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31

알라딘: [eBook] 중심 - 극단의 세상에서 나를 바로 세우다 법인

알라딘: [전자책] 중심

[eBook] 중심 - 극단의 세상에서 나를 바로 세우다 
법인 (지은이)김영사2021-03-29 


책소개

흔들리는 세상에서 우리를 붙잡아줄 단 하나의 키워드, 중심. 주식 시장은 연일 급등과 폭락을 반복하며 출렁이고, 국민의 보루가 되어야 할 정치는 대립과 분열로 휘청인다. 코로나19가 방호복 속까지 침투해 일상을 마비시켜버린 시대. 법인 스님은 고집불통 같은 중심이 아닌, 사유하고 받아들이며 단단해지는 중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승자 독식의 사회에서 “움켜쥔 손을 다시 털어버리”고 힘든 이들과 나누며 살 때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만날 수 있다고 전한다. 농사를 짓는 농민, 귀촌한 가족, 위안부 할머니, 청년, 석학, 시인, 기업인 등 수많은 사람의 절절한 사연을 듣고 보고 느낀 바를 글로 남겨야 한다고 느낄 때마다 펜대를 움켜쥐었다.

오랜 시간 우리는 이런 스님, 이런 어른의 책을 기다려왔다. 법인 스님은 산중 수행자로서 문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공부를 멈추지 않았고,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공동대표로서 낮고 연약한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며 법석이는 현장에서 중심을 지켰다. 《중심》은 46년간 뚜벅뚜벅 수행길을 걸어온 법인 스님이 산문山門을 열고 온몸으로 세상과 호흡하며 얻은 배움의 기록이다. 세월호 참사, 촛불시민혁명, 전 대통령 탄핵,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격랑의 현대사를 오롯이 살피며 참혹한 어둠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넌지시 일러준다. 부당한 세계에 맞서는 가운데 “나를 올곧게 지켜내라”고 조언하며, 내뱉은 말이 활이 되고 내면에 도사린 화가 독이 될 때 잠시 “멈추고 살피고 결단”하면 평온이 찾아온다고 이야기한다. 균형이 무너진 사회와 일상을 일으켜 세워줄 해법을 제시하는 명징한 책, 《중심》이 드디어 독자를 만난다.

목차
추천의 글 가운데 있는 마음
책을 펴내며

1부. 사는 일
움켜쥔 손 털어버리는 일
무어 그리 어려울까
인생을 망치지 않는 법
주마간화
보람이네가 행복한 이유
재미의 판
밥 이야기
낯선 규칙이 나를 바꾼다
솔바람과 풀꽃 시계의 값
실사구시의 배움터
‘본다’에서 ‘보인다’로
사는 즐거움, 죽는 즐거움
다른 길, 여러 길, 나만의 길
시간의 회복, 소소한 행복
참회하는 용기, 용서하는 용기
물도 부처, 나무도 부처
똑같은 길, 많이 같은 길
나에게 이런 사람 있는가
그 많은 고무신을 누가 빛나게 닦았을까
노래 못해도 충분히 멋진 사람
땅끝마을 명랑 남매
술맛과 차 맛의 차이
스님이 이렇게 웃길 수가
아이들도 은근 내공이 있다
내가 참 중요하다
짝을 짓는 즐거움

