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6

오대산 월정사 이야기 - 달을 품고서 일체를 아우른 절 이도흠 2013

오대산 월정사 이야기 - 달을 품고서 일체를 아우른 절 
이도흠 (지은이)민족사2013
-12-25



































328쪽
책소개
《법보신문》에 10대 불교학자로 선정된 바 있으며, 『신라인의 마음으로 삼국유사를 읽는다』의 저자인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이도흠 교수가 월정사에 관련된 기억의 주름을 펼쳐, 그에 담긴 기억들을 이야기로 풀어낸 책이다. 수천 년 전 하늘에서 천신이 이곳에 내려오고 산신이 자리하다가 부처와 어우러져 하나가 되어, 가람을 짓고 사람을 불러 그들을 부처로 만든 내력을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3장, 총 스물 한 편의 이야기로 구성하였다. 철저히 역사적 사실과 관련 기록에 기초하면서 사실과 사실 사이의 틈은 상상을 허용하여 소설적 재미를 추가하였다. 이야기 중에 삽입된 한시나 게송은 모두 3.4조의 우리 시가의 율격에 맞게 번역하였다.



목차


머리글 004

제1장-오대산 월정사, 화엄의 으뜸도량

첫째 이야기 마당
자장 율사, 월정사를 세우다 015
둘째 이야기 마당
월정사를 중창한 신효 거사와 신의 두타 044
셋째 이야기 마당
오대산신과 부처가 하나가 된 내력 051
넷째 이야기 마당
신라최고의 성군 성덕왕,
오대산에 화엄만다라를 조성하다 064
다섯째 이야기 마당
신라 최고 미인, 수로 부인이 월정사로 오다가 겪은 일 079
여섯째 이야기 마당
구정 선사, 솥을 아홉 번이나 바꾸어 걸다 091
일곱째 이야기 마당
문수동자가 세조의 등을 밀어주다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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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 머리말 |

오대산은 주름이 깊은 산이다. 들어갈수록 골과 숲이 깊고, 펼칠수록 숱한 사람들이 빚어낸 기억들이 샘솟는다. 공간은 텅 비어 있는 자리나 빈곳이 아니라 상징과 의미로 가득한 곳이다. 마당은 공시적으로, 통시적으로 무한히 열려있는 원형이자 무한히 채워지는 중심이다. 거기 월정사가 자리하면서 기억의 주름... 더보기
| 글을 마치며 |

이 산과 절의 아름다움을 호흡하는 그 자리에 부처님이 계신다

그 옛날 신라시대에 달이 떠서 온 누리를 맑고 은은한 금빛으로 물들이며 어두운 곳을 밝게 드러내면 신라 사람들은 텔레비전을 보듯 달을 바라보았다. 달은 어머니가 되어 미소를 지으며 반가이 맞아 포근하게 안아주셨다. ... 더보기
P. 29 자장 율사는 그 게(偈)를 암송하고 또 암송해 보았지만 도저히 그 뜻을 알 수 없었다. 능선 위로 해가 떠서 태화지에 금빛 물을 출렁이게 하던 때 홀연히 노스님 한 분이 붉은 비단에 황금색의 점을 수놓은 가사 한 벌과 부처의 바리때 한 벌, 부처님 두개골 한 쪽을 가지고 자장 율사의 곁에 와서 물었다.
P. 45 마을로 지나가게 되었다. 사람들이 분주히 오고 갔다. 장난기가 동하여 깃으로 눈을 가리고 사람을 보았다. 이것이 웬 일인가. 사람들이 돼지와 소로 보이는 것이 아닌가. 마을을 지나 산기슭으로 접어드니 토끼 한 마리가 뛰어갔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깃으로 눈을 가리고 보니, 사람 한 명이 뛰어가고 있었다. 들었던 활을 놓았다. 이제 ... 더보기
P. 51 왜 절집 앞에 성황당이 있는 것일까. 이곳만이 아니다. 신라 때 지어진 사찰을 보면, 대웅전 옆에 산신을 모신 산신각, 산신과 함께 칠성신과 독성신을 모신 삼성각이 자리한다. 왜, 어떻게 신라인은 부처님과 산신을 함께 섬기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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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도흠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2023년 현재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한국시가학회 회장, 한국기호학회 회장,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를 역임했습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의 상임의장과 교육단체의 연대체인 교육혁명공동행동의 공동대표를 맡아 교육개혁운동을 하였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과 약자들이 좀 더 잘사는 세상으로 바꾸는 데 보탬이 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동양과 서양의 대화를 모색하며 우리 문학을 새롭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세계적 학자를 양성하는 사업인 한국연구재단 우수학자에 선정되었습니다.
저서... 더보기

