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0

법화경 - 불교신문

법화경 - 불교신문

법화경

승인 2007.10.13

 

“제법 실상의 이치 보여줘”


부처님께서 무량의처삼매에 드시니 하늘에서 가지가지 꽃이 뿌려지고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큰 광명을 놓으시는 등 헤아릴 수 없는 신통변화를 나타내시니 미륵보살이 대중을 대표하여 문수보살에게 그러한 신통변화가 나타난 까닭을 물었다. 문수는 과거의 부처님이 <법화경(法華經)>을 설할 때 반드시 이러한 상서가 나타났는데 이제 또 그러하니 <법화경>을 설하실 게 틀림없다고 대답한다.

‘서품’에 나오는 이 말은 과거의 부처님이 항상 <법화경>을 설해 왔다 하여 이 경의 특별함을 강조하고 있다.

<법화경>은 <묘법연화경>을 줄여 부르는 말로 범어 이름은 삿다르마 푼다리카 수트라(Sadharmapundarika-sutra)이다. 연꽃이 물에 자라되 물에 젖지 않는 처염상정(處染常淨)의 뜻을 묘법이라 하여 붙인 말이다. 한역본에 7가지가 있으나 구마라습역의 <묘법연화경>이 가장 널리 유통되었으며, 달마급다의 역은 <첨품묘법연화경>으로 제명되었고, 또 법호가 번역한 <정법화경>도 유명하여 이의 3본이 번역이 잘 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예로부터 “뭇 별 가운데 달이 으뜸이듯이 수많은 경전 가운데 법화경이 으뜸”이라고 한 경의 말을 인용, 이 경이 최고의 경전이라고 주장해 오기도 했다. 이 경을 의지하여 생긴 종파도 여러 개며 중국불교사상 유명한 천태지의(天台智)대사의 천태교관은 <법화경>을 연구하여 수립한 것이다. <화엄경>과 쌍벽을 이루어 <법화경>은 천태교학의 체계를 성립시키고 <화엄경>은 화엄교학의 체계를 수립하여 중국 교학사상 가장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천태교학 정돈…화엄경과 쌍벽

적문.본문으로 구성…총 28품

28품으로 되어 있는 전체 경문의 전반 후반을 적문(迹門)과 본문(本門)으로 구분하여 제법 실상의 이치를 천명하였는데 적문에서는 ‘방편품’이 가장 중요하고 본문은 ‘여래수량품’이 가장 중요한 품이다. <법화경>을 실교법문(實敎法門)이라 말하면서 삼승(三乘)의 방편으로 설한 권교(權敎)를 모아 구경 일불승(一佛乘)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으로 대의를 삼는다. 이를 회삼승귀일승(會三乘歸一乘)이라 말해왔다.

‘방편품’에서 부처님의 일대사 인연을 밝힌 대목과 제법실상을 밝힌 10여시설(十如是說)은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사리불이여, 모든 부처님들은 일대사 인연 때문에 세상에 출현하시느니라. 중생들로 하여금 여래의 지견을 열어주고, 보여주고, 깨닫게 해주고, 들어오게 해주기 위하여 세상에 출현하시느니라.”

10여시설을 근거로 하여 천태 지자대사는 일념삼천설을 내세우기도 하였다.

‘여래수량품’에서 부처님은 이미 구원겁 전에 성불하셨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내가 정반왕궁에 태어나 출가하고 수도하여 도를 이루었다고 알고 있지만 나는 이미 구원겁 전에 성불하였느니라.”

본래성불의 이 이치를 바로 아는 것이 여래의 지견을 얻는 것이요, 이것이 바로 일승이라는 것이다.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여 진정으로 바라는 바는 중생이 무상보리를 이루는 것이다. 그 외에 어떤 것도 구경목적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성불의 길이 어디에 있는가? 천차별 만차별의 방편이 있을 수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경의 사구게(四句偈)에서 밝혀 놓은 실상법문을 깨닫는 것이다.

“천지 만유는 본래부터 항상 적멸한 모습 그대로다.(諸法從本來 常自寂滅相)

불자가 도를 닦고 나면 오는 세상에 부처가 되리라.(佛子行道已 來世得作佛)”

제법이 본래 적멸상이란 이 말씀이 일승의 묘법이다. 결국 고요한 적멸의 모습 그 하나를 보여 주신 것이다.

지안스님/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불교신문 2368호/ 10월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