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06

Namgok Lee 독서 vs 명상, 정명(正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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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gok Lee

일일부독서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구절은 안중근 의사의 글로 널리 알려진 말이다.
‘독서(讀書)’는 인류의 보편적인 지적 자산과 만나는 통로다. 
형극(荊棘)이 생긴다는 것은 자신의 아집이 주는 괴로움이다. 
아집이 가시처럼 입 안을 찌르는 것을 자각한다면, 
독서가 단지 지식을 넓히고 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수행으로 되는 것이다.

요즘은 이 말이 실감날 때가 많다. 명상도 해보지만, 나에게는 독서가 더 익숙한 명상일 때가 많다. 

독서는 나와 저자와의 대화다.
때로는 시대와 시대의 대화, 이편과 저편의 대화다.

수요 논어 산책이 앞으로 두 번 남았다.


다음 주는 자로(子路)편을 다룬다.

이 편에서는 정치에 대한 문답이 많고, 특히 정명(正名)론은 당시의 구체적인 역사적 배경에서 나온 말이지만, 시대를 넘어 보편적인 정치의 과제를 논하는데 아주 좋은 테마로 생각된다.
나는 60대에 논어를 처음 읽으면서 
그 역사적 배경을 모른채 정명(正名)이라는 말을 접하는 순간
  ‘시대정신을 실현할 수 있는 종합철학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는 뜻으로 바로 다가왔다. 
내 자신이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우리 시대 정치의 혼돈에  대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이 이 문장 속에서 읽힌 것이다.
나중에 천천히 전통적인 여러 해설도 보면서 그 역사적 배경 등을 알게 되었지만, 
나는 내가 읽은 방식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단어를 나 자신의 테마, 이 시대의 테마로 읽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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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와 공자의 대화다.

. “위나라 임금께서 선생님께 정치를 맡기신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하시겠습니까?”
 “반드시 명(名)을 바로 세울 것이다.”
 “현실과는 먼 말씀이 아니신지요. 어찌 명(名)을 먼저 세운다 하십니까?”
. “자로야, 너는 참 비속하구나. 군자는 자기가 알지 못하는 일에는 입을 다무는 법이다. 명이 바로 서지 않으면 말이 불순해지고, 말이 불순해지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예악이 일어나지 못하고, 예악이 일어나지 못하면 형벌이 적절하게 집행되지 못하고, 형벌이 잘 집행되지 않으면 백성들이 손발 둘 곳이 없게 된다. 

따라서 군자가 명을 바로 세우면 반드시 말이 서고, 말이 서면 반드시 행해지게 될 것이니, 
군자는 말을 세움에 있어 조금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13-3) 
子路曰, 衛君 待子而爲政 子將奚先 子曰, 必也正名乎 子路曰, 有是哉 子之迂也 奚其正 
子曰, 野哉 由也. 君子於其所不知 蓋闕如也 名不正 則言不順 言不順 則事不成 事不成       則禮樂不興 禮樂不興 則刑罰不中 刑罰不中 則民無所措手足 故 君子名之 必可言也 言之      必可行也 君子於其言 無所苟而已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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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논어산책에서 만나게 된 인연으로 익산의 문화행사인  관례식에 어른 역할로 참여했다. 처음으로 옛 전통복식을 갖추고 이런 의식을 경험했다.
조선 시대 양반 사대부 가정에서 성인식으로 치룬 것을 재현한 것이다.
단지 옛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우선 하나는 이것이 신분계급제와 가부장제 사회에서 소수의 상류 지배층 문화여서 그 자체로는 현대의 삶과 너무 멀다는 것이다. 그 시대의 문화의 한 단면을 고증하는 정도의 의미는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드는 생각은  지금의 교육 환경을 생각하면서 고등학교 1학년 정도의 학생들에게 보편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그런 방식의 의식(儀式) 같은 것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사실 15~6세의 나이는 인생의 사이클에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는 대단히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를 입시나 취업 시험을 위한 교육으로 온통 보내게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교육의 최대 문제로 보인다.

비록 지금의 교육환경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을지 모르고, 더구나 일률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피해야 하겠지만, 개별 고등학교가 선택하고, 또 그 학교 안에서도 개개인이 자유의사로 선택해서 해 볼 수 있는 그런 방식의 프로그램이 없을까 하는 것을 교육계에 제안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