2부. 세상일
사람과 사람이 손을 잡으면
사람 사는 세상이 된다
회장님, 반성문 다시 쓰세요
존귀한 존재
혼자서 행복하다면 부끄러울 수 있다
참다운 나눔이란 무엇인가
열린 귀는 들으리라
상식의 교집합
두 노인과 코로나19
견딜 수 없어야 한다
공점엽 할머니
꽃들에게 미안하지 않으려면
두 번째 화살
21세기 〈애절양〉
똑똑하고 잘난 자식
지리산, 큰 상징성이 두렵다
집은 집集이지, 집執이 아니다
내 몸이 사회를 말해준다
21세기형 아큐와 리플리 씨
촛불의 또 다른 화두
헌 부대에 새 술을 담아보니
단군 할아버지가 좋아하실 일
슬픔에 유효기간이 있을까
저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3부. 닦는 일
그릇에 더러움이 가득하면
맑은 물을 담을 수 없는 법
목탁이 귀중할까, 걸레가 귀중할까
상상, 질문, 대화
무엇이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가
잠시 멈추면 내 안의 어둠은 사라진다
붙잡거나 붙들리거나
정녕 그것이 괴로움일까
도망가도 따라온다면
붙잡으면 휘둘린다
사랑이 덫이었네
말은 나에게로 돌아온다
내가 말하고 내가 듣는다
명사가 위험하다
사소한 말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언어
옳은 것은 좋은 것일까
자기 말을 하는 사람
낭독의 기쁨
거짓말의 피해자는 누구인가
3천 권 읽고 음미하기
실시간 행복의 실종
고사성어와 도토리묵
생각에 힘을 빼야 하는 이유
불리한가? 부끄러운가!
적명 스님과 배움
시민이 수행해야 하는 이유
장가도 안 간 스님이 어떻게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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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문장
패가망신이라는 말이 있다.
P. 21~22 ‘적정 기술’이 있듯이 ‘적정 속도’가 필요하다. 삶이 헐떡거리지 않는 그런 속도 말이다. 적정한 속도를 유지하려면 성장과 독점이라는 미혹의 문명에 대한 큰 전환이 있어야 하겠다. 멈춰 서서 오래 골똘히 보아야 사랑스러워 보인다. 빨리 달리는 말 위에서 어찌 예쁘고 사랑스러운 꽃을 보고 느낄 수 있겠는가.
P. 24~25 보람이 부모는 왜 분수를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을까? 분수를 지킬 때 곧 자유를 누릴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분수라는 말은 신분 사회에서 계급 상승의 욕구를 억누르는 의미로 사용되지만, 본래 사람으로서 일정하게 이를 수 있는 자신만의 몫을 의미한다.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기질과 취향, 능력과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남이 좋다고 하고 내 눈에도 좋아 보여서, 다른 이의 삶을 훔쳐보고 넘보는 일은 분수에 맞지 않는 일이다. 이를 매우 잘 알고 있는 보람이 부모는 가끔 농담조로 말하곤 한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오르지 않는다.” 분수 밖의 삶에 의미를 두지 않고 부러워하지 않는 지혜와 용기가 엿보인다.  접기
P. 59 시간을 빼앗기는 것은 공간을 빼앗기는 것이다. 공간을 빼앗기는 것은 개인과 가족의 삶을 빼앗기는 것이다. 그리하여 집은 웃음과 대화가 넘치는 화목한 가정이 아니라 각자 피곤한 몸을 누이고 출근하는 숙소로 바뀐다. 재화의 총량을 늘리는 일을 멈출 줄 모르는 사회 구조가 개인 시간의 절대 빈곤을 만들어낸다. 생각해보자. 개개인이 쓸 수 있고 써야만 하는 저녁과 주말의 시간은 소중한 사유재산이 아닌가. 그렇다면 사유재산을 허락 없이 무단으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빼앗는 행위는 탈법을 저지르는 일이며 반칙이다.  접기
P. 64 올여름은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기쁨을 누렸다. (…) “우리가 지금 이 순간 무엇 덕분에 기분이 좋고 행복할까?” 한 아이가 답했다. “나무와 꽃과 시원한 바람이 있어서 행복해요.” 이어 내가 물었다. “이것들이 곁에 없거나 아프면 어떻게 될까?” 그러자 아이들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마음에 작은 파문이 인 듯했다. 낱낱이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은 만물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사람만 살려고 다른 것들을 따돌리고 함부로 대하면 사람도 결코 건강하게 살 수 없음을 느꼈을 것이다.  접기
P. 138~139 가장 쉬운 일이 가장 어렵고,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가장 쉽다. 자신의 허물을 인정하고 참회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처럼 보이지만, 진실과 용기만 있으면 즉시 할 수 있다. 화해와 상생의 미래는 견딜 수 없는 가슴을 열어 보일 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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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지은이) 

