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5

** 선도(仙道)의 현대화와‘단학(丹學) (1-7), 정경희 , K스피릿 2015

선도(仙道)의 현대화, 다양한 시각의 연구 필요 < K스피릿

기자명정경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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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도의 현대화, 단학   2015.05.26
현대 ‘선도수련문화’의 확산과 ‘단학(丹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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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도는 한국사의 출발점에서 시작된 고유의 사유체계로서 수련법에 기반하고 있으며 상고 이래 줄곧 한국사상의 원류로서 기능하여 왔다. 선도는 오늘날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까. 한국선도를 연구해온 정경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가 현대의 선도수련문화를 통해 선도 기학이나 선도수련법 등의 현대화 측면을 분석하여, "현대 '선도수련문화'의 확산과 '단학(丹學)'이라는 논문을 작성했다.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광복 이후 서구화 추세 속에서 약화 일로에 있던 선도는 1970년대말·1980년대초에 이르러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된다. 서구화에 대한 반성적 분위기 속에서 고유 전통으로서 한국선도가 부각, 많은 선도수련단체가 등장하고 선도수련문화가 대중화되었는데, 이러한 흐름을 주도한 계열로 ‘단학’이 있다. 근대의 선도가 민족종교의 형태를 취하였던 것과 달리 현대 선도는 수련법을 중심으로 하였으니 한국선도의 본령이 발현되기 시작한 것이다.

▲ 정경희 국제뇌교육대학원대학교 교수

단학이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를 주도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선도의 상품화, 대중들의 참여, 선도의 현대화 등이 꼽히지만 이중에서도 가장 일차적 요인은 ‘선도의 현대화’이다. 단학은 선도수련문화의 출발점이 되는 ‘선도 기학’을 현대화하였다. 선도 기학의 현대화라는 성과가 현실적으로 의미가 있는 이유는 이를 통해 선도수련법이 현대화되었고 또 선도수련법의 현대화를 통해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학은 새로워진 선도 기학에 바탕하여 선도수련법을 현대화하였다. 단학의 많은 수련법들이 고전적 선도수련법을 현대화한 형태이지만, 특히 뇌교육은 뇌가 강조되는 시대변화를 적극 수용한 바, 선도 현대화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선도수련법의 현대화는 자연스럽게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로 이어지게 되는데, 특히 2000년대 무렵부터 미국사회를 중심으로 선도수련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요약]

1. 머리말

‘한국선도’는 한국사의 출발점에서 시작된 고유의 사유체계로서 수련법에 기반하고 있으며 상고 이래 줄곧 한국사상의 원류로서 기능하여 왔다.1) 삼국 이래 중국에서 도입된 삼교(도교·불교·유교)의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한국선도는 점차 퇴조, 불교와 습합되는 면모를 보였다. 선·불 사상을 시대이념으로 하였던 고려를 지나 조선에 이르러 선도와 극히 대척적인 유교성리학이 국가이념으로 정착되자 선도는 이단시되었고 민속·무속의 차원으로 저락되었다.2)
구한말의 시기 선도는 동학, 정역, 증산도, 대종교 등 ‘민족종교(민중종교, 신종교)’3)의 방식으로 한국사의 전면에 재등장하였다. 이중에서도 특히 한국선도의 원형을 가장 선명하게 계승, 근대 민족주의 운동의 중추적 역할을 한 계열은 대종교였다. 대종교는 여타 민족종교들에 비해 선도의 상징적 존재인 삼성(환인‧환웅‧단군)이나 단군에 대한 기준이 선명하였고 강한 민족적 성향과 맞물려 민족주의 역사학을 정립하거나 항일독립운동에 적극 나서는 면모를 보였다.4)

일제시기 부흥한 선도는 그 민족주의적 성향을 경계한 일제의 탄압, 그리고 일제를 통해 새롭게 도입되기 시작한 서구사상·문화의 위상이 높아가는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차츰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1945년 광복 이후에는 선도에 대한 일제의 탄압이 사라지면서 일시적으로 선도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공인되고 제도화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그러나 곧 이은 남북분단 및 냉전 체제 하에서 민족주의적 정서가 금기시되고 서구사상‧종교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선도의 위상은 다시 낮아지기 시작하여 급기야 민속‧무속의 차원으로전락하게 되었다.

이후 1970년대말·80년대초 무렵이 되면서 한국선도는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된다. 이즈음 서구화에 대한 반성적 분위기 속에서 고유 전통으로서 한국선도가 부각, 많은 ‘선도수련단체’가 등장하고 ‘선도수련문화’5)가 대중화되며 2000년대 이후부터는 세계화하는 면모까지 나타났다. 근대초 부흥한 한국선도가 사그러든 이래 가장 큰 약진을 보인 시기였을 뿐아니라 특히 1970년대말까지 한국선도가 민속·무속 정도로 인식되던 상황에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세계화 현상까지 나타났기에 주목해 보게 된다. 이러한 흐름은 많은 선도수련단체들 중에서도 특히 ‘단학’ 계열에 의해 주도되었다.6)

단학을 중심으로 한 현대 선도 연구는 1990년대말·2000년대 즈음부터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대체로 교육학이나 체육학 방면에서 선도수련의 심신치유 효과 검증 관련 연구가 많은 편인데, 이러한 류의 연구 외에 선도수련문화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는 주로 종교학, 특히 종교사회학 방면에서 이루어져왔다.7)
먼저 선도수련문화의 등장 배경에 대해 1960·70년대 서구의 ‘뉴에이지운동’이나 1970년대 후반 일본의 ‘정신세계운동’ 등 세계적인 추세인 ‘신영성운동’의 영향에다 전통문화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접합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이래8) 대부분의 연구가 이러한 입장을 기본적으로 따르고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인식 하에 ‘영성의 상품화’ 및 ‘종교의 개인화’의 측면에 주목한 연구9)가 나왔고, 이와 달리 서구나 일본의 신영성운동과 차별화되는 민족전통에 기반한 뚜렷한 신념체계‧체계적 조직화‧대규모 사회운동 추구 등의 측면에 주목한 연구도 나왔다10). 이외에도 서구의 사회학 이론을 도입하여 종교적 카리스마의 적용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연구11), ‘전통에 대한 일관된 기준없이 현대인들의 욕구에 맞춘 종교의 상품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연구12) 등도 나왔다. 최근에는 2000년대 이후 중국 동북공정에 대응하여 전개된 ‘국학운동’에 주목한 연구가 나오는 등 관심사가 더욱 다양해져 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상의 연구는 한국선도의 역사적 전개 과정이나 사상적 본령에 기반하여 현대 선도를 바라보기보다는 현재의 활동상 분석을 통해 현대 한국사회에서 수련문화가 갖는 종교사회학적인 의미를 찾아내는 데 초점이 맞추어졌다. 선도의 역사성이나 사상성이 현대 선도로 계승된 부분에 대한 문제 의식은 취약한 것이다.
연구자는 한국선도가 상고 이래 한국사의 근간이자 한국문화의 원형으로 기능해왔기에 관련 연구는 시기를 막론하고 역사성 및 사상성에 기반한 연구가 되어야 한다고 바라보는 입장이며, 앞서 이러한 관점으로 1970년대말․1980년대초 이후 단학을 중심으로 현대 선도의 동향을 간략히 살펴본 바 있다.14)
이후 10여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단학을 위시하여 현대 선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연구자 또한 그간 계속된 한국선도 관련 연구로 현대 선도에 대한 보다 깊은 분석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이에 본고에서는 그간의 연구에 기반하여 단학을 중심으로 현대 선도에 대한 새로운 분석을 시도해 보았다. 1970년대말․1980년대초 이후 근대 이래로부터의 ‘종교’ 형태에서 벗어나 선도의 본령인 ‘수련’ 형태로 전환하게 되어 가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되 특히 이러한 변화를 추동했던 단학이 선도 기학(氣學)이나 선도수련법 등의 ‘현대화’에 기반하여15) 선도수련문화를 ‘대중화’하고, 더 나아가서는 ‘세계화’까지 추구함을 살핀 것이다.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나 세계화 양상에 대해서는 여러 측면에서의 분석이 가능할 것이나 본고에서는 주로 선도 기학이나 선도수련법 등의 현대화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보았다.


아래 제2장에서는 광복 이후 선도의 쇠퇴 국면을 살펴 볼 것이다. 광복 이후 한국사회의 서구화 추세 속에서 선도의 민족적 성향이 기혐, 선도가 국가제도적인 차원으로 자리매김되지 못하고 무속·민속 등의 애매한 이름속에 갇히게 되었음을 살펴 보겠다. 제3장에서는 1980·90년대 선도수련단체들의 등장을 계기로 선도가 ‘종교’ 형태에서 벗어나 ‘수련’ 형태로 전환되며 특히 단학을 중심으로 선도수련문화가 대중화되었음을 살펴보겠다. 제4장에서는 단학이 선도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 요인이자 이론적 기반으로서 선도수련법의 출발점이 되는 ‘선도 기학’을 현대적인 개념과 논리로 재구성, 현대화하였던 점을 제시하겠다. 제5장에서는 단학이 선도의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일차적인 요인으로 고답적인 선도수련법에 머물지 않고 시대변화를 적극 수용, 선도수련법을 지속적으로 현대화해갔던 점을 제시하겠다. 제6장에서는 2000년대 이후 한국사회에 뿌리내린 선도수련문화가 미국사회를 중심으로 세계로 확산되어가는 양상을 살펴보겠다.

1. 한국 고유의 사상 전통은 풍류도, 풍월도, 선도(仙道), 신선도, 종교(倧敎), 신교(神敎), 고신교, 선교, 선가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어 왔는데, ‘선도’, ‘신선도’, ‘종교’, 선교 등의 용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는 단순한 종교나 신앙 전통이 아니라 ‘신선(선(仙)・종(倧)・전(佺))’으로 표상화되는 바 전인적 인격체가 되는 심신 수련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고유 사상이 단순한 종교・신앙이 아니라 수련법에 바탕한 사유 체계라는 점에 주목하여 이러한 계통의 용어중 ‘선도’라는 용어를 선택하게 된다. 또한 이것이 최치원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중국의 도교 전통(세분화하면 도가철학・도교신앙・내단수련법)과 분명히 다른 사상이라고 한다면 ‘한국선도’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정경희, 「한국선도의 수행법과 제천의례」, 『도교문화연구』21, 한국도교문화학회(2004) ; 「중국의 ‘음양오행론’과 한국선도의 ‘삼원오행론’」, 『동서철학연구』49(2008) ; 「한국의 선도수행으로 바라본 중국의 내단 수행」, 『선도문화』13(2012)).
한국선도에 대해서는 근대 민족주의 역사학자들에 의해 연구가 시작된 이래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연구성과의 축적이 있었다. 이들 중에서도 특히 한국선도가 중국의 도교 전통과 구분되는 고유의 문화・사상·수련 체계를 지닌 것으로 바라본 연구는 아래와 같다.(신채호, 「동국고대선교고(1910)」,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단재신채호전집』 별집(서울: 형설출판사, 1972) ; 이능화, 『조선도교사』, 이종은 옮김 (서울: 보성문화사, 2000) ; 안재홍,『민세 안재홍선집』, 안재홍선집간행위원회(서울: 지식산업사, 1981) ; 김정설,『풍류정신』(경산: 영남대학교출판부, 2009) ; 안호상,『배달 동이겨레의 한 옛 역사; 배달동이는 동아문화의 창조자』(서울: 배달문화연구원, 1971) ; 차주환, 『한국도교사상연구』(서울: 서울대출판부, 1997) ; 송항룡, 「한국고대의 도교사상」 , 『도교와 한국사상』 (서울: 범우사, 1987) ; 최삼룡, 「선인설화로 본 한국고유의 선가에 대한 연구」 , 『도교와 한국사상』 (서울: 범우사, 1987) ; 이을호, 「‘한’사상의 구조적 성격과 역사적 맥락」,『한사상의 이론과 실제』 (서울: 지식산업사, 1990 ) ; 도광순, 「한국사상과 신선사상」, 한국도교학회, 『도교학연구』7(1991) ; 도광순, 「한국도교의 사적 연구」 , 한국도교학회, 『도교학연구』7(1991) ; 윤내현, 『고조선연구』 (서울: 일지사, 1992) ; 윤이흠,「한국민족종교의 역사적 실체」,『한국종교』22(1997), pp.99-100.

