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ing posts with label 이기상. Show all posts
Showing posts with label 이기상. Show all posts

2021/10/16

알라딘: [전자책] 글로벌 생명학

알라딘: [전자책] 글로벌 생명학

[eBook] 글로벌 생명학 - 동서 통합을 위한 생명 담론  | 뉴아카이브 총서 1
이기상 (지은이)자음과모음(이룸)2013-01-07 


 전자책 미리 읽기
전자책정가
18,000원

책소개

‘뉴아카이브 총서’ 첫 번째 책. 

21세기 지구 살림살이를 위해 새롭게 대두된 생명학의 정립을 위한 시도와 해법을 담았다. 이기상 교수는 인류가 부딪힌 최대 난제와 화두가 ‘생명 문제’라는 인식하에 이러한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은 과연 무엇인지 반문하면서 서구적 세계 모델의 한계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생명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제시한다.

21세기 다원주의 시대를 살아갈 새로운 삶의 문법인 생명, 평화, 상생에 대해 오래전부터 논의되어온 견고한 사상들을 총망라, 인문학적 관점으로 ‘생명’에 대한 전망을 집대성하여 보여준다. 공동의 생활 운명체가 된 지구촌 시대, 하나뿐인 지구 생명을 살려나가기 위해서는 동서 철학의 화합과 융합이 필요하다. 모든 생명체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상생과 공생의 길을 모색하며, 이것은 인문학의 근간인 인간의 근본적인 역할과 존재에 대한 총체적 탐구로까지 이어진다.
목차
제1장 지구 살림살이를 위한 발상의 전환
1. 우리 시대의 화두 ‘생명’
68억 인류의 평화로운 더불어 삶
생태 문제와 발상의 전환
2. 경쟁 이데올로기의 한계와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
3. 인간 중심에서 ‘생명’ 중심으로!
4. 새로운 삶의 모형은 ‘살림살이’의 길: 지구 살림살이
5. 한국인의 삶 속에서 찾은 살림살이의 길
살림살이
삶을 앎: 사람
생명의 원칙: 비움과 나눔 그리고 섬김
6. 21세기의 영성적 인간

제2장 새로운 생명 담론의 지평 모색
1. 지구 생명 위기에 대한 한국인의 대응
2. 지구촌 시대의 동서 통합적 생명 담론을 위해
3. 생명에 대한 학문(생명학)의 정립을 위한 고찰
4. 역사적 고찰에서 얻는 생명의 고유한 차원(독특함)
생명의 원리: 생명과 운동
생명의 조건: 생명과 전체
생명의 전개: 생명과 역사
생명의 진화: 생명과 정신
5. ‘생명 현상’의 다층위적 구조에 대한 기술
생명의 물체성
생명의 운동성
생명의 주체성
생명의 역사성
생명의 의식성과 단위
6. 생명과 인간: 살림지기로서 사람의 살림살이

제3장 생명, 그 의미의 갈래와 얼개
1. ‘생명’에 대한 정의의 어려움
2. 서양의 생명에 대한 논의
우주는 살아 있는 생명체: 정령론과 물활론
우주는 신이 창조한 정교한 자동 기계: 근대의 기계론적 생명관
진화하는 유기체들의 거대한 집합과 조직화: 진화론과 유기체설
주변 환경에 대응하여 자기를 조직해나가는 생명 체계: 생물 시스템 이론과 생태학
3. 동양 또는 한국의 생명 이해
세상은 신령으로 꽉 차 있다: 무교적 생명관
자연은 천지 만물이 감응하는 거대한 생명체: 도가와 유가
인연으로 서로 의존하고 있는 거대한 생명의 그물: 불교의 생명관

제4장 한국인의 삶 속에서 읽어내는 생명의 의미
1. 한국인의 일상 속에 새겨진 세계관과 생명 이해
2. 생명에 대한 일상적 이해와 우리말 속 생명의 의미
3. 한국 생명 사상의 뿌리와 흐름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한민족(배달겨레)
단군 신화의 생명 사상
한민족의 생명 사상의 전개
최치원의 생명 존중 사상
최한기의 생명 우주관: 생생한 기운이 쉼 없이 움직이는 우주
동학의 생명평화 사상

