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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4

Amazon.com: Bernd Heinrich: Audio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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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s By Bernd Hein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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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of the Raven: Investigations and Adventures with Wolf-Birds Dec 27, 2015
by Bernd Heinrich, Norman Dietz, Tantor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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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Naturalist at Large: The Best Essays of Bernd Heinrich May 8, 2018
by Bernd Heinrich, Rick Adamson, Dreamscape Media, L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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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ees in My Forest Jul 24, 2019
by Bernd Heinrich, Tom Perkins, Tantor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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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World: A Season of Bounty Apr 3, 2009
by Bernd Heinrich, Mel Foster, Tantor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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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World: The Ingenuity of Animal Survival Jul 17, 2009
by Bernd Heinrich, Mel Foster, Tantor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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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전자책] 귀소본능 The Homing Instinct: Meaning and Mystery in Animal Migration

알라딘: [전자책] 귀소본능 : 행복과 생존의 본능, ‘귀소’의 의미를 찾아나선 세계적 생물학자의 세밀하고 집요한 탐사의 기록
귀소본능 - 환경부 2018 우수과학도서 선정, 국립중앙도서관 2018년 휴가철에 읽기 좋은 도서 선정   
베른트 하인리히 (지은이),이경아 (옮긴이)더숲2017-11-13원제 : The Homing Instinct: Meaning and Mystery in Animal Migration (2014년)

462쪽

책소개

환경부 2018 우수과학도서 선정, 국립중앙도서관 2018년 휴가철에 읽기 좋은 도서 선정 도서. 우리시대 최고의 생물학자이자 자연주의 작가인 베른트 하인리히가 동물들의 ‘귀소본능’에 관해 밝혀낸 경이롭고 감동적인 관찰의 기록. 마음의 고향인 메인 숲으로 늘 돌아가 살고 싶었던 하인리히는, 개인적 문제였던 ‘귀향’에서 출발해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들이 본능적으로 특정 장소로 향하는 현상을 깊게 탐구하기 시작한다.

<귀소본능>은 매년 망망대해를 넘어 알래스카 침엽수림의 터전으로 돌아오는 캐나다두루미 한 쌍부터, 물고기, 곤충, 새, 양서류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숲속 생물들의 이주와 귀향, 집짓기에 관한 하인리히의 세밀하고 집요한 탐사의 기록을 담고 있다.

최고의 과학자이자 작가, 예술가라고 불리는 하인리히는 특유의 “빈틈없고 절묘한” 문체와(LA타임스) 따뜻하면서도 섬세한 필치의 그림으로 대자연의 신비를 묘사한다. 세심하면서도 진득한 그만의 관찰법은 어느덧 독자를 고요한 숲 한가운데로 데려와 자연의 속삭임을 숨죽여 감상하게 한다.


목차
책머리에
시작하며

1부 | 태어난 곳, 옛집으로 귀향하다
캐나다두루미 밀리와 로이의 귀향
벌들의 경이로운 소통방식
저마다의 낙원을 찾아 이동하는 동물들
자연의 신호를 읽어내는 법
냄새로 어떻게 집을 찾을까
집터 후보지를 탐색하다

2부 | 동물들이 집을 짓고 가꾸는 법
정교하고 아름다운 동물들의 건축술
안락한 집을 떠나 대자연 속으로
집을 찾는 불청객들
우리 집 샬롯의 거미줄 집도 ‘특별하다’
사회성을 띤 동물들의 공동주택

3부 | 왜 회귀하는가
네 그루의 밤나무로 인공적인 숲 경계를 무너뜨리다
나무와 돌에 얽힌 집의 기억
우리가 즐겨 걷는 숲속의 길, 그리고 따뜻한 오두막집
따뜻한 온기를 품은 난롯가가 곧 집이 되었다
무리를 따라서

마치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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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2017년 11월 16일자 '북카페'
한겨레 신문 
 - 한겨레 신문 2017년 11월 16일자
저자 및 역자소개
베른트 하인리히 (Bernd Heinrich)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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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소로’ ‘현대의 시튼’으로 평가받는 하인리히는 뒤영벌 연구와 큰까마귀의 사회행동 연구를 통해 곤충생리학과 동물행동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생물학자이자 자연주의자다. 첫 책 『뒤영벌의 경제학』으로 미국도서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오른 이후, 자연사 부문 저술에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인 존 버로스 상(『까마귀의 마음』), L.L. 윈십 도서상(『숲에 사는 즐거움』), 미국 펜(PEN)클럽 논픽션 상(『생명에서 생명으로』)을 수상했다. 수십 권의 베스트셀러를 썼으며, 국내에서는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 더보기
최근작 : <훔쳐보고 싶은 과학자의 노트>,<귀소본능>,<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 총 82종 (모두보기)
이경아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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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한 후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번역해 왔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자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내셔널지오그래픽」을 한국판으로 옮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자연해부도감』 『농장해부도감』 『밀림으로 간 유클리드』 『우주의 점』 『골드바흐의 추측』 『블랙홀, 웜홀, 타임머신』 등이 있다.
최근작 : … 총 23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더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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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바다해부도감>,<바빌론의 역사>,<앨런 튜링과 함께하는 초등 두뇌 게임>등 총 136종
대표분야 : 집/인테리어 1위 (브랜드 지수 49,478점), 살림/정리수납 11위 (브랜드 지수 8,161점), 과학 12위 (브랜드 지수 181,359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우리 시대의 소로’ ‘현대의 시튼’으로 평가받는
세계적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의,
행복과 생존, 치유의 본능인 ‘귀소’에 대한 집요한 탐사의 기록

인간을 비롯한 수많은 동물들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집(home)’에 대하여, 그리고 생의 어느 순간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게 하는 ‘귀소본능’에 대하여 자연주의자로서의 철학, 생물학자로서의 통찰을 담은 따뜻한 자연과학책 『귀소본능(The Homing Instinct)』이 출간되었다.
저자인 베른트 하인리히는 뒤영벌 연구와 큰까마귀의 사회행동 연구를 통해 곤충생리학과 동물행동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생물학자이다. 첫 책 『뒤영벌의 경제학』으로 미국도서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오른 이후, 수십 권의 자연과학책을 펴내며 자연사 부문 저술에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인 존 버로스 상, L.L. 윈십 도서상, 미국 펜(PEN)클럽 논픽션 상을 수상했다.

그는 소로와 니어링 부부 등 많은 자연주의자들이 사랑한 지역이자 미국에서 가장 큰 삼림지대, 그리고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메인(Maine)주의 숲에서 손수 오두막을 짓고 자연 속 소박하면서도 조화로운 삶을 이어나간다. 인간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생활하는 자연스러운 삶의 기쁨을 아는 그가, 이번에는 먼 삶의 길을 돌아와 다시 마주한 고향, ‘집’을 둘러싼 동물들의 세계를 친근하면서도 생생하게 이야기한다.

마음의 고향인 메인 숲으로 늘 돌아가 살고 싶었던 하인리히는, 개인적 문제였던 ‘귀향’에서 출발해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들이 본능적으로 특정 장소로 향하는 현상을 깊게 탐구하기 시작한다. 『귀소본능』은 매년 망망대해를 넘어 알래스카 침엽수림의 터전으로 돌아오는 캐나다두루미 한 쌍부터, 물고기, 곤충, 새, 양서류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숲속 생물들의 이주와 귀향, 집짓기에 관한 하인리히의 세밀하고 집요한 탐사의 기록을 담고 있다.

최고의 과학자이자 작가, 예술가라고 불리는 하인리히는 특유의 “빈틈없고 절묘한” 문체와(LA타임스) 따뜻하면서도 섬세한 필치의 그림으로 대자연의 신비를 묘사한다. 세심하면서도 진득한 그만의 관찰법은 어느덧 독자를 고요한 숲 한가운데로 데려와 자연의 속삭임을 숨죽여 감상하게 한다.


‘우리는 모두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다’
숲속 생물들의 이주와 귀향을 둘러싼 경이롭고 감동적인 관찰의 나날

왜 많은 생물들은 생명의 시작점으로 다시 돌아가려 하는가. 하인리히는 기발하고 세밀한 관찰력과 정확한 연구를 바탕으로 자연과 생명의 신비를 파헤친다.
그는 대자연에서 느끼는 경이로운 광경에 감탄하며 끊임없이 질문한다. 예를 들면, ‘텍사스나 멕시코에서 시작해 5,000킬로미터에 이르는 장거리 비행을 마친 두루미는, 대체 어떻게 끝없이 펼쳐진 알래스카의 침엽수림 전역에 산재한 수천 곳의 얼음언덕 가운데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찾아 날아들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그리고는 어떤 사고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관찰하고 탐구한다. 캐나다두루미 밀리와 로이가 광활한 비행 끝에 귀향하는 과정을 행동 하나하나 주의 깊게 지켜보며, 새들의 감정 변화까지 고스란히 담아내는 장면은 감동을 자아낸다.

그뿐만 아니라 하인리히는 지구 전체를 무대로 삼아 태양, 별, 파도, 자기, 바람 등 자연의 신호를 읽어내는 동물들의 귀향방법을 구체적인 연구 결과와 사례를 동반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가 하면, 집에 찾아와 일 년을 함께한 거미 샬롯이 먹이를 잡아먹는 과정을 치밀하면서도 생생한 시선으로 포착한다. 나뭇가지를 오르내리는 작은 애벌레의 미세한 꿈틀거림도, 놀라운 건축기술을 보여주는 새들의 각양각색 집짓기도 어느 것 하나 놓치는 법이 없다.

하인리히가 어떤 특정 현상을 두고 의문을 가지는 과정은 그 자체로 신비하고 놀랍다. 동물들의 행동 연구로 유명한 과학자답게 단순 관찰에 그치는 것이 아닌, 늘 가정과 예측을 하고, 실험에 변수를 주며 결과를 꼼꼼히 비교 검토한다. 하인리히의 이러한 탐구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보면, 어느새 생물학의 색다른 묘미에 흠뻑 빠져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집’에 이끌리는 감정을 소홀히 하는 것은,
스스로의 생명활동을 저버리는 일이다

‘우리는 집을 어떻게 찾아내고 그것을 어떻게 자기 집으로 인식하는가?’라는 간단한 질문으로 출발한 하인리히의 지적 호기심은, 자연이 선사한 행복과 치유의 본능인 ‘귀소’ 메커니즘을 규명하면서, 인간과 수많은 동물들의 삶을 가능케 하는 집(home)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는다.

안식을 위해 집으로, 무리로 ‘회귀하고’ 싶은 건 인간만이 아니다. 하인리히는 숲속 생물들의 다채로운 세계를 통해 생의 여정 끝에 다시 마주한 ‘본연’의 모습을 일깨운다. 또한 자연 속에 존재하는 한 없이 작은 인간으로서, 우리들의 삶을 겸허히 직시하게 해준다.
알래스카에서 호주까지 1만여 킬로미터를 먹이는커녕 물도 마시지 않고 잠도 안 자면서 태평양을 가로질러 비행하는 큰뒷부리도요의 체중은 비행 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있다는 놀라운 이야기부터, 태양을 나침반으로 이용하는 개미, 은하수를 이루는 별무리를 이정표로 삼는 애기뿔소똥구리, 냄새를 이용해 자기가 태어난 고향으로 되돌아오는 연어, 단순히 ‘집’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집 주변에 고유의 주거지와 집을 지키기 위한 댐까지 건축하는 비버의 정교한 집짓기, 혼자서는 벌방을 만들지 못하지만 다른 벌이 해놓은 작업에 힘을 보태 동물의 왕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건축물을 탄생시키는 꿀벌까지, 하인리히는 대자연의 서사를 애정 어린 시선, 소담하고 일상적인 언어로 친근하게 소개하며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허물고 귀소성에 관한 솔직한 논의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알바트로스의 비행에서 시작된 ‘귀소’에 대한 궁금증은 여러 동물들의 귀향방법과 집짓기에 대한 이야기로, 나아가 진사회성을 띠는 동물들의 이야기로 이어지고, 현생 인류의 조상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이 왜 다른 동물들과 달리 ‘집’을 가진 이후 이동에 제약을 받고 집에 머물러 있어야만 했는지, 또한 왜 때가 되면 집을 떠나 ‘세상과 마주해야만’ 했는지 거대한 자연과 생태라는 관점에서의 자연주의자의 깊은 삶의 통찰이 돋보인다.

자신이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는 것은 삶의 가장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이지만, 여전히 명쾌한 해답을 얻지 못한 채 남아 있다고 하인리히는 말한다. 그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그 끝없는 의문을 파헤치기 위해 앞으로도 멋진 지적 탐험을 이어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탐사의 결과물들이 마음의 고향을 잃어버리고 사는 현대인들에게는 하나의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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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는 귀소본능과 방향감각이 뛰어나다. 비둘기의 귀소본능은 특별해 옛날부터 군에서 전령으로 활용하였다. 연어는 민물 하천에서 알을 까고 태어나 하류로 여정을 떠나 바다로 향한다. 바다에서 성장한 연어는 산란 시기가 되면 자신이 태어났던 상류로 거슬러 오른다. 연어는 태어난 곳으로 가기 위해 거센 역류를 헤쳐 나가야 하고, 때로는 폭포를 뛰어오르기도 한다. 민물에 도착한 연어는 알을 낳는다. 알을 낳은 연어는 일주일 이내에 죽는다. 동물들의 귀소 본능은 어떻게 발달하였을까. 수백에서 수천 킬로미터까지 물속을 헤엄치거나 하늘을 날아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회귀능력이 어디에 근원을 두고 있는지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 태양의 각도나 별의 위치 · 지형지물 등을 이용한다거나, 지구에 흐르는 자기장을 활용한다는 등 다양한 연구결과들만 나오고 있다.

 

정지용 시인은 ‘꿈에도 잊지 못할 곳’이라고 고향을 표현했다. 누가 고향을 어머니 품과 같다고 했던가.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벅찬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일상에 지친 그들이 영혼의 안식처로 찾아가는 곳이 바로 고향이다. 인간도 귀소 본능이 있는 동물이라 나이가 들수록 고향을 잊지 못한다. 미국의 동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Bernd Heinrich)는 동물과 인간의 귀소본능을 같은 의미로 봤다. 그의 말에 따르면 동물의 보금자리는 ‘집(home)’이다. 동물은 서식 환경이 어느 정도 갖추어져야 번식을 할 수 있다. 그들은 생존과 번식에 적합한 집을 찾아 나서기 위해 이동한다.

 

 

 




 

 

큰뒷부리도요라는 새는 알래스카에서 호주까지 고된 날갯짓을 한다. 이 새가 한 번 쉬지 않고 이동한다면 하루 평균 최대 1,500km까지 비행하는 셈이다. 작은 날개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기나긴 여정을 시작하기 전에 큰뒷부리도요는 자신의 체중을 불린다. 살집에 비축된 체지방은 장거리 이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주요 에너지다. 그들이 계속 날갯짓을 할 때마다 체지방뿐만 아니라 몸속에 있는 단백질까지 소진된다.

 

오감 중에서 가장 우수하고 가장 본능적인 감각이 후각이다. 귀소 본능에 충실한 동물들은 후각을 동원하여 고향으로 이동한다. 산 너머 꿀을 따러 날아간 벌은 정확히 집으로 돌아온다. 그들은 집에서 꿀이 있는 곳까지의 비행경로를 스스로 찾아내거나 동료로부터 전달받은 비행경로를 습득한다. 일벌들은 자신의 몸에서 생성되는 밀랍으로 벌집을 만든다. 비버는 강 속에 둥지를 만들어 그 주위에 나무를 잘라 댐을 쌓는다. 이렇게 하면 이동이 쉽고 천적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기 때문이다. 동물들은 자신에게 꼭 맞는 집을 지음으로써 위험을 피하고 번식의 기회를 늘린다.

 

귀소 본능은 먹이를 찾고, 번식하고, 자신과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생활방식이다. 베른트 하인리히는 동물의 귀소 본능 속에 집에 대한 그들의 애착을 확인한다. 단순해 보이는 동물의 보금자리에도 복잡한 원리가 숨어 있다. 동물들은 짝짓기와 새끼 기르기에 들어갈 노력을 고려하면서 최적의 보금자리를 찾아다닌다. 따라서 동물의 귀소 본능과 집짓기는 ‘생존을 위한 전략’이다. 알고 보면 동물들도 우리처럼 생존 욕구가 강하다. 고향을 찾아 먼 길을 이동하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은 생존에는 필수적인 욕구이며 중요한 기술이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있다. 역시 집에 있을 때 몸과 마음이 편하다. 평생 한집에서 계속 쭉 살면 좋겠지만,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라면 기존에 살던 집을 떠나 ‘새집’을 마련해야 한다. 동물들은 감각적 지식을 통하여 자기 종족들이 무엇을 먹어야 하는 가를 정확히 알고 그것만을 먹고 살아간다. 반면 인간은 태어날 때 감각적 지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교육을 통해서 그의 이해를 통해서 지식을 쌓아야 한다. 즉 지식은 피와 살이 되는 생존 전략이 된다. 과연 인간과 동물의 삶 중 누가 제일 힘들어 보이는가? 한 가지 삶을 선택할 수 있다면 당신은 어디로? 내 생각엔 둘 다 탄탄대로의 삶이라 볼 수 없다. 어차피 동물이나 인간이나 똑같다. 집 나가면 고생한다. 동물 주변에는 생존 욕구에 강한 천적들이 도사린다. 게다가 인간이 자연을 파괴할수록 고향으로 가는 여정이 점점 험난해진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동물과 인간은 옛집을 떠나 새집을 찾는 동안 고생한다.

