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선
14 m ·
<한국信연구소 오늘, 23.06.10(토)>
-횡성으로의 서재 이사와 토마스 베리-
지금까지 횡성과 서울 부암동으로 오가며 살았는데, 이제 횡성에 더 많이 있기 위해서 서재를 횡성으로 옮겼습니다. 글쓸 일이 있으면 서재가 있는 곳에 머무르며 그곳에 주로 있었는데 이제 그 서재를 횡성으로 옮겼으니 이곳이 더 집이 될 것같습니다.
그동안 손주들에게서 옮긴 감기가 잘 낫지를 않아서 고생했습니다. 병원약이 독해서 그런지 약먹고 더 힘들어서 남편과 나는 약을 끊고 비타민 씨와 유산균 등으로 열심히 노력했고, 이제 거의 물러갔습니다.
횡성 집의 여러 군데를 수선하고, 이층을 서재로 하기 위해 책장도 더 마련하고, 그 가운데서 지난 11월회 국제 퇴계학회 발표문, "퇴계 사상의 '信學'적 확장-참 인류세 시간을 위한 토대 마련하기"라는 글도 수정 보완이 끝나서 이제 곧 나오게 됩니다. 글이 너무 길어서 두 편으로 나누라는 심사자들의 권고대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횡성에 와서 첫번째로 읽게 된 책이 토마스 베리의 평전이네요. 두 여성 제자가 쓴 평전에
그가 어떻게 어린 시절 깊은 자연의 경험 속에서 먼저 세계 다양한 종교와 문명에 관심하게 되었고, 그것이 지구 전체의 생명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확장되었는지를 밝혀줍니다.
'위대한 과업 (great Work)'에 대한 의식을 떼이아르 드 샤르뎅으로부터 얻고, 그 실현을 위한 사명감으로 지구와 인간을 다시 이어주고자 94세까지 지구학자로 산 이야기입니다.
제국주의 착취와 아메리컨 인디언 학살의 서구 미국인이 아닌 동아시아 종교 문명권의 한국인으로서 인류세와 그것의 정의로운 방향, 그에 대한 두렵고도 떨리는 성찰을 한국학으로 하는 일이 저의 관심입니다.
마침 작년 변선환 출교 30년을 맞아 있었던 행사에 이어서 한국의 거의 모든 종교와 교파의 벽을 넘어서 40여 분의 사유가들이 함께 쓴 책이 나왔습니다. 남편 이정배 교수가 그 책을 받으러 어제 먼저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또 하나의 위대한 과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장벽을 이겨내고, 우리 시대의 새로운 종교와 문명의 갈 길을 40여명의 다양한 목소리로 들을 수 있으니요!
아침 일찍 산책하며 새소리와 벌레 소리, 나무 사이와 풀섶을 걸으며 앞으로의 시간과 있을 일들을 생각합니다. 사람에게서의 변화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이곳에 와서, 그리고 외로움을 달래줄 다른 자연의 친구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기를 기도하며, 그동안 변화의 일을 친구들께 잠깐 보고드립니다. 이사와 정리에 힘을 보태준 동생과 여러 인부들, 이웃들께 감사합니다.
이제 손주들도 커가니 그들이 부모와 떨어져서 스스로 이곳에 머무르며 자연을 사는 시간들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저도 오래전 세종대의 한 제자가 선물한 저의 학문적 첫사랑 테이아르 드 샤르뎅의 사진을 다시 횡성 서재에 걸며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위해 기도합니다.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한국염
토마스 베리에 대해 어디선가 회자되어 짧게 읽은 적이 있는데, 전기가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