수상 : 2016년 유심작품상 , 2016년 원효학술상
최근작 : <엄마는 어디에>,<설악무산의 불교, 그 깊이와 넓이>,<18~19세기 한국문학, 차이의 근대성> … 총 36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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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야기를 통해 펼쳐지는 원형의 기억
달을 품고서 일체를 아우른 절
오대산 월정사 이야기

『달을 품고서 일체를 아우른 절, 오대산 월정사 이야기』는 월정사에 관련된 기억의 주름을 펼쳐, 그에 담긴 기억들을 이야기로 풀어낸 책이다. 수천 년 전 하늘에서 천신이 내려오고 산신이 자리하다가 부처와 어우러져 하나가 되어, 가람을 짓고 사람을 불러 그들을 부처로 만든 내력을 풀어내고 있다. - 머리글 중에서 -

이야기는 모든 것을 담는다. 역사적으로 발생한 사실과 객관적으로 증명된 지식뿐 아니라 신화, 전설, 상징에 깃든 깊은 의미까지, 시대의 벽을 뛰어넘어 현대와 먼 과거를 소통시킨다.
수천년전 천신과 산신이 자리하다가 부처와 어우러져 하나가 된 뒤, 신라시대부터 지금에 이르는 동안 개산조 자장 율사에서부터 근대의 한암, 탄허 스님에 이르기까지 많은 뛰어난 선지식들을 배출해낸 곳 월정사.
이 책 『달을 품고서 일체를 아우른 절, 오대산 월정사 이야기』는 약 1400년의 깊은 역사를 가진 월정사에 대한 원형의 기억을 서서히 풀어내어 현재에 닿도록 전달해 준다.
스물한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었으며, 사실과 사실의 틈 사이에는 상상력을 통한 소설적인 재미가 추가되었다.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설명과 함께 소설적 재미가 풍부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독자들로 하여금 이야기의 연결을 상상하도록 돕는다. 또한 풍부한 사진자료와 증언을 인용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오대산신과 부처님은 어떻게 하나가 되었을까?
월정사라는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법보신문》에 10대 불교학자로 선정된 바 있으며, 『신라인의 마음으로 삼국유사를 읽는다』의 저자인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이도흠 교수가 맛깔스러운 문체로 재미있게 풀어쓴 이 책은, 자장 율사가 터를 고른 일, 구정 선사가 솥을 아홉 번이나 바꾸어 걸은 끝에 도통한 일, 문수보살이 나투어 세조의 등을 밀어준 이야기, 국군에 맞서서 정좌한 채로 절을 지켜낸 한암 스님에 대한 이야기 등, 월정사에 대해 궁금한 모든 것을 쉽고 흥미로운 형태로 들려준다.

제1장-오대산 월정사, 화엄의 으뜸도량
제2장-월정사를 장엄하신 조사들
제3장-월정사를 품어주고 꾸며주는 것들

제1장, <오대산 월정사, 화엄의 으뜸 도량>에서는 자장 율사가 가람의 터를 고른 일에서 시작하여 문수보살이 나투신 것에 이르기까지 화엄의 으뜸 도량이라는 공간에서 부처와 사람이 어우러져 빚어낸 기억을 사실과 설화를 결합하여 풀어낸다.

제2장, <월정사를 장엄하신 조사들>에서는 남다른 신심과 도력(道力)으로 월정사에 빛을 더한 조사들의 이야기를 평전 형식으로 펼치고 있다. 사명 대사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도움을 받아 월정사의 중창에 매진하며, 탄허 스님은 20대에 삼교에 통달한 실력으로 수많은 강백과 탁월한 학승을 길러내며 경전을 번역한다.