 

    

 

 

※ Trivia

 

* 108쪽 본문 맨 밑에 ‘스콕홀름’이라는 괴랄한 단어가 박혀 있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의 오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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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2-06 공감(24)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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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자이자 이제는 철학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베른트 하인리히, 그를 ‘우리 시대의 소로’, ‘현대의 시튼’라고 부른다고 하는데요.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는 미국 동붑부 메인 주의 숲에서 자연과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는 이야기인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에 이어서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가 갖고 있는 귀소성을 탐구한 <귀소본능>을 읽고 나니, 그에게 주워진 수식어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네요.


귀소성, 그는 이를 “생존과 번식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 이동하고, 그렇게 찾아낸 곳을 자신의 필요에 맞게 만들고, 떠나갔던 보금자리를 찾아 되돌아오는 능력’이라고 정의 합니다. 길을 탐구하는 <온 트레일스>라는 책을 읽으면서, 화석에 남겨져 있는 고대 생물의 여정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이 역시 안정적인 곳으로 향해 움직이는 형태였던 것이 기억 나더군요. 그래서인지 이 책을 통해서 귀소 본능하면 떠오르는 연어나 장어 같은 어류나 비둘기나 철새 같은 조류뿐 아니라, 곤충이나 포유류까지 생명체가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귀소에서 빠질 수 없는 보금자리 그 것을 만들어낸 숲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의 건축기술도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둥지로부터 배우다>라는 책을 통해서 ‘동물축가’들의 놀라운 집짓기 능력을 본 적 있었는데요. 이 책에서도 삽화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더군요. 책을 읽으면서 전에 읽었던 책들이 떠오를 때가 많았는데요. 덕분에 여러 권의 책을 다시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그리고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에 인간 역시 빠질 수 없지요. 어떻게 보면, 베른트 하인리히가 귀향을 한 것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 것은 너무나 당연하겠지요. 문득 로버트 프로스트의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라는 시가 떠올랐어요. 더 없이 적막하지만 아름다운 자연에 빠져 들다가도 ‘자기 전에 몇 마일을 가야한다’라며, 자신을 다잡는 모습이 인간이 갖고 있는 귀소성처럼 느껴졌거든요. 는데요. 이야기 하는데요.  전작을 읽고 나서, 도시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이 너무나 자연과 멀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영화 폴리네시아의 신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모아나’에서 자연의 신호를 읽어내 항해를 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는데요. 곤충과 새들 역시 그런 방식을 너무나 정교하게 사용하고 있지요. 안락한 섬에 갇혀 어느새 항해를 하지 않게 되고, 그러한 자신들의 능력을 잃어버렸던 영화 속 인물들을 떠올리면서요. 어처럼, 우리는 잠재되어 있는 귀소본능 마저 무뎌지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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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17-11-30 공감(1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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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출신의 친구들이나 친척들이 종종 때때로 고향으로 돌아가서 살고 싶다고 말하는 걸 들으면 서울에서 태어나고, 서울에서만 살다온 나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도대체 어떤 감정인지를 이해하지 못해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곤 한다.

 

고향을 그리는 혹은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본능은 인간만의 것은 아니다. 동물들에게서도 그런 본능이 찾아볼 수 있다. 아니, 대부분의 동물들에게서 그런 본능인 귀소본능, 책에서 말한 귀소성을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귀소성을 이렇게 설명한다.

 

귀소성이란 생존과 번식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 이동하고, 그렇게 찾아낸 곳을 자신의 필요에 맞게 만들고, 떠나갔던 보금자리를 찾아 되돌아오는 능력을 말한다.(p.14)

 

저자는 귀소성을 보이는 동물들을 살펴 동물들이 보이는 이런 귀소성에 욕구, 감정, 어느 정도의 이성적인 모습이 담겨있다고 설명한다.

 

책을 읽으며 놀랐던 사실 중 하나는 1만 킬로미터에 가까운 거리를 날아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새들의 경우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미리 축적한 에너지를 남김없이 소진할 뿐 아니라 근육, 소화관, 내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신체기간이 손상돼 몸무게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사실이었다.

 

저자가 직접 관찰한 캐나다두루미의 귀향과 ‘출입 금지’ 신호에 대한 설명은 상당히 흥미진진했다. 춤사위와 걸음걸이에 대한 삽화가 함께 실어 독자의 이해력을 더해준다. 2부에서는 동물들이 집(저자는 이 책에서 동물의 ‘세력권’, ‘행동권’을 집으로 명명해서 설명한다)을 짓고 가꾸는 법을 설명하는데 우리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꿀벌의 집짓기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또한 소라게, 주머니나방, 누에나방 등의 집도 삽화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평상시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던 분야는 아니었지만 상당히 흥미진진한 내용이었다. 저자가 전해주는 동물의 모습들에서 자연의 신비를 살짝 들여다본 기분이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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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tato4 2017-11-29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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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멀고 힘들어도 집으로 돌아간다 새창으로 보기
따뜻한 삶읽기, 인문책 200



아무리 멀고 힘들어도 집으로 돌아간다
― 귀소 본능
 베른트 하인리히/이경아 옮김
 더숲, 2017.11.13.


어린 시절 나는 잎이 무성한 나무 밑처럼 자연으로 에워싸인 공간에 있는 걸 좋아했다. 거기서 바라볼 만한 전망이 있다면 더더욱 좋았다. (432쪽)


  우리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무리 힘들거나 괴로워도 집으로 돌아갑니다. 다리에 힘이 풀려도 어떻게든 집 쪽을 바라보며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끝내 힘이 다 빠져서 쓰러지더라도 집 쪽을 바라보기 마련입니다.

  집이라고 해 보았자 몇 평밖에 안 되는 조그마한 달삯방일 수 있어요. 그런데 이러한 집을 길을 안 잃고 잘 찾아갑니다. 사람으로서 집찾기를 돌아본다면 참 대단하지 싶어요. 술을 많이 마셔서 해롱거리는 사람도 참말로 용하게 집으로 잘 돌아가요. 이리하여 작은 새가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서 지난봄에 깃들던 둥지로 돌아오는 몸짓을 얼마쯤 고개를 끄덕이며 바라보곤 합니다. 이른바 ‘귀소 본능’이라고 하는 ‘집 찾는 몸’이란 모든 목숨붙이한테 다 다르면서 다 같이 있다고 느껴요.


거위나 백조와 마찬가지로 어린 두루미 역시 겨울나기를 하는 곳에서 번식지까지 날아가는 길을 부모에게서 배운다고 알려져 있다. (29쪽)

암수 한 쌍이 내는 금속성의 시끄러운 소리는 멀리서 날아오는 다른 두루미를 유인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소리를 통해 ‘출입 금지’ 신호를 보내는 것이 맞을 듯했다. (37쪽)


  베른트 하인리히 님이 쓴 《귀소 본능》(더숲, 2017)을 읽습니다. 이 책은 새를 비롯한 뭇목숨이 어떻게 ‘옛 보금자리’를 그토록 잘 찾아내는가를 살핀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은이가 어릴 적부터 찬찬히 지켜본 아름답고 놀라운 숲살림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지은이는 어릴 적부터 나무 밑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탁 트인 곳을 좋아했다고 하며, 드넓은 도시가 아닌 드넓은 숲이나 멧줄기를 바라보기를 좋아했다고 해요.

  어느 모로 본다면, 《귀소 본능》을 쓴 분부터 스스로 ‘옛 품으로 돌아온’ 셈입니다. 어릴 적에 늘 즐기거나 누리던 터전인 숲에서 살아가면서 일하는 길을 걷거든요. 도시 한복판에 있는 대학 연구실이 아닌, 숲에 마련한 오두막집을 연구실이자 일터이자 보금자리로 삼아서 지낸다고 하거든요.


이런저런 연구를 통해 우리는 바다거북이나 바닷새처럼 바다를 항해하거나 횡단하는 동물들이 끝없는 망망대해에서 수천 킬로미터를 헤매다 자신들이 태어난 작고 외진 지역의 집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10쪽)

이로써 연어가 냄새를 기억한다는 결론이 분명해졌다. 녀석들은 자기가 자랄 때 경험한 냄새에 이끌렸던 것이다. (156쪽)


  지구라는 별에서 한국은 매우 작은 땅덩이입니다. 이 한국에서도 도시나 시골 한 곳은 매우 작습니다. 이런 도시나 시골에 깃든 열 평짜리 집도 대단히 작지만, 백 평이나 천 평쯤 되는 집이라 하더라도 아주 조그마한 점 하나예요. 이런 점 하나를 느긋이 깃들일 터전으로 삼아서 하루를 짓는 목숨 가운데 하나가 우리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헤아려 보니, 시골집 처마 밑에 있는 제비집은 매우 작아 보입니다. 어미 제비 두 마리가 깃들면 꽉 차는 제비집인데요, 이 작구나 싶은 둥지에 알을 낳아 너덧 마리 새끼 제비가 자라요. 이 자그마한 둥지에 밤이면 새끼 제비랑 어미 제비가 서로 웅크려서 잠을 자지요.

  새벽이 되면 깨어나는 제비를 비롯한 새는 저마다 멀리 날아다니면서 먹이를 찾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서울에서 대전쯤 다니는 길이만큼 제비 한 마리가 날마다 날아다니며 먹이를 찾는다고도 할 만해요. 이러면서도 둥지를 잘 찾아서 돌아와요.


단순한 둥지는 ‘눈에 띄지 않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으며, 따라서 땅바닥에 살짝 파인 자국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둥지는 우리의 상상력을 시험하는 건축기술이 포함된다. 새들이 보여주는 놀라운 건축기술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형태는 공중에 매달린 둥지다. (204쪽)


  《귀소 본능》을 읽으면 지은이가 조그마한 뭇목숨을 얼마나 찬찬히 바라보거나 마주하면서 학문 연구라는 길을 걷고, 이 길에 즐거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벌레가 짓는 집을 지켜보면서 배웁니다. 새가 짓는 집을 바라보면서 배웁니다. 사람처럼 기계를 부리지 않는 벌레나 짐승이나 새인데, 대단히 놀랄 만한 집을 짓는다고 해요.

  문득 거꾸로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거미나 개미나 벌이나 새도 ‘사람이 지은 집’을 바라보면서 놀랄까요? 거미나 개미나 벌이나 새는 사람이 지은 집은 그들이 보기에 너무 커서 알아볼 수는 없을까요?

  또는 이렇게 헤아려 보고 싶습니다. 거미나 개미나 벌이나 새라면, 사람이 지어서 살아가는 집을 어떻게 여길까요? 재미있다고 여길 만한지, 흙으로 고이 돌아갈 만하지 않은 바보스러운 집짓기를 한다고 여길 만한지 궁금합니다. 사람 눈으로 보아도 어리석은 4대강사업 같은 일이 있었는데, 거미나 개미나 벌이나 새 눈높이로 이런 막삽질을 바라본다면 더더욱 어처구니없는 짓이라고 여길 만하지 싶어요.


녀석은 어째서 밤을 숨기려고 그렇게 멀리까지 날아간 걸까? 그렇게 하면 특정한 장소에 대한 기억력을 높일 수 있을까? 먹이를 멀리 숨겨두고 오가는 것이 가까이에 소량으로 먹이를 여기저기 숨겨두는 것보다 장소를 기억해내기 편한 걸까? (317쪽)

개간된 땅에 곰이 떨어뜨린 씨앗에서 오래된 사과나무가 시작된 것이라면 1830년대 아래쪽 계곡에 정착민들이 들어와 아사 애덤스를 비롯한 몇몇이 황소를 끌고 산비탈로 올라왔을 때 어느 정도 자란 사과나무를 발견했을 수도 있다. (339쪽)


  가까이에 먹이를 묻는 다람쥐나 새가 있고, 멀리 날아가서 먹이를 묻는 짐승이나 새가 있습니다. ‘가까이’라고 하면 보금자리에서 가깝다는 뜻이요, ‘멀리’라고 하면 보금자리에서 멀다는 뜻이에요. 사람으로 본다면, 살림돈을 은행에 맡길 수 있고 맞돈으로 집에 건사할 수 있습니다. 은행에 돈을 맡기더라도 여러 곳에 맡길 수 있을 테고, 값진 물건이나 금으로 바꾸어 건사할 수 있겠지요.

  더 따지고 들면, 땅을 파서 독을 묻어서 먹을거리를 건사하기도 하며, 냉장고라는 기계를 쓰기도 하고, 그늘이 지고 바람이 잘 드는 광을 마련해서 말린남새로 건사하기도 합니다. 사람 살림살이처럼 숲을 이루는 모든 목숨은 저마다 다르게 제살림을 가꿉니다.

  나무 한 그루에서 맺는 열매는 사람도 먹고 새나 벌레나 숲짐승도 먹습니다. 사람·새·벌레, 이렇게 셋이 한 알씩 나누어 먹는다는 콩 석 알 이야기처럼 우리는 예부터 지구라는 별에서 다 함께 살아왔습니다. 이런 틀에서 본다면 집을 찾는 길이란, 귀소 본능이란, 우리가 어떤 보금자리로 돌아가려고 하는 살림인가를 헤아리려는 몸짓이지 싶어요. 이웃 목숨을 살피면서 저마다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돌아보는 학문이란, 우리가 사람으로서 얼마나 슬기롭고 아름다우면서 너그럽게 이웃하고 어깨동무를 할 줄 아는 살림으로 나아갈 만한가를 생각하자는 뜻이라고 느낍니다.

  전남 고흥에서는 2월 26일부터 뭍바람이 바닷바람으로 바뀌었습니다. 새로운 철바람이 불어요. 곧 제비가 태평양을 가로질러 이 나라를 찾아올 테고, 우리 집 처마 밑에도 그리운 제비가 깃들리라 손꼽아 기다립니다. 어서 돌아오렴, 제비야. 2018.2.28.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책읽기)

* 이 글에 붙인 본문그림 석 점은 더숲 출판사에 말씀을 여쭈어 받았습니다 *
(그림 저작권 : Bernd Heinrich, 더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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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8-02-28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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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소 본능 새창으로 보기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의 후속편같은 책이다. 전작이 21세기의 월든이라면 이번 작품은 다소 21세기의 파브르 곤충기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 책은 3부작으로 이루어지는데, 1부는 철새, 연어, 벌 등의 귀소본능에 대한 이야기로 이 책중에서 가장 과학적으로 접근한 부분이다. 저자 자신이 수행한 연구에 대한 내용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연구도 소개되고 결과도 정리되어 있다. 2부는 동물이 건물을 짓는 법에 대해 소개되었는데, 1부에 비해서는 과학적인 접근이 줄어들고,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 동물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즐거워서 관찰하는 모습이 소개된다. 3부는 전작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에서 이어진다고 생각하는데 과학적인 내용은 거의 없어지고 자신이 자연과 함께 체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사슴을 사냥한다거나 거미를 관찰하면서 다른 곤충들을 거미의 먹이로 던져주는 모습 등이 보여진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저자가 자연을 재미있어 하지만 사랑하고 아껴주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다소 의아한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전작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은 자연 속에 있지만 자연볻는 저자의 마음이 소개되었는데, 이번 책은 자연에 대한 내용이 더 많이 나오고, 내용 자체도 흥미로울 뿐 아니라, 저자가 자연을 관찰하면서 그린 그림 등도 포함되어 되어 있어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도 자연에 대한 좋은 소개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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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2017-11-30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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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oming Instinct: Meaning and Mystery in Animal Migration Kindle Edition
by Bernd Heinrich  (Author)  Format: Kindle Edition
5.0 out of 5 stars    9 ra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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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story and science of how animals find their way home.

Home is the place we long for most, when we feel we have travelled too far, for too long. Since boyhood, acclaimed scientist and author Bernd Heinrich has returned every year to a beloved patch of woods in his native western Maine. But while it’s the pull of nostalgia that informs our desire to go back, what is it that drives the homing instinct in animals?

Heinrich explores the fascinating science behind the mysteries of animal migration: how geese imprint true visual landscape memory over impossible distances; how the subtlest of scent trails are used by many creatures, from fish to insects to amphibians, to pinpoint their home; and how the tiniest of songbirds are equipped for solar and magnetic orienteering over vast distances. Most movingly, Heinrich chronicles the spring return of a pair of sandhill cranes to their pond in the Alaska tundra. With his marvellously evocative prose, Heinrich portrays the psychological state of the newly arrived birds, articulating just what their yearly return truly means, to the birds and to those fortunate enough to witness this transcendently beautiful ritual.

The Homing Instinct is an enchanting study of this phenomenon of the natural world, reminding us that to discount our own feelings toward home is to ignore biology itself.



