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3

9월 녹색문명공부모임 정리 : 토마스 베리의 지구 법학 이야기 – 녹색아카데미

9월 녹색문명공부모임 정리 : 토마스 베리의 지구 법학 이야기 – 녹색아카데미



9월 녹색문명공부모임 정리 : 토마스 베리의 지구 법학 이야기
녹색아카데미2019년 9월 25일1



녹색아카데미는 매달 한번 녹색문명공부모임을 합니다. 이번 9월에는 ‘지구 법학’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조금은 생소하지만 듣고 보면 그렇게 낯설지는 않은 수긍할 수 있고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얘기가 많았습니다.

발표가 길기도 하고 내용이 많습니다. 다 읽으시기 보다는 관심있는 부분을 찾아서 보시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아래 글을 읽고 지구 법학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토마스 베리의 <황혼의 사색>을 참고해주세요.

2019년 9월 21일 녹색문명공부모임 : “토마스 베리와 코막 컬리넌의 지구 법학 이야기 : 자연의 권리, 이론과 현실”
발표 : 우석영 (녹색아카데미)
저서 : <21세기를 살았던 20세기 사상가들>, <낱말의 우주> 등 다수.

발표자료 PDF파일 (사용하실 때에는 출처를 밝혀주세요.)
GA_20190921_지구법학_우석영다운로드



목차

1. 왜 자연의 권리를 논하는가: 논의 배경
2. 토마스 베리(Thomas Berry)의 입장
3. 토마스 베리의 제안-법률개정 원칙 (<황혼의 사색>에 포함되어 있다)
4. 권리란 무엇인가: 도롱뇽도 권리를 지니는가?
5. 코막 컬리넌(Cormac Cullinan)의 입장과 토마스 베리 권리론 옹호
6. 권리의 충돌-컬리넌의 답변, 개와 강의 케이스 (<야생의 법>에 소개된 내용)
7. 지구법학의 시각에서 본 미세먼지 케이스(한국)
8. 자연의 권리-현대의 동향
9. 결어-자연의 권리를 법전에 명기하려면(한국)

토마스 베리, 코막 컬리넌, 지구 법학 모두 낯선 단어들이다. 우선 단어에 대해서 설명하고 시작하겠다. 지구, 법학, 이야기가 합쳐져서 거창한 얘기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지구 법학’은 영어 ‘jurisprudence’를 번역한 것이다. Jurisprudence는 법률이 기반하고 있는 법칙, 원리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으로, 쉬운 개념이다. 예를 들어서 ‘김영란법’을 제정한다고 하면, 왜 어떤 이유에서 이 법을 제정하는지에 대해 다루는 것이다.

‘지구 법학’이라는 담론에서 중요한 저작으로 다루어지는 것이 토마스 베리의 <황혼의 사색>이다. 이 책을 잠깐 소개한다면, 이 분이 2009년 돌아가시기 3년 전 90세 때 쓴 책이다. 토마스 베리 평생의 철학이 담긴 책이기 때문에 짧게 모두 소개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오늘 준비한 발표는 ‘자연의 권리’라는 측면에 맞추었다.

2006년도에 천성산 터널 반대 운동이 있었다. 대법원 판결을 보면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얘기할 것은 ‘자연권’이라는 말이다. 자연권은 ‘natural right’을 말하는 건데, 이것은 인간의 권리이다. 인간이 자연적으로 얻은 권리를 말한다. 우리가 지금 얘기하는 지구의 권리, 자연의 권리, 생태계의 권리와는 구분해주어야 한다.

이 발표에서 다루는 책은 다음 세 권이다.
토마스 베리, <황혼의 사색> (Evening Thoughts)
토마스 베리, <위대한 과업> (The Great Work)
코막 컬리넌, <야생의 법> (Wild Law: a Manifesto for earth Justice)
[그림 1] 토마스 베리와 코막 컬리넌의 저서

본 발표의 핵심을 질문으로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자연(동물/지구)에도 권리라는 개념이 적용 가능한가?
권리란 무엇인가?
천성산 도롱뇽 케이스(2006)의 판결은 옳았는가? (한국)
자연의 권리를 위해 인권이 제한될 수 있는가?
만일 그렇다면, 언제 그러한 제한이 가능한가?
자연의 권리가 법전에 명기된 적이 있는가?
자연의 권리를 법전에 명기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한국)

