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정아은 (지은이) 마름모 2023-10-27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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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선택
"쓰는 사람의 성실하고 찌질한 이야기"
정체가 궁금한 작가였다. 소설로 데뷔했는데 모성과 여성에 대한 에세이들을 내다가 전두환에 대한 논픽션까지 쓴 작가. 신간 목록을 훑다 보면 정아은이라는 이름이 난데없는 느낌으로 종종 등장하곤 했다. 동명이인인가? 저자소개를 보면 동일인이 맞았다. 모르긴 몰라도 발군의 성실함을 지닌 이겠거니 생각했다.
추측은 맞았다.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이모저모를 담은 이 책에선 성실한 작가의 곧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그의 성실함은 여러 방향으로 발산된다. 쓰는 행위를 향한 열망을 충족시키는 생활의 태도가 한 축이고, 더 잘 쓰기 위해 기울이는 다방면의 노력이 또 한 축이라면, 나머지 한 축은 이 책의 내용 자체에 대한 성실성이다.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라는 주제에 충실하기 위해 그는 거절당하고 상처받고 방황하는 자신의 찌질함을 숨김없이 털어놓는다.
무려 문단에 데뷔한 후에 연이어 원고를 거절당하면서 시작된 자기 경멸의 날들, 어떻게든 회복하기 위해 자신 같은 거절의 사례가 또 있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았던 경험, 아주 세련된 방식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대한 실토까지. 이 책에 작가의 젠체라거나 자아 포장은 조금도 없다. 웃음이 날 만큼 솔직한 속사정과 욕구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그의 성실히 쓰는 삶을 마음으로 응원하게 된다.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되는 매력, 왠지 모를 동병상련의 위안감, 끈덕지게 쓰는 태도에 대한 배움까지 모두 얻을 수 있는 글쓰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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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 MD 김경영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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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100자평 2편
리뷰 15편
세일즈포인트 14,145
인문학 주간 57위
316쪽
책소개
2013년 한겨레문학상 수상, 글로 먹고사는 전업작가 정아은의 글쓰기 10년 노하우. 장편소설 《잠실동 사람들》 《맨얼굴의 사랑》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에세이 《엄마의 독서》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높은 자존감의 사랑법》, 논픽션 《전두환의 마지막 33년》 등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글쓰기를 이어온 작가 정아은이 작가생활 10년의 지식과 경험, 희로애락을 낱낱이 쏟아놓았다.
작법서 성격의 1, 2부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섭렵하며 스스로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내고, 에세이 성격의 3, 4부에서는 작가의 여정에 도사린 우여곡절과 내밀한 이야기들을 더없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글쓰기를 둘러싼 거의 모든 이야기를 꼭꼭 눌러 담은 이 책은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 치밀하고 사려 깊은 안내서이자, 지금 쓰고 있는 모든 이에게 속 깊은 위로와 지지를 전하는 동반자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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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01. 어떻게 시작하는가
“잘 쓰지 않겠다”
정답이 있으리라는 믿음
도약의 순간
대량 생산의 견인장치들
다치지 않고 합평하기 1
다치지 않고 합평하기 2
많이 쓰는 것과 정확히 쓰는 것 사이에서
투입과 산출의 법칙
02. 어떻게 쓰는가
서평
칼럼
퇴고의 기술
명료하게 쓰는 법
반론에 철통 대비하자
에세이
거리 두기
정아은의 경우
치유와 소통
솔직함과 디테일
장강명과 김현진의 경우
논픽션
논픽션이란
밑작업
주석의 예술
논픽션의 동료들
소설
‘말’보다 ‘삶’
설명하기와 보여주기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의 경우
구도와 등장인물 잡기
인간사에 대한 관심
첫 소설을 쓰려거든
03. 쓰는 마음
수상의 기억
거절 메일 1
거절 메일 2
꿈
2년 후
다시 쓰기
나는 왜 쓰는가
인정욕구의 화신
소설가 A의 칼럼을 둘러싼 페이스북 월드의 전투
‘잘’ 인정받고 싶다
04. 작가를 둘러싼 사람들
편집자
공무원, 직장 상사 혹은 선생님?
편집자 K
편집자 W
편집자 S
독자
독자란 무엇인가
작가란 누구인가
혹평러와 대결하는 법
기자
동료 작가
에필로그
접기
=====
책속에서
P.23~24
내용이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개의치 않고 생각했던 화두를 끝까지 밀고 나가 완성한 글은 ‘초고’라고 불린다. 이 초고를 손에 쥐는 것과 중간에 포기해버리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낳는다. 왜 그럴까. 글쓰기는 생각한 뒤에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그와 비슷한 확률로, 혹은 그보다 더 큰 확률로, 글쓰기가 생각을 촉발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생각한 뒤에 쓰지만, 또한 쓰기 때문에 생각한다.
_ 〈“잘 쓰지 않겠다”〉
P.39~40
0부익부 빈익빈 현상처럼, 글쓰기 또한 쌓일수록 더 많은 글쓰기를 낳는다. 내가 내보낸 글이 쌓일수록 청탁이 더 들어오고, 그 청탁에 맞추어 글을 쓸수록 그에서 파생된 글쓰기 경험이 늘어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알게 된다. 내가 어떤 궤도에 올라 있음을.
_ 〈도약의 순간〉
P.92
초고를 쓴 다음에는 그 내용이 머릿속에 떠다닌다. 세수할 때, 밥을 먹을 때, 회사에서 상사와 대화를 주고받을 때, 친구와 통화할 때, 써놓은 초고 속의 내용이 둥둥 뜬 상태로 따라다닌다. 그것이 초고의 위력이며, 초고를 이른 시기에 토해놓아야 하는 이유이다. 생각하고 다시 고쳐 쓰기 위해, 우리는 가능한 가장 빠른 시점에 초고를 쏟아놓아야 한다.
_ 〈에세이―거리 두기〉
P.210
그제야 알았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사실을. 그것이 나의 성향, 나의 본질, 그리고 빌어먹을, 나의 운명이라는 사실을. 글쓰기를 통해 잘나갈 수 있든, 그렇지 못하든, 나는 언제나 글을 쓰고 싶어하는 인간이었다. 출판이 되든 되지 않든, 베스트셀러가 되든 되지 않든, 사회적 인정을 받든 못 받든, 나는 감각하고 경험한 모든 것을 부지런히 글로 옮기도록 코딩된 그런 생물이었다.
문학상을 받은 뒤 장편을 세 권 출간하고, 그로 인해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은 나는, 글쓰기는 그런 명예와 속세적 영광을 얻을 때만 해야 하는 것으로 착각했다. 그러나 글쓰기는 그런 게 아니었다. 그 모든 것과 상관없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기쁘나 슬프나, 원고에 대한 거절 메일을 받으나 받지 않으나, 마음을 언어로 옮기고 싶어서 환장하는 것, 그게 글쓰기의 본질이었다.