Publication date
August 1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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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Reviews
From Booklist
Naturalist Heinrich (Life Everlasting, 2012) returns with another richly crafted title that immerses readers in the wild world. In this outing he focuses on the mysteries of migration and the homing instinct while also delving into the personal story of his own Maine home. From such expected migrators as birds and butterflies to moths, eels, and grasshoppers, Heinrich’s elegant passages (with line drawings) wander in and out of discussions on long travels, dwelling construction (bees are primary players), and “home crashers,” which include bed bugs and other pests. His trademark wit and self-deprecating humor are evident throughout, especially in a delightful chapter highlighting the intricate web building and preservation of a spider he rightfully dubs Charlotte. The many small illustrations of easily overlooked creatures combine to bring a story of life into focus. Whether in Alaska for the annual return of a pair of sandhill cranes or researching the lives of his land’s previous owners, Heinrich doesn’t lose sight of his goal—to understand why creatures great and small all long for a return to home. --Colleen Mondor --This text refers to an out of print or unavailable edition of this title.
From the Inside Flap
A captivating exploration of the homing instinct in animals, and what it means for human happiness and survival

Acclaimed scientist and author Bernd Heinrich has returned every year since boyhood to a beloved patch of western Maine woods. What is the biology in humans of this deep-in-the-bones pull toward a particular place, and how is it related to animal homing?

Heinrich explores the fascinating science chipping away at the mysteries of animal migration: how geese imprint true visual landscape memory; how scent trails are used by many creatures, from fish to insects to amphibians, to pinpoint their home if they are displaced from it; and how the tiniest of songbirds are equipped for solar and magnetic orienteering over vast distances. Most movingly, Heinrich chronicles the spring return of a pair of sandhill cranes to their home pond in the Alaska tundra. With his trademark “marvelous, mind-altering” prose (Los Angeles Times), he portrays the unmistakable signs of deep emotion in the newly arrived birds—and reminds us that to discount our own emotions toward home is to ignore biology itself.


--This text refers to an out of print or unavailable edition of this title.
From the Back Cover
Praise for Life Everlasting

“Bernd Heinrich is one of the finest naturalists of our time. Life Everlasting shines with the authenticity and originality that are unique to a life dedicated to natural history in the field.” — Edward O. Wilson, author of The Future of Life and The Social Conquest of Earth

A Year in the Maine Woods: Heinrich, Bernd: Amazon.com: Books

A Year in the Maine Woods: Heinrich, Bernd: Amazon.com: Books
A Year in the Maine Woods Hardcover – January 1, 1995
by Bernd Heinrich  (Author)
4.5 out of 5 stars    105 ra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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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d Hein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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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graphy
Bernd Heinrich is a biologist and author of numerous books on the natural world. He lives in Richmond, VT, and in a cabin in the forests of western Ma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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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reviews from the United States
Critic at large
5.0 out of 5 stars Bernd Heinrich does it again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December 2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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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e read several of Heinrich's books and have never been disappointed. Some reviewers compare him to Thoreau, favorably or not. While in certain places he does evoke thoughts of Thoreau, that is not what he is trying to do, contrary to what some reviewers seem to think.

As a word-class biologist and naturalist, Heinrich approaches his story of life in the Maine woods from two vantage points. First, as a scientist/naturalist, and then as a long-time resident of the area of Maine he calls home. The two themes are interwoven with a seasonal view of life in his cabin.

Unlike Thoreau, who was an amateur nineteenth century naturalist and literary philosopher, Heinrich has the advantage of being both a keen observer and a trained scientist, albeit one who grew up surrounded by nature before receiving his academic research training as a physiological ecologist. While some might find the detail he presents in places to be too much, those who really wish to learn about combining the powers of observation with scientific insights will be richly rewarded.

I must take exception to the reviewer who termed this book an "ego trip".
Heinrich is hardly parading his vast scientific knowledge for the sake of seeming erudite. The man has garnered numerous scientific and literary kudos, for both his research and nature writing, so I suspect he hardly needs to engage in an "ego trip" by trying to ape Thoreau. In fact, given his vast knowledge of biology, I would say that he strikes a good balance between telling a personal story and presenting scientific facts and insights in the context of his experience.

Having spent a few years in the area of Maine that Heinrich loves and writes about so well, I think that he does a wonderful job capturing both the nature and the lifestyle of rural Maine. If you are the type of person who enjoys taking walks in company of expertise, you will enjoy this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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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an Carey
5.0 out of 5 stars A great, inspiring journal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January 3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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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inrich at his best. Although this book isn't his normal, scientific analysis of his surroundings, it is deeply inspiring. He shares his thoughts and experiences of his year of living in the Maine wo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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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 Ryder
5.0 out of 5 stars A raven review...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March 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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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planning to review this book, I changed my mind after perusing the reviews for "A Year in the Maine Woods." Most of them are by people who miss the point of his book (and, dare I say, life) entirely.
Yes, Bernd is foremost a Zoologist, and so does get a bit technical at times, but his over-whelming love of nature--and the sense that he's just a good guy doing what many of us are afraid to do (i.e. kick in our TeeVees and "get back to nature")--is enough for my vote.
In addition to the natural science found in these pages, I very much enjoyed his mundane, day-to-day observations (every time he made coffee or drank a beer, I inwardly smiled). He mixes his love for the woods with a few 21st-century earthly pleasures, as well he should. Of course he's no Thoreau, and I don't think he is in anyway trying to be. Still, he's a damn-sight closer to Nature and the ideas and mind of H.D.T than most.
Truly a pleasurable read. Thanks, Ber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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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P. Wolfe
5.0 out of 5 stars which I enjoyed so much that I expect now to read through ...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February 2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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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ve just started this after finishing Ravens in Winter, which I enjoyed so much that I expect now to read through Heinrich's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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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Kitty
5.0 out of 5 stars A must read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July 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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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read this book a number of years ago (and have two signed copies!) and I do love it. It is an intimate look at the nature surrounding Dr. Heinrich's cabin in the woods of western Maine. Yes, it's true that he did not live in solitude for a year with no human interaction, but the man did live in an unheated cabin during the Maine winter! Even Thoreau didn't live in complete solitude during his "year alone"-- he was only a mile and a half from others. This is a thoroughly enjoyable book to read and re-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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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
5.0 out of 5 stars Good boo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February 2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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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husband loves this book. Bought it as a gi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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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glas T. Hawes
3.0 out of 5 stars a pleasant year in the woods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October 1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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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grew up loving the woods of Southern New England and thus felt right at home with the author in his Maine woods. It is a light, somewhat disorganized read that for me was very relaxing. He is obviously very knowledgeable of the plants and animals present in his woods. These are not that different than the woods of my youth. But, I felt that it might not be as enjoyable a read for those that had not spent a fair amount of time learning about the plants and animals of the northeastern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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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Lane
5.0 out of 5 stars Loved it so much, I bought another for a gift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May 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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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sent a copy of this to my mother-in-law, another nature lover, and someone who is equally fascinated with the world as I am. I could not put this book down - I stayed up too late every night until I finished it. Just wonderful - so engaging and easy to identify with and relate to, even though I'm sure I will never get a chance to live as Heinrich did for that year, nor would I have the knowledge or the common sense, regardless. He is the most interesting p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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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reviews from other countries
Ina Gladstone
5.0 out of 5 stars Another good book from the USA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November 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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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can I say a wonderful BERND HEINRICH book again in very good condition just as described and the name Barton Lewis written on the book from the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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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Whitlock
5.0 out of 5 stars Bernd Heinrich decodes many secrets of the northeast forests.
Reviewed in Canada on May 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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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avorite author does it again. It's a book I couldn't put down. Highly recommended for anyone interested in what really goes on in the forest when we know what to look for. Easy reading and very enjoy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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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P
5.0 out of 5 stars Five Stars
Reviewed in Canada on December 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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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ell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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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A Year in the Maine Woods (1994년)

알라딘: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베른트 하인리히 (지은이),정은석 (옮긴이)더숲2016-09-19원제 : A Year in the Maine Woods (1994년)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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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384쪽153*215mm539gISBN : 9791186900154
주제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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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과학 > 생명과학 > 생물학
국내도서 > 과학 > 생명과학 > 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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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세계적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가 숲 속 생활에서 만난,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의 이야기. 미국 동북부 맨끝에 위치한 메인 주의 어느 숲 속. 직접 지은 통나무 오두막집에서 전기도 수도도 없이 생활하는 한 생물학자가 있다. 뒤영벌 연구와 큰까마귀의 사회행동 연구를 통해 곤충생리학과 동물행동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생물학자이자 자연주의자인 베른트 하인리히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5년 넘게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회의에 참석하고, 연구논문을 쓰는 생활을 반복하던 저자는,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홀로 숲으로 가겠다고 결심한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숲에서 사는 것이었다며, 어릴 때처럼 세상을 탐험하고 싶다는 순수한 욕구를 품은 채 숲으로 들어간다. 그가 정착한 메인 주의 숲은 소로와 니어링 부부 등 많은 자연주의자들이 사랑한 지역으로, 미국에서 가장 큰 삼림지대인 이곳에서 그는 자연 속 작은 삶을 시작한다.
목차
작가의 말

여름
새로운 여행 친구가 생기다 / 내가 사는 곳, 애덤스 힐 / ‘진정으로 고립된 삶’을 시작하다 / 용도가 다른 두 개의 나무, 목재wood와 숲woods / 새들이 노래하는 계절을 맞이하다 / ‘찰나의 영원함’ 같은 삶 / 미리미리 땔감 마련하기 / 잭, 마침내 떠나다 / 이 땅의 역사를 만나다 / 시간에 대한 집착 / 천천히 움직이는 생명체들의 경이로운 여정 /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무작정하는 일들 / 8월의 열매들 / 여름은 가고 / 숲이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아들과 새끼돼지 잡기 경기에 참가하다 / 천천히 걷다 보면 더 많이 보인다 / 하루의 끝에 최고의 즐거움이란 / 인간이 만들어낸 ‘가치’의 의미

가을
고요하고 아름다운 가을의 정원 / 장거리 달리기를 하는 이유 / 단풍의 강렬함에 다시 취하다 / 이 땅의 아름다움을 함께 즐기다 / 벌목과 개벌 / 흑파리 떼가 나타났다! / 무스를 먹고 무스를 만나다 / 집안일은 되도록 하고 싶지 않다 / 큰까마귀의 날갯짓, 시간이 멈춘 것 같다 / 날아다니는 씨앗들과 내 의식의 흐름 / 더 새롭고 더 중요한 것을 구분해내는 방법 / 장작을 태울 때도 기술이 필요하다 /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가을 숲의 향기와 소리 / 에너지와 숲과 야생을 만들어내는 나무 / 개벌지에 가다 / 찰리와 사슴 사냥을 하다 / …잭일까? / 혼자 힘으로 달을 알아가는 일의 즐거움 / 습관이 허물어지다 / 다양하게, 이끼처럼 지의류처럼 / 사냥하러 다니는 이유 / 불청객 흑파리 떼가 더 늘어나다 / 계절에 따라 털옷을 바꿔 입는 동물들 / 크리스마스이브의 추억을 떠올리다 / 나를 닮은 내 아이들 / 월식을 관찰하다 / 바람의 변화무쌍한 소리를 듣다 / 내가 먹은 우둔살 스테이크의 정체 / 겨울눈 그리기 /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 / 꿈에서 잭을 만나다

겨울
다람쥐가 숨겨둔 사과를 찾아 먹다 / 큰까마귀 길들이기 / 가족과 함께한 크리스마스 / 겨울 생태학 수업을 시작하다 / 허클베리 습지를 답사하다 / “이 차는 로드킬 당한 동물을 주우려고 멈출 수 있습니다” / 더 깊은 자연으로 야외 수업을 떠나다 / 쥐를 요리해 먹다 / 코요테를 사냥하는 사람들 / 달콤새콤한 애벌레 / 잃어버린 못에서 시작된 환경 테러리스트 시나리오 / 큰까마귀의 겨울나기를 관찰하다 / 동물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날 / 큰까마귀에게 줄 고기를 찾아다니다 / 2월 초순의 기쁜 소식들 / 100년에 한 번 오는 폭풍 / 폭풍을 온몸으로 느끼다 / 폭풍이 지나간 뒤에 / 눈 속을 걷다

메이플 시럽을 만들어 보기로 하다 / 수액 모으기 / 자작나무 씨앗으로 보는 생명의 신비 / 고치를 찾아 나서다 / 파리 떼의 귀환 / 꿈 / 느긋하게 얼음낚시를 즐기다 / 돌아오는 생명들 / 아름답게 잘 유지되는 삼림이란 / 봄비가 내리다 / 천천히 삶의 속도를 줄여가다 / 새들이 돌아오고 있다 / 첫 봄꽃이 피다 / 숲을 자유롭게 탐색하다 / 생명이 가득한 땅 / 빙어낚시를 하려면 / 새로운 둥지를 짓기 시작하다 /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것들 / 좋은 물고기와 그렇지 않은 물고기 / 나무들이 살아가는 법 / 나의 고향, 메인 숲으로 다시 돌아오다

베른트 하인리히가 만난 메인 숲의 생명들

책속에서
나는 무엇이든지 직접 해보는 것을 좋아한다.
직업은 동식물 연구가이자 과학자이지만 나 또한 한 사람의 인간이다. 내가 어떤 일을 꿈꾸고 원하든 간에, 결국 내가 하는 일이 곧 나 자신이다. 지난 25년 동안 나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서류를 작성하고, 메모를 보고, 회의에 참석한다는 것이다. 때때로 보조금을 신청하거나 논문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숲으로 가는 것이다.
최근 들어 가끔 나는 내가 아이 때 했던 것처럼 이 세상을 자세히 살피고 탐험하는 일이 여전히 가능할지 궁금해진다. 그때처럼 다시 자연을 만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상쾌하고 맑고 영원한 마법에 싸인 세상. 이제는 그저 이따금씩 떠오르는 그 생생함을 다시 맛볼 수 있을까?
반문명주의자인 에드워드 애비는 “맥주를 직접 만들어 마시고, TV를 없애버리고, 고기를 사냥해서 먹고, 오두막을 직접 만들고, 기분이 내키면 아무 데나 오줌을 갈길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난 이미 이런 조건들을 많이 갖추고 있긴 하다. 우리 가족이 미국으로 이주해온 이후 나는 메인 주의 시골에서 십대를 보내면서 사냥을 하고, 낚시를 하고, 덫을 놓는 법을 배웠다. 메인에서 만난 스승들은 이미 오래전에 내게 집에서 맥주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나는 라이플총을 가지고 있고 통나무 오두막은 벌써 지어놓은 상태다. 나머지는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그래서 한번 해보기로 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메인 주 이쪽 부근의 삶은 나무와 숲을 빼고는 상상할 수 없다. 어떤 사람은 나무를 땔감으로 쓰고 어떤 사람은 먹고살기 위해 나무를 잘라낸다. 많은 사람들이 종이, 터보건, 설상화, 사과 박스, 카누를 만들어서 생계를 유지한다. 이 모든 것이 나무로부터 나온다. 나무는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의 생명줄인 것이다. 이것이 문제다. 용도가 다른 두 개의 나무가 있는 것이다. 나무는 목재wood가 되기도 하고 숲woods을 이루기도 한다.
- <여름_ 용도가 다른 두 개의 나무, 목재wood와 숲woods> 중에서

6월 중순이 되자 잭은 날아다니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내가 일어나기도 전에 뜰 주변을 아침마다 신나게 날아다녔다. 그리고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죽은 자작나무 꼭대기의 앙상한 가지 위에서 한 번 더 날아다녔다. (…)
또 한 주가 지나자 잭의 곡예비행은 녀석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가 되었다. 그 예로 6월 20일에 잭은 적어도 뜰을 열 번은 돌았는데 매번 점점 더 숲에서 조금씩 멀어지면서 날았다. 이렇게 날면서 거슬리는 까악까악 하는 소리도 함께 냈는데, 빠르게 공기를 가르면서 날갯짓을 힘차게 해대며 내려갔다가 회전도 하고 뚝 떨어지기도 했다. 한번은 울새를 발견하고 쫓아갔는데 울새가 간신히 숲으로 도망치기 직전까지 거의 따라잡을 뻔했다. 녀석은 나비랑 노랑엉덩이울새의 뒤를 쫓기도 했다. 원을 그리며 나는 독수리 뒤를 쫓기도 했다. 실컷 날고 나면 잭은 항상 자작나무로 돌아와서 털을 다듬었다.
한번은 녀석이 털을 고르는 동안 새로 자른 장작을 오두막 안으로 옮기려고 했다. 문이 열린 것을 보자 녀석은 털 고르기를 멈추고 아래로 내려와서는 깡충거리며 들어왔다. 초대한 적도 없는데 말이다. 난 냅다 녀석을 집어서 밖으로 던졌다. 그러나 녀석은 땅에 닿기도 전에 다시 날개까지 쭉 펴면서 깡충거리며 되돌아 들어왔다. 나는 재차 던져주었다. 우와! 새로운 놀이다! 잭은 공중에서 몸을 돌려 더 빨리 되돌아왔다. 난 녀석이 얼마나 빨리 깨우치는지 보려고 계속 집어던졌다. 잭은 내가 자신을 계속 던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열다섯 번쯤 던지고 나자 나는 잭보다 내가 더 지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냥 녀석이 집안에 머물도록 내버려두었다. 녀석은 온 오두막 안을 정신없이 돌아다니며 철제 오븐 다리를 쪼고, 종이를 찢고 테이블 위로 올라 다녔다. 이제 그만. 다시 밖으로. 이번에는 문을 닫았다. 잭은 집 주위를 돌면서 날아다녔는데 평소의 남자답게 울던 소리가 아니라 짜증이 난 듯 짧고 높은 소리로 울었다.
- <여름_ 잭, 마침내 떠나다> 중에서