1976년 중학교 3학년 때 광주 향림사에서 출가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한복판에서 인간과 종교의 역할에 대해 생각했다. 20대 초반 계룡산 신원사에서 경전보다 문학에 심취하여 지내던 중 “스님은 왜 공부하지 않으세요. 공부해서 깨달음을 이루고 중생을 제도할 스님이 왜 이리 한가하게 사나요?”라는 말을 듣고, 부끄러움과 자괴감에 반도를 떠돌며 방황했다. 1985년 어느 문예지에 시인으로 등단했지만 미련 없이 문학을 접고, 경전 공부와 수행에 몰입했다. 1994년 조계종 개혁 불사에 참여한 이후 실상사 화엄학림 학장을 지냈다. 2000년 해남 대흥사 수련원장을 맡아 ‘새벽숲길’이라는 프로그램을 열어 템플스테이의 기반을 마련했고, 2009년부터 4년간 조계종 교육부장을 맡아 ‘100년 만의 변화’라는 승가교육개혁을 이끌었다. 2014년 일지암 청년암자학교에서 청년들의 고민에 날카로운 진단과 따스한 처방을 내려 ‘병 주고 약 주는 스님’으로 불렸다. 2015년부터 4년간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공동대표로 우리 사회를 맑고 밝게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지리산 실상사에서 대안학교인 작은학교 학생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면서 공부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월간 〈참여사회〉 편집위원장으로 일상에서 깨달음이 빛나는 삶을 추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중심>,<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 총 4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본디 정해진 길, 그런 길은 없다.
가면 열리는 길, 그런 길은 있다.”

이런 스님, 이런 어른을 기다렸다!
지식인이 사랑하는 문장가 법인 스님,
우리가 잊고 사는 것을 되돌아본다

역병 재난의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온갖 폭력이 도사린 사회를 밝게 만들 해결책은 없을까. 왜 괴롭고 외롭고 화가 나는 것일까. 주어진 길을 따라가지 않고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이런 물음에 답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 중심.
《중심》의 저자 법인 스님은 중학교 3학년이던 1976년 출가하여 46년간 수행길을 걸으며 농사를 짓는 농민, 귀촌한 가족, 위안부 할머니 등 여러 사람을 두루 만나며 “세상사에 무관심”(294쪽)하지 않고, 승속을 넘어선 혜안을 키웠다. 산중 수행자로서 문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공부를 멈추지 않았고,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공동대표로서 낮고 연약한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며 법석이는 현장에서 중심을 지켰다. 그래서 황지우 시인은 “이 책의 제목 《중심》은 어쩌면 당신의 위치이기도 하다”(5쪽)라고 말했다.
법인 스님은 말한다. 꿈쩍 않는 고집불통 같은 중심이 아닌, 사유하고 받아들이며 단단해지는 중심이 필요하다고. 승자 독식의 사회에서 “움켜쥔 손 다시 털어버리”(52쪽)고 힘든 이들과 나누며 살 때 세상의 중심을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스님이 맑은 글들을 죽 따라 읽다보면 망망대해 같은 인생길의 방향이 잡히고, 어느새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에 당도한다.
감은 눈을 뜨게 하는 글이 절실할 때마다 여러 매체에서 법인 스님을 찾았다. 지식인들 사이에서 소위 ‘글 잘 쓰는 스님’으로 불리는 문장가 법인 스님. 때로는 흐트러진 일상을 바로 잡는 죽비 같은 글, 때로는 가슴 먹먹하게 심금을 울리는 글을 써온 스님이 오랜 수행과 만남에서 길어올린 사유를 만나보자.

구심점을 잃은 환난의 시대에
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사는 일, 세상일, 닦는 일

이 책 《중심》은 2015년 5월부터 2021년 1월까지 법인 스님이 일간지와 월간지에 연재한 칼럼 그리고 미발표 원고를 모아 엮은 산문집이다. 지난 6년여간 수행자의 소임을 다하면서 혼란의 연속인 우리 사회의 면면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1부 ‘사는 일’은 삶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행복에 이를 수 있는가에 대해 법인 스님이 사유한 글들을 모았다. 산중 템플스테이에서 나눈 대화부터 산문山門을 열고 세상 사람들과 호흡하며 나눈 이야기까지 가득하다. 고 정주영 회장에게 들은 절밥에 얽힌 이야기가 구의역에서 사고를 당한 청년이 남긴 갈색 가방 속 컵라면에 대한 단상으로 이어지며, 밥이란 무엇이고 인간은 어떻게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가를 되새겨본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아빠가 아들과 딸의 손목에 풀꽃 시계를 만들어준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세상에는 소중한 것들이 참 많다”(39쪽)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특히 스님은 벗들과 차담을 나누기를 좋아하는데, 차를 앞에 두고 지인들과 나눈 담소는 옹글어 인생의 시선을 넓혀준다.