유정은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자비심이 깊었다. 놀이를 하는 것도 예사 어린이와 달랐다. 냇가에서 모래장난을 할 때면 모래를 둥글게 뭉쳐서 탑을 만들고 돌 장난을 할라 치면 돌을 세워 부처라 하였다. 그에서 그치지 않고 탑과 부처 앞에 들꽃을 꺾고 바치기도 하고, 가을이면 밤을 주어 공양을 올렸다. 하루는 어떤 어른이 지나가는데, 그의 오른 손에는 냇가에서 잡은 자라가 새끼 줄 사이에서 버둥거리고 있었다. 유정은 어른에게 간청하였다.
“저, 어르신! 이 밤이 제가 가진 전부입니다. 부디 이 밤을 받으시고 자라를 놓아주세요.”
어른은 처음엔 거절하였지만, 집요하게 따라오며 간청하는 바람에 결국 자라를 밤과 바꾸고는 내주고 말았다. 유정은 자라를 받자마자 냇물로 달려가서 놓아주었다. - 138p -

제3장인 <월정사를 품어주고 꾸며주는 것들>에서는 오대산에서 시작하여 상원사 동종에 이르기까지, 월정사와 연기관계를 맺고서 이를 품어주고 꾸며주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월정사의 각 공간에 당도한 여행객의 시점에서 동선에 따라 주변의 풍경을 기술하는 가운데, 그 풍경에 깃든 기억들을 풀어내고 주관적 감상을 더하는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독자는 월정사, 그리고 한국불교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갖게 될 것이다. 월정사의 역사를 통해 한국에 스며든 불교문화의 깊이를 이해하고, 한국불교에 대한 전체의식을 시대의 벽을 넘어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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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월정사 이야기-이도흠

최광복

2019. 12. 18. 


오대산 월정사 이야기저자이도흠출판민족사발매2013.12.25.



머리글

오대산은 주름이 깊은 산이다. 들어갈수록 골과 숲이 깊고, 펼칠수록 숱한 사람들이 빚어낸 기억들이 샘솟는다. 공간은 텅 비어 있는 자리나 빈곳이 아니라 상징과 의미로 가득한 곳이다. 마당은 공시적으로, 통시적으로 무한히 열려있는 원형이자 무한히 채워지는 중심이다. 거기 월정사가 자리하면서 기억의 주름은 깊이를 더하고, 중심은 더 넓게 열리고 채워졌다.



『달을 품고서 일체를 아우른 절, 오대산 월정사 이야기』는 월정사에 관련된 기억의 주름을 펼쳐, 그에 담긴 기억들을 이야기로 풀어낸 책이다. 수천 년 전 하늘에서 천신이 이곳에 내려오고 산신이 자리하다가 부처와 어우러져 하나가 되어, 가람을 짓고 사람을 불러 그들을 부처로 만든 내력을 풀어내고 있다.



제1장, <오대산 월정사, 화엄의 으뜸 도량>에서는 인연이 있는 땅에 자장 율사가 가람의 터를 고른 일에서 시작하여 문수보살이 나투신 것에 이르기까지 화엄의 으뜸 도량이란 공간에서 부처와 사람이 어우러져 빚어낸 기억을 사실과 설화를 결합하여 풀어냈다. 자장 율사가 월정사를 세우고, 신효 거사와 신의 두타가 중창하고, 산신과 부처가 하나가 되고, 성덕왕이 친히 이곳에 와서 화엄만다라를 경영하고 강릉 태수에게 이곳을 잘 보전하라는 전교를 내리는 바람에 아름다운 수로 부인이 함께 행차하고, 구정 선사가 솥을 아홉 번이나 바꾸어 걸은 끝에 도통하고, 문수보살이 나투셔서 세조의 등을 밀어준 이야기를 실었다.



제2장, <월정사를 장엄하신 조사들>은 남다른 신심과 도력(道力)으로 월정사에 빛을 더하신 조사들의 이야기를 평전 형식으로 펼쳤다. 위대한 선사인 나옹 화상 혜근은 말 한 마디로 북대에 있는 나한상을 상원암으로 이운하였다. 사명 대사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도움을 받아 월정사의 중창에 매진하였다. 한암 스님은 6·25때 절을 태우려는 국군에 맞서서 법당에 들어가 정좌한 채 불을 지르라고 하여 절을 지켜내었다. 탄허 스님은 이미 20대에 삼교에 통달한 실력으로 수많은 강백과 탁월한 학승을 길러내고 경전을 번역하여 대중들이 쉽게 불성을 깨닫게 하였다. 만화 스님은 승가오칙을 평생 실천하여 오대산의 중창주가 되었다.