제5장 다석 생명 사상의 영성적 차원: 웋일름을 따르는 몸사름
1. 현대의 생명 위기와 영성
2. 청년 다석의 생명 체험
3. 생명의 젓가락: 덧없는 삶(生), 비상한 웋일름(命)
4. 삶은 사름. 몸생명의 몸살이
몸사름: 생명의 불꽃을 사름
숨 쉼: 목숨과 말숨
5. 생명은 바탈태우
말숨과 우숨(얼숨)
생명의 첨단 ‘이 제 긋’
얼나의 하루살이
식사는 장사며 제사
6. 없이 계신 하느님, 없이 살아야 하는 인간

제6장 함석헌의 생명학적 진리: 살라는 하늘의 절대 명령
1. 삶의 진리, 앎의 진리, 사람(삶앎)의 진리
2. 진리의 사건과 서양 철학의 대응
‘진리’를 둘러싼 논쟁
서양의 진리 개념
3. 우리말 진리 개념의 사용 지평
4. 생명학적 진리: 삶의 진리, 진리의 삶
우주와 생명 그리고 씨?
삶이 참이다
찾음이 참이다
길이 참이다
5. 참의 진리
참은 참(滿)이다 참은 빔(虛)이다
참은 하나다
참 마음, 찬 마음
참은 참이다
참은 참음이다
참은 맞섬이다
생명학적 차이
6. 생명의 진리와 생명학

제7장 김지하의 생명 사건학: 생활 속의 우주적 대해탈
1. 전환기의 조짐들: 이성에서 영성으로!
2. 죽임의 문명, 죽임의 과학
3. 개벽과 생명운동
개벽
생명운동과 문화운동(노동운동, 여성운동, 통일운동)
생명문화운동의 내용
4. 생명의 담지자 민중
생명과 민중
유개념으로서의 민중: 중생
5. 일하는 한울님
6. 자연에 대한 시각의 전환: 환경에서 생명으로!
서양 환경운동의 한계와 생명의 세계관
환경에서 생명으로!
풍류와 한살림
7. 생명과 살림
8. 우주 생명의 활동을 모심
9. 모심의 윤리
10. 생명의 원리와 논리
우주 진화의 법칙
생명의 논리: ‘아니다 그렇다’의 논리
동양적 진화론: ‘불연기연(不然其然)’
11. 인간의 재발견
인간은 가장 신령한 자각적 우주 생명
온갖 생명의 성화를 추구하는 21세기 새로운 우주 종교
12. 21세기는 생명과 영성의 시대
영성적 삶은 역설의 생활화
활동하는 무로서의 자유와 우주적 대해탈
13. 김지하 생명 사상의 특징과 의의

제8장 생명의 진리와 생명학, 지구 생명 시대의 생명 문화 공동체
1. 생명학 정립의 필요성
환경학과 생태학 그리고 생명학
‘생명’과 ‘학문’에 대한 지평 확대
2. 생명의 진리: 삶의 진리, 삶앎의 진리, 살림살이의 진리
생명과 생명체의 구별. 생명학적 차이
생명의 문제는 삶의 문제
생명 진리의 전개: 낱생명, 종생명, 뜻생명, 온생명, 한생명
3. 지구 생명 시대의 생명 문화 공동체
달라진 시대 달라져야 할 삶의 방식
지구 생명 시대
생명의 패러다임
생명 문화 공동체의 필요성
4. 인간은 생명의 관리인 ‘살림지기’

제9장 새로운 시민운동으로서 생명문화운동
1. 생명운동: 시민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
2. 생명운동의 자리매김을 위하여
3. 한국 생명운동의 뿌리와 전개
4. 생명회복운동으로서 한살림운동
5. 생명과 평화의 길

