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6

Hyun Ju Kim Ludrup Yongsoo "저는 ING,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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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 Ju Kim
42 m ·



"저는 ING,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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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이란 말을 할 수도 없고 아니 할 수도 없는 것이다. 
  • 그래서 무분절의 경지로, 아무것도 분별이 없는 무와 공의 처지로 가야 한다. 
  • 간다는 생각조차 버려야 간다. 
  • 산은 산이 아니고 산은 그저 산이다. 산은 본질이고 본질이 산이라서 산이 걷고 산이 흐르고 산이 사라져도 산은 있고 그러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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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러니 누가 스님일까. 
  • 그저 공간을 차지하고 시간을 지나가는 행위에 지나지 않으니, 중. ING라는 말씀이다. 
  • 기독교식으로는 already, not yet 이라는 상태를 연상하게 하지만. 또 용수스님은 약간 그런 의도로 쓰신 것도 같지만. 
  • 나는 이 <중>이라는 말이 공. 무. 라는 개념을 표현하는 말이라는 생각도 한다. 
  • 원래 무리를 뜻하는 말이라지만 그 무리들이 다 ING 상태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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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윤찬인가. 다 단절하고 싶지만 너무 가난해지니까 할 수 없이 연주한다던가. 
  • 좋은 곡이 너무 많아서 이번 생에서는 가장 좋은 몇 곡만 골라서 친다던가. 그런 표현에서 나는 우주가 전부 사라지고 소리만 남는, 그나마도 시간의 함수에 걸려서 매 순간 소멸하는 상상을 한다. 
  • 소멸하는 빛을 바라보는 순간을 영원으로 체험하는 몸을 상상한다. 
  • 죽은 리스트와 악보로 소통하며, 사라질, 죽어버릴 소리를 허공에 날려버리며 교감하는 그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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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은 해도 이해는 못하는 미묘한 실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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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거울 밖의 세계. 말씀으로 오신 하나님. 
  •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신다. 고 할 때 말씀은 법. 이라는 말과 비슷한 느낌이다. 
  •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역사적 예수로 오셨지만 시간이 짧았다. 
  • 그분의 행위와 말씀을 문서로 기록하였지만 턱없이 동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 실제로 본 사람들이 경험한 압도적인 신적 슈퍼파월을 기록되어 번역된 사복음서로 상상하기란 공룡피 한방울로 쥐라기공원을 만드는 것보다 터무니없다. 
  • 인간으로 온 신의 모습을 어떻게 양피지 몇 두루마리에 적을까. 
  • 그래서 요한은 그 기록한 책을 다 담기에 이 세상이라도 부족하다고 썼다. 
  • 물론 USB가 나오기 전 이야기다. 
  • 그럼에도 예수는 <내가 가는 것이 낫다. 그래야 보혜사가 오신다.>며 자신을 지나가는 존재라고 한다. 
  • ING. 잠시 머물다 간다. 
  • 너희들도 잠시 머물다 오렴. 
  • 내가 너희들 있을 곳을 마련해 두겠다. 기다릴게. 
  • 그래서 우리들도 ING.


Ludrup Yongsoo

사람들이 자꾸 스님은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해서 특별한 존재처럼 행해야 하는 집착이 생겼어요. 항상 평화롭고 지혜롭고, 기분 나쁘면 안 되고 약한 모습, 못난 모습 보여 주면 안 되는 집착이 생겼어요.
그래서 부인 성명을 하고 싶어요. 저는 이기적이고 인색하고 산만해요. 기복도 집착도 많고 수행력과 자비심이 부족해요. 기분 나쁠 때가 많고 대체로 부정적이에요. 일반인 보다 못 하는 게 너무 많아요.
그래도 스님상을 알아봐서 약한 모습을 보여줘도 되겠네요. 척 하는 게 힘들어요.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하는 게 힘들어요. 자신의 기대가 힘들어요.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 게 힘들어요. 못난 중, 이대로 있을게요. 진정한 법의 벗이 되어 주고 싶어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저는 ING, 중 입니다.
이제 네팔 순례팀이 귀국했어요. 저는 네팔에 10일 더 있다가 귀국합니다. 히말라야가 주는 감동과 도반님들의 따뜻한 마음과 룸비니의 신성함과 카트만두의 매력과 여행사 하지은 대표님의 훌륭한 기획과 네팔 가이드님의 능숙한 인도로 평생 기억에 남을 여정이었어요! 네팔을 아주 다양하게 잘 경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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