제3장, <월정사를 품어주고 꾸며주는 것들>은 오대산에서 시작하여 상원사 동종에 이르기까지 월정사와 연기 관계를 맺고서 이를 품어주고 꾸며주는 것들에 대하여 기술하였다. 월정사의 각 공간에 당도한 여행객의 시점에서 동선에 따라 주변의 풍경을 기술하는 가운데, 그 풍경에 깃든 기억들을 풀어내고 주관적 감상을 더하는 방식으로 서술하였다. 맨 먼저 어머니처럼 부드럽고 너른 품을 가진 오대산을 조망하며 깃들어 사는 생명을 떠올리고, 이어서 일주문에 당도하여 전나무 숲길을 걸으며 명상하면서 절 이름에 담긴 의미를 음미하고, 천왕문에 이르러선 사천왕과 벽화에 얽힌 이야기를 되새기고, 마당에 들어서서 하늘 높이 치솟은 팔각9층탑을 보며 팔정도를 향한 수직지향의 미학에 감탄하고, 그 옆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공양을 올리는 석조보살좌상에 얽힌 내력과 아름다움을 감상한다. 절을 지나 부도탑을 보며 고승들의 정신의 깊이에 이르려 하고, 더 발길을 재촉하여 오대산 사고를 보며 『조선왕조실록』에 담긴 사관의 직필 정신에 대해 생각하고, 오대산에서 득도하여 신선이 된 한무외를 기린다. 마지막으로 상원사에 올라 한국 종의 남상이 된 동종의 아름다운 비천상을 보며 가슴 깊이 울리는 진리의 둥그런 소리를 듣는다.



이처럼 이 책은 3장, 총 스물 한 편의 이야기로 구성하였다. 철저히 역사적 사실과 관련 기록에 기초하면서 사실과 사실 사이의 틈은 상상을 허용하여 소설적 재미를 추가하였다. 이에 선행연구를 참고했더라도 따로 각주를 달지 않고 각 이야기 끝에 참고문헌으로 정리했다. 양해 바란다. 이야기 중에 삽입된 한시나 게송은 모두 3·4조의 우리 시가의 율격에 맞게 번역하였다.



세상을 빚어내는 주인으로서 인간 주체의 마음과 의지의 힘을 믿는다. 그러면서도 나이가 들수록 그 너머에서 이 모든 것을 관장하는 연기와 업의 원리에 새삼 놀란다. 그저 산이 좋아 찾았던 우매한 학궁이 인연을 쌓다보니 산이 감추고 있는 금강석 같은 가치들을 비로소 전하게 되었다.

(이하생략) _4쪽





“스승님, 부처란 무엇인가요?”

무염 선사는 “즉심시불(卽心是佛)”이라는 글을 써서 주고는 글을 모르는 제자를 배려하여 “마음이 곧 부처다”라고 읽어주었다. _98쪽





낙화를 보며 관념으로만 알던 무상을 절절하게 깨달은 유정은 제자들을 불러 말하였다.

“저기 마당을 보거라. 어제 그리 아름답게 피었던 꽃들이 모두 지고 오늘은 빈 가지만 남아 있지 않더냐? 우리네 삶 자체가 덧없음도 저 가지와 꼭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냐? 이렇듯 인생이란 무상하여 하루살이와 같은 법인데 세월을 허투루 낭비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너희들은 제각기 신령스러운 성품을 갖추었는데도 어찌하여 이로 큰일을 도모할 생각을 하지 않더란 말이냐? 부처는 내 안에 있는데 어찌 밖에서 구하려 치닫는다는 말이냐?” _144쪽





한암스님께서 출가한지 몇 해 뒤에 신계사 보운강회에 갔다. 한 스님이 보조국사의 『수심결』을 읽으라고 전하였다. 읽다가 다음 대목에서 크게 깨우침이 있었다.

“만일 마음 밖에 부처가 있고 자성 밖에 법(法)이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여 불도를 구하고자 한다면,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소신연비(燒身燃臂)의 고행을 하고 팔만대장경을 모조리 독송하더라도 이는 마치 모래를 가지고 밥을 지으려는 일과 같아 오히려 수고로움을 더할 뿐이다.”