1번에서, 자연에도 권리라는 개념이 적용 가능한가. 권리라는 말을 생각해보면 인류의 진보, 민주주의의 역사에서 ‘권리’는 상당히 중요한 개념이다. 아동의 권리, 흑인의 권리, 여성의 권리, 이렇게 권리가 확장되어온 역사이다. 인간에게만 적용되어온 권리라는 개념이 인간 바깥에 적용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그런데 철학자마다 윤리학자마다 얘기가 조금 다르기는 하다. 미국에 홈즈 롤스톤 3세(Holmes Rolston III)라는 저명한 윤리학자가 있는데, 이 분은 자연에 어떻게 권리라는 개념을 적용시키냐 불가능하다라고 말한다. 지금은 입장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 학자마다 다른 관점을 보인다.

2번, 권리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해보겠다. 권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머리 속에 뭔가 떠오르는 게 있는가? 우리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것이 무엇인지 다 알고 있다. 그런데 떠오르는 게 없다면, 권리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말이다. 우리가 설명할 수 있을 때 ‘안다’고 할 수 있다.

3번, 2006년 천성산 판결이 옳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려고 한다.

4번, 자연의 권리와 인권 제한. 예를 들어 천성산 터널을 뚫어서 이득을 보게 될 인간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해볼 수 있겠다.

5번, 자연의 권리를 위해 인권을 제한할 수 있다면 언제 그렇게 할 수 있는가.

6번, 자연의 권리가, 전세계적으로 법전에 몇기된 적이 있는가? 실제로 계속 법전에 오르고 있다.

7번, 한국에서 자연의 권리를 법전에 올리려면 필요한 것은 무엇이겠는가 하는 질문.

1장. 왜 자연의 권리를 논하는가: 논의 배경

1번은 익숙한 내용이라 생략하겠지만, ‘지구 전체의 기후교란, 기후위기’ 문제는 현재의 사안이라 조금 다루겠다. 곧 유엔기후정상회의가 있고, 그걸 기점으로 기후파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림 2] 기후위기는 현재 인류에게 닥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이다.

2019년 18개국의 967개 지방정부에서 ‘기후 위기’를 선포했다. 중앙정부에서 선포한 나라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시 이하의 작은 지방정부에서 선포했다. 아마도 선포 이후 계속 늘어나서 지금은 더 늘어났을 것 같다.

지구 법학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주목하는 내용 중에 과학자들이 지적하는 여러가지 얘기들이 있다. 너무 많은 종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 기후위기라고 불러야할 정도의 엄청난 교란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새로운 현실인데, 이전에 이런 사실을 인간법학과 인간법학에 기반한 법률들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조화롭게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지구 법학자들의 주장이다.

2장. 토마스 베리의 입장
[그림 3] 토마스 베리. 1914-2001. (출처: Thomasberry.org)

토마스 베리의 입장은 <황혼의 사색>의 내용을 위주로 소개하겠다. 그 전에 이분에 대해 소개를 하겠다. 2009년에 돌아가셨고, 올해가 10주기라 전기가 출간되었다.

토마스 베리는 신부이자 생태사상가, 문화사학자, 우주론자, 생태신학자, 지구학자이다. 미국 노쓰 캐롤라이나 주 그린스보로 출생으로, 13남매 중 세 번째로 태어났다. 토마스 아퀴나스를 좋아해서 이른 나이에 예수 고난회에 입회했고, 이때 이름을 ‘토마스’로 바꾸었다.

10년 쯤 후에 가톨릭 사제로 임명되었고, 그 뒤에 카톨릭대학교(CUA; The Catholic University of America)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했다. 1956~62년에는 중국어와 산스크리트어를 배우고, 중국와 인도 문화사 강사를 했다. 1966~1979년에는 포담대학교(Fordham University)의 종교사 대학원에서 프로그램 디렉터를 했다.

1970~95년 리버데일(Riverdale) 종교연구센터를 창립하고 소장으로 일했다. 1975~87년에는 미국 떼이야르 드 샤르댕 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떼이야르 드 샤르댕은 ‘인간은 우주의 의식이다’, ‘우주가 자신을 의식하는 한 방식이 인간이다’라고 본다.

장회익선생님의 온생명론과 비슷한 면이 있는데, 이런 철학의 거두가 샤르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샤르댕의 학회 회장을 토마스 베리가 한 것을 보면 토마스 베리의 성향이 어떤지 알 수 있다.

