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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9

인도철학 Indian philosophy Reading List


인도철학 Indian philosophy Reading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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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ndian philosophy - Wikipedia [영어, 일어]
2] Indian philosophy A Very Short Introduction, Sue Hamilton
3] ** [전자책] 인도철학강의, 아카마쓰 아키히코 2021
4] **인도사상사 The Indian Way John M Koller 허우성 (옮긴이)2023
4] **인도철학사 길희성 2022, 2019, 2001,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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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영적 휴머니즘 - 종교적 인간에서 영적 인간으로, 길희성
5] 2 META RELIGION 인간의 궁극적인 문제에 대한 분석과 해결, 최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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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인도철학사 1 | S. 라다크리슈난 (지은이), 이거룡 1996-
6] S Radhakrishnan - Indian Philosophy - Volume 1-2 : Internet 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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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니샤드 : 귓속말로 전하는 지혜 - 청소년 철학창고 02
웨단따 철학 마에다 센가쿠
범한대역 바가바드기타 | SNUP 동서양의 고전 13 길희성
함석헌의 바가바드기타 
생활 속의 바가바드 기타 - 우리 삶이 요가가 된다면 한혜정 2016










2023/12/18

** 알라딘: 인도철학사 길희성 2022, 2019, 2001, 1984

알라딘: 인도철학사
인도철학사  | 길희성 "종교와 영성 연구" 전집 7
길희성 (지은이)동연출판사2022-04-15






정가  18,000원
판매가
16,200원 (10%, 1,800원 할인)

Sales Point : 256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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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도 철학이나 인도 종교에 대해서 서유럽과 일본의 많은 학자가 연구해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관심도 연구도 적다. 우리나라 문화적 전통의 근간 중 하나인 불교의 핵심이며, 동양의 세계관은 중국뿐 아니라 인도 고유의 사상적 전통이다.

동양 철학과 동양의 종교사, 불교사 등을 이해하려면 인도 철학에 대해서 확실히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거의 처음으로 인도 철학을 전면으로 다룬 저자 길희성의 《인도철학사》가 1980년대의 초판 이후 개정판으로서 초판과 달리 불필요한 한자를 없애고 인도 고전어인 산스크리트어(범어)의 사용도 최소한으로 줄여 가독성이 높게 다가 왔다.


목차


제I부 인도 철학의 형성기
제1장 인도 철학의 성격
제2장 베다의 철학 사상
제3장 우파니샤드의 철학
제4장 비바라문계 철학의 발흥
제5장 소승 부파 불교 철학의 발전
제6장 바라문교의 재정비
제II부 인도 철학의 체계적 발전기
제7장 상키야 철학과 요가 철학
제8장 승론 학파의 철학
제9장 정리 학파의 철학
제10장 대승불교 철학의 전개
제11장 중관 철학
제12장 후기 대승 경전들의 사상
제13장 유가행 철학
제14장 세친 이후의 유식 철학
제15장 자이나 철학의 체계
제16장 미맘사 학파의 철학
제17장 불이론적 베단타 철학
제III부 교파 철학
제18장 한정불이론적 베단타 철학
제19장 비슈누파의 베단타 철학
제20장 쉬바파의 철학
제IV부 현대 인도 사상
제21장 현대 인도 사상의 배경
제22장 현대 인도의 철학 사상

부록 1
인도 철학의 실재관
부록 2
인도인의 전통적 우주관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길희성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예일대학교 신학부에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비교종교학)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2011년부터 2023년까지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명예교수이자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었다.
주요 저서로 『종교 10강』, 『영적 휴머니즘』, 『종교에서 영성으로』, 『아직도 교회 다니십니까』, 『인도 철학사』, 『일본의 정토 사상』, 『지눌의 선禪 사상』, 『보살예수』, 『범한대역 바가바드 기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영성 사상』, 『인문학의 길: 소외를 넘어』, 『일본의 종교 문화와 비판 불교』(공저) 등이 있고, 다수의 번역서와 논문이 있다. 접기

최근작 : <한국 불교 사상 개관>,<인문학의 길>,<포스트모던 사회와 열린 종교 이야기> … 총 48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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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수천 년 동안 ‘세계와 나’를 탐구해 온 인도 철학가들의 치열한 정신적인 수행”

이 책은 인도 철학의 간략한 사적 개관과 함께 각 학파의 철학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인도의 철학적 전통은 그 장구한 역사와 심오한 사색, 사상의 다양성과 영향력 그리고 산출된 문헌의 방대함에서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 형성된 철학에 뒤지지 않는다. 따라서 인도는 물론 서유럽과 일본의 많은 학자가 연구해 온 지 오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도 철학의 연구가 지극히 미약한 상태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서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인도철학을 비교적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나라 문화적 전통의 한 근간을 이루고 있는 불교의 근본 관심 및 세계관은 어디까지나 인도 고유의 사상적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여타 인도 철학 사상과 교류하는 가운데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감안해 볼 때 불교에 대한 이해를 돕기도 한다.
본서는 1980년대의 초판의 개정판으로서 초판과 달리 불필요한 한자를 없애고 인도 고전어인 산스크리트어(범어)의 사용도 최소한으로 줄여 가독성이 높아져서 독자들이 비교적 쉽게 인도철학에 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본서에 수록된 참고문헌 목록에는 초판과는 달리 우리나라 학자들과 일본 학자들의 대표적인 단행본 연구서들이 추가되어 그동안의 인도 철학사 연구의 발전을 엿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인도 철학사를 특징짓는 두드러진 현상 가운데 하나가 역사의식의 결여라는 점과 종교와 철학이 서구 문화에서처럼 명확히 구별되지 않는 관계로 철학은 종교적 철학이고, 종교는 철학적 종교가 되기에 인도 철학사를 연구하는 일은 용이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본서는 인도 철학을 종교와 철학이라는 양 측면의 관점에서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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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철학사 - 개정판 길희성 (지은이)소나무2019

































미리보기

388쪽
152*225mm
737g


책소개

장구한 역사와 심오한 사색, 다양성과 방대함을 지닌 인도 철학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함께 각 학파의 철학 사상을 소개하는 개론서이다. 인도의 철학적 전통은 그 장구한 역사와 심오한 사색, 사상의 다양성과 영향력, 그리고 산출된 문헌의 방대함에서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 형성된 철학에 뒤지지 않는다.

따라서 인도는 물론 서유럽과 일본의 많은 학자들이 연구해 온 지 오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도 철학의 연구가 지극히 미약한 상태이다. 이것은 불교가 우리나라의 문화적 전통의 한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목차


개정판을 펴내며

제I부 인도 철학의 형성기

제1장 인도 철학의 성격
제2장 베다의 철학 사상
제3장 우파니샤드의 철학
제4장 비바라문계 철학의 발흥
제5장 소승 부파 불교 철학의 발전
제6장 바라문교의 재정비

제II부 인도 철학의 체계적 발전기

제7장 상키야 철학과 요가 철학
제8장 승론 학파의 철학
제9장 정리 학파의 철학
제10장 대승불교 철학의 전개
제11장 중관 철학
제12장 후기 대승 경전들의 사상
제13장 유가행 철학
제14장 세친 이후의 유식 철학
제15장 자이나 철학의 체계
제16장 미맘사 학파의 철학
제17장 불이론적 베단타 철학

제III부 교파 철학

제18장 한정불이론적 베단타 철학
제19장 비슈누파의 베단타 철학
제20장 쉬바파의 철학

제IV부 현대 인도 사상

제21장 현대 인도 사상의 배경
제22장 현대 인도의 철학 사상

부록 1 인도 철학의 실재관
부록 2 인도인의 전통적 우주관
부록 3 인도 철학사 및 정치·문화사 연표

참고문헌
찾아보기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길희성 (지은이)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예일대학교 신학부에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비교종교학)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2011년부터 2023년까지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명예교수이자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었다.
주요 저서로 『종교 10강』, 『영적 휴머니즘』, 『종교에서 영성으로』, 『아직도 교회 다니십니까』, 『인도 철학사』, 『일본의 정토 사상』, 『지눌의 선禪 사상』, 『보살예수』, 『범한대역 바가바드 기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영성 사상』, 『인문학... 더보기

최근작 : <한국 불교 사상 개관>,<인문학의 길>,<포스트모던 사회와 열린 종교 이야기> … 총 48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장구한 역사와 심오한 사색, 다양성과 방대함을 지닌
인도 철학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함께
각 학파의 철학 사상을 소개하는 개론서!

인도의 철학적 전통은 그 장구한 역사와 심오한 사색, 사상의 다양성과 영향력, 그리고 산출된 문헌의 방대함에서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 형성된 철학에 뒤지지 않는다. 따라서 인도는 물론 서유럽과 일본의 많은 학자들이 연구해 온 지 오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도 철학의 연구가 지극히 미약한 상태이다. 이것은 불교가 우리나라의 문화적 전통의 한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인도에서 발생하여 세계적 종교로 발전한 불교의 근본 관심 및 세계관은 어디까지나 인도 고유의 사상적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여타 인도 철학 사상과 교류하는 가운데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도인의 전통적 사고가 역사의식이 약하고 다분히 비역사적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것은 그들의 전통적인 철학적 사고에 잘 드러나 있다. 무엇보다도 인도인의 전통적 사고와 인생관 내지 세계관을 보면 눈에 보이는 현상세계나 물질계를 중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질계에 대한 폄하는 인간의 몸과 현실세계에 대한 폄하, 그리고 육체적 욕망에 대한 금욕주의와 직결된다. 또 현실세계에 대한 경시는 시간과 역사의 세계에 대한 경시로 이어지기 때문에, 인도 철학사를 특징짓는 두드러진 현상 가운데 하나가 역사의식의 결여라는 점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인도 철학사를 공부하면서 무척 곤혹스러운 일은 인도 철학을 주도한 많은 사상가들과 그들의 저서, 그리고 경전과 주석서 등 주요 문헌들이 만들어진 연도나 역사적 상황에 대한 정보가 매우 빈약하다는 사실이다. 서양 철학은 물론이고 중국 철학에 비해서도 이 점은 인도 철학만의 두드러진 현상이고,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에게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인도의 전통적 철학은 생사윤회의 세계를 벗어나는 해탈을
최고의 가치 내지 관심사로 삼고 있으며,
인도 철학의 다양한 학파들의 차이도
주로 해탈을 어떻게 이루는가 하는 방법의 차이에서 온다.