2.정경희,「선도의 잠복」,『한국선도의 역사와 문화』, 선도문화연구원편(천안: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출판부, 2006).

3. 윤이흠은 1860년 동학 이후 우후죽순처럼 일어난 한국자생종교들이 민족의 정체성 확립의 주역으로 역할했고 스스로 ‘민족적’ 종교로 인식하고 있었기에 ‘민족종교’로 이름할 수 있다고 했다.(윤이흠,『한국종교연구』1 (서울: 집문당, 1986), pp.285-288 ;「한국민족종교의 역사적 실체」,『한국종교』22, pp.88-90, p.120.) 반면 류병덕은 동학 이후 민중층이 형성되고 민중운동이 활발해졌다는 의미에서 민중종교라는 용어를 제시하고 동학·정역·증산교·대종교·원불교를 민중중교의 5대맥으로 보았다.(유병덕,「개화기·일제시의 민족종교사상에 관한 연구 -그 당시 민중종교의 교조 사상에서 찾아본 철학의 제문제」,『철학사상의 제문제3』(서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5), p.243.) 이외에 국제적인 통례에 따라 ‘신종교’의 개념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노길명은 한국의 신종교가 근대 이후의 계급 모순과 민족 모순에 대한 대응적 성격을 띠면서 전개되어왔기에 ‘민중종교’로서의 성격과 ‘민족종교’로서의 성격을 함께 갖고 있다고 보았다. (노길명,「한국 신종교운동의 전개 과정」,『한국종교』23(1998), pp.355-356.) 신종교는 흔히 유교, 불교, 도교, 무속 등 전통종교에서 비롯된 종단들과 기독교에서 비롯된 종단들을 포괄한다.(강돈구,「신종교 연구의 길」,『한국종교』23(1998), p.139.)

4. 박영석,「대종교의 민족의식과 항일독립운동 상·하」,『한국학보』31·32(1983) ; 서영대,「한말의 단군운동과 대종교」,『한국사연구』114(2001) ; 김동환,「대종교 항일운동의 정신적 배경」,『국학연구』6(2001) ; 정영훈,「대종교와 단군민족주의」,『단군학연구』10(2003).

5. 종교사회학 방면에서는 대체로 ‘기수련문화’, ‘기수련단체’(또는 ‘심신수련단체’)로 표현하는데, ‘기수련’의 사상적 배경을 분명히 적시하지 않은 표현법으로 그만큼 이시기 기수련단체들이 다양한 계통의 기수련법이나 명상법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 중에서도 한국선도에 명확한 연원을 대고 있는 경우는 ‘선도수련문화’, ‘선도수련단체’로 적시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법이 될 것이다.

6. 정경희,「선도의 약진」,『한국선도의 역사와 문화』, 선도문화연구원편(천안: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출판부, 2006).

7. 가톨릭 신학이나 개신교 신학 방면에서 나온 연구는 한국선도사상이나 민족종교를 부정하는 입장이기에 논외로 하였다.

8. 노길명,「신영성운동과 그리스도 신앙」,『사목』268호 (2001. 5. 8.) ; 전명수,「신영성운동에 대한 종교사회학적 고찰」,『한국사회』5(2004).

9. 박상언,「단학선원의 치유의례」,『종교연구』28(2002) ;「탈현대성과 영성의 테크닉; 웰빙의 문화현상에 대한 종교학적 이해」,『종교연구』43(2006) ;「현대 한국종교문화의 변동 양상과 성격」,『종교연구』44(2006).

10. 백세곤,『새로운 종교현상으로서의 기수련문화에 관한 연구; 단월드를 중심으로』석사학위논문(한신대 대학원, 2006).

11. 김무경,「단학선원; 신화의 회귀와 ‘카리스마의 일상화’」, 서강대 종교연구소,『한국종교연구』2(2000).

12. 우혜란,「기수련 단체의 민족주의적 성향과 세계화 기획-‘단월드’를 중심으로」,『인문과학연구』11(2006); 「신자유주의와 종교의 상품화」,『종교문화비평』13(2008) ;「한국 명상단체의 세계화 기획과 서구 사회의 대응-‘단월드’와 ‘마음수련’을 중심으로」,『신종교연구』25(2011).

13. 강돈구,「한국 종교교단의 ‘국학운동’」,『종교연구』70(2013).

14. 정경희,「선도의 약진」,『한국선도의 역사와 문화』.

15. 정경희,「한국선도의 ‘삼신하느님’」,『도교문화연구』26(2007) ;「삼국시대 선·불 습합의 미륵사상」,『단군학연구』16(2007) ;「정조의 한국선도 인식과 단군의 위상 제고」,『조선시대문화사』하, (서울: 일지사, 2007) ;「한국선도의 ‘삼원오행론’-‘음양오행론’의 포괄」,『동서철학연구』48(2008) ; 「중국의 음양오행론과 한국선도의 삼원오행론」『동서철학연구』49 ;「한국선도와 ‘단군’」,『도교문화연구』31(2009) ;「한국선도의 ‘일·삼·구론’(‘삼원오행론’)에 나타난 존재의 생성·회귀론」,『동서철학연구』53(2009) ;「홍산문화 옥기(玉器)에 나타난 ‘조천(朝天)’사상(2) - ‘2기’·‘5기’·‘9기’형 옥기를 중심으로-」,『백산학보』88(2010) ;「한국선도의 ‘일·삼·구론’(‘삼원오행론’)으로 바라본 일본신도」,『비교민속학』44(2011) ;「홍산문화 옥기에 나타난 ‘조천’사상(1) - ‘1기’·‘3기’형 옥기를 중심으로-」,『선도문화』11(2011) ;「동아시아 ‘천손강림사상’의 원형 연구」,『백산학보』91(2011) ;「동아시아 ‘북두-일월’ 표상의 원형 연구」,『비교민속학』46(2011) ;「한국선도 수행의 실제」,『선도문화』12(2012) ; 「한국의 선도수행으로 바라본 중국도교의 내단 수행」,『선도문화』13 ;「신라 ‘나얼(나을, 나정)’ 제천 유적 연구」,『진단학보』119(2013) ;「신라 ‘나얼(나을, 나정)’ 제천 유적에 나타난 ‘얼(井)’ 사상」,『선도문화』15(2013) ;「5세기 후반 신라의 선도와 ‘나얼(나을, 나정)’ 신궁 건립- ‘밝왕’ 소지왕의 선‧불 정책을 중심으로 -」,『선도문화』16(2014) 등.

정경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교수 hsp3h@ikoreanspir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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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냉전 체제 하에서 남북 모두 선도의 민족주의 노선 거부
2015.06.01 
 <2> 광복 이후 선도의 쇠퇴

일제시기 선도의 중심이 대종교였듯이 광복 이후 선도도 대종교 계열 인사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상해임정에서 대종교계 인사들의 활약이 컸기에 광복후 새로 수립된 정부내에서도 대종교 계통 인사들의 비중이 적지 않았는데, 민정장관 안재홍(安在鴻), 대한민국정부 초대부통령 이시영(李始榮), 국무총리 이범석(李範奭), 문교부장관 안호상(安浩相), 감찰위원장 정인보(鄭寅普), 심계원장 명제세(明濟世), 국방부장관 신성모(申性模) 등을 위시하여 다수의 국회의원, 국무위원이 배출되었다.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선도가 국가적 차원에서 공인되는 굵직한 사건들이 있었다. 1948년 9월 단기(檀紀) 사용이 결정되었으며 1949년에는 양력 10월 3일이 ‘개천절’로서 국경일화하였으며, 대한민국 교육이념으로 선도의 ‘홍익인간’ 이념이 채택되었다. 또한 대종교는 종단 제1호로 등록되었으며, 선도이념에 입각한 학원 설립의 노력으로 홍익대학(弘益大學), 국학대학(國學大學), 단국대학(檀國大學) 등 다수의 학원이 설립되었다. 대종교 계통 정치가들에 의해 선도이념은 정치이념화하기도 하였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조소앙의 삼균주의(三均主義), 안재홍의 신민족주의(新民族主義), 안호상의 일민주의(一民主義)이다. 16)

그러나 이러한 성가는 계속 이어지지 못하였다. 광복 이전부터라도 일제를 매개로 한 한국사회의 서구화 방향은 이미 정해진 것이었지만 광복 후에는 더욱 가속도가 붙게 되었다. 한국은 서구의 양대 사조인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이념이 집중적으로 적용되면서,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도 양자의 대립점이 첨예하게 드러나는 곳이 되었고 결국 6·25를 계기로 남북이 분단되었다.17)

남북 분단 이후 한국사회에 적용된 냉전 체제 하에서 남·북한 할 것 없이 모두 선도의 민족주의 노선을 거부하였고 선도는 크게 쇠락하였다.18) 남한의 경우 정인보, 조소앙, 조완구, 안재홍, 명제세와 같은 대종교계 인사 및 신민족주의 역사학자들의 납북이 선도 약화의 일차적인 원인이 되었다. 이외에도 냉전체제 하에서 민족주의적 정서가 금기시되었던 점도 선도 발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남한에서 새롭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미국을 통하여 서양사상이나 종교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되어갔던 이유도 컸다.