지금 나는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지붕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고 빵 굽는 냄새를 맡고 있다. 내 오두막은 가문비나무와 전나무의 통나무로 만들어졌다. 탁자 상판은 소나무고 다리는 벚나무로 되어 있다. 오늘같이 바람이 휘몰아치는 날에 안에서 따뜻하게 있을 수 있도록 미국꽃단풍나무와 물푸레나무로 불을 피웠다. 내 앞에 파노라마로 펼쳐진 숲의 경관이 눈을 즐겁게 한다. 새, 다람쥐, 들쥐, 수백만 마리의 곤충과 그 밖에 이곳에 살고 있는 다른 동물들을 떠올리자 마음이 평온해진다. 사슴, 무스, 눈덧신토끼 들이 나무줄기에서 잎을 뜯어먹고 목도리뇌조는 봉오리들을 먹으며, 나는 이 동물들을 필요할 때 잡아먹는다.
- <가을_ 에너지와 숲과 야생을 만들어내는 나무> 중에서

이 땅의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들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생생한 꿈을 꾸어본다. 난 내 아들 스튜어트가 이 땅이 주는 굳건하고 안정적이고 친숙한 느낌을 느끼며 이곳에서 자라고, 이곳을 고향으로 여기길 바란다. 또한 내가 아름다운 대자연의 어머니 같은 여인을 나의 이브로 삼아 이곳에서 사는 모습을 그려 보기도 한다. 땀에 젖을 때까지 일하고 나서 녹초가 되고, 숲을 치우고, 양과 꿀벌을 기르고, 메이플 시럽을 만들고, 숭어가 사는 연못과 딸기 밭을 관리하고… 우리는 농사를 지으며 살아갈 것이다.
- <가을_ 이 땅의 아름다움을 함께 즐기다> 중에서

겨울이 다가오자 오두막으로 도피해 오는 것들이 더 많아졌다. 새로운 생쥐 한 무리가 이미 이사를 왔다. 내 머리 바로 위쪽 천장의 좁은 공간에서 서로 쫓아다니며 놀고 뒹굴고 싸워대는 녀석들 때문에 밤에 잠을 못 잔다. 나는 오두막을 지을 때 사려 깊게 녀석들이 편히 살 수 있는 셋방을 마련해주었다. 사실 녀석들을 위해서 만들어놓은 공간은 단열을 위 한 장소기도 해서, 녀석들은 단열재인 스티로폼 판을 끊임없이 바삭바삭 밟아대었다. 스티로폼 조각이 흰색의 작은 눈송이처럼 천장 틈새로 내려 왔다. 하지만 눈송이와는 달리 녹아 없어지지도 않고 쓸어서치우려고 하면 그냥 돌돌 굴러서 도망갈 뿐이다.
커다란 검은 흑파리 떼도 밤에 내 침대 옆 불빛을 보면 같은 틈새에서 몰려나왔다. 어떤 녀석들은 천장에서 술이라도 취한 듯이 윙윙거리면서 시끄럽게 전동기 소리를 내며 돌아다니고 전등을 들이받기도 한다. 그러다가 내 이불 밑으로 기어들어온다. 이상적인 잠자리 상대는 절대 아니다.
내가 낮에 오두막을 따뜻하고 안락하게 덥히면 파리들은 역시나 무리지어 나타난다. 파리들을 이제는 다 죽여버렸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나 보다. 지난 며칠 동안 여러 번 창문이 흔들릴 정도로 많은 수가 모였다. 어쨌든 한동안이다. 나는 더스트버스터(소형 충전식 청소기)를 위한 새로운 광고 문구를 제안할 생각이다. “과학자가 자기 집에서 더스트버스터로 파리 1만 2,800마리를 빨아들였습니다! 여러분도 더스트버스터 하나쯤 장만하시죠.” 아니면 <리플리의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제안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자기 방에서 참을 수 있는 파리의 수는 몇 마리일까요” 나도 모른다. 하지만 1만 2,800마리의 파리 떼가 도대체 얼마나 되는 양인지 궁금하다면 알려주겠다. 9컵 반의 분량이다.
내가 파리를 난생 처음 보았다면 사실 경이로운 생명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파리가 멸절될 위기는 절대로 없다. 오두막에 있는 파리들을 지난 수년간 없애왔지만 이듬해에 그 수가 줄어드는 법이 없었다.
- <가을_ 불청객 흑파리 떼가 더 늘어나다> 중에서

어젯밤에 학생들이 도착했다. 작은 그룹을 이루어 함께 언덕을 올라왔다. 우리는 오두막 앞에 불을 커다랗게 지펴놓고 주변에 둘러서서 독한 술을 나눠 마셨다.
매년 1월에(방학 중에) 나는 동절기 생태학을 신청한 고급반 학생 열두어 명을 오두막으로 부른다. 이 수업은 한 주에 세 번씩 월·수·금 10시 에 수강하는 과정이 아니다. 이 수업은 15일 동안 매일 하루 종일 참석해야 하는 수업이다. 나는 매번 처음부터 학생들에게 이 수업이 배우기에 까다로울 뿐 아니라 춥고 불편한 조건을 극복하고 다른 사람과 잘 어울려 지내야 하는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이 수업을 통해 모든 것을 함께 겪으면서 우리에게는 공동체 의식이 생겨나게 되고, 헤어질 무렵에는 집단으로서의 ‘체험’을 했다고 느끼게 된다.
오늘 아침에 나는 평소처럼 동이 틀 무렵에 일어났다. 내가 오븐 근처를 왔다 갔다 하는 소리와 갓 뽑은 커피에서 나는 향 때문에 학생들이 슬리핑백에서 눈을 뜨기 시작하였다. 나는 첫날 아침에는 으레 동물 흔적을 찾으라며 학생들을 산책하라고 내보내곤 하였다.
우리는 아침으로 오트밀을 먹고 바로 출발했다. 내린 지 3일 된 눈이 쌓여 있어서 며칠 동안의 동물의 활동이 잘 드러나 있기 때문에 오래된 흔적과 갓 생긴 흔적을 비교하기에 적당했다. 동물의 흔적 위로 눈이 완전히 덮이지 않고 얕게 쌓여 있고, 약간 질척거렸기 때문에 더 눈에 뜨인다. 오후가 되어 터덜터덜 되돌아오기 전에 우리는 코요테, 사슴, 수달, 아메리카담비, 눈덧신토끼, 족제비, 붉은다람쥐, 흰발생쥐, 들쥐, 목도리뇌조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운이 좋은 날이었다.
- <겨울_ 겨울 생태학 수업을 시작하다> 중에서

우리의 급속 냉동고에는 들쥐가 많았는데, 큰까마귀가 먹고도 남을 양이었다. 그렇지만 큰까마귀들은 이미 죽은 송아지 고기를 실컷 먹은 뒤였다. 들쥐의 양이 여유 있다고 생각되었다. 쥐를 먹을 준비를 하려면 먼저 해동시킨 다음 가죽을 벗기고 내장을 끄집어낸다. 그 다음에는 씻어서 조심스럽게 빵가루를 묻힌다. 검은색 냄비에 올리브오일을 붓고 쥐를 볶은 다음 물을 약간 붓고 뭉근한 불에 조린다. “이거 정말로 먹을 건가요” 데이브가 궁금해했다.
나는 한 번에 30개 분량을 준비했다. 고기가 갈색이 되고 바삭해지자 미심쩍어하는 데이브의 질문은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되었다. 삶의 다양한 면을 잘 인식하고 있는 제시카가 아무렇지도 않게 하나를 들고 씹으며 호들갑을 떨지 않고 사실 그대로 말했다. “이거, 꽤 맛있네요!” 제프도 하나를 먹어보더니 아무 말 없이 하나를 더 집어서 이번에는 바비큐 소스를 찍어 먹는다.
갑자기 모두들 다가왔고, 쥐들은 나초와 살사보다도 더 빨리 사라졌다. 쥐들이 두 번째로 조려지기도 전에 첫 번째로 내어놓은 쥐들이 다 사라졌다. 앵커 스팀 맥주도 줄어들고 있다.
- <겨울_ 쥐를 요리해 먹다> 중에서

우리는 삶이 ‘원래’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무에게 그리고 대부분의 다른 생물에게 삶이란 그 자체로 ‘제비뽑기에서의 행운’과도 같은 것이다. 모든 성공에는 행운이 뒤따라야만 한다. 개인적인 차이는 중요하지만, 대부분은 동등하게 태어난다.
우리가 물려받는 세상은 계획된 체계라기보다는 혼돈 속에 존재한다. 그리고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기분이 들뜨고 즐겁고 낙천적이게 된다.
- <봄_ 파리 떼의 귀환> 중에서  접기
이 땅의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들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생생한 꿈을 꾸어본다.
난 내 아들이 이 땅이 주는 굳건하고 안정적이고 친숙한 느낌을 느끼며 이곳에서 자라고, 이곳을 고향으로 여기길 바란다. 또한 내가 아름다운 대자연의 어머니 같은 여인을 나의 이브로 삼아 이곳에서 사는 모습을 그려보기도한다.
땀에 젖을 때까지 일하고 나서 녹초가 되고, 숲을 치우고, 양과 꿀벌을 기르고, 메이플 시럽을 만들고, 숭어가 사는 연못과 딸기 밭을 관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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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베른트 하인리히 (Bernd Heinrich)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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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소로’ ‘현대의 시튼’으로 평가받는 하인리히는 뒤영벌 연구와 큰까마귀의 사회행동 연구를 통해 곤충생리학과 동물행동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생물학자이자 자연주의자다. 첫 책 『뒤영벌의 경제학』으로 미국도서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오른 이후, 자연사 부문 저술에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인 존 버로스 상(『까마귀의 마음』), L.L. 윈십 도서상(『숲에 사는 즐거움』), 미국 펜(PEN)클럽 논픽션 상(『생명에서 생명으로』)을 수상했다. 수십 권의 베스트셀러를 썼으며, 국내에서는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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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석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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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콴틀란대학교에서 조경설계기술을 공부하고 건국대학교 농축대학원에서 원예치료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조경회사를 운영하며 원예치료사 및 정원설계사로 일하고 있으며,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자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영국 왕립원예학회가 알려주는 우리집 화분 식물 가꾸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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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소개
더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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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바다해부도감>,<바빌론의 역사>,<앨런 튜링과 함께하는 초등 두뇌 게임>등 총 136종
대표분야 : 집/인테리어 1위 (브랜드 지수 49,478점), 살림/정리수납 11위 (브랜드 지수 8,161점), 과학 12위 (브랜드 지수 181,359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우리 시대의 소로’ ‘현대의 시튼’으로 평가받는 세계적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가 숲 속 생활에서 만난,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의 이야기

미국 동북부 맨끝에 위치한 메인 주의 어느 숲 속. 직접 지은 통나무 오두막집에서 전기도 수도도 없이 생활하는 한 생물학자가 있다. 뒤영벌 연구와 큰까마귀의 사회행동 연구를 통해 곤충생리학과 동물행동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생물학자이자 자연주의자인 베른트 하인리히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5년 넘게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회의에 참석하고, 연구논문을 쓰는 생활을 반복하던 그는,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홀로 숲으로 가겠다고 결심한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숲에서 사는 것이었다며, 어릴 때처럼 세상을 탐험하고 싶다는 순수한 욕구를 품은 채 숲으로 들어간다. 그가 정착한 메인 주의 숲은 소로와 니어링 부부 등 많은 자연주의자들이 사랑한 지역으로, 미국에서 가장 큰 삼림지대인 이곳에서 그는 자연 속 작은 삶을 시작한다.
구불구불한 잡목림 지대를 지나 사륜자동차로 가파른 언덕을 800미터 정도는 더 올라가야 나오는 깊은 숲 속, 물을 길으려면 저지대 우물까지 가야 하고, 직접 땅을 파서 변소를 만들며, 양동이 바닥에 구멍을 뚫어 만든 샤워기로 얼렁뚱땅 빠르게 몸을 씻어내야 하는 조금은 고독하고 번거로운 생활이다. 하지만 밤이면 심심치 않게 코요테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달리기를 하다가 사슴과 마주치거나 집안에 침입한 수십 마리의 생쥐들과 전투를 하기도 하는 메인 숲에서의 생활은, 그에게 있어 매일 신비한 자연이 새롭게 펼쳐지는 최고로 '호사스러운 삶'이었다.

숲 속의 생활에서 발견한 공존과 느린 삶의 가치

이 책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는 '존 버로스상' 'L.L윈십 도서상' '미국 펜(PEN)클럽 논픽션상' 등을 수상하며 사랑받고 있는 자연작가이자 최고의 동식물학자인 저자가, 세밀한 관찰과 집요한 탐구정신을 바탕으로 숲 속 생활에서 만난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는 자연 생태 에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대자연의 서사를 따뜻하면서도 섬세한 필치의 그림과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하게 녹아난 수려한 글로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어, 생명의 경이와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 숲 생활의 즐거움을 생동감 넘치게 그려냈다.
자연이라는 끝이 없는 배움의 터전에서 늘 호기심과 질문의 끈을 놓지 않는 저자를 통해 우리는 '자연이 우리들에게 가르쳐주는' 것이 무엇인지, '의식을 갖고 살아갈 때 작은 것에서 어떤 극적인 일들을 발견할 수 있는지'를 깨닫고, 나아가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땅 위의 이끼와 지의류부터 꽃과 나무, 곤충, 양서류, 날짐승, 야생동물까지
매순간이 신기한 생물학자가 선보인 자연주의 철학의 백미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자유롭게 숲 속 자연과 조우하고, 발 닿는 대로 걷고 뛰며, 작은 것 하나하나에 주목하고 귀를 기울이는 삶. 하인리히의 숲 속 생활은 늘 주위를 세심히 관찰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발견해나가는, 생명이 꿈틀대는 삶이었다.
숲 생활이 한적하고 여유로울 거라는 선입견이나 짐작과 달리, 저자는 '시간에 대한 집착'이 심해질 정도로 매일매일을 바쁘게 보낸다. 그가 숲에서 하는 일들은 다음과 같다. 집안에 침입한 흑파리들의 개체 수를 일일이 세고(1만 2,800마리 또는 9컵 반), 가을철 낙엽의 다채로운 색깔을 끝없는 목록으로 하나하나 기록하고(밝은 레몬빛 노란색, 핏방울 같은 점이 난 노란색 등), 나무에서 주운 애벌레들을 맛보고(월동하는 왕개미처럼 글리세롤의 단맛, 견과류의 맛), 쥐를 요리해 먹는(가죽을 벗기고 내장을 끄집어낸다, 씻어서 조심스럽게 빵가루를 묻힌다, 냄비에 올리브오일을 붓고 쥐를 볶은 다음 불에 조린다) 등 지루할 틈 없이 각양각색의 다양한 일과가 펼쳐진다. 겨울이 오기 전 미리 장작을 패고 오두막을 보수하는 일이나, 자신이 명예교수로 재직 중인 버몬트대학교의 겨울 생태학 수업을 메인 숲 그의 터전에서 함께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뛰어갈 때보다 천천히 산책할 때, 새로운 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 법이다."