토마스 베리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신생대의 마지막 시대이고, 우리가 이 시대를 벗어나서 생태문명을 만들어야 한다, ‘생태대(Ecozoic Era)로 가야한다고 1999년에 얘기했다. 발표자가 보기에는 우리나라의 ‘개벽사상’과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저서로는 1968년 <불교>, 1972년 <인도의 종교>, 1988년 <지구의 꿈>, 1991년 공저 <지구와 친구되기>, 1992년 공저 <우주 이야기> 등이 있다. 그리고 지구 법학과 관련해서 토마스 베리의 <위대한 과업>(1999), <황혼의 사색>(2006)이 계속 언급되고 있다. 토마스 베리의 <황혼의 사색>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림 4] 토마스 베리의 저서 중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는 문화적 병리 현상과 관련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 “20세기에 진행된 생태계에 대한 총체적 파괴행위는 경제적 병리현상이기 이전에 문화적 병리현상이다.” 기업의 생산활동, 소비활동 이런 경제활동의 바탕에 문화적인 병리가 있고 이것을 뿌리부터 근본적으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치료도 ‘문화적 치료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문화적 치료법’이라는 말은 발표자가 보기에는 좀 모호한 면이 있다. 발표자가 보기에는, 이 말에는 일상문화와 제도의 근간이 되는 멘텔리티를 함축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뒤에 이어, 다음과 같이 어떤 멘텔리티가 문제인지 지적한다.

-우주/지구의 성질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
-인간과 우주/지구가 서로 상호작용하고 있는데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빌헬름 슈미트의 책에 ‘생태적 자기’라는 말이 나오는데, 생태적인 연관관계 속에서만 살아가고 있는 생각하는 자아와 연관)
-지구는 단일공동체. 지구가 하나의 공동체인데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성장 신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이해하면 지구공동체에 속한 모든 존재자(구성요소)들의 천부적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토마스 베리는 본다. 그래서 지구 내 자연(물)/지연세계의 권리와 관련된 법률개정 원칙을 위 책에서 제안하고 있다.
즉, 토마스 베리는 자연의 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주를 잘 이해해야한다고 본다. 우주공동체의 주체는 권리를 지니는데 우주를 잘 모르면 어렵다는 말이다.

우주 (1)

그렇다면 우주란 무엇인가. 지구도 단일체이지만 우주도 단일체이다. 서로 묶여 있고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자들의 공동체이다. 우주의 모든 변화는 하나의 이야기로서 가장 잘 이해되며, 21세기 인간공동체에게 필요한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주의 위대한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다. ‘우주 이야기’가 21세기 인류의 여정을 인도해야만 한다.

우주 (2)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려면 기능하는 우주에 관한 이야기/담론(funtional cosmology)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능하는 우주가 뭔지 이해해야 한다.
기능하는 우주(우주 과정/우주 요소)에는 세 가지가 있다.
(1) 첫 번째, 분화(Differentiation). 우주의 구성 요소들이 가지를 펼쳐나간다는 것이다.
(2) 두 번째, 자발적 자기조직화(Subjectivity/Spontaneous Self-Organization). 장회익선생님의 [과학과 메타과학]에서 토마스 베리가 무기물도 주체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3) 세 번째, 친교(Communion/Bonding).

우주 (3)
데카르트 이후 서구의 우주관은 우주를 ‘객체들의 집합’으로 본다. 토마스 베리가 제시하는 새로운 우주관은 우주가 ‘주체들의 친교(과정), Communion of Subjects이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권리에 대해서 얘기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우주는 언제나, 어디서나, 그 안의 개별적인 것들의 나타남들 속에서 친교 상태를 유지한다.

우주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정 공동체 내 친교하는 주체라면, 특정 공동체 내에서 권리를 지닌다. 즉 주체이므로 권리를 지닌다.

주체라는 문제

여기서 질문 : 그렇다면 무엇이 주체성의 요건인가? 누가 ‘친교하는 주체’인가?
주체성의 요건에 대한 톰 리건(Tom Regan, 동물권 운동을 하는 학자)의 기준
– 삶의 주체는 적어도 1세 이상의 포유류여야 한다.
– 왜냐하면 1세 이상의 포유류는 다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믿음과 욕망 / 지각능력, 기억, 미래감 / 쾌락과 고통(공리주의적 전통) / 선호, 복지 이익 / 욕구와 목적 달성을 위해 행동개시 / 심리적 동일성 / 복지의 개별성.