_ 〈다시 쓰기〉
P.220
당시 썼던 글에 가독성과 재미가 부족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 글에는 내 ‘진심’이 없었다. 글의 가독성과 재미는 ‘진심’과 직결된다. 작가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얘기를 할 때, 글에는 가독성과 재미가 따라붙는다. 아무리 날고 기는 작가가 써도, 진짜 하고 싶은 얘기를 쓰지 않는 경우, 가독성과 재미라는 2대 요소를 확보하기 힘들다. 글에서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을 그 2대 요소는 단순한 테크닉에서 나오지 않는다. 테크닉은 가독성과 재미를 이루는 일부 요소는 될 수 있지만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_ 〈나는 왜 쓰는가―인정욕구의 화신〉
접기
P.312
작가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실제 내면의 간극이 큰 대표적인 인물이다. ‘작가님’이라는 추상적이고 거창한 호칭과, 자본주의 사회에서 또렷한 수입과 일의 범주를 갖고 있지 못한 자로서의 자괴감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작가는 내면의 혼란을 겪는다. 만인의 평가 앞에 상시로 노출되어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작가’는 정신적으로 안정되거나 평화를 누리는 것과 가장 먼 거리에 서 있는 직업군이라 할 수 있으리라.
_ 〈에필로그〉
P.312
작가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실제 내면의 간극이 큰 대표적인 인물이다. ‘작가님’이라는 추상적이고 거창한 호칭과, 자본주의 사회에서 또렷한 수입과 일의 범주를 갖고 있지 못한 자로서의 자괴감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작가는 내면의 혼란을 겪는다. 만인의 평가 앞에 상시로 노출되어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작가’는 정신적으로 안정되거나 평화를 누리는 것과 가장 먼 거리에 서 있는 직업군이라 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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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red9cat
˝작가라는 직업의 비밀은 거절에 있다˝
P.183오잉또잉또
다른 작가들은 어떻게 이 순간을 감당했을까?
파랑을꿈꾸며
˝그런 얘기를 써야 합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세계, 속속들이 치부를 알고 있는 징글징글한 세계, 잘못 썼다가 호되게 질책을 받을까봐 무서운 세계, 밤이나 낮이나 내 머리를 점령하고 있는 골치 아픈 세계. 그런 세계에 대해 써야 합니다.˝
파랑을꿈꾸며
그런 균열이 오는 것은, 높은 확률로, 추상적인 개념보다는 구체적인 예시를 접할 때다. 우리는 발화자의 가치관이 가득 담긴 직설적인 ‘말’보다는 그 말을 한 사람의 표정과눈빛, 제스처, 실제 행한 행동에 영향을 받는다. 발화자가 하는 말의 내용보다, 그가 걸어온 인생 행로를 눈여겨본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며 살아온 부모가 자식에게 ‘사람은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라고 하면 자식이 마음속으로 코웃음을치는 이유다. 동양 격언에 언행일치를 강조하는 수많은 격언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입으로는 무슨 말인들 못하겠는가. 중요한 건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이다.
파랑을꿈꾸며
소설을 읽지 말라는 이들은 궁금할 것이다. 대체 그 쓸데없는 걸 왜 읽는단 말인가? 이런 물음에 소설을 읽는 이들은 간단히 응수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되어보고 싶어서우리는 저마다 자기 몸 안에 갇혀 있기에 다른 사람이 될 수없다. 하지만 잘 쓰인 소설을 읽으면,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경험에 매우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소설을 읽지 않았으면알지 못했을 타인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소설을 통해 체험한 타인의 인생은 알 수 없고 두려운 내 인생 행로에환한 가로등 불빛이 되어준다.
파랑을꿈꾸며
그러나 시종일관 설명만으로 일관하면 독자에게 가독성도, 재미도 주지 못하고, 감정이입도 유발하지 못하리란사실을 알기에, 소설가는 가급적 보여주기를 많이 하려고노력한다. ‘고전‘으로 회자되며 몇백 년 동안 끈덕지게 읽히는 소설들에 유독 몇 장씩 이어지는 공간 묘사나 기후 묘사,
인물의 외양 묘사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공간과 기후와인물의 외양을 구체적으로 그려 보여줄수록, 소설가가 내세운 장소와 기후와 인물이 ‘진짜‘처럼 체감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파랑을꿈꾸며
이렇게 ‘사람‘에 관심을 갖고 해오던 다양한 상상들이어느 순간 화면으로 옮겨졌고, 그것이 내가 쓴 첫 소설이 되었다. 평소 해오던 수많은 상상 속 이야기들 중 하나가 언어라는 형체를 입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파랑을꿈꾸며
소설가들은 대부분 ‘남의 얘기‘에 관심이 많다. 자신과특별하게 연결되지 않은 사람의 사연에도 지대하게 관심을갖고 귀를 기울인다. 그래서 ‘오지랖이 넓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카페에서 옆 테이블에 앉은 이들의 이야기에 관심을기울이거나, 친구의 먼 친척에 관한 이야기에도 흥미를 보인다. 수많은 타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에 언제나 민감한귀를 갖고 있다.
파랑을꿈꾸며
칙릿 소설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나는 기자에게 되물었다.
칙릿 소설이 뭘 말하는 건가요?˝
숨소리가 두어 번 들려온 뒤, 젊은 여성이 쓴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다시 물었다.
˝그럼 젊은 남성이 쓴 젊은 남성들에 대한 이야기는 뭐라고 부르나요?˝
파랑을꿈꾸며
사회가 민주화되었기 때문이다. 한 명의 영웅이탄생하기 위해서는 그가 비인간적으로 대했던 아랫사람들,
함부로 대했던 여성들의 이름이 지워져야 하는데, 이제 이세상에는 그렇게 ‘지워버려도 되는‘ 이름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야 인류는 한 명의 영웅을 세우기 위해 많은 이들의 존재를 지워버리기보다 살아 숨 쉬는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지키는 데에 심혈을 기울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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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한겨레: 한겨레 신문 2023년 10월 27일자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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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지은이: 정아은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돌봄과 작업 2>,<전두환의 마지막 33년> … 총 33종 (모두보기)
1975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엔 은행원과 컨설턴트, 통·번역가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2013년, 잦은 이직 경향과 경쟁 분위기에서 생존해야 하는 현대인들의 생활상을 담아낸 장편소설 『모던하트』로 제18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로는 한국 교육의 난맥상과 그에 얽혀 형성되는 공간사를 그린 『잠실동 사람들』, 외모가 화폐처럼 작동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삶과 사랑을 담은 『맨얼굴의 사랑』, 대중의 광기와 지식인의 위선을 형상화한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사회의 규범에서 깨어난 여성의 초상을 그린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을 썼다. 에세이로는 ‘좋은 엄마’라는 강박관념과 사회에 정립된 고정적인 모성상을 여러 측면에서 분석한 『엄마의 독서』, 자신의 노동을 노동이라 말하지 못하는 ‘주부’의 사회적 위치를 자본주의의 역사와 엮어 조망한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문학과 역사 속 인물들의 삶을 통해 ‘사랑’의 개념과 의미를 풀어낸 『높은 자존감의 사랑법』을 썼다.
