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5

알라딘: 군서치요- 세상을 다스리는 360가지 원칙 2020

  • 알라딘: 군서치요
    군서치요 - 세상을 다스리는 360가지 원칙
    말레이시아 중화문화교육센터 (엮은이),하영삼,정혜욱,이용남 (옮긴이)
    도서출판3  2020-03-15






    정가
    26,000원
    판매가
    23,400원 (10%, 2,600원 할인)
    마일리지
    1,300원(5%) + 702원(멤버십 3%)
    + 5만원이상 구매시 2,000원
    배송료
    무료
    수령예상일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8월 16일 출고
    (동래구 아시아드대로 202 기준) 지역변경
    Sales Point : 73 

     8.0 100자평(0)리뷰(1)
    이 책 어때요?

    카드/간편결제 할인
    무이자 할부
    소득공제 1,060원 


    592쪽

    책소개
    “세상을 다스리는 360가지 원칙”이라는 부제를 달고 전체를 군도, 신술, 귀덕, 위정, 경신, 명변 등 6가지 부류로 나눈 <군서치요> 선집본을 번역한 책으로, 한국에서 <군서치요>의 원문을 직접 번역 소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목차


    서문 11
    편역에 즈음하여 14
    일러두기 16

    제1부 군도(君道): 지도자의 길 20

    제1장 수신(修身): 수양 22
    1. 계탐(戒貪): 탐욕에 대한 경계 22
    2. 근검(勤儉): 검소하고 부지런 하라 34
    3. 징분(懲忿): 분노를 피하라 38
    4. 천선(遷善): 선행을 실천하라 41
    5. 개과(改過): 실수를 바로 잡아라 42
    제2장 돈친(敦親): 친한 이를 존경하라 48
    제3장 반신(反身): 자신을 되돌아보라 54
    제4장 존현(尊賢): 현명한 자를 존중하라 73
    제5장 납간(納諫): 간언을 받아들여라 88
    제6장 두참사(杜讒邪): 비방과 악의적 충고를 막아라 96
    제7장 심단(審斷): 깊이 있게 판단하라 98

    제2부 신술(臣術): 신하의 기술 106

    제8장 입절(立節): 절차를 세우라 107
    제9장 진충(盡忠): 충성을 다하라 114
    제10장 권간(勸諫): 간언을 하라 118
    제11장 거현(?賢): 훌륭한 관리자를 인용하라 124

    제3부 귀덕(貴德): 덕을 귀하게 여겨라 126

    제12장 상도(?道): 도를 섬기라 127
    제13장 효제(孝悌): 효도와 우애 141
    제14장 인의(仁義): 자비롭고 정의로워라 159
    제15장 성신(誠信): 성실하고 신의를 지켜라 166
    제16장 정기(正己): 자신을 바로 세워라 176
    제17장 도량(度量): 아량을 가져라 192
    제18장 겸허(謙虛): 겸손하라 194
    제19장 근신(謹?): 신중하라 208
    제20장 교우(交友): 친구 사귀기 225
    제21장 학문(學問): 공부하기 229
    제22장 유항(有?): 인내하라 235

    제4부 위정(爲政): 정치하기 238

    제23장 무본(務本): 근본에 충실하라 239
    제24장 지인(知人): 남을 잘 판단하라 279
    제25장 임리(任吏): 관리 임용하기 293
    제26장 지공(至公): 지극히 공정하라 304
    제27장 교화(?化): 가르침과 변화 314
    제28장 예악(禮樂): 예의와 음악 336
    제29장 애민(愛民): 사람들을 배려하라 354
    제30장 민생(民生): 백성들의 생계 368
    제31장 법고(法古): 과거로부터 배워라 371
    제32장 강기(綱紀): 기본적인 원칙을 지켜라 375
    제33장 상벌(賞罰): 보상과 처벌 389
    제34장 법률(法律): 법과 규정 396
    제35장 신무(?武): 군사행동에 신중하라 402
    제36장 장병(將兵): 장수와 병사 411