이와 같은 역사의식의 결핍은 바라문교 내지 힌두교의 성격과 무관하지 않다. 모든 종교가 그렇지만 힌두교는 특히 무상하고 고통스러운 시간과 역사의 세계를 넘어 영원한 구원·해탈을 갈망하는 성격이 강하다. 인도인에게 구원을 역사와 물질계로부터 영혼·정신의 해방, 즉 해탈이었다. 인도의 전통적 철학은 생사윤회의 세계를 벗어나는 해탈을 최고의 가치 내지 관심사로 삼았다. 인도 철학의 다양한 학파들의 차이도 주로 해탈을 어떻게 이루는가 하는 방법의 차이에서 온다.
이처럼 역사성이 약한 인도 철학사는 개별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전개되기보다는 학파별로 전개되었고, 개별 사상가나 경전 혹은 주석서들 가운데서 연도를 모르는 저술도 허다하다. 따라서 학파별로 철학 사상을 다루는 경우라 해도 주로 문헌을 중심으로 해서 학파들의 대략적 연대를 추측할 수밖에 없고, 문헌 중심이라 해도 철학자 개인이 처했던 역사적 상황이나 철학적 문제의식에 비추어 그들의 저서와 사상을 논하기보다는 그가 속한 학파의 권위가 되는 경(經, s?tra)에 대한 주석(bh?sya), 그리고 주석에 또 주석을 가한 복주(復註) 중심으로 사상의 발전을 개관하였다.

종교학계 거장 길희성 교수의 '인도 철학사' 개정판


이 책이 처음 나온 1980년대 초에 비해 우리 학계의 글쓰기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고 특히 요즈음 젊은 세대는 대부분 한자를 전혀 배우지 않았거나 거의 읽지 못하는 실정을 감안하여 다음과 같이 수정 작업을 하였다. 문장 구조를 가능한 단순화했으며, 무엇보다도 불필요한 한자를 모두 없애고 처음 혹은 한참 지나서 잊을 만한 경우에만 한자를 병기했다. 또한 인도 고전어인 산스크리트어(범어)의 사용도 최소한으로 줄여 가독성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연구자의 편의를 위해 인명, 저서명, 개념어 등에는 산스크리트어를 병기했다. 아울러 일부 명료하지 못한 내용을 바로잡고 보충하는 작업을 했다. 더불어 참고문헌 목록에 우리나라 학자들과 일본 학자들의 대표적인 단행본 연구서들을 추가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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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철학사 개정판







1984년에 대우학술총서로 나왔던 길희성 교수의 인도철학사.

이 책을 읽으며 광대한 인도 사상에 눈을 뜨게 되었더랬다. 간명하게 요점을 짚어주는 개설서의 역할에 충실한 책. 무려 35년만에 개정판이 나왔다 해서 보니, 한자를 한글로 바꾸는 등의 손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이 처음 나온 1980년대 초에 비해 우리 학계의 글쓰기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고 특히 요즈음 젊은 세대는 대부분 한자를 전혀 배우지 않았거나 거의 읽지 못하는 실정을 감안하여 다음과 같이 수정 작업을 하였다. 문장 구조를 가능한 단순화했으며, 무엇보다도 불필요한 한자를 모두 없애고 처음 혹은 한참 지나서 잊을 만한 경우에만 한자를 병기했다. 또한 인도 고전어인 산스크리트어(범어)의 사용도 최소한으로 줄여 가독성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연구자의 편의를 위해 인명, 저서명, 개념어 등에는 산스크리트어를 병기했다. 아울러 일부 명료하지 못한 내용을 바로잡고 보충하는 작업을 했다. 더불어 참고문헌 목록에 우리나라 학자들과 일본 학자들의 대표적인 단행본 연구서들을 추가했다.

(중간에 한 번 표지를 간 개장판이 나왔는데, 그때는 내용에는 손을 대지 않았나 보다)

길희성 교수 책과 비슷한 시기에 나왔었던 콜러의 책도 원서 2판을 반영한 개역판이 새로 나왔구만. (아니 근데 가격이 ... ) 

지금이야 라다크리슈난의 방대한 저작을 비롯해서 여러 종이 나왔지만, 예전에는 저 정도가 다였다우. 약간 얇은 편인 하인리히 짐머 책 정도가 더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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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2

길희성 종교에서 영성에로 전환을 촉구한 세속인들의 사도 - 에큐메니안

종교에서 영성에로 전환을 촉구한 세속인들의 사도 - 에큐메니안


종교에서 영성에로 전환을 촉구한 세속인들의 사도가신이 길희성 교수의 서거를 애도하며
김경재 명예교수(한신대) | 
승인 2023.09.11 



▲ 고 길희성 교수 ⓒ화면 갈무리


고(故) 길희성 교수는 길잃은 21세기 세속인들을 위한 구원의 사도

노학자 부부가 70대 이후 노년기에 자신들이 살던 아파트를 팔아 
강화도에 심도학사(尋道學舍)라고 이름 붙인 ‘공부와 명상의 집’을 짓고, 
영성신학을 이끄시던 
종교신학계의 석학 길희성 교수가 9월 8일 새벽 80세를 일기로 소천하셨다. 

필자는 그 분의 학자로서 일생과 종교인으로서의 헌신적인 실천적 삶을 우러러보면서 한국 종교계 특히 기독교계는 깊은 관심과 조의를 표해야 마땅하리라고 생각한다.

가신이 길희성 교수는 철학, 종교학, 신학을 두루 통섭한 우리 시대에 드문 대학자이셨다.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길희성 교수는 일찍이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신 후, 예일대학교 신학부에서 신학석사를 마친 후 하버드대학교에서 비교종교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동서학문의 세계를 깊고 넓게 섭렵하셨다. 종교신학 전공학자로서 그가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으로 추대된 이유이다. 생애 대부분을 서강대학교 종교학과에서 교수와 은퇴 후 명예교수로서 봉직하면서 22권의 역작들을 생산하여 한국 사회에 쏟아내셨다.

길희성 교수는 인도철학, 불교사상, 가톨릭의 영성신학, 그리고 종교개혁 이후 현대 개신교 신학에 정통하신 제1급의 학자이셨다. 그의 학문적 넓이와 깊이가 크고 파격적이라고 할 만큼 주체적이고 창조적이어서 역설 같지만 한국 개신교 신학계는 그분의 학문적 열정과 열매를 도외시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폴 틸리히를 20세기 ‘지성인의 사도’라고 말하는 것에 비유하여 필자는 길희성 교수를 삶의 의미를 잃고 헤매는 ‘21세기 세속인들의 사도’라고 말하고 싶다.

현대는 “종교에서 영성으로 전환 시대”:
《마이스터 엑카르트 영성신학》과 《영적 휴머니즘》을 중심으로


그가 남긴 22권의 자작물 중에서 2권을 추천하라면 필자는 《마이스터 엑카르트의 영성사상》과 《영적 휴머니즘》을 주저 없이 들고 싶다. 길희성 교수가 후반기에 특히 강조하는 점은, 현대는 전통적 종교가 큰 위력을 발휘하던 시대가 지났고 이제 영성시대가 열렸다는 점이다. < 종교에서 영성에로!>가 그의 모토라고 할 수 있다. 종교학자가 종교시대의 종언을 말한다니 이게 무슨 뜻인가? 자가당착 아닌가?

물론 당분간 전통 기독교를 포함하여 기존의 세계적 종교들은 존속할 것이고 이런 저런 모양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러나, 전통적-제도적 종교들은 마치 금은 보석상자를 창고에 넣고 보존·관리하면서 현대인들에게 기념품을 팔거나 나누어주는 ‘종교 진리 박물관’이나 극단적으로 말하면 ‘종교기업체’같이 굳어졌다고 본다. 거기엔 샘솟는 듯한 생기와 역동성이 없다. 거룩한 경전, 교리 신조, 성직 질서, 교권과 정통 신학 체계가 더 강하게 지배하고 있다. 점차로 종교 인구는 감소하고 다시 복원을 꿈꾸는 대형 집회 호시절은 쉽게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종교지도자들은 그 이유가 코로나 팬데믹 같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겠지만,
길희성은 시대정신 자체가 종교를 넘어 영성에 관심이 있을 뿐이고 종교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대담한 시대감각을 갖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두 권의 대표적 책 중에서 앞의 책 《마이스터 엑카르트 영성사상》은 13세기 성 프란시스와 동시대 살았던 중세 후기 가톨릭 신학자요, 영성지도자요, 신비가이며 교회개혁자였던 엑카르트를 연구한 책이다. 저자가 이 책을 중요시한 이유는 특히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 신학계는 물론이요, 현대사조 자체가 ‘신앙과 이성’의 분리 또는 갈등을 겪으며 각각 제 갈 길을 걷기 때문에, 세계관과 인간 이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본 것이다.

특히 서구 계몽주의 시대 이후, 세계는 신을 잃었고 신은 세계를 잃었다. 새로운 자연과학의 발달과 인간 이성의 성숙함에 따라, 기존의 자연/초자연의 이중구조 세계관과 초월적 유신론 신관이 신뢰를 잃어간 것은 당연하지만, 무신론자가 되고 기계적 세계관과 인간관을 갖는 것이 무슨 큰 지식인들의 ‘전리품’이나 되는 양 착각하고 교만해진 결과는 오늘날 심각한 지구생명계의 종말 위협으로까지 곁길로 빠졌다고 길희성은 본다.