저자는 넘치는 호기심을 투사시킬 자연탐사 역시 멈추지 않는다. 산책 도중 마주친 무스의 행동을 관찰하고자 나무 위에 올라가 한참을 있다 내려오고, 사냥을 나서던 길에 발견한 화려한 이끼와 지의류 들에게 모든 시선을 빼앗겨서는 하나하나 꼼꼼히 들여다본다. 또한 붉은다람쥐가 숨겨둔 사과를 찾아 먹는 과정이나 사탕단풍나무에서 시럽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몇날 며칠에 걸쳐 관찰하고 분석하는가 하면, 놀러온 아들에게 송장벌레가 죽은 쥐를 땅에 묻고 그 위에 알을 낳는 광경을 직접 관찰하게 하며 짧은 생태학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동물들의 행동 연구로 유명한 과학자의 모습은 이처럼 늘 펼쳐지는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나 있다. 특히 숲 생활의 동반자가 되어준 큰까마귀 잭의 성장을 세심히 관찰하고, 그와 나눈 감정의 교류를 담백하면서도 진솔하게 풀어내는 부분은, 감동과 재미를 비롯한 여러 감정선을 고루 담아내며 마치 소설책을 읽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소설책을 읽는 듯한 즐거움과 감동
그림책을 보는 듯한 세밀한 관찰과 묘사

베른트 하인리히의 삶은 어린 시절부터 숲과 맞닿아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한하이데 숲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고, 이후 미국으로 이주한 후에도 곤충수집가인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여러 생명체를 관찰하고 탐사할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생물학자가 된 그는 수십 년 후, 다시 숲으로 돌아왔다.
저자는 메인의 숲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모든 것들을 바탕으로 생명의 순환과 재생,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소담하면서도 일상적인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채소와 나무를 심고 수확하고, 꽃에 찾아온 벌과 나비를 관찰하고, 새의 둥지나 애벌레의 집인 잎주머니를 살펴보는 일, 잭을 위해 로드킬 당한 동물들을 찾거나 동식물의 겨울나기를 찬찬히 지켜보는 일 등은 저자에게는 평범한 하루지만 도심 속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생태학의 보고 그 자체다. 저자가 단순한 숲사람이 아닌 생물학자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혼자서는 절대 경험하거나 알아낼 수 없는 여러 생명현상의 의미 있는 정보를 얻고, 그 속에서 그간 겪어보지 못했던 생물학의 색다른 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 책에서 저자는 변화해가는 아름다운 숲 생태계의 모습을 훌륭히 포착해내며 낭만적인 숲 생활을 꿈꾸게 만들기도 하지만, 인간이 어떻게 자연과 공존하며 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들도 많이 다루고 있다. 가령 무조건 순수주의적인 태도를 취하기보다는 생태적으로 행동했을 때 숲이 가진 자원을 현명하게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고, 벌목과 개벌을 순환과 진화론적 관점에서 판단해 그 의미를 따진다. 자연 속에 존재하는 한 없이 작은 인간으로서.
조화로운 삶이란 무엇이고, 셀 수 없이 많은 생명들은 어떤 고유의 의미를 지니는가. 저자는 이 거대한 자연 속에서 스쳐지나가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오늘도 메인 숲에서 그 길고 긴 여정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 책은 그 시작점에 불과하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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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한테 물려주고 싶은 ‘숲 오두막’을 꿈꾸는 과학자 한 사람이 숲에서 짓는 살림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한테 물려주기 앞서 ‘책상맡 과학자’가 아닌 ‘숲지기 이야기꾼’으로 살려 하고, 이처럼 스스로 즐거이 짓는 살림을 고스란히 아이한테 가르치는 사랑을 바란다. 다만 번역이 많이 아쉽다 
숲노래 2016-10-11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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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숲 새창으로 보기
 

 

 미국 사람 소로는 지금보다 더 옛날에 숲으로 갔다. 소로는 그때 도시도 복잡하다 느꼈을까. 지금 도시는 그때보다 더 사람이 많고 복잡할 거다. 도시에 사는 사람도 숲에 간다, 빌딩숲. 숲이라는 말이 들어가도 나무와 새 여러 동물이 사는 숲보다 안 좋다. 마음이 복잡할 때는 걸으면 좋을 거다. 어디를 걸어도 괜찮지만 숲을 걸으면 훨씬 좋다. 이렇게 말해도 난 산(숲)에 거의 가지 않는다. 몇해 전에는 다른 곳에 가는 길에 갔는데. 가끔 나무가 많은 곳에라도 가 볼까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 길가에도 나무가 있으니까. 피톤치드가 나오는 숲은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른다. 몰라도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가끔 숲에 가는 건 좋아도 살지는 못할 것 같다. 아니 아주 외진 곳이 아니라면 괜찮겠다. 본래 사람은 만나지 않으니 말이다. 우편배달이 잘 되는 곳이라면 좀 낫겠다. 다른 건 못해도 편지를 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며칠전에 조용한 섬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는데, 섬은 우편배달이 잘되지 않아 안 되겠다 생각했다. 어딘가에 갈 것도 아닌데 이런 생각을 하다니. 그냥 생각해 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싶다.

 

 이 책에 실린 글은 요즘이 아니고 예전이다. 1990년대. 그때와 지금 아주 많이 다를 거다. 베른트 하인리히가 그때 살던 숲은 지금 어떨까. 숲이 아직 있을까. 그때 농장이었던 곳이 숲이 되었다니 지금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에도 산이 아닌 평평한 숲이 있을 텐데 그런 곳은 못 가 봤다. 사람이 숲에 가면 사람은 좋아도 거기 사는 동, 식물은 그걸 어떻게 생각할까. 옛날보다 사람이 늘어난 뒤에는 숲이 많이 사라지고 동, 식물이 살 곳도 줄었다. 이런 걸 생각하면 자기 좋자고 숲에 가서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동, 식물은 사람이 있든 없든 알아서 살겠구나. 만약에 사람도 숲에 산다면 그 숲에 사는 동, 식물과 함께 살아야 한다. 서로한테 해를 끼치지 않고. 숲에 가기로 한 사람이 이것저것 많이 가지고 가지 않겠구나. 숲에서 얻을 수 있는 거로 먹고 살겠지. 베른트 하인리히도 많은 것을 가지고 가지 않았다. 갈 때는 큰까마귀 새끼와 함께 갔다. 큰까마귀 이름은 잭이었는데, 잭은 나중에 떠난다. 잭이 떠나서 아쉽기도 했다. 숲에 가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언젠가 큰까마귀가 나오는 동화 본 것 같은데 제목은 생각나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숲에 가서 살아야겠다 생각하고 행동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 사람이 많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마음먹고 행동으로 옮긴 게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 베른트 하인리히는 대학에서 스물다섯해 넘게 학생을 가르쳤다. 어느 날 베른트 하인리히는 모든 걸 두고 메인 주 메인 숲으로 간다. 혼자여서 그럴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고 식구가 아주 없지 않았다. 딸과 아들이 있었다. 혼자가 아니고 한식구가 다 숲에 간 적 있을까. 아무리 오래전에 인류가 자연에서 살았다 해도 지금 사람은 그때처럼 살 수 없다. 동물이나 나쁜 날씨를 피할 수 있는 집이 있어야 하고 먹을거리도 있어야 한다. 베른트 하인리히가 자급자족한 건 아니다. 오두막이 있는 숲에서 차를 타고 나가면 사람이 사는 곳이 나왔다. 메인 주는 베른트 하인리히가 미국에 오고 살기도 했다. 어릴 때 숲에 산 적이 있어서 다시 숲에 가고 싶었던 거겠지. 이 책을 보고 베른트 하인리히를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겠지. 복잡한 도시를 떠나 나무가 많은 숲으로 갔으니 말이다.

 

 숲에는 동물과 식물이 많았다. 베른트 하인리히는 흑파리와 흰발생쥐 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다. 흰발생쥐, 이름은 예쁜데. 겨울에 폭풍우가 몰려오고 베른트 하인리히는 오두막에만 있어야 했는데 그걸 기대했다. 폭풍우가 왔을 때 베른트 하인리히는 오두막 안에만 있지 않고 잠깐 바깥에도 나갔다. 눈이 많이 쌓인 숲에 홀로 있는 기분은 어떨까. 바깥이 추울 때는 따듯한 집 안에서 이불을 덮고 책을 보면 참 좋겠다. 베른트 하인리히가 숲에 간 건 여름이다. 여름에서 가을 겨울을 나고 봄을 맞았다. 가을에는 단풍이 무척 예뻤다. 단풍잎이 깔린 길을 걷는 기분도 무척 좋겠다. 봄이 오자 새들이 돌아왔다. 그런 모습 바라보는 것도 놀라웠겠다.

 

 멀리서 보면 조용할 것 같은 숲이지만 거기에는 많은 목숨이 산다. 그들 질서에 따라. 사람이 멋대로 그것을 깨뜨리면 안 되겠지. 숲에 가도 이것저것에 손대지 않고 조용히 쉬었다 오면 괜찮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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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18-04-30 공감(8)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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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베른트 하인리히/더숲/생물학자의 숲 속 탐험... 새창으로 보기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베른트 하인리히/더숲/생물학자의 숲 속 탐험...

 

 

 

 

 해양학자라면 바닷 속을 유영하고 싶을 것이고, 지리학자라면 지구의 땅 여행을 하고 싶을 것이고, 우주물리학자라면 우주 속으로 날아가고 싶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생물학자나 생태학자라면 숲 속이나 들판으로 내달리고 싶을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은 아는 만큼 관심이 달라지고 익힌 만큼 소망이 달라지나 봅니다.

 

 자연스럽게 살고자 월든 호수가에 통나무집을 짓고 살았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처럼  숲이 좋아 홀로 미국 메인 주 웹 호수 근처의 숲으로 들어가 오두막을 지어 산 세계적인 생물학자의 모습을 보니 생물학자에게는 도심보다 숲 속이 최고의 터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아는 만큼 숲이 보이는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이 책은 뒤영벌 연구와 큰까마귀의 사회행동 연구로 곤충생리학과 동물행동학의 영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세계적인 생물학자인 베른트 하인리히의 숲 속 체험기인데요. 그는 숲이 좋아  홀로 숲으로 들어갔고 스스로 지은 통나무집에서 생활하면서 매일 곤충과 새, 짐승, 꽃, 나무들을 관찰하거나 실험하면서 학생을 생태체험으로 이끈 체험담을 책으로 남겼는데요.  

 

책 속에는 각종 애벌레가 성충이 되는 과정, 씨앗이 싹이 트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이야기, 동물들이 겨울을 나는 과정 등 매일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실험하거나 관찰한 신선한 숲 속 이야기가 가득했습니다.  물론 생물학 전문가의 호기심과 연구가 녹아있는, 다른 책에서는 접하기 힘든 자연과 하나가 된 숲 속 이야기이기에 무척 흥미로웠답니다.  책을 읽으며 숲의 진정한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 곤충과 동물, 꽃과 나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숲 속의 주인들을 주연으로 한 숲 속 이야기를 그림과 글로 생생하게 나타냈기에 읽는 동안 마치 숲 속을 들여다 본 기분이었어요. 

 

 

 



 

 



 

 



 

 

 

 

 

겨울날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온갖 유충들이 죽지않는 이유는 몸에 부동액 성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 부동액 성분을 지녔기에 유충들이 추운 겨울에도 얼어죽지 않았다니, 자연의 신비가 그저 놀랍네요.  

 

월동하는 왕개미는 겨울을 나기 위해 단맛의 글리세롤을 지니고 있고, 다람쥐는 사과를 나무 위에 여기저기 숨기지만  자신의 식량창고를 잘 기억한다는 실험도 하고, 큰까마귀 새끼를 키우거나 큰까마귀를 길들이거나 큰까마귀의 겨울나기를 관찰하기도 하고, 학생들과 함께 겨울 생태학 수업을 진행하면서 숲 속에서 코요테, 수달, 아메리타담비, 토끼, 족제비, 다람쥐, 흰발생쥐, 들쥐, 목도리뇌조 등 각종 동물들의 흔적을 발견하는 재미도 느끼며 숲 속에서 신나게 탐험하고 연구하는 이야기에 자연에 대한 신비감만 더해졌답니다.  

 

가장 신기했던 이야기는 추운 겨울철을 나기위해  몸에서 부동액 성분을 가지는 애벌레들와 먹이를 감춘 은닉처를 잘도 기억해내는 붉은다람쥐들에 관한 실험이었어요.  자연이 주는 선물인  단풍시럽을 모으고, 수액을 받아 먹는 이야기도 숲 속에서나 가능했기에 신기했답니다. 

 

 

새나 곤충들은 짝짓기 철이 되면  더욱 시끄러워지고, 겨울잠을 준비하는 동물들의 몸은 달콤한 양분을 저장하기에 뚱뚱해지고, 포유류는 겨울 추위를 이기고자 털갈이를 하고, 애벌레는 번데기가 되고 성충이 되기 위해 첫 솜씨에 나뭇잎을 말아가며 고치를 만드는 최고의 기술자가 되어있고,  나무들은 숲 속에서 햇빛을 더 많이 받으려고 경쟁을 하고, 겨울을 난 후 봄꽃을 피우기 위해  나무들도 제각각의 겨울눈으로 대비하고 있고, 작고작은 물 속 생물들도 나름의 방법으로 성장하고 번식하는  숲 속의 변화무쌍하고 치열한 생명체들의 이야기였습니다.

 

 

개구리, 도마뱀, 올빼미, 딱정벌에, 나비, 잠자리, 벌, 아네모네, 야생 블루베리, 야생사과, 별꽃, 초롱꽃, 자작나무, 사탕단풍나무, 조팝나무, 발삼전나무, 가문비나무, 석송 등 각종 생명체의 이야기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재미있다는 것을 실감한 책이었습니다. 전문가의 실험과 관찰이 돋보인 숲으로 간 생물학자 이야기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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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덕 2016-10-08 공감(7)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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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새창으로 보기
세계적인 생물학자,라고 하지만 난 베른트 하인리히라는 학자를 잘 모른다. 솔직히 그 유명한 소로의 월든을 읽기는 했지만 재미있게 읽었다,라는 말은 못하겠어서 이 책 역시 좀 지루한 느낌이라면 어떡하나 라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 그래도 소로와 니어링 부부의 이야기는 좀 더 먼 옛날이어서 90년대에 숲속에서 홀로 생활을 한 이야기라면 또 다르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어서인지 이 책을 모른척 하고 넘기기에는 숲 속 생활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서 결국은 책을 펼쳐들었다. 그리고 별 기대감이 없어서였는지 저자가 글을 재미있게 써서 그런것인지 아무튼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제를 보니 메인주에서의 1년,이라고 되어 있는데 저자가 1년동안만 살았다는 것이 아니라 계절별로 숲 속의 생활을 보여주는 1년의 모습을 기록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큰까마귀의 생태를 연구한 생물학자라는 것을 미처 알지 못하고 무작정 책을 읽기 시작했다가 첫장에서부터 그가 키우며 함께 살고 있는 큰까마귀 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는데 조금씩 계속 글을 읽어나가다보니 숲 속의 생활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도시 생활에 익숙한 나로서는 나무 장작을 태워야한다거나 특히 식수뿐만 아니라 필요한 생활용수를 위해 우물에서 물을 길어와야 하고 - 그래서 저자는 그릇 설거지도 최소화하고 차를 마셨던 컵은 깨끗하게 사용해서 씻지 않기도 하며 최소한의 필요양만 사용했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을 읽고난 후 요즘 물을 쓸 때마다 내가 필요이상으로 너무 많은 물을 쓰고 또 낭비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저자가 생활하고 이는 메인주의 거대한 숲 속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무스나 늑대같은 야생동물과 마주치기도 하는데 그곳에서 달리기를 취미로 삼고, 숲 속의 동물들뿐 아니라 식물에도 관심이 많아 세밀화를 그려넣기도 하고 때로는 벌레의 유충과 번데기 같은 것을 발견하기도 하면서 그에 대한 묘사를 하는데 나는 처음에 저자가 그 맛을 표현하는 것을 읽으며 어떻게 이리 섬세하게 맛 표현을 하고 있지? 라는 생각만 했지 차마 그것을 실제로 먹어봤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씁쓸한 맛, 단 맛을 구별하여 말하고 죽어있는 듯한 유충을 따뜻한 오두막 실내에 두면서 관찰하는데 며칠동안 변화가 없어 죽었다고 생각했다가 더 시간이 지난 후 꼬물거리며 살아났다는 기록을 보면서 새삼 저자가 생물학자임을, 그것도 자연생태를 존중하는 학자임을 깨닫게 되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코요테 사냥을 하는 사냥꾼에 대한 이야기인데 생계를 위한 것이라 생각한 저자가 코요테를 잡으면 얼마를 벌 수있냐는 물음에 그 사냥꾼은 단지 즐기기 위해서일뿐이라고 대답한 것이다.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겠지만.. 역시 단지 유희만을 위해 생명을 갖고 놀이를 즐기는 것은 인간뿐이지 않을까... 라는 씁쓸한 결론은 똑같지 않을까.

 

하나하나 이야기하다보면 숲 속의 생활이 정말 즐겁고 유쾌한 나날인 것처럼 느껴질것 같다. 실제 영하 25도를 넘는 곳에서 살 수는 없을꺼야, 라는 생각을 하며 숲 속의 겨울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지만 겨울이 있기에 생명이 넘치는 봄이 오기도 하겠지. 내가 그곳에서 살수는 없겠지만 저자의 숲 속 생활을 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자연 생태의 삶이 얼마나 풍요롭고 좋은지 생각해보게 된다. 도시에서 살고 있는 나는 또 그러한 숲을 지켜나가기 위해 어떻게 생활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고.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정말 '숲 속에서의 호사스러운 삶'에 대해 결코 부인할 수 없으리라.