    제5부 경신(敬?): 공경과 신중함 412

    제37장 미점(微漸)미리 예방하라 413
    제38장 풍속(風俗): 사회적 관습 430
    제39장 치란(治亂): 혼란을 다스려라 436
    제40장 감계(鑒戒): 위험을 경계하라 442
    제41장 응사(應事): 올바른 대응 462
    제42장 신시종(?始終): 처음부터 끝까지 신중하라 473
    제43장 양생(養生): 건강을 유지하라 476

    제6부 명변(明辨): 분별력 있는 사람들 478

    제44장 사정(邪正): 선과 악 479
    제45장 인정(人情): 인간의 감정 486
    제46장 재덕(才德): 재능과 도덕성 495
    제47장 붕당(朋黨): 파벌의 형성 497
    제48장 변물(辨物): 중요한 차이점을 분별하라 499
    제49장 인과(因果): 원인과 결과 508

    참고문헌
    접기


    책속에서


    머리말


    21세기 오늘날, 우리는 여전히 대혼란의 시대를 살고 있다. IMF 당시 보다 더 심각해 보이는 경제위기와 고용불안, 그리고 사스, 메르스, 에볼라 보다 더 무서운 COVID-19의 등장, 언어폭력으로 물든 인터넷 댓글 문화 등으로 인간의 가치는 더욱 혼란스럽고 우리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있다. 그로 인해 날로 늘어나는 청년 백수, 예전에는 철밥통이라 불렸던 정규직에조차도 불어 닥치는 구조조정의 매서운 칼날, 결과 어떤 자영업종은 10곳 중 9곳이 문을 닫는다는 가슴 아픈 소식까지 들려온다.

    지금의 사회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네 글자로 된 한자말이 ‘각자도생(各自圖生)’이다. 각자 스스로 살기를 도모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각자도생이란 말이 오늘날을 묘사하는 단어로 흔히 등장함에도, 중국의 고전에도 등장하는 고사성어는 아니다. 그렇다고 일본에서 만들어진 한자어도 아니다. 그 어떤 나라보다 힘든 삶을 살았던 조선에서 만들어진 우리의 한자어라는 것이 더 마음을 아프게 한다.

    각자도생이란 단어 속에는 가족에 대한 배려도, 친구에 대한 배려도, 공동체에 대한 배려도 윤리도 없다. 내가 생존하기 위해서 주변을 돌아볼 여력이 없기에, 나쁜 일에는 나만 해당되지 않으면 되고, 좋은 것이 있으면 내가 취하면 그만이다. 그래서 각자도생하는 사회는 윤리가 사라진 야만의 사회이기도 하다.