길희성 교수는 로마서 11장 31절 구절 “만물이 주(主)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간다”(롬11:31)는 성구를 기본 세계관 기초로 삼는다. 그것을 중세신비가 마이스터 엑하르는 “세계 만물이 신성(Gottheit)의 깊이로부터 출원(出願)하고 거기로 환원(還元)하며 창조주와 인간의 영성사이에 부정할 수 없는 근원적 일치를 이룬다”고 생각하는 범재신론(panentheism) 창조론을 13세기 중세기 때에 이미 주장했던 것이다.

엑카르트 영성신학이 ‘돈과 권력’에 도취되어 정신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주는 치유 처방전은 철저한 초탈, 초연, 자기비움의 영성이다. 소유의 욕망, 지식의 욕망, 의지의 욕망, 그리고 마침내 자기자신이 자기의 존재론적 주체라고 착각하는 존재의 욕망마저도 초탈하여야 진정한 자기를 발견할 수 있다. 엑카르트는 현대복음서 연구가들이 소위 ‘역사적 예수’를 재발견하고 강조하기 600년 전에, 이미 ‘역사적 예수’인 참사람 예수의 영성 알짬이 교리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는 참사람-참 하나님이시다“는 양성교리의 근거라고 갈파했다.

말씀의 성육신은 나사렛 예수 안에서 유일무이하게 한번만 일어난 특별 계시사건이 아니라, 우리들 모든 인간 안에서 만물 안에서 일어나는 하나님의 보편적 성육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하나님과 온전히 하나되어 일치를 이루시며 “나를 본 자는 하나님을 본 것이다”라고 말씀한 것 같이 모든 인간은 하나님 자녀들이요 독생자들이라는 것이다.



▲ 김경재 명예교수는 22권에 이르는 길희성 교수의 책들 중 《마이스터 엑카르트 영성신학》과 《영적 휴머니즘》을 그의 역작으로 꼽았다.


《영적 휴머니즘》은 현대 세속적 문명비판서요 정통종교와 신학의 난재극복

위에서 필자가 추천한 길희성 교수 역작 중 둘째번 책은 900여 페이지에 달하는 그의 마지막 저술작품 《영적 휴머니즘》이다. 이 책 안에서 우리는 길희성 교수의 모든 철학과 신학과 종교학의 결정체를 본다. 저자 길희성 교수는 이책을 저술하느라고 그야말로 온힘을 다해 집필하였기에 기력이 탈진되고 건강이 급속도로 약해져서 타계하신 것 아닐까라고 생각이 든다. 정신노동도 육체노동 만큼 인간의 기력을 소진하기 때문이다.

이 책 《영적 휴머니즘》은 21세기 이후 통과하지 않으면 아니되는 새로운 인간과, 세계관, 신관을 제시하는 상당히 혁명적 저술물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임마누엘 칸트가 계몽주의 시대 이성주의자들이 이성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을 가지고 모든 것의 재판관인양 우쭐되던 것에 비판을 가했다. 그러나, 인식불가능하다고 제한했던 신에 관한 물음과 인간의 영혼과 영성에 관해서 다시 깊이 성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철학적 표현으로 하면 ‘형이상학적 진리’를 근대 이후 인간들은 포기하고, 인간의 수학적 이성에만 몰두하는 유물론적-생물학적 인간관에 갇혀버렸고, 자연은 ‘우연과 필연’으로 운동하는 기계같이 생각하였다. 보수신앙계 안에서는 이성, 진화론, 역사현실비판을 말하면 신앙의 탈선으로 간주하고, 과학과 종교 혹은 이성과 신앙사이에 깊은 골을 만들고 말았다. 맹목적 신앙을 좋은 신앙이라고 착각하기에 이르렀다.

길희성 교수는 자신이 평생 인류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들과 종교적 영성가들을 연구한 결과, 그들은 모두 이구동성으로 표현이야 다양하지만, 
시림은 본질적으로 ‘영적 존재’이며
 ‘형이상학적 진리’ 곧 생명과 존재하는 것들의 궁극적 의미와 목적의 뿌리인 
‘신 혹은 궁극적 실재’는 
존재론의 핵심이라는 것을 재발견하고 그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참 사람다운 삶, 영성적이고 자유롭고 창조적 삶을 살고간 예수 그리스도, 임재선사, 마이스터 엑카르트, 해월 최시형등을 대표적 사례로 들면서 그들을 눈여겨 보라고 현대인을 독려한다.

길희성 교수는 말한다:
영적 휴머니즘이 요구하는 참 나는 가혹할 만큼 자기완성을 요구한다. … 세속적 휴머니즘의 이성과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 하기 어려운 높은 성인(聖人)의 경지를 우리 모두에게 요구한다.”


추모글을 쓰는 필자는 길희성 교수가 종교간 대화신학에 공헌한 학문적 공헌보다도 그 점이 더 중요한 주장이라고 느낀다. 이른바 라인홀드 니버 표현으로 말하면 ‘불가능한 가능성’이다.

인간은 모두 죄인이고 십자가 보혈로 구원받았다는 ‘원죄론과 구원교리’에 안주하면서, 타락 할 때로 타락해 있는줄도 느끼지 못하는 오늘날 
우리들 기독교인들의 ‘비본래적 존재의 평범성’에 경종을 울린다. 
길희성 교수가 주고가는 마지막 말은 예수님이 하신 말씀 “네 속에 있는 빛이 어둡지 아니한가 보라”(루가 11:35)는 말씀과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마5:48)는 말씀이라고 본다.

 그가 평생 믿은 그대로 길희성 교수는
  • 하나님께로부터 나와서, 
  •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살다가, 
  • 이제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가셨으니

모든 근심걱정 내려놓으시고 ‘영원한 빛과 사랑의 세계’ 곧 하나님 안에서 안식하시기를 빈다.

김경재 명예교수(한신대) soombat1940@hanmail.net
===

이은선
4 h  · 
<한국信연구소 오늘, 23.09.12 화>
-길희성의 영적 휴매니즘과 한국 信學-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길희성 교수님이 추구하셨던 영적 휴매니즘의 의식에 
  • 현대 여성주의 의식이 포괄되고, 
  • 불교 신비주의보다 더욱 철저히 여기 지금의 일상과 살림의 영성을 추구하는 한국 신유교 전통의 개벽의식이 포괄되면 
어떤 모습의 새 인류세를 위한 믿음과 영성이 가능해질까요? 
'神學에서 信學으로'의 추구가 찾아나가는 길입니다.

2023/08/10

인도철학사 - 길희성 2001

인도철학사 - 예스24



인도철학사 [ 양장 ]길희성 저 | 민음사 | 2001년
쪽수, 무게, 크기 319쪽

책소개

인도철학의 사적 객관과 각 학파들의 철학 사상을 소개한 인도 철학서이다. 인도의 철학적 전통은 그 장구한 역사와 철학적 깊이, 각종 문헌들의 풍부함과 다양성, 그리고 사상적 영향에 있어서 세계 어느 문화권의 철학과도 비견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의 인도 철학 연구는 지극히 미미한 상태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도철학사의 개요를 기술한 이 책의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목차
1. 인도철학의 형성
2. 인도철학의 체계적 발전
3. 교파적 철학
4. 현대의 인도사상

저자 소개
저자 : 길희성
서울대 철학과와 예일 대학교 신학과를 거쳐 하버드 대학교에서 비교종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 철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동 대학교 종교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는 『포스트모던 사회와 열린 종교』『일본의 정토사상』『환경과 종교』『전통 · 근대 · 탈근대의 철학적 조명』이 있고, 역서로는 『종교의 의미와 목적』『바가바드 기타』『불교의 이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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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7

[인도철학사] 제17장 불이론의 베단타철학 길희성

호암산방


[인도철학사] 제17장 불이론의 베단타철학
길희성

서울대학교 문리대 철학과 졸업. 하바드대학교에서 비교종교학 전공.
저서- Chinul, the Founder of the Korean Son Tradition
현재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 목 차 ▒
■ 제2부 인도철학의 체계화
제17장 불이론의 베단타철학
1. 샹카라 이전의 베단타철학
2. 샹카라의 불이론적 베단타 철학
3. 샹카라 이후의 불이론적 베단타철학

===


1. 샹카라 이전의 베단타철학 

▲ 위로 베단타라는 말은 본래 베다veda의 끝anta 혹은 목적이라는 뜻으로 우파니샤드를 가리키는 말이 다. 그러나 동시에 베단타는 우주의 궁극적이고 통일적인 원리를 탐구하는 우파니사드의 철학을 체계적으로 해석하고 발전시킨 철학체계를 지칭한다. 베단타철학은 인도의 여러 철학 가운데서 가장 많은 추종자들을 가져왔고 가장 영향력있는 철학으로서 과거 약 1000년을 통하여 다른 모 든 학파들을 지적활동에 있어서 압도하게 된 철학이다. 베단타철학은 그 근본경전으로서 우파니 샤드 자체는 물론이고, 우파니샤드 철학의 연장이나 다름없이 간주되는 바가바드기타와 또한 우 파니샤드의 다양한 철학을 간략하게 체계적으로 단명하고자 하는 베단타경 혹은 브라흐마경에 기초하고 있다. 브라흐마경은 서력 기원전 1세기경의 인도 인물로 추정되는 바다라야나가 저자로 전해져 왔으 나 그 내용상으로 보아 4-5세기경에 이르러 현재의 형태로 완성된 것으로 보여진다. 바라흐마경 에 의하면 상층계급의 사람만이 절대자인 브라흐만을 알 자격이 있다. 브라흐만에 대한 지식은 베다성전에 근거하며 인간의 독립적인 사고나 이론도 베다성전과 더불어 지식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브라흐만은 최고자, 인격적 존재, 순수한 정신적 실체, 순수한 유(있음)로서 상주편재 무 한불멸의 존재이다. 만유의 생기와 존속과 귀멸을 일으키는 존재로서 만유의 모태이다. 브라흐만은 세계의 질료인이기도 하며, 세계의 창조주이기도 하다. 브라흐만은 전변에 의하여 세계를 산출하며, 이렇게 전개돼 나온 현상세계는 세계의 원인으로서의 브라흐만과 다르지 않 다. 세계가 브라흐만으로부터 전개돼 나올 때는 공(빈 것, 하늘), 풍(바람), 화(불), 수(물), 지 (땅)의 순서로 전개되어 나오며, 이 다섯개의 원소가 다시 브라흐만으로 돌아갈 때는, 전개과정 의 역순으로 소멸한다고 한다. 세계의 창조와 존속과 귀멸(돌아가 소멸됨)의 과정은 무한히 반복된다. 개인아(개개인이 가진 마음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는 브라흐만의 부분이며 그것과 같지도 다르지도 않으며 무시(시작 점을 알 수 없는 아주 오래전)이래로 계속 되풀이 하고 있다. 업의 응보는 무전력(無前力)에 의



