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3

육상원융(六相圓融)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육상원융(六相圓融)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육상원융(六相圓融)





불교개념용어



『화엄경』의 총상·별상·동상·이상·성상·괴상으로, 모든 존재의 연관성과 조화 원리를 의미하는 불교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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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불교유형개념용어

정의

『화엄경』의 총상·별상·동상·이상·성상·괴상으로, 모든 존재의 연관성과 조화 원리를 의미하는 불교교리.



내용

육상원융의 도리를 『화엄경』에서는 체계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나 우리 나라 및 중국의 화엄종 승려들은 이를 최고의 원리로 받아들여 깊이 연구하였다.

『화엄경』에는 총상(總相)·별상(別相)·동상(同相)·이상(異相)·성상(成相)·괴상(壞相) 등 육상(六相)의 명칭만 열거되어 있지만, 법계무진연기나 “하나 속에 일체가 있고 일체 속에 하나가 있으며, 하나가 곧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一中一切 一切中一 一卽一切 一切卽一)”라는 등의 가르침을 통하여 육상원융의 사상을 일관되게 설명하고 있다.

육상원융은 후대의 화엄사상가들이 개발한 참신한 대원리이다. 육상을 도표로 표현하면 [그림]과 같다. 이 원칙은 다수의 개별적 존재들로 구성된 전체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끊임없는 연기(緣起)의 존재로 있으며, 그 연기가 무애(無礙)한 경우에 있게 마련인 뚜렷한 원칙을 의미한다. 이 원리는 한 개인, 한 집안, 한 단체, 한 사회, 한 국가, 한 민족, 인류 전체, 우주 전체에 이르기까지 적용된다.

이 원칙은 이 우주 전체가 하나의 통일적 유기적 화합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총상·동상·성상의 삼상은 그 통일성, 유기적 동질성, 완전성의 양상들이고, 별상·이상·괴상의 삼상은 각각 위의 삼상에 대응하는 것으로서, 그 모든 구성분자들이 갖는 개별성·특이성 및 자족적인 겸허성의 양상들이다. 위의 것을 원융문(圓融門), 밑의 것은 항포문(行布門)이라고 한다. 이 원융문과 항포문의 각 상들은 서로서로 의존하는 관계가 이루어지게 되어 있는 것이 우주 법계의 실상이다.

그러나 본연의 이상적 우주 법계의 실상은 타락한 인간 심성의 오염으로 말미암아 욕계(欲界)·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라는 삼계(三界)의 전락된 양상을 띠는 일이 많으므로, 그와 같은 관점에서 이 육상은 수행상의 기준이 되기도 하였다.

육상의 상호 의존관계는 일즉일체·일체즉일의 즉(卽)의 관계와 일중일체·일체중일의 중(中)의 관계로 표현되기도 하며, 그 실현은 무엇보다도 인간들 자신의 깊은 정신적 자각에서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다.

“마음이 맑으면 국토가 맑아지고 마음이 더러우면 국토가 더러워진다.”라고 할 때, 맑은 국토는 육상의 원융관계가 충족된 것을 말하며, 그때의 맑은 마음이란 바로 이 즉과 중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이룩하는 마음을 두고 한 말이다.

이 육상의 원리를 통하여 인간의식 속에 깊숙이 침투하여 있는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을 극복할 수 있고, 훌륭한 개성적 인간이 전체의 동질성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으며, 전체의 통일성 달성의 필수조건이 개개인 또는 개개의 구성분자들이 어떤 종류의 소외도 당함이 없이 완전히 존경받게 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 원융문과 항포문이 원융하게 귀일하는 곳에 대법계(大法界)의 진리가 활연히 나타남을 가르치고 있다.

참고문헌







한국화엄사상연구 (불교문화연구소, 동국대학교 출판부, 1982)

집필자

집필 (1997년)김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