사춘기를 맞기 전 전두환의 1980년대를 길게 통과했고, 공기 중에 비밀과 불안이 가득했던 시공간에서 인간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왔다. 그 호기심은 성인이 된 후 사회와 국가, 권력과 정치와 역사에 관한 고민과 탐구로 이어졌다.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은 2021년 11월 23일 세상을 떠난 어느 문제적 인물의 삶과 그를 끝내 단죄하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근원적 모순을 풀어가는 기나긴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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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소설, 에세이, 논픽션, 서평, 칼럼…
경계를 넘나드는 넓고 깊은 글쓰기의 비밀
√ 글쓰기를 가로막는 ‘잘 쓰고 싶은 마음’에 대처하는 방법은?
√ ‘글쓰기는 양이다!’ 대량 생산을 이끄는 견인장치들은?
√ 다치지 않고 생산적으로 합평에 임하는 방법은?
√ 혹평과 악플을 피하는 칼럼 쓰기의 기술은?
√ 프라이버시를 지키며 솔직하게 나를 드러내는 에세이를 쓰는 법은?
√ 논픽션에 설득력과 객관성을 더하는 필수 요소는?
√ 소설에서 등장인물과 구도를 잡는 방법은?
√ 첫 소설을 쓰려거든 무엇을 소재로 쓰는 것이 가장 좋을까?
2013년 장편소설 《모던 하트》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문단에 ‘화려’하게 데뷔한 소설가 정아은은 어느 날 모 신문사로부터 칼럼 청탁을 받게 된다. 원고지 10매 분량으로, 주제에 제한은 없지만 칼럼의 성격상 사회적 의미를 갖춘 글이어야 했다. 같은 지면에 돌아가며 글을 싣는 모든 필자의 글이 좋았고, “나로서는 까무러쳐도 따라갈 수 없을 급으로 보였다”고 작가는 회고한다. 내가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청탁을 받은 다음 날부터 작가는 신문이라는 신문의 칼럼을 모두 찾아 읽었다. 짧은 글쓰기에 관한 책도 보이는 대로 사들였다. 한 편의 칼럼을 기고하기 위해 무려 다섯 편의 칼럼 초고를 쓴 뒤, 그것도 각각 서너 번에 걸쳐 퇴고했다. 마감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을 때, 그중 두 편을 골라 퇴고를 거듭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야 한 편을 골라, 떨리는 마음으로 송신 버튼을 누른다.
작가는 ‘원래’ 잘 쓰는 사람일까? ‘작가’라면 글이란 글은 모두 잘 쓰는 것일까? 모든 장르의 글을 거침없이 써내려가는 ‘능력자’인 걸까? 10년 넘게 글쓰기를 업으로 살아온 작가 정아은이 전하는 글쓰기의 여정은 첫 칼럼을 송고하던 때와 다르지 않다. 여전히 두렵고 떨리는 일이며, 정답이 없는 무언가를 향해 가는 막연함의 연속이자, ‘잘 쓰고 싶다는 마음’과 끊임없이 사투를 벌이는 일이다.
책에는 작가 정아은이 그 모든 과정을 직접 거치며 몸으로 체득한 글쓰기 노하우들이 빼곡히 담겨 있다. 쓰기의 시작은 왜 그렇게 어려운지, 왜 자꾸 잘 쓰겠다는 마음을 품게 되는지 쓰는 사람의 심리를 파헤쳐 쓰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따져보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 방법을 제시한다. 글쓰기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서평, 칼럼, 에세이, 논픽션, 소설로 나누어 각 장르별 글쓰기의 특징과 쓰는 방법, 유의점을 밝힌다. 철저히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기술해 글쓰기를 둘러싼 막연한 두려움과 어려움을 차근차근 깨부수는 이 책은 쓰고자 하는 사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실용적인 도구와 풍부한 연료를 제공한다.
이보다 더 솔직한 글쓰기 책은 없다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 “아아, 이번 원고는 너무 잘 쓰지 않았는가!” ― 초고의 감격
√ “다른 작가들은 어떻게 이 순간을 감당했을까?” ― 거절의 충격
√ “이제 그만하는 거다. 외부 기고, 강연…” ― 작가 생활을 접으려던 시도
√ “인정받기 위해 쓴다.” ― 나는 왜 쓰는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 “내가 책을 안 내고 말지!” ― 편집자의 끊임없는 수정 요구 앞에서
√ “이.것.도.글.이.라.고.” ― 혹평러와 대결하는 법
√ “지금 하는 얘기는 오프 더 레코드죠?” ― 선을 넘는 기자의 질문 앞에서
√ “그때 알았다. K와 나의 차이를.” ― 동료 작가와의 비교
이 책을 통해 “어떻게 해서 ‘작가’의 핵심 정체성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정확하게 써서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하는 작가는, 작가의 핵심 정체성을 ‘거절’이라 정의한다. 작가는 의사나 판검사와 같이 한 번 시험을 통과하면 몇십 년 동안 자리가 보장되는 라이선스 형 직업이 아니다. 편집자의 거절, 대중의 평가, 판매량의 압박, 동료 작가와의 비교 등을 거치며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갱신해야 하는 직업이다. 그런데 어째서 수많은 글쓰기 책이 작가의 그러한 고뇌와 좌절, ‘거절당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일까?
이 책에는 이제껏 한 번도 말해지지 않았던 글 쓰는 이의 현실적인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작가로 데뷔한 뒤 장밋빛 전망에 휩싸여 살아가던 나날,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출판사의 거절 메일 앞에서 세상이 끝난 것처럼 절망하던 순간, 만인의 평가 앞에 살아가야 하는 ‘작가’ 일에서 탈출하려 했던 시도, 결국 그런 시도를 내려놓고 다시 돌아와 쓰는 일을 받아들이던 순간을 가감 없이 담았다. 또한 글 쓰는 이로 살아가며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친 일군의 사람들, 즉 편집자, 독자, 기자, 동료 작가 등을 경험하며 깨달은 바를 담담히 풀어놓는다.
책에서 작가는 편집자에게 몇 번이고 묻는다. “이게 책이 될까요?” 끊임없이 재능을 의심하고, 절망하고, 그러면서도 떠오른 이야기를 쓰고 싶은 욕망을 못 이겨 다시 쓴다. “출판이 되든 되지 않든, 베스트셀러가 되든 되지 않든, 사회적 인정을 받든 못 받든, 나는 감각하고 경험한 모든 것을 부지런히 글로 옮기도록 코딩된 그런 생물이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개인 블로그에 글을 끄적이다가 인터넷 서점과 〈오마이 뉴스〉에 서평을 올리던 ‘아마추어’ 시절을 거쳐, 문학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데뷔한 이후 ‘전업작가’로 안착하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거치며 작가는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와 글쓰기의 본질에 대해 성찰한다.
