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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30

변선환을 위한 항소, ‘종교신학의 봄’을 기다리며 < 신학적 사회 비평-시대의 표징 < 교회와 세상 < 기사본문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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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선환을 위한 항소, ‘종교신학의 봄’을 기다리며

기자명 정경일
입력 2026.09.29
 
감신대 학술행사 무산 사태로 다시 묻는 종교다원주의 논쟁

지난 9월 17일 저녁,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에서 충격적 사태가 일어났다. 한국의 대표적 감리교 신학자 변선환의 신학사상을 조명하려던 학술행사가 일부 신학생들의 반대 행동으로 무산된 것이다.

“일아 변선환의 동서 문명 통섭을 위한 고난의 길”이라는 주제로 열릴 예정이던 이 행사는 한국信(신)연구소(소장 이은선)가 “한국적이어라, 복음적이어라, 생명적이어라”라는 대주제 아래 네 전위적 한국 신학자 김경재, 변선환, 박순경, 이신의 생애와 사상을 조명하는 연속 학술행사의 하나였다. 감신대에서 오랫동안 가르친 이정배 명예교수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공동 연구 프로젝트다. 네 신학자가 가르쳤던 대학에서 그들을 기리는 것이 기획 의도의 하나였다. 창조적 한국 신학자들의 사상에 대한 ‘학술’ 토론의 장이었기에, 이런 사태는 예상하지 못했다.

행사를 반대한 학생들이 내세운 이유는, 감리교가 이단으로 규정해 출교한 변선환을 교단 신학교에서 기념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예수 외에는 구원이 없다”는 구호를 외치고 찬송을 부르며 행사를 방해했다.

한국 감리교가 변선환의 신학을 이단으로 판결한 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그러나 그 신학적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그 판결에 대한 평가는 오늘날까지 하나로 통일되지 않았다. 당시 판결문은 변선환과 같은 주장을 하는 이들을 “동일한 ‘범법자’로 간주”하겠다고 명시했다. 그럼에도 변선환의 제자였던 신학자와 목회자 상당수가 스승을 지지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는 불이익을 받기도 했지만, 변선환처럼 종교다원주의를 이유로 재판을 받아 출교된 이는 없었다. 감신대 교정에서는 변선환을 추모하는 행사와 학술대회가 꾸준히 열려 왔고, 그에 대한 연구서도 여러 권 나왔다. 변선환의 신학은 현대 한국 감리교 신학의 중요한 유산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이단 규정 및 출교와 신학적 유산으로서의 수용이 혼재한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변선환에 대한 종교재판의 불충분성과 불명료성을 드러낸다. 만약 그의 신학에 관한 철저한 연구와 토론을 거쳐 감리교 공동체 전체가 확고한 신학적 결론에 도달했다면, ‘변선환 지우기’에 맞선 ‘변선환 지키기’가 이토록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때도, 지금도 그가 옳다”, 김정숙, 송순재, 이은선, 이정배, 장왕식, 한인철 외 (지은이), 변선환아키브 (엮은이), 동연출판사, 2023. (표지 출처=동연출판사)

1992년 5월 7일 금란교회에서 열린 변선환 재판은 그의 종교다원주의 신학이 이단적이라는 고발로 소집된 ‘신학 재판’이었다. 그러나 그 재판에서 ‘신학 토론’을 한 이는 종교다원성의 현실에 응답하는 현대 신학서들을 한 보따리 들고 피고석에 선 변선환뿐이었다. 그의 ‘48년’ 신학 여정의 결과에 대한 심문은 고작 ‘15분’에 그쳤다. 신학적 관점을 판정하는 자리에서 정작 신학적 논쟁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 종교재판의 배경에는 사회적·교회적 맥락이 놓여 있다. 당시는 1980년대 후반 민중 저항을 통해 권위주의 체제가 해체되면서 민주화 요구가 사회 각 영역으로 흘러넘치던 시기였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어서,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 개신교 진영은 1989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결성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그간 이어져 온 급격한 교세 성장이 둔화한 것도 중요한 변화였다. 이처럼 안팎의 위기에 직면한 각 교단의 교권 세력은 교회와 신학 교육 기관에 대한 내부 단속을 강화하려 했고, 때마침 세계적으로 확산하던 종교다원주의 논쟁이 그 한 쟁점이 됐다.

변선환이 종교다원주의에 깊은 신학적 관심을 두고 탐구하게 된 데에는 두 가지 역사적 조건이 작용했다. 하나는 한국의 대표적 문화신학인 ‘토착화 신학’의 산실로 이름을 떨쳤던 한국 감리교의 신학적 전통이었고, 다른 하나는 세계화에 따른 다종교성을 정면으로 다룬 현대 종교신학의 부상이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1965년 문헌 “비그리스도교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선언 - 우리 시대(Nostra Aetate)” 이후, 타종교의 진리와 구원에 대한 그리스도교 신학의 관점은 전통적 배타주의 일변도에서 포용주의로 이동했고, 1980년대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원주의를 향한 신학적 탐구와 모색이 본격화했다.

1986년에는 존 힉, 폴 니터, 라이문도 파니카 등 현대 그리스도교의 대표적 신학자들이 참여한 다원주의 신학 회의가 미국 클레어몬트대에서 개최됐다. 이때 나온 논의는 이듬해 The Myth of Christian Uniqueness: Toward a Pluralistic Theology of Religions (그리스도교 유일성의 신화: 다원주의적 종교신학을 향하여)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되어 세계 신학계에 큰 충격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세계 신학계의 동향을 누구보다 민감하게 포착했던 변선환도 종교다원주의 논쟁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그가 우선시한 과제는 서둘러 신학적 결론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던지는 신학적 화두를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종교다원주의에 관한 그의 글에서는 ‘규범적 주장’보다 여러 이론에 대한 ‘기술적(記述的) 소개’의 비중이 더 크다. 피할 수 없는 주제라면 함께 신중하게 탐구하고 토론하자는 것이 그의 바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감신대 학장을 지낸 신학자 변선환. (사진 출처=일아 변선환 박사 추모 페이지)

종교다원주의 논쟁을 피할 수 없는 이유는 그리스도교 신학 자체에 내재한다. 그리스도교 신학에는 하느님이 모든 인간을 구원하신다는 보편성의 차원과 그 구원이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는 특수성의 차원이 공존한다. 이 둘 사이의 긴장 또는 모순에 대한 신학적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서는 현대 그리스도교가 시대적 정합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어떤 의미에서 한국 종교문화는 그러한 신학적 탐구와 논쟁을 위한 최적의 장소였다. 전통적으로 유·불·선 삼교가 공존해 왔고, 그리스도교 역시 어떤 형태로든 그 전통의 영향사 속에서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변선환이 한국의 그리스도교 안에 ‘유교적 그리스도교’, ‘불교적 그리스도교’, ‘무교적 그리스도교’가 공존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신학 토론을 교권으로 봉쇄하고 중단시킨 것이 1992년 종교재판이다. 이 사건은 감리교는 물론 한국 신학계 전반의 종교신학 토론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특히 신학자들은 집단적 공포에 사로잡혔다. 변선환은 주변부의 이름 없는 신학자가 아니라 대표적 교단 신학교인 감신대 학장이었고, 당시 한국 신학계를 대표하던 한국기독교공동학회 회장을 지낸 이였다. 그처럼 영향력 있는 신학자조차 한순간에 이단으로 정죄되고 출교될 수 있다는 것을 목격한 신학자들은 종교다원주의는 물론 종교신학 자체를 다루기를 두려워하며 자기검열에 빠졌다. 세계 신학계가 종교신학 논의를 심화하는 한편 비교신학으로 지평을 넓히면서 타종교의 경전, 전통, 이성, 경험을 그리스도교 신학의 자원으로 삼아 풍요로워지는 동안, 한국 신학계와 교회는 기나긴 ‘종교신학의 겨울’을 맞이하게 됐다.

이번 사태는 큰 충격이지만, 동시에 종교신학의 겨울이 끝나간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사태 이후 감리교 내부에서 1992년 변선환 재판의 정당성을 묻는 비판적 목소리가 일고 있다. 감리교 신학자, 목회자, 평신도, 신학생 사이에서 변선환 신학을 재해석하고 재평가하는 논의가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처럼 곳곳에서 돋아나고 있다. 스승을 위한 제자들과 후학들의 ‘신학적 항소’다.

부디 이번 사태가 또 하나의 시대착오적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고, 변선환이 정직하게 붙들고 씨름했던 물음들—다종교·다중고통의 세계에서 복음화란 무엇인가, 타종교의 진리와 구원의 가능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 공동선을 위해 이웃종교인과 어떻게 만나고 대화하고 협력할 것인가—을 다시 묻는 성찰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종교신학의 봄이 시작될 수 있도록.

2026/09/29

* 이은선의 삶과 사상 — [神學에서 信學으로>, 유교·기독교·페미니즘을 잇다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이은선 교수의 삶과 사상, 그리고 주요 저서들의 핵심 주제를 정리 

1. 삶과 학문적 여정

이은선 교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에코페미니스트 신학자이자 유학 연구자, 한나 아렌트 연구자다. 초현실주의 신학자이자 목회자였던 고 이신 목사의 딸이기도 하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불문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감리교신학대학교를 거쳐, 스위스 바젤대학교에서 신학과 철학으로 신학박사 학위(Dr. Theol.)를 취득했다. 귀국 후에는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동양철학과에서 한국철학 및 유교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Ph.D.)를 받으며 동서양을 아우르는 사상적 지평을 구축했다.

세종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고, 한국여신학자협의회 공동대표, 한국여성신학회 회장, 한국아렌트학회 회장, 한국유교학회 및 양명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퇴임 후에는 강원도 횡성에 <한국信연구소>와 <현장아카데미>를 일구며 기독교·유교·페미니즘·정치철학의 대화와 인류세 문명 전환을 위한 글쓰기와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2. 핵심 사상: 상호침투와 통전의 사유

이은선 사상의 핵심은 <동서 문명의 창조적 융합>, <가부장성을 탈각한 탈서구 페미니즘>, <공적 영역의 회복을 통한 생명 영성>으로 집약된다.

<1> 聖(종교)·性(여성)·誠(정치)의 통전 서구 근대가 분리해 놓은 종교(聖), 여성·생명(性), 정치·윤리(誠)를 한 몸으로 짜내는 통전적 사유를 펼친다. 유교의 내재적 초월성과 기독교의 예언자적 영성을 결합하여, 사적 영역에 갇혀 있던 돌봄과 생명(性)의 감수성을 공적·정치적 실천(誠)의 자리로 확장한다.

<2> <神學(신학)>에서 <信學(신학)>으로의 전환 초월적이고 절대적인 남성신(神) 중심의 도그마에서 벗어나,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사이의 존재론적 신뢰와 믿음(信)을 탐구하는 학문으로 신학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이는 기후위기와 생태 파괴로 대변되는 인류세 문명에서 모든 생명체가 공존하기 위한 새로운 영성적 토대를 제공한다.

<3> 유교와 페미니즘의 접목 (탈서구적 한국 페미니즘) 유교를 단순한 가부장적 억압 체계로 단죄하는 서구 중심적 페미니즘 시각을 비판적으로 넘어선다. 이황, 이이, 최제우 등 한국사상과 유교 전통 내에 내재된 생명성, 돌봄, 우주적 상호연결성을 발굴하여 한국적 맥락에 뿌리내린 주체적인 생태여성주의를 주창한다.

<4> 한나 아렌트의 정치철학과 공공신학의 결합 한나 아렌트의 <활동적 삶>, <사유와 판단>, <악의 평범성> 개념을 한국의 역사적 비극과 정치 현실(세월호 참사, 국가 폭력 등)에 투영한다. 사유하지 않는 무사유가 낳은 사회적 재난 앞에서 종교와 교육이 어떠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 비판적으로 묻는다.

3. 주요 저서와 핵심 주제

<1> 페미니즘과 유교·기독교의 대화

  • <한국 페미니스트 신학자의 유교 읽기> / <다른 유교 다른 기독교> / <유교 기독교 그리고 페미니즘>: 서구 페미니즘의 틀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않고 동아시아 유교 텍스트(논어, 맹자, 퇴계 등)를 재해석하여, 유교적 인(仁)·예(禮)·성(誠)이 여성적 영성과 만나는 지점을 정초한다.

  • <사유하는 집사람의 논어읽기>: 가사 노동과 돌봄이라는 일상의 자리(집사람)에서 출발하여 고전 <논어>를 현대적 생명과 평화의 시각으로 다시 읽어낸다.

<2> 聖·性·誠의 영성과 신학 패러다임 전환

  • <神學(신학)에서 信學(신학)으로: 참 인류세를 위한 한국 信學>: 절대타자로서의 신론에서 벗어나 공공성과 관계성, 생태적 연대를 회복하는 한국적 신학의 완결형 테제를 제시한다.

  • <동북아 평화와 聖·性·誠의 여성신학> / <한국 생물 여성영성의 신학>: 분단과 군사주의로 얼룩진 동북아 현실 속에서 여성주의적 평화 영성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영성과 정치 윤리의 합일을 강조한다.

  • <한국 여성조직신학 탐구> / <포스트모던 시대의 한국 여성신학>: 한국 조직신학의 가부장성을 해체하고 포스트모더니즘과 한국적 상황 속에서 여성의 체험을 신학화한다.

<3> 한나 아렌트와 정치·교육철학

  •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 읽기> / <생물권 정치학시대에서의 정치와 교육: 한나 아렌트와 유교와의 대화 속에서>: 서구의 아렌트 철학과 동양의 유학을 접목해 생물권 위기 시대에 공적 영역과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규명한다.

  • <세월호와 한국 여성신학: 한나 아렌트와의 대화 속에서> / <묻는다, 이것이 공동체인가>(공저): 세월호 참사를 마주하며 국가와 기독교의 타락을 고발하고, 고통받는 타자와 연대하는 예언자적 사유를 피력한다.

  • <통합학문으로서의 한국 교육철학>: 분과 학문으로 쪼개진 교육학을 철학·종교·생태와 통전적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교육철학의 지평을 탐색한다.

<4> 종교개혁과 한국적 신학의 유산

  • <이신의 예술과 한국 信學> / <환상과 저항의 신학>(공저): 부친인 이신 목사의 예술과 초현실주의 신학을 재조명하여 한국 토착화 신학의 깊이를 밝힌다.

