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7

Philo Kalia - *도올 김용옥 교수

Philo Kalia - *도올 김용옥 교수 도마복음연구회에서 “도마복음과 성서 연구”의 주제 강연을 하신 도올 선생과... | Facebook


Philo K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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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 교수

도마복음연구회에서 “도마복음과 성서 연구”의 주제 강연을 하신 도올 선생과 함께 뒤풀이를 가졌다. 초청자는 연구회 후원자이자 고문인 구자만 회장((주) 신흥지엔티)
TV와 유튜브 강의 등을 통해서 경험한 선생의 독특한 목소리와 과장된 제스처와 달리 친절하고 다정한 느낌을 받았다. 질문도 정성스럽게 잘 받아 주었다. 이번 강연을 위해 지난 3개월 동안 다시 썼다는 『예수님의 육성 도마복음』(2025. 6. 13)을 미리 구입해 읽었는데, 속지에 정성스럽게 그림과 사인을 해주었다.
도올 선생을 통해 동양 고전을 읽고 동양학 및 한국학을 공부해야겠다는 도전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기독교에 대해 워낙 도매금으로 비판적인 것을 넘어 바울의 기독교와 초기기독교의 역사에 대해서는 부정적이고 오로지 ‘역사적 예수’ 연구에만 집중하는 태도에 균형감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유불선의 경전 및 기독교의 경전까지 회통하는 학자는 사실 유일한 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도올의 성서연구는 여느 신학자들 보다 뛰어난 면이 있다. 그의 성서연구는 6권이나 된다. 『마가복음 강해』, 『요한복음 강해』, 『로마서 강해』, 『큐복음서』, 『기독교성서의 이해』, 『나는 예수입니다』. 이 정도라면 “도올의 성서연구”라는 논문도 나와야 한다.
도마복음에 대한 연구는 2007년 봄에서 2008년 봄에 걸쳐 도마복음서와 관련된 모든 지역, 이집트, 유대, 팔레스타인, 갈릴리, 시리아, 요르단, 터키, 아나톨리아의 광대한 지역을 모조리 탐색하고 『도마복음한글역주』를 3권으로 출간했었다(2008~2010). 도마복음을 연구한 신학자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정경이 아닌 외경인 데다가 영지주의 문헌이고 영지주의는 이단이라는 낙인 때문에 그 존재를 아는 사람조차 별로 없엇던 처지였다. 그러한 때에 도올의 지명도와 한꺼번에 쏟아진 3권의 책은 놀라웠고 한국사회에 도마복음의 존재를 널리 알리는 데 혁혁한 공헌을 한 셈이 되었다.
그 당시 나도 이 책을 찾아 펼쳐보다가 1권의 절반 이상이 사진 자료라서, 1권만 대충 보고 중단했다. 그런데 이번에 그의 답사 경험을 듣고 정말 그 열의와 진정성에 감동하게 되었다. 너른 사막 지역은 물론 바위산 절벽 기슭까지 몸소 경험하기 위해 뙤약볕 아래에서 걸어 다녔고, 강렬한 햇볕을 선글라스도 끼지 않은 채 다녔던 바람에 눈을 좀 상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 사진을 통해 현장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말대로 전 세계의 신학도 중에서 도올만큼 많은 지역의 자취를 탐험해본 사람은 없어 보인다.
도올이 도마복음에 대한 입장과 중요한 의의는 다음과 같다.
1. 기독교는 바울의 기독론-종말론에서 벗어나 예수의 삶과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유학의 경우도 성리학으로 굳어지자 선진 유학에서 생동성을 찾았고, 불교도 대승불교 이전의 니까야 근본불교의 단순함을 찾고, 종교개혁 시절 “처음으로 돌아가자”(Ad Fontes = back to the sources")란 구호를 내세웠다.
도올의 의도는 이렇다. 기독론은 역사의 예수를 신성화했고, 종말론의 예수의 나라운동을 현재의 운동이 아니라 내세의 천당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교회의 시한부 종말론 형상이라든가 말세론은 성서 종말론의 기현상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기독론과 종말론을 제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종말론은 희망론으로 읽혀져야 하고 기독론은 예수를 운동가에서 예배의 대상을 만들면서 예수운동 퇴락했다는 부정적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삼위일체론이 핵심 신앙으로 형성된 내면의 역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연구자의 강조점과 선택의 다양성은 인정되어야 한다. 도올은 큐복음서와 함께 도마복음에서 더 오리지날하게 예수의 육성을 들을 수 있다고 말한다. 도마복음은 예수운동의 소산이며, 바울이 오염(?)시키기 이전의 순결한 예수공동체에 새겨진 말씀들이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신약의 문헌 중에 最古층대의 문헌이며, 살아 있는 예수의 육성에 접근하는 언어체계라고 말한다.
“예수의 진짜 말씀”(ipsissima vox Jesu) 물음은 역사적 예수 연구의 가장 고전적인 물음이다. 참 복잡한 연구인데 도올은 간단하게 결론 내린다.