한 작가의 내밀한 성장기이자 탄생기이기도 한 이 책에서 작가가 결국 말하려던 것은 이것이 아니었을까. 작가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초고의 불행을 뛰어넘으면 글쓰기의 쾌락이 이어진다. 그리고 ‘쓰는 세계’로 넘어가는 순간, 우리는 작가가 그랬듯 끊임없이 성찰하고 성장하게 된다. 쓰기의 시작부터 쓰는 방법,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작가 정아은이 ‘작가’로서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놓은 이 책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려는 모든 이들이 기대갈 수 있는 든든한 지지대가 되어준다.
접기
=
평점 분포
9.5
=
세수통맨 2023-10-31
메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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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11
메뉴
다소 어려운 부분일수도 있겠으나 작가들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 담겨져 있습니다. 강추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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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쓰기
구매자 (3)
전체 (15)
나나나 2023-11-03
메뉴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정아은- #마름모출판을 읽고.
일단 이 책은 글쓰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와 작가가 된 글쓴이의 내면과 관계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드러난 뒷부분으로 나뉜다. 앞쪽에서 가장 나에게 와 닿았던 것은 글쓰기를 너무 완벽한 기준을 두지 말고, 일단은 많이 쓰자는 것이다. 즉 글쓰기의 비약적인 성장 이면에는 많은 양의 글쓰기 분량이 존재하는다는 내용. 기존의 많은 글쓰기책에서 보았기도 했고, 나 역시도 글쓰기 강좌를 1년 동안 수강하며 주구장창 썼던 때 글쓰기가 정리되었던 것을 떠올려보면 이 말은 단연코 진실이다. 글쓰기의 질을 올리고 싶은자, 먼저 양을 채워라. 그리고 초고는 가건물에 해당하고, 그 초고를 고쳐쓰는 퇴고 과정을 통해 글쓰기가 완성된다는 점 또한 공감되고 반가웠다. 나는 수준을 떠나 초고를 비교적 후루룩 쓰는 편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퇴고에 열과 성을 다하지 못해 현재는 가건물만 많이 짓는 상태라는 것.
두 번째 파트에 해당하는 글쓴이의 내면을 드러낸 후반부가 이 책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어디에서도 듣지 못한 작가의 사생활과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치부였을 수도 있는 과거를 정직한게 드러낸 것이 독자인 내게는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또한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아! 이 정도 간절함은 있어야 작가가 되는구나를 깨닫는 반면, 작가로 데뷔하고 나서도 거절 메일을 받는 처절함을 견뎌야 하는 진실도 목도하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정아은 작가가 한겨레 문학상을 받았을 때 이 판에서 빨리 도망쳐야 한다고 한 동료 작가와 출판업계 사람들의 반응들. 누구나 선망하는 작가라는 직업은 실제로 경제적 효용을 누리기 힘든 직업일 수 있다는 것. 그런 면에서 정아은 작가가 두 번째 직업으로 선택한 상담가의 길에 안 들어선 것에도 그 업종에 종사한 나는 잘했다고 말하고 싶다. 이 직종 또한 극악의 초기 투자비와 더불어 저임금의 일자리인 것은 작가란 직업과 유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다봤다. 정아은 작가는 작가로 데뷔하는데 성공하고 나는 왜 아직 작가가 되지 못했나? 두가지 정도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의 독서 수준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많은 책을 읽지 못했다. 그래서 들어온 인풋이 부족하다. 두 번째는 에세이가 아닌 형태의 소설 같은 작법이라고 하더라도 나와 내 주변을 드러내야 하는데, 나의 에세이는 너무 직접적인 내 이야기이거나, 소설로 인물화 하는 작업의 근처에는 가본적이 없다. 여전히 나의 글쓰기는 다소 애매하고 불성실하다. 그래서 작가가 되고 싶다고 부르짖은데 비해 여적지 작가가 되지는 못했나보다. 정아은 작가의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를 읽으면서 만년 글쓰기 초보인 내가 도전해볼 수 있는 분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평이나 일기, 생활 에세이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아은 작가가 여러편의 소설을 적어낸 것이 정말 신기하다. 그녀 내부에서 이미 인물들이 들어있었고 그 인물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온 것을 보면서 이 정도는 되야 소설가가 될수 있구나 하며 한편으론 기가 죽기도 했다. 나의 이야기도 개인적으로 에세이로 쓰기에는 스스로 부담스러워서 어쩌면 소설의 형태를 빌어야 이야기가 완성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의 이야기에 깊이있게 천착하기에는 아직도 나는 용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글쓰기 책이 있지만, 이 책의 장점은 이미 기성작가가 된 정아은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실체와 아팠던 기억을 흘려보내지 않고, 조목조목 정직하게 보여준 것이 이 책의 백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일하는 심리상담판은 비록 한 유명 상담가를 잃었지만, 여전히 정아은 작가가 거절 메일 앞에서도 단단해진 채 작가로 활동해주어 독자의 한사람으로 고맙단 얘기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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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쥐보스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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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생 브이로그를 요즘은 즐겨본다. 직장인이면서도 운동과 공부를 하는 누군가의 일상을. 흘끔흘끔. 알고리즘 덕분에 보는 독서 브이로그는 덤. 갓생 살기와 책 읽기 브이로그를 보는 것으로 대리만족을 느끼는 나. 이상한가요. 다들 너무너무 열심히 살고 있구나. 감탄해 마지않는다. 그럼 나는. 영상을 보고 나면 결연한 의지가 생긴다. 오늘부터 일 끝나고 집에 오면 공부 책상에 앉겠어. 진짜루.
경비가 시작되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경쾌한 캡스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고 나오는 순간부터 몸은 축축 처진다. 안 그래도 바닥난 에너지는 집으로 들어오는 순간 0이 된다. 여기서 제일 큰 유혹은 춘식이 소파에 앉아 있을까이다. 그 순간 일어나지 못하고 그러면 씻지 못하고 더러운 사람까지 되어 버리는 결말이기에. 겨우 나를 달래 씻는다. 씻자. 씻고 눕자.
공부 책상에는 한자·영어·필사 책이 한가득이다. 오늘도 나 영어책 주문했다잉. 그냥 앉아서 하면 되는데 온갖 장비를 사 모으고. 또 키보드 주문했다잉. 책상만 보면 고시생 바이브 뿜뿜인데. 겨우 하는 일이란 서평 쓰기라는 슬픈 사실. 소설가 정아은의 에세이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에는 나 같은-의지박약이지만 글쓰기 욕심은 대단한-사람에게 건네는 조언이 한가득이다.