  • <그때도, 지금도 그가 옳다: 변선환 학장 종교재판 30년 역사를 회고하며>(공저): 감리교 종교재판을 비판적으로 되돌아보며 종교간 대화와 다원주의적 열린 신학의 정당성을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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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선의 삶과 사상 — <神學에서 信學으로>, 유교·기독교·페미니즘을 잇다

첨부하신 알라딘 목록을 시간순으로 보면 이은선의 작업은 상당히 일관된 궤적을 보입니다. 1990년대의 <포스트모던 시대의 한국 여성신학>에서 출발하여, 2000년대에는 <유교·기독교·페미니즘>, <한국 여성조직신학 탐구>, <잃어버린 초월을 찾아서>로 나아가고, 2010년대에는 <한국 생물 여성영성의 신학>, <동북아 평화와 聖·性·誠의 여성신학>, 2020년대에는 <사유하는 집사람의 논어 읽기>, <한국 페미니스트 신학자의 유교 읽기>, 그리고 마침내 <神學에서 信學으로―참 인류세를 위한 한국 信學>에 이릅니다. 즉 단순히 ‘여성신학자’라기보다, 갈수록 <한국적 통합종교사상>을 만들려 한 사상가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첨부 목록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1. 삶: 서양 기독교 신학에서 한국 유교와 여성주의로

이은선은 이화여대에서 불문학과 철학을 공부한 뒤 감리교신학대학을 거쳤고, 스위스 바젤대학교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성균관대학교에서 한국철학과 종교학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따라서 학문적 형성 자체가 처음부터 한 분야 안에 있지 않았습니다. 서구 철학·기독교 신학과 한국 유교 전통을 모두 깊이 통과한 사람입니다. 예스24

세종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한국여성신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한나아렌트학회, 양명학회 등 여러 학문 공동체에서 활동했습니다. 2018년 세종대에서 명예퇴직한 뒤에는 강원도 횡성에서 <한국信연구소>를 열어 연구와 저술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남편 이정배와 함께 현장아카데미를 중심으로 종교·철학·교육·생태 문제를 연결하는 활동을 이어갑니다. BOOKCLUB

또 하나 중요한 배경은 부친 이신(李信)입니다. 이신은 한국 토착화 신학과 ‘영(靈)의 신학’, 초현실주의 예술을 결합하려 했던 신학자·예술가였습니다. 이은선이 최근 <이신의 예술과 한국 신학(信學)>까지 쓰는 것을 보면, 그의 ‘信學’ 구상이 아버지 이신의 ‘信’과 ‘영’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스24


2. 이은선 사상의 출발점: <한국·여성·종교인>

그가 자신의 위치를 설명할 때 반복해서 등장하는 세 단어가 있습니다.

<한국인–여성–종교인>

이 세 위치가 그의 사상 전체의 출발점입니다. 서구에서 형성된 기독교 신학을 그대로 한국에 적용하는 것도 거부하고, 전통 유교를 그대로 복원하는 것도 거부합니다. 동시에 서구 여성주의를 단순 수입하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질문은 이렇게 됩니다.

한국 여성의 역사적 경험에서 출발해 기독교와 유교를 동시에 비판하고 다시 구성한다면 어떤 종교사상이 가능한가?

이 질문이 거의 30년에 걸친 그의 작업을 관통합니다. 기존 소개에서도 그의 연구를 ‘한국·여성·종교인의 시각에서 유교와 기독교, 페미니즘과 교육을 함께 보는 작업’이라고 설명합니다. 예스24


3. 첫째 축: 한국 여성신학 — 가부장적 기독교를 넘어

초기의 대표작은 첨부목록의 1997년 <포스트모던 시대의 한국 여성신학>과 2004년 <한국 여성조직신학 탐구>입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초기 이은선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기독교 신학 자체가 얼마나 남성 중심적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전통적 신학에서 하나님은 ‘아버지’, 구원자는 남성 그리스도, 교회의 지도자는 남성 성직자였습니다. 여성은 신학의 주체라기보다 신앙의 수용자로 놓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은선은 여기서 단순히 ‘하나님을 여성으로 부르자’는 수준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합니다.

<누가 신학을 하는가?>

신학의 주체가 서양 남성 신학자에서 한국 여성으로 바뀐다면 기독교 전체의 언어와 구조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그의 여성신학은 여성에게 자리를 조금 더 주자는 평등론보다 <신학의 인식론 자체를 바꾸는 프로젝트>에 가깝습니다.


4. 둘째 축: 유교의 재발견 — 가부장제와 유교를 동일시하지 않는다

이은선의 가장 독특한 점은 여성신학자이면서도 유교를 버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한국 여성주의에서는 흔히 유교를 가부장제의 핵심 원인으로 비판합니다. 실제로 조선 후기의 가부장적 가족제도와 여성 억압에서 유교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은선은 이렇게 묻습니다.

<가부장적 유교가 곧 유교 전체인가?>

그의 대답은 ‘아니다’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유교, 기독교 그리고 페미니즘>, <잃어버린 초월을 찾아서>, <사유하는 집사람의 논어 읽기> 같은 책에서 유교 안에 들어 있는 다른 가능성을 찾아냅니다. 첨부목록에서도 <잃어버린 초월을 찾아서―한국유교의 종교적 성찰과 여성주의>, <유교 기독교 그리고 페미니즘>, <사유하는 집사람의 논어읽기>가 한 흐름을 이룹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특히 그가 발견한 것은 유교의 <성인(聖人)>, <인(仁)>, <성(誠)>, <성(性)>입니다.

유교의 초월은 서양 유일신 종교처럼 세계 밖에 있는 신에게 향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와 일상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초월입니다. 그는 이것을 현대의 세속사회에서도 의미가 있는 종교성으로 봅니다. <잃어버린 초월을 찾아서>의 핵심도 바로 이러한 ‘세간적 초월’입니다. 예스24

여기에는 중요한 역전이 있습니다.

기독교 = 초월적 종교
유교 = 세속윤리

라는 전통적 구분을 깨뜨리는 것입니다.

이은선에게 유교 역시 깊은 의미에서 하나의 종교적 삶의 방식입니다.


5. 셋째 축: 聖·性·誠 — 이은선 사상의 핵심 공식

이은선의 사상을 가장 간단하게 압축하면

<聖·性·誠>

이라는 세 글자가 됩니다.

그는 이것을 대체로

聖 = 종교·초월·궁극성
性 = 여성·몸·생명
誠 = 윤리·정치·실천

이라는 서로 연결된 영역으로 사용합니다.

<한국 여성조직신학 탐구―聖·性·誠의 여성신학>, <한국 생물 여성영성의 신학―종교 聖, 여성 性, 정치 誠의 한 몸 짜기>, <동북아 평화와 聖·性·誠의 여성신학>이라는 제목 자체가 이 구조를 보여줍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세 영역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종교적 깨달음(聖)이 개인의 내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몸과 성과 생명(性)에 관계해야 하며, 다시 정치와 사회적 책임(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은선의 종교론은 순수한 ‘내면적 영성’과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그에게 종교는

<초월 → 몸 → 정치>

를 하나로 묶는 작업입니다.


6. 넷째 축: <생물(生物)> 여성영성 — 생태로의 확장

2011년 <한국 생물 여성영성의 신학>은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여기서 ‘생물’은 단순히 biological being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生物’, 즉 <만물을 살린다>는 유교적 뜻이 들어 있습니다.

여성해방을 인간 여성의 권리 문제에 한정하지 않고 생명세계 전체와 연결합니다.

그래서 이은선의 여성신학은 점차

여성 → 인간 → 자연 → 지구생명

으로 확대됩니다.

이 때문에 그의 후기 작업에서 ‘인류세’가 중요해집니다.

페미니즘은 단순히 여성 대 남성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자연을 지배해온 문명 자체를 다시 묻는 문제가 됩니다.


7. 다섯째 축: 한나 아렌트 — 정치와 책임

이은선에게 예상외로 중요한 인물이 한나 아렌트입니다.

첨부목록 첫 책이 2026년의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 읽기>이며, 그는 아렌트의 <삶은 하나의 이야기다>를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이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아렌트에게 중요한 것은 인간이 함께 세계를 구성하는 <복수성(plurality)>과 공적 세계입니다.

이은선은 이를 동아시아의

<朋友有信>, 즉 친구 사이의 믿음

과 연결합니다.

그래서 후기의 ‘信’은 단순한 종교적 신앙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믿을 수 있는 공적 세계>

라는 정치철학적 뜻까지 갖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 여성신학, 유교, 아렌트의 정치철학이 하나로 만납니다.


8. 여섯째 축: 종교간 대화 — <다른 유교, 다른 기독교>

2016년 책 제목 <다른 유교 다른 기독교>는 그의 사상을 매우 잘 압축합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그가 원하는 것은

기독교를 버리고 유교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유교를 기독교화하는 것도 아닙니다.

둘 다 변해야 합니다.

<다른 유교>는 가부장적·권위주의적 유교에서 벗어나 인(仁)·성(誠)·관계적 인간성을 되찾는 유교입니다.

<다른 기독교>는 배타적 교리주의와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타종교와 대화하고 생명과 평화를 실천하는 기독교입니다.

따라서 종교간 대화는 ‘서로 사이좋게 지내자’는 수준이 아니라 <상호변혁>입니다.


9. 일곱째 축: 동북아 평화와 한국적 종교사상

첨부목록에는 <동북아 평화와 聖·性·誠의 여성신학>(2020)이 있습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여기에서 이은선의 신학은 개인과 여성 문제를 넘어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역사로 확장됩니다.

그는 구한말 유학자 이기(李沂) 같은 인물까지 새롭게 읽으며, 제국주의와 강대국 경쟁 속에서 한국이 어떻게 자주성·공동체·평화를 만들어갈 것인가를 묻습니다. 그의 이기 연구에서도 자주·민권·공동체와 동북아 평화를 연결합니다. KCI

따라서 후기의 이은선에게 ‘한국적 신학’은 민족문화 자랑이 아닙니다.

<제국과 자본과 전쟁의 질서 속에서 작은 존재들이 어떻게 주체성을 회복할 것인가>

라는 문제입니다.


10. 여덟째 축: 神學에서 信學으로

이은선 후기 사상의 가장 중요한 변화입니다.

2023년 <한국 페미니스트 신학자의 유교 읽기―神學에서 信學으로>, 2024년 <神學에서 信學으로―참 인류세를 위한 한국 信學>으로 발전합니다. 첨부자료에도 두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神學은 문자 그대로 ‘신에 관한 학문’입니다.

그런데 이은선은 이제

神 → 信

으로 중심을 옮깁니다.

여기서 信은

신앙(faith)
신뢰(trust)
성실(faithfulness)
사람 사이의 믿음
궁극적인 것에 대한 신뢰

를 동시에 포함합니다.

따라서 질문도 변합니다.

<신은 존재하는가?>

보다

<우리는 무엇을 믿으며 서로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가 더 중요해집니다.

이것은 단순한 한자 바꾸기가 아닙니다. 그의 30년 연구가 도달한 철학적 결론에 가깝습니다.


11. 아홉째 축: 교육 — 지식을 넘어 인간을 만드는 공부

이은선이 오랫동안 세종대 교육학과 교수였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첨부목록에

<한국 교육철학의 새 지평>
<통합학문으로서의 한국 교육철학>
<생물권 정치학시대에서의 정치와 교육>

같은 책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그에게 교육은 지식전달이 아니라 인간 형성입니다.

유교의 수양과 기독교의 신앙, 여성주의의 자기주체화, 아렌트의 세계책임을 한데 묶습니다.

그래서 교육의 목적은 경쟁력 있는 인간보다

<세계에 책임질 수 있는 인간>

을 만드는 것입니다.


12. 저서들을 사상 발전 단계로 읽으면

첨부하신 29권을 단순한 목록이 아니라 사상발전사로 읽으면 대략 다섯 단계가 보입니다.

시기대표 저작중심 문제
1990년대<포스트모던 시대의 한국 여성신학>서구 신학과 남성중심주의 비판
2000년대<유교 기독교 그리고 페미니즘>, <한국 여성조직신학 탐구>, <잃어버린 초월을 찾아서>유교와 기독교의 여성주의적 재구성
2010년대<한국 생물 여성영성의 신학>, <다른 유교 다른 기독교>聖·性·誠, 생명·종교간 대화
2020년 전후<동북아 평화와 聖·性·誠의 여성신학>, <사유하는 집사람의 논어 읽기>평화·생활·유교의 일상화
2023년 이후<한국 페미니스트 신학자의 유교 읽기>, <神學에서 信學으로>, <이신의 예술과 한국 信學>신 중심 신학에서 관계적 ‘信’의 철학으로

이 흐름은 알라딘 첨부자료에 나타난 출간 순서에서도 상당히 분명합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13. 이은선 사상의 특징과 한계

제가 보기에는 이은선의 가장 중요한 성취는 <한국 여성신학을 서구 여성신학의 한국판에 머물지 않게 한 것>입니다.

유교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그것을 다시 기독교·페미니즘·교육·아렌트 정치철학과 연결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작업은 ‘비교종교학’이라기보다 <새로운 한국 사상 만들기>에 가깝습니다.

특히 <聖·性·誠>과 <神學 → 信學>이라는 두 공식은 그의 독창성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논쟁적인 점도 있습니다.

첫째, 유교의 <仁·誠·聖人> 전통을 적극 복원하는 과정에서 역사적으로 유교가 가부장제와 신분질서를 정당화했던 측면을 얼마나 충분히 처리했는가라는 질문이 남습니다.

둘째, <한국적>이라는 범주가 너무 크게 사용될 때 한국 내부의 계급·세대·성적 소수자·문화적 차이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 위험도 있습니다.

셋째, 聖·性·誠과 信學의 체계가 매우 포괄적이어서 모든 것을 연결할 수 있는 대신, 사회경제적 권력구조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힘은 민중신학이나 해방신학보다 약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이 앞서 우리가 이야기한 <심층종교–해방종교–생태종교>의 세 축으로 보면 특히 흥미롭습니다.


14.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은선의 평생 작업은 이렇게 압축할 수 있습니다.

<서구 남성 중심의 神學을 한국 여성의 삶, 유교의 仁·誠, 기독교의 신앙, 페미니즘, 생태·정치·교육과 다시 엮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서로 믿을 수 있는 ‘信學’으로 바꾸려는 시도>입니다.

그래서 이은선을 단지 <여성신학자>라고 부르는 것은 이제 너무 좁습니다. 후기 이은선은 오히려 <한국적 여성주의 통합종교철학> 혹은 자신이 쓰는 말 그대로 <한국信學>의 구성자로 이해하는 것이 그의 저작 전체를 더 잘 설명합니다. 현재 그는 세종대 명예교수이자 한국信연구소 소장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예스24

2026/09/20

변선환 선생님 탄신 100주년을 앞두고- 이은선

-변선환 선생님 탄신 100주년을 앞두고- < 칼럼 < 기사본문 - 당당뉴스

-변선환 선생님 탄신 100주년을 앞두고-
이은선

업데이트 2026.09.19 

<과거와 미래 사이> 본 설교는 지난 8월 3일(월) 서촌 문화공간 길담에서 있었던 변선환 선생님 31주기를 추모하는 작은 모임에서 나누었던 설교입니다. 이번 9월 17일 감신대에서 있었던 변선환 학술제 파행과 관련해서 다시 나누고자 합니다.