특히 미군정시기 미국은 기독교의 선교사 보호와 기독교 신앙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기독교 중심의 종교적 지형을 만들어놓았다. 개신교가 미군정의 적극적 후원하에 거의 유일한 공인종교가 되었고 비기독교 종교들은 기독교에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미군정의 기독교 우위의 종교정책은 친미반공을 국시로 하는 제1공화국으로도 그대로 계승되었다. 민족주의 성향의 민족종교들의 입지는 점차로 좁아져 위축, 분열되었다.19)

서구 근대의 합리주의적 학문방법론에 의거할 때 한국선도는 원시신앙에 불과해진다. 동양사상들 중에서 불교나 유교 등 후대에 전통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사상들은 그나마 동양사상 전통의 하나로 학문적으로 인정되며 때로는 서양사상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되기까지 하였던 반면 한국선도는 ‘원시 샤머니즘(무교, 무속)’, ‘민간신앙’ 등의 애매한 이름으로 격하되었다. 더우기 기독교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선도는 단군이라는 우상 숭배의 전통 하에서 나온 ‘이단종교’에 불과해진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한국선도는 상고 이래 한국사의 근간이자 한국적 정체성의 뿌리로서의 위상, 가깝게는 근대 항일독립운동의 주축으로서의 위상마저 심각하게 손상을 입을 정도가 되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전사회적으로 공유되던 선도 인식의 변화가 가시화되던 시점은 1960년대 군사정권 이후 부터이다. 5.16 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는 1961년 12월 1일 단기를 폐지하고 서기로 변경한다.20) 연호는 단순한 연대 측정수단 이상으로 한 국가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나타내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단기의 폐지는 선도에서 시작된 우리 민족사의 유구성과 자주성, 문화적 정체성을 부정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 선도의 의미가 그만큼 퇴색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전주곡이었다.21) 홍익사상과 개천절은 국가제도 속에 그대로 유지되나 개천절은 그 중요성과 규모가 약해져 현재에 이르러서는 국경일이기보다는 오히려 특정 종교와 관련된 날로 여겨지기조차도 한다는 인식이 있을 정도로 그 위상에 큰 변화가 있었다.22)

이처럼 1960년대는 한국사회의 선도 인식 변화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단기가 서기로 바뀐 것 외에도 선도 인식 변화의 조짐을 예고하는 다른 사건들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경제개발5개년계획이 본격 시행되면서 한국사회에서는 근대화가 일차 목표가 되면서 전통적인 삶의 방식과 가치는 무시되기 시작하였고 더하여 한국전쟁 이후 격화된 남북대립의 상황으로 인해 민족문제는 이념문제의 뒤편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이러한 와중에 군사정권에서는 1966년 서울 남산 조선신궁 자리에 1억원의 정부 보조금과 국민성금으로 단군전을 건립하려 했으나 기독교측와 학계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대신 1968년 현정회가 나서 사직공원 내에 작은 규모의 단군성전을 건립하였다.23) 이에 대해서는 당시 강단의 학자들도 동조하였으니 선도나 단군에 대한 다양한 인식의 차이가 가시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한 한편 1977년 정부에서는 단군 표준 영정을 지정하거나 전국체전시 강화도 마니산에서 성화의 채화·봉송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모습을 보였으니 선도나 단군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극히 일관성이 없으며 애매모호한 상태이다. 우리사회는 국가제도적 차원에서 대한민국과 선도의 관계, 선도의 국가적 의미를 아직 분명하게 정리하지 못하였다고 할 수 있다.24)

국가제도적 차원의 애매함과 맞물려 선도의 중심 세력인 민족종교 또한 침체를 면치 못하였다. 광복 이후 민족종교로는 구래의 대종교나 단군교 외에도 개천교, 한얼교, 천화불교, 광명도, 용화불사, 단군마니숭조회, 단군교종무청, 단군성조수도원, 선불교 등이 끊이지 않고 등장하였고 1985년에는 한국민족종교협의회가 발족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통계에 의하면 1960년대 이후 선도 관련 종교단체의 수는 줄고 있지 않으나 이들 단체의 신앙 활동은 매우 침체된 것으로 보고되었다.25) 민족종교의 수위에 자리한 대종교의 경우가 그러하듯이 민족종교는 계속 위축되어갔다.

이러한 분위기는 학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제강점기 대종교계 지식인들의 국학 연구가 활성화되었고 특히 민족주의 역사학 방면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한국전쟁을 계기로 대종교계 민족주의 역사학자들의 납북으로 이들의 연구가 제대로 계승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남북 분단 이후 사학계에서는 민족사학 대신 실증사학이 우세해졌고 실증사학의 학문 태도와 방법론으로 인해 식민사학에 대한 극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다.26)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실증사학을 주도하는 전문 학자들과 일제시기 민족주의 사학의 계승을 표방하는 재야학자들간의 대립이 생겨나게 되었으니 이른 바 강단사학과 재야사학의 대립이 그것이다.27)

국사학계 내에서 강단사학과 재야사학의 대립이 두드러졌던 반면 철학, 국문학, 종교학, 민속학계 등에서는 강단의 학자들이 대종교계 민족주의 사학자들의 선도 연구를 계승, 발전시켜갔고 그 결과 선도사상이 새롭게 ‘한사상’으로 정립되는 성과도 있었다.28) 그러나 이러한 선도 연구가 국사학계로 수렴되지는 못하였기에 국민들의 역사인식 속에서 선도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지 못하였던 점은 선도 약화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제시기 선도는 일제의 탄압으로 약화되기도 하였지만 민족정신의 원류로서의 위상에는 변함이 없었다. 반면 광복 이후에는 선도나 단군에 대한 탄압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서구화 추세 속에서 선도에 대한 인식은 오히려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종교를 위시한 민족종교는 크게 침체되었으며 특히 대종교계의 민족사학이 제대로 계승되지 못하고 실증사학이 우세해지면서 선도에 대한 역사 인식이 사라지게 되었는데 이는 선도 쇠퇴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주.
16) 정경희, 「한국선도와 ‘단군’」,『도교문화연구』31, pp.122-123.
17) 정경희, 「선도의 약진」,『한국선도의 역사와 문화』, pp.726-727.
18) 정영훈, 「대종교와 단군민족주의」,『단군학연구』10, p.300.
19) 이재헌,「미군정의 종교정책과 불교계의 분열」,『불교정화 운동의 재조명』(서울: 조계종출판사, 2008), pp.15-16 ;「한국 신종교 민족주의 운동의 변화와 전개」,『신종교연구』26(2012), p.50.
20) 양승태,「연호와 국가정체성; 단기연호 해명을 위한 정치철학적 논구」,『한국정치학회보』35-4(2001).
21) 이용범,「현대 한국의 단군 인식과 민족 문제」,『동북아역사논총』20(2008), pp.64-65.
22) 강돈구,「동아시아의 종교와 민족주의」,『종교연구』22(2001), p.29.
23) 이형래,「해방후 단군인식과 현대 단군운동의 전개 」,『한국사의 단군인식과 단군운동』(천안: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출판부, 2006) pp.368-369.
24) 이용범, 앞의 글, pp.64-66.
25) 조흥윤,「한국단군신앙의 실태」,『단군; 그 이해와 자료』(서울: 서울대학교출판부, 1994), pp.342-345.
26) 조동걸,「해방후 한국사연구의 발흥과 특징」,『한국현대사학사연구』(서울: 나남출판사, 1998), pp.392-393.
27) 정경희,「선도의 약진」,『한국선도의 역사와 문화』, pp.729-731.

[더보기] 현대 ‘선도수련문화’의 확산과 ‘단학(丹學)’ <1> 선도의 현대화, 단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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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 선도의 본령 발현, 선도의 현대화   2015.06.08 
현대 ‘선도수련문화’의 확산과 ‘단학(丹學)’
 <3> 1980·90년대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

남북분단 이후 약화 일로에 있던 선도는 1970년대말·1980년대초 무렵이 되면서 새로운 변화의 계기를 맞게 된다. 그간 침체 일변도에 놓여 있던 선도가 선도수련법을 중심으로 대중적으로 널리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경제성장이라는 절박한 생존의 문제를 해결한 한국인들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찾게 되었고 이러한 선상에서 동양사상이나 동양 명상법 등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이에는 일차적으로 서구에서 1960년대·70년대 유행하던 뉴에이지운동, 또 1970년대 후반 일본에서 유행하던 정신세계운동 등 ‘신영성운동’의 영향이 컸다. 29)

일반적으로 종교는 절대적 초월신에 대한 복종으로 정의될 수 있는 반면 영성은 삶에 내재한 신성에 대한 경험을 의미하는데, 현대 종교에서는 전자가 위협을 받고 있다면 후자는 성장하고 있는 추세로 이러한 후자의 흐름은 ‘신영성운동’으로 통칭된다. 신영성운동은 절대적 초월신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안에 내재하는 신성이나 영성의 강조, 우주와의 일체감, 자연중심의 세계관, 이원론이 아닌 일원론, 우주와의 일체감, 개체의 소멸, 궁극적 실재에서의 유일신의 부정, 첨단 과학이 제시하는 새로운 우주관과 생명관의 수용 등을 내용으로 한다. 이는 서구사회의 유대교적 전통이나 기독교 신앙과는 상치되는 새로운 발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인이나 한국인들의 경우 오랫동안 서구 문화의 토대가 되어온 이원론적 세계관 보다는 조화와 융합을 강조하는 동양의 일원론적 세계관에 젖어 있었으며 자연 중심주의나 윤회사상에 친숙해있었다. 따라서 서구의 신영성운동은 자기 전통에 대한 부정과 동양사상에 대한 수용에서 시작하였다면, 일본이나 한국의 신영성운동은 서구의 신영성운동의 충격과 함께 자기 전통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접합되면서 전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30)

처음에는 서구화된 동양사상 및 명상법인 TM(초월 명상), 마인드콘트롤, 아바타, 각종 요가나 중국계 기공 등에 관심이 높았으며 고유 선도에 대한 관심은 미미하였다. 1970년대 선도수련단체로는 정각도(正覺道 : 1970년대 중반 국선도(國仙道)로 개칭)가 유일하였다. 정각도는 1967년 청산 고경민 선사(1936~?)에서 비롯되었는데 1970년대말에 이르기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하였다.
고유의 선도에 대한 관심은 1970년대말·1980년대초 무렵부터 본격화되었다. 이즈음 ‘단전호흡’이나 ‘기’를 표방한 많은 선도수련단체가 등장하게 되는데 우선 1970년대까지 저조하던 국선도가 선도사상과 수련법 체계를 정비하면서 크게 성장하였다. 1985년에는 일지 이승헌(1950~현재) 선사가 ‘단학’을 주창, 단학선원(丹學仙院, 2002년 단월드로 개칭)을 설립, 국선도와 함께 선도의 대표적인 양대 세력으로 성장하였다. 1986년에는 한국단학회연정원(韓國丹學會硏精院)도 등장하였다. 1985년 쇠퇴 국면의 민족종교들이 결집, ‘한국민족종교협의회’를 발족한 것도 선도수련단체가 활성화되는 분위기를 탄 것으로 이해된다.

국선도, 단학선원, 한국단학회연정원과 같은 초기의 선도수련단체들이 단군을 상징으로 하는 민족전통을 강조하고 고유수련법의 도맥을 되살려 수련법을 보급하는 방식을 취하였다면31) 1998년 수선재 등 1990년대 중반 이후에 등장하는 선도수련단체들은 민족과 종교의 경계를 넘어 중국 인도 일본 서구 등지의 각종 다양한 수련법들을 수입하여 보급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1990년대 문민정부 출범과 IMF 경제위기 등의 정치적 경제적 변화를 겪으면서 사회나 집단보다는 개인의 욕구를 우선하는 시대사조와도 관련이 있다.32)
1970년대말 1980년대초 우후죽순 격으로 등장한 선도수련단체들의 성장세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약화되기 시작하였다. 기왕에 등장한 많은 선도수련단체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거나 경영난속에서 사라지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단학’ 계열만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이채로운 면모를 보였다. 단학은 국내외에서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가장 성공적으로 세를 확장하여 선도수련단체의 대표격으로서 위상을 부여받게 되었다. 현재 국내 300여개 외에 일본,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네덜란드, 러시아, 중국 등 해외 여러나라에서 단센타를 운영하는 국내외 최대 규모의 선도수련단체이다.
많은 선도수련단체들 중에서도 단학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 대표적인 선도수련단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요인은 가장 우선적으로 조직체계와 운영방식의 현대화를 통해 수련법의 상품화에 성공하였던 점이 손꼽힌다.
서구나 일본의 뉴에이지 계통 종교나 영성단체들이 대체로 시장지향적 영성사업으로 발전하였던 것과 같이 한국의 수련단체들 또한 대체로 수련법을 상품화하고 단체의 운영을 기업화하는 특징을 보였는데 이중에서도 단연 단학이 이러한 경향을 선도하였다. 단학은 1993년 영리법인인 주식회사로 인가를 받은 후 수련법의 상품화를 통해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형태를 취하면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하였다. 단학은 작은 수련단체로 출발하였지만 영리 활동 면에서도 방대한 매출과 수익을 창출한 바 국제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사례로 꼽힌다.33) 근대 이후 선도가 민족종교 형태를 취하였다면 단학은 선도수련단체의 모습을 띠었을 뿐아니라 수련법을 상품화하여 판매하는 기업의 형태를 취하였기에 민족종교나 선도수련단체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대중들의 일반적인 정서에 쉽게 호응할 수 있었던 측면이 지적되기도 한다.34)
이렇게 단학이 기업의 형태로 수련법을 상품화한 것은 단지 서구나 일본, 또 한국의 시장지향적 영성사업 경향을 수용하였던 때문만은 아니며, 한국선도의 본령을 ‘종교’가 아닌 ‘수련’, 곧 모든 사람의 내면에 신성(영성)이 자리하고 있고 수련을 통해 이를 깨우는 것으로 바라보는 기본 방향 위에 시장지향적 영성사업이라는 시대적 추세를 수용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상에서 단학이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첫번째 요인으로 조직체계와 운영방식을 현대화함으로써 수련법을 상품화, 한국선도의 수련적 본령을 요령있게 드러내었고 이로써 종교적인 신앙보다는 내면의 영성을 중시하는 현대 대중들의 요구에 부합하였던 점을 들었다.