1. 샹카라 이전의 베단타철학 ▲ 위로
베단타라는 말은 본래 베다veda의 끝anta 혹은 목적이라는 뜻으로 우파니샤드를 가리키는 말이
다. 그러나 동시에 베단타는 우주의 궁극적이고 통일적인 원리를 탐구하는 우파니사드의 철학을
체계적으로 해석하고 발전시킨 철학체계를 지칭한다. 베단타철학은 인도의 여러 철학 가운데서
가장 많은 추종자들을 가져왔고 가장 영향력있는 철학으로서 과거 약 1000년을 통하여 다른 모
든 학파들을 지적활동에 있어서 압도하게 된 철학이다. 베단타철학은 그 근본경전으로서 우파니
샤드 자체는 물론이고, 우파니샤드 철학의 연장이나 다름없이 간주되는 바가바드기타와 또한 우
파니샤드의 다양한 철학을 간략하게 체계적으로 단명하고자 하는 베단타경 혹은 브라흐마경에
기초하고 있다.
브라흐마경은 서력 기원전 1세기경의 인도 인물로 추정되는 바다라야나가 저자로 전해져 왔으
나 그 내용상으로 보아 4-5세기경에 이르러 현재의 형태로 완성된 것으로 보여진다. 바라흐마경
에 의하면 상층계급의 사람만이 절대자인 브라흐만을 알 자격이 있다. 브라흐만에 대한 지식은
베다성전에 근거하며 인간의 독립적인 사고나 이론도 베다성전과 더불어 지식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브라흐만은 최고자, 인격적 존재, 순수한 정신적 실체, 순수한 유(있음)로서 상주편재 무
한불멸의 존재이다. 만유의 생기와 존속과 귀멸을 일으키는 존재로서 만유의 모태이다.
브라흐만은 세계의 질료인이기도 하며, 세계의 창조주이기도 하다. 브라흐만은 전변에 의하여
세계를 산출하며, 이렇게 전개돼 나온 현상세계는 세계의 원인으로서의 브라흐만과 다르지 않
다. 세계가 브라흐만으로부터 전개돼 나올 때는 공(빈 것, 하늘), 풍(바람), 화(불), 수(물), 지
(땅)의 순서로 전개되어 나오며, 이 다섯개의 원소가 다시 브라흐만으로 돌아갈 때는, 전개과정
의 역순으로 소멸한다고 한다.
세계의 창조와 존속과 귀멸(돌아가 소멸됨)의 과정은 무한히 반복된다. 개인아(개개인이 가진
마음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는 브라흐만의 부분이며 그것과 같지도 다르지도 않으며 무시(시작
점을 알 수 없는 아주 오래전)이래로 계속 되풀이 하고 있다. 업의 응보는 무전력(無前力)에 의

한 것이 아니고 신의 재정에 의해 받는 것이다. 인생의 궁극 목적은 브라흐만과의 합일을 통한
해탈에 있다.
해탈을 얻는 방법으로서 브라흐만의 명상에 의한 깨달음을 강조하고 있으며 브라흐만에 대한 깨
달음을 얻은 자는 죽은 뒤 신들의 길을 따라서 최후에 브라흐만에 이르러 브라흐만과 합일한다.
이렇게 해탈을 얻은 자는 세계의 창조와 유지의 힘을 제외하고는 절대자와 꼭 같은 완성과 힘을
갖춘다고 한다.
우리는 이미 우파니샤드 철학이 후기에 가서, 다분히 상키야samkhya적으로 발전되었음을 보았
거니와 상키야철학이 본격적으로 이원론적인 세계관을 전개함에 따라, 우파니샤드의 연구가들
가운데서는 이에 반발하여 우파니샤드의 본래적인 일원론적 사상을 옹호하려는 운동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브라흐마경은 이러한 상키야철학의 무신론적 이원론을 곳곳에서 비판하고 있
는 것이다.
브라흐마경은 내용이 지극히 함축적이고 간략해서 그 자체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많이
가지고 있다. 따라서 후세의 많은 철학자들은 이 경전에 주석서를 썼으며, 이들 주석가들은 각기
서로 다른 철학적 해석과 견해들을 보이므로 자연히 베단타철학 자체내에서도 이 주석들을 중심
으로 하여 여러 학파들이 성립되게 되었다.
모든 베단타철학자들은 세계를 여러 개의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실체들의 관계 속에서 파악하려
는 다원적인 견해를 배척하고 다양한 현상세계의 배후에 단 하나의 궁극적이고 통일적인 실재가
있다는 일원론적 세계관을 따른다. 문제는 어떻게 이 궁극적인 실재와 현상세계, 즉 물질 및 개
인의 영혼들과의 관계를 이해하는가에 따라서 베단타철학자들은 상호간에 차이를 보여주고 있
는 것이다.
궁극적인 실재(브라흐만이라 부르는)와 함께 서로 다른 실체들의 존재들도 인정하며 세계를 이
실체들의 상호 작용으로 설명하되 브라흐만은 그들을 초월하고 그들을 지배하고 조정하는 어떤
존재로 간주하는 견해가 있는가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의 모든 존재들은 유일한 존재인 브
라흐만이 다양성의 세계로 자기를 전개한 결과로서 나타나는 현현양태로서 이해하는 견해가 있
다. 그런가하면 또 다른 입장에서는 다양성의 세계는 유일무이한 실재인 브라흐만을 가리고 있
는 베일과 같은, 그러나 알고 보면 단지 가상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는 사상도 있는 것이
다.
현존하는 브라흐만경의 주석서 가운데서 가장 오래되고 또 가장 유명한 것은 약 800년경에 씌어
진 샹카라의 브라흐마경소로서 위에서 언급한 세가지의 견해 가운데서 세번째 입장을 옹호한 해
석서이다. 그러나 샹카라의 주석서를 통하여 우리는 그 전에도 브라흐마경에 대한 많은 해석과
주해가 가하여져 왔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샹카라의 철저한 불이론(不二論)인 철학적 입장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해석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이미 본대로 브라흐마경 자체의 철학적 입장은 샹카라의 불이론적인 철학과는 상당히 다
른 차이를 보여 주고 있으며 그의 불이론적 해석은 무엇보다도 그의 스승 고빈다파다
govindapada를 통하여, 혹은 직접적으로, 가우다파다 gaudapada라는 철학자의 사상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가우다파다는 만두키야카리카 mandukya-karika라는 만두키야 우파
니샤드의 철학을 다루는 논서의 저자로서, 그곳에서 그는 우리가 아는 한 처음으로 철저한 불이
론적 베단타철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샹카라는 이 만두키야 카리카에 대한 주석서를 썼으
며 거기서 샹카라는 베다의 불이론적인 철학이 가우다파다에 의하여 비로소 되찾아졌다고하여
가우다파다에 대한 상당한 존경심을 나타내고 있다.
가우다파다는 대승불교의 공관(空觀)사상이나 유식사상의 강한 영향을 받은 자로서, 그의 저서
에서 우리는 이들 불교철학에서 사용하는 술어들이나 비유 등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그
는 우파니샤드의 철학이 불타의 가르침과 일치한다고 믿었던 것처럼 보인다. 그는 일체의 생멸
하는 현상세계는 실재인 신의 불가사의한 힘의 환술에 의하여 나타나는 것이며 실재의 세계는
어떤 다양성이나 이원성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한다. 진제의 궁극적인 입장에서 볼 것 같으면 꿈
의 세계와 '깨어 있는 세계는 마찬가지이며 외부의 세계나 마음속에 나타나는 세계나 모두 우리
의 망상의 소산으로서 거짓 이라고 한다. 마치 어둠 속에서 밧줄을 뱀이라고 착각하는 것과 마찬
가지라는 것이다.
실재의 세계에는 주객의 구별이나 상이한 주체들과 객체들도 사라지며, 생멸도 인과도 없으며,
속박된 존재도 없으며 해탈을 원하는 자도 없다. 오직 빛나는 하나의 아트만만이 존재할 뿐이다.
가우다파다는 아트만을 무한한 공간에 비유한다. 개인아는 병속의 공간과 같이 제한된 것같이


보이나 결국 하나의 아트만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현명한 자는 요가의 수행을 통하여 이와 같은
인식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가우다파다는 이렇게 만물을 브라흐만의 가현으로 보는 베단타철학을 전개한 것이다. '마야'의
개념은 이미 "슈베타 슈바타라 우파니 샤드"나 '바가바드 기타'에 나타나 있지만, 거기서는 마야
란 어디까지나 신이 스스로를 다양성의 세계로 전개하는 창조적 힘을 의미했다. 그러나 그 후 점
차 마야는 인식주관의 무지, 혹은 우리를 속이는 신의 환술로서 이해하게 되었으며, 이것이 가우
다파다에 와서 결정적으로 가현설 혹은 마야설로 성립되게 된 것이다. 샹카라의 불이론적 베단
타 해석은 바로 이 입장을 대표하는 것이다.