    사실 각자도생은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표방하면서 각국의 무역 분쟁을 조정하는 기구도 그 의미를 잃은 지 오래고, 한국이 전통적 우방국이라는 주장도 미국만이 소중하다는 슬로건 앞에서는 혈맹의 의미조차 빛을 바래고 있다. 이웃나라인 일본과 중국 역시 자국중심주의를 표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세계가 다 각자도생에 목메고 있다. 그래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윤리가 사라지고, 국가의 지도자들도 양심과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 당선되기 일쑤다. 정의와 원칙이 실종되고 협력과 상생이 파괴된 국제사회, 서로가 서로를 지배하기 위해 속이고 위협하고 편법이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정말 필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죽지 않고 생명을 이어가는 것, 죽지 못해 사는 것은 사실 사는 것이 아니다. 산다는 것은 단순히 생명을 이어가는 것, ‘연명’이 다가 아니다. 삶을 살만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미니마 모랄리아(Minima Moralia, 한줌의 도덕), 즉 인간을 살만하게 해주는 최소한의 윤리와 도덕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가 윤리와 도덕을 설사 바로 세우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미니마 모랄리아, 즉 한줌의 도덕에라도 귀를 기울이게 하는 세상을 어떻게 해야만 만들 수 있을까?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도 한줌의 도덕이 살아있다면, 그것을 우리를 숨 쉬게 하고, 우리를 살아 움직이게 할 수 있어, 조금이라도 덜 나쁜 세상을, 덜 절망적인 사회를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함께 살 수 있어야 한다. 날로 커져가는 빈부격차, 정보격차, 지식격차, 경제격차, 환경격차, 이들의 간격을 줄여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날로 증가되는 문명 간의 충돌, 민족 간의 대립, 날로 줄어가는 지구의 한정된 자원, 파괴되어 가는 환경, 이로 인한 인류의 파멸을 막기 위해서는 화해와 협력이 필요하다. 화해와 협력, 공존과 공유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이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우리는 옛 고전 속에서 혼란한 이 시대에 한 줌의 도덕이라도 세워줄 수 있는, 협력과 공존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실제로 공자와 노자 등 고대 동양철학자들도 오늘날과 같은 혼란기를 살았다. 그들은 여러 나라들이 극심하게 패권을 다투었던 춘추전국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이다. 그들은 부모가 죽어도 장례조차 제대로 지내지 못하는 야만 사회를 목격한 자들이요, 지도자가 백성을 위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안위만을 돌볼 때 어떻게 몰락하는 지, 백성들은 어떤 도탄에 빠지게 되는지를 직접 목격한 사람들이다.

    공자의 <논어>나 노자의 <도덕경>보다 좀 더 포괄적이고, 대중성 있는, 그리고 실용적이고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은 없을까? 동양고전의 정수를 공자와 노자 등 수많은 성인의 목소리를 살려서, 각 철학자들의 생전의 고민과 주장을 조금이라도 맛볼 수 있게 할 수는 없을까?

    그래서 고민 끝에 선택한 책이 <군서치요>다. 이 책속에는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고, 인간을 소중하게 만들고, 평화로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가?”에 대한 고민이 절절하게 담겨 있다. 옛사람들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윗물부터 깨끗하게 할 방법부터 모색했던 것 같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 나 개인 하나하나가 모든 사회, 국가의 출발자이기 때문이다.

    <군서치요>는 “숱한 고전 속에서 다스림의 요체를 뽑은 책”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정치가나 고위 공직자를 위한 책만은 아니다. 계급사회였던 옛 성현의 시대와 달리 오늘날은 민주사회이고, 민주사회에서는 나라를 다스리는 자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아니라, 세상을 사는 시민이 주인이고, 우리 자신이 주인이기 때문이다.

    책의 부제가 “세상을 다스리는 360가지 원칙”이라 되어있지만, 사실은 “세상”이 아니라 “자신”을 다스리는 360가지 원칙이기도 하다. 자신이 먼저 서야 세상을 정의롭게 다스릴 수 있고, 자신이 공정해야 세상을 공정하게 이끌 수가 있다. 염치와 양심이 살아 있다면 세상은 다스리지 않아도 공정하고 정의로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특히 수신을 강조한다. 개인이 가진 양심과 염치, 그것이 올바른 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했다. 모두가 되새겨야 할 말이다. 그리고 “진정성과 공손함”을 최고의 미덕으로 보았다. 송나라 때의 대철학자 정자(程子)가 말한 “경승백사(敬勝百邪)”, 즉 공경하는 마음이 모든 부정을 이겨낸다는 혜지를 깊이 새길 것을 주문한다. 그것이 곧 자신을 바로 세우고 세상을 정의롭게 다스리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정치가나 고위공직자나 최고경영자 뿐만 아니라, 리더십을 함양하기를 원하는, 미래의 리더로 성장하고픈 한국의 모든 젊은이들에게, 그리고 좀 더 바른 사회를 세우기 위해 고민하는 한국의 모든 시민들에게, 아울러 세상의 윤리를 바로 세우려고 시도하는 모든 어른들에게 헌정하고자 한다.