맺는말
=========================
저자 및 역자소개
이기상 (지은이) 
가톨릭대학교 신학부를 졸업하고 벨기에 루뱅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그 뒤 독일 뮌헨 예수회철학대학에서 철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로 1984~2012년까지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의 초대회장이었으며, 현재 우리사상연구소 소장이다. 1992년 열암학술상을 수상하였으며, 1994년 한국출판문화상 번역상을 수상하였다. 주요 저서로 『하이데거의 실존과 언어』, 『하이데거의 존재와 현상』, 『철학노트』, 『콘텐츠와 문화철학』, 『지구촌 시대와 문화콘텐츠』, 『글로벌 생명학』 외 다수가 있으며 역서로는 『존재와 시간』(M. Heidegger), 『하이데거의 예술철학』(F. W. von Hermann) 외 다수가 있다.
접기
최근작 : <소통과 공감의 문화콘텐츠학>,<[대활자본] 동서양 철학 콘서트: 서양철학 편>,<동서양 철학 콘서트: 서양철학 편> … 총 31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새로운 사유의 힘 자음과모음 뉴아카이브 총서

20세기 기술문명은 그 명성만큼이나 폐해 또한 크다. 이로 말미암아 인문(人文), 사람살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자음과모음은 문학과 청소년 시리즈물 출판에 대한 다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문서 출판을 새롭게 확대해나가고 있다. 한국 내 젊고 의욕 있는 인문학자들을 발굴해 경계 간 학문하기, 새로운 장르 창출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하이브리드 총서’를 기획, 출판하고 있으며, 정통 학술서를 표방하는 ‘뉴아카이브 총서’를 통해 동서를 넘나드는 통찰, 사유의 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에 출간된 이기상의 『글로벌 생명학―동서 통합을 위한 생명 담론』은 자음과모음 뉴아카이브 총서 첫 번째 책으로, 21세기 지구 살림살이를 위해 새롭게 대두된 생명학의 정립을 위한 시도와 해법을 담은 역저이다. 저자 이기상(한국외국어대 철학과)은 국내 하이데거 연구 분야의 권위자로서 오랜 세월 강단에서 독일의 현상학과 실존주의를 강의해왔고 또 꾸준한 번역 작업을 통해 소개해왔다. 이와 더불어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의 초대 회장을 역임하고 ‘우리사상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면서 한국 사상가들의 철학적 정수를 소개하는 일에도 앞장서왔다. 『글로벌 생명학―동서 통합을 위한 생명 담론』은 저자 이기상이 평생에 걸쳐 진전시켜온 철학적 사유와 실천적 대안의 총람이라 할 만한 저서로서 한국발 인문학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수작이다.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21세기 생명 시대를 열다

이 책은 Big Chaos로 일컬어지는 대혼돈의 시기, 인류가 부딪힌 최대 난제와 화두가 ‘생명 문제’라는 인식하에 이러한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은 과연 무엇인지 반문하면서 서구적 세계 모델의 한계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생명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제시한다.
21세기 다원주의 시대를 살아갈 새로운 삶의 문법인 생명, 평화, 상생에 대해 오래전부터 논의되어온 견고한 사상들을 총망라, 인문학적 관점으로 언어, 철학, 과학, 종교, 환경, 사상 등 각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며 ‘생명’에 대한 전망을 집대성하여 보여준다. 공동의 생활 운명체가 된 지구촌 시대, 하나뿐인 지구 생명을 살려나가기 위해 동서 철학의 화합과 융합이 필요한 오늘날, 모든 생명체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상생과 공생의 길을 모색하며, 이것은 인문학의 근간인 인간의 근본적인 역할과 존재에 대한 총체적 탐구로까지 이어진다.

새 천년을 맞이하여 인류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보다도 ‘생태 문제’이다. 인간이 또 다른 천년을 맞이할 수 있으려면 자연에 대한 관계맺음의 방식이 바뀌어야 하고 우주 안에서의 인간의 사명에 대해서도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발상의 전환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간의 인식론적 사유 틀이 ‘존재(있음)에서 생명(살아 있음)’에로 전환되어야 한다. 동서양의 대화를 통해 ‘생명과 더불어 철학’하면서 인류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려고 시도해야 한다. (15쪽)

과거 어느 때보다 생명학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기이다. 개인으로서의 내가, 인간 종으로서의 인류가, 생명체의 하나로서의 인간이, 우주 진화의 결정체로서의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연구해야 할 때이다. 지구 위 모든 사람이 공동의 운명체라는 것을 인정하고 생명의 문제에 관한 한 시행착오를 줄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권에서의 생명의 진리와 삶의 진리에 대해 연구하고 그것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비교 조사하여 오늘날 우리에게 적합한 생명의 진리, 삶의 진리를 찾아내야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동서 통합적 노력이 필요하다. (329쪽)

저자에 따르면 이제 생명학은 어느 특정 분야에서만 국한해 다루어질 성과가 아닌, 여러 분야를 관통하는 통합 분야가 되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삶과 앎, 물질과 정신, 유기물과 무기물, 육체와 영혼 등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도 바로 그 이유다.