2. 샹카라의 불이론적 베단타 철학 

▲ 위로
가우다파다의 철저한 일원론적인 실재관을 이어받아 불이론적 베단타 철학을 대성시킨 사람은
샹카라였다. 그는 "브르하드 아라니야카 우파니샤드"를 비롯한 주요 우파니샤드에 주석을 가했
으며 또한 "바가바드 기타"에도 주석서를 썼다. 그러나 그의 철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저서는 "브
라흐마경"에 대한 주석서 "브라흐마경소"로서 여기서 그는 여러가지 타학설들을 비판해 가면서
불이론적인 베단타철학의 입장을 확고히 다진 것이다. 그는 남인도 출생으로서 인도 각 지방으
로 여행하고 다니면서 자기의 학설을 전파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기의 철학에 입각한 종교적 실천을 위하여 불교의 사원들처럼 많은 출가자
들의 단체를 만들어 고행의 실천과 더불어 브라흐만의 지식을 추구하였다. 샹카라는 불교의 사
상적 영향하에 베다의 사상을 재해석함으로서 바라문교의 부흥에 크게 기여함과 동시에 이미 쇠
퇴해 가고 있던 불교에 큰 타격을 가하게 된 것이다.
샹카라에 의하면 참으로 존재하는 것은 모든 형상과 성질과 차별성과 다양성을 초월한 브라흐만
이라는 절대적 존재뿐이다. 그것만이 유일한 실제이다. 브라흐만은 절대적으로 동질적이며 아무
런 성질도 갖고 있지 않은 순수한 존재 그 자체이다. 이 브라흐만은 우파니샤드의 진리대로 인간
의 참 자아로서 (tad tvam asi, aham brahma asmi) 스스로 빛을 발하는 자명성을 가진 순수한 식
이다. 이 식은 브라흐만의 속성이 아니라 브라흐만 그 자체이다.
식으로서의 브라흐만 혹은 아트만은 모든 존재의 내적 자아로서 그 존재는 결코 의심하거나 부
정할 수 없는 가장 확실한 것이다. 왜냐하면 부정하는 행위 자체가 이 자아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자아는 모든 인식의 주체이기 때문에 결코 대상화하여 알 수 있는 것이 아니
다. 자아는 우리의 모든 정신적 작용 내지 인식활동을 통하여 그 배후에서 항시 빛을 비추어 주
고 있는 증인과 같은 존재로서 그 자체는 결코 인식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존재라고 한다.
샹카라에 있어서 실재의 개념은 부정될래야 부정될 수 없는, 끝까지 남아 있는 것을 말한다. '부
정된다'는 말은 어떤 경험된 사실이 또 다른 어떤 경험에 의하여 거짓됨이 드러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꿈속의 실재는 꿈에서 깨어난 후에는 실재성을 부정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
에서 샹카라에 의하면 자아는 도저히 부정될 수 없는 실재라는 것이다. 우리가 이미 고찰한 바
있는 자아의 네 가지 상태에 관한 우파니샤드 철인들의 사유가 나타내고자 하는 것도 바로 이 점
인 것이다. 즉 깨어 있는 상태에서나 꿈을 꾸고 있는 상태에서나, 깊은 수면에 빠져 있는 상태이
거나 선정의 상태이거나를 막론하고 결코 부정당함이 없이 항존하고 있는 순수식으로서의 자아
야말로 실재라는 것이다.
샹카라에 의하면 이러한 자아가 곧 다름 아닌 브라흐만이요, 브라흐만이 유일의 실재라 한다. 그
렇다면 우리 눈 앞에 보이는 일상적 경험의 다양한 현상 세계를 샹카라는 어떻게 설명하는가?
샹카라에 의하면 이 하나의 실제인 브라흐만은 우리의 무지나 환술의 힘 때문에 잡다한 이름과
현상을 가진 현상세계로 나타나 보이게 된다고 한다. 즉 세계는 브라흐만의 가현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샹카라의 이러한 입장을 브라흐만 가현설이라 부른다. 세계를 브라흐만으로부터
전개돼 나온 것으로 보는 브라흐만 전변설과 구별되는 이론이다.
양자 다 브라흐만을 세계의 질료인으로 보는 것은 마찬가지이나 전자는 세계를 브라흐만의 가현
으로 보고 후자는 세계를 브라흐만의 전변으로 보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양자 모두 결과가 원인
에 이미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에 인중유과론으로 간주되나, 브라흐만 가현설은 원인만이 실재하
고 결과는 원인의 가현이라고 보는 반면에, 브라흐만 전변설은 결과를 원인의 전변으로 보는 것
이다.
샹카라에 의하면 무지는 존재도 아니고 비존재도 아닌 규정하기, 어려운 어떤 것이다. 왜냐하면

브라흐만만이 유일한 실재이며 무지도 브라흐만에 근거해야 하는 고로 무지는 존재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이 현상세계를 나타내게끔 하므로 비존재라고도 할 수 없는 것이다.
무지의 본질은 샹카라에 의하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사물을 오인하게끔 하며, 그 위에서 다른 사
물을 보게끔 하는 가탁에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두울 때 길에서 밧줄을 보고 뱀으로 착각하
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실재로 존재하는 것은 브라흐만 혹은 아트만 뿐인데 사람들이 무지로 인
하여 잡다한 현상과 대상의 세계를 그 위에 뒤집어 씌워서 본다는 것이다.
샹카라에 의하면 이 무지의 영향으로 인하여 우리는 본래 아무런 속성도 없는 브라흐만을 세계
를 창조하고 지배하는 주재신으로서 인식한다고 한다. 이 신은 세계의 질료인과 능동인이며 성
스러운 베다를 고취해 냈고 세계의 윤리적 질서를 보호하는 자이다. 따라서 샹카라는 브라흐만
을, 아무런 속성도 없는 높은 브라흐만과 속성을 가지고 현상세계를 창조하는 힘을 가진 낮은 브
라흐만의 두 가지로 구별한다.
전자는 어떤 현상이나 속성이나 제한도 갖고 있지 않으므로 엄격히 얘기해서 우리의 언어로는
도저히 표현될 수 없는 순수한 존재이다. 우파니샤드에 따라서 오직 "무엇도 아니고 무엇도 아
니"라는 부정적 표현밖에는 할 수 없는 실재인 것이다.
단지 명상을 통하여 순수 존재와 순수 식으로 체험되는 것일 뿐이다. 반면에 주재신은 인격적인
신으로서 수많은 훌륭한 속성과 형상을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동시에 제한된 존재인 것이다. 이
신은 인간과 인격적인 관계에 들어갈 수 있으며 우리의 종교적인 경배의 대상이 되는 존재이다.
샹카라는 이렇게 '높은 브라흐만'과 '낮은 브라흐만'을 구별하고 있지만 때로는 그의 저서들을
통하여 두 개념을 엄격히 구별함이 없이 혼용하기도 한다.
무지는 또한 브라흐만, 즉 우주의 궁극적 실제인 최고아를 수없이 많은 제한된 개인아로 나타내
게끔 한다. 개인아란 다시 말해서 최고아가 무지의 영향 아래서 나타내게 되는 수많은 현상적 자
아들인 것이다. 마치 해나 달이 하나이지만 많은 물통에 비칠 때 여럿으로 나타나는 것과 같다고
한다. 혹은 한없는 공간이 좁은 병 안에서 제한된 공간들로 나타나 보이는 것과도 마찬가지라 한
다.
이렇게 절대아를 제한된 개인아로 나타나게끔 하는 것은 우리의 몸과 감각기관과 의근과 같은
한정적 부가물들의 영향 때문이며, 이 부가물들은 곧 무지의 소산인 것이다. 따라서 무지를 제거
하는 순간 우리는 제한된 현상적 자아가 망상일 뿐이며 실제로는 절대적 자아 즉 브라흐만 자체
임을 깨달아서 해탈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높은 브라흐만과 낮은 브라흐만, 최고아와 개인아의 구별은 높은 지식과 무지로 인
한 낮은 지식, 혹은 궁극적 진리와 세속적 진리의 구별을 초래한다. 용수와 같이 샹카라도 철저
한 일원론적인 존재론을 위하여 인식적 이체설을 주장해야만 한 것이다. 즉 궁극적 진리에 의할
것 같으면 개인아와 창조신은 어디까지나 모두 망상에 지나지 않으나 세속적인 진리의 차원에서
볼 것 같으면 개인아와 창조신, 속전과 해탈, 윤회 등이 모두 실재하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샹카
라는 이와 같은 지식의 이중성의 이론에 입각해서 베다와 '기타'와 '브라흐마경' 등을 철저히 일
원론적으로 해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분명히 베다는 개인아, 업, 윤회, 해탈, 창조, 주재신 등의 실재성을 인정하는 부분을 많이 갖고
있다. 정통 바라문교도로서의 샹카라는 이들도 다 베다의 성스러운 진리이므로 결코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그는 이체설에 입각해서 이 문제를 해결했던 것이다. 즉, 세속적 진리는 궁
극적 진리로 이끌기 위한 수단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베다는 양자를 다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
다. 결국 베다 자체도 다양성의 세계에 속하는 것으로서 이 세계의 언어를 통하여 우리로 하여금
무지를 제거하고 참다운 인식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모든 현상세계의 차별성과 다양성을 부정하고 최고아만의 유일무이한 실재성을 주
장하는 샹카라의 철학을 불이론적 베단타 철학이라 부른다.
여기서 한가지 유의할 점은 궁극적 진리의 관점에 따라서 현상세계가 비록 망상이라 할지라도
세계는 결코 '공중의 꽃'이나 '토끼의 뿔'과 같은 전혀 근거가 없는 망상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세계는 어디까지나 브라흐만이라는 실재를 근거로 하여 나타난 가현이지 전혀 사실무근의 환상
은 아닌 것이다. 샹카라는 또한 불교의 유식철학의 주관적 관념론을 배척한다. 샹카라에 의하면
외계가 비록 가상이기는 하나, 유식철학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식의 전변으로서의 주관적 가상
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가상이라는 것이다. 세계는 단순히 관념상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지각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생의 최고 목표는 지고선인 해탈에 있다. 샹카라에 의하면 해탈은 오직 지식에 의해서만 가능
하다. 선한 행위와 신에 대한 경배도 물론 해탈에 도움을 주지만 그들은 궁극적으로 무지에 근거
한 것으로서 우리를 현상의 세계에 계속 얽매는 것이다.
높은 지식은 지각이나 추론에 의하여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지식은 오로지 계시, 즉 베다의 공
부로부터 얻어진다고 한다. 베다 가운데서도 특별히 지식편인 우파니샤드의 가르침이 중요하다.
샹카라에 의하면 베다는 전체가 다 신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으로서 영원한 것이라고 한다. 이것
은 물론 세속적인 진리의 차원에서 얘기되는 진리이다.
우리는 이러한 이론을 통하여 샹카라철학의 전통성과 보수성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높은 지식
을 얻기 위하여 베다의 공부와 더불어 선한 행위와 명상, 특히 우파니샤드의 말들을 경건하게 숙
고하고 반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개인아가 곧 최고아라는 것을 아는 지식, 현상세계의 다양성과 윤회의 세계가 환상 뿐이라는 지
식은 모든 업을 파괴한다고 한다. 지식을 얻은 자에게는 업도 존재하지 않고 업의 결과인 육체도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에게는 또한 지켜야할 의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샹카라
에 의하면 지식은 업의 씨를 태워버린다. 그러나 이미 그 씨가 발아하기 시작한 업, 즉 현세의 원
인이 되고 있는 업은 파괴할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완전한 지식을 획득한 자라 할지라도 현재의 몸은 당분간 존속한다고 한다. 마치 도공의
녹로가 그릇을 다 만든 후에도 얼마 동안 계속해서 돌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라 한다. 그러나 깨달
은 자는 현재의 몸을 파괴할 수는 없으나 그것에 의하여 더이상 속임을 당하지는 않는다. 이것이
생해탈의 상태이며 사후에야 비로소 육체를 완전히 벗어버린 탈신해탈을 성취하는 것이다.
한편 낮은 지식의 소유자는 브라흐만을 자기의 자아로 깨닫지 못하고 창조신으로 믿고 숭배한
다. 샹카라에 의하면 이러한 사람의 영혼은 사후에 신들의 길을 통하여 낮은 브라흐만과 연합한
다. 이 상태는 아직 해탈은 아니지만 점차적인 해방을 통하여 완전한 지식과 해탈에 이른다고 한
다. 이보다도 더 낮은 단계의 사람은 높은 지식도 낮은 지식도 없는 사람으로서 단지 선행을 행
한 사람이며, 이들은 사후에 조상들의 길을 따라서 달에 도달하여 거기서 업의 보상을 누리고 난
후 또다시 지상에 태어난다고 한다.
이 때 윤회의 주체가 되는 것은 개인아이며, 이 개인아는 무지의 소산인 여러 부가물들을 동반하
고 사후에 존속한다고 한다. 우리의 거친 육체는 사후에 물질적 요소들로 되돌아가지만 개인아
는 다른 부가물들과 함께 존속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가물들에는 의근과 감각기관들, 목숨, 세신
이 있다.
여기서 감각기관이란 것은 육체적인 기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능력 혹은 씨를 말하며,
세신은 육체가 파멸한 후에도 남게 되는 '육체의 씨를 형성하는 미세한 요소들'을 의미한다. 이
러한 부가물들은 우리가 해탈을 얻기전까지는 영원히 개인아들에 부착되어 따라다닌다는 것이
다. 이밖에도 개인아는 미래의 생을 결정할 업의 소의를 변하는 부가물로 지니고 있다고 한다.