2026/09/19

그때도, 지금도 그가 옳다 | 김정숙 외 2023

그때도, 지금도 그가 옳다 | 김정숙 외 | 알라딘


그때도, 지금도 그가 옳다 - 일아一雅 변선환 학장 종교재판 30년 역사를 회고하며
김정숙,송순재,이은선,이정배,장왕식,한인철 (지은이),변선환아키브 (엮은이)동연출판사2023






미리보기 책등 받기




책소개
1992년 5월 7일 변선환, 당시 감리교신학교 학장은 종교다원주의자라는 죄명으로 감리교 총회에서 파문당했다. 변선환은 “익명의 그리스도인”,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고 말하는 등 포용적 종교관을 가졌다. 또 1990년 11월 기독교, 불교, 천주교(가톨릭) 대화모임에서 “불타와 그리스도”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는데, 감리교는 이를 문제 삼아 이듬해 감리교 특별 총회를 거쳐 급기야 1992년 파문 조치를 결행한 것이다.

그 후 한국감리교회는 신학적 근간이었던 “토착화신학”을 포기하고, 신학 부재의 교단정치만 난무하는 시간을 이어오고 있다. 교회 세습을 가장 먼저 실행했고, 특히 대형 교회들은 이를 앞다투어 해왔다. 그 폐해가 심해져 지금은 세습금지의 조항들이 생겼지만 그 이전에는 신학적 성찰이 없는 교단정치의 독주 시절이었다.

30년 전 학자와 스승을 빼앗긴 변선환의 제자들이 심포지엄과 회고 도서로 다시 일어났다. 아니 사실은 “변선환아키브”를 중심으로 그동안 끊임없이 학술 모임과 추모행사를 하며 스승 변선환의 신학을 이어오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31일 “고 일아 변선환 학장 종교재판 30년, 교회권력에게 묻다” 세미나를 성황리에 마치고, 그날 행사에 발표한 글과 추가로 여러 이웃 종교인들과 동료, 후학, 제자들의 글을 모아 이 책을 펴내게 되었다.


목차


격려사 / 윤병상 정희수
<추모시> 고진하
책을 펴내며 / 이정배
머리말 / 김정숙

1부 ╻ 30년 전 종교재판에 항소한다
민영진 _ 하늘나라 ― 나의 생각은 너의 생각과 다르다
김용옥 _ 도올, 변선환을 말한다
오강남 _ 변선환 박사 재판 30주년을 맞아
서창원 _ 종교해방신학자 변선환의 종교재판에 대한 단상
채수일 _ 누가 변선환 교수를 재판했는가?
송순재 _ 사랑과 열정, 종교재판의 길목에 선 변선환의 신학 여정
이정배 _ 죽어야 사는 기독교, 타자 부정에서 자기 부정에로
조헌정 _ 한국개신교회의 몰락을 알리는 조종(弔鐘)
최대광 _ 변선환은 혼합주의자라는 왜곡
송병구 _ 길이 그친 그 지점에서 다시


2부 ╻ 감리교 종교재판에 대한 내 ‧ 외부의 시선
이은선 _ 감리교 종교재판, 한국적 ‘보편종교’를 향한 진통과 선취
한인철 _ 불가결의 상호보충 ― 하나의 시도
장왕식 _ 비판과 정죄 사이 — 종교재판에 대한 작은 소묘
전현식 _ 실존적 신앙의 회복을 위하여
지승원 _ 일아 변선환의 ‘종교다원주의’
김정숙 _ 종교재판정에 선 ‘종교다원주의’
윤정현 _ 변선환 교수의 신원이 회복되기를 바라며
최현민 _ 온유와 겸손을 통한 예수의 제자됨
김희헌 _ 감리교 종교재판에 관한 한 외부 시선
정경일 _ 변선환의 내일은 아직 우리의 오늘이 아니다

3부 ╻ 변선환 종교신학과 한국적 종교성
이찬수 _ ‘신학’에 가려진 ‘한국’ 조명하기
— ‘변선환의 신학’이 ‘한국 사상’이기 위하여
이호재 _ 한국 종교와 한국교회의 화해를 위한 ‘풍류 담론’
― 일아론(一雅論)을 통한 한국 종교와 한국교회의 화해 가능성
조성환 _ 교회 밖에도 성인이 있다
— 동아시아 사상사의 관점에서 본 변선환
법 인 _ 그리스도인은 불교를, 불교인은 그리스도교를
— 닫힌 세계에서 열린 세계로, 미혹의 문명에서 깨달음의 문명으로
이공현 _ 일아一雅, 변선환 목사님과 종교의 길을 걷다
임종수 _ 일아一雅 변선환 선생님의 뜻을 생각하며
— 종교재판과 관련하여
황우승 _ 누가 그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인가?
김선주 _ 착한 도살자들

4부 ╻ 기억과 추억 ― 변선환 선생과의 만남
김준형 _ 변선환 교수, 종교재판 30년 속 이야기
방영식 _ 나의 스승님, 변선환 선생님!
박성용 _ 종교재판으로부터 ‘종교간 대화’ 금지의 여파
이종찬 _ 별이 되신 선생님
최범철 _ 입장 없는 입장 ― 변선환 신학의 ‘사랑하면서의 투쟁’
김광현 _ 신학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등불이다
정명기 _ 변선환 교수와의 만남과 그의 신학이 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가?
한석진 _ 故 변선환 교수님을 추모하며
우삼열 _ 은퇴식 마련해 드린 것으로 자조하기엔 아직도 마음 아파
접기


책속에서


한국 감리교회가 변선환 교수를 종교재판에 회부한 실재적 동기와 목적은 교회의 정체성과 선교의 문제이다. 한국교회는 자기 정체성을 한국 사회의 다른 종교와 배타적으로 차별함으로 자기 정체성의 기반으로 삼아 왔다. 한국의 전통적인 종교인 불교와 유교 그리고 무교와 신종교인 대종교, 천도교, 태을교, 경천교, 증산교, 원불교 등을 선교적으로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도덕적 또는 종교적 단체로는 인정하지만 구원이 없는, 배제해야 할 선교 대상으로 간주한다. 이런 타종교 이해는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가치와 윤리의 핵심인 이웃 종교에 대한 배려가 없는 태도인 것이다.
「서창원 _ 종교해방신학자 변선환의 종교재판에 대한 단상」 중에서 접기

오늘날은 우리 세계가 다시 더 ‘가상세계’(virtual world)로 확장되는 시대이다. 그러나 그 가상세계조차도 여기 이곳의 하나님 사랑(敬)에 근거한 진실(誠)과 성실(信)이 기초하지 않는다면 그 가상세계는 오히려 인간을 억압하고 파괴하며, 하나님의 창조물인 이 세계와 만물을 큰 위기로 몰고 갈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교회가 과거의 교회 안에 갇혀서 그 구원에 집착하며 폐쇄와 다름에 대한 혐오와 갈라치기로 일관한다면, 그 폐해는 단지 교회나 종교 안의 문제만이 아니라 온 사회, 온 나라, 온 세대로 퍼져나갈 것이다. 오늘 한국 사회에서 광화문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그룹의 많은 거짓 정보가 한국교회를 진원지로 한다는 말을 매우 염려스럽게 보는 이유이다.
「이은선 _ 감리교 종교재판, 한국적 ‘보편종교’를 향한 진통과 선취」 중에서 접기

복음은 ‘새 휴머니티’를 회복하는 형태로 드러난다. 그의 신학의 정수인 “타종교의 신학”도 “새 휴머니티의 회복을 위한 아시아인들의 민중 해방 운동을 촉발시키는 ‘구원의 신비’, 해방의 신비를 밝히는 구원론에 근거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기독교인이나 비그리스도인이 다 함께 선교의 주체가 되고 상호 객체가 되는 열린 대화의 길을 밝혀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찬수 _ ‘신학’에 가려진 ‘한국’ 조명하기」 중에서 접기

사람이란 말 어원을 찾아보면 “얼굴을 하늘 향해 둔다”는 뜻이 있다. 사람이 땅만 보고 살아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 옆을 보며 사는 것 역시 짐승의 일일 뿐 사람 사는 일은 아니란 말이다. 신앙이란 것도 하늘 우러른다는 뜻일 터인데 그 이름으로 폭력, 살인 그리고 전쟁을 일으켰던 것이 교회 역사 속에 상당히 많다. 내 신앙과 맞지 않으면 일말의 가책 없이 사람 생명을 무참하게 짓밟아왔던 것이 기독교 역사의 일면이다.
「김준형 _ 변선환 교수, 종교재판 30년 속 이야기」 중에서 접기


추천글
변선환 교수는 예언자였다. 하나님을 대신하여 말한 대언자였다. 한국 감리교회에 신학과 신앙은 있는가? 신학 없는 신앙은 무속 신앙이다. 무속은 창시자도, 신학도, 교리도 없다.
_ <격려사> 중에서
- 윤병상 

뒤돌아보기조차 싫은 현대판 종교재판이 벌써 30년 전의 일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것은 잊고 싶은 종교 권력의 편견과 독선이었습니다. 복음 수호의 근본주의는 우주 속에 역사하시는 성령의 광대한 빛에 허물어져야 하고, 이제 화해와 평화의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 예수의 복음이 만방에 아름다운 꽃을 피워야 합니다.
_ <격려사> 중에서
- 정희수 (미국연합감리교회 위스콘신연회 감독) 

우리는 선생의 신원 회복이 쉬울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감리교회가 그의 묘소에 무릎 꿇을 날이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 지면을 빌어 신원 회복을 언급하는 이유는 단지 원상회복이 아니라 그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편임을 밝힌다.
_ <책을 펴내며> 중에서
- 이정배 (顯藏아카데미, 생명평화마당 전 공동대표) 

사상적 성향의 차이 때문에 파문의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감리교 교단의 자체의 파멸을 초래할 수도 있다. 감리교 신학의 미래를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일아(一雅) 변선환의 정위치를 회복시키는 작업을 언젠가는 반드시 실행해야 할 것이다.
_ “도올, 변선환을 말한다” 중에서
- 김용옥 (철학자) 




저자 및 역자소개
김정숙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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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Pacific School of Religion에서 아시아 신학을 공부하였으며 Garrett 신학대학원에서 로즈마리 류터의 지도 아래 여성신학을 전공하여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감신대, 목원대, 협성대 등에서 여성신학을 강의하는 한편 한남동에 소재한 선교교회에서 담임목회를 하고 있다.

최근작 : <그때도, 지금도 그가 옳다> … 총 3종 (모두보기)

송순재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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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와 감리교신학대에서 각각 교육학과 조직신학을 공부하고, 독일 튀빙겐대학교에서 ‘에두아르트 쉬프랑어의 깨우침의 개념’에 관해 교육철학 논문을 썼다. 감리교신학대학교 은퇴교수, 서울시교육연수원장, 한국인문사회과학회 회장 등을 역임. 우리 교육의 변화를 위해 ‘교육사랑방’, ‘학교교육연구회’, ‘삶을 위한 교사대학’ 등을 공동 설립·운영하는 등 대안교육 운동과 혁신학교 운동에 다년간 참여해 왔다. 교육철학과 기독교종교교육학 분야에서 여러 논문을 발표했으며, 저서로 『상상력으로 교육에 말 걸기』, 『덴마크 자유교육』(편저), 『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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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선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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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友]의 달인’이라는 평을 듣는 한나 아렌트를 동아시아 우정의 또 다른 표현인 ‘우정의 신뢰 관계[朋友有信]’와 ‘믿음[信]’을 위한 학인 ‘신학(信學)’의 일로 읽어 내고자 한다. 2006년 아렌트 탄생 100주년을 기해서 창립된 한국아렌트학회 창립 멤버이고, 3대 회장을 지냈다. 아렌트 사상의 동아시아적, 여성주의적 해석에 힘쓰는 가운데 ‘아렌트와 양명’, ‘아렌트와 퇴계’, ‘아렌트와 하곡’ 등의 비교연구를 수행했다. 『잃어버린 초월을 찾아서 -한국 유교의 종교적 성찰과 여성주의』(2009), 『생물권 정치학시대에서의 정...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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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배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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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감리교신학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 중에 있고, 춘천 YMCA 독서 지도사 자격 과정 전임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4년과 2005년에 강원청소년영화제 심사위원장과 2005년 FISH EYE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역임했다.

최근작 : <그때도, 지금도 그가 옳다>,<기후 위기 시대의 도전과 교회의 응답>,<호모 데우스, 호모 사피엔스의 미래인가?> … 총 12종 (모두보기)

장왕식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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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신학대학교 명예교수
감리교신학대학교와 미국의 Garrett-Evangelcal Theological Seminary에서 수학, Claremont Graduate School에서 화이트헤드의 철학과 과정신학을 연구하여 Ph.D. 취득.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종교철학 교수로 봉직한 후 은퇴. 현재 ‘인문사회연구소 백두’ 운영 중.
주요 저술: 『동양과 서양 종교철학에서 만나다』, 『화이트헤드 철학 읽기』, 『종교적 상대주의를 넘어서』 등.

최근작 : <K-신학 한마당>,<K-신학(Theology), 한국신학의 부활>,<소비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 … 총 12종 (모두보기)

한인철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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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명예교수로서 『종교다원주의의 유형』, 『예수, 선생으로 만나다』를 저술했으며, 『예수는 누구인가』, 『새로 만난 하느님』, 『예수는 어떻게 하느님이 되셨는가』를 번역했다.