왜 내가 작가가 안 되었는가(안 된 거라 하자. 못 된 것도 있겠지만. 순전히 의지의 문제이므로. 무엇을 탓할 필요는 없다.) 하면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이기 때문이다. 단번에 훌륭하고 아름다운 시를 써 내겠어. 하는 마음에 쓰다가 망치고 좌절하고 안 쓰고 만다. 지금 쓰는 시가 신춘문예에 당선이 되고 책을 내고 유명해지겠지.
작가라 불리면서 칭송을 받겠지. 바보 같은 상상과 한심한 명예욕이 글쓰기를 망친다.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는 솔직한 책이다. 챕터 중에 「정아은의 경우」라는 글이 있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남들에게 말하면 욕심쟁이면서 속물이라는 소리를 듣겠지 하는 생각을 정아은 역시 하고 있었다. 숨기지 않고 이야기해 주니 안심이 되었다. 소설가 역시 나와 다르지 않구나.
이런 것까지 알려주네 하는 부분이 많다. 문학상을 타고 그 이후에 가졌던 생각들. 거절 메일을 받았을 때의 심정. 편집자와 있었던 일화. 소설과 에세이를 내기까지의 과정들.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는 읽다 보면 글쓰기의 핵심은 솔직하고 진실한 마음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잘 쓰려고 하지 말고 끝까지 많이 쓰라는 조언은 뻔한 말 같지만 지키기 어렵기 때문에 주문처럼 외워야 하는 말이다.
이렇게 해야 작가가 된다.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는 말한다. 공모전에 떨어졌지만 쓴다. 거절과 무안을 당했지만 쓴다. 에너지가 없지만 핑계라고 나 자신을 속이고 쓴다. 넌 쓸 수 있는데 안 쓰는 거다. 말해주면서 쓴다. 여름이었다가 순식간에 겨울이 된 11월. 신춘문예의 무드가 깔리는 11월. 부지런히 책을 읽는 대신 근면하게 책을 읽는 갓생러들의 영상을 보고 있는 나의 11월.
새봄이 오는 어느 시간에 환호할 나를 상상만 하지 말고 쓰라. 써야지 작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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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ingnote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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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란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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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영상번역가, 학원 강사, 헤드헌터 일을 했었던 정아은 작가는 공모전에 출품한지 6년 만에, 2013년 <모던 하트>라는 장편소설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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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되기만 하면 명성과 수입, 영예를 누리며 살 거라고.. 일정 간격으로 좋은 작품은 뿅뿅뿅 나옴과 동시에 자신이 '간택'한 출판사에 출간하여 상당한 판매 부수를 자랑하는 화려한 작가의 삶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채 한 달도 되지 않아환상이 깨져버렸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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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상식이 끝나고 초고를 보낸 후 숱한 거절 메일들을 받으며 멘붕에 빠졌던 날들과 서평, 에세이, 논픽션, 칼럼, 소설을 쓰면서 진짜 작가의 '핵심 정체성'을 깨달아 가는 쓰는 사람의 여정,,, 작가와 기자, 동료작가, 편집자(가장 중요한⭐️), 혹평러를 포함한 독자와의 관계에 대한 소회들이 진솔하게 담겨있어서 인상깊었는데, 기대했던 작법에 관한 이야기들도 경험을 바탕으로 한 현실적인 조언들이라 더욱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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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높은 자존감의 사랑법>을 읽고 호감을 느꼈었다면, 이 책을 읽고는 작가님께 스며들었다고 표현하면 맞는 표현일까, 싶을 정도로 퐁당 빠지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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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잘하는 유일하고 치명적인 방법으로 '글쓰기는 양이다!' 많이 써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때 잘 쓰겠다는 욕심일랑 잊어버리고, 무한정 쓰기의 파도에 휩쓸려 문장과 자신을 제외한 세상 모든 것이 '진공 상태'에 들어갔을 때 비로소 나오는 산출물이 '잘 쓴 글'이 된다고 한다. (그런 혁명을 나도 꿈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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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좋은 생각>이나 <월간 민들레> 같은 잡지에 생활글을 기고하는 것이 글을 계속, '많이' 쓰고 싶게 하는 기폭제 역할을 해주고, <오마이뉴스> 같은 매체에 기사(서평 글 같은)를 보내보는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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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글을 쓰고 싶어하는 인간이었다. 출판이 되든
되지 않든, 베스트셀러가 되든 되지 않든, 사회적 인정을 받든 못 받든, 나는 감각하고 경험한 모든 것을 부지런히 글로 옮기도록 코딩된 그런 생물이었다.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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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란 결국 나와 타인 간의 간극을 인식하고 소화하는 과정이고, 내 글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은 세상에서 나와 가장 '다른' 사람들이다.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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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존재했던 그 어느 시대보다 더 정교하고 치밀해진 자본주의 체제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모두 '거절'을 핵심 정체성으로 삼으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포장을 둘렀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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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잠실동 사람들>, <맨얼굴의 사랑>,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 에세이 <엄마의 독서>, <높은 자존감의 사랑법>, 논픽션 <전두환의 마지막 33년>, 그 밖의 칼럼과 강연으로 활발한 작가생활을 해오고 계시던, 겉으로 보이는 모습 이면에 상처받을까봐 두려워 상담가라는 다른 직업을 꿈꾸고 대학원 원서를 접수하려고 했던 고백들이 특히 인상깊었다. 결국은 그 사건이 무의식 깊은 곳의 외침으로부터 글쓰기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각성의 순간이었기에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
한 권, 한 권의 책이 나오게 되는 과정, 자신과의 싸움들이 정직하게 담겨 있어서 좋았다. 글쓰기에 관해 배움을 주는 많은 책들이 있지만, 작가의 삶을 있는 그대로 가감없이 드러내며 알려주는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는데, 이 책을 읽어보게 된 것은 행운이고, 기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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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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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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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글을 쓰고 싶다면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잘 쓰지 않겠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끝까지 쓰겠다.
어쩌면 글쓰기란, 잘 쓰고 싶다는 마음과의 싸움이 그 시작이요, 끝인 장르일지도 모른다.
25p
지난 9월과 10월,제11회 브런치북 응모가 있었다. 마침 같이 써보자고 한 동료도 있었고 그간 써둔 원고도 있으니 한 번 도전해 보자 싶었다. 쓰면서 또 깨달았다. 내게 있어 글쓰기란, 잘 하고 싶은 분야이면서도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매번 오락가락하게 만드는 요물 같은 것. 시작을 하고 끝을 내면서도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싶어서 어제 쓴 글을, 지난주에 쓴 글을 계속 들여다보고 수정하고 고치고 앉아 있으니 새로운 글을 이끌어내는 데 한참 걸린다. "잘 쓰지 말고, 그냥 끝까지 써라." 이런 마음을 먹어야 하는 거였네.