3. 샹카라 이후의 불이론적 베단타철학 

▲ 위로
샹카라의 불이론적 철학은 인도철학사에 있어서 오늘날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으며 그
는 인도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로서 추앙받아 왔다. 따라서 그의 철학은 수많은 그의 제자들과 추
종자들에 의하여 활발한 논의의 대상이 되어 왔으며 그의 저술들에도 다시 많은 주석서들이 씌
어지게 되었다.
샹카라의 제자인 파드마파다(9세기)는 "브라흐마경"의 처음 4절에 대한 샹카라의 주석의 복주인
"판차파디카"라는 중요한 저술을 했으며 이 주석은 프라카샤아트만(1100년경)의 "판차파디카주
해"라는 또 하나의 복주를 낳았다. 한편 샹카라의 제자 수레슈바라는 샹카라철학을 체계적으로
다루는 "나이스카르미야싯디"와 샹카라의 "브르하드아라냐카 우파니샤드"의 주석에 대한 복주를
썼다. 샹카라의 또 하나의 제자인 아난다기리도 "브라흐마경소"에 대하여 "냐야니르나야"라는 복
주를 저술했다. 한편 9세기의 바차스파티미슈라도 "브하마티"라는 유명한 주석을 써서 샹카라철
학을 독자적으로 해석했다. 또한 싸르바나주나아트만은 샹카라의 경소에서 요점을 간추려 "쌈크
셰파샤리라카'라는 강요서를 저술했다.
이들 샹카라의 추종자들에 있어서 논의된 중요한 문제중의 하나는 무지, 또는 환술의 존재론적

인 가치에 대한 문제였다. 이들은 대체로 무지나 환술을 상키야철학의 프라크르티와 같이 다양
성의 세계를 산출시키는 어떤 창조적인 원리로 보았다.
샹카라에 있어서 무지가 단순히 그로 인해 현상세계가 나타나게 되는 망상적인 힘이었다는 것에
비추어 볼 때 샹카라의 추종자들은 무지를 좀더 실체화해서 보는 경향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또한 무지는 모든 현상 세계를 나타나게끔 하므로 비존재라고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존
재라고도 할 수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지에 의하여 무지는 사라지게 되며 결국 브라흐만만이 유
일한 실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불이론적 철학자들은 모두 무지를 구성할 수 없는 어떤 것
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 무지가 누구에게, 혹은 어디에 속한 것인가라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이 문제를 둘러싼 여러 철학자들의 입장을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다. 단지 그 요지만을 말할 것
같으면 답은 두 가지 선택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무지는 브라흐만에 근거를 두고 브라흐만을 대상으로 하는 어떤 힘이라는 견해이고, 다
른 하나는 무지는 개인아에 근거하며 브라흐만은 무지의 대상은 되지만 소의는 될 수 없다는 견
해이다. 만다나미슈라와 바차스파티미슈라와 같은 베단타철학자는 후자를 택하고 있으며 바차
스파티의 주석서의 이름에 따라 '브하미티'학파라 부른다.
반면에 수레슈바라, 파드마파다, 프라카샤아트만, 사르바쥬나아트만 등의 학자는 전자의 견해를
취하고 있으며 이들을 프라카샤아트만의 주석서의 이름에 따라 '비바라나'학파라 부른다. 브라
흐만에 근거를 둔다고 하는 이론의 장점은 세계의 원인을 브라흐만 자체에서 찾는다는 것이나,
문제는 어떻게 무지가 순수식인 브라흐만에 근거할 수 있으며 어떻게 브라흐만 자체가 세계의
다양성에 책임을 질 수 있겠는가이다.
반면에 무지의 소의가 개인아이며 브라흐만과는 무관하다고 할 것 같으면, 문제는 무지가 브라
흐만을 떠나서 하나의 독립적인 힘으로 간주되는 것이며 논리적으로도 순환논법을 범한다는 것
이다. 즉 개인아가 이미 무지의 산물인데 어떻게 무지가 개인아에 속하겠느냐는 것이다. 이 모든
문제는 결국 현상세계를 브라흐만의 가현으로 보는 브라흐마가현설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난
점을 말해 주는 것이다.
샹카라의 불이론적 철학은 또한 슈리하르샤(A.D 1150년)와 그의 제자 칫츠카(A.D 1220)에 의하
여 새롭게 계승 발전되었다. 전자의 가장 중요한 철학적 저서는 '논파의 미미'이고, 후자는 슈리
하르샤의 저서에다가 주석을 썼을 뿐만 아니라 '진리의 등'이라는 독자적인 저서도 썼다. 이들은
특별히 불이론적 입장에 서서 경험의 세계에서 주어지는 여러 범주들을 실재론적으로 해석한 정
리철학을 공격했다.
슈리하르샤는 용수의 방법과 비슷하게 자신의 철학적 입장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기보다는 상대
방의 모든 사유의 범주들을 모순적인 것으로 떨어뜨리는 파괴적 변증법에 주력하였다. 결국 유
일한 실재인 브라흐만은 모든 현상세계의 사유의 범주와 언어를 초월한 실재라는 것이다. 현상
세계 또한 무지의 소산이므로 존재라고도 할 수 없고,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브라흐만을 근거로
하여 분명히 나타나 보이는 세계이므로 비존재라고도 규정할 수 없는, 규정불가능한 어떤 것이
다. 따라서 슈리하르샤에 의하면 이러한 모순적이고 불가사의한 세계에 대하여 어떤 범주를 채
용하여 분석을 하고 한계를 짓고 하는 행위는 궁극적으로 무의미하며 자기 모순에 빠지는 행위
라는 것이다.
슈리하르샤는 이 점에서 정리철학이 제시하는 여러 범주들의 정의와 설명이 공허하고 타당치 못
함을 밝히고, 결국 그 범주들은 정의할 수 없고 따라서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며, 이것은
현상세계 자체도 궁극적으로 규정할 수 없는 거짓 존재임을 말한다는 것이다. 슈리하르샤는 자
신의 논의까지도 포함해서 모든 철학적 논의가 결국 속체에 준한 것임을 말하며, 궁극적인 실재
는 직접적으로 깨달아야 하고, 진체와 속체의 구별마저 현상세계에서만 타당한 것이라고 얘기한
다.
슈리하르샤가 정리철학의 범주들을 비판함에 있어 주로 우다야나에 의한 정의들을 대상으로 하
여 이 정의들이 타당치 못함을 증명하려고 한 반면에, 그의 제자 칫추카는 좀더 나아가 범주들의
정의뿐만 아니라 범주들의 개념들 자체를 논파하려고 하였다. 그는 이러한 파괴적인 논파뿐만
아니라 그의 '진리의 등'에서 불이론적 베단타의 여러 중요한 개념들에 대하여 자신의 해석을 가
하고 있다.
그가 중관철학의 이체설을 미맘사학파의 쿠마릴라 브핫따의 비판으로부터 홍호하고 있음은 주
목할 만한 점이다. 그는 말하기를 이체의 구분은 어디까지나 현상세계에서 활동하는 지성에 의
해 하는 것이므로 궁극적으로는 비실재적이고 진리는 하나뿐이다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무지
속에 있는 한 우리는 이 구별을 할 수 밖에 없으며 속체를 의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

