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3

나는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하네 - 귀농 전도사 이병철의 녹색 에세이 이병철

나는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하네 : 알라딘


나는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하네 - 귀농 전도사 이병철의 녹색 에세이 
이병철
(지은이)이후200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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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276쪽


책소개
한국 사회에 '귀농'이라는 던지고, 그 화두를 '귀농 운동본부'를 통해 구체적 실천으로 옮긴 이병철 선생의 산문집이다. '귀농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소개는 물론, 어떻게 사는 것이 마음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인지를 일러준다.

지난 2000년부터 귀농운동본부가 펴내는 계간지 「귀농통문」에 실었던 글과 다른 매체에 발표했던 글을 가려 뽑아 엮은 책이다. 모두 편지글 형식을 취하며, 그 대상은 귀농한 이들, 귀농하려는 이들, 가치관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흔들리는 이에게까지 널리 고루 미친다.

글과 더불어 자연 풍경을 담은 사진들을 풍성하게 실었다. 지은이의 생생한 육성을 들려주는 인터뷰 꼭지도 마련했다. 이 지면을 통해 본문에서 못다한 말을 나누고, 이병철 선생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목차


이 책을 읽는 벗들에게 : 지금 여기 현존의 실상에 깨어 있으라 / 도법 스님
들머리에서 : 숲안마을 가는 길 - 귀농을 꿈꾸는 당신에게


다시 단순한 삶의 회복을 위하여 - 농촌의 어려운 현실에 힘겨워하는 당신에게
정성으로 땅을 살리며 삶을 가꾸기 - 새봄의 문턱에 서 있는 당신에게
꽃이 피고 들이 푸르러지는 것 또한 사랑입니다 - 귀농을 준비하는 미혼의 당신에게
다시 바른 농업으로 돌아가기 - 생태적 자립농과 공생농을 꿈꾸는 당신에게
마음으로 짓는 농사 - 귀농 전문 학교 과정을 배우는 당신에게
새봄에 일구는 생명평화 - 지리산 생명평화결사 탁발 순례에서 만나게 될 당신에게
조화로운 삶의 단순성 -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꿈꾸는 당신에게
연어의 물맛 익히기 - 먼 길을 돌아 어머니 땅에 안긴 당신에게

여름
꽃그늘 속에 돋는 두려움 - 꽃들의 절박한 몸부림에 공감하는 당신에게
야성의 회복을 위하여 - 자기 안의 영성과 신성을 찾고 싶은 당신에게
걸으면서 만나는 삶을 위하여 - 근원으로 돌아가 살고 싶은 당신에게
새로운 토착민으로 살기 위하여 - 땅에 뿌리내린 삶을 살고자 하는 당신에게
소 써레질 소리, 다시 듣고 싶습니다 - 도시 소비자와 연계를 맺고자 하는 당신에게

가을
집을 짓고 있습니다 - 집에 소유 당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당신에게
농사법에 대하여 - 한 해 농사를 갈무리하는 당신에게
우리 쌀 지키기와 뿌리내리기 - 우리 먹을거리를 지키려 애쓰는 당신에게
문명의 전환과 깨달음 - 새로운 문명, 새로운 인간의 출현을 기다리는 당신에게
삶의 자연성 회복하기 - 웰빙 열풍 속에서 생태적 삶을 꿈꾸는 당신에게
오래된 미래에 다녀와서 - 라다크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 당신에게
감사하는 삶의 풍요로움 - 삶의 풍요로움을 일구고자 하는 당신에게
귀농, 그 하나로 돌아가기 - 돌아가야 할 근본이 어디인지를 묻는 당신에게

겨울
비움으로써 채우는 풍요로움 -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당신에게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기 - 장작불 뜨끈한 방을 그리워하는 당신에게
귀농과 수행 - 노동하는 삶과 영적인 삶을 하나로 일구는 당신에게
떠나감과 돌아감 - 사랑하는 이를 먼저 보낸 당신에게
삼가는 마음으로 새천년을 - 야단법석의 세상에서 고요한 당신에게
내 곁의 한 사람을 품어 안기 - 연하장에 고운 마음 새겨 넣을 당신에게
생태적 몸 돌보기 - 몸 농사를 잘 짓고자 하는 당신에게
나는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하네 - 늙은 농부의 가르침을 새길 줄 아는 당신에게