한국적 생명학으로 지구 살림살이 해법을 논하다

이 책은 동아시아 고유의 전통적 사상을 바탕으로 한 존재론적 통찰 속에서 새로운 통섭의 원리를 보여준다. 전 세계 공통 담론인 ‘지구 환경과 인간의 관계’라는 보편적 주제를 고찰하면서 동양적 사상, 더 깊게는 우리의 전통적 생활 방식이 만들어낸 자생적 이론을 발굴해 ‘한국적인 이론의 세계화’라는 진취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적 사상가 류영모, 함석헌, 김지하가 펼치는 ‘한국적 살림살이와 생명 담론’은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진리와 구체적인 방법론을 일깨운다. 또한 생명학이라는 학문적 정립에 필요한 ‘우리말 개념화 작업’을 통해 독자적이고 실험적인 담론의 장을 마련해나간다.

하늘과 땅의 큰 덕으로 하늘과 땅 사이에 나서 살아가는 모든 것이 생명이다. 살아 있는 모든 것, 살아 있게끔 하고 있는 모든 것은 하늘의 명을 받은 ‘생명’들로서, 하늘과 땅의 힘돌이와 열돌이, 숨돌이와 피돌이에 참여하고 있다. 인간은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면서 천지 만물과 더불어 지구 살림살이를 꾸려나갈 것을 명령받은 살림지기로서 모든 생명체에서 하늘의 뜻을 읽을 수 있어야 하며, 그 신비로운 생명의 사건에 ‘사이 존재’로서 책임감을 갖고 동참해야 한다. (119쪽)

지구촌 시대 생명의 진리, 삶의 진리에 대해 낱생명, 종생명, 뜻생명, 온생명의 진리에 대해 본격적으로 탐구해야 한다. (342쪽)

이처럼 우리말과 글 속에 담긴 상생적 문법과 의미를 알아가는 것은 이 책에서 다루는 중요한 핵심 사상과 연결된다. 이들 세 명의 사상가가 전하려는 ‘생명 사상’의 핵심은 우리의 시각 너머에 있는 영성적 세계관을 통해 우리만의 독특한 생명관이자 우주관, 인생관, 가치관을 형성해나가자는 데 있다. 즉 자연을 정복과 관리의 대상으로 보던 인간 중심의 서구 사상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통합의 원리, 21세기 생명과 평화의 메시지가 바로 ‘우리 안’에 있음을 역설하는 것이다.

우리는 근대화라는 서구화가 야기한 지구 파멸의 위기에 이 한반도에서 우리의 전통 고대 자연 개념 또는 생명 개념으로 되돌아가야 할 당연한 이유를 갖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 한국인은 50년 전만 해도 그러한 자연 친화적이고 생명 존중적인 가치관 속에서 생활하였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의 살림살이 모델이 생태학, 생명학에서 하나의 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이론적으로 반성적으로 되새기면서 우리가 무엇을 버리고 잊었는지, 잃은 것은 무엇인지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동아시아적인 인문학의 르네상스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생활 방식의 르네상스를 통해서 그것을 새롭게 고찰하고 그 속에 간직되어온 삶의 문법과 논리를 읽어내어 논의의 장으로 끌어와서 개념으로 정리한다면, 지금 지구촌에서 논의되고 있는 생명 담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45쪽)