글쓰기 책을 읽을 때마다 "몰랐던 걸 알게 되어서 충족되는 마음"이 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을 지나고 나니 "그냥 쓰자."라는 한 가지 정답만 있는 게 아닐까 싶어 한동안 글쓰기 책은 손이 가지 않았는데, 이렇게 흠모하는 작가님이 써내신 글쓰기 책은 단숨에 읽어 내려간다. 오른손에 연필 한 자루를 쥐고 책에 줄을 쫙쫙 긋고 별표를 치고 생경한 단어는 따라 써보면서.
이 책을 소개한 마름모 출판사 인스타 피드에서 "글쓰기 책이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 겁니까"라고 남기신 걸 보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재미난 에피소드가 또 나오지 않을지 기대감으로 읽게 되었다. 재밌는 글쓰기 책에 덧붙여 '이보다 솔직한 책은 또 없다'라는 문구도 더하고 싶다.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여럿 대표작이 있는 에세이 책도 있는 유명 작가님이신데도, 편집자에게 거절 메일을 받고 몇 년간 속앓이를 하셨다는 장면이 인상 깊다. 앞으로 작가 활동을 접고 제2의 직업을 가져야겠다고 대학원 접수까지 앞두고 있으셨다니.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였던 것 같다. 다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고 지속적으로 글을 (전업으로) 써주지 않으셨다면 이 책을,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높은자존감의사랑법 책도 나오기 힘들었겠지? 생각하니 아찔한데요?
2. 어떻게 쓰는가/편에서 서평, 칼럼, 에세이, 논픽션을 쓰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은 글쓰기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챕터가 되어 줄 것 같다.
3. 쓰는 마음/편에서는 거절 메일을 받고도 계속 써야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출판계를 잘 모르는 나지만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그 세계가 두려운 세계 같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내 이야기에 귀기울여주지 않을까 언제나 궁금한 마음도 드는 곳.
4. 작가를 둘러싼 사람들/편에서는 편집자, 독자, 기자, 동료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 이 편을 읽으면서 정말 깨닫는다. 작가의 은밀한 이야기(혹은 사생활)가 작가님 특유의 솔직함과 글빨이 더해져서 어디서도 쉽게 들을 수 없는/볼 수 없는 책이라는 것! 내가 아는 정보에 한해서는 정아은 작가님 팬클럽도 있다고 알고 있는데, 조금 더 자신감(?)을 얻으시고 북토크, 글쓰기 강좌, 등등 여기저기 마구마구 많이 열어주셨으면 좋겠다.
어떤 책은, 마지막 장을 덮기도 전에 나를 행동하고 실천하게 만든다. '이게 과연 될까...' 싶었던 일을 마무리하고 누군가에게 제출하는 일. 중간에 포기해버리지 않고, 그렇게 하나를 완성해 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었던 책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 같다.
<책 속에서>
*쓰고 있는 글이 '잘 쓴 글'이 아닐 거라는 의심과 회의를 극복하고 끝까지 계속 썼다면 그 글은 생명을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간에 그만두어버린 글은 다시 소생하기 힘들다. 내용이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개의치 않고 생각했던 화두를 끝까지 밀고 나가 완성한 글은 '초고'라고 불린다. 이 초고를 손에 쥐는 것과 중간에 포기해버리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낳는다.(23p)
*글쓰기는 혁명이다. 서서히 진행되는 혁명. 내 내면의 지층을 이루는 요소들을 들여다보고 조금씩 바꾸어나가는, 끝내는 지층 위에 세워진 구조물 전체의 성격을 바꾸어나가는 혁명. (34p)
* 끊임없이 읽고 끊임없이 쓰는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애써 노력해도 결국엔 서론 본론 결론에 해당할 논리의 연결을 이루어내게 된다. 일상에 일어난 소소한 일을 자기도 모르는 새에 사회 문제로 확장해 공공성 있는 글쓰기를 완성해 내게 된다. (64p)
* 글쟁이는 사람에 대해 언제나 관심을 갖고 탐구해야 한다. 사람이라는 깊고 복잡한 존재를 진심으로 대하고 사랑해야 한다. (96p)
*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내 앞의 밥 한 공기, 내 곁에 살아 숨 쉬는 한 명의 사람, 볕 좋은 베란다에 가지런히 널린 빨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살아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작은 사물, 작은 관계가 '인간'이라는 우주를 이루는 가장 치명적인 입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111p)
* 에세이를 쓰는 이들이 중요한 무기로 사용해야 할 개념을 꼽으라면 나는 두 가지, 솔직함과 디테일을 들겠다. (119p)
*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기쁘나 슬프나, 원고에 대한 거절 메일을 받으나 받지 않으나, 마음을 언어로 옮기고 싶어서 환장하는 것, 그게 글쓰기의 본질이었다.(2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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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h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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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름모 출판사 신간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서평단을 신청해서 책을 받아 읽었다. 사실 서평단 신청을 안 하는데 이번에 신청한 이유는 여러모로 내가 좋아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었다. 우선 마름모 출판사는 내가 좋아하는 출판사들 가운데 한 곳이다. 마름모 출판사를 <편집자의 사생활>이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미디어샘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은 마름모 출판사의 대표님이 쓴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마름모 출판사를 검색해보았고, 마름모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 모두 익숙한 표지의 책들이었다. 물론 직접 읽은 책도 있었다. 그 후로 마름모 출판사의 신간 소식을 챙겨 보고 있다. 다음으로는 책의 물성이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흰 바탕에 일러스트가 강조된 디자인을 좋아한다. 아마 내가 만드는 책이 어린이책이어서 그런 지 오히려 색이 덜 들어간 표지가 눈에 더 띈다. 마지막으로는 책의 구성이었다. 이 책은 글쓰기 책과 에세이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앞부분은 글쓰기 방법, 뒷부분은 작가로서의 지난 삶이 담겨 있다.
주변에서 글을 쓰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책을 좋아하고 만드는 일까지 하고 있으니 글을 써보라고, 책을 써보라고 나에게 말한다. 사실 나도 글을 쓰고 싶다. 그런데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쓰고 싶은 글’이 없다. 꾸준히 쓰는 건 책 서평 말고는 없다. 하지만 욕심은 있다. 언젠간 내 글을 쓰고 싶다, 책 한 권 분량의 글을 쓰고 싶다, 라고.
