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31

Venus Pluto is with Jane Moon and 이백순.2015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그리고 한일관계

Venus Pluto is with Jane Moon and 이백순.2015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그리고 한일관계 















Venus Pluto is with Jane Moon and 이백순.
2t SSrSAtpoprinsnorSledhr ·

2015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그리고 한일관계
이번 주 델타 월딩 메인 이슈는 ‘위안부 협상’이다 일요일엔 이백순 전 호주・미얀마 대사, 문재연 헤럴드경제 기자와 함께 클럽하우스에서 포럼도 진행한다
3월 초에 관련 기사가 나오며 짧게라도 언급할까 하다 (기약없이) 미뤘었다 지난 해 총선 당시 뜨거운 감자였고 본질과 주변을 가려 볼 만큼 아직 그 열기가 가시지 않았다는 인상이다
그러나 리프레쉬 기간 동안 외교안보 전문 뉴스레터로서 델타 월딩의 본질이 뭔지를 다같이 점검했다 그리고 발발한 현상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는 일만큼 비겁한 일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우리의 미션은 우리의 관점을 주입하는 게 결코 아니다 대화의 장을 만들고 함께 대화를 나누며 차이는 좁히고 지적 영감의 차원은 높이는 거 아니었나?
화요일에 나간 뉴스레터는 사실 평소보다 힘들게 만들어졌다 매일 회의를 했음에도,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주목하는 지점이 달랐고 온도차가 꽤 컸다 뉴스레터 발송 직전까지도 문장 하나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만장일치제를 채택하는 우리로서는 한 사람이라도 석연치 않아 하는 구석이 있으면 무조건 고친다(만장일치제는 한 사람의 주장이 과도하게 반영되는 걸 막고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필수 장치다)
쉽지 않은 주제다 기획기사만으로도 수십 페이지에 논문 또한 수백, 수천 개가 쏟아져 나온다 이를 하나의 뉴스레터에 담는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시도.
그럼에도 합의된 건 1951년 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시계열로 늘어 놓아 보자는 것. 늘 그렇듯 개인의 관점은 제거하고 드라이하게
<연도-협약 및 선언-주요 내용-쟁점>
만을 정리하자. 또한 2015 협상안을 둘러싼 한일 양국의 여론을 스케치하자
봄, 꽃, 미사일 말고 부동산
https://stib.ee/B7D3
어제는 도서관에 가 박유하 교수의 책도 몇 권 빌려 왔다 기사를 통해 메타적으로는 접해 왔지만 나 역시 직접 읽어보진 않았다 두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참여자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의 고민, 논의의 폭을 어디까지 넓히고, 동시에 집중하게 할 것인지로 머리 속이 여전히 복잡하다
막연히 잘 되겠지, 라는 희망적 사고를 하기보다 일요일까지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겠다 아무쪼록 이번 주 일요일 오후 3시, 클럽하우스 선데이시소에서 만나요~
클럽하우스 선데이시소 바로 바기
https://www.joinclubhouse.com/event/M621VKXX

