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4

"다양한 '노자들' 존재하는 해석의 자율성이 숨쉬는 공간" - 교수신문

"다양한 '노자들' 존재하는 해석의 자율성이 숨쉬는 공간" - 교수신문



"다양한 '노자들' 존재하는 해석의 자율성이 숨쉬는 공간"
김시천 숭실대 철학과 초빙교수
승인 2017.06.23 


텍스트로 읽는 신간_ 『譯註 老子道德經注』 왕필 지음, 김시천 옮김, 한국전통문화연구회, 455쪽, 30,000원


『道德經』이라고도 부르는 『老子』는 중국의 先秦時代에 출현한 이래, 동아시아의 전통사상과 문학, 예술, 종교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친 고전 가운데 하나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노자』를 읽는다는 것은 어떤 돼야 하는 것일까? 과연 우리는 2천여 년을 훨씬 거슬러 올라가는 『노자』라는 ‘텍스트’의 의미를 본래 저자의 의도대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면 우리는 기존의 관행대로 『노자』가 저술됐던 의도와는 상관없이 전혀 상이한 차원에서 우리 나름의 방식으로 읽어야 하는 것일까?

오늘날 우리 학계의 『노자』 해석에 가장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저술은 『王弼老子注』(이하 『老子注』로 약칭)이다. 마치 『노자』하면 왕필과 그의 『노자주』를 연상하게 되는 것은 현재 우리의 『노자』 읽기에서 왕필과 그의 『노자주』가 차지하는 무게를 잘 보여준다.

사실 이것은 『노자』를 우리가 오늘날 제도적으로 ‘哲學’이라는 학과와 그러한 학과적 성격 속에서 연구하는 접근 방식 또는 연구 풍토와 긴밀한 연관이 있다. 이것은 ‘철학’이 아닌 ‘宗敎’적 해석은 중시되지 않으며, 기타 다른 접근 방식에 대해 관용적이지 않다는 것을 함의한다. 이른바 理性의 반성적 사고에 의존하는 철학적 연구는 道敎 전통에서의 『노자』 이해나, 韓醫學에서의 『노자』 이해를 별개의 것으로 간주해왔다. 제도적인 구별이 『노자』라는 텍스트의 해석과 이해에까지 일정한 구속력을 발휘한 것이다.

그러나 『노자』라는 텍스트 자체는 본래 철학이나 종교 혹은 한의학의 어느 한 영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읽혀졌던 것도 아니며, 『노자』의 저자들이 이들 학과 가운데 어느 한 영역을 의식하면서 저술한 것도 아니다.

따라서 『노자』의 해석이 반드시 ‘철학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더 나아가서 ‘철학적’ 해석만으로는 『노자』 저자들의 原義를 온전하게 드러낼 수 없다. 이것은 『노자』라는 문헌 자체가 다양한 전승의 결집체이며, 오랜 시간에 거쳐 이뤄진 저작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세기 『노자』 관련 문헌의 발굴, 즉 『郭店老子』나 『帛書老子』 갑·을본의 출현은 통행본 『노자』가 오랜 시일을 통해 편집과 수정을 거치면서 이뤄진 문헌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1973년에 湖南省 長沙 馬王堆에서 발굴된 『백서노자』 甲本(기원전 206~195년에 성립된 것으로 추정)·乙本 (기원전 179~168년에 성립된 것으로 추정)은 통행본과 달리 「德篇」이 「道篇」의 앞에 오는 『도덕경』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 德이 더욱 중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93년에 湖北省 荊門市 郭店에서 발굴된 『곽점노자』는 총 71매의 竹簡으로서 통행본 『노자』의 1/3에 해당하는 분량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甲組·乙組·丙組 모두가 통행본의 편제와 일치하는 것이 거의 없어 해석상에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노자』는 하나의 단일 텍스트라기보다 그 존재 양식 자체가 ‘여러 개의 텍스트들(texts)’이라는 성격을 지니는 태생적으로 多義的인 문헌이다. 달리 말하자면, 저자로 상정되는 ‘노자’가 역사와 전설 속에서 수많은 얼굴을 지닌 복수의 인물이듯이 『노자』 또한 ‘하나의’ 텍스트라기보다 그 출현과 이후의 존재 양식 자체가 ‘텍스트 집합체’라는 복수성을 지닌 다의적인 텍스트(multi-facial text)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성격으로 인해, 『노자』에 대해서는 어느 하나의 해석 체계가 ‘정통적’이라거나 어느 특정의 방법론이 가장 ‘타당한’ 접근 방식이라는 주장을 할 수 없다. 따라서 『노자』 해석의 세계는 다양한 ‘노자들’이 존재하는 해석의 자율성이 숨쉬는 공간이다.

■ 이 책은 왕필의 『노자도덕경주』를 김시천 숭실대 철학과 초빙교수가 ‘역주’한 책이다. 특히김시천 교수의 ‘해제’는 ‘상이한 해석의 세계’로 안내하는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한다. 김 교수는 숭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은 책으로는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 『번역된 철학 착종된 근대』(공저), 『장자, 무하유지향에서 들려오는 메아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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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천 숭실대 철학과 초빙교수


댓글
 
이산 2017-06-23
 
노벨상을 받을 만한 혁명적인 통일장이론으로 새롭게 우주를 설명하면서 기존의 이론들을 부정하는 책(제목; 과학의 재발견)이 나왔는데 과학자들이 침묵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침묵하지 말고 당당하게 반대나 찬성을 표시하고 기자들도 실상을 보도하라! 이 책은 과학과 종교의 모순을 바로잡고 그들을 하나로 융합하면서 우주의 원리와 생명의 본질을 모두 밝힌다. 수학은 현상의 크기를 계산하는 도구에 불과하므로 수학으로 우주의 원리를 기술하면 오류가 발생한다.

참된 과학이론은 우주의 운행은 물론 탄생까지 하나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사물의 크기, 장소, 형태와 상관없이 우주의 모든 현상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지 못하는 기존의 물리학이론은 국소적인 상황만 그럴듯하게 설명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그리고 우주의 원리를 모르면 바른 가치도 알 수 없으므로 과학이 결여된 철학은 진정한 철학이 아니다. 이 책은 서양과학으로 동양철학을 증명하고 동양철학으로 서양과학을 완성한 통일장이론서다.답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