다음 두번째로는 단학을 통해 심신이 좋아진 회원들이 단학강사, 국학강사 등의 형태로서 자율적이고 적극적으로 공원·학교·관공서·기업체·사회복지기관·군부대 등에 단학수련을 보급하였던 점을 들 수 있다. 수련법의 효과를 본 대중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참여가 없었더라면 단학의 이처럼 빠른 확산은 불가능하였을 것이다.35) 이는 첫번째 요인보다도 좀 더 중요한 문제인데, 아무리 조직과 운영이 현대화되고 수련상품이 판매된다 할지라도 상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대중들의 반응에 따라 상품화의 성공 여부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음 세번째로는 고전적인 선도 전통을 현대화하였던 점을 들 수 있다. 단학 이전에도 선도는 민족종교 형태로 존재해왔지만 선도의 핵심 이론인 지감 조식 금촉 수련법, 성통 공완 사상, 조천사상 등이 요령있게 설명되지 못하였다. 사람들이 선도를 단군신앙과 같은 종교로 여기고 수련 전통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선도수련 전통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였던 이유가 컸다. 지감 조식 금촉 수련법이 있다고 해도 고유 수련법이자 정확한 수련 방법과 이론으로 풀이되지 못하였기에 중국도교 양생법으로 해석되거나36) 또는 실체가 없는 것으로 오인되기조차 하였다. 반면 단학은 현대적이고도 평이한 개념과 논리로써 선도의 핵심 이론들을 풀이하고 정리하여 대중들이 손쉽게 수련에 다가갈 수 있게 하였다.

이상에서 단학 성장의 3대 요인으로 조직과 운영 혁신을 통한 선도의 상품화, 대중들의 적극적인 참여, 선도의 현대화를 들었다. 이들 요인들은 하나로 연동되어 있지만 굳이 순서를 따져보자면 선도의 현대화를 그 시작점으로 잡아 볼 수 있다. 곧 선도의 현대화가 가능하였기에 대중들이 손쉽게 수련에 다가갈 수 있었고 이렇게 효과를 본 대중들이 호응하고 단학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결국 상품화 사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단학은 선도의 현대화를 통해 대중들의 호응과 참여를 얻어내었고 상품화 사업에도 성공하였다.
근대 이후 선도가 민족종교의 방식으로 부활한 이래 선도는 민족정신, 또는 민족종교의 차원으로 이해되었을 뿐, 실상 선도의 본류라 할 수련법의 측면은 제대로 조명되지 못하였는데, 이때에 이르러 비로소 수련법을 중심으로 하게 되었으니, 한국선도의 본령이 제대로 발현되기 시작한 것으로 이해해 보게 된다. 이러하다면 근대 이래의 민족종교와 현대 선도수련단체의 관계는 어떻게 규정될 수 있는가?

한국선도는 ‘천인합일 또는 신인합일’의 선도수련(지감(止感)·조식(調息)·금촉(禁觸) 수련)을 통해 모든 사람속에 내재된 신성 또는 영성(선도 기학으로는 원초적 생명에너지로서의 ‘일기(一氣)·삼기(三氣)'37) 개발을 본령으로 하지만 한국 상고 이래 선도의 역사적인 전개 과정에서 이러한 원초적 생명에너지인 ‘일기·삼기’가 ‘하느님, 삼신, 삼신하느님’으로 인격신화되거나 또는 고대의 선도 사제왕(司祭王)이었던 삼성, 특히 단군이 숭상되면서 종교의 형태를 취하게 되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수련적 요소와 종교적 요소가 서로 뒤섞이게 되었고 특히 삼국 이래 선도의 점차적인 쇠퇴 과정에서 수련적 요소 보다는 종교적 요소가 우세해졌으며 그나마도 시간이 흐를수록 무속·민속화하는 경향을 보였다.38)


이러하므로 근대초 선도가 재등장하게 될 즈음의 선도는 수련적 요소보다는 종교적 요소의 비중이 더욱 높았고 이에 근대 선도는 대체로 민족종교의 범주내에 머물게 되었다. 그러다가 1970년대말·1980년대초 이후 종교보다는 영성이 강조되는 시대 분위기 속에서 한국선도 내에서도 종교적 요소 보다는 수련적 요소를 중심으로 하는 선도수련단체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현재까지도 민족종교나 선도수련단체 할 것 없이 공히 수련적 요소와 종교적 요소를 공유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수련적 요소를 우선적으로 더 강조하는 계열은 수련단체 계열로, 종교적 요소를 더 강조하는 계열은 민족종교 계열로 분류해 볼 수 있을 것이다.39)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남북분단 이후 약화 일로에 있던 선도는 1970년대말·1980년대초에 이르러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된다. 서구화에 대한 반성적 분위기 속에서 동양명상법이 소개되었으며 이어 고유전통으로서 한국선도가 부각, 많은 선도수련단체가 등장하고 선도수련문화가 대중화되었는데, 이러한 흐름을 주도한 계열로 ‘단학’이 있다. 근대의 선도가 대종교를 중심으로 민족종교의 형태를 취하였던 것과 달리 1970년대말·1980년대초 이후의 현대 선도는 수련법을 중심으로 하였으니 한국선도의 본령이 발현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많은 선도수련단체들 중에서도 단학이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를 주도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선도의 상품화, 대중들의 참여, 선도의 현대화 등이 꼽히지만 이중에서도 가장 일차적 요인은 선도의 현대화, 곧 고전적인 선도 전통을 현대인들에게 맞게끔 경신하였던 때문으로 분석된다.



29) 1970년대말․80년대초 선도수련단체의 등장 배경에 대해서는, 노길명, 「신영성운동과 그리스도 신앙」,『사목』268호 ; 박상언,「현대 한국종교문화의 변동 양상과 성격」,『종교연구』44, pp.277-278 ; 정경희,「선도의 약진」,『한국선도의 역사와 문화』, pp.733-739.
30) 노길명, 「신영성운동과 그리스도 신앙」,『사목』268호.
31) 윤이흠,「한국민족종교의 역사적 실체」,『한국종교』22, pp.99-100.
32) 박상언,「현대 한국종교문화의 변동 양상과 성격」,『종교연구』44, pp.277-279.
33) 박상언, 같은 글, pp.284-285 ; 백세곤, 앞의 글, p.5, p.57.
34) 백세곤, 같은 글, p.62.
35) 정경희,「선도의 약진」,『한국선도의 역사와 문화』, pp.742-743.
36) 윤이흠,「한국민족종교의 역사적 실체」,『한국종교』22, pp.99-100.
37) 원초적 생명에너지로서의 ‘일기·삼기’에 대해서는 본고의 제4장 참조.
38) 정경희,「한국선도와 ‘단군’」,『도교문화연구』31, pp.101-103, pp.113-118.
39) 1980년대 이후 한국선도의 변화된 흐름을 타고 민족종교 중에서도 선도수련법에 기반, 선도수련단체로서의 면모가 두드러지는 경우로 선불교(仙佛敎, 2000년)를 들 수 있다. 선불교는 1980년대 이후의 대표적인 선도수련단체인 ‘단학’ 계열에서 갈라져 나와 민족종교로 정립된 경우이기에 민족종교 중에서도 선도수련단체의 면모가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게 되었다. 선불교의 선도수련적 면모에 대해서는, 박범석,「민족종교의 하느님사상과 종교교육적 가치-선불교 사례를 중심으로」,『종교교육학연구』26(2008), pp.229-23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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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선도수련문화’의 확산과 ‘단학(丹學)’ <1>

현대 ‘선도수련문화’의 확산과 ‘단학(丹學)’ <2> 광복 이후 선도의 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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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학적 접근법, 하늘(천)=밝음(빛)의 실체 밝혀내  2015.06.15
<4> 선도수련문화 대중화의 이론적 기반: 선도 기학(氣學)의 현대화


앞서 1970년대말․1980년대초 이후 단학이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일차적인 요인으로 선도 전통을 현대화하였던 점을 들었다. 한국선도 전통에서 바라볼 때 단학이 주목되는 이유는 물론 현대에 등장한 수많은 선도수련단체들 중에서 가장 크게 세를 확장하여 한국선도를 대표하는 세력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본질적으로는 선도 전통의 현대화에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단학이 선도전통을 현대화한 면모는 여러 측면에서 이야기될 수 있지만 가장 우선적으로 지적되어야 할 점으로 한국선도의 요체인 ‘선도 기학’을 현대화한 측면을 들 수 있다.

한국의 오랜 선도전통에서는 모든 존재의 본질로서 ‘일(一), 한, 하느님’을 제시하고 이를 이루고 있는 세 차원(삼원)으로 ‘천·지·인 삼(三), 삼신(三)’을 제시한다. 이는 ‘일·삼, 삼신하느님’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종래 다양한 해석법이 있어왔는데, 단학에서는 이를 기학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차이를 보였다. 곧 천‧지‧인 삼원을 기에너지의 3대 요소로서 설명하였는데 ‘천기(天氣)=정보의식(정보·의식의 속성은 무(無)·공(空)이기 때문에 무·공으로 표현되기도 함), 지기(地氣)=질료·물질, 인기(人氣)=기에너지’라는 해석이나 ‘천기=빛(光), 지기=파동(波), 인기=소리(音)’로 설명하였다.40) 곧 ‘천기=정보의식=빛, 지기=질료=파동, 인기=기에너지=소리’라는 기학적 관점으로 기존의 해석법과 차별화되는 대단히 새로운 해석법이자 특히 선도에 양자역학 등 물리학을 연동시키는 고리를 만든 이론으로 크게 주목된다.