주체성의 요건에 대한 토마스 베리의 답변
– 내적 세계를 가졌다면 모두가 주체이다.
– 누가 내적 세계를 지니고 있는가? : 포유동물을 비롯한 동물, 모든 생물, 무기체.

토마스 베리는 무기체들도 “살아 있는 영혼에 해당하는 것을 존재의 내적 원리로 지니고 있다”고 본다. 발표자로서는 이 말이 잘 와닿지 않았다. <위대한 과업>에 좀 더 와닿는 표현이 있다. “자기만의 내적 표현양식(inner articulation)과 고유한 자발성(unique spontaneities).”

그래서 토마스 베리는 우주를 영적 실재로 본다. 우주는 내적 세계를 지닌 주체들의 친교 과정이다. 이는 영적 영역에 속하는 교제를 말한다. 우주는 물리적 실재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 영적 실재이다. “우주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는 은하계의 이야기, 지구 이야기이며 생명영적 이야기이다.”(<황혼의 사색, 61쪽)

이는 샤르댕학파의 얘기와 동일하다. 이러한 사실을 자각할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현재의 지구 생태계 파괴 상황을 치료하며 생태대(Ecozoic Era)로 나아갈 수 있다.

친교라는 문제

우리도 녹색아카데미라는 작은 공동체의 멤버이다. 서로 친교하는지? 인간들은 늘 어떤 식으로든 친교하고 있다. 알게 모르게. 토마스 베리의 질문 : 정말 각 구성원/개별자/존재자들은 친교하는가?토마스 베리의 답변 :-각자는 다른 구성원들과 선물을 교환한다.(친교성)-각자는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얽혀 있어야 한다.(연속성)-각자는 기능하는 우주에 꼭 필요한 가능을 보태며 우주/지구에 통합된 채로만 존재한다.(통합성)

탄소와 인간 : 연속성, 통합성

인간과 인간의 모든 능력은 자연세계와 연속선상에 있다. 인간이 이성적, 영적 존재로 살아가려면 탄소가 꼭 있어야 한다. 또한 인간이 지구 안에서 자기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탄소를 필요로 하며, 이는 곧 인간이 이 지구에 통합되어 있음을 뜻한다고 발표자는 해석한다.

토마스 베리는 지구와 인간 모두 멤버인 원 커뮤니티로 세계를 본다. 지구가 최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인류의 1차 귀속 공동체이다.

지구 법학(Earth Jurisprudence)의 필요성

영미의 법은 자연물의 세계를 인간의 소유물로 여길 뿐, 우주나 지구에 적용되는 큰 원리에 사고를 열어두지 않는다. 미국의 헌법 기초자들은 ‘정부의 제재 없는 사유재산권 등 개인이 누리는 새로운 권리’에 관심을 두었는데, 이 정신이 무한정 지구 자연을 약탈하는 기업체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확대 적용되어 왔다.
이에 기업이나 국가가 아니라 지구를 제1 보호대상을 인식하는 새로운 법과 법학이 더욱 필요하다고 토마스 베리는 본다.

3장. 토마스 베리의 제안

법률개정 원칙 (1)

<법률 개정을 위한 10가지 원칙> (167쪽. 중요 대목)
(1) 권리는 존재가 기원하는 곳에서 기원한다. 존재를 결정하는 것이 권리를 결정한다. (존재한다면 권리가 있다)
(2) 지구 내 자연세계는 인권의 원천과 동일한 원천, 즉 우주로부터 그 자체의 권리를 가진다.
(3) 우주는 주체들의 친교이며, 주체들로서 우주의 각 구성원들(component members)은 권리를 가질 수 있다

법률개정 원칙(2)

지구의 모든 구성원들은 세 가지 권리를 지닌다.
(1) 존재할 권리
(2) 서식지(장소)에서 서식(존속)할 권리
(3) 끊임없이 갱신되는 지구공동체 과정 속에서 제 역할 수행할 권리

※존 로크의 이론과 유사하다. (인간의 지평->지구의 지평) 인간의 권리(인권)가 자연 상태의 다른 존재자들이 가지는 권리를 무효화하지 못한다(do not cancel out). 인간의 소유권은 절대적이지 않다

4장. 권리란 무엇인가: 도롱뇽의 사례

권리란 무엇인가. 우주(자연)나 국가 등이 인간에 부여한 것이 권리이다. 법적 권리란 법적으로 보호되는 인간의 이익이다. 권리주체(이익보유자)/의무부담자(이익침해자)라는 쌍방적 법적 관계 속에서 이해되어온 개념이다. 권리/의무 같은 용어에는 관계 당사자간 이익 충돌이라는 함축이 있다.