끝머리에서 : 생명 운동으로서의 귀농

부록
덧붙이는 이야기 : 생명평화의 밭을 가는 농부, 이병철 / 편집부

글 쓴 날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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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생각해 보면 지금만큼 치유가 절실한 때도 없었습니다. 우리 자신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과 지구 생태계 가운데 그 어느 것 하나라도 병들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행성에 사는 모든 생명이 생기를 잃고 시들며 병들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행성에 사는 모든 생명이 생기를 잃고 시들며 병들어 죽어 가고 있습니다.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이를 치유하는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새천년의 화두는 '치유'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병들었기 때문에 세상이 병들고, 사람과 세상이 병들어 지구 생태계가 위기에 처해 있다면 결국 치유의 시작은 사람부터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우선 우리 자신부터 스스로 치유해 가는 길 외에 다른 도리가 없음은 분명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치유할 수 있을까요?

우리 스스로를 치유해 가는 길, 왜곡된 심신을 치유하는 길은 삶의 뿌리를 다시 생명의 모태인 대지에, 흙에 튼튼히 뿌리박는 일뿐입니다. 그것이 뿌리 뽑혀 시들어 가던 생기를 되찾고 자연을 거스르는, 대지와 분리된 문명의 위기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입니다. 도시에서 오늘을 사는 사람들 가운데 뿌리 뽑혀 있지 않은 이가 과연 몇이나 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저나 당신이 생각하는 귀농이란 '땅에 뿌리내리기'라고 이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땅에 뿌리내리지 않고서는 심신의 치유도, 자연과 조화로운 삶도, 지속 가능한 인류 문명의 실현도 불가능한 것임은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생태맹의 극복이란 농심(農心)의 회복에 있습니다. - 본문 109쪽에서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이병철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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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물빛 푸른 통영에서 지냈다. 학생운동을 계기로 농민운동과 사회운동을 해오면서 생명운동으로 마음을 모아왔다. 1996년, ‘생태 가치와 자립하는 삶’을 내걸고 생태귀농운동을 처음 시작했다. 전국귀농운동본부장, 녹색연합대표, 녹색대학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환경운동연합, 한살림, 생태산촌만들기, 생명의숲국민운동 등 생태와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와 함께해 왔다. 현재 귀농하여 텃밭을 가꾸며 생명평화를 화두로 도반들과 생태적 사회와 신령한 짐승 되기를 꿈꾸고 있다.
2007년 시집 《당신이 있어》로 등단, 2018년 시집 《신령한 짐승을 위하여》로 제8회 녹색문학상을 받았다. 국제펜클럽회원. 지은 책으로 시집 《당신이 있어》, 《흔들리는 것들에 눈 맞추며》, 《고요한 중심 환한 미소》), 《지상에서 돋는 별》, 《신령한 짐승을 위하여》, 산문집으로 《밥의 위기, 생명의 위기》, 《살아남기, 근원으로 돌아가기》, 《나는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하네》, 시산문집으로 《밥과 똥의 노래》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애련일지>,<그 이름으로 부를 때>,<신령한 짐승을 위하여> … 총 17종 (모두보기)
이병철(지은이)의 말
왜 귀농을 하고자 하는가,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건강하게 사는 삶인가를 스스로에게 묻고 이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대답을 찾아내는 것이 새로운 삶으로 전환하는 일에서 가장 중요하고 우선되는 일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우리 농촌 농업의 현실이 심각할수록 이러한 물음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런 점에서 뿌리째 무너지고 있는 절박한 농촌 농업 속으로 스스로 돌아가면서 귀농자들이 찾아내는 가치와 의미 속에 우리 농촌 농업이 살아날 수 있는 희망과 가능성이 있다고 믿습니다.




근본을 모른다면 그 지식은 쓰레기다

예전에 “씨앗은 힘이 세다”라는 책을 읽은 적 있다. 초보 농사꾼 강분석 부부의 귀농 일기였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함께 아름다운 삶을 일구어 가는 부부의 모습이 너무 부럽고 존경스러웠던 기억이다.