글쓰기 책을 여러 권 읽었다. 지금까지 읽은책들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 공통적으로 말하는 건 ‘많이 써라.’ 이다. 맞는 말이다. 글쓰기뿐만 아니라 뭐든 시간을 많이 들여야 실력이 늘고 잘하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편집자와의 일화를 담은 부분이었다. 아직 신입이라 저자와 많은 소통을 했다던가, 미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갔다던가 이런 적은 없지만, 읽고 많이 배웠던 부분이었다. 투고 원고를 거의 매일 읽는데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책이 투고 원고를 통해서 만들어진다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투고 원고로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편집자의 기획에서 만들어지는 책이 훨씬 많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투고 원고를 보내셨을지 짐작은 했지만 직접 읽고 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소설, 에세이, 논픽션, 서평, 칼럼.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다루고 작가의 삶을 솔직하게 쓴 책.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거나 직업상 글을 자주 써야하는 분들이 읽는다면 공감되고, 많은 도움을 받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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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m3421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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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어릴 적 엄마는 계몽사 세계전집을 할부로 사주었다. 오빠를 위한 책이었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엔 불우했던 가정을 잊고 싶어서 도망쳤던 곳이 책이다. 닥치는 대로 읽었다. 소설, 만화, 무협지 등 책 속에는 나를 괴롭히는 현실이 없었고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공부는 해서 뭐 하나 했던 암울했던 시간. 책이 있어서 버텼다.
그리고 책을 잊고 살았다. 사느라 바빴는데 아이들 키우고 어느 정도 시간이 여유로울 때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다시 만난 책과 이번에는 독서모임이 있었다. 더 다양한 책을 읽고 나누다 보니 어느새 책 중독자처럼 책을 읽어 내려가고 있다. 잠깐 일하는 시간을 1년 정도 가졌는데 그 이후 더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 그건 읽기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내 자신이 사라져버리고 소진되어 버린 느낌. 책을 읽지 못하면 그랬다. 모르는 건 읽어서 알고 싶고 아는 건 읽어서 더 알고 싶은 욕심이 났다. 읽고 싶은 책이 보이면 서평 신청을 하고 책 모임을 하고 따로 읽고 싶은 책은 또 빌려서, 사서 읽는다. 책을 읽고 사람들과 토론하는 시간이 너무 좋고 함께 책을 통해 나누는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나에게 돈이 되지도 않는 책 읽기는 중요하고 소중하다. 나를 나로 있게 하는 버팀목같은 것.
이 책을 읽고 나의 읽기가 생각났다. 왜 그렇게 열심히 하냐고 물으면 좋아서라고 답하는데 진짜 좋다. 어쩔 수 없이 못하니까 몸살이 날 것 같고 다시 하면 너무 좋은 것. 나는 읽기다. 작가님은 쓰기. 우여곡절 끝에 내린 결론은 다시 글쓰기였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이란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벗어날 수 없는 거다.
나는 어느 한순간도 글쓰기를 내려놓을 생각이 없었다. 의식 차원에서는 내려 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내 정신의 압도적인 영토를 점령하는 무의식은 알고 있었다. 내가, 전혀 글쓰기를 중단할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p.208)
부제가 말해주듯 먹고사니즘부터 글쓰기 세계의 이면까지 다 까발려 주는 재미난 책이다. 진짜 재밌다. 혼자 거실에서 읽다가 짠해서 눈물 나고 작가님의 솔직함에 깜짝 놀라기를 여러 번.
문학상에서 수상을 하고 본인을 천재작가라 칭하고 자만심이 일었던 모습, 그 이후 여러 작품들을 출판사에서 거절당하며 다른 공부를 했던 모습, 그럼 에도 결국 쓸 수밖에 없는 자신을 발견하는 모습. 거절당하던 시절의 상황을 ‘타인의 평가와 거절에 적절하게 대응할 방법을 모색하며 아등바등 시간 견디기 미션’이라 표현한 부분에서는 왠지 모를 거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같다는 공감을 느꼈다.
‘출판이 되든 되지 않든, 베스트셀러가 되든 되지 않든, 사회적인 인정을 받든 못 받든, 나는 감각하고 경험한 모든 것을 부지런히 글로 옮기도록 코딩된 그런 생물이었다.’ (p.210) 라는 글은 작가님의 일종의 자기 고백처럼 느껴졌다. 계속 쓰고 싶은 마음을 가진 작가님을 어느새 응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렇게 재미난 글 ‘계속 써주세요!’ 라고.
자신을 ‘자아상이 비자본주의적 동기가 자본주의적 동기보다 눈곱만큼이라도 더 많이 들어있는 삶을 영위하려고 버둥거리는 유한한 사피엔스 종’이라고 얘기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들여다보는 작가님이 보였다. 솔직한 그의 말에 더 깊은 신뢰가 느껴지고 단단함이 전해진다. 일종의 영업 비밀도 술술 풀어내는 작가님에게 단단히 매혹당했다. 솔직한 자기 고백에 심쿵 할 책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이다.
작가의 핵심 정체성은 무엇인가. ‘거절’이다. 작가로 살아가던 어느 날, 불현듯 이것을 알게 되었다. (p.313)
나는 왜 쓰는가? 인정받기 위해 쓴다. 속임수나 얄팍한 술수가 아닌 뜨겁고 묵직한 가슴으로 덤벼들어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 쓴다. (p.231)
작가와 편집자는 독특하고 깊고 처절한 관계에 돌입하게 된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상대의 영혼 핵심부에 돌입해 들어가 그 세계와 씨름해야 하기에, 필수적으로 가까워지게 된다. 이 과정은 두 사람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까워지는 과정에 호감이 개입하든 개입하지 않든, 강제적으로 이루어진다. (pp.273~274)
@marmmo.press 감사합니다.
세리의 비행 2023-11-07
메뉴
글쓰기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편이라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는
제목부터 저의 구미를 당겼어요🙂
-
사실 글쓰기에 대한 책들을
여럿 읽어 보았지만
다양한 종류의 글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적은 편이었는데
정아은 작가님의 책에는
컬럼, 에세이, 논픽션 등
구분 해서 알려주신 점이 좋았어요.
-
그리고 실제로
작가가 겪게 되는
일들을 낱낱히 알려주셔서.....
단지 글을 쓴다고만 해서
끝이 아니구나 하는 걸
알 수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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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내내
나도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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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가면 더 둘러 가게 될
작가의 길을 작가님의 책으로
좀 더 알고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글을 쓰고 싶다면
망설이기 보다는
일단 부딪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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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담백한
작가의 세계가
궁금하시다면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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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9cat 20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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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은 작가의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는 생각보다 진지한 책이었다.
아니, 진지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이 책은 작가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고뇌와 성찰을 비장하게 그린 에세이다.
유머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유머조차 비장함에서 비롯된다.
정아은 작가는 장편 소설이 공모전에 당선되며 데뷔했지만, 지난 십 년간 소설은 물론이고 에세이, 논픽션, 칼럼 등 전방위 글쓰기를 해 왔다.
장르는 다르지만 웹소설을 쓰는 나도 공감하며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글귀가 정말 많았다. 그런 부분을 밑줄을 그어놨는데, 사실 이 책은 내용 전부를 밑줄 그어야 할 정도로 100프로 공감하면서 읽었다.