최근작 : <소비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그때도, 지금도 그가 옳다>,<예수, 선생으로 만나다> … 총 12종 (모두보기)

변선환아키브 (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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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브(Archiv)는 한 학자의 기록이나 도서를 모아 놓은 서고(書庫)이다. 해외에는 이미 세상에 알려진 사상가의 이름을 딴 아키브가 많이 설립되어 있다. 변선환 아키브는 고(故) 일아(一雅)변선환 선생(1927~1995)의 관련 기록과 그분이 애독하시던 도서를 소장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아키브이다. 선생의 장서 중 토착화 신학, 종교신학, 동양신학, 기독교와 불교의 대화, 웨슬리 신학, 현대신학에 관한 도서 등 2,000여 권을 갖추고서 1996년 3월 25일 문을 열었다. 그동안 선생의 유고를 정리, 출판해 왔으며 선생이 생전... 더보기

최근작 : <소비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그때도, 지금도 그가 옳다>,<3.1정신과 ‘以後’ 기독교> … 총 16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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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뜻으로 본 북간도 독립운동 비사>,<짜이 한 잔과 물고기 열세 마리>,<북간도에 핀 하얀 꽃>등 총 818종
대표분야 : 기독교(개신교) 36위 (브랜드 지수 98,881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중세 마녀사냥식 종교재판이 30년 전 이 땅에서 벌어졌었다

1992년 5월 7일 변선환, 당시 감리교신학교 학장은 종교다원주의자라는 죄명으로 감리교 총회에서 파문당했다. 변선환은 “익명의 그리스도인”,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고 말하는 등 포용적 종교관을 가졌다. 또 1990년 11월 기독교, 불교, 천주교(가톨릭) 대화모임에서 “불타와 그리스도”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는데, 감리교는 이를 문제 삼아 이듬해 감리교 특별 총회를 거쳐 급기야 1992년 파문 조치를 결행한 것이다.
그 후 한국감리교회는 신학적 근간이었던 “토착화신학”을 포기하고, 신학 부재의 교단정치만 난무하는 시간을 이어오고 있다. 교회 세습을 가장 먼저 실행했고, 특히 대형 교회들은 이를 앞다투어 해왔다. 그 폐해가 심해져 지금은 세습금지의 조항들이 생겼지만 그 이전에는 신학적 성찰이 없는 교단정치의 독주 시절이었다.
30년 전 학자와 스승을 빼앗긴 변선환의 제자들이 심포지엄과 회고 도서로 다시 일어났다. 아니 사실은 “변선환아키브”를 중심으로 그동안 끊임없이 학술 모임과 추모행사를 하며 스승 변선환의 신학을 이어오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31일 “고 일아 변선환 학장 종교재판 30년, 교회권력에게 묻다” 세미나를 성황리에 마치고, 그날 행사에 발표한 글과 추가로 여러 이웃 종교인들과 동료, 후학, 제자들의 글을 모아 이 책을 펴내게 되었다.
신학 부재의 한국교회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 종교 중 신뢰도가 가장 낮고, 교회도 교인 수도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MZ세대, 동성애, 다원화된 사회 문화 등 현재적 목소리에 철옹성 같이 기존 생각이나 입장만 되풀이하면서 점차 게토화되어 가고 있다. 민주화 이전에는 불의한 정치권력과 결탁하여 반사이익을 챙기며 부정을 정당화하는 일에 앞장서 왔다. 신학적 반성과 성찰이 없는 교회는 제동장치가 부재한 폭주 기관차처럼 달려왔던 것이다.
이 일의 시작점은 30년 전 변선환, 홍정수 종교재판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신학에 재갈을 물려 다양한 목소리로 신의 존재를 말하던 풍토를 막아버리고 오직 ‘교권’만이 전부인 시대를 열었던 바로 그 시간이다.
이 책에는 단지 종교재판의 부당함을 말하지 않고, 올곧은 신학자 변선환 학장의 신념과 종교 간 대화에 이바지한 일들, 그의 종교해방신학 그리고 인간적인 면모를 그리고 있다.
개혁교회의 정체성은 끊임없는 자기 개혁이다. 그 개혁과 성찰을 멈출 때 개혁교회는 중세 가톨릭교회를 저항하고 나온 가치를 상실한다. 그 중심에는 신학이 있어야 한다.
변선환 종교재판을 오늘 다시 돌아보며 그 의미를 되새겨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 est).

�� 글쓴이 ��

고 진 하 / 시인, 감리교 목사
김 광 현 / 감신대 객원교수, 인문학&신학연구소 에라스무스 연구원
김 선 주 / 대전 길위의교회 목사
김용 옥 / 호: 도올(檮杌), 철학자
김 정 숙 / 감신대 교수, 변선환아키브 소장
김 준 형 / 반석교회 원로목사, 감리교 중앙연회 원로목사회 회장
김 희 헌 / 향린교회 담임목사, 한국민중신학회 회장
민 영 진 /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박 성 용 / 비폭력 평화물결 대표
방 영 식 / 한사랑교회 목사, 종교평화연대 대표
법 인 / 전 참여연대 공동대표,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실상사 한주
서 창 원 / 감신대 은퇴교수
송 병 구 / 색동교회 목사, NCCK화해와통일 위원
송 순 재 / 감신대 은퇴교수, 전 인문사회과학회 회장
오 강 남 / 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명예교수
우 삼 열 / 아산이주노동자센터 소장, 감리교 목사
윤 병 상 / 연세대 명예교수
윤 정 현 / 대한성공회 은퇴 사제, 국경선평화학교 교수
이 공 현 / 원불교 둔산교당 교무, 종교학 박사
이은 선 / 세종대 명예교수, 한국信연구소 소장
이 정 배 / 감신대 은퇴교수, 현장아카데미 원장
이 종 찬 / 전 감신대 겸임교수, 새소망교회 담임목사
이 찬 수 / 전 보훈교육연구원장, 가톨릭대 외래교수
이 호 재 전 성균관대 교수, ᄒᆞᆫᄇᆞᆰ 선당 대표
임 종 수 / 감신대 객원교수, 성균관대 초빙교수
장 왕 식 / 감신대 은퇴교수, 인문사회연구소 백두 소장
전 현 식 / 연세대 은퇴교수, 전 문화신학회 회장
정 경 일 / 성공회대 신학연구원 연구교수, 전 새길문화원 원장
정 명 기 / 안산제일교회 은퇴목사, 전 KSCF총무
정 희 수 / 미국 연합감리교회(UMC) 감독
조 성 환 / 원광대학교 교수
조 헌 정 / 향린교회 은퇴목사, 예수살기 상임대표
지 승 원 / 현대종교문화연구소장, 전 한동대 교수
채 수 일 / 크리스챤아카데미 이사장, 전 한신대 총장
최 대 광 / 공덕감리교회 목사, 감신대 객원교수
최 범 철 / 전 서울예고 교사
최 현 민 / 종교대화 씨튼연구원 원장, 서강대 강사
한 석 진 / 진리와자유교회 목사
한 인 철 / 연세대 명예교수, 한국기독교연구소 이사장
황 우 승 / 샨티학교 이사장 접기

2026/08/08

*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 백낙청 2024

[전자책]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 백낙청 | 알라딘


[eBook]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 K사상의 세계화를 위하여 |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1
백낙청,김용옥,김용휘,박맹수,방길튼,이은선,이정배,정지창,허석 (지은이)창비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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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개벽을 일으키는 K사상 공부
동학에서 천도교, 원불교, 한국적 기독교까지
현 시대의 위기를 개벽사상으로 꿰뚫다

지금 인류사상 물질문명이 가장 화려하게 발전하고 있음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뿌리에는 서양의 정신문명이 있는데, 도덕적·윤리적 토대가 된 그것이 과연 오늘날에도 유효하며 자본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를 얼마나 잘 감당해내고 있는가는 달리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그렇다면 어떤 전환이 필요할까. 『개벽사상과 종교공부』는 한국 근현대 사상의 출발점이 된 동학부터 이를 계승한 천도교와 원불교,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서양에서 들어와 한반도에서 창출된 K사상의 확장에 큰 영향을 미친 기독교 사상 등을 두루 섭렵한다. 백낙청, 김용옥 등 이 시대의 스승이자 종교 전문가 9인이 우리 지성사에서 보기 드문 고품격의 토론을 펼치며 오늘의 위기를 돌파할 적실한 방법으로 개벽사상의 연마를 제안한다.
이 책은 한반도에서 시작된 사건이자 고유한 사상적 자원으로서 개벽사상이 무엇인지 이론적·실천적 차원에서 조망한다. 나아가 수운 최제우, 해월 최시형, 증산 강일순, 소태산 박중빈 등 사람의 마음을 일으키고 세상의 대변혁을 기도했던 개벽 사상가들의 사유가 녹아 있는 생생한 문헌자료와 풍부한 도판, 저자들의 토론을 토대로 개벽사상의 계보와 그 변혁운동의 역사를 탐색하고자 했다. K사상의 역량을 확인하고 세계화의 가능성도 새롭게 조명했다. 자본주의 체제의 말기국면을 살고 있으나 변혁의 희망을 잃지 않는 이들에게, 서구 중심의 고답적 사유를 뛰어넘어 문명전환의 새 시대로 나아갈 참신한 영감을 불어넣을 책이다.



목차


서문 백낙청

1장 다시 동학을 찾아 오늘의 길을 묻다: K사상의 출발

백낙청·김용옥·박맹수
대화를 시작하며│『동경대전』과 동학│‘플레타르키아’와 민주주의│수운, 서양 문명과 치열하게 대결하다│천지는 아는데 귀신을 모르는 서양 철학│근대주의와 근대성│수운과 원불교의 창시자 소태산│물질개벽과 정신개벽│동학과 촛불혁명

2장 동학의 확장, 개벽의 운동

백낙청·김용휘·정지창
동학 초대석│동학 공부의 계기│수운, 동학을 열다│동학, 한국 근현대 사상을 열다│해월의 민중성, 동학의 확장성│의암과 천도교는 동학을 어떻게 계승했는가│『개벽』과 천도교의 문화운동│용어 문제: 하님이냐 한울님이냐│수운이 만난 신은 어떤 존재인가│‘불연기연’의 참뜻│개벽, 자본주의 극복의 길 찾는 마음공부

3장 원불교, 자본주의 시대의 절실하고 원만한 공부법

백낙청·방길튼·허석
원불교 초대석│소태산 박중빈은 누구인가│정신개벽 운동의 시작│정신과 물질의 개념│최초의 설법에 담긴 뜻│소태산과 개벽사상가들│왜 불법을 주체로 삼았는가│자본주의 시대에 가장 절실한 원불교 공부법│세계적 사상 사은, 깨달은 자리에서 보고 실행해야│삼학·팔조란 무엇인가│고혈마가 되지 말자│평등사회를 위한 방안들│소태산에게는 있고 스피노자에게는 없는 것│오늘날 삼동윤리의 의미

4장 기독교, K사상의 가능성을 모색하다

백낙청·이은선·이정배
기독교 초대석│왜 신학이 중요한가│현대 서구 신학의 거장들│기독교, K사상에 기여할 가능성│한국적 기독교 사상의 선구자들│이신과 역사 유비의 신학│유교에서 출발해 한글신학을 펼친 다석 유영모│다석에게 민중성이 있는가│함석헌 언어의 생생함│한반도의 개벽사상과 기독교│기독교의 개벽, 원불교의 개벽│정교동심, 삼동윤리 그리고 세계윤리│예수의 복음 선포는 ‘후천개벽’ 선언인가│개벽사상가 예수의 한계│개벽사상가 로런스와 기독교│K여성신학의 전개: 신학(神學)에서 신학(信學)으로│생태위기 앞의 신학과 K사상

부록 주요 인명 해설

접기


책속에서


P. 334 선생이 풀어낸 언어 가운데 ‘선비 士 자가 十지 아래 一자가 들어가 있잖아요. 오늘날의 배운 사람은 바로 열개를 보고서 그것을 하나의 의미로 딱 포착해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풀이하신 겁니다. 참으로 배운 사람이란 낱개의 사실들을 영화(靈化)나 이화(理化)라고 하는 관점에서, 그 낱개 사실 너머에 있는 하나의 원리 내지는 의미로 ... 더보기 - amy80



저자 및 역자소개
백낙청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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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출생. 고교 졸업 후 도미하여 브라운대와 하바드대에서 수학. 후에 재도미하여 1972년 하바드대에서 D. H. 로런스 연구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6년 계간 『창작과비평』을 창간하고 2015년까지 편집인을 지냈으며, 서울대 영문과 교수,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시민방송 RTV 이사장,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1970년대 이래 민족문학론을 전개하고 분단체제론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체계적 인식과 실천적 극복에 매진해왔으며, 근대에 대한 탐구를 통해 새로운 문... 더보기

수상 : 1997년 요산김정한문학상
최근작 : <나와 리영희>,<빛과 사랑의 언어>,<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 … 총 85종 (모두보기)

김용옥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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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사상가. 고려대학교, 국립대만대학교, 일본 동경대학교, 미국 하바드대학교에서 모두 소정의 학위를 획득하였고, 1982년 모교인 고려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부임하였다. 그리고 4년 뒤 전두환시대를 비판하는 양심선언을 발표하고 정교수직을 내던졌다. 그 뒤 원광대학교 한의대 6년을 다시 다니고 의사생활도 경험하였다. 그의 지적 활동은 영화, 연극, 국악, 다큐, 신문기자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면서도 고전학의 권위자로서 학구적 저술을 끊임없이 산출하여 한문고전학의 기둥이 되었다. 그리고 틈틈이 중앙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한신... 더보기

수상 : 2021년 만해문학상
최근작 : <도올이 본 부마 시민혁명>,<새 시대의 새 지도자 몽양 여운형>,<예수님의 육성 도마복음> … 총 115종 (모두보기)

김용휘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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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학부에서 물리학을 전공했으며, ‘동학의 시천주 사상 연구’로 철학박사를 취득했다. 박사 취득 후 군산대에서 한국선도(仙道)를 연구했으며, 이후 고려대 HK 연구교수로 ‘한국문화의 동역학’이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한때 환경운동에 뛰어들어, 동학사상에 입각한 환경단체인 ‘한울연대’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종교환경회의 공동대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생명평화위원장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 2년간 인도 오로빌공동체를 경험하고 돌아왔다. ‘방정환배움공동체 구름달’ 공동대표로 동학에 바탕한 교육운동에도 ... 더보기

최근작 : <교육사상가의 삶과 사상 3>,<평민철학자 해월 최시형>,<문명전환의 한국사상> … 총 17종 (모두보기)

박맹수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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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교무이자 한국근대 역사 및 사상 연구자로 오랜 기간 활동했다. 동학농민혁명에 관해 다수의 연구를 발표하고 관련 활동에 참여했다.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교수와 같은 학교 총장을 역임하고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저서로 『사료로 보는 동학과 동학농민혁명』 『개벽의 꿈 동아시아를 깨우다: 동학농민혁명과 제국일본』 『생명의 눈으로 보는 동학』 등이 있다.

최근작 : <개벽사상과 종교공부>,<문명의 대전환과 후천개벽>,<동학으로 가는 길> … 총 30종 (모두보기)

방길튼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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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안산국제교당 교무. 유튜브 ‘원불교 주유소’에서 「길튼 교무의 원불교 정전 이야기」를 강의함. 저서로 『정전 공부법』 『정전 훈련법』 『정전 수행법』 등 『정전』 시리즈와 『사사삼팔 4438』이 있음.

