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생(養生)의 이념 -고대 동아시아 의학에서 몸의 발견과 한의학의 탄생-
흔히 의학의 목적은 질병의 치료라는 말로 단순하게 정의된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이 고대 중국에서 발생한 한의학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까? 이 논문은 이런 단순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독일의 폴 운슐트와 일본의 야마다 케이지는 이러한 상식적 이해를 전제하고 고대 한의학의 역사에 접근한다. 따라서 그러한 연구에서는 『황제내경』의 출현에 모든 초점이 모아질 뿐이다.
나는 이러한 시각에만 한정될 때 한의학 자체가 발원하게 된 사상적 배경, 의학의 이념을 놓치게 된다고 본다. 고대 중국의 한의학은 이미 기원전 4세기 말 경부터 『여씨춘추』와 같은 일부 문헌에서 발견한 ``몸``의 주제화와 황로학 운동에 큰 빚을 지고 있다.
『황제내경』의 고대 철학과의 관계는 이러한 지점에서 조망되어야 한다. 대개의 경우처럼 유가나 도가와 같은 학파별 분류를 전제하고 이로부터 한의학과의 연관성을 찾는 담론은 나이브한 것이다. 이러한 미성숙한 학문적 시야는 불합리하고 비과학적인 ``도교의학``과 같은 용어를 무반성적으로 재생산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