2. 그래서 도올은 도마복음 1세기 독립설을 주장한다. 대개의 학자들은 2세기설을 말하고 몇몇 학자들이 1세기 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조재형 교수도 1세기 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1세기설을 말하면 도마복음은 공관복음보다 앞서 예수의 말씀은 수집한 가장 최초의 복음서가 되며, 그렇게 되면 가장 권위가 있는 경전의 왕좌에 앉게 된다. 외경이라고 못 박고 있는 교회나 학자들이 좋아할 리 없고, 이단이라고 생각해 왔던 사람들의 입장에선 더욱 그렇다.
그래서 조재형 교수도 자기 논문이 두 번이나 학회지 심사에서 거부당하기도 했다는 서러움을 말하기도 했다. 학문연구 판단에 신앙적 선입견이 작용한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도올의 목소리는 단호하다. “서양의 신학계는 아직까지도 도마자료가 4복음서의 원형을 이루는 오리지날 아키타입이라는 사실을 과감하게 시인하는 데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 도올의 본문 비평과 공관복음 대조 연구를 겸한 텍스트 비평은 보통 신약학자와 같은 수준이다.
3. 도올은 도마복음은 영지주의 문헌이 아닐 뿐만 아니라 도마복음서는 외경이 아닌 정경이라고 주장한다.
4.도올이 도마복음을 강조하는 이유는 우리민족의 기독교에 대한 인식구조가 근원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강한 인식에 근거한다. “두 세기 동안 기독교가 쌓아온 善業의 功課를 무너뜨리는 불행한 사태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근심어린 마음이다. 한국 기독교에 대한 깊은 애정에 우러나온 발심이기도 하다. 사랑과 용서의 기독교, 그토록 의젓한 기독교가 오늘 태극기부대의 기독교 전락하다니! 탄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도올은 헌재에서 대통령 탄핵 결정이 지연되는 것을 찾다 못해 지난 4월 1일 한겨레신문에 장문의 “시의격문時宜檄文”을 쓰기도 했다. 탄핵 심판 선고, “그것은 복음이다! 그것은 복된 소식이요, 기쁜 소식이다. 그것이 바로 윤석열의 파면이다!”라고 서두에 썼다.
5.도올은 예수의 회귀야말로 고조선 “弘益人間”의 구현이라고 말한다. 기독교는 이미 19세기 동학을 통하여 “하느님 마음 = 인간의 마음”(吾心卽汝心)이라는 우리 민족의 소박한 정조로 토착화되었다고 본다. 석굴암이 중국이나 인도 것이 아니고 우리 것이며, 도산서원이 중국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이듯이, 명동성당이나 정동교회와 새문안교회가 프랑스 것이거나 미국의 종교가 아니라 우리 것이라는 주장은 너무나 당연하다. 따라서 한국 기독교는 종교의 보편주의적 담론을 흡수하고 조선민중의 고유한 의미체를 발양시키도록 그 신학을 창조적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은 너무나 옳은 주장이다.
6.조선적 기독교 수립이 절실하다. 이것은 예수의 육성으로 돌아갈 때 가능하며 필연적이다. “예수가 서구인이 아니라 아시아대륙의 사람이며, 예수의 역사적 실상이 동방적 가치를 포섭하는 매우 혁명적인 인간론을 주창한 인물이라는 사실이 구미신학자들에게 인식되기에는 그들의 인식범위가 너무 제한되어 있다. 하다못해 인도문명의 기나긴 수행자전통, 그 방랑자들의 문화적 심도와 예수를 연결시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당위에 속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연구에서 “예수의 방랑의 삶” 길에 소개한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방랑하는 자들이 되어라”(어록 42번)
7.도마복음에 수록된 예수의 말씀(logion)은 성격상 논어의 공자 말씀과 유사하지만 내용상 노자의 도덕경과 더 유사하다고 도올은 본다. 도올은 이번 연구서에서 도덕경의 인용이 가장 많다.
8.예수의 삶을 신격화하거나 신화화 하지 않는 도마복음서, 모든 이적과 기사, 병고침, 귀신축출 이야기, 수난과 십자가 이야기가 없는 도마의 예수는 사람 위에 군림하지 않는다. 예수와 나와 하느님은 본시 “하나된 자”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토착적 신학을 추구하는 소금(素琴) 유동식(柳東植) 선생의 사상은 그리스도를 매개로 하느님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삼태극적 통전(엡 4:6)을 말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한다.
9.도올 선생은 최근에 『만해 한용운, 도올이 부른다 1-2)을 2권으로 출간했다. 이어 몽양 여운형 선생을 집필 중이라 한다. 그런 후에 동무 이제마의 사상을 정리하고 싶다고 말씀한다. 원광대학교에서 한의학을 공부하던 시절 이이화 선생의 부탁이었다고 한다. 특히 동무의 격치고(格致藁)를 잘 알아야 한다고 말씀한다.
10.도올 선생님만큼 동양 종교의 고전과 기독교의 성경을 두루 연구한 학자가 없는데, 유불선기(儒佛仙基) 四敎의 회통에 관한 연구서를 쓰실 계획은 없으신가 여쭈었다. 연구서를 쓰는 것은 너무 힘들고, 연구서의 문체상 외부의 비판을 막아낼 수 없기 때문에, 카릴 지브란과 같은 영적, 시적 문장으로 사교를 회통하는 책은 구상하고 싶다고 말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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