우리에게 행복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행복은 거창하거나 멀리 있지 않다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돈을 많이 벌고 호화로운 집을 소유하고 명품을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복이 아니라 스스로 가슴으로 느끼는 행복이 진짜다. _58쪽

2부 ‘세상일’은 요동치는 세상에서 중심을 잡고자 고군분투했던 참여적 주제의 글들을 모았다.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등 뼈아픈 슬픔을 직시하고 어루만지며, 세월호 참사, 촛불시민혁명 등 정의가 바로 서지 못한 사회 풍경을 조명하고 공생의 길에 주목한다. 카뮈의 소설 《페스트》 속 상황을 비추어 팬데믹 시대에 잠복한 부조리를 성찰한다. 또 고용 불안, 청년 실업 등 입에 풀칠도 못 하고 사는 사람에 대한 연민과 애정 어린 시선도 잊지 않는다.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슬픔에 가까이 다가가는 법인 스님의 성정은, 청년 시절 5․18민주화운동을 겪으면서 인간과 종교의 역할에 대해 생각했고, 이순에 가까워지기까지 시를 비롯한 문학을 사랑한 데에서 비롯한 것일 터이다.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사유를 드러내 우리를 반성하게 하는 스님의 글은 품격 있다. 갑질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대기업 회장님에게 보내는 편지는 학교 폭력, 가정 폭력, 성폭력 등으로 파문을 일으킨 사람들뿐만 아니라 잘못을 저지른 뒤 회피하기에 바쁜 이들에게 진정한 반성의 의미를 되짚게 한다.

회장님! (…) 불가에서는 자신의 행위를 진심으로 뉘우치는 ‘이참理懺’과 피해를 준 사람들에게 정직한 고백을 하고 보상을 해주는 ‘사참事懺’이라는 참회의 방식이 있습니다. 사참이 없는 참회는 이참도 인정받지 못합니다. 묻습니다. 당신은 왜 지금 진정한 사참을 하지 않습니까? _108~109쪽

3부 ‘닦는 일’은 ‘괴로움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고통을 다스려야 하는가’ ‘말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말그릇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가’ ‘공부란 무엇이며 어떻게 마음을 닦아야 하는가’ 등 ‘몸과 마음을 갈고 닦는 수행’에 관한 글들을 모았다. 법인 스님은 “책을 읽고 틈틈이 농사일을 돕고”(116쪽), 노스님과 밤샘 토론을 하는 등 온몸으로 수행하면서, “세간에 살아가는 시민의 수행은 특별한 명상과 기도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생각과 언행을 바꾸고 삶의 방식을 바꾸는 일도 수행”(293쪽)이라고 전한다.

고요한 시간에 정직하게 자신을 응시해본다면 자기 내면에 도사린 화를 알 수 있다. (…) 화가 나고 불안하고 고립감을 느낄 때는 멈춰야 한다. 왜 멈추는지 묻는다면, 살피기 위해 멈춰야 한다고 답하겠다. 그리고 내면에 깃든 어둠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어두운 여러 모습이 나에게 깃들어 있음을 고백해야 한다. 멈추면 보이고 바라보면 사라진다. 어두운 모습이 사라진 자리에 평온과 기쁨이 찾아온다. 그래서 ‘텅 빈 충만’이라고 하지 않는가. _210~211쪽

