한 두드러기가 나를 떠나갈 것 같았다.
아토피가 있는 아가도 잠을 잘 때면 간지러워 깰 때가 많았다. 어느날 밤 쌔근쌔근 자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이 아이가 잘 잘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시누이 언니에게 상처를 떠올리기보다 진심을 믿기로 했다고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보내는 순간까지도 고민은 계속됐다. ‘다음에 얘기해도 되지 않을까?’ 미루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말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신기하게도 문자를 보낸 이후로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한 달 정도가 지난 지금까지 다행히 두드러기도 나지 않았다.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의 “왜 용서해야 하는가”, 이 책을 조금만 더 빨리 만났더라면 분노로 차오른 내 마음이 내 몸까지 통제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지금이라도 만나서 다행이다. 용서는 한번이 아니라 평생 계속되어야하니까.
“그 사람들이 한 일은 용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죄는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건 예수님만이 하실 수 있죠(p67)”
“척추에 박힌 총알보다 가슴속에서 자라는 복수심이 더 끔찍하다.(p219)”
“용서하는 힘을 계발하고 유지해야한다. 용서할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할줄도 모른다.(p69)”
내 속에 자라는 끔찍한 마음을 직시하고, 예수님의 자리에서 죄를 심판하려는 오만함을 인정하고, 계속해서 용서하는 힘을 키우고 실천하려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때때로 용서하기 힘들 때는 이 책을 다시 펼쳐야겠다. 이 책을 가득 채우고 있는 수많은 용서의 이야기들이 ‘함께 가자’고 내 등을 부드럽게 토닥여줄테니까.
- 접기
산다는건 2015-09-26 공감(1) 댓글(0)
Thanks to
공감
용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
여섯 살 때쯤의 일이다. 무언가 큰 실수를 하고선 혼이 날까 두려웠던 나머지 마치 내가 한 일이 아닌 것처럼 엄마 앞에서 연기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허술해서 금방 들통 날 거짓말이었지만 그 땐 정말 완벽하게 엄마를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던 엄마는 내가 죄(?)를 자백할 때까지 기다려주셨다. 결국 양심의 가책을 견디지 못하고 자수를 택한 나는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엄마에게 용서를 빌었고 그런 나에게 엄마는 따끔한 회초리질 뒤에 콧물 범벅인 나를 꼭 끌어안으며 내 잘못을 용서해주셨다.
그때가 아마도 내가 최초로 ‘용서’라는 단어를 배우게 된 순간이었으리라. 엄마의 따뜻한 포옹을 통해 나는 ‘용서’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란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사랑이 앞서지 않고는 진정한 용서란 받을 수도 또 베풀 수도 없다.
<왜 용서해야하는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용서’가 가지고 있는 놀라운 힘을 보여준다. “쉽게 상처받는 허약한 사람들이나 용서를 이야기한다고 여기지 마라. 용서는 용서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힘 있게 한다.”(61p) 저자는 용서는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절대 용서하지 못할 것 같았던 상대방을 진정으로 용서하는 순간, 비로소 그 용서의 과정 속에 특별한 일들이 일어난다고 이야기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야기들 중 ‘이정도 일쯤이야’라고 가볍게 여길만한 사건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뉴스나 신문에 등장할 법한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사연의 주인공들은 결코 쉽지 않았을 용서의 과정을 통해 잘못을 저지른 가해자(이웃, 전혀 모르는 사람, 심지어 가족)뿐 아니라 자신과의 진정한 화해를 이루어 나간다. “사실 제가 그를 용서한 이유는 아주 현실적이에요. 피해를 입으면 사람들은 흔히 복수와 용서 중에 하나를 선택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복수를 선택하면 분노하는 데 삶이 다 소진되고 맙니다. 복수는 일단 하고 나면, 사람의 마음을 텅 비게 하는 위력이 있으니까요. 분노는 만족을 원하고, 그것은 상습이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용서는 앞으로 나아가게 도와주죠.”(109p) 어린 시절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쏜 뒤 습지에 무참히 버려두었던 한 남자를 끝내 용서한 크리스의 고백이다.
“원수를 친구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은 사랑에만 이다. 미움에 미움으로 맞선다고 적을 없앨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적대감을 없애야 적이 사라진다. 미움의 본성은 파괴와 분리다. 그러나 사랑의 본성은 창조와 건설이다. 구원의 능력으로 사랑은 결국 변화를 이뤄낸다.”(69p)
사랑의 능력은 원수를 용서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한다. 용서의 힘은 한 개인 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 이웃 그리고 나아가 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파장을 일으킨다. 물론 나에게 고통을 준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이 그 누구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은 더더욱 아니다.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12:21)는 바울의 가르침은 질투, 시기, 분노가 가득한 이 세대에 여전히 유효하며 오히려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왜 용서해야하는가. 용서는 바로 선으로 악을 이기는 방법이고, 용서하는 자와 용서받는 자, 이 모두의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해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이야기한다. 용서는 여전히 어두운 과거에 머물며 분노와 증오의 사다리를 오르내리고 있는 당신이 그 고통의 사슬을 끊고 새롭게 앞으로 나아가게 할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이다.