한국발 인문학의 또 다른 가능성: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이 책은 우리에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지향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유하게 한다. 왜 우리가 현 시점에서 부분이 아닌 전체를, 해체가 아닌 통합을, 경쟁이 아닌 공감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그것이 가져다 주는 교훈이 과연 무엇인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진리에 대한 물음은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 항상 함께 제기되어왔으며, 현재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의 삶과 문화 속에 갈무리된 살림살이에서 독특한 삶의 진리, 생명의 진리를 찾아낸다는 것은 인간 본성에 대한 논쟁, 궁극적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나 자신의 진리 찾기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진리의 본질은 자유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삶의 방식에 뚜렷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연, 우주, 세계를 존재론적 시각에서 바라보며, 생명의 개념 또는 생명관의 변천에 대한 철학사적 고찰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저자의 ‘생명 철학 연구’는 살아 있는 것들의 본질적 물음을 넘어선 진정한 자유를 선사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생명 담론은 한마디로 우리가 살아온 인류의 역사와 지금 살고 있는 인간 사회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멀리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사상적 지평의 탐사이자 촌철살인의 첨언이며, 오늘, 우리 세대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닌 내일,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비전이자 한국발 인문학의 또 다른 가능성이다.

2021/08/10

김종길의 ‘다석 늙은이(老子)’ 읽기 ①···참알줄(道德經)에 참의 샘이 있다 - 경향신문

김종길의 ‘다석 늙은이(老子)’ 읽기 ①···참알줄(道德經)에 참의 샘이 있다 - 경향신문



김종길의 ‘다석 늙은이(老子)’ 읽기 (1)···참알줄(道德經)에 참의 샘이 있다
김종길 다석철학 연구자2021.08.10 06:00 입력


다석 류영모(多夕 柳永模)는 1890년 3월 13일에 나서 1981년 2월 3일에 돌아갔다. 90년 10개월 21일을 사셨다. 올해는 그가 하늘로 돌아간 지 40주기가 되는 해다. 그는, 사는 동안 온통 참을 찾고, 참을 잡고, 참을 드러내고, 참으로 돌아간 ‘참사람’이다. 그러니 그의 철학적 당간지주는 오롯이 ‘참’에 있다고 할 것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참의 사상가, 참의 말씀, 참의 경전들이 있을 터이나, 그는 오롯한 하나의 참을 오래 궁리했다. 그 참은 쪼개질 수 없는 하나였다. 그 ‘오롯한 하나’에서 숱한 참의 숨이 샘솟았다. 참의 말씀이 터졌다. 그 말씀으로 ‘말숨’이 쉬어졌다. 그는 참의 숨이 ‘얼숨’이요, 얼숨 쉬는 이가 ‘참나’요, 그 참나가 ‘얼나’라고 말했다. 제 잇속만 차리는 ‘제나’를 벗고 얼나로 솟으라고 외쳤다.



몸이 쉬는 숨은 몸숨이요, 말씀으로 쉬는 숨은 말숨이다. 참을 쉬는 숨은 참숨이요, 그 참숨으로 얼을 깨우쳐 늘 쉬는 숨이 얼숨이다. 얼 깨우친 얼숨의 존재가 얼나다. 다석은 동서양의 글과 말로 사유하면서 우리말 한글로 ‘뜻글풀이’ 했다. 처음엔 다소 낯설지만, 자꾸 보면 생각이 커지고 자란다. 2008년 세계철학자대회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철학자로 그를 손꼽은 이유다. 그의 사상으로 한 편의 시로 쓰면 이렇다.


참숨 산숨으로 숨돌이 돌돌돌,

돌아 흐르는 시원한 몸과 마음과 얼.

몸맘얼이 휘돌아 오롯한 하나로 솟는 참,

씨알 터지는 알짬, 산알의 속알, 눈부신 얼빛!

짱짱한 몸 비우고, 비운 마음에 큰 바람 불어,

없이 있는 여기, 저기, 거기.


* 산숨 : 살아 솟는 숨(生氣)

* 숨돌 : 숨이 도는 힘(氣運)

* 산알 : 살아 있는 생명의 알맹이. 생명령(生命靈)이라 부르기도 함

* 알짬 : 다석이 ‘정(精)’을 우리말로 풀어 쓴 말. 쌀을 쓿어 곧은 알맹이만 고른 것의 표현

* 속알 : 다석이 ‘덕(德)’을 우리말로 풀어 쓴 말




그의 40주기를 맞아 그가 온 삶을 궁리한 ‘참’의 온통을 묻는다. <다석일지>에서 그는 <노자(老子)>를 ‘늙은이’로 풀어 놓았다. 뜻글로 번역한 ‘늙은이’는 그의 사상과 철학의 고갱이가 담뿍 담겨있다.