데이비드 드그라지아는 <동물권>에서 권리에 대한 네 가지 정의를 내리고 있다. (David DeGrazia, <Animal Rights>)
(1) 도덕적 지위가 있다는 의미의 권리 : 개를 때려서는 안되지만, 사람을 때리는 것은 개를 때리는 것보다 더 나쁘다.
(2) 동등하게 취급된다는 의미에서의 권리 : 개를 때리는 행동은 사람을 때리는 행동만큼이나 나쁘다, 맞지않을 권리에서는 개와 사람이 동등하다.
(3) 공리주의적 의미에서의 권리 : 어느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공공의 행복을 증대 혹은 최대화하는가를 ‘우선 기준’으로 삼는다.
(4) 공리주의를 초월하는 의미에서의 권리 : 문제가 되는 권리는 사회공동체의 이익을 저해하더라도 무조건/절대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는 의미. 개를 때리는 행동은 그것이 설혹 사회의 부와 행복을 창출하더라도 무조건 금지되어야 한다(Tom Regan, Evelyn Pluhar).

공리주의를 초월하는 의미에서의 ‘양도될 수 없는 절대권리’가 표현된 인간법학의 예

(1) 1776년 토마스 제퍼슨이 기초를 마련한 미국독립선언문에 이러한 절대권리가 표현되어 있다. “창조주는 양도될 수 없는 일정한 권리를 인간에게 부여… 생명권, 자유권, 행복추구권이 이런 권리에 속한다.”
(2) 1789년 프랑스 헌법제정국민의회가 제정한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제 1조, “인간은 자유롭게 그리고 권리에서 평등하게 태어나며 그렇게 존속한다.”제2조, “자유권, 소유권, 안전권, 저항권” 표시.제17조에서는 소유권을 “불가침의 거룩한 권리”라고 명시하고 있다.
(3) 로베스 피에르인권선언수정안. 1792국민공회. 3항, 4항.“권리의평등은자연적으로부여되었다. 자유의제한은타인의권리를위해가능하다.”
(4) 베트남민주공화국독립선언문1945 서두. 모든인간은평등하게태어났고조물주는빼앗길수없는권리를모든인간에게부여했다.
(5) UN 세계인권선언1948. 1조. 모든인간은태어날때부터자유롭고존엄성과권리에서평등하다.

토마스 베리는 지구 법학의 관점에서, ‘양도될 수 없는 절대권리’를 다음과 같은 것이라고 보았을 것으로 발표자는 생각한다.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지구의 모든 구성원들은 양도될 수 없는 세 가지 절대권리를 지닌다.
(1)존재할 권리, (2)서식지(장소)에서 서식(존속)할 권리, (3)끊임없이 갱신되는 지구공동체 과정 속에서 자기 역할을 수행할 권리.

우리나라의 경우 : 천성산 도롱뇽의 권리?

2002년 12월 : 노무현 후보 천성산 터널 백지화 공약.
2003년 3월 : 노무현 대통령 “공사 중단하고 대안 노선 검토 추진”.
2003년 12월 : 천성산 구간(울산-부산 간 천성산 구간) 착공.
2004년 8~11월 : 공사중단.2005년 8~11월: 공사중단.
2006년 6월 : 대법원 판결. 공사 재개 허가 결정.
2008년 12월 : 터널 공사 완공.
2010년 11월 : KTX 천성산 터널 운행 시작.

5장. 코막 컬리넌의 입장과 토마스 베리의 권리론 옹호

‘천성산 도롱뇽’ 대법원 판결(2006년)은 옳았는가? : 인간법학의 권리 이해로 본 도롱뇽의 권리

양도될 수 없는 절대권리가 이들에게 있는가? 이들은 권리 주체가 아니므로 이런 질문 생각되지 않았다. 법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이익을 가지지 않는다. 이익을 침해 받을 수 있는 법적 관계의 구성원이 아니다. 침해 받은 부분에 대해 청구할 수 있는 청구권자가 아니다. 후견인이 존재하지도 않는 권리를 대신하여 청구권을 행사할 수도 없다.[그림 5] 토마스 베리와 코막 컬리넌(오른쪽). (출처: slideplayer)

인간법학의 권리 이해는 정당한가(옳은가)에 대한 컬리넌의 답변

-인간법학의 틀에서 도출된 법으로 자연(이 경우 도롱뇽과 천성산)의 권리 문제를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고 타당한가(바람직한가)?