최근작 : <변산전>,<정신개벽의 일원상 공부>,<소태산 법문 따라 익산총부를 걷다> … 총 13종 (모두보기)

이은선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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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友]의 달인’이라는 평을 듣는 한나 아렌트를 동아시아 우정의 또 다른 표현인 ‘우정의 신뢰 관계[朋友有信]’와 ‘믿음[信]’을 위한 학인 ‘신학(信學)’의 일로 읽어 내고자 한다. 2006년 아렌트 탄생 100주년을 기해서 창립된 한국아렌트학회 창립 멤버이고, 3대 회장을 지냈다. 아렌트 사상의 동아시아적, 여성주의적 해석에 힘쓰는 가운데 ‘아렌트와 양명’, ‘아렌트와 퇴계’, ‘아렌트와 하곡’ 등의 비교연구를 수행했다. 『잃어버린 초월을 찾아서 -한국 유교의 종교적 성찰과 여성주의』(2009), 『생물권 정치학시대에서의 정... 더보기

최근작 :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 읽기>,<이신의 예술과 한국 信學>,<동학과 서학> … 총 34종 (모두보기)

이정배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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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신학대학교 및 동대학원, 스위스 바젤대학교 신학부(Dr. Theol.)를 마치고, 1986년부터 2016년까지 30년간 감리교신학대학교 종교철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미국 게렛신학교, 버클리 GTU, 일본 동지사대학교 신학부에서 활동했으며, 감신대 부설 통합학문연구소를 창설하여 이끌었다. 기독자교수협의회 회장, 한국문화신학회 회장, 조직신학회 회장,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종교간대화 위원장, 생명평화마당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사단법인 나눔문화 이사장직을 수행했고, 최근에는 3.1운동 100주년 종교개혁 연대 공동대표,... 더보기

최근작 : <가득소리 가온소리 바닥소리>,<문명전환의 한국사상>,<동학과 서학> … 총 61종 (모두보기)

정지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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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충북 보은에서 출생하여 서울대 사대 독어과를 나와 같은 대학원 독어독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합동통신 외신부와 사회부 기자를 거쳐 영남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12년 정년 퇴임한 후 뒤늦게 동학 공부를 시작했다. 민예총 이사장과 예술마당 ‘솔’ 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시민운동단체인 사단법인 ‘생명 평화 아시아(생평아)’의 고문이다.
저서로 평론집 『서사극 마당극 민족극』과 『문학의 위안』이 있다. 『호르바트의 민중극』은 박사학위 논문과 함께 호르바트의 희곡을 번역, 소개한 책이다. 『한국 생명평화... 더보기

최근작 : <개벽사상과 한국문학>,<멈추고 성찰하는 평화로운 화요일>,<개벽사상과 종교공부> … 총 12종 (모두보기)

허석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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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개벽의 공부길에 매료되어 원불교 교무가 되었고, 현재는 원광대 원불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개벽사상과 종교공부』(공저), Tales of Heaven, Earth, and People: The Sacred Landscape of Korea, New Religions I(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문명전환의 한국사상>,<개벽사상과 종교공부>,<한국 근·현대 민중중심 제천의례 조명> … 총 8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다시 동학(東學)으로 돌아가야 할 이유
K사상의 출발점을 찾아서

극한으로 치닫는 자본주의가 초래한 기후재난과 생태위기 앞에서 이를 초래한 서구 사유의 한계를 성찰하는 목소리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우리가 흡수해온 서구의 철학적 사유와는 완연히 구별되는 사상적 돌파가 절실한 시점이다. ‘1장 다시 동학을 찾아 오늘의 길을 묻다: K사상의 출발’에서는 동학의 현재적 의의는 물론이고 동서고금의 사상사와 역사를 가로지르는 폭넓은 논의를 담았다. 수운 최제우가 서학과 대결하기 위해 제시한 동학의 골간에서 출발해 한국 사상사에 깃든 민본 개념과 민주주의의 관계, 근대의 위력과 폭력성을 꼼꼼하게 짚는다. 나아가 원불교 등 개벽사상의 계보에 놓여 있는 종교의 과거와 현재, 동학과 촛불혁명의 상관성 등을 지금·여기의 관점에서 실천적으로 탐구한다. 백낙청과 도올 김용옥, 원불교 박맹수 교무까지 세 원로 지성인이 서로의 사상적 불화와 의견의 차이를 존중하며 펼치는 대화에서 개벽종교를 향한 혼신의 탐구정신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붙은 부제에서 엿볼 수 있듯이, K사상의 출발점에 동학을 놓을 수 있다는 백낙청의 주장은 특별한 주목을 요한다. 한반도가 세계에 내놓을 고유 사상의 기원을 훨씬 오래전으로 잡을 수 있겠다는 반론도 가능하겠으나, 유학 전통과 우리 토착 사상을 기반으로 유·불·도 회통의 노력을 병행한 결과가 바로 동학임을 강조한 것이다. 무엇보다 동학이 뒤에 이어질 거대한 사회운동의 씨앗이 되었다는 점은 고답적인 서구 사유의 한계를 단숨에 뛰어넘을 수 있는 잠재역량이 거기 있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개벽을 추진한다는 것
거대한 변혁운동의 시작

‘2장 동학의 확장, 개벽의 운동’에서는 동학의 사상이 어떻게 규정되었고 실제로 추진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살핀다. 여기서 말하는 ‘개벽’이란 태초의 천지개벽은 아니다. 민중이 자기 사유의 주체가 되는 정신의 근본적 변화와 더불어, 구체제가 종식되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대전환으로서 개벽이다. 이를 ‘후천개벽’이라 이르고 전개한 것은 유독 한반도에서 시작된 현상이요 사건이었다. 이에 동학 연구자인 정지창, 김용휘가 한반도 후천개벽운동이 이룩해온 실천의 역사를 되짚는다. 후천개벽운동과 한국 근현대 사상의 출발점을 이룬 수운 최제우의 구상이 민중성을 중심에 둔 해월 최시형, 보국안민의 방법론을 고민하고 천도교를 연 의암 손병희, 동학혁명이 무위로 돌아간 후 도탄에 빠진 이들을 위로하고자 해원상생(解寃相生)을 펼쳤던 증산 강일순 등에게 어떻게 조금씩 다르게 계승되었는지 살핌으로써, 한반도에 고유한 사상운동이자 독특한 변혁운동으로서 개벽사상의 위상을 확인한다. 특히 1920년대에 전개된 천도교의 문화운동에 대한 각별한 관점이 돋보인다. ‘어린이날’을 제정하고 여성인권운동을 펼치는 등 잡지 『개벽』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회적 활기를 불어넣었던 천도교의 문화운동을 학계에서는 문명개화운동이나 실력양성운동 정도로 간주하는 시각이 우세한데, 사실은 여성, 노인, 어린이 운동 등 모든 분야에서 전개된 문명전환 운동으로서 인간과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 ‘개벽운동’이었다는 새로운 평가도 제시한다.

개벽종교 원불교,
자본주의 시대의 절실한 마음공부

‘3장 원불교, 자본주의 시대의 절실하고 원만한 공부법’에서는 현재 원불교의 교무로 봉직 중인 방길튼, 허석이 한국의 4대 종교이지만 여전히 일반 대중에게는 낯선 원불교의 역사와 기본교리를 친절하고 상세하게 소개한다. 이를 되짚다보면 수운 최제우, 증산 강일순, 소태산 박중빈 등 ‘개벽사상가’들은 각자 뚜렷한 특징과 성향으로 대별되는 사상가들이지만 크게 보아 한반도의 후천개벽사상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이루었고, 그 전통이 원불교의 교조인 소태산에 이르러 한층 보편화된 K사상에 도달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이 바탕에는 후천개벽이라는 한반도 특유의 사상과 불교라는 세계종교의 강렬한 융합이 소태산에 의해 이룩됨으로써 세계사의 중대한 변혁을 가져올 새로운 노선이 마련됐다는 인식이 자리한다. 세계의 보편윤리로 승격될 가능성이 있는 원불교의 주요 교리, 특히 사은(四恩) 사상에 대한 백낙청의 상세하고 흥미로운 소개와 강조가 펼쳐지는 한편, 타인의 권리를 빼앗는 ‘고혈마(膏血魔)’가 되지 말자는 소태산의 설법 해설은 오늘날 약탈적 금융자본주의를 향한 의미심장한 경계로 들린다. 물질문명이 발달하는 시대에 마땅히 이를 이해하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함을 강조하면서도 우리가 다같이 잘 살 수 있는 정의와 경우에 맞는 이치를 실행하는 정신개벽을 ‘힘닿는 대로’ 추구하자고 요청하는 원불교의 원만(圓滿)한 마음공부법은 무엇이든 완벽한 성취를 강요당하는 현대인들에게 위안이 되는 가르침을 전한다.

외래 종교인 기독교를
개벽종교라 말할 수 있는가

K사상과 기독교. 둘 사이에는 아무런 접점도 없을 듯하다. 하지만 페미니스트 신학자인 이은선과 한국적 생명신학을 연구해온 이정배가 유·불·선의 동양사상은 물론, 개벽사상과 기독교 신학의 만남을 희구했던 우리 토착 신학자들의 노력과 한계를 말한다. 익히 알려진 다석 유영모, 씨ㅇㆍㄹ 함석헌뿐 아니라 서구신학과 변별되는 개벽사상으로서 ‘원(圓)-기독교’의 가능성을 제시한 변선환, 유교의 효(孝) 사상을 신학과 접목한 윤성범, 초현실주의와 동학에 관한 관심에서 출발해 독특한 자기 신학을 전개한 이신 등 기독교 신학의 토착화에 큰 족적을 남긴 우리 신학자들의 흥미로운 사유가 펼쳐진다. 이들의 사유에 대한 검토는 서방에서 도래한 기독교 또한 개벽종교라 말할 수 있는지, 예수 또한 개벽사상가라 말할 수 있는지를 묻고 답하는 흥미롭고 치열한 토론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백낙청은 서양 작가로서 드물게 현대문명을 발본적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D. H. 로런스를 개벽사상가로 끌어들인다. 한편 페미니스트 신학자 이은선은 한국 기독교와 종교계에 내재된 가부장성과 경직성을 해체하고 임윤지당, 강정일당 등 조선시대 ‘여성선비’들의 사유에서 다시금 새로운 신학을 길어올려야 한다고 제안한다.

개벽세상을 위한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K사상의 자랑은 그것이 남다른 실천의 역사와 함께해왔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 소개된 개벽사상·개벽운동·개벽종교의 면면을 따라가다보면 갑오년(1894) 동학농민혁명에서 3·1운동이라는 대사건, 그리고 2016~17년의 대항쟁이었던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사람들의 마음을 일으키고 새 세상의 변혁을 추동한 것은 결국 우리 정신사의 면면에 흐르고 있는 후천개벽의 사상임을 깨닫게 된다.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말기라는 높은 벽을 또다시 마주하게 된 지금, 이 한계 국면을 새롭게 돌파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지금껏 주체적으로 만들어왔고 사람다운 삶을 쟁취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아왔던 ‘개벽사상’의 연마가 절실하다. 민중의 ‘고혈마’나 다름없는 세력의 득세를 목도해야 하는 오늘날, K사상을 수반하는 역사적 실천과 변혁운동이 지난날의 촛불혁명으로 멈출 리 없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
평점
분포

9.1
===


[리뷰]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여기서 말하는 개벽은 물론 후천개벽인데, 이는 하늘과 땅이 처음 열린 '선천개벽' 같은 물리적 현상이 아니라, 사람의 정신과 마음에 일어나는 근본적 변화와 더불어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대변혁을 '후천개벽'으로 규정하고 추진한 것은 유독 한반도에서 시작된 현상이요 사건이다. _ 백낙청 외,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p6




<개벽사상과 종교공부>는 근대성(modernity)이 가져온 여러 폐해들을 극복하기 위한 사상을 종교(宗敎)에서 찾는다. 일본제국주의에 저항한 동학과 이를 계승한 천도교, 원불교의 사상이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저자들은 치열한 토론을 통해 찾아간다. 서구에서 '자본-과학-종교'가 융합되어 제국주의라는 형태로 주변을 침탈했던 시기에, 이들에 대항하는 민족종교에서 근대성을 극복할 사상적 기반을 찾는 과정을 통해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거나 왜곡되었던 천도교, 원불교, 증산교 등의 다른 면이 소개된다.





제국주의의 본질은 자본주의다, 그래서 물질개벽의 시대라는 건 자본주의 시대라는 진단까지 나아가셨지요.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정신개벽으로 가야 한다면, 정신수양도 해야 하고 사리연구도 하고 또 작업취사로 정의로운 행동을 실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마음공부, 다시 말해 삼학공부가 필요하다고 하신 거고요. _ 백낙청 외,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p175




<개벽사상과 종교공부>에서 새롭게 느껴졌던 부분은 기독교를 외래종교가 아닌 유학(儒學)을 비롯한 한국사상의 바탕 위에 새롭게 이해되는 '한국적 기독교'를 개벽사상의 틀 안에 담았다는 점이다. 사실, 유교도 불교(佛敎)도 외래 종교지만, 한국의 전통 신앙과 결합하면서 새롭게 받아들여졌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러한 해석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제국주의에 저항한 한국의 민족종교와 제국주의의 종교가 아닌 한국적 기독교의 사상이 제국주의의 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시사점을 던져주는가. 책의 결론 중 하나는 개인 각자의 공부(수양)가 필요하다는 것이지만, 공부의 방향성이 석학들의 토론을 통해 드러난다는 점에서 오늘날 의미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이제는 그 패션(passion)이라는 단어를 달리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난이라는 말 대신 열정이란 뜻으로 말이지요. 전혀 다른 세상을 꿈꾸고 바랐던 그분의 희망과 열정이 바로 십자가의 죽음으로 드러난 것이지, 십자가의 죽음이 대속적인 죽음을 목적해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열정과 희망,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구원하려고 한 예수님의 삶의 뜻이 표현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_ 백낙청 외,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p370




신학(信學)은 언어철학의 문제인 동시에 지극히 초월적이고 영적인 일이기도 하고, 가장 평범한 일상과 정치, 교육, 문화의 일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동서고금에 신학(神學)도 있었고, 성학(聖學)과 이학(理學)도 있었지만, 신학(信學)은 처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신(信)이라는 언어를 통해서 종교와 학문이 같이 연결되며, 형이상학과 윤리, 정신과 몸, 자아와 세계, 인간과 자연, 초월과 일상 등 지금까지 나뉘어 논의되던 영역들을 같이 연결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하나의 '믿음을 위한 통합학'(Intergral Studies for Faith)을 말하며 '신학(神學)에서 신학(信學)으로'의 전환을 주장하는 것이지요. _ 백낙청 외,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p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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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4-04-23 공감(3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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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람사는 세상‘에 산다





"신은 우리를 위해 존재하거나 우리 안에 존재하고 있거나 우리 밑에 계시는 분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종교해방신학자 변선환이 한 말이다.






그래, 신이 어디 있으며 신이 있다면 지금 내가 사는 이 세상이 이 모양 이 꼬라지일 리가 없다. 신은 없다. 만약 신이 있다면 그 신은 지금 자기가 하는 일을 내팽개치고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신이 자기를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거나 불행해진다고 협박하면 그건 신이 아니라 개새끼일 뿐이다. 만약 그런 말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신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사기꾼의 농간에 놀아난 미친 사람이다. 아니면 본인이 사기꾼이거나…






난 무신론자다. 아니 종교혐오자에 가까운 놈(者)이다. 학교 갔다 오는 딸에게 포교활동을 한 길 건너 교회를 찾아가 부목사에게 항의하고 포교활동을 한 사람에게 사과문까지 받았던 놈(者)이다. 짧은 지식이지만 여러 책을 읽고 느낀 ‘종교’에 대한 나의 생각은 결국 종교란 것은 ‘神’이 아닌 ‘나’를 위한 마음공부였다.






“사람을 공경치 아니하고 귀신을 공경하여 무슨 실효가 있겠느냐. 어리석은 풍속에 귀신을 공경할 줄은 알되 사람은 천대하나니, 이것은 죽은 부모의 혼은 공경하되 산 부모를 천대함과 같으니라. 하늘이 사람을 떠나 따로 있지 않은지라, 사람을 버리고 하늘을 공경한다는 것은 물을 버리고 해갈을 구하는 자와 같으니라.”






