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아버지의 특별한 열 가지 교훈 : 네이버 블로그
・ 2019. 9. 9. 8:00
훗날 유희춘은 작고한 아버지 유계린을 그리워하며, 아버지의 “언행과 문장은 순수하고 흠이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유희춘은 아버지의 탁월한 행적이 후대에 전해지지 못할까 봐 조바심을 냈다. 그리하여 “두려워 삼가 피눈물을 흘리며, 아버님이 집안에서 독실히 실천하신 ‘거가십훈’을 기록”했다.
‘거가’란 벼슬을 멀리하고 집 안에 머문다는 뜻이다. 유계린은 김굉필과 최부 등 당대 최고의 성리학자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학자답게 성리학적 이념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기에 힘썼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십훈’이었다. 그 대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유계린은 자신의 불우한 처지에도 불구하고, 한시도 선비의 기상을 잃지 않고자 했다. 일찍이 유계린은 아들들에게 다음과 같이 경계했다. “어깨를 으쓱이며 아첨하고 웃는 것은 여름철 밭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이다. (……) 너희들이 훗날 벼슬길에 나가게 되면 올바름을 지키는 데 힘써야 한다. 남에게 절개를 굽혀서는 결코 안 되느니라.”
유계린은 선비의 자존심을 지키며 살기 위해 불필요한 외출을 하지 않았다. 그는 한 해에 겨우 두어 차례 바깥출입을 할 정도였다.
또 부당한 사적 ‘욕심을 차단하기’에 노력했다. 일상사를 처리할 때도 성리학의 가르침을 따라 이해관계를 멀리하고, 순리대로 결정할 것을 다짐했다. 아울러 대인관계에서는 상대방의 됨됨이를 미리 알아볼 줄 아는 능력을 갖추고자 했다. 그는 초야에 묻힌 선비로서 매사에 한층 더 관대하고 진실하기를 스스로에게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대의에 따른 결단이 필요하다면 누구보다 과감하기를 스스로 약속했다.
거가십훈
① 사람의 기상은 단정하고 정중해야 한다. 경솔하지 마라. 깊이 가라앉은 듯 침착하여 꼭 필요한 말만 하도록 하라.
② 재물과 여색 따위를 탐하면 잘못된 사람이 되고 만다. 너희는 이를 깊이 경계해야 한다.
③ 어버이를 정성껏 섬겨라. 부모님의 편지는 잘 간수해서 한 장이라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④ 가정생활에서는 마음을 공정하게 가져야 한다. 편애하면 사이가 어긋나고 윤리가 무너진다.
⑤ 결코 남에게 아부하여 자신의 절개를 굽히지 마라.
⑥ 일을 처리할 때는 순리에 맞는가를 따지고,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마라.
⑦ 편파적이고 아첨하는 사람은 삿되다. 질박하고 진실하여 변함이 없고 신의가 있는 사람이 옳다. 너희는 마땅히 이를 기억하라.
⑧ 아첨으로 스스로를 더럽히지 말며, 진정한 마음을 가지고 사물을 극진하게 대하라.
⑨ 벼슬의 어려움이 산보다 높고 바다보다 험하다. 먹고살 만하다면 전원으로 돌아갈 줄 알아야 한다.
명예와 이익만 추구하다 풍파를 맞으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⑩ 《강목(綱目)》에 관한 윤씨(尹氏)의 주석을 읽다가 저절로 춤을 추었다. 뜻이 좋은 글은 반드시 적어두고 마음의 지향을 삼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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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아버지들저자백승종출판사우발매2016.11.28.
“그들은 어떻게 자식을 크게 키우고, 무한한 존경을 받았을까?”
역사학자 백승종이 들려주는 12명 조선시대 아버지들의 특별한 훈육법
오늘날 아버지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보편적 가치는 무엇일까. 김숙자, 유계린, 퇴계 이황, 하서 김인후, 충무공 이순신, 명재상 이항복, 사계 김장생, 박세당, 성호 이익, 다산 정약용, 완당 김정희. 이 아버지들이 우리에게 대답해줄 것이다. [조선의 아버지들]에는 유일하게 ‘불행한’ 아버지 영조 임금이 등장한다. 아버지 영조의 열등감과 심리적 불안이 친자 살해라는 엄청난 비극으로 치 닿게 된 속사정을 알아본다. 실패담은 그 어떤 성공담보다 울림이 크다. 독자는 비극적인 아버지와 아들 사이를 통해 자신을 객관화시켜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조선시대 아버지의 특별한 열 가지 교훈|작성자 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