_157쪽





한암 스님은 강화도 전등사와 보문사를 참배하고 봉은사로 다시 돌아왔다. 왜색 승려들이 설치고 다녔다. 그 꼴을 보는 것이 몹시도 눈에 거슬렸다. 아침에 홀연히 행장을 갖추었다. 떠나면서 게송을 남기었다.

“내 차라리 천년 동안 자취를 감추는 학이 될지언정,

삼년 동안 말 잘하는 앵무새의 재주는 배우지 않겠노라.” _171쪽





한국 사천왕에 관한 가장 이른 기록은 “백제 의자왕 20년(660년)에 천왕사(天王寺)와 도양사(道讓寺)의 탑이 진동했다”는 『삼국사지』의 기술이다. 하지만, 신라가 남조의 진(陳)나라로부터 1,700권의 대장경을 들여오는 진흥왕 26년(565)에 『금광명경(金光明經)』도 전해졌을 것으로 보이며, 본격적으로 사천왕 신앙이 시작된 것은 당군을 물리치기 위해 사천왕사를 세운 679년부터일 것이다. _255쪽



사천왕 사상은 신라시대의 소의경전이었던 『금광명경(金光明經)』으로부터 기인한다. _256쪽





혜가는 다시 물었다.

“저의 마음이 편안치 않으니 스님께서 저를 편안케 해 주소서.”

“그렇다면 그 편안치 않은 마음을 가지고 오너라. 내가 편안케 해주리라.”

“그 마음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미 네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느니라.” _272족





포대를 메고 다니며 재물을 나누어 준 행적 때문에 중국에서는 포대화상이 재물을 가져다준다는 민간신앙으로도 발전하였다. 이것이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기복 불교와 결합하여 그림이나 조각으로 만들어졌다. _283쪽





불교가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에 들어올 때는 부처님의 사리만을 가져와 높이 솟은 무덤 대신 높은 누각에 봉안하고 탑을 삼았다. 누각의 꼭대기에는 조그맣게 기단을 쌓고 그 위에 발우를 엎은 모양으로 작은 무덤을 만들고 그 위에 단을 대신한 꽃장식 화반을 두고 일산처럼 층층이 보륜을 올리고 작은 지붕 모양의 보개로 마감하였다. 보개 위에는 물안개가 피고 거기서 용차, 보주와 같은 보배의 구슬이 떠오르는 형태를 만들어 신성함을 더하였다. 이렇듯 인도 불탑을 축소한 것으로 누각 위에 올려 상륜부를 조성한 것이 중국 불탑이 되었다. 이 탑은 한국과 일본으로 전파되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불탑의 기원은 중국식의 누각형 탑에서 시작된 셈이다.

상륜부재의 명칭은 인도탑과 관계없이 단순한 모양에 따라 노반(드러난 반석, 기단), 복발(엎아진 발루, 무덤의 봉분), 앙화(솟은 꽃, 꽃장식 봉단), 보륜(보배로운 법륜, 겹쳐진 일산), 보개(보배로운 덮개, 법륜의 덮개 지붕), 수연(물안개), 용차 및 보주(보배로운 구슬) 등으로 불리게 되었다. _284쪽





팔각9층탑은 연꽃무늬로 치장한 이층 기단과 균등하고 우아한 조형미를 갖춘 탑신, 그리고 완벽한 형태의 금동 장식으로 장엄한 상륜부 등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석탑이다.

신라의 자장 율사가 세웠다고 전하지만 불탑의 양식은 고려 시대의 양식이다. 자장 율사가 활동하던 신라 중기의 탑들은 평면 정방형에 3층, 또는 5층의 탑으로 이루어졌다. 반면에 이 탑은 평면이 팔각형이며 탑의 층수도 9층에 이르는 늘씬한 자태를 이루고 있는데 이는 고려시대의 석탑 양식이다. _286쪽





팔각9층석탑 앞에는 그 탑을 향하여 오른쪽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으고 공양을 드리는 모습을 한 석조보살상이 있다.

이 보살상을 일명 약왕보살이나 희견보살이라고 하고 공양보살이라고도 한다. 강원도 일대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양식으로 조성된 보살상이다.