    이제 이 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이 책은 중국이 자랑하는 제왕의 한 사람인 당 태종 이세민이 자신 스스로 통치의 거울로 삼고자 편찬을 명했고, 평생 손에서 놓지 않았던 책이다. 그리하여 “정관의 치”는 물론 당나라 300년을 진정한 태평성세로 만들었다. 그 후 이 책은 일본으로 들어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정치 지침서가 되었고, 역대 천왕들의 필독서가 되어 일본을 문명국으로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세계적인 지도자들이 즐겨 읽는 애독서의 하나이다.

    <군서치요>는 중국의 전설시대 때에서부터 위진 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지혜를 모은 1만4천여 부, 8만9천여 권의 고서 가운데서 대표적 경전 65종을 선별하여 만든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중국 문명 5천 년간 축적된 리더십의 정수이자 동양의 지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원서는 50여 만자에 이르는 방대한 책이다. 마침 말레이시아 중화교육문화센터에서 그중에서 우리 삶의 도항이 될 가장 대표적인 360항목을 뽑아 놓아 그 정수를 음미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이 책은 이를 저본으로 삼았다.

    이제 “세상을 다스리는 360가지 원칙”이라는 부제를 달고 전체를 군도(君道), 신술(臣術), 귀덕(歸德), 위정(爲政), 경신(敬?), 명변(明辯) 등 6가지 부류로 나눈 <군서치요> 선집본을 한국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군서치요>의 원문을 직접 번역 소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상을 다스리는 360가지 원칙, 시대를 비추는 영원한 거울, 최초의 한국어 선집 번역판 <군서치요>, 여기에 담은 그 정수들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던지는 절실한 충언이요, 미래시대를 대비할 진정한 자산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를 정의롭고 명예롭고 품격 있게 만드는 책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 책의 한국어판이 나올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준 정공 스님이 이끄는 말레이시아 중화문화교육센터와 초역과 윤문 및 영어대역 등을 담당한 두 공동역자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20년 3월
    역자를 대표하여 하영삼 씀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말레이시아 중화문화교육센터 (엮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군서치요>

    하영삼 (옮긴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경남 의령 출생으로, 경성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한국한자연구소 소장, 인문한국플러스(HK+)사업단 단장, 세계한자학회(WACCS) 상임이사로 있다. 부산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대만 정치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한자에 반영된 문화 특징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에 <한자어원사전>, <100개 한자로 읽는 중국문화>, <한자와 에크리튀르>, <부수한자>, <뿌리한자>, <연상한자>, <한자의 세계: 기원에서 미래까지>, <제오유의정리와연구(第五游整理與硏究)>, <한국한문자전의 세계> 등이 있고, 역서에 <중국 청동기 시대>(장광직), <허신과 설문해자>(요효수), <갑골학 일백 년>(왕우신등), <한어문자학사>(황덕관), <한자 왕국>(세실리아링퀴비스트, 공역), <언어와 문화>(나상배), <언어지리유형학>(하시모토만타로), <고문자학첫걸음>), <수사고신록(洙泗考信錄)>(최술,공역), <석명(釋名)>(유희,선역), <관당집림(觀堂集林)>(왕국유,선역)등이 있으며, “한국역대자전총서”(16책) 등을 공동 주편했다. 접기

    최근작 : <키워드 한자 : 24개 한자로 읽는 동양문화 - 하>,<키워드 한자 : 24개 한자로 읽는 동양문화 - 상>,<韓國近代漢字字典硏究> … 총 61종 (모두보기)

    정혜욱 (옮긴이)

    현재 부경대에서 미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문화번역과 주디스 버틀러의 이론적 프레임』, 『번역과 문화연구: 반복을 거부하는 합일』, 『세계문학 속의 여성』(공저), 『상처와 치유의 서사』(공저), 『미국근현대소설』(공저) 등 다수가 있고, 옮긴 책으로 『탈식민 페미니즘과 탈식민페미니스트들』(공역), 『인터넷 상에서』, 『군서치요』(공역) 등이 있다. 현재 상처받은 몸들의 정동과 연대의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