마침 <개벽사상과 종교공부>라는 책을 읽었다. 개벽이며 마음공부라고 하면 어떤 길에서 “도를 아십니까?”라고 물어오는 사이비종교상인들을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은 그런 책이 아니다. 동학에서 이어진 천도교, 원불교 등 사람의 마음을 일으키고 세상의 대변혁을 기도했던 개벽 사상가들의 말씀을 들어보는 책이다.






어렵다. 하지만 천천히 곱씹어 보듯 책을 읽으면 재미있다. 그리고 가끔씩 고개를 들어 감탄하게 되는 문구도 많이 나온다.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일컫는 지금 시대에 우리 선대의 사상가들은 ‘민주주의’보다 더 앞서고 지고한 이념인 “민본(民本)”사상을 설파했다. 그것이 동학이다.






이 책을 통하여 동학과 원불교에 대해 조금, 아주 조금 알게 되었다.






“동학과 원불교는 유불선 삼교를 포함하고 있으며, 남녀평등을 역설하고 수행과 실천, 도학과 정치의 병진을 중시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개벽의 종교라는 데서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차이점이라면 아무래도 동학은 유불선 삼교를 통합했다지만 유학이 좀더 중심을 이루고 원불교는 불교를 주체로 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동학이 인격적인 실체로 생각은 안 합니다만, 하늘님을 향한 신앙과 체험을 중시하는 영성적 종교의 측면이 있다면, 원불교는 불교를 주체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각적이고 자립적이며 지성적인 경향의 종교지요.”






이 책 표지에는 “K-사상의 세계화를 위하여”라고 나와있지만 세계화 이전에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먼저 교화(?)시켜야 한다. 종교는 없고 종교업자들만 난무하는 시대, 철학과 사상은 없고 궤변과 정파적 선동만 넘치는 시대에 동학과 원불교와 같은 개벽사상은 지금 꼭 필요하다.






끝으로 자본주의에 따른 개인주의를 넘어선 이기주의가 대세가 되어 버려 종교마저도 세속화, 개인적 기복신앙화되어 버린 시대에 방길튼 원불교 교무가 한 이야기를 남겨본다.






“알베르 까뮈는 반항의 연대성을 강조합니다. '나는 반항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존재한다'고 합니다. 자신은 핍박받고 있지 않지만 핍박받는 타인과 연대하는 이유는 그 핍박이 나와 무관치 않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타인이 당하는 핍박이 '우리들 자신이 반항하지 않고 당해온 박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자각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가 회피한 핍박이 지금 타인에게 가해지고 있으니, 이 사회적 박해에 우리는 공범이라는 자각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타자의 고통을 보고서 공범 관계라는 각성이 일어나야 합니다.”






그렇다. 종교의 근본은 사람이지 신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신과 신처럼 행동하는 인간을 神界에서 끌어내려 사람들이 사는 사람사는 세상에서 함께 살도록 하는 일이다. 그리고 신과 연대하는 것이 아닌 사람과 연대해야 한다. 남의 고통이 곧 나의 고통이며 우리의 고통이다. 남의 행복이 나의 행복, 우리의 행복이 되는 곳이 곧 천국이며 낙원이다. 우리가 사는 곳은 ‘사람사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개벽사상과종교공부 #창비 #책추천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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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통달 2024-03-14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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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가까운 한반도 역사의 풍경들과 이어진 사상









30년쯤 전, 주로 서양생태사상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할 무렵, 한국에서도 ‘생명사상’이라는 사상과 여러 역사적 전통 속의 생태주의 혹은 철학에 대한 연구와 논문과 책들이 출간되었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




동양철학과 한자에 무지한 상태라서 잘 읽어 내지는 못했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 연구자들이 주최한 세미나에 한번 참여했고, 멋진 연구자를 만나 그분이 인터뷰한 김지하의 생명사상에 대해 많이 물어볼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학위 받고 연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분은 암으로 돌아가셨고, 나도 유학준비를 하며 내용을 잊어갔다. 거의 30년 만에 그때보다 포괄적인 개벽사상을 다시 만난다. 백낙청 TV가 생기고, 그때 모두 젊던 분들이 원로가 되어 나누는 이야기를 이제 중년의 내가 듣고 읽는다.


















개벽開闢이란 세상이 처음으로 생기고 열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뜻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세상이 어지럽게 뒤집힌다는 조건도 있다. 비슷한 의미로 더 자주 사용되는 ‘혁명’보다는 지구 자전축이 움직이는 건가 싶게 스케일이 큰 표현이다.




“여기서 말하는 개벽은 물론 후천개벽인데 (...) 사람의 정신과 마음에 일어나는 근본적 변화와 더불어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대변혁을 ‘후천개벽’으로 규정하고 추진한 것은 유독 한반도에서 시작된 현상이요 사건이다.”




그러니 어렵다. 국가 단위의 혁명조차 사라진 시절에 인류 문명의 성격과 삶이 양식 자체를 바꾸는 정신, 도덕, 윤리의 토대를 전환한다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생존이 가장 간절한 욕망이자 동력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할 것도 같지만, 어째 현생 인류의 행보는 이대로 살다 죽는 길로만 걸어가는 듯하다.




절망도 좌절도 무기력도 무력감도 지겨워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어른들이 많이 떠나셨고 계속 떠나실 것이라, 애틋하고 반갑게 아홉 분의 토론을 천천히 듣고 읽었다. 기록과 가이드가 있다면 언젠가 필요한 누군가가 쓰겠지, 막막함이 덜하겠지 싶은 사상의 유산을 만난다.




“하루에 꽃 한송이 피네. 이틀에 꽃 두송이 피네. 삼백육십일 지나면 꽃 또한 삼백육십송이 피겠지.” 수운 최제우




서양학문을 한 나로서는 여전히 쉽지는 않다. 동학, 천도교, 원불교, 그리고 기독교 사상도. 이론만이 아닌 실천 사상으로서 조망도 연마도 제안도, 수운 최제우, 해월 최시형, 증산 강일순, 소태산 박중빈 등 어려운 시도를 했던 사상가들도 모두 묵직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내 기우보다 문헌자료가 많다는 것이다. 낭비적이고 파괴적인 자본주의는 이미 대실패를 했다. 기후재난과 생태위기가 그 결과이자 증거다. 살던 대로 살면 수많은 경고를 담은 과학자들의 예측이 현실이 될 것이다.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말기국면을 살고 있는 현대인으로서, 사람다운 삶을 쟁취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노선이 무엇이고 덜 효과적인 노선은 무엇인지를 판별하는 기분이 필요한 것만은 분명하다.”




문제를 야기한 방법으로는 해법을 찾을 수 없다는 통찰이 옳다면, 우리는 문명을 샅샅이 뒤져 쓸 만한 사상을 찾거나, 새로 만들어야만 한다. 탐구하는 치열함은 살던 대로 사는 것보다 훨씬 도덕적, 윤리적, 희망적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행동하게 하고, 변화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사회운동을 촉박하는 사유와 역량은 무엇이며 어떻게 연마하는지를, 평생을 연구와 토론과 논문과 저서활동을 하며 살아온 분들의 간절하고 뜨거운 육성으로 만난다.




“오늘의 현실은 모두 각자위심(各自爲心)하고, 불순천리(不順天理)하고, 불고천명(不顧天命)하는 위기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공동체 윤리의 상실,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위기 상황이 다시개벽의 요청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를 만들어내는 일에 종교와 사상은 가장 강력하고 큰 무기가 된다. 문명은 종교와 사상을 공유하는 이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현실이다. 그래서 공부가 중요하다. 어쩌다 시험이 더 중요한 협소하고 시시한 세상이 되었지만, 학습은 인류 문명의 탄생과 영속을 위한 근본적인 인간 활동이다.






















이 책이 담은 내용들은 사상적 논쟁만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발생한 수많은 사회운동의 사례들을 확인하며 우리 이전의 사람들이 어떤 세상을 꿈꾸고 어떤 시도를 했는지를 새롭게 배울 ‘역사이야기’이기도 하다. 생각보다 가까운 역사의 풍경들이 이 모든 것과 이어져있다.




“3.1독립만세혁명이나 그 이후의 즉각적인 임시정부의 성립, 공화제 선포, 독립운동가들의 활약, 건준의 성립, 이후의 인민위원회의 활약 등등 이 모든 것이 동학이라는 거대한 민족체험을 떠나서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 반드시 동학의 뿌리를 언급했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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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esis 2024-03-0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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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사상과 종교공부를 읽고



서양에 완전히 종속된 지금에 이르러 한국철학의 존재를 알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고작 학교에서 배웠던 퇴계와 율곡의 이기론 논쟁 정도가 범인들이 기억하는 한국철학의 한 페이지가 아닐까 싶다.




창작과비평사의 발간인으로 한국에서는 꽤 유명한 축에 드는 대표 지식인 백낙청씨가 좌장이 되어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지식인을 데려와 근현대의 한국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대담집이다.

2023년 백낙청TV에서 진행했던 대담을 글로 풀어 엮었다.




시작은 동학(천도교)에서 시작하여 비교적 종교활동의 모범을 보여준다고 평가받는 원불교, 그리고 긍정과 부정을 막론하고 큰영향력을 가진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를 차례차례 나눈다.

백낙청씨는 단순히 우리 것이니까 아끼고 관심을 주자는 신토불이식의 민족주의의 발호에서가 아니라 비록 한국에서조차 소수화된 흔적에 머무르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도 따지고보면 절대 지나쳐선 안되는 한국 종교의 진보성에 스스로 놀라며 열의를 갖고 대담에 임한다.




그런 생각이 책에도 반영되어 있는데 세계적으로 하나의 문화를 자리매김해가고 있는 K-를 인용하여 'K사상의 세계화를 위하여'라는 부제를 달았다.




대담집이라면 정연하게 적은 글보다는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생말이 들어가서 술술 이해하기 쉬울 거라는 생각을 하지만 워낙 지성으로 한국에서 난다긴다하는 사람들이 나누는 말이라서 여전히 생경한 부분이 많다.

그만큼 한국철학이 완전히 소외되어 왔다는 방증일 것이고 경지를 이룬 지성 사이에 불쑥 들어가 동등한 수준의 앎을 느껴보겠다는 생각 자체가 탐욕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의 무지 상태에서 한국철학과 종교를 공부하고픈 초보자는

최근 저작에서 아무 것도 모르는 독자를 상정하고 글을 쓰는 유시민의 친절함을 기대해서는 금방 지칠 수 있다. 오랜시간 곁에 두고 곱씹고 한술한술 뜨면서 배우는 재미를 느껴볼 수 있는 책이라고 보면 좋다.




좋은 데 아직 발굴하지 못한 우리 것이 많다.

서양문화에 대한 추종이 이미 뼛속까지 도달한 상태이긴 하지만

K-사상도 날개를 펼치고 사람들로부터 진가를 심판받을 날이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우리가수의 노래와 음반이 감히 빌보드 차트를 넘나들 수 있으리라고

어느 누가 꿈에서라도 예측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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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esung 2024-03-13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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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이 필요한 오늘날

개벽사상과 종교공부K사상의 세계화를 위하여 나이가 불혹을 넘어 지천명으로 가는 중간 지점, 주변 분들은 논어를 읽기도 하고 주역을 공부하기도 한다. 내 윗세대가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지천명이라는 단어가 새삼스럽다. 그런 시기에 이 책을 만났다. 20세기의 우리나라 사람들만이 가졌던 사상에 대해. 비록 동학농민운동의 실패로 역사에는 한줄 남짓 외에는 기록되진 못했지만 그들이 가졌던 생각에 자랑스럽게 K를 붙여도 된다고 말하는 이 책을 말이다. 1장 정도를 읽으면서는 안중근도 천주교 집안이었다고 하고(그러니까 서학일 것이다) ... + 더보기
DearMoon 2024-03-17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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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k 사상의 세계화를 위하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이 책은 특별 좌담 형식으로 진행되었던 내용의 녹음 파일을
토대로 만들어진 책이다.

좌담회에 참석해 토론하는 분들의 방대한 지식 덕분에
개벽사상에 대한 이론적, 실천적 차원에서의
이해에 많은 도움을 준다.

현대는 인류 사상 물질문명이 가장 화려하게 발전하고
물질이 인간을 지배한다는 우려가 나올 만큼
물질 만능의 시대에 속박되어있다.

이러한 차원의 근원은 서양의 정신문명에서 기인한다.
오늘날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토대가 된 자본주의에서
그 병폐와 제대로 된 수용과 방향성의 인지는 앞으로
인류가 나아가야 하는 지표가 될 것이다.

한반도에서 시작된 개벽 사상의 중심에는 어떠한 과정이 있었을까?

책에서는 한국 근현대 사상의 출발점이 된 동학부터
이를 계승한 천도교, 원불교, 기독교 사상 등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이어간다.

백낙천, 김용옥 교수 등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인이자
종교 전문가 9인이 고품격의 토론을 펼치며 오늘날의 위기를
돌파할 적실한 방법으로 개벽 사상의 연마를 제안한다.

다소 난해하고 어려운 철학적 질문과 난제들을 접하면서
이해의 부족을 느껴는 가운데서도
이 책이 소중한 것은 현재를 시작으로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어렴풋이나마
인식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세상의 대변혁을 희망했던 개벽 사상가들의 사유가 녹아 있는
생생한 문헌 자료와 풍부한 도판에 저자들의 정밀한 해석과
토론이 첨가되면서 K 사상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이었다.

이 책에서는 태초의 하늘과 땅이 열린 물리적 현상의 개벽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과 정신에 일어나는 근본적인 변화의 개벽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k 사상은 한반도 고유의 사상적 기여가 정착되고
독특한 변혁운동에 주목하며
이러한 사상과 운동이 세계의 흐름을 이해하고 판단하고
수용하는 잣대가 되기를 바라는 기준이 되기를 희망하는 차원으로 흐른다.

동학을 시작으로 원불교와 기독교로 이어지며
k 사상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길은 한반도가
세계에 내놓을 고유의 사상적 자산이 오래전부터 쌓인 결과임을 깨닫게 한다.

책을 통해 서구 사유의 한계를 성찰하는 목소리를 듣게 되고
이와 완전히 구별되는 새로운 k 사상의 필요성과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나만의 독백이 아닐 것이다.

극한으로 치닫는 자본주의의 결과는 기후 재난과 생태 위기,
나아가서는 파생적인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며 암울한 미래를 예고한다.

토론에 참여한 저자들은 개벽 사상에 대한 논의의 당위성에
k 사상의 세계화를 두고 있다.

동학의 의의를 현대적 시점에서 다시 해석하고
한국 사상사에 깃든 민본 개념과 민주주의의 관계를 다시금 짚어본다.

