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고경중마방 : 퇴계선생의 마음공부

퇴계 이황 / 예문서원 / 2004.12.24

<고경중마방>은 퇴계 이황선생이 역대 여러 성현들의 명, 잠, 찬을 한데 모아 엮은 글이다. 명은 돌이나 나무 쇠붙이 등에 새겨서 마음을 경계하는 글을 말하고, 잠은 벽 등에 붙여 마음을 다스리고 경계하는 글을 말하며, 찬은 어떤 대상에 대해 칭송하고 기리는 글을 말한다.
고경중마방이라는 말은 ‘옛 거울을 거듭 갈고 닦는 묘방’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 여러 가지 먼지와 티끌로 오염된 거울을 부지런히 갈고 닦아 원래의 밝은 거울을 되찾아 삼라만상을 있는 그대로 훤하게 비추어 보는 묘방이라는 뜻이다.

○ 목차


1.나날이 새롭게 하라
2.항상 마음을 경계하라
3.제3의 눈을 가지라
4.사람에 빠지지 말라
5.서리가 내리면 긴 겨울을 대비하라
6.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말라
7.보이기 전에 보고, 들리기 전에 들으라
8.한발 물러나 세상을 관조하라
9.꽃 속을 거닐되 정을 주지 말라
10.뜬구름에 지조를 팔지 말라
11.모난 면을 둥글게 다듬으라
12.신선이 깃들어 명산이 되게 하라
13.물그릇을 바로잡아 달을 키우라
14.묵은 표주박으로 도를 마시라
15.숲 속의 못난 통나무가 되라
16.때로 장님과 벙어리가 되라
17.마음의 부스럼을 숨기지 말라
18.소박함을 보물로 삼으라
19.예가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말라
20.모든 만물을 내 형제로 보라
21.스스로 마음그릇을 깨끗이 하라
22.파도 너머 바다를 보라
23.앉기 전에 먼저 앉을 자리를 살피라
24.참마음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라
25.놓쳐버린 마음을 거뒤들이라
(이하생략)

○ 저자소개 : 퇴계 이황(退溪 李滉,1501-1570)

퇴계 이황은 도산 서당에서 성리학의 심성론을 크게 발전시킨 한국철학의 대표적인 학자이다. 그의 자는 경호이며, 호는 지산 ·퇴계이다. 연산군 7년 11월 25일 경상북도 안동 도산에서 진사 이식의 여섯 아들 중 막내로 태어났다. 퇴계의 아버지는 서당을 지어 교육을 해 보려던 뜻을 펴지 못한 채, 퇴계가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4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퇴계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났다. 비교적 늦은 나이인 34세에 대과에 급제하여 승문원 권지부정자로 벼슬을 시작하여 끊임없이 학문을 연마하며 순탄한 관료 생활을 보내던 그는 종 3품인 성균관 대사성에 이른 43세에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갈 뜻을 품게 된다.


이후 세 차례나 귀향과 소환을 반복하면서 고향에서 연구, 강의, 저술에 전념한 퇴계는 50세 이후에는 고향의 한적한 시냇가에 한서암과 계상서당 및 도산서당을 세우고, 그의 학덕을 사모하여 모여드는 문인들을 가르치며 성리학의 연구와 저술에 집중하였다. 권력에서 멀어진 후에도 조정에서는 계속하여 높은 관직을 제수하였으나, 거듭 사직 상소를 올려 받지 않았으며 마지못해 잠시 나갔다가도 곧 사퇴하여 귀향하기를 반복하며 학자의 길을 걸었다. 연구에 몰두하던 그의 나이 70세, 1570년 12월 8일 운명을 달리하게 되었다. 고봉 기대승과의 4단 7정에 관한 논쟁을 통하여 학문적 논쟁의 모범을 보여주고, 성리학의 심성론을 크게 발전시켰다. 저서로는 『계몽전의』, 『송계원명이학통론』, 『퇴계집』 등이 있다.

○ 독자의 평

‘고경중마방(古鏡重磨方)’은 ‘옛거울을 닦는 묘방’이란 의미로 ‘우리의 묵은 마음을 수행하여 원래의 밝고 청정한 마음을 되찾는 데 필요한 묘방들을 한자리에 모아두었다.’는 뜻이다. 퇴계선생이 젊었을 때 마음수행을 위한 지침서로 역대 여러 성현들이 남긴 소중한 말씀들을 한자리에 모아 이를 토대로 수행하여 동양최고의 성리학자가 되셨다.이 책속의 뛰어난 내용들은 퇴계선생의 대표적 저서인 ‘성학십도’ 에도 그대로 편집되어 있다. 그리고 어려운 한문 원문을 쉬운 현대 우리말로 번역하여 알기쉽게 해설을 첨부하고, 일상생활에 직접 활용될 수 있도록 친근한 조언(助言)식으로 소제목을 달아, 마치 따스한 어른들로 부터 덕담을 듣고있는듯한 인상를 자아낸다. 얄팍한 이 시대에 진지한 삶의 의미를 추구해보려는 독자님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인상깊은구절]
‘병주는 고향이 아니라네.’ 이 구절은 옛날 당나라의 시인 ‘가도’라는 사람이 자기 고향이 아닌 ‘병주’라는 곳에 오랜 기간동안 머물은 적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는 ‘병주’를 자기 고향으로 여기는 착각에 빠지고 말았다. 분명히 그의 참고향은 다른 곳에 있는데……. 우리들도 오랜 세월동안 습관화된 잘못된 생활을 무조건 옳다고 착각하며 살아가는 데, 여기서 과감히 벗어나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용기와 새로운 마음을 지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