왜 글쓰기는 시작이 어려울까?
모든 작가들의 난제일 것이다. 나만 해도 책상에 앉아서 곧바로 글쓰기에 돌입하는 일이 전무후무하다.
글을 쓰려고 앉으면 왜 이렇게 딴짓만 하고 싶은지, 인터넷에는 왜 이렇게 재미있는 기사가 많은지, 유튜브와 인스타에는 어쩌면 그리 신기한 영상이 많은지.......
잘 쓰고 싶은 마음이 강할 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에 대해 작가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이런 다음과 같다.
잘 쓰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무조건 양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그리고 끝까지 쓰는 것이 중요하다.
문학상을 받은 작가도 매일 원고 거절을 두려워하며 산다는 건 몰랐던 사실이다.
초보 작가와 마찬가지로, 얼마의 경력이 쌓였든 출판사에서 원고를 거절당하는 것이 일상이라는 것은 냉혹한 현실이지만, 작가는 이것이 작가로 살아간다는 일의 본질이라는 걸 깨닫는다.
"작가라는 직업의 비밀은 거절에 있다"
거절에 익숙해져야하는 게 작가의 숙명이다.
그러므로 내 원고를 거절당했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도 없고 또 다시 묵묵히 다음 작품을 쓰고 내 원고를 받아줄 출판사를 찾아 문을 두드려야 한다. 그것이 작가의 삶이라고 생각하니 슬프기도 하지만 작가의 말대로, 그냥 이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또한 작가의 운명이다.
작가의 삶에 관한 놀라운 통찰과 깊은 사색과 경험담으로 가득찬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는 모든 작가들이 꼭 한 번씩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작가라는 직업의 비밀은 거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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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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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미사여구가
읽는 내내피곤합니다.
중간에 하차 합니다. ㅜㅜ
글을 잘 쓰지 못하지만 아주 어릴적 부터 책을 보았던 것들을 생각하면. 청소년기에는 이러한 미사여구 가득한 글과 책을 좋아 했는데요.
지금은 피로함이 쌓이는 느낌 입니다. 담백한 글이 잘 읽힐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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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대장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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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작가가되었습니다 - #정아은
11월 23일 315p. #도서지원 #마름모
“저는 돈을 안벌고 있는데 남편의 수입만으로 생활을 하는 것에 알게 모르게 압박감을 받는 것 같아요.”
독서모임을 하면서 참여자분이 말한다. 퍼뜩 일어나 책장에 꽂힌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을 가져와 그 분 앞에 올려 놓는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정아은 작가님은 나에게는 아주 의미있는 작가님이다. 3년 전, 운명적인 독서회를 맡게 되었을 때 가장 처음 내가 선정한 책이 바로 작가님의 책 <엄마의 독서>였다. 맡게된 독서회의 결은 ‘육아’였고, 그 책이 당시 나에게 퍽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책 속의 책들이 나열된 수많은 책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책은 정혜윤의 ‘그들은 한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중 <엄마의 독서>는 엄마라는 정체성과 잠시나마 책과 떨어져 지낸 시간속에 잃어버렸을지 모를 책에 대한 감각을 상기시켜주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알게 된 작가님, 뒤 이어 출간 된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을 통해 나 또한 ‘자본론’(저는 정통 자본론이 너무 어려워서 번역자가 쓰신 ‘자본론 공부’를 보았다지요) 이 어떤 책인지 알게 되었고, 그 책을 읽은 이후로 남편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대가 그렇게 ‘일’만 할 수 있는건 모두가 내 덕분인 줄 알라고!!!”
우연히 눈에 들어온 신간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는 저자가 엄마라는 정체성 아래 써온 글들 말고도 장편소설로 등단한 작가가는 정체성을 각인시켰다. 그렇게 ‘작가’가 된 삶 속에서 잃은 것과 얻은 것, 움켜 쥔 것과 흘려보낸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사실, 처음 이 책의 간략한 정보만 입수했을 때는 단순하게 ‘작문’에 관한, 그러니까 글을 쓰는 요령이나 마인드셋에 관한 내용이라고만 생각했다. 물론 처음에는 그런 내용이 주를 이뤘다.
쓰고 있는 글이 ‘잘 쓴 글’이 아닐 거라는 의심과 회의를 극복하고 끝까지 계속 썼다면 그 글은 생명을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간에 그만두어버린 글은 다시 소생하기 힘들다. 초고를 손에 쥐는 것과 중간에 포기해버리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낳는다. 23
사람은 평소 제 안에 집어넣었던 것들을 밖으로 꺼내 놓게 된다. 머리에 많이 넣었던 것들이 결국 일정한 화학작용을 거쳐 자신만의 버전으로 나오고, 그것이 창작품이라 불린다. 73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얘기가 좀 다르게 흘러한다. 저자 본인의 투고 후 받은 (거절)‘메일’에 관한 이야기, 철저한 준비와 시행착오 끝에 써내린 칼럼들에 달리는 혹평, 자신의 책으로 쓰인 혹평으로 점철된 누군가의 블로그 서평, 출간 후 작가로서 진행되는 북토크가 저조한 인원 참여로 취소가 되는 등 말 그대로 험난한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리얼리티를 가감없이 들려준다. 한겨레문학상으로 등단해 상금 5천만원이나 받은 무려 ‘작가님’이라는 정체성이 사실은 이러한 고난과 고비속에 그럼에도 써야 한다고 자신을 타이르는 일이라는 것을 작가님의 (훌륭한) 필력으로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문학상을 받은 뒤 장편을 세 권 출간하고, 그로 인해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은 나는, 글쓰기는 그런 명예와 속세적 영광을 얻을 때만 해야 하는 것으로 착각했다. 그러나 글쓰기는 그런 게 아니었다. 그 모든 것과 상관없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기쁘나 슬프나 원고에 대한 거절 메일을 받으나 받지 않으나 마음을 언어로 옮기고 싶어서 환장하는 것, 그게 글쓰기의 본질이었다. 210
나는 왜 글을 쓰고 있나? 자문하게 된다. 나에게 글이 ‘환장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으로도 남겨질 수 있는 나의 이야기 속에서 한 발 물러선 내가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 그것이 진짜 내가 원하고 바라는 나의 참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렇게 오늘도 쓰고 싶어 ‘환장하겠는’ 마음으로 서평을 쓰고, 서평도 글이랍시고 자위하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글쓰기를 위한 조언을 넘어 글쓰는 사람의 삶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준다 것,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왜 글을 쓰고 싶어하는 건지, 그것도 왜 ‘잘’쓰고 싶어하는건지, 작가라는 직업이 가지는 고초와 현실을 넘볼 수 있었다. ‘좋은’ 편집자들이 있어 세상엔 수 많은 양서들이 존재하는구나 싶어 고마웠다. 글을 쓰고 계신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자연스럽게 작가님에게 입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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