    최근작 : <문화 번역과 주디스 버틀러의 이론적 프레임>,<번역과 문화연구> … 총 6종 (모두보기)

    이용남 (옮긴이)

    한중번역전문가. 중국 연변대학 조선문학부 졸업, 현 연길연신(延信)번역센터장, 연변민간문예가협회 상무이사로 있으며, <에디슨>, <나도 마술사>, <지모지략 이야기> 등을 번역 저술했다.
    ===
        
    중국 제왕학의 집대성 

    반가운 책을 접했다. 그 책은 바로 《군서치요》인데, 중국의 제왕학 정치고전이다. 고전 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를 꼽자면 첫 번째가 역사고 두 번째가 정치학이다. 동양의 정치고전들은 군주정에 기초하였기에 제왕적 리더십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아무튼 개인적인 취향 덕에 국내에 출판된 메이저, 마이너 중국 정치고전을 대부분 섭렵하였는데 《군서치요》는 처음으로 접하는 책이라 굉장히 뜻깊었다. 이 책은 중국의 정관치지를 구현한 당 태종 이세민 시대에 만들어졌다. 태종은 어수선한 난세의 시기, 부친인 당 고조의 패권전쟁에 앞장서서 종군하였으며, 끝내 부왕과 형, 동생을 제압하고 스스로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무력으로 새로운 왕조를 열었지만 무력만으로는 나라를 유지할 수 없음을 깨닫고 문치를 지향했다. 그런 일환에서 현신들에게 정치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들 것을 명하였고 그 결과 탄생한 책이 바로 《군서치요》다.

    내용적으로 볼 때 《군서치요》는 기존 제왕학 텍스트와 어떤 특징이 있을까? 먼저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생각이나 관념을 풀어낸 것이 아니라, 기존에 알려진 문헌들, 가령 《논어》, 《노자》, 《한비자》, 《사기》 등등과 같은 고전에서 통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구들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재구성하여 편집한 책이다. 《군서치요》에 인용된 책은 유가의 경전, 제자백가 철학서, 역사서, 그리고 그 외 정치학 고전 등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그렇기에 중국 고전을 집대성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군주는 사무가 많았기에 치국에 도움이 되는 책을 읽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렇기에 현신들은 방대한 고전 속에서 왕에게 필요한 구절들을 엄선하여 《군서치요》를 완성한 것이다.

    또 주목할 점으로는 다양한 사상들을 두루 포함하고 있는 점이다. 중국 정치사는 성선설을 바탕으로 하는 유가의 왕도와 성악설을 바탕으로 하는 법가의 패도로 나뉜다. 역대 중국의 제왕들은 왕도와 패도를 적절하게 섞어서 사용했는데, 표면적으로는 왕도, 즉 유가의 이론만을 신봉했다. 그렇기에 중국의 제왕학 고전들은 대체로 주류 사상인 유가 쪽으로 치우쳤다. 《군서치요》 역시 유가를 중심사상으로 설정하기에 기존 중국의 제왕학 이론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지만, 유가와 대조적인 법가와 도가 사상 텍스트도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 신선하다. 당나라 시대의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사상과 종교가 꽃피운 점인데, 그렇기에 이 시대에는 유교와 불교 그리고 도교가 골고루 발전할 수 있었다. 《군서치요》 역시 이런 개방적인 사회에서 제작됐기에 다채로운 사상의 고전들을 인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흔히 당 태종을 상징하는 제왕학서로 《정관정요》를 꼽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정관정요》는 당 태종의 행적을 기록한 역사책이고 《군서치요》는 신하들이 당 태종의 정치를 돕기 위해 편찬한 정치교본이다. 그렇기에 당 태종의 정치인 정관치지를 알기 위해서는 태종이 애독했다는 《군서치요》를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 두 책의 관계는 마치 법조문과 판례라고 볼 수 있는데 《군서치요》가 조문이라면 《정관정요》는 판례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럼 우리나라에서는 왜 《정관정요》가 유행하고 《군서치요》는 생소한 것일까?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 《정관정요》는 고려 광종 이후 왕들의 정치 교과서로 채택됐다는 점이다. 두 번째 《군서치요》의 원문은 세월을 거치면서 중국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마 한반도에는 《군서치요》를 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럽게도 중국에서 《군서치요》가 사라지기 전, 일본의 학승이 《군서치요》 전질을 필사하여 일본에 보관했는데 이를 통해 천황가, 쇼군, 야심이 있는 다이묘들은 《군서치요》를 탐독하며 당 태종의 정관치지를 배우고자 노력했다. 에도 막부를 개창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장서가로도 유명한데, 그 역시 《군서치요》를 통해 정치의 요체를 배웠다고 한다.

