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0

希修 '正名'도 못/안 하는 사람에게 무려 '道'를 말할 자격이 있을까? '正名' 正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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希修

< '正名'도 못/안 하는 사람에게 무려 '道'를 말할 자격이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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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너를 구할 수 없다. 제사 지낸다고 해서 연못에 가라앉은 돌이 떠오르진 않는다"고 석가모니 부처님이 말씀하셨으니, 부처님상에 음식, 돈 바치면서 이승에서의 건강과 성공을 빌고 "1천만원짜리 49제를 지내면 5백만원짜리 49제를 지내는 것보다 더 좋은 곳으로 망자를 보내드릴 수 있다"라는 '영업'을 하는 것만큼 석가를 모욕하는 일도 없지만.. 

자꾸 이런 거 따지면 나보고 '인간에 대한 이해/자비심 없는 인간', '타인의 신앙을 존중할 줄 모르는 인간'이라고 하니 (타인의 미신도 존중하면서 왜 정작 자신이 공경한다는 석가의 말은 무시하고서 정반대로 가는지 의문), 여기까지는 억지로 억지로 그렇다 치겠다. 하지만 석가도 아닌 흰 호랑이를 숭배하는 종교가 있다면 아무리 양보해도 그건 '불교'라 볼 수 없지 않을까? 차라리 쿨하게 '백호교'라 명명한다면 그야말로 '신앙의 자유'로 존중하고 그 정직함을 인정하겠지만, 백호를 숭배하면서 불교라 부르는 건 석가의 이름을 도용하는 지적 부정직이며, 이런 지적 부정직이 무엇에서 기인하는지는 더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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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으로부터 조상을 구해 내는 자비/선행" 같은 걸 가르치는 이가 있다면, 그는 내 소견으로는 Buddhist도, Daoist도, Confucianist도, Christian도 아니다. 석가, 노자, 장자, 공자, 예수 그 누구도 신의 섭리나 대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지옥으로부터 조상을 구해 내는" 따위의 일이 인간에게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난 모르겠으나, 설사 그게 가능하다 해도 그런 걸 가르치는 집단은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워야지, 그런 걸 가르치면서 여태껏 존재했던 聖人이나 종교/철학의 이름을 참칭한다면 이런 부정직이 어떻게 '영성' 혹은 '철학'이 될 수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그런 걸 가르치는 이가 인간적으로 '따뜻'한지 어떤지, 의식차원에서의 그의 목적이 '선량'한지 어떤지와 전혀 무관하게. (그 포장 아래에 감추어진, 잠재의식에서의 진짜 의도가 중요한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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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슐츠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윌리엄 페리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샘넌 전 상원 군사위원장, 로버트슨 스탠포드 대학교 공대 교수이자 엘리자베스의 은사, 루퍼트 머독 폭스 뉴스 회장, 벤처 투자자이며 드레이퍼 대학 설립자 팀 드레이퍼, 거물 IT투자자 도널드 루커스,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 대형 슈퍼마켓 세이프웨이, 대형 약국체인 월그린 등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거물들이 어마어마한 후광효과를 만들어주고 농락당"한 Theranos 사건은, 타인/세상을 위한다는 고상한 대의명분만 가지면 인간은 얼마든지 자신과 타인을 속일 수 있음을 증명하는 일례에 불과하다. '사기'라는 것은 사실 '평범한' 인간들 쌍방의 욕망이 맞아떨어져 서로 눈가리고 아웅한 결과일 뿐, '순진한 피해자'가 '악의로 가득찬 가해자'에게 일방적으로 당해서 일어나는 건 아닌 경우도 많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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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grity조차 갖추지 못한 ( = either 양심/윤리의 문제 or 철학적 깊이/능력의 문제) 이들이 '민족정기'와 '道'를 논하는 것을 보자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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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익의 '스타트업']  테라노스의 교훈
주종익
발행일 2019-06-17 

지위가 높고 학식 높은 사람 말은
무조건 믿는 '극장의 우상'
미모에 학식, 세계적인 거물들로
장벽을 치자 묻지도 않고 믿어
사기꾼들은 이런 심리를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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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에버스핀 감사

테라노스는 피 한 방울로 250여종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의료장비 에디슨을 개발한 실리콘밸리의 최고 메디컬 스타트업이었다.

스탠퍼드 대학 화공과를 중퇴한 미모의 엘리자베스 홈즈가 19살에 설립한 회사로 기업가치가 10조원에 달하였던 기업이었으나 월스트리트 저널의 존 캐리루의 끈질긴 추적조사 끝에 2015년 사기임이 들통나면서 지금은 파산기업이 되었다.