흔히 기라고 하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느껴지는 에너지’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정보·의식’이나 ‘질료·물질’까지도 포함, 존재하는 모든 것을 기로 바라본 것이니, 천·지·인 삼원은 모두 기이며 단지 기의 형태만 다른 것으로 인식되었다. 기는 ‘천기(정보의식, 빛) ↔ 인기(기에너지, 소리) ↔ 지기(물질, 파동)’의 순으로 밝고 가벼운 차원과 어둡고 무거운 차원 사이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으로 설명한 것이다. 이처럼 단학에서는 ‘일·삼, 삼신하느님’의 실체를 기, 곧 ‘일기·삼기’로 바라보았는데, 보다 쉽고 효과적인 의미 전달을 위해서는 ‘홀로 스스로 존재하는 영원한 생명’, ‘천지기운’, ‘생명전자’ 등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41)

단학에서는 ‘일기·삼기’의 속성에 대해서도 주목할 만한 해석을 하였다. 종래 일기·삼기의 속성을 ‘무선악(無善惡)‧(무청탁(無淸濁)·무후박(無厚薄))’이라는 고전적인 해석이 있어왔다. 단학에서는 ‘일기·삼기’가 무심한 기에너지일 뿐으로 치우침이 없다는 의미에서 이를 ‘무아(無我), 무, 공, 0점’ 등으로도 해석하며 더 나아가서는 이것이 어떠한 사(私)적인 치우침도 없는 ‘공(公), 전체(全體)’의 속성을 지닌다는 의미에서 ‘공전을 우선한 자전, 공평을 우선한 평등, 구심력을 우선한 원심력’으로도 해석, 선도 기학의 심오한 깊이를 드러내었다.42)
한국선도에 단학의 기학적 접근법은 한국사 연구에도 기폭제가 되었다. 먼저 ‘일기·삼기’적 인식은 한국 상고·고대사에서 널리 등장하는 ‘하늘(천)=밝음(빛)’ 신앙에 대한 획기적인 시각의 전환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곧 단학의 해석법에 의하면 ‘일·삼, 일기·삼기, 삼신하느님’은 형태상 ‘미세한 소리와 파동을 지닌 빛’이니 이것이 한국 상고·고대사에 널리 등장하는 ‘하늘(천)=밝음(빛)’의 실체임을 밝힐 수 있었다.43)

다음 한국의 구비설화나 민간전승, 또 선도서 등에 널리 등장하는 ‘마고(마고할미, 삼신할미, 마고여신)’도 선도 기학의 관점으로 바라볼 때 우주의 근원적 생명력이자 법칙인 ‘일기·삼기’로 설명할 수 있게 된다.44) 종래 한국사속의 마고 전승들은 ‘하늘(천)=밝음(빛)’ 사상과 분리된 채 별개의 지모신(대모신) 신앙 정도로 인식되어왔는데 선도 기학의 관점을 통해 마고사상은 ‘하늘(천)=밝음(빛)’ 사상의 일종으로 수렴될 수 있었다. 또한 단학에서는 우주의 근원적 생명력인 ‘일기·삼기’가 북두칠성 근방에서 시작된다고 봄으로써 한국 상고 이래의 오랜 북두칠성(칠성) 신앙 역시 선도 기학의 일종으로 조명하였다.45)

이상에서 단학이 한국선도의 요체인 ‘일·삼, 삼신하느님’을 ‘일기·삼기’로 바라봄으로써 한국 상고·고대사나 민속·무속 등에 널리 등장하는 ‘하늘(천)=밝음(빛)’ 사상, 북두칠성사상, 마고사상 등 다기한 계통의 선도 전통을 하나로 종합할 수 있었음을 살펴 보았다. 단학의 ‘일기·삼기’의 관점은 한국 상고․고대사, 특히 사상·종교사 방면의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학에서는 ‘일기·삼기’를 대체로 아래와 같은 형태의 기표상으로 도상화하여 사용해오고 있다. 먼저 일기는 대체로 동심원(소용돌이)형 또는 약동하는 원형으로 표현되었다.(<자료1-1>) 다음 삼기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양인 삼태극형 또는 삼족오형을 그대로 가져와서 사용하거나(<자료1-2-좌·중>) 아니면 대종교의 천·지·인 표상인 원·방·각형을 가져와 약간의 변형을 주어 사용하기도 했다. 원·방·각형 위쪽에 배치된 약동하는 원형은 일기 표상이고 그 아래에 배치된 원·방·각형은 삼기 표상이니 일기가 곧 삼기라는 의미이다.(<자료1-2-우>)
또한 단학에서는 존재의 본질인 ‘일기·삼기’가 펼쳐지고 어우러져 현상의 물질세계가 만들어지게 되는 과정을 ‘일·삼·구론’(‘기‧화‧수‧토‧천부론’, ‘삼원오행론’) 등으로 설명하는데, ‘일기·삼기’가 ‘구기’라는 9단계의 변화 과정을 거쳐(‘일·삼·구론’) 물질세계를 구성하는 5대 원소인 ‘오기’로 화하여 현상계(물질계)를 만들어내게 된다는(‘기‧화‧수‧토‧천부론’ 또는 ‘삼원오행론’) 것이다.46) 이를 표현한 기표상으로 오기 표상과 구기 표상도 있다. 중앙의 일기·삼기가 현상의 물질계를 이루는 4대 원소로 분화되는 과정을 표현한 오기 표상(<자료1-3>), 현상의 물질계를 구성하는 4대 원소를 다시 각각의 여(呂)‧율(律)(음·양의 한국선도적 표현)로 나눈 구기 표상도 있다.(<자료1-4>)

<자료1> ‘단학’의 기표상47)

▲ <자료1> ‘단학’의 기표상

단학의 이 표상들이 의미있는 이유는 이들이 한국 상고 이래 각종 제천의기(祭天儀器)나 신성표상물로 널리 사용되어 오던 기표상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표상물의 원류는 동아시아 상고문화의 원류인 홍산문화의 제천의기나 사제왕의 권장류(權杖類) 등이다. 이들 기표상물은 홍산문화를 직접적으로 승계한 한반도‧만주 일대는 물론 중원 일대, 일본 열도 일대를 막론하고 동아시아 일원으로 널리 전파, 동아시아 신성 표상물의 원형이 되어오고 있다.48) 이중에서 한반도․만주 일대, 곧 한국사에 나타난 기표상물들을 아래에 제시하였는데, 이들을 ‘단학’ 기표상의 원류로 바라보게 된다.(<자료2>)

<자료2> 홍산문화 이래 한반도ㆍ만주 일대의 기표상49)







이상에서 단학의 기표상들이 동아시아 상고문화의 원류인 홍산문화 이래 한반도ㆍ만주 일대로 전해진 기표상물 전통, 더 정확하게로는 한국선도의 기학 전통을 계승하고 있음을 살펴 보았다. 삼국시대 이후 한국선도의 침체 과정에서 한국선도 기학의 원의미가 잊혀지고 민속·무속 등 다양한 형태로의 곡해가 일어나게 되었는데, 그 오랜 시대의 격간을 뛰어넘어 선도 기학이 회복되고 있음은 한국선도 전통에서 대단히 큰 변화이다. 이렇게 한국선도 기학이 새롭게 되살아나고 정립됨으로써 한국선도는 새로운 발전의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되었다.



40) 이승헌,『힐링소사이어티를 위한 12가지 통찰』(서울: 한문화, 2001), p.118, p.120 ;『숨쉬는 평화학』(서울: 한문화, 2002), p.143.

41)정경희,「한국선도의 ‘일·삼·구론’(‘삼원오행론’)에 나타난 존재의 생성·회귀론」,『동서철학연구』53, p.280.
42) 정경희,「한국선도의 ‘일·삼·구론’(‘삼원오행론’)으로 바라본 일본신도」,『비교민속학』44, p.436.
43) 정경희,「동아시아 ‘천손강림사상’의 원형 연구 -배달고국의 ‘북두(삼신하느님) 신앙’과 천둥번개신(뇌신) 환웅」,『백산학보』91, p.11 ; 「신라 ‘나얼(나을, 나정)’ 제천 유적 연구」,『진단학보』119, p.60 ; 「신라 ‘나얼(나을, 나정)’ 제천 유적에 나타난 ‘얼(井)’ 사상」,『선도문화』15, p.58.
44)정경희,「《부도지》에 나타난 일․삼론」,『선도문화』2(2007);「한국선도와《징심록》」,『선도문화』14(2013) 참조.
45) 정경희,「동아시아 ‘북두-일월’ 표상의 원형 연구」,『비교민속학』46 ; 「동아시아 ‘천손강림사상’의 원형 연구 -배달고국의 ‘북두(삼신하느님) 신앙’과 천둥번개신(뇌신) 환웅」,『백산학보』91 참조.
46) ‘일기·삼기’는 명백한 삼원적 구조를 갖고 있지만 이것이 현상화하는 과정은 ‘여‧율(음·양의 한국선도적 표현)’ 이원적 분화 방식에 의한다. 곧 ‘일기·삼기’는 이원적 분화 과정, 곧 ‘1기(3기) → 2기 → 4기 → 8기’의 과정을 거쳐 물질로 화하게 되는데, 창조의 출발점인 ‘일기·삼기’와 창조의 결과 생겨난 ‘8기’를 합하면 ‘9기’가 되니 이른바 ‘일·삼·구론’이다. ‘일·삼·구론’은 ‘기‧화‧수‧토‧천부론’이기도 하다. 곧 ‘1기(3기) → 2기 → 4기 → 8기’의 과정은 마고신화에서 ‘마고 → 궁희·소희 → 4천녀 단계(여(呂) 단계) → 4천녀·4천인 단계(여(呂)‧율(律 )단계)’로 표현되고 있는데, 최종 단계의 ‘4천녀·4천인’(4쌍의 ‘여‧율’)은 물질계를 구성하는 4대 원소인 ‘공기(氣)·불(火)·물(水)·흙(土)’이다. 여기에서 ‘일기·삼기’를 ‘천부(天符)’로 개념하고 ‘기·화·수·토 4대 원소’를 합하면 ‘기·화·수·토·천부 5기(5행)’이 된다. ‘기·화·수·토·천부론’에서 ‘일기·삼기’는 ‘천부’로 호칭, 여타 물질계를 구성하는 원소인 기‧화‧수‧토의 차원과 분명히 구별되었다. 본질인 ‘일기·삼기, 천부’에서 현상의 물질세계를 구성하는 ‘기·화·수·토 4대 원소’가 파생되고 이들이 어우러져 물질세계가 만들어진다는 것으로 이를 ‘삼원오행론(三元五行論)’으로도 개념화할 수 있다.(정경희,「《부도지》에 나타난 일․삼론」,『선도문화』2 ; 「한국선도의 ‘삼원오행론’-‘음양오행론’의 포괄」,『동서철학연구』48 ; 「중국의 음양오행론과 한국선도의 삼원오행론」, 『동서철학연구』49 ; 「한국선도의 ‘일·삼·구론’(‘삼원오행론’)에 나타난 존재의 생성·회귀론」,『동서철학연구』53 참조.
47) 왼쪽으로부터, 1기 표상은 단학계 민족종교 선불교의 ‘천부인(天符印)’, 단학의 ‘생명전자’이다. 3기 표상은 한국의 대표문양인 삼태극문, 고구려식의 3기 표상인 삼족오문을 가져온 국학원의 삼족오문, 단학 초기 교기(敎旗)의 일종이다. 5기 표상은 단학 초기 교기의 일종, 9기 표상은 단학 교기의 일종, 뇌호흡수련에 사용되는 뇌회로도 일종이다.(자료 출처 : 정경희,「신라 ‘나얼(나을, 나정)’ 제천 유적에 나타난 ‘얼(井)’ 사상」,『선도문화』15)
48)정경희, 「홍산문화 옥기에 나타난 ‘조천’사상(1) - ‘1기’·‘3기’형 옥기를 중심으로-」,『선도문화』11 ; 「홍산문화 옥기에 나타난 ‘조천’사상(2) - ‘2기’·‘5기’·‘9기’형 옥기를 중심으로-」, 『백산학보』88 ; 「한국선도의 ‘일·삼·구론’(‘삼원오행론’)으로 바라본 일본신도」, 『비교민속학』44 ; 「동아시아 ‘북두-일월’ 표상의 원형 연구」,『비교민속학』46 참조.
49)왼쪽으로부터, 1기 표상의 경우 상단은 동심원형(소용돌이형); 홍산문화의 일와옥패 2종, 용형; 옥룡 3종, 하단은 원형;옥벽 2종, 원통형; 통형옥기 3종 및 채도통형기이다. 다음 3기 표상의 경우, 홍산문화의 삼태극옥벽, 3종, 고조선의 삼태극청동패식(내몽고 오한기(敖漢旗) 지역 출토), 가야의 청동삼환령이다. 5기형 표상의 경우, 홍산문화의 5기형 와형옥패, 고조선의 원형유문청동기(익산 출토), 1세기경 파문칠기(전남 광주 출토), 금관가야의 파문청동기, 백제의 와당(수막새)이다. 다음 9기 표상의 경우, 홍산문화의 팔엽옥부, 고조선의 청동팔주령, 고조선의 청동세문경, 백제의 팔엽연화문 벽돌, 고구려 덕화리1호분 천정화, 고구려 안악3호분 천정화이다.(자료 출처: 정경희, 「홍산문화 옥기에 나타난 ‘조천’사상(1) - ‘1기’·‘3기’형 옥기를 중심으로-」,『선도문화』11 ; 「홍산문화 옥기에 나타난 ‘조천’사상(2) - ‘2기’·‘5기’·‘9기’형 옥기를 중심으로-」, 『백산학보』88)