는 현상세계가 토끼의 뿔이나 공중의 꽃과 같이 전혀 근거없는 비존재가 아니라, 비록 가상이기
는 하나 브라흐만이라는 실재에 근거하여 나타나는 것이라는 불이론적 베단타철학의 실재관에
입각한 것이다

2021/10/31

알라딘: 영적 휴머니즘, 최고 종교학자 길희성이 꼽은 영적휴머니스트는


최고 종교학자 길희성이 꼽은 영적휴머니스트는

등록 :2021-08-10 
조현 기자 사진



인천시 강화군 내가면 심도학사의 서재에서 만난 길희성 서강대 명예교수. 조현 기자종교는 모든 가르침의 근원이다. 또한 종교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고, 살육하고, 전쟁을 일삼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도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고, 사회와 남북의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기는커녕 갈등과 적개심을 가장 부추기는 것도 종교라는 이름을 내세운 이들이다. 따라서 종교는 가장 고귀한 인간을 지향하지만, 평균적인 인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데 중세적 억압을 넘어 인류 진보가 얻어낸 ‘휴머니즘’과 이상적 종교성인 ‘영성’이 만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게 가능할까.


길희성(78) 서강대 명예교수가 <영적 휴머니즘>(아카넷 펴냄)이란 책에서 제시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길 교수는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신학으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철학과 교수와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를 거쳐 학술원 회원이기도 한 그는 2011년부터 강화도 고려산 자락에 ‘심도학사―공부와 명상의 집’을 지어 영성적 고전공부를 이끌어왔다. 지난 6일 심도학사에서 만난 길 교수는 평생을 씨름해온 종교적 여정을 마치고 정자에 쉬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무려 900여쪽의 이 책이 “인생의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길 교수는 크리스천이다. 외조부를 비롯해 집안에 목사와 장로들이 많다. 한완상 교수 등과 힘을 모아 새길교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는 보조지눌의 선사상을 연구해 불교를 가르쳤고, <보살예수>나 <길은 달라도 같은 산을 오른다> 같은 다원주의적 저작과 <아직도 교회 다니십니까>라는 책을 썼다. 부드러운 성품과 달리 독선적인 기독교에 대해서는 예언자처럼 매섭게 비판해와 보수개신교계에선 그를 반기독교인쯤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런데 그가 종교적인 책을 ‘최후의 작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기독교와 종교적 문제점을 날카롭게 비판해오다 왜 말년에 ‘영적 휴머니즘’을 들고 나왔나?

“목욕물이 더럽다고 목욕물과 함께 아기까지 버릴 수는 없다. 폭력적이고 비합리적인 종교는 외피고 본질은 영적 휴머니즘이다. 이제 종교적 인간보다는 영적 인간을 말할 때가 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전지구적인 문명 위기의 탈출구는 무종교도 아니고 세속주의도 아닌 제3의 길, 영적 휴머니즘에 있다는 것이 종교를 두고 평생을 씨름해온 내가 도착한 정착역이다.”

―‘영적 휴머니즘’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본래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존재로서, 모두 하느님의 고귀한 자녀라는 예수 자신의 가르침에 근거한 휴머니즘이다. 이런 영적 인간관은 불교, 힌두교, 그리스도교, 유교 등 세계 모든 주요 종교 전통의 공통적인 핵심이다.”



인천시 강화군 내가면 심도학사에서 만난 길희성 서강대 명예교수. 조현 기자―‘세속적 휴머니즘’으로는 부족하다고 보는 이유는?

“중세적 신본주의를 깨고 르네상스와 계몽주의를 거쳐 자유와 인권을 중시한 게 ‘세속적 휴머니즘’이다. 그러나 예수를 근대적 의미의 휴머니스트로 보는 것은 착각이다. 세속적 휴머니즘이 지향하는 자유가 절대적 가치가 될 수는 없다. 맹목적인 자유를 위한 자유가 되는 순간 에리히 프롬의 예견대로 독재나 전체주의로 도피하고픈 유혹을 느끼게 된다. 만인의 자유와 평등을 힘차게 외치고 출발한 프랑스 혁명 뒤에 공포정치가 도래한 것을 보라. 도덕과 공정한 정의, 영성을 상실한 근현대 서구문명의 한계를 세속적 휴머니즘이 보여주고 있다.”

―‘세속적 휴머니즘’에서 ‘영적 휴머니즘’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는?

“전통사회의 부조리한 사회제도와 관습에서 수많은 사람을 해방시켜준 계몽주의 이전이나 종교가 정치권력과 결탁해 질서를 유지하던 때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세속적 휴머니즘의 토대가 되는 이성과 상식에 반해선 안 된다. 하나의 종교 전통에 고착되거나 매달리지 않고, 배타적이지 않고 포용적이며, 자연계를 감싸면서도 초월하는 따뜻한 인간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개신교 신앙인으로서, 철학자로서 가장 큰 고뇌는 무엇이었나?

“그리스도교의 초자연주의적인 신앙과 정통 교리가 인간의 상식과 지성에 반하는 면이 너무 많고 크다는 사실이었다. ‘인간의 지성에 부담을 주거나 상식에 폭력을 가하지 않고, 종교가 좀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면 안 되나’ 하는 의문이 늘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철학자든 신학자든 무신론자든 유신론자든, 내가 아는 서구 사상사를 장식한 위대한 사상가 치고 이 문제를 가지고 씨름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영적 휴머니즘’이 그 고뇌에 대한 답인가?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신앙을 유치하게 만드는, 신과 인간을 유사하게 생각하는 신인동형적 사고, 그리고 성경을 문자주의적으로 이해하는 근본주의다. 많은 신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 못하고 고민하다가 결국 ‘묻지마 신앙’에 빠지거나, 아예 종교에 담을 쌓고 세속적 삶에 자신을 맡긴다. 이 불행한 양극단의 선택을 피하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인천시 강화군 내가면 심도학사에서 심도학사 학장인 길희성 서강대 명예교수가 거닐고 있다. 조현 기자―고뇌는 젊은 날 교회에서 시작됐나?

“그렇다. 영락교회 신자로서 한경직 목사의 설교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그러나 전혀 감동이 없었다. 한국 개신교 주류를 복음주의라고 하는데, 말로는 죄인 죄인 하지만, 실제로는 죄의식이라는 게 없다. 차라리 죄의식으로 괴로워하면 낫겠는데 다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고, 승리주의에 젖어 타종교를 무시하고, 미국을 할아버지쯤으로 여겨 역사의식이라는 게 없다. 기본적 이성과 상식을 무시해 세속적 휴머니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국 개신교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신학적 상식조차 없다는 것이다. 하느님에 대한 모든 이야기는 상징이고 ‘아날로지’(유비)다. 그게 신학의 가장 기본이다. ‘저 친구는 곰이다’는 말은 ‘인간이 아니고 진짜 곰’이라는 게 아니지 않나. 그런데 문자주의, 근본주의에 빠진 한국 개신교 목사와 신자들은 ‘진짜 곰’이라고 한다. 성서에 그렇게 쓰여있다는 것이다.”

―이성 없는 신앙은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 교회와 신학계는 이성을 너무 가볍게 여기지만, 이성 없는 신앙은 아전인수격으로 자기 욕망과 생각을 하느님의 뜻으로 둔갑시키기가 너무 쉽다. 중세를 대표하는 토머스 아퀴나스는 고대 그리스 철학을 이어 신앙과 이성을 종합하는 금자탑을 세웠다. 그러나 지금은 철학적 이성보다 과학적 사고가 지배하는 기술혁명시대다. 또 고대 그리스 철학보다 더 서양 철학자들이나 사상가들을 매료시키는 불교나 노장사상 등이 널리 알려졌다. 따라서 어떤 철학이나 종교도 상대성을 초월하지 못하는 다원적 세계에 살고 있다는 점에서 토머스 아퀴나스의 사상적 한계도 분명하다.”

―대표적인 영적 휴머니스트로 예수와 중국 선불교의 임제 선사, 독일 수도사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동학 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을 제시한 이유는?

“예수는 하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곧 인간에 대한 사랑임을 보여준 참된 인간이었다. 에크하르트는 내가 아는 한, 그리스도교 2000년 역사에서 하느님의 아들 예수와 우리 인간들 사이에 조금의 차이도 없다는 것을 대담하게 가르친 거의 유일한 인물이었다. 임제는 불교 냄새도 풍기지 않고, 어떤 특정한 이념과 관념조차 과감하게 벗어버리고, 아무런 사회적 지위도 없이 당당하게 사는 벌거벗은 참사람이었다. 최시형은 경천, 경인에서 나아가 경물까지 가르쳤다. 슈바이처보다 훨씬 먼저 인간중심주의까지 넘어선 것이다. 길을 잃은 문명의 앞길을 비춰주는 이들이 바로 이런 영적 선각자들이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well/people/1007175.html#csidx6d81bf98077c6628462c4a41b9aef68






알라딘: 영적 휴머니즘
영적 휴머니즘 - 종교적 인간에서 영적 인간으로   
길희성 (지은이)아카넷2021-07-01

924쪽

책소개

기독교 신자이면서 불교학을 전공한 종교학자 길희성 교수가 50여 년 동안 동서양 종교와 철학을 넘나들며 피력해 온 탈종교 시대의 종교론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저자의 학문적 역량을 총동원한 이 책은 저자의 학문인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책이 될 수 있다는 심정이 곳곳에 배어 있다.