조지 슐츠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윌리엄 페리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샘넌 전 상원 군사위원장, 로버트슨 스탠포드 대학교 공대 교수이자 엘리자베스의 은사, 루퍼트 머독 폭스 뉴스 회장, 벤처 투자자이며 드레이퍼 대학 설립자 팀 드레이퍼, 거물 IT투자자 도널드 루커스,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 대형 슈퍼마켓 세이프웨이, 대형 약국체인 월그린 등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거물들이 어마어마한 후광효과를 만들어주고 사기에 농락당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1.스티브 잡스 함정: 엘리자베스는 고등학교 때 소프트웨어 컴파일러를 개발해서 중국 대학에 팔면서 사업에 자신감을 얻었다. 미모와 학력과 야망을 겸비하고 있다고 자존감에 빠지면서 우상을 찾았다. 여자 스티브잡스 이름만 들어도 날뛸 일이다. 스티브 잡스 동일시 현상에 빠졌다. 베끼려면 스티브 잡스의 전 인생을 베껴야 하는데 성공한다는 결과만 모방했다. 이 세상에 스티브 잡스는 하나면 족하다. 르네 지라르는 '욕망의 모방'을 말했다. 욕망을 모방하려다 스티브 잡스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2.감추어진 배후: 인도 출신 서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전자상거래 프로그램을 커머스 원에 팔아 약 4천만달러를 벌었다. 서니는 엘리자베스와 동거를 하며 자신의 신분 상승 먹잇감으로 삼았고 엘리자베스는 서니를 신경안정제처럼 기대는 공범이었다.

3.극장의 우상과 첫인상 효과 콩깍지: 프랜시스 베이컨은 인간의 정신적 오류에 4가지 우상을 말했다. 그중 '극장의 우상'은 지위가 높고 학식 높은 사람이 말하는 것은 무조건 믿는 현상을 말한다. 콩깍지가 씌어 첫눈에 반하면 보이는 것이 없다. 미모에 학식과 세계적인 거물들로 장벽을 치자 모두가 묻지도 않고 믿어버렸다. 사기꾼들은 모두 이런 심리를 이용한다. 그 장벽의 첫 번째가 팀 드레이퍼, 로버트슨 교수, 도널드 루커스와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였다.

4.FOMO: FOMO(Fear of missing out)란 제외되면 손해를 볼 것 같은 두려움을 말한다. 홈쇼핑 호스트가 "곧 매진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지금 안 사면 손해 볼 것 같은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여유 있는 초기 투자자는 정보를 얻었을 때 바로 투자한다. '하나만 똑똑한 것 전략'은 돈에 여유 있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고위험 고수익 방법이다. 실패는 개의치 않는다. 친구의 아버지가 유명한 드레이퍼였다. 똑똑한 엘리자베스가 구상을 설명하자 그 자리에서 백만달러 수표를 끊어주었다. 첫 번째 펭귄(First Penguin)이 물속에 뛰어드니 나머지 펭귄은 그냥 뛰어들었다.

5.믿습니다: 믿음(Belief)의 세계는 종교만이 가능하다. 기업은 믿음의 세계가 아니라 사실(Fact)의 세계이다. 모든 일의 시작은 믿음으로 시작하지만 믿음-의심-검증-사실의 과정을 거쳐 사실의 세계로 발전할 때 성공한다. FDA 승인이나 의학 전문 지식투자자는 한 명도 없다. 확실한 제품도 없이 마케팅을 시작했다. 오직 성공한다는 믿음뿐이었다.

6.CEO갑질-변호사 만능: 미국의 CEO 권한은 하늘 같다. 의사결정이 100% 한사람에 집중돼있었다. 의심하거나 말 안 듣는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해고했다. 법률사무소와 유명한 데이비드 보이즈 변호사 등이 앞장서서 비싼 돈을 받으면서 악역을 담당했다. 생명을 다루는 일인데 어떻게 감히 FDA를 피해갈 생각을 했을까? 정신이 나간 법률가들이다.

7.거짓이 거짓을 낳는 리플리 증후군: 거짓말이 반복되면 점점 방법이 과격해지고 사실처럼 착각하는 것이 리플리 증후군이다. 사람을 차단시키고 물어보면 비밀이라는 말로 포장하고 나를 믿게 하는 거짓말을 끊임없이 했다.

/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에버스핀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