    이번에 나온 《군서치요》는 원문 중 요긴한 구절 360개를 추려서 번역한 책이다. 덕분에 《군서치요》를 국내에서 접하게 되어 기쁘지만 완역이 아니라는 점이 무척 아쉽다. 책의 원문은 65부 50권 50여만 자로 방대한 분량이라서 완역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단행본 출간을 계기로 완역본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혹자들은 민주시대를 사는 오늘날, 왕조시대의 통치론을 탐독하는 것을 두고 시대착오적인 시각으로 해석한다.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지만, 책을 직접 읽고 나면 우려가 기우였다는 점을 깨달을 것이다. 동양 정치학은 타인을 다스리기 이전의 나를 돌아봐야 한다고 가르친다. 즉 치인 이전에 수기가 우선이다. 기술문명의 발전으로 예의와 도덕과 같은 정신문화가 사라지는 요즘, 나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배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군서치요》는 민주 시민의 내면을 돌아보는데 참고할 수 있는 거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접기
    리군 2020-04-24 공감(2) 댓글(0)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꼭 읽고 배워야 할 군서치요BY JOURNEYMAN ON 5. 3, 2016군서치요1
    고구려를 침략했다 패퇴했다는 이유로 우리에게는 과소 평가받고 있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평가받는 인물이 있다. 고조에 이어 당나라 2대 황제에 오른 태종 이세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8세의 나이에 옥좌에 오른 당 태종 이세민은 국가 제도를 정비하여 국정을 안정시키고 당나라만의 독자적인 문화를 창출하는 데 힘써 중국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으며 ‘정관의 치’라고 불리는 태평성대를 이룩한 인물이다.
    이세민은 한 고조 유방과 위 무제 조조의 기량을 한몸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방의 호탕함과 뛰어난 용인술, 그리고 조조의 지모와 용병술을 모두 지녔다는 말이다. 그는 자신과 맞섰던 위징을 중용하여 단소리뿐만 아니라 쓴소리 듣기에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과거제도를 통해서 출신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인재들을 등용하였다. 또한, 당시 세계 초강대국이던 이슬람 제국과 어깨를 나란히 겨눌 만한 강건한 국가를 만들기도 했다.
    당 태종의 등장은 많은 점에서 조선 태종 이방원을 떠올리게 만든다. 당나라와 조선의 개국 과정에서 그 누구보다 큰 공을 세웠음에도 장자가 아니라는 이유(이세민은 둘째, 이방원은 넷째)로 후계자가 되지 못했고 이후 ‘현무문의 난’을 통해서 형제들을 제거하고 정권을 잡는 과정이 이방원의 ‘왕자의 난’과 흡사하기도 하다.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국가의 기틀을 다졌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이처럼 이세민이 후대에도 존경받는 위대한 군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원래부터 영민하고 용맹스러웠으며 언변이 뛰어났기도 했지만 그와 함께 배우기를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부친을 따라 18세부터 전장터를 누빈 터라 학문을 깊이 배울 기회가 없었으나 황제에 즉위한 뒤에는 문교에 힘을 기울이고 혼란에 빠진 세상을 다스리는 방도에 유념하였으며 백성의 생활을 안정시키고자 하였다.
    그를 위해 태종은 위징, 우세남, 소덕언 등에게 영을 내려 역대 제왕의 치국과 국정운영 사료를 정리해 책으로 편찬하도록 하였다. 그 내용은 1만 4천여 부, 8만 9천여권의 고적에서 선발한 것으로, 위로는 오제부터 아래로는 진대에 이르기까지 6경과 4사, 제자백가에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와 관련된 핵심내용을 발췌하였으며 총 50권, 50여 만 자로 이루어졌다.
