希修 | Facebook
< 신기한 기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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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마 자세로 하는 명상 (참장이라고도 무극장이라고도 불림)이 두통에 도움되지 않았나 하신다는 한 페친 분의 글을 보고서 내 경험담도. 나는 신경이 좀 예민한지 성인이 된 이후 쉬이 잠들지 못 하고 잠이 들어도 수면의 질이 좋지 않으며 원인 없는 피부 가려움증을 갖고 살아 왔다. 아주 심하진 않았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성가신 증상들이긴 했다. 그런데 목-어깨 통증 (사실 이건 바르지 못 한 자세가 가장 큰 원인이었음)과 허리 통증 때문에 시작한 기공과 태극권 (기공의 일종이라 봐도 무방)의 도움을 아주 크게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참장/무극장은 하루 단 10분씩이라도 매일 하려고 하는데, 이걸 거르면 딱 사흘째 되는 날부터 허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꼬부랑 할머니처럼 90도로 굽어 갑자기 허리가 안 펴지는 적이 그간 몇 번 있었는데, 이럴 때 유일한 해결방법도 참장/무극장이더라는. 그리고 건강에 그 좋다는 산에서 6시간의 빡센 하이킹을 하더라도 수면이나 피부 가려움증 문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기공/태극권을 매일 해야만 이 문제들을 잠재울 수 있으니 정말 신기하다고 밖에. 기공도 깊이 들어갈수록 종교적인 색채가 강해지고 나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모두 '위험'하다고 여기지만 (실탄 장전된 총을 두 세 살 짜리에게 맡기는 느낌), 운동으로서는 내가 시도해 본 모든 운동들 중 기공/태극권이 내게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재미로는 발레가 최고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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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장/무극장 시 주의할 점은: (i) 머리부터 척추까지 단일한 막대기라도 된 듯 일자로 유지해야 하고 오직 꼬리뼈만 앞과 위로 살짝 말아올려야 하며, (ii) 측면에서 누군가 나를 보았을 때 내 무릎이 내 발가락 끝보다 앞으로 나오면 안 된다. 이런 자세를 취하면 뒤로 넘어갈 듯 하면서 균형을 위해 다리에 엄청 힘이 들어가는데, (iii) 다리엔 힘이 들어가도 몸의 다른 부분들은 완전히 이완하며 (호흡도 물론 고요해야) 특히 골반뼈는 의자에 앉아 있기라도 한 듯 가급적 편안하게 유지해야 하고 어깨가 들어올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목이 길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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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안 좋은 분들은 하루 10분씩이라도 매일 해 보시기를 강추하고, 일반적인 좌선이 너무 지루하게 느껴지는 분들에게도 명상 습관을 들이기 위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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希修
Hansook Kim 발바닥의 용천을 통해 땅의 기를 빨아올리고 다리를 튼튼하게 하는 목적이라고 저희 사부님은 말씀하시던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