화려한 꽃이 소박한 야생화를
깔보지 않는 세상을 위하여
나를 올곧게 지켜내며 참여하고 연대한다

법인 스님의 글은 불교라는 종교에 국한되지 않고 ”어느 누구도 주눅 들지 않는 꽃들이 어우러진 꽃밭“(295쪽), 즉 화엄華嚴을 보여준다. 신부님, 목사님 등 여타 종교인과 경계를 두지 않고 소통하며 청년들, 농민들, 노동자들과 더불어 살고 있으니 글의 품이 넉넉한 건 당연한 이치겠다. 소위 “장가도 안 간 스님이 어떻게 세상일을 속속들이 아느냐고”(294쪽) 묻곤 하는데, 이에 대해 법인 스님은 “산과 강에서 흘러나오는 온갖 백천 지류의 물들이 바다에 모이듯, 여러 사람과 사연이 모여드는 곳이 절집이다. (…) 여러 사연과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절집엔 늘 잡설의 꽃이 핀다. 잡설이 모이면 경전이 된다”라고 답하며, 사람 사는 내음을 품되 강골 있는 언어로 참여와 연대의 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우리가 참여하고 연대할 때 소홀해서는 안 될 것들이 있다. 부당한 세상에 맞서면서도 ‘나’를 올곧게 지켜내는 일이다. 왜냐면 저마다의 ‘나’가 확장하여 관계를 맺으면서 세상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_100쪽

법인 스님은 잠깐 편해지는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 오래 곱씹게 되는 일침을 전한다. 어쩌면 이 책 《중심》은 스님의 반성문이자 소리 없는 분투기에 가깝다. 무균실과 같은 세상은 없다. 너무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 수 없는 법이다. 하지만 물이 조금만 탁해져도 물고기는 아가미를 여닫을 수 없다. 물이 오염되면 물고기는 숨을 거두게 된다. 물이 세상이라면 물고기는 사람이다. 티끌 하나 없는 물은 있을 수 없지만, 오염물이 넘쳐 흐르는 세상을 정화할 필요는 있다. 이런 세상에서 새삼 다시 《중심》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내가 서 있어야 할 ‘바탕’에 내가 서 있고/ 내가 가야 할 ‘방향’으로 내가 길을 가면/ 그곳이 바로 ‘중심’이다.// 천길 벼랑 끝의 나뭇가지 붙잡고 있는 그대, 당장 그 손을 놓으시라./ 천길 벼랑 끝에 서 있는 그대, 당장 한 걸음 내딛어라.// 지금 여기, 머뭇거릴 이유 없네. _9쪽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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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답답한 세상인데, 잠시나마 절에 와서 스님과 얘기한 기분이 드른 책 입니다.
점심 먹고 쉴때 한 챕터씩 읽기 좋아요 
gisuis 2021-04-09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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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세상에서 우리를 붙잡아줄 단 하나의 키워드 '중심'



법정 스님, 김수환 추기경님, 이해인 수녀님 등 세상이 혼란하고 어지러울 때마다 우리를 든든히 붙잡아주시는 어른들이 계셨다. 우리는 겸허한 마음으로 그분들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세상을 달리 바라보는 방법을 배워나갔다.



지금도 세상은 다양한 문제들이 얽혀 괴롭고, 외로운 가운데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다독여줄 누군가가 그리워진다.





"본디 정해진 길, 그런 길은 없다.

가면 열리는 길, 그런 길은 있다."





참 오랜만에 스님이 쓰신 책을 만났다.

법인 스님은 산중 수행자로 문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공부를 멈추지 않았고,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공동대표로서 낮고 연약한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며 법석이는 현장에서 세상과 호흡하며 얻은 배움의 기록이 정리되어 있다.





"머뭇거림 없이 중심을 지키면서 

가고 싶은 길을 가고, 가야 할 길을 가고,

가고 싶지 않은 길도 가기 위해

왜 나는 나와 정직하게 마주하지 않는가.



나를 힘들게 하고 혼란하게 만드는 

그 무엇이 무엇인지를

왜 나는 정직하게 질문하지 않는가."





"우리가 참여하고 연대할 때 소홀해서는 안 될 것들이 있다. 부당한 세상에 맞서면서도 '나'를 올곧게 지켜내는 일이다. 왜냐면 저마다의 '나'가 확장하여 관계를 맺으면서 세상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세상에서 단단히 중심을 잡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한 문장씩 읽다 보면 스님의 지혜가 전해지고 마음에 쌓여 세상살이에 조금은 유연해진 나를 발견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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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yj0702 2021-04-17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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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서 존재하기. 새창으로 보기
본디 정해진 길, 그런 길은 없다. 가면 열리는 길, 그런 길은 있다. 