    이처럼 당 태종을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만들어준 책이 바로 ‘군서치요(群書治要)’다. 책이 완성되고 난 뒤, 위징은 서문에서 “후세에 전하여 자손들에게 훌륭한 역사를 거울로 삼을 수 있게 하며, 후세에 전하여 자손들에게 훌륭한 방략을 제시할 수 있는” 치세의 보전이라 하였다. 군왕이 되기 위한 일종의 학습서 혹은 자습서라 할 수 있겠다.
    군서치요에 감명받은 태종은 “짐이 어려서 무력을 숭상하고 학업에 정진하지 않아, 선왕의 도는 아득하기가 바다를 건너는 듯했다. 편찬된 이 책을 읽으면서 보지 못한 것을 보게 되고 듣지 못한 것을 듣게 되니, 짐이 국가의 안정과 평안을 위한 정치를 펴는 데 옛일을 고찰하여 유익한 적용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지금의 정무를 처리하면서 의혹이 없어졌으니, 그 수고로움이 참으로 크지 아니한가!”라는 친필조서를 남기기도 했다.
    방대한 분량 중에서 문학동네 싱긋에서 발행한 ‘군서치요’는 천도(天道), 덕치(德治), 인의(仁義), 예치(禮治), 악치(樂治), 교육(敎育), 용인(用人), 치정(治政), 민본(民本), 경제-외교군사, 납간(納諫), 이치(吏治), 재난대처, 인과(因果), 우환(憂患) 등 17개 부문으로 나누어 그 일부분을 소개하고 있다. 그것 만으로도 500여쪽이 넘을진대 원서는 얼마나 방대할런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는 ‘뛰어난 군주가 백성을 다스리면 백성은 군주의 존재만 알 뿐이다'(천도), ‘덕으로 정치를 하고 효를 덕의 근본으로 삼는다'(덕치), ‘인을 근본으로 삼고 의로써 다스린다'(인의), ‘나라를 다스리며 예를 잃게 되면 혼란이 찾아온다'(예치), ‘인재를 임용함에 끝까지 믿고 맡기며 간사한 자를 제거함에 머뭇거리지 않는다'(용인), ‘치국의 도는 반드시 먼저 백성을 풍족하게 해야 한다'(민본) 등 오늘날에도 배워야 마땅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한때 사람들은 이 땅의 정치를 이끌어갈 사람이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밖에 없음에 한탄하곤 했었다. 언제까지 3김에 의지해야 하나 하며 개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모두 정계에서 물러난 지금은 3김만 한 정치인이 없음에 한탄하고 있다. 오랜 세월 정가에 몸담으면서 자신만의 정치철학과 강력한 카리스마로 정계를 주름잡았던 3김과 달리 시행착오만 거듭하는 초보 정치인들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랬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그랬으며 박근혜 현 대통령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그리고 다음 대통령 역시 크게 기대되지 않는다. 야권의 선두 주자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나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 의원 또한 준비된 정치인이라고 하기 힘든 탓이다. 그들 모두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만 힘을 쏟을지언정 정작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었다. 오랜 경륜을 바탕으로 제대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누구도 ‘준비된’이라는 표현을 내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통령을 비롯해서 여당 대표나 야당 대표 모두 헛발질만 하고 있을 뿐 현실 감각도 부족하고 국정 운영 능력도 기대하기 어렵다. 대국을 차지하고도 나라와 백성을 위해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당 태종을 마땅히 본받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