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8

[우리는 친구] "하나님과 한울님은 하나죠"(끝) - 예장 통합 안광덕 목사

[우리는 친구] "하나님과 한울님은 하나죠"(끝) - 중앙일보



"하나님과 한울님은 하나죠"(끝)
[중앙일보] 입력 2005.08.13 04:41 수정 2006.06.14




예장 통합 안광덕 목사(왼쪽)·천도교 이선영 선도사(오른쪽).
가족보다 더 가깝고 편안한 사이. 안광덕(51) 목사와 이선영(48) 천도교 선도사는 5년 전 영성순례 프로그램에서 만났다. 국선도 수련을 해온 안목사에게서 이선도사가 깊은 인상을 받았고 이후 둘은 서로에게 '자극제'가 되는 만남을 계속해 오고 있다.







예장 통합 안광덕 목사
천도교 이선영 선도사안목사는 유치원 시절부터 교회에 다녔고, 장신대를 졸업 91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서울 안동교회 부목사로 시작해 현재 예장 통합에 속한 생명목회실천협의회의 상임총무를 맡고 있다. 이 협의회는 바른 목회와 건강한 교회를 위하여 전국의 목사들을 교육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단체. 그는 특이한 경력이 있다. 10년 전 국선도 호흡수련에 입문, 사범까지 됐다. 국선도와 기독교 신앙의 만남을 주제로, 최근 연세대 연합신학원에서 박사논문을 쓰기도 했다. 제목은'예수기도의 한국식 영성교육과 호흡기도 모형'이다.

"하나님과 하나 됨을 체험하는 데 국선도를 접목하면 무엇이 나올까가 궁금했지요. 설사 교회가 종교다원주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도 기독교가 한반도에서 뿌리를 내리려면 민족적인 것과 결합을 해야 합니다."

그런 까닭에 천도교에도 익숙한 안 목사는 천도교의 인내천(人乃天)을 "하나님이 내 안에, 내 안에 하나님이 있는 상태"라 풀어낸다. 그가 일찌감치 천도교를 접했던 것은 오늘날 천도교의 모태가 된 동학교(동학의 계열)가 성했던 경북 상주가 고향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선영 선도사는 종교계에서 마당발로 통하는 대표적인 천도교인.

"사람이 하늘 됨, 인내천은 사람 속에 본래 있는 신(神), 즉 천(天), 하늘의 재발견입니다. 내 속에는 하느님.부처님.공자님이 다 들어 있지요. 모든 성인의 가르침은 본래 하나 됨, 회통(會通)이지요. 난 한울님을 만나기 전 예수님을 먼저 만났었는데 사람들이 나에게 한울님과 하느님이 뭐가 다르냐 물으면 궁극적인 존재의 다른 이름이라고 대답합니다."

선도사(宣道師)는 기독교의 선교사에 해당하는 보직. 그는 교무관 직도 맡아 대외적으로 천도교 강의도 하고 있다. 이선도사는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아버지의 신앙을 따라 개종했다. 한때는 장로교 열성신자였지만 실향민인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자식된 도리로 천도교에 입문했다. 부친은 해방 전 북한에서 천도교 청우당 활동을 하다 단신 월남, 천도교 지도자급 교역자인 도정(道正)을 지내기도 했다. 효심으로 시작한 공부가 교리를 섭렵하고, 수행까지 이르게 했다.

"사인여천(事人如天)입니다. 사람 섬기기를 하늘처럼, 모든 사람이 한울님으로 보이는 경지까지 가야 해요. 한울 백성은 한 뱃속에서 나왔습니다. 그것을 알면 여기가 지상천국입니다."

그들은 자식들에게 재산은 몰라도 굳건한 신앙 하나만은 철저하게 물려줄 생각이다. 상대의 속까지 훤히 들여다 보는 편안한 사이라는 그들이 앉은 자리엔 여자.남자, 내 믿음.네 믿음이 구분이 없다. 세 살 터울의 오누이 같다. 굳이 천도교니 기독교니 말하지 않아도 여기서 난 한울님과 하나님이 하나 됨을 본다.

김나미 <자유기고가>

[출처: 중앙일보] [우리는 친구] "하나님과 한울님은 하나죠"(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