다석 류영모

■다석은 누구인가?


그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나마 조금 안다고 하는 이들도 신천옹 함석헌의 스승으로 알고 있을 뿐이다. 사실, 함석헌의 ‘씨알사상’도 다석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석은 1928년부터 종로 YMCA에서 연경반(硏經班) 모임을 맡아 1963년까지 35년을 강의했다. 동서양의 종교와 사상에 회통했던 그는 우리말로 ‘철학하기’를 실천했는데, ‘늙은이’는 다석철학의 드높은 한 경지를 보여준다. 제자 박영호가 정리한 연보를 간추린다.



1890년 (1세) : 아버지 류명근, 어머니 김완전의 맏아들로 태어나다.


1902년(12세) : 자하문 밖 부암동 큰집 서당에서 3년간 <맹자(孟子)>를 배우다.


1910년(20세) : 남강 이승훈의 초빙으로 2년간 평북 정주 오산학교 교사를 지내다.


1921년(31세) : 고당 조만식 후임으로 오산학교 교장이 되다. 이때 제자 함석헌을 만나다.


1928년(38세) : YMCA 간사 현동완의 간청으로 YMCA 연경반(硏經班)을 지도하다.


1939년(51세) : 예수정신을 믿음 바라기의 줏대로 삼다. 하루 한 끼, 해혼(解婚), 잣나무 널 위 잠자기를 실천하다.


1942년(52년) : ‘성서조선’ 사건으로 종로경찰서에 구금되다.


1943년(53세) : 북악 산마루에서 “하늘을 뚫고 올려보고 땅을 뚫고 내려가다(瞻徹天潛透地)”의 체험을 하다.


1977년(87세) : 방랑길을 떠났으나 3일 만에 산송장이 되어 경찰관에 업혀 오다.


1981년(91세) : 숨지고 돌아가다.


(*다석학회 누리집에서 전체 연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스스로 책을 남기지 않았다. 1955년 4월 26일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 1974년 10월 18일까지 20년을 지속했다. 첫 일기는 ‘하루 때문’이라 썼고, 마지막 일기는 ‘실알 마올’이라 썼다. ‘하루살이(오늘살이)’는 시간 없는 하루의 전체, 즉 찰나의 영원한 시간을 하루로 산 그의 ‘오! 늘’의 정신을 보여준다. ‘실알 마올’은 “생각실, 말씀실, 목숨실, 일도, 몬도, 時도 空도, 大도, 地도, 史도, 國도 : 한 실오래기. 므로 살려는 이는 실올을 바로 알아, 올바로 산다는 것이오.”라고 쓴 일기에서 그 뜻을 살필 수 있다. 실은 한 실오라기의 생명줄이다. 알은 한 실오라기 생명줄의 참이다. 마는 마음이요, 올은 올바름이다. 이어 묶으면 “한 실오라기 숨줄의 참으로 마음 올바름”이란 뜻이 된다. 김흥호는 “실은 생명, 알은 진리, 마는 허공, 올은 이치”로 풀었다. 다석은 마음에 무슨 실올을 가득 담아 두는 게 아니고, 모든 올을 퍼낼 수 있는 ‘됫박’, 즉 빈 바가지 같은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일기를 끝낸다.





다석일지, 1974년 10월 18일, 마지막 문장이다.


풀면, “그러므로 마침내는 저 마음 스스로 깨끗이 : 참 보이는 마음으로 돌아가고 오는 자리에 딛고 서! 온통 올바름의 바른 올 가득한 마음으로. 실알 마올. 옴.”이다. ‘하루’로 시작해 ‘옴’으로 끝낸 그의 20년 일기가 <다석일지(多夕日誌)>(홍익재, 1990)다.


<다석일지>가 그의 사상을 함축적으로 살필 수 있는 손 글씨 기록이라면, 2016년에 개정판으로 펴낸 <다석 강의>(교양인)는 1956년부터 57년까지 43편의 강의 속기록을 다듬어 엮은 1005쪽 분량의 방대한 강연록이다. 다석철학의 정수가 여기에 있다.