현대 ‘선도수련문화’의 확산과 ‘단학(丹學)’ 연재 순서

<1> 선도의 현대화 단학

<2>냉전 체제 하에서 남북 모두 선도의 민족주의 노선 거부

<3>한국 선도의 본령 발현, 선도의 현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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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누구나 기감각을 터득하여 내면의 생명력을 찾도록 규격화ㆍ 표준화
선도수련문화 대중화의 일차 요인: 선도수련법의 현대화

입력 2015.06.22, 업데이트 2018.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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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단학에 의한 한국선도 기학의 회복 및 현대화 과정을 살펴 보았다. 선도 기학의 현대화는 당연히 선도 기학에 기반하고 있는 선도수련법의 현대화와 맞물리게 된다. 선도 기학의 현대화라는 성과가 현실적으로 의미가 있는 이유는 이를 통해 선도수련법이 현대화되었고 또 선도수련법의 현대화를 통해 선도의 대중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선도 기학에서는 ‘일기·삼기’에서 현상의 존재계가 생성되고 사람을 위시한 만물이 생겨나게 되었다고(시(始)) 보며 현상의 존재는 언젠가는 다시 본질인 ‘일기·삼기’로 회귀하게 된다는(종(終)) 인식, 곧 ‘일기·삼기’ 내에서 존재의 생성(시)과 회귀(종)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주기론적인 인식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렇게 생겨난 사람과 만물 중에서도 오로지 사람만이 ‘일기·삼기’를 온전하게 갖추었기에 사람만이 ‘일기·삼기’로의 회귀가 가능하다고 보며 사람의 ‘일기․삼기’로의 회귀를 위한 방법으로 ‘1단계 성통(性通): 수련, 지감·조식·금촉 수련 → 2단계 공완(功完): 사회적 실천, ‘홍익인간(弘益人間)·재세이화(在世理化)’→ 3단계 조천(朝天): 천화(化), 최종적인 존재의 회귀’를 제시한다. 이중에서도 1단계 성통(수련, 지감·조식·금촉 수련)은 선도수련 단계로서 ‘금촉(하단전(下丹田, 배 안쪽의 기에너지 결집태) 각성을 통한 신체 차원의 생명력 회복)→ 조식(중단전(中丹田, 가슴 안쪽의 기에너지 결집태) 각성을 통한 마음 차원의 생명력 회복)→ 지감(상단전(上丹田, 머리 안쪽의 기에너지 결집태) 각성을 통한 의식·정보 차원의 생명력 회복)’으로 요약될 수 있다. 50)

선도수련의 요체이자 원론인 지감·조식·금촉론은 실상 현대인들에게 너무나 난해하게 여겨지는 문제가 있기에 선도수련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현대인들이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지감·조식·금촉 수련법에 다가갈 수 있도록 고전적 선도수련법을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 선도수련법이란 시대를 막론하고 지감·조식·금촉의 원론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시대 변화에 따른 변용은 불가피한 것이다.
단학은 지감·조식·금촉의 원론 내에서 다양한 수련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고전적인 선도수련법으로 알려진 도인체조, 단전호흡(행공(行功)), 각종 기공류의 프로그램 외에도 진동수련, 단무(丹舞) 수련, 단공(丹功) 수련, 힐링차크라수련, 심성수련, 민족혼수련, 뇌호흡수련, 뇌파진동수련, PBM(Power Brain Method) 수련, 장생보법(長生步法) 수련, 영가무도 수련, 생명전자 수련, 자기(磁氣) 명상 등 수많은 수련프로그램들이 그것이다. 이들 수련프로그램들은 누구나 쉽게 기감각을 터득하여 사람의 내면에 자리한 생명력(일기·삼기)를 효과적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간이한 방식을 지향하였고 이에 따라 규격화·표준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규격화․표준화의 경향은 단순히 선도수련법의 상품화의 관점에서 접근되기도 하지만51), 이러한 규격화․표준화에도 일관된 원론으로서의 지감·조식·금촉이 적용되고 있으니 본질적으로는 ‘선도수련법의 현대화’라는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단학의 수련프로그램들을 천착해 보면 수련프로그램의 초점이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갔던 점을 알게 된다. 이는 무엇보다도 현대인들의 심신 상태에 수련법을 맞추고자 하였던 때문으로 보인다.52) 곧 단학이 처음 보급되기 시작한 1980년대에는 수련법이 하단전 중심의 형태를 보이면서 신체 차원의 생명력 회복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신체 차원의 생명력 회복은 마음이나 의식 차원의 생명력에 앞서는 일차적 단계였고53) 또한 대중들의 가장 일반적인 관심사이기도 하였던 때문에 단학이 보급되는 초창기에는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게 된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에는 수련법이 중단전 중심의 형태로 옮겨가면서 마음 차원의 생명력 회복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선도수련 원리에 의하면 신체 차원의 생명력 회복의 다음 단계는 마음 차원의 생명력 회복이기 때문이다.54)

1990년대말 무렵부터는 수련법이 상단전 중심의 형태로 옮겨가면서 의식·정보 차원의 생명력 회복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선도수련 원리에 의하면 신체 차원의 생명력 회복에 이어 마음 차원의 생명력 회복이 제시되고 다음으로 의식 차원의 생명력 회복 단계가 제시되기 때문이다.55) 이 과정에서 등장한 수련법이 의식의 차원을 관장하는 뇌와 관련된 수련법, 곧 ‘뇌호흡’ 수련법이다. 뇌호흡수련법은 선도의 상단전 수련법을 현대화한 것으로 1990년대 초반 이래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 1990년대 후반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하였는데, 기본 이론으로 ‘뇌호흡 5단계론’, 주요 수련법으로 PBM(Power Brain Method), 뇌파진동 등이 제시되었다.56) 뇌호흡수련법은 근래에 이르러 교육학, 의학, 심리학, 철학 등 여러 학문 분야와 접목, ‘뇌교육학’이라는 신생 학문으로 새롭게 정립되어가는 추세이다.57)





뇌호흡수련법이나 뇌교육학은 ‘뇌’가 강조되는 현대사회의 추세와 맞아 떨어졌기에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측면이 크다. 곧 20세기 후반에 들어 서구의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국책사업으로 ‘두뇌 연구사업’을 기획,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어가며 연구해오고 있었고 그 결과 인공두뇌, 뇌정보 처리, 생물학적 매카니즘 연구, 뇌기능의 공학적 연구 등 뇌과학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의 축적이 있었다. 물론 이는 선도의 상단전 수련법과는 적지않은 차이가 있었다. 현대사회의 두뇌 연구는 뇌의 물리적, 기능적 방면에 집중된 것으로 인간 존재의 본질과 연결된 뇌의 기능에 대한 접근과는 거리가 멀었다. 반면 선도의 상단전 수련법으로서의 뇌호흡수련법이나 뇌교육은 뇌의 보이지 않는 에너지 결집태인 상단전에 자리한 인간 존재의 본질인 생명력으로서의 ‘일기·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과 연결된 뇌의 기능에 대한 접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처럼 뇌호홉수련법이나 뇌교육학은 뇌의 기능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였기에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단학의 등장 이후 선도수련법이 점차 현대화되어가는 추세 속에서 새롭게 등장한 뇌호흡수련법이나 뇌교육학은 선도 현대화의 대표적인 사례로서 주목된다. 물론 단학의 많은 수련법들이 고전적 선도수련법을 현대화한 형태이지만, 특히 뇌교육은 뇌가 강조되는 세계사적 흐름을 반영하면서도 이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과 방향 전환을 촉구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렇듯 뇌교육은 현대 여러 학문 분야와 접목되고 있기에 얼핏 보기에 고전적인 선도 수련법과 거리가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조금만 더 천착해보면 선도 수련법에 다름아님을 알게 된다. 뇌교육의 기본 이론으로 한국선도의 삼원사상이나 지감‧조식‧금촉 수련법이 제시되며58), 무엇보다도 뇌교육을 통해 사람을 위시한 모든 존재의 본질인 ‘생명력’, 곧 일기·삼기에 대한 각성이 생겨나며(성통, 수련), 이러한 각성으로 인해 자신과 전체사회의 생명력을 회복하고자 실천하는 삶의 방식으로 바뀌게 됨을 강조하는데(공완, 사회적 실천, 홍익인간·재세이화)59) 이는 선도 수련법의 요체인 ‘성통·공완’ 전통에 다름아닌 것이다.

‘뇌교육’이 대중들에게 보급되는 차원을 넘어서 초·중·고등학교 인성교육에까지 도입되기 시작한 사실은 선도수련법의 현대화가 가져온 큰 변화로 이해된다.60) 고답적 선도수련법이 고수되었다면 서구적 교육시스템을 따르는 학교 교육에서 선도 수련법이 수용되기는 매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선도의 오랜 전통에서 바라볼 때 근대에 이르기까지 고전적 수련 이론이나 수련법이 답습되다가 현대에 이르러 현대화되었고 이를 통해 대중화나 세계화가 가능해지게 되었으니 한국선도 전통에서 현대의 시점은 전기적 의미가 있어 보인다.

2010년 무렵 한국선도 수련법은 뇌교육에 머물지 않고 다시 ‘생명전자 수련법’으로 경신되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에 이르러서는 우주의 근원적 생명력으로서의 ‘일기·삼기’에 대한 양자물리학적 접근이 시도되는 면모가 나타났다. 곧 단학 개창 이래 ‘일기·삼기’는 ‘천지기운’, 또는 ‘홀로 스스로 존재하는 영원한 생명’ 등으로 호칭되는 한편으로 양자물리학적 접근 가능성 또한 제시되었는데61), 이때에 이르러 양자물리학 이론과 선도수련의 원리가 결합이 되는 등 좀 더 본격적인 접근이 시도된 것으로62) 이러한 접근법의 변화를 담은 개념이 ‘생명전자’이다.63)

이처럼 한국선도와 과학이 접목되면서 현대화하는 모습은 일반적인 신영성운동의 특성과도 통한다. 대체로 신영성운동은 과학과 영성이 서로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합치되는 것으로 간주한다. 근대 과학의 발전에 따라 이전 종교의 세계관은 타당성을 상실했지만, 현대 과학은 이원론적 과학을 넘어서 있기 때문에 첨단 과학이 제시하는 새로운 우주관과 생명관은 오히려 새로운 영성의 탐구와 합치되는 관점을 보이고 있다.64) 한국선도의 기학적 세계관은 현대 과학과도 합치, 신영성운동이라는 세계종교의 새로운 변화의 물결과 공조하고 있는 것이다.
생명전자에 대한 과학 이론적 접근과 함께 등장한 생명전자 수련법은 ‘일기·삼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카드 또는 동영상의 형태의 ‘생명전자 표상’을(<자료1-1-우> 참조) 활용, 한국선도 수련의 원론인 지감·조식·금촉론에 따라 ‘금촉→조식→지감’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 수련법이다. 앞서 단학의 수련법이 1980년대 하단전 수련 중심, 1990년대 중단전 수련 중심, 1990년대말 상단전 수련 중심의 방향으로 진행되었음을 살펴보았는데 생명전자 수련은 이를 종합한 형태로 볼 수 있다. 특히 선도수련의 요체인 ‘일기·삼기’를 ‘생명전자’의 형태로서 시각화한 것은 기수련으로서의 선도수련의 본질을 분명하게 드러낸 의미가 있다.