이 책의 머리말은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전지구적인 문명 위기의 탈출구는 무종교도 아니고 세속주의도 아닌 제3의 길, 영적 휴머니즘에 있다는 것이 종교를 두고 평생을 씨름해 온 내가 도착한 정착역이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목차
머리글 7
I. 영적 휴머니즘
1. 두 가지 휴머니즘 29
2. 영적 인간관 95
II. 성서적 신앙, 형이상학적 신관, 세속적 휴머니즘
1. 유일신신앙의 종교와 형이상학적 종교 144
2. 예언자 정신 151
3. 형이상학적 신관의 대두 159
4. 유일신신앙의 의의 167
5. 역사의 하느님 신앙과 신의 섭리 175
6. 토마스 아퀴나스: 신앙과 이성의 종합 223
7. 유명론과 종합체계의 붕괴 229
8. 오컴, 종교개혁, 그리고 서양 근대의 태동 239
9. 계시와 이성에서 신앙과 과학으로 243
10. 유명론, 도덕실재론, 목적과 의미가 사라진 세계 247
11. 위기에 처한 성서적 신앙 269
12. 스피노자와 칸트 이후의 신학 283
13. 세속주의의 종교비판 293
14. 다원화된 현대세계와 종교다원적 신학 299
III. 자연적 초자연주의: 영적 휴머니즘의 신관
1. 두 가지 창조론 335
2. 새로운 신관의 기본 구도 351
3. 로고스와 원초적인 물질적 창조력: 신의 양면적 본성 379
4. 창조 개념과 인과성의 문제 429
5. 보편적 성육신의 관점에서 본 창조와 구원 459
6. 무(無)로부터의 창조? 489
7. 악과 신의 섭리 문제 519
8. 특별섭리와 신의 행위 539
9. 부활신앙과 부활사건 563
10. 진화적 창조의 의미 591
11. 형이상학적 신관과 인격신관 607
12. 신론 후기 643
IV. 영적 휴머니즘의 길과 영성
1. 10가지 극한적 질문들: 세속화된 근대 이성을 넘어 675
2. 새로운 영성 745
3. 영적 휴머니즘의 길을 배우다: 4명의 영적 휴머니스트 837
부록: 심도학사 개원 강연문 857
참고문헌 869
찾아보기 887
-
종교와 휴머니즘은 같이 갈 수 있을까?
P. 30
영성이란 신을 향한 갈망이며 신과의 일치를 위한 노력이다. 영성과 영적 삶은 종교의 존재 이유이자 목적이다. 종교는 현대 세계에서 사라질지 모르지만, 영성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본성상 영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종교적 배경을 지니고 영적 인간관에 바탕을 둔 영적 휴머니즘(spiritual humanism)은 서구 근대의 세속화된 인간관에 기초한 세속적 휴머니즘(secular humanism)과 여러 점에서 다르지만, 둘은 휴머니즘의 정신으로 함께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만 한
다.  접기
P. 118
영적 휴머니즘은 성령을 받고 싶어 하고 성령에 따라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에 내재하는 선험적인 영적 본성이라고 본다. 이 영적 본성은 인간이면 누구에게나 주어진 선험적(a priori)인 것이라는 말이다. 하느님에 의해 주어진, 혹은 하늘이 부여한, 성령을 갈구하고 성령을 받고 성령에 따라 살고 싶은 마음을 일으키는, 인간 모두에 주어진 하느님의 은총이고, 사람이면 모두에게 하느님의 거룩한 영을 수용할 수 있는 잠재적이고 선험적인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성리학적으로 말하면, 성령은 하늘이 부여한 인간의 본연지성(本然之性)이고 천성이다. 간단히 말해, 성령은 인간학적 개념이라는 것이다.  접기
P. 161
성육신 사상과 사건이 말하는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에서 인간과 하느님의 완벽한 일치(divine-human unity, 신인합일)가 이루어졌다는 진리다. 문제는 그리스도교에서는 이러한 본성상의 합일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교 한 사람에게서만 이루어졌다는 배타적 주장에 있다. 앞으로 우리는 성육신이 모든 사람의 잠재적 가능성이라는 시각,... 더보기
P. 214
나는 세계를 신의 유출 내지 현현으로 보는 진화적 창조 개념에 따라 예수뿐 아니라 모든 사람과 만물이 신에서 출현한, 혹은 신이 낳은 자식과도 같은 신의 육화임을 주장한다. 이러한 생각은 실로 ‘파격적인’ 보편적 성육신 사상임을 나 자신도 잘 안다. 천지만물이 하느님으로부터 출현하는 장구한 세월에 걸친 진화적 창조의 정점에서 출현한 인간은 모두가 예외 없이 하느님의 성육신이라는 귀하디 귀한 존재들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성육신은 2천 년 전에 유독 예수라는 한 사람에서만 일어난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인간 모두에 해당하는 보편적 의미와 진리를 가진 사건이라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의 성육신 사건보다 더 놀라운 사건은 우주 138억 년의 진통 끝에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라는 존재가 출현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접기
P. 319
인간의 무서운 편견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종교로‘부터’ 오는 편견이고, 다른 하나는 종교에 ‘대한’ 세속주의의 편견이다. 영적 휴머니즘은 이 두 가지 편견 모두로부터 자유를 주장하는 제3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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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 신문 2021년 7월 2일 학술 새책
세계일보 
 - 세계일보 2021년 7월 10일자 '새로 나온 책'


저자 및 역자소개
길희성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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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예일 대학교 신학부에서 석사학위를, 하버드 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비교종교학)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2011년부터 현재까지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명예교수이자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으로 있다. 현재 강화도 고려산 자락에 ‘심도학사-공부와 명상의 집’을 열어 종교간 울타리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영성을 추구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아직도 교회 다니십니까』, 『종교에서 영성으로』, 『종교 10강』, 『일본의 종교문화와 비판불교』, 『인문학의 길』, 『마이스터 엑카르트의 영성사상』, 『인도철학사』, 『일본의 정토사상』, 『보살예수』, 『지눌의 선사상』 등이 있다. 현재 길희성 전집(‘종교와 영성 연구’ 약 22권)을 순차적으로 출간 중이다. 접기
최근작 : <일본의 정토 사상>,<지눌의 선禪 사상>,<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영성 사상> … 총 39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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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탈종교 시대에 종교가 아직 살길이 있다면 그것은 종교에서 영성으로의
과감한 전환이다. 영성이야말로 종교의 핵이다.”

기독교 신자이면서 불교학을 전공한 종교학자 길희성 교수가 50여 년 동안 동서양 종교와 철학을 넘나들며 피력해 온 탈종교 시대의 종교론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저자의 학문적 역량을 총동원한 이 책은 저자의 학문인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책이 될 수 있다는 심정이 곳곳에 배어 있다. 이 책의 머리말은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전지구적인 문명 위기의 탈출구는 무종교도 아니고 세속주의도 아닌 제3의 길, 영적 휴머니즘에 있다는 것이 종교를 두고 평생을 씨름해 온 내가 도착한 정착역이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탈종교 시대에서 종교가 아직 살길이 있다면 그것은 종교에서 영성으로의 과감한 전환이며, 영성은 종교의 핵”임을 강조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종교간 그리고 성과 속의 경계를 넘어서는 제3의 길, ‘초종교적 영성’을 제안함으로써 유일신론을 넘어서는 ‘포월적 신관’을 제시한다. 인간 본연의 순수한 영성인 영적 휴머니즘을 회복하고 심화할 필요성과 종교의 유무를 떠나 개인의 진정한 ‘참 나’를 찾을 수 있는 열린 종교로의 전환을 거듭 강조한다.

I부 ‘영적 휴머니즘’에서는 세속적 휴머니즘과 영적 휴머니즘을 비교하면서, 두 가지 형태의 휴머니즘이 지닌 차이에도 불구하고, 둘이 손을 잡고 함께 현대문명을 주도해 나갈 시대적 사명을 안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II부 ‘성서적 신앙, 형이상학적 신관, 세속적 휴머니즘’에서는 세속적 휴머니즘이 등장하여 근대 문명을 주도하게 된 과정을 전통적 그리스도교의 성서적 신앙의 성격과 붕괴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사상사적으로 고찰한다. 아울러 전통적 그리스도교 신앙의 붕괴와 정신적 공백에서 오는 위기, 특히 목적론적 세계관의 붕괴를 초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근대 과학의 기계론적 사고와 세계관의 도전, 그리고 이로 인한 현대인들의 정신적 위기를 삶의 무의미성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 고찰한다.

III부 ‘자연적 초자연주의: 영적 휴머니즘의 신관’에서는 이 모든 문제의 근본원인이 그리스도교의 전통적인 초자연주의적인 신관에 있다는 판단 아래 ‘자연적 초자연주의’ 신관 혹은 ‘포월적 신관’이라고 부를 수 있는 하나의 대안적 신관을 제시한다. 자연적 초자연주의 신관에 따르면, 신에게는 양면적 본성(the bipolar nature of God)이 있어 신의 ‘로고스’와 ‘원초적인 물질적 창조력’이라고 불렀다. 이 두 개념은 신의 양면적 본성을 가리키는 말로서, 새로운 신관의 두 축이다. 둘은 물질과 정신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데카르트적인 이원론적 사고로는 결코 잡히지 않는다.

IV부 ‘영적 휴머니즘의 길과 영성’에서는 새로운 신관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영적 휴머니즘의 길과 영성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논한다. 첫째, 영적 휴머니즘의 길이 오늘의 세계를 주도하는 세속적 휴머니즘적 상식과 이성에 따른 가치들에 반하지 않고, 오히려 세속적 휴머니즘보다 더 성숙하고 힘이 있는 진정한 휴머니즘이라는 점을 논한다. 둘째, 영적 휴머니즘의 직접적인 사상적 토대가 되는 영적 인간관과 신관을 배경으로 하여 전개되는 영적 삶의 근본 성격을 논한 다음, 이러한 영적 휴머니즘의 영성을 가르침과 삶 속에서 실현한 영적 휴머니스트 네 명(예수,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임제 의현 선사, 해월 최시형)을 소개하고 살펴본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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