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6

[별의별평] 토를 달 수 없게 만드는 기독교 비폭력 평화주의 변증서 < 별의별평 < 탐구생활 < 기사본문 - 뉴스앤조이

[별의별평] 토를 달 수 없게 만드는 기독교 비폭력 평화주의 변증서 < 별의별평 < 탐구생활 < 기사본문 - 뉴스앤조이



[별의별평] 토를 달 수 없게 만드는 기독교 비폭력 평화주의 변증서
로널드 사이더 <예수가 주님이시라면>(요단출판사)

기자명 최경환‧송지훈
승인 2021.07.26 

<뉴스앤조이> 독서 캠페인 '탐구생활'(탐독하고 구도하는 그리스도인의 독서 생활)에서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아래 내용은 평자가 책을 읽고 주관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예수가 주님이시라면-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 비폭력>/ 로널드 J. 사이더 지음 / 김상엽 옮김 / 요단출판사 펴냄 / 392쪽 / 1만 7000원

평화를 사랑했던 기독교 평화주의는 역설적으로 다른 교파로부터 엄청난 핍박과 비난을 받으면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인간의 기본적인 정서와 신념에 거스르는 행동을 요구했기 때문이 아닐까? "어떻게 예수님처럼 살 수 있어? 현실적으로 적절한 대안을 만들어야지." 기존 신학은 이런 고민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실에 적합한 신학, 현실과 대화하는 신학은 결국 예수의 날것 그대로의 말과 행동을 적절하게 희석하는 기술로 변모했다. 

이에 반해 기독교 평화주의자들은 예수의 말과 행동을 곧이곧대로 지키려고 노력했다. 로널드 사이더의 책 제목처럼 만약 예수가 주님이시라면 우리는 온갖 그럴싸한 신학자들의 타협안과 유혹을 이겨 내고 평화주의를 고수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논지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그런데 로널드 사이더는 그런 내 마음을 미리 읽었는지, 내가 제기하고 싶던 반론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다시 재반박했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적어도 나는 요더나 하우어워스보다 니버에 더 가까운 입장인데, 사이더의 논리를 격파할 날카로운 논증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당분간은 분하지만 그냥 사이더가 옳다고 인정하기로 했다.

한 줄 평: 신학적으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더라도, 일단 예수의 사랑과 비폭력에 대해서는 토를 달지 말자!

송지훈 성서한국 사무국장

이 책은 오랫동안 기독교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수고해 온 로널드 사이드가 비폭력 평화주의를 탄탄하게 변증하고 옹호하는 책이다. 복음주의의 거장답게 그는 무려 책의 절반을 할애해 성경을 토대로 비폭력 평화주의의 논증을 빌드업하는 데 공을 들인다. 그동안 다수의 기독교 세력은 성전(holy war), 정의로운 전쟁이라는 명목으로 전쟁의 불가피함을 역설 왔다. 하지만 지금껏 어느 전쟁도 정의로운 전쟁의 타이틀을 거머쥔 역사는 없었다. 물론 평화주의는 '순진한 이상주의' 혹은 '분리주의'라는 비판도 받아 왔고, 일정 부분은 마냥 무시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폭력으로 전복을 꾀하는 정치적 메시아의 길을 단호히 거부하고 십자가형을 감내한 예수, 그리고 당신에게 그 '예수가 주님이시라면' 비폭력 평화주의를 외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로널드 사이더의 모든 주장에 다 동의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슬아슬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고 의문도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모든 갈등과 반목의 장에서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바로 '평화'다. 여기에는 한 점의 의심도 없다.

한 줄 평: 여전한 폭력의 시대에 꼭 필요한 기독교 비폭력 평화주의 변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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