▲ <자료1'단학'의 기표상


이상에서 단학이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를 주도할 수 있었던 일차 요인으로서 ‘선도 기학의 현대화’에 바탕한 ‘선도수련법의 현대화’ 요인을 살펴 보았다. 단학은 새로워진 선도 기학에 바탕하여 선도수련법을 현대화해갔는 데 대체로 1980년대 하단전 중심, 1990년대 중단전 중심, 1990년대말 이후 상단전 중심의 방식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1990년대말 이후 상단전 중심의 단계에 이르러서는 고전적 선도수련법을 ‘뇌교육’의 형태로 현대화하였다. 단학의 많은 수련법들이 고전적 선도수련법을 현대화한 형태이지만, 특히 뇌교육은 뇌가 강조되는 시대변화를 적극 수용한 바, 선도 현대화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0년대 선도수련법은 다시 ‘생명전자수련법’으로 변개되었다. 이는 앞서의 상단전 중심인 뇌교육 단계를 넘어선 총체적 수련법으로 선도수행의 요체인 ‘일기·삼기’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선도수련의 본령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낸 형태이며 특히 양자물리학과의 접목을 통한 현대화가 시도되었다. 이처럼 단학은 선도수련법을 보급하되 시대변화를 반영하면서 현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한국선도의 원론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시대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수련법을 경신해나가는 유연성을 선도수련문화 대중화의 일차 요인으로 바라보게 된다.



50)정경희,「한국선도의 ‘삼신하느님’」,『도교문화연구』26, pp.51-61 ; 「한국선도의 ‘일·삼·구론’(‘삼원오행론’)에 나타난 존재의 생성·회귀론」,『동서철학연구』53, pp.294-299 ;「한국선도 수행의 실제」,『선도문화』12 참조.
51) 우혜란,「신자유주의와 종교의 상품화」,『종교문화비평』13(2008).
52) 정경희,「선도의 약진」,『한국선도의 역사와 문화』, pp.743-744.
53) 정경희,「한국선도 수행의 실제」,『선도문화』12, pp.115-120.
54) 정경희, 같은 글, pp.121-123.
55)정경희, 같은 글, pp.123-124.
56)1990년 12월 한국인체과학연구원(2002년 한국뇌과학연구원으로 개칭)의 설립 이래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뇌호흡』(영문판 및 한글판, 1997),『뇌호흡2』(1996),『뇌호흡3』(2000),『뇌호흡』(개정판, 2002),『뇌안의 위대한 혁명-B.O.S』(2007),『뇌파진동』(2008),『뇌교육원론』(2010),『뇌철학』(2012) 등이 연달아 출간되면서 이론 및 수련체계가 정비되었다. 이외에 대중서로『임산부를 위한 태교 뇌호흡』(2002),『아이 안에 숨어있는 두뇌의 힘을 키워라』(2005),『뇌를 알면 행복이 보인다』(2006),『수험생을 위한 뇌호흡』(2007),『5분 뇌호흡』(2007),『뇌파진동으로 기적을 창조한 사람들』(2009) 등도 나왔다.
57) ‘뇌호흡 수련법’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뇌교육 관련 연구는 1998년 최초의 뇌호흡 수련 효과 검증 연구 이래 주로 효과 검증 연구가 많이 나왔다. 근래에는 요가, 불교명상 등 외국 명상법과의 효과 비교 연구를 통한 효과 검증 연구(“A Comparative Randomised Controlled Trial of the Effects of BrainWave Vibration Training, Iyengar Yoga, and Mindfulness on Mood, Well-Being, and Salivary Cortisol”,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2012-234713)) 등 좀 더 폭넓은 연구로 나아가고 있다. 15년여의 시간을 지나면서 뇌교육은 단순 효과 검증 연구를 넘어서 한국선도의 일분야로서 총체적 학문화의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58) 이승헌,『뇌교육원론』(서울: 한문화, 2010) pp.84-106.
59) 이승헌, 같은 책, pp.78-79.
60) ‘뇌교육’은 2008년부터 ‘뇌교육 해피스쿨’ 프로그램의 형식으로 초·중·고등학교에 도입, 현재 4백여개의 학교에 도입되었다. 도입 결과 집중력 향상과 정서조절을 통한 학교폭력 해결에 효과가 나타나 2009년 ‘뇌교육 해피스쿨’ 프로그램을 도입한 충북 형석고등학교는 2012년 7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한 제1회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었다(「증평 형석고, 학교폭력 근절사례 공모전 우수」,《뉴시스》2012. 7. 31. ).
61) 이승헌,『상단전의 비밀』(서울: 한문화, 1992) pp.16-20 등.
62)이승헌,『두뇌의 힘을 키우는 생명전자의 비밀』(서울: 브레인월드, 2011), pp.26-38.
63)생명전자수련법의 보조수련법으로서 자기 에너지(Magnetic Energy)를 이용하여 기에너지 감각의 터득을 돕는 자기 명상법도 나왔다(이승헌,『자기 명상』(서울: 한문화, 2013)).
64) 시마조노 스스무,『현대 일본 종교 문화의 이해』, 박규태 옮김(서울: 청년사 1997), pp.277-278 ; 노길명, 「신영성운동과 그리스도 신앙」,『사목』268호 참조.

현대 ‘선도수련문화’의 확산과 ‘단학(丹學)’ 연재 순서

<1> 선도의 현대화 단학
<2>냉전 체제 하에서 남북 모두 선도의 민족주의 노선 거부
<3>한국 선도의 본령 발현, 선도의 현대화
<4>기학적 접근법, 하늘(천)=밝음(빛)의 실체 밝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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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마음'보다는 '뇌'를 통한 보급, 생래적 신비주의 한계 극복  2015.06.29 
<6>2000년대 이후 선도수련문화의 세계적 확산


1970년대말 1980년대초 이후 등장한 선도수련단체들은 대체로 국내에서 기반을 확보한 후 해외로 진출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단학은 규모나 운영 면에서 이러한 분위기를 주도하였다. 단학(국외용 호칭은 ‘단요가Dahn Yoga’)의 해외 진출은 1991년 미국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비롯되었는데, 1993년 일지선사가 직접 미국 개척에 나서면서부터 본격화되었으며 1997년·1998년 무렵 미국사회내 뇌호흡수련법의 보급을 계기로 비약적으로 성장하였다.65)

뇌호흡 수련법이나 뇌교육은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는데, 서구사회에서 더 환영받은 측면이 있다. 이성적인 서구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단전', '마음'이라는 개념보다 눈에 보이는 '뇌'를 가지고 접근해 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다.66) 곧 기존에 미국에 상륙하여 대중적 바람을 일으켰던 동양의 영적인 가르침과 수련법들이 신비주의의 면모를 갖고 있었던 반면 단학은 뇌교육과 같이 현대적인 방식으로 접근, 동양사상이나 수련법이 갖는 생래적 신비주의의 한계를 극복했던 측면이 있었고 이것이 미국인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갔던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67) 선도수련법의 현대화는 한국사회에서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를 가능하게 하였을 뿐아니라 미국사회를 중심으로 선도의 세계적 확산을 가능케 한 주된 요인이 되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단학이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던 뉴에이지문화의 요소를 대폭 수용하거나 미국인들이 익숙한 요가수련법 등을 적극 수용하였던 점이 성공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68) 이는 단학이 미국 진출을 위해 뇌교육과 함께 힐링차크라 수련법의 보급에 주력하였던 점을69) 지적한 것이다. '힐링차크라'라는 이름만 들으면 얼핏 요가식 수련법으로 생각되고 또 미국인들에게 익숙한 뉴에이지문화의 일요소인 요가식 수련법을 보급함으로써 미국사회에 용이한 진출을 꾀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힐링차크라 수련법을 살펴 보면 한국선도 고유의 삼원사상과 지감 조식 금촉 수련론에 입각한 전형적인 선도수련법으로 체계화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70) 선도수련법에 익숙치않은 미국인들을 위해 그들에게 익숙한 요가풍의 개념이나 형식을 차용한 측면이 있지만 내용면에서는 전형적인 선도수련법인 것이다.

단학의 힐링차크라 수련법이 보여주는 이러한 양면성은 단학이 중국도교의 개념이나 형식을 차용하는 방식과도 매우 흡사하다. 단학은 초창기 이래 중국도교 내단수련법 중의 '정충(精充) 기장(氣壯) 신명(神明)'이라는 용어를 차용해오고 있는데,71) 이는 내용적으로는 한국선도의 '지감·조식·금촉'의 의미에 다름아니다. 단학 초창기 중국도교의 내단수련이 기수련의 대명사격으로 인식되며 한국선도수련에 대한 인식은 불모지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널리 알려진 중국도교식 용어나 개념을 차용하되 내용적으로는 고유 수련법을 따랐다. 곧 단학이 사용한 '정충ㆍ기장ㆍ신명'은 실상 ‘지감=신명, 조식=기장, 금촉=정충’의 의미였으며 중국 내단사상의 전형적인 ‘정충ㆍ기장ㆍ신명’ 수련과는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72) 이렇게 단학은 선도수련법의 원론을 고수하면서도 외래의 수련·명상 관련 개념이나 형식을 널리 수용하는 유연성을 보였는데, 이는 단학의 세계적 확산을 가능하게 한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처럼 단학의 세계 진출에는 뇌교육이나 힐링차크라 수련법 등이 활용되었는데, 이중에서도 단연 뇌교육이 중심이었다. 미국사회를 중심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던 뇌교육은 2008년 무렵부터는 유엔에서의 활동을 통해 그 활동 영역을 더욱 넓혀가게 된다.73) 유엔활동을 계기로 미국사회 내에서 뇌교육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고74) 이러한 관심은 국내로 역수입, 뇌교육은 태권도와 같은 새로운 한류로 인식되면서75) 정부 차원에서도 관심을 보이게 되었다.76)
이처럼 단학은 2000년대에 이르러 뇌교육을 매개로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였는데 2010년대부터는 새롭게 등장한 생명전자수련법이 뇌교육과 함께 널리 활용되었다. 뇌교육도 물론 개인 수련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성통’) 전체 사회의 각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지만(‘공완’) 생명전자수련법 또한 그러하였다. 특히 생명전자수련법이 제시되면서 이를 매개로 전체 인류의 각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책자나77) 다큐멘터리 영상물78) 등이 나왔는데, ‘체인지                        Change’라는 책 제목, 또 ‘체인지  