“나는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하네”

과연 이 시대에 늙은 농부에 미칠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지 스스로도 궁금하다. 천하의 근본인 농사를 우습게 여기고, 하늘을 다스리는 일을 맡은 농부들을 무시하는 세상. 이런 세상이 온전히 돌아갈 수 없음은 당연하고, 그야말로 미친 세상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민주화 투쟁과 투옥, 다시 농민 운동과 환경 운동. 그리고 이후 저자는 이 땅의 진정한 귀농을 위해, 그리고 생태와 환경의 온전한 이어짐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분이다. 귀농이 단순히 도시에서 농촌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본디 사람이 태어났던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임을 저자는 오랫동안 강조해왔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저자는 “불임의 잿빛 도시”라 표현한다. 산업화와 도시화의 풍요와 편리라는 신기루를 쫓다 결국 우리 스스로를 잃어버린 도시. 자연과의 조화를 위한 생산이 아닌 온통 생명에 도움이 되지 않는 무수한 상품만을 쏟아내는 도시. 우리는 그 곳에 살고 있고, 벗어날 희망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때문에 귀농은 단순한 직업의 전환에서 벗어나 “뿌리 뽑힌 삶에서 뿌리내리는 삶으로, 자연을 거스르는 삶에서 자연과 조화로운 상생 순환의 삶으로, 소모적이고 파괴적인 삶에서 생산적이고 살리는 삶으로, 의존적인 삶에서 자립적인 삶으로 돌아가자”는 뜻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신자유주의의 망령이 이 땅을 어지럽게 하기 전부터 우리는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겠다는 일념하나로 너무나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희생해 왔다. 그 중 어떤 것들은 이제 돈으로도 다시 얻을 수 없고, 다시는 만날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는 발전이라 말한다. 도대체 무엇이 발전된 것일까.



스코트 니어링은 “더 많이 소유하는 삶 대신에 더 많이 존재하는 삶”을 말해왔다. 당장 삶의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무엇을 소유하기 위해 소중한 우리의 삶을 낭비하는 모습. 그것처럼 어리석고 답답한 모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하찮은 소유 때문에 자신의 삶 자체를 하찮게 만들고 있다. 이제 사람은 사람으로 평가되지 않고, 소비의 주체, 즉 얼마나 많은 것들을 사 모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를 기준으로 평가된다. 아끼는 삶이 아닌 쓰고 버리는 삶을 위해 평생을 노예처럼 일하는 것이다.

귀농이란 “더욱 삶에서 가난하고 생각에서 풍요로울 수 있”도록 우리들을 이끈다. 소유와 집착에 고통스러워하기보다는 나눔과 땀의 결실을 안겨준다. 어머니 자연의 위대함에 두 손 모으게 되고, 인간의 하찮은 오만과 방종에서 벗어나 소박함과 진정한 아름다움을 얻도록 해준다.

물론 지금 우리 농촌의 현실은 한없이 무참하기만 하다. 생명의 키우고, 만들어내는 농업을 또 다른 산업으로 규정하고, ‘경쟁력’을 운운한 그 순간부터 이미 우리 농업은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 감히 쌀을 돈과 비교하려 하다니. 자동차와 비교하다니. 우리는 차가 없으면 걸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쌀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농업을 죽여 자동차를 팔아먹겠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부였고, 현 정부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런 엄중한 현실 속에 귀농을 마치 모든 고통과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인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위험한 것일 테다. 하지만 농촌이 이렇게 죽어갈수록, 그 죽어가는 땅에 돌아가 다시 생명을 가꾸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저자가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죽어가는 농촌, 이 땅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땅이 죽고, 농촌이 죽으면 우리 역시 살 수 없다는 자명한 사실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나누어 우리들에게 잔잔하고 부드럽게, 때로는 단호하게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지금 이 땅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전하고 있다. 이제 귀농을 준비하시는 분들, 혹은 언젠가 불임의 도시를 떠나 어머니의 땅으로 돌아갈 꿈을 꾸고 있는 분들에게 좋은 마음의 다독거림이 되리라 생각한다.

정부는 경제 상황을 핑계로 기어이 이 땅의 강들을 파헤칠 모양이다. 당장 잠깐의 발전을 위해 후손들의 권리와 몫까지 전부 가져가고 있다. 우리가 진정 그럴 권리가 있을까.

암담한 현실에 이 책은 자그마한, 그러나 한 없이 따뜻한 위로가 될 듯하다.