좌담에서 K 사상의 출발점을 동학에 놓을 수 있다는 주장은
한반도가 세계에 내놓을 고유 사상의 기원을
훨씬 오래전으로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

사회운동의 첫 시발점이 된 동학은 서구 사유의 한계를 뛰어넘어
k 사상의 잠재 역량에 대한 가능성을 확신하게도 한다.

종교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며
동학과 촛불혁명의 상관성도 제시한다.

1920년대에 전개된 천도교의 문화운동은
한반도 고유의 사상운동이라는 새로운 사실도 깨닫게 된다.
잡지 ‘개벽’을 중심으로 어린이날을 제정하고
여성 인권운동을 펼치는 등의 천도교의 문화운동은
인간과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 문명 전환의
혁신운동이며 개벽 운동이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토론은 유교의 효(孝) 사상을
신학과 접목한 기독교 신학의 토착화에
큰 흔적을 남긴 신학자들의 흥미로운 사유다.

예수 또한 개벽 사상가라 말할 수 있는지? 를 묻고 답하는
흥미롭고 치열한 토론은 독자에게도 많은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개벽 사상의 다양한 측면은
동학농민혁명에서부터 3.1절 운동, 2016년의 촛불혁명까지
다양한 시선으로 조망한다.

역사적으로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사람들의 마음을 일으키고
새로운 세상의 변혁을 꿈꾸었던 것은 우리 정신사에
흐르는 후천개벽의 사상이었다.

개벽 세상을 위한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오늘날 현 정권의 탄생과 형태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촛불혁명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k 사상을 수반하는 역사적 실천과 변혁운동이
잠재된 우리의 의식을 깨우치고 한반도의 위상을
다시금 되살릴 그 시간을 기대한다.

고차원적인 시간이었으나, 각성의 시간이었음엔 틀림없다.
우리는 여전히 대한민국의 국민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니 갑자기 애국심이 발로 하는 것은
혼자만의 감정이 아니길 기대한다.

#부드러운독재자 #개벽사상과종교공부 #창비 #책추천 #추천도서 #독서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좌담회 #방송 #북스타그램 #사상 #k사상 #k팝 #이론 #지성 #인문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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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ola63 2024-03-01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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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사상과 종교공부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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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및 책소개>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저자 : 백낙청, 김용옥, 정지창, 이은선 외
출판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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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다시 동학을 찾아 오늘의 길을 묻다
이 장에서는 백낙청, 김용옥, 박맹수 세분의 선생님들이 도올 김용옥 선생이 쓰신 동경대전 1, 2권을 중심으로 판본학의 중요성, 동경대전 초판본과 계미중춘판의 비교, 플레타르키아와 민주주의 문제, 민본사상, 수운의 서학과의 만남과 대결, 서양철학의 한계, 근대와 근대성, 동학과 원불교와의 비교, 개벽사상, 동학과 촛불혁명과의 연관성 등 동학에 대한 다양한 대화를 나눈다.

2장 동학의 확장, 개벽의 운동
이 장에서는 백낙청, 김용휘, 정지창 세분의 선생님들이 동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 수운의 생애, 해월의 성품 및 역할과 사상, 의암의 사상과 동학과 천도교와의 관계, 천도교의 문화운동, 월간지 개벽, 어린이 운동, 천도교 용어의 문제, 수운이 만난 신에 대한 논의, 불연기연의 의미, 해월의 천지부모 사상, 개벽사상, 개벽사상이 자본주의 극복에 미치는 영향 등 동학사상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눈다.

3장 원불교, 자본주의 시대의 절실하고 원만한 공부법
이 장에서는 백낙청, 방길튼, 허석 세분의 선생님들이 소태산 박중빈의 생애와 깨달음, 정신개벽운동, 최초의 설법에 담긴 의미, 소태산과 선행 개벽사상가 또는 운동가들과의 관계, 원불교가 불법을 주체로 삼은 이유와 한계, 원불교 공부법, 사은 사상, 삼학·팔조의 의미, 고혈마가 되지 말자는 말의 의미와 자본주의 시스템과의 연관, 지자본위와 타자녀교육, 공도자숭배 등 평등사회 실천방안, 스피노자 철학과 소태산 사상의 관계, 삼동윤리 등 원불교 사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4장 기독교, K사상의 가능성을 모색하다
이 장에서는 백낙청, 이은선, 이정배 세분의 선생님들이 신학이 한국사회에 중요한 이유, 슈바이처, 카를 바르트, 루돌프 불트만, 본회퍼, 프리츠 부리, 폴 틸리히, 삐에르 떼야르 드 샤르댕 등 서구 신학자들의 사상, 케리그마의 딜레마, 교회 공동체의 유용성과 남성적 신학과 여성적 신학의 연결 등 K-기독교의 나아갈 길, 통합의 신학의 필요성, 개벽의 경험을 통한 보편적이고 세계적 차원의 신학을 만드는 K-기독교의 과제, 최병헌 유영모 함석헌 김재준 변선환 이신 등 K-기독교의 가능성을 모색한 선구자들의 성과, 아빙돈 성경주석 사건, 카톨릭 존재유비 신학과 개신교의 신앙유비의 신학 그리고 신구약을 연결하는 역사유비 신학, 다석 유영모 선생의 사상과 한계와 민중성에 대한 논의, 함석현 선생의 사상, 개벽사상의 관점에서 보는 기독교 신학, 원불교의 개벽사상과 기독교, 정교동심과 삼동윤리 그리고 세계윤리, 예수의 복음선포를 후천개벽 선포로 볼 수 있는지와 예수의 개벽사상의 한계, 개벽사상가 로런스와 기독교, K여성신학의 전개, 생태위기 앞의 신학과 K사상 등의 논의를 통해 한국 기독교에 대해 이야기하고 앞으로 K사상을 통한 기독교의 가능성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책에 있는 내용들은 유투브 백낙청tv를 통해 시청한 내용이기는 하나 잘 만들어진 책으로 보는 체험 또한 동영상 시청과는 다른 깊이를 주었다. 수직적 계급사상에서 수평적 평등사상으로의 개혁! 개벽! 사상인 동학사상과 천도교, 원불교 등 K사상과 기독교 사상을 통해 서양종교와 우리 종교사상의 비교하고 우리 종교사상의 위대함과 깨달음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이전부터 서양철학은 마치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쳐다보는 느낌이라 달을 직접 바라보는 동양철학에 비해 비약하다는 생각을 가지과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동양철학 및 종교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고 이러한 우리의 종교가 시대의 아픔으로 서양종교에 밀려 음지에 밀려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 철학과 종교의 위대함을 모르고 서양철학과 종교에 동경을 가지고 있다는 현실이 아프게만 다가왔다. 앞으로는 이런 대담이 더 많이 개최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시청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 올바른 철학과 종교관의 확립에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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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ghluck 2024-03-07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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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이 있었다






나는 아마도 6차 교육과정 세대지 싶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그때 배운 학교 역사 수업에서 동학은 비중있는 그것이 아니었다. 그 봉기가 커졌으나 일본에 의해 와해된 조직으로 근근히 흩어져버린 역사적 사건 그 이상 이하가 아니었던 기억. 그리고 학부에서 동학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교양수업에서 들었던 것 같고 레포트도 썼던 것 같은데 뭐 그렇게 동학은 안타까운 민중운동이었구나 정도에서 이만 내 의식에서 총총.




그리고 흐음. 개벽사상이라. 천지가 요동치고 모든 질서가 한 번 뒤집힌다는 것인가, 익숙하지만 대강 천지개벽의 그 개벽인가하며 들여다본다. 개벽사상과 종교 그리고 K..




사실 나로선 백낙청 김용옥의 네이밍 때문에 호감을 갖고 읽게 된 책이다. 대담형식이라 술술 잘 읽힐 것이라고 여겼는데 아흑 어렵다. 오가는 인물의 역사적 배경 철학이 읭?하고 뒤통수를 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챕터 1 다시 동학을 찾아...를 제대로 읽으시라. 이 책의 목적과 대의를 쉽게 마주할 수 있다. 그래서 시동을 걸고 제대로 읽는 지점을 찾게 될 것이다.




동학에 빚진 것이 많다. 동학이 순수히 민중의 것이었고 가장 우리다운 인간의 종교였으나 그 깊이를 민족의 철학사에 제대로 개입할 수 없었던 시대적 한계가 있었다. 부끄럽게도 나는 동학이 천도교로 계승되고 원불교로 이어지는 철학적 지점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했....역사적 한계였고 시대가 침묵한 일이었나. 우리 참 아픈데가 많구나 읽을수록 구석구석 한반도 오던 길이 참 험난하기도 하다.




동학이 품은 개벽사상이 다른 종교와 만나 원불교를 만났으나 그것이 현재의 한계에 그친 것이 아쉬움. 동학의 개벽사상을 마치 기독교의 사상에서 섞여 나온 것이라 여긴 기성의 기독관도 아쉬움.

그럼에도 K정신이 있었다. 종교학자들이 부지런히 동학을 일구어 이 시대의 K정신을 밀고 왔지만 정확한 지점을 짚어내고 정리하지 못한 채 여기까지 온 아쉬움들이 곳곳에 있었다. 그래서 이 대담의 저자들이 생생히 이 한계에 대한 상황을 얘기한다. 무거운 책임감과 중압감도 언뜻언뜻 비친다.

그리고 개벽사상가들의 이야기. 약간의 후일담들도 재미있게 읽힌다.

동학이 어떻게 그 길을 나아갔는지 알고 싶은 사람 읽어보시라. 그리고 K 문화 K 정신의 이름을 제대로 마주해보길 바란다.







#개벽사상과종교공부 #창비 #책추천 #추천도서










선생이 풀어낸 언어 가운데 ‘선비 士 자가 十지 아래 一자가 들어가 있잖아요. 오늘날의 배운 사람은 바로 열개를 보고서 그것을 하나의 의미로 딱 포착해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풀이하신 겁니다. 참으로 배운 사람이란 낱개의 사실들을 영화(靈化)나 이화(理化)라고 하는 관점에서, 그 낱개 사실 너머에 있는 하나의 원리 내지는 의미로 포착해 낼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하신 것이죠. 이런 관점은 오늘날 AI등 가상세계가 점점 확산되는 상황에서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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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y80 2024-03-16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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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사상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

배경지식이 없으면 난해하고 어려울 것 같은 철학과 종교에 관한 대담 형식의 도서이다. 나는 기독교를 믿고 있는 사람으로서 다른 종교에 관심을 가져보지 않아서 색다른 느낌을 갖고 읽었다. 종교 하나하나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한 종교가 내포하고 있는 K사상을 세계화하기 위한 저자들의 의견을 담고 있다. 하지만 큰맘 먹고 읽기를 시작해야 한다. 그렇게 쉬운 책은 아니다.
미스터빈 2024-03-17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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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곳곳이 위기일 때 종교는 무엇을 해야 할까?








- 핵심 : 우리나라 근대 사상가와 우리나라 고유 종교들의 가르침

- 난도 : 바로 읽어도 좋지만 어떤 부분은 약간 배경지식이 필요함.

- 대상 : 우리 근대 역사와 사상, 종교들이 주장하는 바를 (처음) 공부하고 싶은 사람



오늘날 사회 곳곳의 위기를 느끼는 사람, 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통찰력과 의지를 기르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는 책이다. 학자, 종교전문가들의 좌담회(유튜브 ‘백낙청TV’)를 정리한 내용으로, 관련 배경이 많지 않다면 다소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학술적 개념은 잠시 뒤로 미루고 100여 년 전,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의 고난 속에서 피어난 깨달음, 사회운동, 실천종교로 이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면 제법 솔깃하다.



동학농민혁명만이 처음과 끝이 아니다. 혁명의 토대가 된 동학에서 천도교, 증산교, 원불교로 이어지는 흐름과 한국 기반의 기독교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시대정신에서 배울 점이 많아 보였다. 시대정신, 이 종교들은 사회구조의 변화와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후천적인 ‘개벽 사상’을 종교의 중심에 두고 있다. 위에서 아래가 아닌 만인의 평등과 공동체 정신으로 이뤄지며, 사회 계급을 넘어서 온 생명과의 공존을 중시한다. 그리고 빠르게 발전하는 물질(과학, 자본)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정신을 잘 가꿔서 (물질을) 바르게 쓰자는 내용이 돋보인다.



또한 이 종교들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신의 경지에 이른 사람, 나만 복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공경하며 함께 사는 가치를 알고 행하는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기에 각자도생, 이기심, 온갖 현혹과 파괴가 끊이지 않는 요즘, 서양 근대 사상 말고도 우리나라에 뿌리를 둔 종교들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의 부제인 K사상의 세계화 이전에 우리부터 근대의 역사와 정신부터 알아야겠다. 어째 불과 100여 년 전이 더 미지의 세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가장 마지막 단락을 적는 게 망설여졌지만, 이 책(좌담회)의 취지는 물론 종교의 핵심이 담겨있다고 생각하기에 옮겨 적는다.





‘인류의 동척사업을 위해 저는 불교의 연기, 원불교의 사은, 동학의 이천식천, 그리고 일상을 대속이라 보는 다석 사상이 함께 협력하여 인류를 같은 길로 나서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동척사업도 시대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겠으나 이 시대에 적합한 방향과 목표는 이제 분명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지구 생태계를 구하는 일이 그것입니다.’ /p.400 백낙청 교수

*동척사업 : 모든 사업과 주장이 다 같은 세상을 개척하는 데에 힘이 되는 것을 알아서 서로 대동 화합하자. (원불교 삼동윤리 중 하나)



나를 구하면 우리를, 우리를 구하면 세계를 구한다. 세계는 뭇 생명과 생명 아닌 모든 존재이다. 우리나라 근대 종교가 물질의 발달 그리고 혼란을 간파하고 정신의 개벽을 바로 세우는데

힘을 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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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링 2024-03-17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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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사상과 종교공부> 요약 및 평론

1. 요약: K사상의 원류를 찾아서

백낙청을 비롯해 김용옥, 김용휘, 박맹수, 방길튼, 이은선, 이정배, 정지창, 허석 등 지식인과 종교학자 9인이 참여한 <개벽사상과 종교공부>는 한반도 자생의 개벽사상을 대담 형식으로 풀어낸 대중적 지성사 탐구서이다. 이 책은 서구 자본주의 문명이 초래한 지구적 위기를 극복할 대안으로 한국 근현대사 속 개벽사상을 주목하고, 이를 'K사상'이라는 세계적 사상 자산으로 정립하려는 목적을 지닌다.

책은 크게 네 구획으로 나뉘어 동학, 천도교, 원불교, 그리고 한국 기독교를 다룬다. 1장과 2장에서는 수운 최제우의 동학 창시를 K사상의 출발점으로 삼아, 서학(서구 근대성)과의 치열한 대결 속에서 탄생한 '시천주(侍天主)'와 '인내천(人乃天)' 사상의 진보성을 조명한다. 나아가 해월 최시형의 민중성과 의암 손병희의 천도교 문화운동(<개벽>지 발행 등)으로 이어지는 개벽 운동의 확장사를 짚는다.