요즘 책과 친해져서 쉬는 시간마다 많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데, 읽는 책들마다 한결같이 나에게 전달해주는 메시지가 있다. 바로 내가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라는 것. 그것이 옳은 길이라는 것. 사람은 하루에 3-4만 개의 선택을 한다고 하는데, 수만 가지의 선택지 속에서 '대체 내가 제대로 선택하고 있기는 한 건가'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온전한 나의 선택으로 가꾸어지는 나의 삶 역시 잘 가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 때도 물론 있다. 그런 나에게 의심을 거두라고 말해주는 책들이 있어서 내심 감사한 밤이다. 



오늘 읽은 책, <중심: 극단의 세상에서 나를 바로 세우다>는 휘몰아치는 세상 속에서 나만의 중심을 세우는 것의 특별함을 선사한다. 얼핏 보면 중심 잡는 게 꽤 쉬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그렇지 않다는 것. 그래서 중심이 흔들릴 땐 꼭 이 책 앞으로 가야 한다. 






"영혼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고, 그 어느 것보다 영혼의 일이 먼저 질서가 잡혀야 마음이 편하다." (P.134) 

- 영혼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는 말이 마음속에 콕 박힌다. 살면서 나의 '영혼'을 생각하는 나날들이 얼마나 있을까. 나의 몸과 마음은 생각하지만, 정작 영혼을 돌아보지 못했던 것 같아 <영혼>이라는 단어가 내심 반가웠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유한다. 영혼의 일이 따라야 하는 질서가 무엇일까. 모든 일을 잠깐 멈추고 내 몸과 마음을 되돌이켜 봄으로써 답을 찾길 고대한다. 그렇다. 명상이 답이다. 



"노래를 못해도 감흥에 젖어 흥겨울 수 있고, 글을 못 써도 책을 읽고 내용과 의미에 공감할 수 있다. 누구든지 마음을 다해 눈을 뜨고 귀를 열면 온갖 아름다움과 사랑을 누릴 수 있는 감수성이라는 특별한 재능이 보일 것이다. 감성 지수를 높이는 일이 최고의 재능이고 복락이겠다. '창에 스미는 달빛을 볼 줄 아는 이는 공부를 잠시 쉬어도 좋겠다.' (P.80)

-<감수성이라는 특별한 재능> 이란 말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진다. 세상에 존재하는 아름다움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느릴 수 있는 특권인데, 나에게는 그런 특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잊고 사는 건 아닌가 싶다. 길을 가다 잠시 멈춰 서서 아름 다운 것들을 바라보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삶 속 작은 여유를 진정으로 아는 사람. 즐길 줄 아는 사람. 감수성이라는 특별한 재능을 똑 부러지게 잘 쓰는 사람이 돼야지.




이 책은 휘몰아치는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 꼭 필요한 <중심>을 제대로 잡아주는 책이다. 따라서, 삶의 <중심> 이 흔들린다고 느끼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그리고 말씀드리고 싶다. 중심이 흔들려도 괜찮다고. 흔들리니까 사람이고, 그깟 중심, 마음 단단히 먹고 세우면 되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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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gyeiseul 2021-04-28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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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법인
극단의 세상을 바라보는 스님의 눈
🏷 어떤 세상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바로잡기
모든 세계는 연결되어 있다. 혼자만 살고자 하면 혼자도 살 수 없다. 재난은 우리 곁에 늘 숨어 있다. 인간이 마음을 모으면 희망의 빛을 부를 수 있다. (118쪽)
스님이 쓰신 글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닥 세상을 알지 못한 채로
편한 소리 하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랄까.
라떼는 말이야같은 느낌일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요지경의 세상 이슈들을 말했다.
스님은 세상의 요지들에 딴지를 걸고 답을 청했다.
뻔한 소리가 아니여서 좋았다.
그러한 세상일수록 우리는 중심을 세우고
오히려 자신을 더 돌아봐야 한다는 것.
🏷 다른 종교인들과 모임도 하시는 스님
주체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내가 반드시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입장을 바꿔 바라보고, 사적 이해득실을 떠나 상생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내 생각을 바꾸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180쪽)
신부님, 목사님, 스님들과도
모임을 하신다는 사실이 이색적이었다.
주체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본질적인 뜻을 가지고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종교가 다른 사람과는 결혼도 못한다고 하는데,
성직자들의 본질은 같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종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중심이 갖춰져야 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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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운 2021-04-28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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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 법인 스님이 5~6년 전 발표하신 글 부터 아직 발표하지 않은 글 까지 짧은 글을 모아놓은 산문집이다. 출가 수행자가 쓴 글인만큼 불교 교리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읽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불교 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쉽게 읽을 수 있다. 물론 기존에 아는 것이 있다면 그 뜻을 더 깊게 알 수 있다. 책을 읽으며 40년 이상을 수행자로 살아오신 분도 일상에서 늘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깨달음을서 얻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1부 '사는 일'은 주로 저자 본인과 타인의 일상 속 깨달음 이야기다. 찻잎을 따고 감자를 캐는 노동에서도 의미를 찾고 아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존경스럽다. 또 나의 삶, 이야기, 감정만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이를 확장하여 사회 곳곳에 일어나는 부조리하고 안타까운 일에 대한 의견도 제시하신다. 이는 2부 '세상 일'에서 더욱 구체화된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수행자의 마음으로 진단한다. 최근 이슈 뿐만 아니라 2021년에 점점 잊혀가는 일들을 종교적 성찰의 말씀과 함께 돌아볼 수 있는 챕터다.