정말 나는 감히 “늙은 농부”에 미칠 수 없다.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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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틀키드 2009-02-12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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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마음으로-

‘나는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한다.’겸손한 제목에 마음이 끌려 이 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이 제목은 원래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이라고 합니다. 평생 도(道)를 구하며 예(禮)를 지켜 살아가려 노력한 성인은 제자의 물음에 자신은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지 않고 때에 따라 사는 사람,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한다며 겸손한 마음을 표했다고 합니다. 공자의 눈에도, 저자의 눈에도 늙은 농부는 마음대로 하여도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동양의 지혜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귀농학교를 다니면서 고쳐 생각하게 된 것이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농사에 대한 생각입니다. 농사하면 정말 어렵고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나 관행 농을 하는 사람들을 떠올리기 쉽지만 진정한 농사꾼은 그것보다 깊은 삶을 삽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농사는 내 손으로 내가 먹을 것을 돌보고 주변과 나누는 소농이 아닌가 합니다. 농사마저 자본의 논리에 잠식당하고 있지만 돈을 버는 직업으로서의 농사, 산업으로서의 농업은 대안이 아닙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세상은 더 나빠질 겁니다.

글에서 몇 번 인용된 소로우의 말 “새가 둥지를 틀면서 노래하듯이 자신의 생계를 꾸려가면서 노래할 수 있기를”- 자신이 하는 노동이 그저 지겨운 밥벌이나 자신을 소외시키는 노동이 아니라 돌보고 살리고 나누는 길이 되기를, 그렇게 농사는 삶의 방식이 되어야하고 세상은 소농들의 지혜와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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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 2010-03-21 공감(0) 댓글(0)




사람의 삶에도 계절이 있습니다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세월을 알아갈수록 농사짓고 사는 삶을 동경하는 이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요즘에는 꼭 연배가 많은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나중에 나이가 들면...'으로 시작하는, 삶의 끝자락에 대한 꿈을 풀어놓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 좋고 공기 좋고 무엇보다 인심 좋은 곳에 터를 잡고 알콩달콩 땅에서 자라는 것들과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고싶어 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도시에서의 팍팍한 삶이 우리의 꿈을 해치고 있다는 뜻도 되겠지요.

하지만 늘상 결론은 이랬습니다. "농사는 아무나 짓나?",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 농사짓는 일이래.", "요즘에 농사짓는 건 폭탄 짊어지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일이야. 한미 FTA 몰라?"

사람에게도, 땅에게도 희망을 주는 일이 요즘같은 때에는 절망이 되는 것 같아 참 막연하게만 여겨졌습니다.



오랜만에 책 한 권을 선물받았습니다.

귀농전도사가 쓴 글이라 하길래 농사지으면서 사는 삶에 대한 소박한 글이려니만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물론 농사짓는 사람, 특히 귀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거름같은 이야기가 가득하기도 하지만 결국 사람사는 것도 농사를 짓듯 계절과 절기가 있는지라 구절구절 무릎을 탁~ 치게도 되고 어떤 구절에서는 한없이 시선을 고정시켰다가 하늘 한 번 쳐다보게도 되었습니다.

농사는 혼자 짓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일이다...

이 메시지가 이처럼 편하고 소박하게, 가슴 절절하게 다가오는 책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제 마음을 흔들며, 슬쩍 웃음짓게 만들었던 한 구절을 덧붙입니다. 농사짓는 이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워 저 '뒷간' 한 번 찾아가보고 싶다, 했습니다.

지난주에는 봉화로 귀농하신 윤길학 님 댁에서 하룻밤을 묵고 왔습니다. 윤길학 님은 엔진 톱과 도끼 한 자루로 당신의 집을 손수 지었다는 분인데 귀틀집을 무척 참하게 지었더군요. 귀농한 지는 몇 년 되지 않았습니다만 그이에게서 땅을 딛고 자립적인 삶을 일구는 사람의 우뚝한 기운을 느꼈습니다. 그 모습이 참 좋고 부러웠습니다. 그 집 뒷간에 이런 쪽지가 붙어 있습니다.

똥은 좋은 거름입니다. 거름에 도움이 되지 않는 물질, 휴지, 기저귀, 생리개 등은 똥통 안에 넣어서는 안 됩니다. 이곳을 시용하시는 분께서는 되도록 많이 싸서 풍성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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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처럼 2007-06-07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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