3장에서는 소태산 박중빈이 창시한 원불교를 자본주의 시대를 돌파할 생활 종교로 분석한다. 물질문명의 고도화 속에서 '정신개벽'을 주창한 원불교의 삼학·팔조와 사은(四恩) 사상이 어떻게 일상적 마음공부와 사회적 평등실천으로 연결되는지 다룬다. 4장에서는 토착화된 한국 기독교 및 페미니즘 신학의 가능성을 모색하며, 유영모, 함석헌 등 한반도 자생적 기독교 사상가들이 동양적 개벽사상과 접목되어 드러난 변혁적 잠재력을 논의한다.

2. 평론: 집단적 대담이 이뤄낸 한국적 탈근대 사상의 대중화

이 책의 가장 큰 성취는 개별 학자의 외로운 사유에 머물던 '개벽사상'을 다양한 학문 영역과 종교적 배경을 가진 지식인들의 상호 작용을 통해 대중적·체계적 담론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 있다. 백낙청이 전체 토론의 자리를 주도하고, 도올 김용옥을 비롯한 분야별 전문가들이 대화에 참여함으로써 academic한 엄밀함과 구어체의 친근함을 동시에 확보했다. 한반도의 개벽을 단지 과거의 신흥종교 운동으로 치부하지 않고, 서구 근대 중심주의를 넘어설 'K사상'의 핵심 콘텐트로 재정의한 시도는 매우 시의적절하다.

특히 동학과 원불교라는 자생 종교뿐만 아니라 외래 종교인 기독교까지 개벽적 시각에서 재해석한 대목은 독창적이다. 한국 기독교가 서구적 교리에 갇히지 않고 한반도의 역사적 현장과 결합할 때, 세계 종교사를 일신할 수 있는 변혁적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이는 문화적 차원의 K-컬처를 넘어 사상적 차원의 K-지성을 구축하려는 웅대한 기획의 토대가 된다.

다만 대담집이라는 형식적 한계로 인해 논의의 깊이가 산발적으로 흘러가는 대목이 존재한다. 여러 종교와 사상가를 가로지르다 보니 '개벽'이라는 용어가 지닌 구체적 개념 규정이 명확히 통합되기보다는 다의적·포괄적으로 소비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세계화를 위하여'라는 부제에 비해, 실제로 세계 지성사와 어떻게 접속하고 설득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 전략보다는 내부 사상사의 복원에 더 많은 비중이 할애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론적으로 <개벽사상과 종교공부>는 한국 자생 사상이 지닌 근대 초월적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증한 훌륭한 입문서이자 지도이다. 자본주의 말기 문명의 대안을 모색하는 현대인들에게 한반도 사상이 단순한 변방의 역사에 머물지 않고, 세계사적 대전환을 유도할 유효한 지혜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 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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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김용옥·김용휘·박맹수·방길튼·이은선·이정배·정지창·허석,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K사상의 세계화를 위하여』, 창비, 2024 — 1,000단어 요약·평론

이 책은 2024년 2월 창비에서 나온 416쪽 분량의 대담집으로, 백낙청을 중심으로 동학·천도교·원불교·한국기독교 연구자들이 참여한다. 전체는 네 장으로 구성되며, <동학 → 동학의 확장과 천도교 → 원불교 → 한국적 기독교>라는 흐름을 통해 한국 근현대 종교사에 나타난 여러 사상을 하나의 <개벽사상>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읽는다.

앞서 살펴본 백낙청의 『문명의 대전환과 후천개벽』이 개인적인 원불교·개벽 공부를 모아놓은 책이라면, 이 책은 그 문제의식을 여러 전문가와의 대화 속에서 훨씬 넓게 확장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1. 이 책이 말하는 ‘K사상’은 무엇인가>

제목의 ‘K사상’은 K-pop이나 K-drama처럼 단순히 ‘한국에서 만들어진 사상’을 세계에 수출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저자들은 한국 근현대사가 서구 근대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독특한 사상적 성취가 있었으며, 그것이 오늘의 세계적 문명위기에 의미 있는 자원이 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그 출발점으로 제시되는 것이 <동학>이다.

동학 이전에도 유교·불교·도교와 한국 토착사상이 있었지만, 19세기 중반 수운 최제우에게 이르러 전통사상이 서구문명이라는 새로운 세계와 정면으로 부딪쳤다. 따라서 동학은 옛 사상의 단순한 연장이 아니라 <서세동점과 근대문명의 도래에 대한 한국인의 독자적인 응답>이었다는 것이다. 책은 바로 이 지점에서 동학을 K사상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것은 중요한 주장이다.

동학을 단순히 ‘민족종교’로 보면 세계적 의미가 작아진다. 그러나 동학을 <근대문명의 출현에 대한 비서구 세계의 철학적·종교적 응답>이라고 보면 문제는 달라진다.

<2. 수운 최제우와 동학 — 사람이 사상의 주체가 되다>

1장에서 백낙청·김용옥·박맹수는 『동경대전』을 중심으로 수운을 논한다.

수운에게 서학은 단순히 천주교라는 종교가 아니었다. 군사력·과학기술·자본주의와 기독교 문명이 결합한 거대한 서구문명이 동아시아에 밀려오는 사건이었다.

그렇다고 수운은 서양을 배척하고 옛 유교로 돌아가자고 하지 않았다.

그가 경험한 <시천주(侍天主)>는 천주를 인간 바깥의 초월적 존재로만 생각하지 않고 인간이 자신의 삶 안에서 모시고 살아가는 존재로 이해하도록 만든다.

이로부터 훗날 해월 최시형의 <사인여천(事人如天)>, 즉 사람을 하늘같이 섬기라는 사상이 발전한다.

따라서 동학에서 종교적 깨달음과 사회적 평등은 분리되지 않는다.

신을 새롭게 아는 것은 인간을 새롭게 보는 것이고, 인간을 새롭게 보는 것은 신분질서와 사회질서를 바꾸는 일로 이어진다.

이러한 정신적 변화와 사회적 변혁을 함께 가리키는 말이 <개벽>이다.

책은 이것을 단순한 천지창조나 종말론과 구별한다. 개벽은 민중이 자기 삶과 사유의 주체가 되는 정신적 변화이면서 동시에 구체제가 무너지고 새로운 사회가 형성되는 역사적 변혁이다.

<3. 해월·의암·천도교 — 개벽이 운동이 되다>

2장에서는 김용휘와 정지창이 참여하여 동학 이후 개벽사상의 역사적 전개를 살핀다.

수운이 사상의 씨앗을 뿌렸다면 해월 최시형은 이를 생활 속으로 확장했다.

해월에게 중요한 것은 밥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자연을 대하는 구체적인 생활이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생각은 인간 존엄성뿐 아니라 여성·어린이·평민 등 기존 사회에서 낮게 취급되던 사람들의 존재를 새롭게 보게 한다.

의암 손병희에게 이르면 동학은 천도교라는 근대적 종교조직으로 변하고 민족운동·교육·문화운동과 연결된다.

특히 책은 1920년대 잡지 『개벽』과 천도교 문화운동을 중요하게 다룬다. 개벽이 단지 종교적 교리가 아니라 언론·교육·문화·정치·생활개혁을 포함한 광범한 사회운동이 되었기 때문이다. 증산 강일순의 <해원상생> 또한 이 개벽사상의 또 다른 갈래로 다루어진다.

여기서 중요한 관점 하나가 드러난다.

<개벽에는 하나의 정통 교리가 없다.>

수운→해월→손병희→증산→소태산으로 이어지면서 내용은 계속 달라진다. 그러면서도 인간과 세계가 동시에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공통된 열망이 유지된다.

<4. 소태산과 원불교 — ‘정신개벽’>

3장은 백낙청·방길튼·허석의 대화로 원불교를 다룬다.

소태산 박중빈의 유명한 명제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이다.

이 문장이 책 전체의 현대문명 비판과도 직결된다.

근대 이후 인간은 엄청난 과학기술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과 윤리적 능력은 그만큼 성숙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인간은 자신이 만들어낸 물질문명에 지배당한다.

소태산에게 정신개벽이란 물질문명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물질문명을 제대로 사용할 만큼 인간의 정신적 능력을 성숙시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원불교는 <정신수양·사리연구·작업취사>라는 삼학을 제시한다.

마음을 닦고, 세상의 이치를 제대로 판단하고, 실제 생활에서 행동해야 한다.

따라서 수행은 절이나 수도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경제생활·가족관계·사회활동 자체가 수행장이 된다.

특히 백낙청이 원불교에서 매력을 느끼는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다.

<마음공부와 사회변혁이 따로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이 책은 자본주의 극복도 정치제도만 바꾸는 문제로 보지 않는다. 자본주의적 욕망을 재생산하는 인간 자신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

<5. 한국기독교도 K사상인가>

아마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4장이다.

이은선·이정배와 백낙청은 기독교까지 K사상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지를 묻는다. 여기에는 다석 유영모, 함석헌 등 한국 기독교 사상가들이 등장한다. 목차 자체가 <한반도의 개벽사상과 기독교>, <예수의 복음 선포는 후천개벽 선언인가>, <K여성신학>, <생태위기 앞의 신학과 K사상> 등의 문제를 제기한다.

이 주장이 의미 있는 이유는 ‘K사상’을 혈통이나 순수한 한국 전통으로 정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서양에서 들어왔지만 한국 사람들이 그것을 자신의 역사적 상황에서 새롭게 해석한다면 새로운 한국사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영모가 기독교를 유교·불교·노장사상과 함께 읽고, 함석헌이 성서와 퀘이커 사상, 노장과 한국 민중의 역사경험을 결합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렇게 보면 K사상의 ‘K’는 순수성보다는 <창조적 혼종성>을 의미한다.

<6.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성취>

이 책의 큰 장점은 동학·천도교·증산·원불교·한국기독교를 각각 따로 떨어진 종교로 다루지 않고 <한국근대가 낳은 하나의 거대한 사상적 실험>으로 바라본다는 데 있다.

이 관점은 상당히 생산적이다.

근대화에 대한 기존 설명에서는 서양이 과학·민주주의·자본주의·근대철학을 만들고 한국은 그것을 받아들였다고 보기 쉽다.

이 책은 여기에 질문한다.

<한국인은 정말 근대를 수입하기만 했는가?>

동학에서 시작된 개벽사상은 오히려 서구근대를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근대 자체를 비판했다.

과학기술은 받아들이되 물질주의는 넘어서고, 개인의 자유를 인정하면서 공동체를 지키며, 종교적 영성을 유지하면서도 신분제와 봉건질서를 거부하려 했다.

그 의미에서 개벽사상은 ‘전통 대 근대’라는 이분법을 넘어선다.

<7. 그러나 ‘K사상’이라는 명칭에는 문제가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 역시 <K사상>이라는 말이다.

첫째, 자칫하면 한국적 특수성을 지나치게 강조할 위험이 있다.

인간 내부의 변화와 사회변혁을 결합하려는 사상은 한국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톨스토이, 간디, 퀘이커, 해방신학, 마르틴 부버, 시몬 베유, 간디의 사르보다야 등에서도 유사한 시도가 발견된다.

따라서 개벽사상이 정말 세계적인 사상이 되려면

“한국에도 이렇게 훌륭한 사상이 있다”

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오히려 세계의 다른 변혁적 영성들과 대화하면서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둘째, <동학→천도교→증산→원불교→한국기독교>를 하나의 개벽계보로 묶는 것은 흥미롭지만 지나치게 매끄럽게 만들 위험도 있다.

각 전통에는 상당한 신학적 차이가 있다.

수운의 천주, 증산의 천지공사, 소태산의 일원상, 함석헌의 하나님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이를 너무 쉽게 ‘개벽’이라는 하나의 틀로 묶으면 개별 종교의 고유성이 희미해진다.

<8. 특히 흥미로운 것은 함석헌의 위치다>

앞서 논의한 함석헌·동학·원불교·퀘이커의 관계를 생각하면 이 책에서 함석헌은 매우 중요한 연결점이다.

대략 이렇게 그려볼 수 있다.

동학 — <시천주·사인여천>
↓
원불교 — <정신개벽·생활 속 수행>
↓
함석헌 — <씨알·자기혁명·역사의 영성>
↓
퀘이커 — <내면의 빛·침묵·평화와 사회실천>

물론 이것은 역사적 계보가 아니라 사상적 비교도이다.

하지만 네 전통에는 놀랄 만큼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참된 종교는 내면의 변화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사회관계를 변화시켜야 한다. 그러나 사회제도만 바꾸고 인간 자신이 변하지 않아도 안 된다.>

바로 이 명제가 『개벽사상과 종교공부』의 가장 깊은 문제의식이라고 생각한다.

<9. 종합평가>

『개벽사상과 종교공부』는 단순한 종교학 입문서라기보다 하나의 <한국사상 재구성 프로젝트>다.

그것은 한국 근현대를 정치사와 경제사의 언어만으로 읽지 않고 <정신사의 관점>에서 다시 읽으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 1919년 3·1운동, 천도교 문화운동, 원불교 정신개벽, 함석헌의 씨알사상, 그리고 현대 시민운동에 이르는 흐름 속에서 저자들이 찾으려는 것은 한 가지다.

<어떻게 자신을 변화시키면서 동시에 세계를 변화시킬 것인가?>

이 질문 때문에 개벽은 단순한 ‘한국의 옛 종교사상’이 아니라 현대적인 문제로 살아난다.

다만 <K사상의 세계화>가 성공하려면 앞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한국사상의 우수성을 선포하는 방식이 아니라, 불교·기독교·이슬람 신비주의, 퀘이커, 간디, 생태철학, 해방신학 등 세계의 여러 ‘변혁적 영성’과 실제로 대등하게 비교해야 한다.

흥미롭게도 이 책의 후속작 『세계적 K사상을 위하여: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2』(2024)는 바로 이 방향으로 나아가 세계종교와 개벽사상의 보편성, 유영모·함석헌, 기독교 종말론, 종교다원주의 등을 본격적으로 비교한다.

따라서 두 권을 연결해서 보면 기획이 더 분명해진다.

<제1권은 “한국에 개벽사상이라는 독특한 사상적 전통이 존재하는가?”를 묻고, 제2권은 “그렇다면 그것이 정말 세계사상과 대화할 만한 보편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묻는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바로 두 번째 질문이 훨씬 중요하다. 개벽사상의 가치는 그것이 ‘한국적’이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변혁과 사회적 변혁을 분리하지 않는다는 점>이 오늘날 세계의 생태위기·자본주의·전쟁·문명위기를 생각하는 데 실제로 얼마나 유효한가에 의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까지 함께 살펴본 <동학–원불교–함석헌–퀘이커>의 맥락에서는, 이 책의 후속작인 『세계적 K사상을 위하여』가 상당히 흥미로운 다음 독서가 된다. 그 책에서는 오강남까지 참여하여 <세계종교 속의 개벽사상>과 함석헌·유영모를 직접 다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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