-자연이 권리를 지닌다고 생각할 수 있는가?-그렇다면 왜 그런가?


= 컬리넌의 답변

지혜로운 초월-지구법학의 틀로 이동해야 한다. 인간법학의 틀에서는 자연의 권리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베리의 논리와 논거는 인간법학의 틀에서 자연권을 다룰 때 제출될 수밖에 없는 복잡한 질문을 지혜롭게 초월한다. “만일 현행 법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방식의 권리라는 용어가 지구 공동체 내 다른 구성원들에게 적용될 수 없다면, 그것은 단순히 이 법 시스템이 이들의 존재의 현실을 반영할 정도로 충분히 발전되지 못했음을 지시할 뿐”이다.(Cormac Cullinan, Wild Law, Kindle Loc 104)

자연의 권리-컬리넌이 제시하는 과제

인간법학의 틀이 아니라 지구법학의 틀에서 자연의 권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이 다른 생물종이나 자연환경에게 “권리를 하사해 주셔야”(should deign to grant) 할지 말지에 관한 사안 아니다. “그들은 이미 그 (자유로서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법 시스템이 그것을 생각할 역량이 되지 못하여 보이지 않을 뿐”이다.(Cormac Cullinan, ibid, Kindle Loc 108)

인간법학을 확장하여 지구 내 모든 구성원을 위한 법학으로 만들기는 인간중심주의적이기 때문에 옳지 않다. 인간법학과 인간 가버넌스가 지구의 가버넌스라는 더 큰 시스템의 일부임을 인정하고, 더 큰 시스템을 존중하는 것. 이것이 열쇠다.(Cormac Cullinan, ibid, Kindle Loc. p.108)

6장과 7장은 생략합니다.

8. 자연의 권리-현대의 동향 : 첨부파일 참조

9. 결어-자연의 권리를 법전에 명기하려면(한국)

“모든 위대한 운동은 세 단계를 경험해야만 한다. 조롱, 토론, 채택이 그것이다.” –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06~1873) (David Boyd, <The Rights of Nature>, Kindle Loc. 2888에서 재인용)

앎과 경험이 판단을 결정한다는 것이 발표자의 생각이다. 개/도롱뇽/산/강/폐호흡동물 등의 존재론적/생태적 지위에 관한 인간의 과학(앎), 사상 그리고 이들과 인간이 맺어온 관계 경험, 인간 자신(의 존재론적 지위)에 관한 인간의 과학(앎), 사상, 이런 것들이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갈 길이 멀다. 개인의 측면에서는, 생태적자기[자아]/단일공동체지구/주체들과의친교 관점의 혁명이 필요하다. 한국전체의 측면에서는 자연의 권리를 명기하는 생태헌법은 두 개의 큰 산 너머에 있다. 한국국익주의(홍익한국)(<-150년간의 르상티망[오래 묵은 원한/자기다움의 부재/타자에 자기를 비추는 정신])의 철학은 문제가 있다. 현 동북아 국제정치질서는 이것을 부추기고 있다. 자원환원주의[구태의 지구관/우주관] 관점을 넘어서야 한다.

산 넘어 산-남는 질문들
토마스 베리의 우주론/주체론은 충분히 발전된 것이며 과학정합적 담론인가? (e.g. 미생물학. 물리학)
우주가 영적 실재라는 토마스 베리의 생각은 타당한가? 무기체도 “내적 세계”를 지니는 영적 실재인가?
내적 세계를 지니는 존재자의 단위/권리 주체의 단위는 무엇인가? 어떤 단위(질서체계)가 “내적 표현양식”과 “고유한 자발성”을 가지고 있는가? 낙동강 OK? 자그마한 웅덩이?
자연의 권리를 보호하는 경제 모델, 이른바 순환 경제의 모델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우리는 우주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만우리 자신을 이해할 수 있으며 저 위대한 생명의 공동체 안에서만 우리의 본래 역할을 알 수 있다.”토마스 베리




“식물과 동물은 우리의 옛 모습, 앞으로 되어야 할모습이다. 우리는 그들처럼 자연이었으니, 우리의 문화가 우리를 이성과 자유의 길을 통해 자연으로 다시 데려가는 것이 옳다.” 프리드리히 실러

2019년 9월 25일
요약, 정리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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