- 접기
신또자 2015-09-27 공감(1) 댓글(0)
Thanks to
공감
결코 쉽지 않은 단어, '용서'
술에 취한 소년의 운전으로 아들 마이클을 잃은 남자. 아버지의 마음을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 정의의 심판은 더디었다. 법정에서 운전자의 혐의를 밝히는 데만 일 년이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가해자의 어머니는 법정 최고형을 요구했다며 비난조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 그 소년은 법의 심판을 받았다. 6개월의 교정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그 뒤 6년 동안 집중 관찰을 받는 조건으로 가석방되었다.
아들을 잃은 남자는 이후로도 극심한 분노에 휩싸였다. 법으로 정의가 실현되었지만, 아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못했다. 가해자에게도, 자기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 하지만, 그는 용서의 길을 택했다.
‘용서’. 어쩌면 TV에서도, 책에서도, 사람들 사이에서도 많이 쓰이는 단어이다. 주기도문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기독교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용서라는 말은 묵상하면 할수록 가벼운 단어는 아님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내가 용서의 현장, 즉 내게 해를 끼친 사람 앞에 있다면, 용서는 상상할 수 없을 무게로 다가온다.
『왜 용서해야 하는가』. 브루더호프 목사인 요한 크리스토퍼 아놀드가 용서에 대해 썼다. 내게 해를 끼친 사람과 상황 속에서, 힘겹게 용서를 선택한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십대 폭력으로 딸을 잃은 어머니, 아버지에게 아동 학대를 받아 온 여성, 인종차별을 겪어 온 아프리카계 미국인, 르완다 사태에서 친한 친구에게 부모님을 잃은 뮤지션,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을 받은 한국 소녀...
용서를 선택한 이들의 리스트이다. ‘정말 이 사람도 용서해야 합니까?’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힘겹게 용서를 선택한 과정을 담았다. 책을 읽는 내내, 이들의 가정과 일터, 삶의 현장을 방문해 직접 목소리를 듣는 기분이었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생생했고, 때로는 강렬했다. 앞에 언급한,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말을 들어보자.
용서의 길은 길고 고통스러웠습니다. 가해자뿐 아니라 마이클을 용서해야 했고, 일이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둔 하나님을 용서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저를 용서해야 했습니다. 그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저 역시 술을 마신 상태로 마이클을 태우고 운전한 적이 많았으니까요. (94쪽)
그의 말처럼 책에 소개된 다른 사람들도 용서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용서했을 때, 주위 사람들에게 질타를 당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용서를 선택한 이들은 삶의 큰 보석을 발견해 간다. 다시 아버지의 말이다.
우리가 바라는 사건의 ‘끝’은 결국 용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용서의 힘은 밖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고, 용서는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94쪽)
다른 사람의 경우는 어떨까. 십대 때, 크리스는 유괴범에게 머리에 총을 맞았다. 기적적으로 뇌는 다치지 않았지만, 한 쪽 눈이 실명했고,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했다. 자신에게 해를 입힌 사람에게 분노하고, 어떻게든 복수를 꿈꾸는 것이 당연할텐데, 크리스의 선택은 용서였다.
사실, 제가 그를 용서한 이유는 아주 현실적이에요. 피해를 입으면 사람들은 흔히 복수와 용서 중에 하나를 선택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복수를 선택하면 분노하는 데 삶이 다 소진되고 맙니다. 복수는 일단 하고 나면, 사람의 마음을 텅 비게 하는 위력이 있으니까요. (109쪽)
상처를 입고, 그럼에도 용서를 택한 사람들. 이들의 가슴 먹먹한 이야기를 이 책은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좋은 미담을 모아 적은 책이라 말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쭉 들으며, 질문 한 가지를 던질 수 있었다. ‘저 상황에 놓였을 때,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용서가 결국엔 내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막상 그 상황에 놓인다면, 내 앞의 가해자에게 나는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신중히 묵상하고, 용서에 대해 이전과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면, 이 책은 결국 나를 위한 선물이었다.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질문이 송곳처럼 계속 마음을 찔러 온다. 사실, 내게 조그마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있었다. 나는 용서하지 못했다. 이 책을 읽은 바로 다음 날에 일어난 일이었다. ‘용서가 정말 어렵구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작가의 말이 위로가 되었다.
용서가 반드시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 역시 연약하며 도움이 필요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스스로 용서를 경험할 때에만 용서할 수 있는 큰 힘을 얻게 된다. (145쪽)
‘왜 용서해야 하는가?’ 독자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 작가는 책 마지막에 이렇게 당부한다.
우리의 손에는 용서에 이르는 열쇠가 쥐어져 있다. 그 열쇠를 사용할지 안 할지는 우리의 몫이다. (264쪽)
용서, 생각보다 사용이 쉽지 않은 열쇠. 그럼에도 이 책의 많은 사람들은 기꺼이 용서를 선택해 서서히 회복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들의 가슴 먹먹한 목소리를 오래토록 기억하고 싶다.
- 접기
clearoad 2015-09-24 공감(0) 댓글(0)
Thanks to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