 

"이 땅의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들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생생한 꿈을 꾸어본다.
난 내 아들이 이 땅이 주는 굳건하고 안정적이고 친숙한 느낌을 느끼며 이곳에서 자라고, 이곳을 고향으로 여기길 바란다. 또한 내가 아름다운 대자연의 어머니 같은 여인을 나의 이브로 삼아 이곳에서 사는 모습을 그려보기도한다.
땀에 젖을 때까지 일하고 나서 녹초가 되고, 숲을 치우고, 양과 꿀벌을 기르고, 메이플 시럽을 만들고, 숭어가 사는 연못과 딸기 밭을 관리하고....
우리는 그렇게 농사를 지으며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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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6-10-07 공감(7)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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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까마귀 노래를 들으며 일어나는 생물학자 새창으로 보기
숲책 읽기 110





새벽에 까마귀 노래를 들으며 일어나는 생물학자

―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베른트 하인리히 글·그림

 정은석 옮김

 더숲 펴냄, 2016.9.19.16500원





  가을이 깊어지고 겨울이 가까운 시월 끝자락이니, 시골은 벼베기로 부산합니다. 벼베기를 마친 논을 겨우내 묵히기도 하고, 품앗이로 마늘을 심기도 합니다. 이제는 보릿고개라는 이름도 배고픔도 잊힌 지 오래라, 벼베기를 마친 논에 보리를 뿌리는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한가을이나 늦가을 즈음이면 빈 들에 까마귀가 무리를 지어 다닙니다. 봄부터 첫가을 무렵까지는 까마귀가 한두 마리씩 따로 다니는데, 가을이 깊어지고 겨울로 접어들면 수백 마리에 이르는 까마귀가 크게 무리를 짓고 한꺼번에 돌아다니곤 해요. 이에 질세라 까치도 수백 마리가 까마귀떼에 맞서서 들이나 하늘을 까맣게 덮기도 합니다.



  시골에서 살며 아이들하고 논둑길을 거닌다든지 자전거마실을 다니다가 이 까마귀떼하고 까치떼를 보면 걸음을 멈추거나 자전거를 세워요. 그야말로 하늘을 까맣게 덮으면서 우렁차게 우짖는 소리를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까마귀 한 마리가 얼마나 큰가를 새삼스레 느끼고, 쫙 펼친 커다란 날개를 새롭게 느껴요.





수평선을 향해 내려가는 태양의 황금빛이 강물의 검고 파란 물방울에 반사되어 반짝인다. 다리 건너편에 있는 마라니쿡 호수 위에서 조용한 아비새 한 쌍의 검은색 실루엣이 내 시선을 끌었다. 그러더니 노랑솔새 한 마리가 가까이 와서 우리 쪽에 있는 버드나무 덤불로 가서는 맨 마지막 저녁 간식인 하루살이를 찾아다닌다. (361쪽)





  까마귀를 몹시 좋아하면서 까마귀 연구를 하는 베른트 하인리히 님이 쓴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더숲,2016)를 읽으며 까마귀떼나 까마귀를 문득 떠올립니다. 베른트 하인리히 님은 어린 까마귀를 이녁 아이처럼 살뜰히 아끼면서 돌보기도 하고, 다 자란 까마귀가 숲으로 돌아가도록 보내 주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헨리 데이빗 소로 님처럼 숲에 오두막을 짓고는 이 오두막에서 살며 까마귀를 비롯해서 숲살림을 곰곰이 살피기도 한대요. 이녁이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학생을 오두막으로 불러서 몹시 추운 겨울에 보름쯤 함께 먹고자면서 온몸으로 숲을 느끼고 살피도록 이끌기도 한답니다.





난 이 친구들을 정말 좋아한다. 이 땅의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들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생생한 꿈을 꾸어 본다. 난 내 아들 스튜어트가 이 땅이 주는 굳건하고 안정적이고 친숙한 느낌을 느끼며 이곳에서 자라고, 이곳을 고향으로 여기길 바란다. 또한 내가 아름다운 대자연의 어머니 같은 여인을 나의 이브로 삼아 이곳에서 사는 모습을 그려 보기도 한다. (139쪽)



나는 그가 어떻게 ‘삼림을 관리’하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그는 자격증 같은 것이 없다. 그냥 농부다. 하지만 그의 숲은 예일대학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삼림 감독원이 돌보는 숲처럼 아름답다. (329쪽)





  새를 연구하는 학자이니 학교에 머물 수 없을 테고, 도시에서 학생을 가르치기 어렵겠지요. 새는 연구실이 아닌 들이나 숲에서 살기에 새를 연구하자면 연구실이나 실험실이나 강단이 아니라, 참말로 숲에 깃든 고즈넉한 오두막에서 조용히 살면서 새를 살필 수 있어야겠지요. 생물학자로서는 들이 배움터일 테지요. 숲이 학교요 멧자락이 책방이며 냇물이 도서관이 되겠지요.



  베른트 하인리히 님은 오두막집에서 홀로 살며 새를 비롯한 크고작은 짐승하고 푸나무를 살피면서 《홀로 숲으로 가다》를 쓰는데, 이 책은 자연관찰기이기도 하면서 문학이기도 합니다. 숲을 그리는 문학이요, 숲이 베푸는 사랑과 아름다움을 그리는 문학이며, 숲에서 깨닫는 삶하고 살림을 그리는 문학이라고 할 만해요.



  책을 읽다가 때때로 생각에 잠겨 봅니다. 내가 시골에서 아이들하고 살며 새벽마다 듣는 멧새 노랫소리를 생각합니다. 우리 집 마당하고 뒤꼍에서 우람하게 자라는 나무로 찾아드는 수많은 새가 베푸는 기쁜 노랫소리를 떠올립니다. 가을이 깊어가는데에도 새로 깨어나서 팔랑거리는 나비를 헤아립니다.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부니 조물조물 깨어나는 갓잎하고 유채잎을 빙그레 웃으며 마주합니다. 가을볕에 열매가 익고 씨앗이 굵는 소리를 고요히 그리기도 하고, 바람이 들려주는 싱그러운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합니다.





3일 후인 7월 14일, 금속을 두드리는 (까마귀) 잭의 빠른 걸음 소리와 지붕 위에서 부르는 듣기 좋은 노랫소리에 아침 5시 30분 잠에서 깨었다. 멋지군. 그러다 조용해졌다. 잭을 불렀다. 대답이 없다. 잠시 후 도로 근처에서 라이플 총소리가 들렸다. 밀렵꾼 놈들! (72∼73쪽)





  모든 사람이 생물학자 한 사람처럼 숲에 오두막을 짓고 살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살기는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떠할까 싶기도 해요. 자동차가 너무 많아서 자동차 구르는 소리에 파묻히는 풀벌레 가을노래를 잊는 이 도시를 차분히 돌아보면 어떠할까 싶지요. 높은 건물이 너무 많아서 ‘그 높다는 가을 하늘’을 올려다볼 틈이 거의 없는 이 도시를 다시금 돌아보면 어떠할까 싶어요.



  우리가 즐겁게 바라볼 곳이 무엇인가를 함께 생각해 보고, 우리가 기쁘게 귀를 기울일 소리나 노래나 말이란 무엇인가를 함께 생각해 보면 어떠할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너무 바쁜 도시살이를 하는 바람에 그만 잊거나 잃은 따사롭거나 넉넉한 품이란 무엇인가를 함께 생각해 보고 싶어요. 우리가 수수하게 되찾으면서 투박하게 어깨동무를 할 손길을 함께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30분일 수도 있고 한 시간 30분일 수도 있는 시간이 지나갔다. 아주 오랜만에 아이처럼 쳐다보고 느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아마도 이곳에 온 지 5개월이 다 되는 동안 처음이었을 것이다. 나는 과거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 매료되었고 과거나 미래에 얽매이지 않았기에 주변의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 잠길 수 있었다. (156∼157쪽)





  비가 오는 날에는 빗소리에 가만히 몸을 맡깁니다. 해가 좋은 날에는 평상이나 마루에 앉아 해가 움직이는 결을 가만히 지켜봅니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바람 따라 춤을 추는 나무를 바라보다가, 나도 나무를 따라서 마당에서 춤을 추어 봅니다.



  10분도 좋고 30분도 좋아요. 시골에서 살지 않더라도, 도시에서 살더라도, 한동안 셈틀을 끄고 손전화를 닫은 뒤에 창문을 열고 바람을 쐬어 보기를 바랍니다. 하늘빛을 올려다보고 큼큼 가을내음을 맡아 보기를 바랍니다. 가을이 되어 시드는 들꽃을 보려고 길바닥에 쪼그려앉기도 하고, 이 가을이 되니 새로 돋는 들꽃을 살피려고 골목을 걸을 수도 있어요.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이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어요. 사랑스러운 하루입니다. 이 사랑스러움을 시골에서도 도시에서도, 또 숲과 바다에서도 함께 누려요. 2016.10.25.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숲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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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6-10-25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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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새창으로 보기
베른트 하인리히는 '우리 시대의 소로', '현대의 시튼'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라고 한다. 사실 그의 이름은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라는 책을 통해서 처음 들어보았지만 실제로 그는 뒤영벌 연구와 큰까마귀의 사회행동 연구를 통해서 곤충생리학과 동물행동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업적을 인정받은 세계적인 생물학자이자 자연주의자라고 한다.

 

25년이 넘는 세월동안 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쳤고 회의와 연구논문을 쓰는 등의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그가 어느 날 이 모든 것들에서 벗어나 미국 동북부의 맨끝에 위치한 메인 숲으로 가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토록 많은 일들을 해온 그가 간절히 원하는 삶이 숲 속에서 홀로 사는 것이라니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 동시에 어쩌면 그의 관심사의 발로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마치 순수의 시대로 돌아가듯 소로와 니어링 부부와 같은 많은 자연주의자들이 사랑했던 메인 주의 어느 숲에 자리한 오두막. 어두워지면 절로 전기가 들어와 불을 밝히고 수도꼭지만 틀면 언제든 물이 나오고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어디든 갈 수 있는 요즘 세 상에 전기도 수도도 없고 그냥 자동차로는 움직이기 힘든 곳에서의 삶은 생의 대부분을 어둠이 사라지지 않는 도시에서 살아온 내겐 상상이 가질 않는다.

 

자연속에서 자연의 소리, 동물의 소리를 들으며 다소 고독하지만 반면 더 많이 움직여야 하는 생활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책은 분명 여러면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을 떠올리게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다른 점이라고 하면 그가 단순히 대자연을 예찬하는 동시에 현대문명사회를 비판하기 위함이 아니라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자연 속에서 자연과 동물을 관찰하며 자랐던 영향력이 지금까지 이어져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관심있어 하는 곳인 숲으로 향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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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3

[[ 생명에서 생명으로 - 인간과 자연, 생명 존재의 순환을 관찰한 생물학자의 기록 베른트 하인리히

알라딘: [전자책] 생명에서 생명으로
[eBook] 생명에서 생명으로 - 인간과 자연, 생명 존재의 순환을 관찰한 생물학자의 기록 
베른트 하인리히 (지은이),김명남 (옮긴이)궁리2016-07-20 
원제 : Life Everlasting: The Animal Way of Death



전자책정가
14,400원
종이책 페이지수 304쪽
책소개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가 과학자의 탐구 열정과 시인의 감수성으로 빚어낸 생명 에세이. 저자는 생명 존재와 순환에 대해 근원적 물음들을 던지며, 동식물의 죽음 이후 자연에서 벌어지는 경이로운 삶의 현장을 세밀하게 탐구하고 있다. 메인의 숲에서 아프리카 초원까지 저자가 그간 전 세계에서 숱한 동식물을 연구하면서 접했던 다양한 생명과 죽음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가 직접 그린 흥미롭고 아름다운 동식물 연필 스케치와 함께 어우러지며 생생하게 빛나고 있다.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길을 돌리려 할 생물들의 흥미로운 활동을 더없이 독창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자연 속 동물과 식물이 죽고 난 이후 벌어지는 삶의 일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나아가 고대에 청소동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우리 인간이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그런 역할을 맡고 있으며, 그럼으로써 흙에서 흙으로가 아니라 생명에서 생명으로의 순환을 거들고 있음을 명료하고 감동적으로 펼쳐보인다.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채로운 열한 편의 세부 장들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그동안 까마귀, 거위, 올빼미 등 개별 종의 생활사를 연구한 관찰 일지에 자신이 겪은 에피소드들을 결합하여 과학적이고도 사색적인 자연 에세이를 써온 사람답게, 사변이나 자료 조사에 그치지 않았다. 여기 실린 11편의 글은 모두 그가 몸소 관찰하고 실험하여 자유롭게 쓰고 그린 작은 논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의 문화와 역사, 동식물과 인간 세계를 폭넓게 넘나드는 저자의 시선에 감탄하고, 풍부한 사례에서 이끌어낸 다채로운 동물 이야기는 지구 생태계의 큰 흐름을 쉽게 이해하고, 나와는 별개라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자연과학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목차
서문

제1부·작고 큰 것
1장. 생쥐를 묻는 송장벌레
2장. 사슴의 장례
3장. 궁극의 재활용가: 세상을 다시 만들다

제2부·북쪽과 남쪽
4장. 북방의 겨울: 새들의 세상
5장. 독수리 떼

제3부·식물 장의사들
6장. 생명의 나무
7장.똥을 먹는 벌레

제4부·물에서 죽다
8장. 연어의 죽음 그리고 생명으로의 순환
9장. 다른 세계들

제5부·변화
10장. 새로운 생명과 삶으로의 탈바꿈
11장. 믿음, 매장, 영원히 이어지는 생명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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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생태학/생물학은 우리를 생명의 그물망과 이어준다. 우리는 먼지에서 오지 않았고, 먼지로 돌아가지도 않는다. 우리는 생명에서 왔고, 우리 자신이 곧 다른 생명으로 통하는 통로이다. 우리는 비할 데 없이 멋진 식물과 동물에서 왔고, 나중에 그것으로 돌아간다.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도 우리가 내놓는 쓰레기는 딱정벌레와 풀과 나무로 재순환되고, 그것이 또 벌과 나비로, 딱새와 되새와 매로 재순환되었다가, 다시 풀로 돌아오고, 이윽고 사슴과 소와 염소와 인간으로 되돌아온다. 이 책에서 나는 모든 생물이 다른 생명으로 부활하도록 돕는 전문적 장의사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살펴볼 것이다. 이 주제를 내가 처음 꺼내는 것이라고 주장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많은 독자가 나와 함께 기꺼이 이 주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터부를 점검하여 우리 종에게 유효한 문제로서 살펴볼 의향이 있으리라고 믿는다. 우리 호미니드가 대형 초식동물에서 사냥하고 청소하는 육식동물로 진화하면서 수행한 역할은 이 주제와 각별한 관계가 있다. 우리의 자취가 세상을 바꿨기 때문이다. 생명의 재순환이 미치는 파문은 세상에 존재하는 종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하다!” - 저자 서문 중에서

“야생동물을 연구하는 생물학자로 살면서 스무 권 가까운 책으로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자연 작가가 된 베른트 하인리히.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연 속 동물과 식물이 죽고 난 이후 벌어지는 일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결국 생명은 다른 생명을 재활용함으로써 존재한다. 죽음은 생명이 변형되고 재생되는 과정이라는 그의 말은 결코 문학적 표현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종교적, 철학적 비유도 아니다. 자연에 이보다 더 엄연한 현실은 없다. 생명은 생명에서 오고 생명으로 이어진다. 모든 생물 개체는 그 연쇄에서 하나의 사슬이 될 때 가장 충만한 삶을 누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도 결국은 생물이므로. 이 책을 읽은 독자는 분명 죽음 이후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시선이 확 바뀔 것이다. 나로 말하자면, 내 육신이 살아 있을 때로도 모자라 죽을 때마저 자연을 더럽히거나 자원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라게 되었다. 내 육체의 일부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식되어 쓰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대신 가급적 제일 빨리 분해되는 방법이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전혀 기괴하지 않으며 인간의 문명과 문화를 거스른다고 볼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은 전혀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크나큰 설득력으로 보여준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

“시체는 아주 활동적인 현장입니다. 죽음의 현장이라기보다 생명의 현장이지요. 재활용을 담당하는 동물들에게 시체란 엄청난 양의 먹이가 농축된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은 시체에 접근하기 위해서 경쟁은 물론이거니와 온갖 흥미로운 행동들을 펼치게 되지요. 어느 한 녀석이 먹이를 방어하는 경우도 흥미롭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한 시체를 원하는 경우는 더더욱 흥미롭고요. …… 청소동물은 평판이 나쁜 경우가 많습니다. 독수리나 큰까마귀를 미워하는 문화도 있지요. 그것은 그들이 죽음과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그들 탓으로 돌리는 거지요. 큰까마귀는 이런저런 동물을 많이 죽인다는 비난을 받는데, 사실은 이미 죽은 동물이나 거의 죽은 것과 다름없는 동물만 먹습니다. 그것은 이런 동물들의 행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비논리적인 연관관계예요. 바다에 죽은 물고기를 먹는 청소동물이 없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십시오. 죽은 물고기들이 바다 꼭대기까지 차오를 것입니다. 재활용 동물들이 없다면, 자연은 멈춰버릴 거예요.” - 본문 중에서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베른트 하인리히 (Bernd Heinrich) (지은이) 

‘우리 시대의 소로’ ‘현대의 시튼’으로 평가받는 하인리히는 뒤영벌 연구와 큰까마귀의 사회행동 연구를 통해 곤충생리학과 동물행동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생물학자이자 자연주의자다. 첫 책 『뒤영벌의 경제학』으로 미국도서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오른 이후, 자연사 부문 저술에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인 존 버로스 상(『까마귀의 마음』), L.L. 윈십 도서상(『숲에 사는 즐거움』), 미국 펜(PEN)클럽 논픽션 상(『생명에서 생명으로』)을 수상했다. 수십 권의 베스트셀러를 썼으며, 국내에서는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 더보기
최근작 : <훔쳐보고 싶은 과학자의 노트>,<귀소본능>,<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 총 82종 (모두보기)


김명남 (옮긴이) 
KAIST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환경정책을 공부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편집팀장을 지냈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범죄소설 ‘마르틴 베크’ 시리즈,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질의 응답》 《Becoming 비커밍》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면역에 관하여》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2》 《고맙습니다》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등을 옮겼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로 제55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상을 수상... 더보기
최근작 : <책 만드는 일> … 총 186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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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우리 시대 최고의 자연학자 베른트 하인리히의 진실성과 독창성이 빛나는 책!”
- 에드워드 O. 윌슨, 하버드대학교 석좌교수

“세상의 모든 것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더한층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 《보스턴 글로브》

현대의 소로’라 불리는 우리 시대 최고의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가,
과학자의 탐구 열정과 시인의 섬세한 감수성으로 빚어낸 매혹적인 생명 에세이!
동식물의 죽음 이후 자연에서 벌어지는 경이로운 ‘삶의 현장’을 세밀하게 탐구하다!
★ 2013년 미국 펜(PEN)클럽 논픽션상 수상작 ★

시작은 심각한 병에 걸린 친한 친구 빌의 편지였다. 베른트 하인리히가 소유한 미국 뉴잉글랜드 메인 숲 속 공터에서 자신의 시체를 큰까마귀들에게 내줄 수 있겠느냐는 당황스러운 부탁이다. 하인리히는 오늘날 현실에서 빌의 생각이 과연 실현 가능한지 궁금한 한편으로 머릿속이 점차로 복잡해졌다. 그의 시체를 내놓았는데 큰까마귀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어쩔까? 설령 큰까마귀들이 빌의 시체를 다 먹어치우더라도 그러면 사람 뼈가 나뒹굴게 될 테니, 그다음엔 분명 경찰이 찾아올 텐데…….