이 보살상은 『법화경』의 희견보살을 형상화한 것이다._291쪽

이 보살상은 다른 곳에서 옮겨온 것인데, 맞춤한 자리를 잘 잡아 9층탑과 그 탑신 안의 부처님을 공양하며 적광전의 앞마당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_295쪽





현존하는 한국 종 가운데 가장 오래된 상원사 동종이 있다. 신라 성덕왕 24년(725)에 조성되었다. _314쪽



중국 문헌인 『오잡조(五雜俎)』와 『잠확류서』, 『진수선』 등에 따르면, 용마다 성격도 다르고 능력도 다른 아홉 아들(九龍子)가 있었다. 그 아들 가운데 하나인 포뢰(蒲牢)는 목소리가 아주 크고 우렁찼으며 울기를 좋아하였다. 그는 고래를 무서워하여 고래만 보면 울었다. 지옥중생에까지 범음인 종소리를 전달하여 그들을 구제하려는 염원이 모아져 종을 만든 것이다. 그러니, 사람들은 포뢰처럼 크고 우렁찬 목소리로 종이 울리기를 바랐다. 이런 바람으로 포뢰를 종 위에 올린 것이다. 종을 치는 막대기인 당목(撞木)도 예전엔 고래 모양으로 깎아 사용했다. 종 또한 고래 경(鯨)자를 넣은 경종(鯨鐘) 혹은 화경(華鯨) 등으로 불렀다. 종 위에 앉아 있는 포뢰라는 용이 고래를 무서워하며 더욱 크고 우렁차게 울기를 바란 것이다. _319쪽



이 종의 소재 사명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조선 왕조 전기에 억불정책에 따라 각처에서 절을 허물 때 경상도 안동부로 옮겨와 정문 문루인 관풍루(觀風樓)에 걸려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성화 5년(1469) 기축 즉, 예종 원년에 상원사를 세조의 원찰로 지정하면서 전국에서 가장 멀리 들리는 종을 구해오라는 왕명에 따라 안동으로부터 상원사에 옮겼다. _324쪽



종을 안동에서부터 상원사로 옮겨오던 중에 3,379근이나 되는 큰 종이 장차 죽령을 넘으려 하는데 노상에서 움직이지 않으므로 사람들이 종 꼭지를 하나 떼어서 안동으로 보내니 비로소 움직였다고 한다. 전설을 입증하듯 네 곳의 유곽 안에 1곽의 종유가 하나 없다. 아마 대종 운반의 어려움을 반영한 설화일 듯하다. 이 종은 국보 제36호이다. _326쪽







저자 소개 : 이도흠

1958년 제천 출생. 현재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향가와 『삼국유사』가 전공이다. 서양 예술이론과 비평의 양대 산맥인 칸트의 미학과 헤겔의 미학, 마르크시즘과 형식주의를 종합한 우리 이론인 화쟁기호학을 창안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대의 사회문화와 세계관, 이데올로기 등을 하나로 아울러 문학작품을 연구하는 화쟁기호학의 특성상 국문학자이지만 역사와 철학에도 밝다. 풍류도와 신라의 역사, 사회문화를 이사부를 중심으로 한데 아우른 장편소설 『이사부』도 이런 작업의 일환이다.



《동아일보》의 「동과 서의 벽을 넘어」에 북경대의 탕이지에 교수 등과 함께 동서양의 철학을 아우르는 인문학자로 소개되고, 《법보신문》에 10대 불교학자로 선정되었으며, 교토포럼에서 20여 명의 일본 철학자를 대상으로 원효 화쟁 철학의 독자성을 설파하였다. 계간 《문학과 경계》 주간, 한양대 한국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하였고 조계종 포교원 통일법요집 편찬연구위원으로 불교 경전과 의례문을 번역하고 다듬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화쟁기호학, 이론과 실제』, 『신라인의 마음으로 삼국유사를 읽는다』,『오대산 월정사 이야기』 등의 저서가 있다. 『중앙일보』 주최 21세기 중앙 논문상, 교수신문 주최 교수학술에세이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책 소개

이야기를 통해 펼쳐지는 원형의 기억

달을 품고서 일체를 아우른 절

오대산 월정사 이야기



이야기는 모든 것을 담는다. 역사적으로 발생한 사실과 객관적으로 증명된 지식뿐 아니라 신화, 전설, 상징에 깃든 깊은 의미까지, 시대의 벽을 뛰어넘어 현대와 먼 과거를 소통시킨다. 수천년전 천신과 산신이 자리하다가 부처와 어우러져 하나가 된 뒤, 신라시대부터 지금에 이르는 동안 개산조 자장 율사에서부터 근대의 한암, 탄허 스님에 이르기까지 많은 뛰어난 선지식들을 배출해낸 곳 월정사.