Change, 생명전자의 효과’라는 영상물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생명전자수련법을 통해 전체 인류가 각성, 현대 문명이 상극·대립에서 상생·조화로 대전환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수련법의 변화 속에서도 성통·공완의 틀이 지켜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생명전자수련법 보급 단계에 이르러 온라인의 비중이 더욱 높아진 점도 주목된다. 단학은 이전부터라도 수련법 보급 등에 온라인을 적극 활용해 왔는데 생명전자수련법 등장을 즈음해서는 ‘멘탈헬스방송’(‘생명전자방송국’을 거쳐 ‘힐링명상체인지TV방송국’으로 개칭)을 통해 온라인의 비중을 더욱 높였다.79) 현재 온라인 형태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의 추세를 따른 것이다.
이상에서 단학이 선도수련법의 현대화에 기반하여 2000년대 무렵부터 미국사회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살펴 보았다. 뇌교육은 뇌과학을 선도해가고 있던 서구사회에서 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주목되었고 2000년대말 무렵부터는 유엔활동을 통해 그 활동 영역이 더욱 넓어졌다. 2010년대부터는 생명전자수련법이 뇌교육과 함께 선도 보급의 새로운 매개가 되었다.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나 세계화 양상에 대해서는 다양한 측면의 분석이 가능할 것이나 본고에서는 주로 선도 기학이나 선도수련법 등 선도의 ‘현대화’의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진행하였다. 한국선도의 ‘성통․공완’ 사상에 의하면 선도수련(‘성통’)은 사회적 실천(‘공완’, ‘홍익인간·재세이화’)과 하나로 연동되어 있기에, 선도수련문화의 확산은 단순한 수련법 보급의 문제가 아니라 ‘홍익인간 재세이화’라는 선도적 실천의 문제가 된다. 곧 선도수련문화의 확산 현상이 갖는 현실적인 의미는 선도실천운동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선도수련문화 확산의 현실적인 의미를 보여주는 한문화운동, 국학운동, 지구인운동 등 선도실천운동 및 이를 둘러싼 공방 문제는 지면상의 한계로 본고에서는 다루지 못하였고 별고에서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65)정경희,「선도의 약진」,『한국선도의 역사와 문화』, pp.747-749.
66)「월요인터뷰; 이승헌 총장의 ‘뇌교육’…미국선 인정받는데 한국에선 오해받기도」《한국경제》2007. 5. 13.
67)백세곤, 앞의 글, pp.88-89.
68)백세곤, 같은 글, pp.89-90, p.99.
69)정경희,「선도의 약진」,『한국선도의 역사와 문화』, p.748.
70)이승헌,『힐링차크라』(서울: 한문화, 2002), p.33, pp.41-48.
71)이승헌,『단학』(서울: 한문화, 2002), pp.99-101 ;『뇌호흡』(서울: 한문화, 2002), pp.76-78.
72)정경희, 한국의 선도수행으로 바라본 중국의 내단 수행」,『선도문화』13 참조.
73)2008년 ‘국제뇌교육협회(IBREA)’의 주도로 유엔본부에서 뇌과학자, 교육학자, 유엔대사 등 세계 10개국의 5백여명과 함께 미래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뇌교육을 세계 교육계에 제시하는 ‘국제뇌교육컨퍼런스’가 개최된 이래(「유엔본부서 ‘국제 뇌교육 콘퍼런스’」,《문화일보》2008. 6. 24.);「특집기획 ‘21세기 신인류 두뇌짱의 시대’,《주간조선》2008. 8. 4. ) 지속적으로 유엔에서 국제세미나가 개최되었고 2011년에는 중남미 엘살바도로 지역을 대상으로 한 ‘뇌교육 시범프로젝트’ 성공 사례가 유엔본부에서 발표되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어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 유럽의 독일 등지로 확산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뇌교육' 엘살바도르,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서 인성교육 시행- 세계로 확산되는 한국식 명상」,《브레인미디어》2014. 6. 5.).
74)2007년 이래 워싱턴 D.C, 뉴욕, 산타페 등 미국내 26여개 도시에 ‘일지 이승헌의 날’ 또는 ‘뇌교육의 날’, ‘국제뇌교육협회의 날’ 등이 제정되었다.(「미국서 한국인 ‘이승헌박사의 날’ 지정」,《연합뉴스》2007. 4. 11.;「美 산타페市 '뇌교육의 날' 선포」,《한국경제》2011. 12. 20. ; 「26개 도시 뇌교육의 날 지정 "인간의 삶 개선한 공로"-미국 버지니아 주 3곳, 6월 29일을 뇌교육의 날로 선포」,《브레인》2013. 7. 3. 등)
75)「뇌교육, 태권도처럼 수출할 것」,《동아일보》 2009. 2. 20. ; 「이승헌 총장 “뇌교육 통해 홍익정신 전세계에 전파”」,《경향신문》2009. 3. 5. ; 「뇌교육, 한류가 되다」,《시사저널》2009. 8. 26. ;「‘뇌 융합시대’ 두뇌산업 미래를 본다」,《문화일보》2012. 4. 18. ;「국내 뇌교육, 세계 곳곳 효과 -UN 인증 추진」,《MBC TV -뉴스투데이》 2012. 1. 18.
76)유엔활동을 통한 성과에 주목한 한국의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2012년 뇌교육을 ‘글로벌교육지원사업’으로 선정, 뇌교육은 교육지원사업의 형태로 엘살바도르 교육부를 통해 지원되었다.(「엘살바도르 글로리아 뮐러 교장, 중남미 뇌교육 홍보대사에 위촉」,《연합뉴스 보도자료》2013. 8. 23. ;「엘살바도르 177개 학교, 1800여 명 교사에게 뇌교육 보급 확정」,《브레인》2013. 11. 8. )
77)이승헌,『세도나 스토리』(서울; 한문화, 2011) ;『변화』(서울; 한문화, 2013). 『세도나스토리』는 한국인 최초로 미 4대 일간지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다(「이승헌 총장, ‘세도나 스토리’ 출판기념회 열어 -한국인 최초 미 4대 일간지 베스트셀러 선정 및 한·미·일 100회 이상 강연회 기념」,《세계일보》2012. 11. 2.).
78)『변화』(2013)에 기반하여 제작된 ‘체인지, 생명전자의 효과’라는 다큐멘터리 영상물은 2013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영성·종교·미래 국제영화제(IFFSRV)에서 골드어워드 및 5개 부문상을 시상하였다. (「글로벌사이버대 총장이 만든 다큐 ‘국제영화제 페스티벌’ 5개 부문 수상」,《동아일보》2013. 11. 30. )
79)http://www.changetv.kr(접근일: 2015년 1월 25일)

현대 ‘선도수련문화’의 확산과 ‘단학(丹學)’ 연재 순서

<1> 선도의 현대화 단학

<2>냉전 체제 하에서 남북 모두 선도의 민족주의 노선 거부

<3>한국 선도의 본령 발현, 선도의 현대화

<4>기학적 접근법, 하늘(천)=밝음(빛)의 실체 밝혀내

<5>누구나 기감각을 터득하여 내면의 생명력을 찾도록 규격화ㆍ 표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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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맺는 말
2015.07.05

본고는 한국선도가 광복 이후의 오랜 쇠퇴 국면에서 벗어나 1970년대말ㆍ1980년대초 이후 선도수련문화의 형태로 새롭게 활성화되는 양상을 고찰한 연구이다.
광복 이후 서구화 추세 속에서 약화 일로에 있던 선도는 1970년대말·1980년대초에 이르러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된다. 서구화에 대한 반성적 분위기 속에서 동양명상법이 소개되었으며 이어 고유 전통으로서 한국선도가 부각, 많은 선도수련단체가 등장하고 선도수련문화가 대중화되었는데, 이러한 흐름을 주도한 계열로 ‘단학’이 있다. 근대의 선도가 대종교를 중심으로 민족종교의 형태를 취하였던 것과 달리 1970년대말·1980년대초 이후의 현대 선도는 수련법을 중심으로 하였으니 한국선도의 본령이 발현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많은 선도수련단체들 중에서도 단학이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를 주도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선도의 상품화, 대중들의 참여, 선도의 현대화 등이 꼽히지만 이중에서도 가장 일차적 요인은 ‘선도의 현대화’, 곧 고답적인 선도 전통을 현대인들에게 맞게끔 경신하였던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도 단학은 선도수련문화의 출발점이 되는 ‘선도 기학’을 현대화하였다. 한국문화의 원류인 홍산문화 이래 선도 기학의 요체는 모든 존재의 본질이자 우주의 근원적인 생명력인 ‘일기‧삼기’로서 삼국시대 이후 한국선도의 침체 과정에서 그 원의미가 잊혀지고 민속·무속 등 다양한 형태로 곡해되었다. 단학은 선도를 종교가 아니라 기학에 바탕한 수련으로 접근, ‘일기‧삼기’의 원의미를 되살려내고 또 ‘일기‧삼기’의 움직임으로 생겨나는 현상 물질세계의 생성과 회귀의 문제도 현대적인 개념과 논리로 풀어내었다. 선도 기학의 현대적 복원으로 인해 한국선도는 새로운 발전의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되었다.
‘선도 기학의 현대화’는 당연히 선도 기학에 기반하고 있는 ‘선도수련법의 현대화’와 맞물리게 된다. 선도 기학의 현대화라는 성과가 현실적으로 의미가 있는 이유는 이를 통해 선도수련법이 현대화되었고 또 선도수련법의 현대화를 통해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학은 새로워진 선도 기학에 바탕하여 선도수련법을 현대화해가기 시작하였는데 대체로 1980년대 하단전 중심, 1990년대 중단전 중심, 1990년대말 이후 상단전 중심의 방식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1990년대말 이후 상단전 중심의 단계에 이르러서는 고전적 선도수련법을 ‘뇌교육’의 형태로 현대화하였다. 단학의 많은 수련법들 중에서도 특히 뇌교육은 뇌가 강조되는 시대변화를 수용한 선도 현대화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0년대 선도수련법은 다시 ‘생명전자수련법’으로 변개되었는데 이는 앞서의 상단전 중심인 뇌교육 단계를 넘어선 총체적 수련법으로 선도수행의 요체인 ‘일기·삼기’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선도수련의 본령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낸 형태이며 특히 양자물리학과의 접목을 통한 현대화가 시도되었다. 이처럼 단학은 선도수련법을 보급하되 시대변화에 따른 현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선도의 원론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적절하게 수련법을 경신해가는 유연성을 선도수련문화 대중화의 일차 요인으로 바라보게 된다.


선도수련법의 현대화는 자연스럽게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로 이어지게 되는데, 특히 2000년대 무렵부터는 미국사회를 중심으로 선도수련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특히 뇌교육은 뇌과학을 선도해가고 있던 서구인들에게 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으로서 주목되었고 2010년대에는 생명전자수련법이 선도 보급의 새로운 매개가 되었다.
이상에서 1970년대말․1980년대초 이후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세계화 양상을 고찰하되 특히 선도 기학 및 선도수련법 등 선도의 ‘현대화’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 보았다. 향후 좀 더 다양한 시각의 연구가 기대된다.
 
현대 ‘선도수련문화’의 확산과 ‘단학(丹學)’ 연재 순서

<1> 선도의 현대화 단학
<2>냉전 체제 하에서 남북 모두 선도의 민족주의 노선 거부
<3>한국 선도의 본령 발현, 선도의 현대화
<4>기학적 접근법, 하늘(천)=밝음(빛)의 실체 밝혀내
<5>누구나 기감각을 터득하여 내면의 생명력을 찾도록 규격화ㆍ 표준화
<6>'마음'보다는 '뇌'를 통한 보급, 생래적 신비주의 한계 극복


■ 참 고 문 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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