이 일을 계기로 하인리히는 오랫동안 자신이 관심을 기울여왔던 ‘생명 존재와 순환’에 대해 좀 더 근원적 물음들을 던지게 된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우리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장례란 무엇일까? 동물과 식물들은 어떻게 죽고 어떻게 사라질까? 그들이 죽고 재생되는 과정을 면밀히 살펴본다면, 생태학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그렇게 하인리히는 자연 생태계에서 동식물이 재활용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서, 청소동물들이 세상을 청소하여 새 생명에 존재할 공간을 만들어주는 방식에 대해서 더한층 깊이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차에 치어 죽은 쥐, 너구리, 뒤쥐 따위를 내놓고 누가 찾아오는지, 송장벌레나 구더기나 근사한 초록빛 금파리 같은 ‘자연의 장의사’들이 어떻게 사체를 분해하는지 등등을 세밀히 관찰하며 본격적인 탐구를 시작하고, 마침내 이 책 『생명에서 생명으로(Life Everlasting)』를 완성하게 되었다. 책 속에는, 메인의 숲에서 아프리카 초원까지 저자가 그간 전 세계에서 숱한 동식물을 연구하면서 접했던 다양한 생명과 죽음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가 직접 그린 흥미롭고 아름다운 동식물 연필 스케치와 함께 어우러지며 생생하게 빛나고 있다.

올해로 75세가 된 미국의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과학자이자, 야생동물을 연구하며 쓴 스무 권 가까운 저서로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자연 작가이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묘사된 자본주의를 벌의 경제 구조와 비교하여 이야기한 첫 번째 저서 『뒤영벌의 경제학』이 미국 도서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오르면서 일약 생물학계의 유망주로 떠오른 하인리히는 기발하고 세밀한 관찰과 정확한 연구를 바탕으로 자연과 생명의 신비를 파헤친 다채로운 자연 에세이와 과학책을 저술, ‘존 버로스상’, ‘L. L. 윈십 도서상’ 등을 수상하며 ‘현대의 소로’라는 찬사를 받으며 생명 현상과 생물학의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일깨우고 있다. 특히 이번 책 『생명에서 생명으로』는 2013년 ‘미국 펜(PEN)클럽 논픽션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하인리히의 과학자적 탐구 열정과 작가로서의 섬세한 감수성이 오롯이 잘 어우러져 있기에 독자들에게 크나큰 여운과 감흥을 준다.

“생명은 생명에서 오고 생명으로 이어진다. 자연에 이보다 더 엄연한 현실은 없다!”
메인의 숲에서 아프리카 초원까지, 전 세계 곳곳, 어제와 오늘의 자연에서 배우는
‘영원한 생명’ 이야기! 인간의 오만과 편견을 깨뜨리는 짜릿한 지적 쾌감을 선사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히려 눈길을 돌리려 할 생물들의 흥미로운 활동을 더없이 독창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자연 속 동물과 식물이 죽고 난 이후 벌어지는 삶의 일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죽은 들쥐를 땅에 묻는 송장벌레, ‘북방에서 제일가는 장의사’인 큰까마귀의 소통 전략, 그리고 늑대와 큰 고양이과 동물, 여우와 족제비, 흰머리수리와 동고비가 겨울에 ‘의도치 않은 팀워크’를 발휘하여 사냥한 먹이를 널리 퍼뜨리는 과정, 나무 그루터기의 속내와 균류의 번식, 강물을 거스르는 연어와 바다 깊숙이 가라앉아 죽는 고래들의 세상까지……. 나아가 저자는 고대에 청소동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우리 인간이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그런 역할을 맡고 있으며, 그럼으로써 흙에서 흙으로가 아니라 생명에서 생명으로의 순환을 거들고 있음을 명료하고 감동적으로 펼쳐보인다. 책을 읽다 보면, 인류의 문화와 역사, 동식물과 인간 세계를 폭넓게 넘나드는 저자의 시선에 감탄하고, 풍부한 사례에서 이끌어낸 다채로운 동물 이야기는 지구 생태계의 큰 흐름을 쉽게 이해하고, 나와는 별개라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자연과학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생태학/생물학은 우리를 생명의 그물망과 이어준다. 우리는 먼지에서 오지 않았고, 먼지로 돌아가지도 않는다. 우리는 생명에서 왔고, 우리 자신이 곧 다른 생명으로 통하는 통로이다. 우리는 비할 데 없이 멋진 식물과 동물에서 왔고, 나중에 그것으로 돌아간다.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도 우리가 내놓는 쓰레기는 딱정벌레와 풀과 나무로 재순환되고, 그것이 또 벌과 나비로, 딱새와 되새와 매로 재순환되었다가, 다시 풀로 돌아오고, 이윽고 사슴과 소와 염소와 인간으로 되돌아온다. 이 책에서 나는 모든 생물이 다른 생명으로 부활하도록 돕는 전문적 장의사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살펴볼 것이다. 이 주제를 내가 처음 꺼내는 것이라고 주장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많은 독자가 나와 함께 기꺼이 이 주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터부를 점검하여 우리 종에게 유효한 문제로서 살펴볼 의향이 있으리라고 믿는다. 우리 호미니드가 대형 초식동물에서 사냥하고 청소하는 육식동물로 진화하면서 수행한 역할은 이 주제와 각별한 관계가 있다. 우리의 자취가 세상을 바꿨기 때문이다. 생명의 재순환이 미치는 파문은 세상에 존재하는 종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하다!” - 저자 서문 중에서

자연의 삶 속에 존재하는 생명과 죽음의 그물망, 그리고 우리와 그 그물망의 관계를 일깨우다!
세상 모든 것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
인간의 관점을 뛰어넘은 자연의 관점, 생태의 관점, 지구의 관점이 주는 삶의 통찰을 담은,
21세기 환경을 위해, 교양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과학책!

저자는 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다채로운 열한 편의 세부 장들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그동안 까마귀, 거위, 올빼미 등 개별 종의 생활사를 연구한 관찰 일지에 자신이 겪은 에피소드들을 결합하여 과학적이고도 사색적인 자연 에세이를 써온 사람답게, 이 책에서도 사변이나 자료 조사에 그치지 않았다. 여기 실린 11편의 글은 모두 그가 몸소 관찰하고 실험하여 자유롭게 쓰고 그린 작은 논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시선이 주로 머무는 대상은 이른바 청소동물이다(그는 청소동물이나 분해자라는 말보다 재활용 전문가라는 표현을 선호한다). 생쥐처럼 작은 동물의 송장을 땅에 묻는 송장벌레부터 시체를 먹는 구더기, 딱정벌레, 큰까마귀, 독수리, 곰…… 그는 이런 ‘자연의 장의사’들이 펼치는 활동에 새삼 주목한다. 이들이 대단히 효율적으로 빠르게 자연의 장례를 치러낸다는 사실에 놀라고, 이들끼리도 시체를 둘러싸고 경쟁과 협동이 벌어진다는 사실에 흥미로워한다. 자연의 여러 죽음의 면면을 촬영한 열한 편의 스냅 사진이라 부를 만한 이 글들에서 저자는 무엇보다 이러한 장의사들의 소중함을 강조하며, 인간도 때에 따라 청소동물이 된다고 말한다. 바로 자신이 전쟁 중에 숲에서 그렇게 살았노라고.

“시체는 아주 활동적인 현장입니다. 죽음의 현장이라기보다 생명의 현장이지요. 재활용을 담당하는 동물들에게 시체란 엄청난 양의 먹이가 농축된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은 시체에 접근하기 위해서 경쟁은 물론이거니와 온갖 흥미로운 행동들을 펼치게 되지요. 어느 한 녀석이 먹이를 방어하는 경우도 흥미롭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한 시체를 원하는 경우는 더더욱 흥미롭고요. …… 청소동물은 평판이 나쁜 경우가 많습니다. 독수리나 큰까마귀를 미워하는 문화도 있지요. 그것은 그들이 죽음과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그들 탓으로 돌리는 거지요. 큰까마귀는 이런저런 동물을 많이 죽인다는 비난을 받는데, 사실은 이미 죽은 동물이나 거의 죽은 것과 다름없는 동물만 먹습니다. 그것은 이런 동물들의 행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비논리적인 연관관계예요. 바다에 죽은 물고기를 먹는 청소동물이 없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십시오. 죽은 물고기들이 바다 꼭대기까지 차오를 것입니다. 재활용 동물들이 없다면, 자연은 멈춰버릴 거예요.” - 저자 인터뷰 중에서(베른트 하인리히 저자 인터뷰 전문은 궁리 홈페이지 다음 주소에서 볼 수 있습니다. ☞ http://kungree.com/story/story_diary_detail.html?id=199)

〈제1부. 작고 큰 것〉: 크기는 중력을 이기는 데 필요한 신체 지지 구조의 종류와 비례를 결정짓는다. 생물체의 크기는 기체와 영양소의 확산 속도를 결정짓고, 그 속도가 최대 대사율, 필요한 먹이의 양, 은신처로 이용할 공간의 종류, 필요한 방어의 종류를 결정짓는다. 크기는 사체가 처분되는 방식, 처분자의 종류, 처분자의 활동 방식에도 중요하다. 우리가 ‘장례’라고 하면 곧바로 떠올리는 매장은 자연에서는 사체 처분 방식으로 거의 쓰이지 않는다. 쓰이더라도 사체를 처리하려는 목적이기보다는 다른 용도로 쓰기 위한 보관이 목적이다. 이 부에서는 생물체가 살아가는 방식과 생물체가 취할 수 있는 형태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크기’라는 요소를 바탕으로 생쥐를 묻는 송장벌레(1장), 사슴의 장례(2장), 코끼리의 삶을 조망하며 세상을 다시 만든 궁극의 재활용가인 인간(3장)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개된다.

〈제2부. 북쪽과 남쪽〉: 생명이 시작되고 죽은 생명이 처분되는 시기는 계절의 주기를 띠고 반복된다. 그 주기를 제일 잘 보여주는 달력은 철따라 꽃을 피우는 나무들이다. 하지만 이 달력은 지역마다 다르다. 그리고 매장은 자연의 장의사 동물들이 활동할 때만 벌어진다. 저자가 사는 미국 북쪽 지방에서는 겨울이나 초봄에는 송장벌레가 나다니지 않는다. 세균에 의한 부패도 거의 혹은 전혀 진행되지 않는다. 파리나 구더기도 없다. 독수리는 겨울을 나러 내려간 남쪽 지방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주요한 장의사들 중에서 겨울에도 계속 활동하는 것은 몇몇 포유류와 큰까마귀뿐이다. 이 부에서는 북쪽과 남쪽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며 북방의 겨울을 지내는 새들의 복잡한 세상사(4장)와 수십 마리씩 떼를 지어 움직이는 독수리의 진화와 생태(5장)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3부. 식물 장의사들〉: 동물계만 장의사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식물계에서도 죽은 개체가 얼마나 잘 분해되느냐에 그 숲 생태계의 건강이 달려 있다. 이 세상에서는 곤충, 균류(버섯), 딱따구리 등이 장의사로 기능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식물은 장의사가 아니다. 그러나 궁극의 생화학자이다. 사소한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는(가령 베누스 플리트랍스, 즉 파리지옥), 식물은 동물의 살점을 섭취하지 않는다. 복잡한 유기 분자도 섭취하지 않는다. 식물은 물, 햇빛, 몇 가지 미네랄을 이용하여 대기의 이산화탄소로부터 얻은 탄소로 제 몸을 만든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하게 시작된 물질이, 우리 동물의 기준으로는 달리 비길 데 없이 거대하고 영양이 풍부한 물질로 자란다. 식물은 우리가 흙으로 돌아가고 흙에서 나오는 재순환 과정에서 중간 단계를 맡은 행위자이므로, 식물의 재순환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우리의 재순환도 이해할 수 없다. 이 부에서는 생명 순환에 꼭 필요한 나무들(6장)과 똥을 먹는 벌레들의 비밀스럽고 신비로운 사생활(7장)을 펼쳐보인다.

〈제4부. 물에서 죽다〉: 저자의 시선은 수중 생태계로도 향한다. 그는 강을 거슬러 올라와 죽는 연어들(8장)과 바다 깊숙이 가라앉아 죽는 고래들(9장)이 세상에서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살펴본다. 인간은 육상동물이라 사체 처분을 재깍 매장과 결부한다. 매장은 땅에 뿌리박는 것이다. 보통은 원래 살던 곳에서. 그러나 지구의 대부분을 덮은 바다에서는 살던 곳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동물이 죽곤 한다. 고래 주검처럼 큰 사체는 차고 어두운 바다 밑으로 수 킬로미터나 가라앉는다. 연어는 생애 대부분을 바다에서 살지만, 마지막에는 내륙으로 들어와서 죽은 뒤에 민물에 묻힌다. 죽은 연어가 재순환되어 발생하는 효과는 연어가 살던 바다가 아니라 육지에 더 크게 미친다. 물에서의 죽음도 뭍에서의 죽음과 비슷한 원리를 따르지만, 원리가 적용되는 방식은 다르다. 물에서의 죽음은 생명의 적응력을 보여주는 사례이자, 우리에게 친숙한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엿보게 하는 기회이다.

〈제5부. 변화〉: 문화는 지나간 시대의 생물로 만들어진 우리 발밑의 백악이나 석회암과 같다. 문화는 우리의 지식, 우행, 열망이 긴 시간 동안 축적되어 이룬 잔여물이다. 문화는 우리가 눈과 귀를 통해 뇌로 흡수하는 비물질적 생명이다. 식물이 뿌리와 잎의 기공으로 영양분을 흡수한 뒤 당과 DNA로 바꿔내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물려받고 흡수하는 이 비물질은 우리 자신의 삶과 미래 후손의 삶에 석회암 못지않게 크나큰 물질적 영향을 미친다. 이 부의 새로운 생명과 삶으로의 탈바꿈(10장), 믿음, 매장, 영원히 이어지는 생명(11장)을 통해 저자는 물질의 재순환과 비물질의 재순환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가 없음을 설명하고 재순환 메커니즘의 다양성을 언급하는 한편으로, 그사이를 관통하는 ‘변화(변형)’이라는 크나큰 맥락을 파악하고 성찰해야 함을 강조한다.