Venus Pluto
5mftSp oAhponsrcilnornedc ·

2015 일본군 위안부 협상 포럼 간단 후기
후기를 길게 썼다가, 조금 더 묵혀 둬야겠다 다만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어메이징한 시간이었다 아니, 체험이었다”
3시간 30분. 이런 주제로 이런 분위기가 가능하단 말이야? 그저 놀라울 뿐이다
많이 염려했었다 (지난 해 모 시민단체 사건까지 맞물리며) 2015 일본군 위안부 협상을 어느 지평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논의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내겐 이를 유려하게 콘트롤할 의무가 있다
한편, 욕심이라면 욕심을 부렸다 ‘일본은 가해자이므로 무조건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한 문장으로만 수렴해 버리는 담론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늘 의문이 일었다 공정은 아름다운 단어지만 국제사회에선 무용한 어휘다 실현불가능한 미래를 꿈꾸는 건 이상이 아니라 무모함이다
그래서 이를 위해 1951년 샌프란시스코 조약 이후 한일 양국 간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톺아 보려 했다 일본이 왜 통상국가에서 보통국가로 넘어가려 하는지의 역사적 맥락을 살펴 보려 했다 일본군 위안부 협상이 한일 간의 1:1 함수가 아니라 국제질서의 변화와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직시코자 했다 보통의 일본 국민들이 일본군 위안부와 2015년도 협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등을 공유하려 했다 (극단적으로 튀는 일본인들 말고.)
모든 문제의 해법은 정의를 주장하는 데에 있는 게 아니라 상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한 시간은 5파트로 나눠 내달리듯이 진행했다 유기적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진 못하더라도 사전 정보를 주루룩 나열한다면 이러한 지평 위에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나의 설계는 성공하지 못했다 일본은 가해자이므로 사과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으니까. 피해자가 가해자를 이해하고 설득해야 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해법은 결국 한국이 강해지는 것 뿐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겉보기엔 같은 결론이라 할지라도 오늘 포럼에서 형성된 분위기는 나도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계속해서 뜯어 보게 된다
정말 많은 이들이 논의에 참여했다 그런데 인터넷에 보아 왔던 것처럼 racism으로 해석될 수 있는 직접적인 어휘를 사용하거나, 격한 감정을 토로하는 이가 없었다
한 방향의 의견만 쏟아져 나와 모두가 평화로왔다는 동화책같은 풍경은 아니었다 의견을 개진하는 이들 간에도 미묘한 온도차가 있었다 특정 쟁점에 대해선 뜨겁게 달아 오르기도 했는데 누구도 이러한 다름을 틀림이나 부정의로 몰아가지 않았다 제시되는 의견에 공감과 이해를 먼저 표한 후 다만, 이런이런 이유 등으로 인해 다르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러움이 곳곳에서 묻어 나온다
가장 강력한 힘은 ‘전문가’들에 있었다 이백순 전 대사님과 문재연 헤럴드경제 기자님이 시작부터 함께 했다 중간에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님도 방문했다 그리고 이들 덕분에 어떤 애기가 나와도 사변적으로 흐르는 걸 방지할 수 있었고 오히려 논의는 딥다이브로 흘러갔는데 전문 어휘가 언급된다고 해서 지루하거나 어렵게 여겨지는 게 아니라 사태를 다면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 주며 지적 영감을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어려운 쟁점을 알기 쉽게 전달한다는 건 표현을 재밌게 하거나 쉬운 단어를 사용하는 데에 있지 않다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한계란 없다는 마인드로 바닥을 뚫고 가야 한다 그리고 결정적 순간에 발견하는 한 단어를 길어 올려 이를 구조적으로 잘 정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애정. 즉 나는 너의 이야기를 들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며 어떤 순간에도 너와의 대화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드러내는 데에 있다
오늘 포럼이 밀도 있게 진행될 수 있었던 건 3명의 전문가 때문만은 아니다 포럼에 참석한 이들 전체가 만들어 간 것인데 나를 가장 매료시킨 건 누구도 주눅들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이 많은’ ’전문가’들이라고 해서 쭈뼛쭈뼛 말을 꺼내는 게 아니라 수평적 관계였다 자칫 일방의 강의로 흘러갈 수도 있는 분위기였겠지만 아니다 그것은 분명 대화였다
내가 그 모든 의견에 동의하는 게 아니더라도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차분하면서도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태도 그 자체에 나는 숙연한 감정이 일었다
무엇보다 나 자신이 좀 내려 놓게 된달까? 혹은 현재 한국에 형성되어 있는 어떤 여론에 대해 무게를 싣지 않게 된달까?
희망있음/없음의 뭉툭한 결말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양국 모두 시간이 더 필요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오늘 상당히 유의미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내가 내게 바라는 내 역할은 내 주장이 옳으니 내 이야기를 들어달라, 가 아니라 공론의 장을 만드는 거니까. 어쨌든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 피하면 안 된다
+. 진짜 후기는 따로 다시-

Jane Moon
5mftSp oAhponsrcilnornedc ·

Venus Pluto 별샛별님의 초대로 위안부 문제와 한일관계를 주제로 한 클럽하우스 포럼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유익하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규범적인 접근과 현실적 접근, 그리고 일본의 시각에 대한 회의론이 공존하는 토론장에서 기자인 제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많이 돌아보게 됐습니다. 또, 제 기자생활 6년 동안 이 이슈를 꾸준히 다뤄왔음에도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전달하지 못한 건 아닌가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토론에 참여한 분들이 제기한 질문들과 소개/조언 등을 듣고 어떤 얘기들인지 바로 캐치한 저 스스로를 보고.. 내가 헛으로 그동안 취재활동과 연구를 한 게 아니었구나... 하고 뿌듯하기도 했고요(ㅎㅎ)...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시각을 충분히 얘기하지 못한 거 같아 아쉬웠습니다.
사실 위안부 문제나 과거사 문제를 한국과 국제사회에 계속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본 행정부 관계자들도 꽤 많습니다.
그러나 현재 일본의 정책 결정자들과 그 결정자들이 주도하는 파벌의 정치력으로 인해 그런 의견들이 힘을 얻지 못하고 있죠. 승진 인사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고요.
이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하게 되면 제가 취재원들과 접촉하면서 얻은 오프더레코드 정보까지 공유를 하게 될 것 같아 하지를 못했습니다.
위안부 문제가 한일 관계를 대표하는 문제라고 하지만, 사실 한일관계의 전부도 아니고 일부분이죠. 그 피해에 대한 치유문제는 여성학적, 인류학적, 역사학적, 그리고 외교적, 국제인권적인 측면에서 복합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한일관계 측면에서 위안부 문제가 부각되는 이유는, 일본이 바라보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인식 때문일테지요. 이 인식에 위안부 문제가 차지하는 가중치를 어떻게 줄여나갈 지는 사실 일본의 내부정세와 역학관계를 이해하지 않는 이상 생각해내기 어렵습니다. 단기간에 풀리는 문제도 아니고요.
그럼에도, 토론을 하면서도 얘기했지만, 위안부 문제는 현재 생존해 있는 등록위안부들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당장의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복합적인 파편들을 깔끔하고 단순하게 그려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어려운 문제이고, 잘 풀어내야 하는 문제인 만큼 우리는 디테일을 자세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때일 수록, 기자인 제가 져야 할 책임과 역할이 참으로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최선을 다하는 기자가 될 수 있도록 성찰하고 또 성찰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