이 책 『달을 품고서 일체를 아우른 절, 오대산 월정사 이야기』는 약 1400년의 깊은 역사를 가진 월정사에 대한 원형의 기억을 서서히 풀어내어 현재에 닿도록 전달해 준다. 스물한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었으며, 사실과 사실의 틈 사이에는 상상력을 통한 소설적인 재미가 추가되었다.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설명과 함께 소설적 재미가 풍부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독자들로 하여금 이야기의 연결을 상상하도록 돕는다. 또한 풍부한 사진자료와 증언을 인용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법보신문》에 10대 불교학자로 선정된 바 있으며, 『신라인의 마음으로 삼국유사를 읽는다』의 저자인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이도흠 교수가 맛깔스러운 문체로 재미있게 풀어쓴 이 책은, 자장 율사가 터를 고른 일, 구정 선사가 솥을 아홉 번이나 바꾸어 걸은 끝에 도통한 일, 문수보살이 나투어 세조의 등을 밀어준 이야기, 국군에 맞서서 정좌한 채로 절을 지켜낸 한암 스님에 대한 이야기 등, 월정사에 대해 궁금한 모든 것을 쉽고 흥미로운 형태로 들려준다.







목차



머리글



제1장-오대산 월정사, 화엄의 으뜸도량

첫째 이야기 마당 자장 율사, 월정사를 세우다

둘째 이야기 마당 월정사를 중창한 신효 거사와 신의 두타

셋째 이야기 마당 오대산신과 부처가 하나가 된 내력

넷째 이야기 마당 신라최고의 성군 성덕왕, 오대산에 화엄만다라를 조성하다

다섯째 이야기 마당 신라 최고 미인, 수로 부인이 월정사로 오다가 겪은 일

여섯째 이야기 마당 구정 선사, 솥을 아홉 번이나 바꾸어 걸다

일곱째 이야기 마당 문수동자가 세조의 등을 밀어주다



제2장-월정사를 장엄하신 조사들

여덟째 이야기 마당 한마디 말로 북대의 나한상을 움직인 나옹 화상 혜근

아홉째 이야기 마당 월정사를 중창한 종마루, 사명 대사

열째 이야기 마당 한암 스님, 온몸으로 한국불교와 상원사를 지키다

열한째 이야기 마당 탄허 스님, 화엄의 꽃을 피우며 삼교에 회통하다

열두째 이야기 마당 오대산의 중창주 되신 만화 스님



제3장-월정사를 품어주고 꾸며주는 것들

열셋째 이야기 마당 부드럽고 너른 품을 가진 어머니산, 오대산

열넷째 이야기 마당 일주문과 전나무 숲길, 그리고 월정사 이름에 깃든 의미

열다섯째 이야기 마당 불법 수호 신장인 사천왕과 아름다운 벽화

열여섯째 이야기 마당 팔각9층석탑, 팔정도를 통한 수직지향의 미학

열일곱째 이야기 마당 지극한 마음으로 공양을 올리는 독특한 양식의 석조보살좌상

열여덟째 이야기 마당 고승의 수행정진의 결정체, 부도탑

열아홉째 이야기 마당 삼재가 들지 않는 터에 자리한 오대산 사고

스무째 이야기 마당 한무외, 오대산에서 득도하여 신선이 되다

스물한째 이야기 마당 한국 종의 남상, 상원사 동종



글을 마치며

이 산과 절의 아름다움을 호흡하는 그 자리에 부처님이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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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복

▹(주)에싸 건설사업부 사장 ▹공학박사 ▹국토교통부 도로안전국민참여단 ▹행정안전부 방재,안전교육전문인력 ▹경상북도 심의위원 ▹대구광역시 건축안전자문단 ▹울산광역시 건축안전자문단 ▹제주특별자치도 심의위원 ▹경주시 안전관리자문단 ▹울주군 도시계획위원 ▹예천군 건축위원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자문위원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자문위원 ▹한국토지주택공사 심의위원 ▹국가기술자격 감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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