나아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류가 스스로의 결정을 통해서 자신의 변신을, 나아가 다른 생명의 변신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우리 인간이 자연 생태계 안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끊임없이 되묻고 있다. 인간이 지구적 차원에서든 지역적 차원에서든 자연의 계획에서 맡는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은 그러한 물음에, 인간의 관점을 뛰어넘은 자연의 관점, 생태의 관점, 지구의 관점에서 명쾌한 통찰과 단서를 제시하며, 세상 모든 것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야생동물을 연구하는 생물학자로 살면서 스무 권 가까운 책으로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자연 작가가 된 베른트 하인리히.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연 속 동물과 식물이 죽고 난 이후 벌어지는 일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결국 생명은 다른 생명을 재활용함으로써 존재한다. 죽음은 생명이 변형되고 재생되는 과정이라는 그의 말은 결코 문학적 표현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종교적, 철학적 비유도 아니다. 자연에 이보다 더 엄연한 현실은 없다. 생명은 생명에서 오고 생명으로 이어진다. 모든 생물 개체는 그 연쇄에서 하나의 사슬이 될 때 가장 충만한 삶을 누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도 결국은 생물이므로. 이 책을 읽은 독자는 분명 죽음 이후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시선이 확 바뀔 것이다. 나로 말하자면, 내 육신이 살아 있을 때로도 모자라 죽을 때마저 자연을 더럽히거나 자원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라게 되었다. 내 육체의 일부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식되어 쓰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대신 가급적 제일 빨리 분해되는 방법이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전혀 기괴하지 않으며 인간의 문명과 문화를 거스른다고 볼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은 전혀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크나큰 설득력으로 보여준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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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트 하인리히를 이제야 만나다니...
내 독서이력 중에서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다.  구매
풀꽃놀이 2015-12-31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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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먹지 말고 양보하세요 새창으로 보기
 
가끔 차를 타고 가면, 끔찍한 광경을 보게 된다. 도로 바닥 한가운데에 죽은 동물 사체가 있다. 도로 위에서 차에 치여 죽은 것(Road kill)이다. 도시에서 차에 치여 죽는 동물은 쥐, 고양이, 개가 많고, 야산 주변의 도로에서는 고라니, 너구리 같은 야생 동물들이 자동차에 희생된다. 이렇게 도로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사체를 적법한 과정으로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썩어가는 시체를 그대로 방치해두는 경우가 많다. 죽은 고라니를 발견하고, 보신용으로 이용하기 위해 가져가는 사람도 있다. 로드 킬 당한 동물 사체를 발견하면 해당 지자체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가 접수되면 지자체 환경과와 청소업체가 협력하여 시체를 수거, 소각 처리한다. 그런데 이런 절차가 널리 홍보되지 않아서 그런지 동물 시체를 수거하는 일을 담당하는 사람들을 향한 선입견이 있다. 보신용 동물 사체를 따로 수거해서 담당 직원들이 몸보신으로 먹는다고 생각한다. 이 말이 사실인지 잘 모르겠다. 확실한 근거 없이 애꿎은 일을 하는 동물 사체 처리반 직원들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혹시나 만약에 일부 지자체 직원들이 이런 행위를 자행했으면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

로드 킬 사체를 오랫동안 내버려두면 제2의 로드 킬이 발생하는 우려가 있다. 지난달 말에 죽은 고라니 사체를 먹다가 천연기념물인 독수리 세 마리가 차에 치이는 일이 발생했다. 로드킬 사체를 현장에서 치울 수 있다면, 차 트렁크에 실어서 가져가는 것보다는 얼른 도로 밖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 내 말은 로드킬 사체를 운전자가 무조건 옮겨야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실 일반 사람이 동물 사체를 옮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도로 한가운데서 사체를 운반하다가 교통사고가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지역 번호+120’ 또는 ‘지역 번호+128’로 전화를 하면 된다.

우리는 동물 사체를 지구상에 쓸모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사체는 쓰레기처럼 분류되어 소각장으로 향한다. 로드킬 당한 동물은 두 번 죽는다. 인간 때문에 차디찬 도로 바닥에서 생을 마감하고, 인간의 손에 의해 사체가 소멸한다. 그런데 이 상황, 조금 웃기지 않는가. 동물을 죽인 인간은 살인자처럼 유유히 사라지고, 또 다른 인간이 죽은 동물을 위한 장의사가 된다. 인간은 동물 사체를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을까? 자연의 생과 사를 늘 가까이 지켜본 동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는 동물의 죽음에 개입하는 인간의 역할에 반문한다.

베른트 하인리히는 동물 사체를 처리하는 존재가 따로 있다고 말한다. 그들이 바로 ‘청소동물’이다. 청소동물은 자연의 장의사다. 이들은 사체를 먹으면서 생활한다. 동물 사체는 먹잇감을 찾지 못한 청소동물들을 위한 오아시스와 같다. 사체가 클수록 거기에 달려드는 청소동물이 많다. 송장벌레와 파리가 그곳에 알을 낳는다. 늑대, 여우 등의 포유류가 사체의 냄새를 맡아 찾아오면, 그다음에 독수리와 큰까마귀가 만찬에 참여한다. 베른트 하인리히는 자신의 책 《생명에서 생명으로》에 황홀한 자연의 만찬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동물학자는 자연의 만찬을 담담하게 묘사하면서도 따뜻한 유머를 잊지 않았다. 하인리히는 에드거 앨런 포가 큰까마귀를 무서운 존재로 설정했다면서 불평한다. 사체 앞에서 날갯짓하며 남김없이 살점을 처리하는 큰까마귀가 명랑한 동물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여전히 청소동물이 사체를 먹는 광경을 불편하게 여긴다. 구더기가 쉴 정도로 심하게 썩은 사체를 제대로 보는 것마저도 힘들다. 그러나 하인리히는 청소동물의 역할을 재평가한다. 청소동물은 우리가 쓰레기로 여기는 동물 사체를 먹잇감으로 삼는다. 청소동물은 동물을 사냥해서 죽이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청소동물을 사냥으로 먹잇감을 찾는 포식동물과 동등하게 생각한다. 청소동물에 대한 인간의 편견이다. 청소동물 대부분은 사체에 영양분을 얻으면서 살아간다. 시체를 손대는 행위를 금기로 생각하는 인간의 시선이 죄 없는 청소동물을 불길한 동물로 만들어버렸다. 

청소동물의 역할은 자연 순환 과정 일부다. 생명이 죽어서 남긴 것을 다른 생명이 이어받는 것뿐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자연이 만들어 낸 경이로운 재생의 순간이다. 동물은 죽어서  다른 동물의 생명을 연장해주는 영양분을 남긴다. 그런데 우리는 자연스러운 광경을 잘 모른다. 너무 몰라서 자연의 장례식을 방해한다. 청소동물 같은 자연의 장의사가 버젓이 살아 있는데도, 우리가 장의사가 되어 그들의 소중한 양식들을 불태워 없앤다. 그렇게 되면 청소동물의 생존마저 위태롭다. 야생의 청소동물이 우리가 사는 도시에 내려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을 도시의 불청객, 밭을 망치는 골칫덩어리로 대한다. 청소동물마저 인간의 손에서 죽임을 당한다.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라고 해서 동물 사체까지 손댈 필요가 없다. 동물 사체를 청소동물에게 양보해야 한다. 우리는 먹을 게 너무 많아 풍족하게 살고 있다. 그런데 동물들의 먹이가 되는 동물 사체를 굳이 가져가서 먹어야 하는가. 진짜 쓰레기는 동물 사체가 아니라 탐욕에 눈이 멀어 그것마저도 먹으려고 하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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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1-11 공감(36) 댓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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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명체의 자원 보존의 법칙을 설명하다

얼마 전에 다녀온 아프리카의 세렝게티에서는 누를 사냥한 사자들과 그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한 입 얻어먹을 궁리를 하는 하이에나와 흰등독수리 등을 보면서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누떼의 대이동은 개체수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면서 다양한 지역의 포식자를 살찌우는 역설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태계는 그렇게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명한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교수의 <생명에서 생명으로>는 생태계의 먹이사슬의 범위가 생각보다는 훨씬 넓게 엮여있다는 것을 알게 한 책읽기였습니다. 특히 자연의 장의사라고 하는 청소동물들의 역할이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청소동물은 생명의 재료를 재분배하는 ‘생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하이에나와 흰등독수리가 청소동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생태계의 먹이사슬과 생명의 재료를 재분배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광범위합니다. 일차로 탄소와 질소와 같은 무기물로부터 생명체가 활동하는 에너지의 원천을 만들어내는 것은 식물입니다. 하지만 그 식물을 구성하는 핵심요소인 아미노산 등은 오랜 세월을 두고 만들어져 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먼저 식물이 만들어지고, 그 식물을 초식동물이 먹고, 육식동물은 그 초식동물을 먹는 먹이 사슬의 정점에 있는 듯하지만, 그 육식동물이 죽으면 청소동물이 해체하고, 그 나머지는 굼벵이나 곰팡이 등이 미세하게 분해하여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게 만듭니다. 식물이건 동물이건 자연으로 돌아간 원초적인 구성요소들은 다시 식물을 만들어내는 순환에 투입되는 것입니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 보존의 법칙입니다. ‘외계의 접촉이 없는 고립계에서 에너지의 총합은 일정하다’라는 물리학의 기본이 되는 법칙입니다. 그렇다면 지구라는 고립계에서 생명의 원천이 되는 기본물질(탄소, 수소, 산소 등을 비롯하여 인, 황, 칼슘, 칼륨 등과 같은 화학물질이 만들어낸 아미노산)의 총량은 고정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구상에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가면서 멸종되어가는 생물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열역학 제1법칙에 따르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라’라고 했다는 성경의 창세기의 한 구절이 과학적으로는 정확한 표현은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생명에서 왔고 또 다른 생명의 원천이 된다는 의미를 충분히 나타낸다고 보았습니다. 하인리히교수는 미국의 메인주에 가지고 있는 삼림 속에 지은 캠프를 중심으로 아프리카의 초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조류에서 곰팡이에 이르기까지 생태계의 다양한 생물종을 관찰해왔습니다. 그러한 연구 활동을 통하여 얻은 생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생명체가 죽었을 때 일어나는 일을 정리한 것이 바로 <생명에서 생명으로>입니다. 이 책에는 동물과 식물 등 육상생물은 물론 강과 바다를 아우르는 수생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태계에서의 죽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간혹 미심쩍은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서로 싸우지 않았다면 유럽인들이 건너오기 전에 이미 버펄로를 씨를 말렸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과 함께 사는 법을 깨달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 유럽인들이 저지른 버펄로남획의 책임을 슬그머니 미루는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현대인들이 착각하고 있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지구의 생태계를 개선하기 위하여 조림을 한다지만, 사실은 나무들도 오랜 세월을 통하여 거친 자연에서 살아남은 것들이었는데, 인간이 심는 나무들이 더 자연적인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정리하는 책읽기였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앞선 시대에 살던 생명체가 가지던 요소들을 이어받아 태어나서 살다가 죽음을 맞으면 다시 뒤에 오는 생명체에게 모든 것을 전하는 것인데, 인간만이 숭고한 그 일을 포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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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2017-06-27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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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저자 베른트 하인리히(Bernd Heinrich)

겨울이 깊어간다.

미국의 저명한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는 어느 겨울날 교수직을 그만두고 어릴 적 놀던 메인 주의 숲으로 돌아갔다. 거기 통나무집을 짓고 생활하면서 자연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하인리히는 당시 자신의 관찰한 것을 《동물들의 겨울나기》에 담았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겨울이 그냥 죽어 있는 시간이 아니라, 다시 한 해를 살아갈 생명이 준비되는 지난한 여정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어느 날, 저자는 심각한 병에 걸린 친구에게서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자신이 죽으면 수목장으로 처리해 주기를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저자는 친구의 제안이 화두처럼 와 닿았다. ‘생명과 죽음의 그물망’.


한평생 생명이 무엇인지를 탐구해 왔던 그가 비로소 죽음과 실체적으로 대면하는 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저자의 나이도 칠순을 훌쩍 넘었다. 자신도 죽음을 진지하게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

 저자는 인간과 자연, 생명 존재의 순환을 관찰한 기록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2013년 미국 펜클럽 논픽션 상을 수상했다.

▲겨울 숲에 모여든 새와 동물들. 저자가 직접 그렸다

책을 펼치면 송장벌레가 먼저 등장한다. ‘자연의 장의사’들이 어떻게 사체를 분해하고 처리하는지 세심하게 보여준다. 이렇듯 저자는 메인의 캠프(통나무집)에서 아프리카 초원까지 오만 곳을 다니면서 겪은 경험에서 건진 사례 11가지를 망라한다.

주제는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우리는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리라. 불가에서 말하는 윤회처럼 생명도 죽음을 넘어 다른 생명으로 이어진다.

 가령 죽은 나무는 숲의 순환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질소를 배출해 식물이 단백질을 만들도록 돕는다. 거대한 고래는 죽은 뒤 심해에 가라앉아 재순환되면서 수많은 바다 생물의 먹이가 된다.

저자는 자연의 장의사들이 주검을 재활용하는 세계를 자신이 직접 그린 풍뎅이·버섯·딱정벌레·독수리 그림과 함께 보여준다. 그에 따르면 생명은 다른 생명에서 오고 개체의 죽음은 생명을 이어가는 데 필요하다.

그렇기에 자연의 장의사들은 죽음과 생명을 이어주는, ‘생명에서 다시 생명으로’(life everlasting) 이어지게 만드는 없어선 안 될 임무를 담당한다. 이들이 없다면 자연 생태의 순환은 당장 멈추고 말 것이다.

생명과 죽음에 대한 노학자의 통찰은 내게 많은 것을 일깨운다. 저자의 세부적인 관찰과 설명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논지에 더 한층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어쩌면 죽음은 생명이 변형되고 재생되는 과정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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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지기 2015-12-20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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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란 살아있을 때뿐만 아니라 죽고나서도 끈임없이 이어진다

자연과학의 으뜸은 물리학이다. 오랫동안 그 자리를 내려놓지 않았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만물의 근원과 우주를 탐구하는 학문이니 그 어떤 부류가 감히 도전장을 내밀 수 있었겠는가? 뉴턴, 아인슈타인, 보딩, 칼 세이건 등이 구천에서도 여전히 왕조를 건설하고 있는데.

생물학은 보조 학문이었다. 출발도 늦었다. 그 출발은 다윈이었다. <종이 기원>은 생명의 원천과 변천을 다룬 최초의 종합 서적이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생명은 호기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신이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곧 신의 형상을 본따 만든 인간이야말로 만물의 영장이기에 다른 동식물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다윈의 진화론이 보편적으로 확산되고, 여전히 부정하는 이들도 있지만, 환경위기가 닥치면서 생물학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특히 세포줄기를 포함한 다양한 치료제가 발명되면서 산업적으로도 널리 확산되고 있다.

<생명에서 생명으로>는 생체계의 순환구조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곧 모든 생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삶과 죽음 또한 하나의 고리임을 증명한다. 구체적으로 베른트 하이리히는 동식물의 죽음 이후 자연에서 벌어자는 현장을 현미경으로 바라보듯 설명하고 있다. 생명이란 살아있을 때뿐만 아니라 죽고나서도 끈임없이 이어지고 있음을 생생하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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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지 2017-04-2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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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는...


책을 선택한 동기는,,,
고교 과탐 안에는 네가지의 구분 교과목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이 있는데요
이 중 힘들어하는 생명과학과 연결되는 타이틀이라 시선 꽂혔더랬죠
질풍노도의 시기라 일컫는 청소년기에 '함께' 라는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한거 아니겠어요

 
저자 베른트하인리히 생물학자.
번역본의 딱딱함이 비교적 적고 흥미로움이 잘 이어져 지루할 틈 없었네요.
 
생명의 순환이라고 표현해도 될 지 모르겠습니다만,,,
 마음을 좀 내려 놓고 살아도 괜찮을 거 같다는 부분이해가 슬그머니 다가왔어요.


우리는 생명에서 왔고, 우리 자신이 곧 다른 생명으로 통하는 통로이다. (8쪽)라는
한 문장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큰 자리를 차지하구요..

저자의 친구이자 동료가 보낸 편지의 내용으로 시작하는
책의 서문이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죽음 그 순간부터 어떤 과정으로 끝나야하는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던터라
머릿속 이 잠시 멍해지더라...
제사라는 것에 얽메이지 않도록 하기위해
나는 화장을 치르라 하고, 내 제사는 할 필요 없다는 것 정도만
가족들에게 강조하고 재차 말 했던 것 이외에는..

무겁게 시작은 했으나
글 을 읽으면서 무척이나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되는것 같은 느낌!!
생태계 피라미드 에 대해 배운것을 더듬어보자면
제일 아래는 분명 풀 , 나무 이러한 식물이었다.
그런데 그 속을 좀 더  들여다 보니,,,

죽어서도 여태 서 있던 나무는 결국 쓰러져서 상당히 다른 종류의 생물들로 구성된 생태계를 만들어 낸다.
이런 생태계로서의 나무는 균류와 세균의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꾸준히 변화한다(175쪽)

토양 미생물은 죽은 동식물에서 나온 물질을 분해함으로써,
유기분자에 묶여있던 질소와 인을 식물이 성장에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배출시킨다
탄소, 질소, 물의 순환은 토양에서 서로 만나고 죽은 나무에서 서로 교차하여 숲에 생명을 준다 (178쪽)

끊임없이 과정의 반복이 이루어 지고 있다는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각종 이름들이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서식지 또한 낯선곳이라 말 이 쉽지 않​아서 힘겨운 고비가 있는데..,,

흑백으로 표현 된 세밀화 의 다양한 종류의 곤충, 새, 버섯 ... 등등
글 을 읽을면서 조금 이해 안되거나 어렵다 싶은 부분을
확인, 짚고 갈 수 있어 좋고, 쉽게 손을 놓치 못하는 이유중 하나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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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나 2016-11-01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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