 

3부가 가장 '불교스러운' 챕터였는데, 그만큼 읽는 동안 잡념이 조금이나마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부처님의 말씀이 가장 많이 수록된 챕터이다. 지금까지는 학교에서 배우는 사상으로서의 불교만 접할 수 있어 '출가'나 '수행'이라는 단어가 주는 세속과의 거리감이 불교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였다. 마지막 챕터를 읽으면서 불교나 불교 수행자들이 세간 일에 가지는 관심과 진단, 지혜 등이 생각보다 더 깊고 본질을 꿰뚫는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제목 '중심'은 지금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시민 수행자'로서 '분노하되 증오하지 않으며, 그름을 배격하되 끝내 함께 가겠다는 애정을 포기하지 않는 삶(p193)'을 흔들림 없이 지향할 수 있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싶다. 

 

시험기간에 읽어서 그런진 몰라도,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 템플스테이를 꼭 해보겠다고 한 번 더 다짐했다. 차담을 나누며 '보는 풍경'이 아닌 '보이는 풍경'을 발견하는 기쁨을 경험해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보는 풍경'은 그저 똑같은 사진으로 남고, '보이는 풍경'은 저마다 가슴 속 깊은 곳에 다다른다. (P49)

슬픔과 아픔은 당사자가 감내하는 무게다. 위로와 사랑은 오직 곁에 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P191)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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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dls9955xp 2021-04-1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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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정해진 길, 그런 길은 없다.
가면 열리는 길, 그런 길은 있다.”


혼란과 격동의 세월을 겪고 있는 우리들은 모두들 말도 할 수 없이 불안하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환경의 변화에 의해 흔들리고, 남들의 이야기에 갈등하며, 끊임없이 불안해한다. 중심을 잡지 못하는 불안정한 사회가 지금의 현실이다.


이 책은 이런 우리들에게 흔들리지 말고 자신을 지켜라고 말씀해 주시는 법인 스님의 산문집이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연재한 칼럼과 원고를 엮은 이 책은 혼돈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잘 담고 있다.


'가장 쉬운 일이 가장 어렵고,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가장 쉽다.'


삶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행복에 이를 수 있는가. 우리가 대체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초등생 자녀들에게 풀꽃 시계를 선물로 준 아버지의 진심은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을 것인데 우리는 그런 것들을 잊어버리고 명품시계를 밝히며 겉치레만 가득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삶의 중심을 내가 아니라 남들에게 옮겨 생각하고 있는 주체 없는 삶이 문제가 아닐까.


'아무리 편하고 빨라도, 내 정신과 감성의 생기와 울림을 억압하고 지배하는 것은 결코 좋은 것일 수 없다.'


지금껏 불안해하던 나를 돌아본다. 스님의 말처럼 내 중심을 찾아보고자 한다. 나의 중심은 대체 어디에 있는걸까? 혹시나 남들보다 뒤쳐질까, 창피한 삶을 살게 될까 주저하며 불안해하며 남의 시선만 좇던 나를 말이다. 스님의 꾸짖음이 나를 때린다. 정신 차리고 살라고. 니 욕심으로 화를 부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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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dugi 2021-04-25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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