■왜 다석의 ‘늙은이’를 푸는가?


그는 말한다. “이 사람이 <성경>만 먹고사느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유교의 경전도 먹고 불교의 경(經)들도 먹습니다. 살림이 구차하니 정식으로 먹지 못하고, 구걸하다시피 여기서도 얻어먹고 저기서도 빌어먹어 왔습니다. 그래서 그리스의 것이나 인도의 것이나 다 먹고 다니는데, 이 사람의 깜냥(消化力)으로 소화시켜 왔습니다. 그렇게 했다고 하여 내 건강이 별로 상한 일은 없습니다. <성경>을 보나 유교 경전을 보나 불교의 경을 보나 그리스의 지(智)를 보나 종국은 이 ‘몸성히’, ‘맘뇌어’, ‘뜻태우’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다석학회, <다석 강의>, 현암사, 2006, 606쪽)


“몸성히, 맘뇌어(맘놓이), 뜻태우”의 세 공부를 위해 생각의 불꽃을 피워 올리면서 하루하루 수행과 수련을 쉬지 않고 실천한 그의 ‘오늘살이’는 20세기 한국철학의 부재를 간단없이 채우고도 남는다. 그리고 그의 나이 일흔에 푼 ‘늙은이’는 다석 한글철학의 정수다.


‘늙은이’는 제자 박영호가 <빛으로 쓴 얼의 노래>, <노자와 다석>으로 이미 풀어서 엮은 바 있다. 박영호는 책의 부제에 “다석 사상으로 다시 읽는 도덕경”이라 했는데, 다석과 노자를 한데로 엮어내는 눈이 놀랍다. 하지만 다석이 우리 토박이말로 바꾸면서 거기에 담은 뜻글로서의 한글은 아직 다 풀리지 않은 것 같아 하나의 과제처럼 보인다. 사실, 다석은 노자를 푼 것이 아니라, 한문을 ‘뜻글의 한글’로 뒤바꾸는 창조적 번역을 완성했을 뿐이다. 노자에 대한 풀이(注)는 단 한 줄도 쓴 적이 없다. 그렇다면 뜻글로 뒤바꾼 한글판 ‘늙은이’를 다시 뜻풀이하는 작업이 제자의 과제가 아닐까.


노자가 아닌, 오롯이 다석의 한글판 ‘늙은이’를 풀어야 그의 사상의 골수가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오직 그 생각으로 1959년 <다석일지>에 쓴 ‘늙은이’를 보고, 또 제자들을 위해 그가 손 글씨로 정리한 ‘늙은이’를 여러 차례 살폈다. 그 부분만 복사하고 제본해서 글씨의 구조를 살피고 한글 씨말의 뜻을 비교했다. 심지어 한 편 한 편을 컴퓨터로 다시 입력하면서 그의 글쓰기를 흉내 내었다. 글쓰기로 그의 생각에 가 닿기를 바랐다. 그러다 발견한 놀라운 사실 하나는 다석의 ‘늙은이’가 아름다운 한 편 한 편의 시(詩)로 탄생했다는 점이었다.


한문을 한글로 바꿀 때의 뜻글 표기도 어느 것 하나 틀린 구석이 없었다. 그의 쓰기와 사유는 엄정했다. 곧고 올바랐다. 어떤 것은 뜻글 개념어였고, 어떤 것은 그저 한문의 한글 바꿈이었다. 말씨, 씨말의 기표와 기의가 똑발라서 다석의 한글판 ‘늙은이’는 그 자체로 ‘참나’의 길을 제시하는 얼빛 노래였다.


이제부터 ‘늙은이’를 풀려고 한다. 여러 사상의 줄기가 새끼줄 꼬이듯 꼬인 비단실 실타래이니, 푸는 방식도 딱딱한 논문이나 평론이 아닌 산파술의 대화체로 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다른 생각을 가진 여섯 명의 인물이 쟁론을 펼치듯 떠드는 방식인데,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독자들도 그들 사이로 슬쩍 끼어들어 생각을 섞다보면 더 쉽게 다석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도덕경이 ‘참알줄’이라고?


다석은 도(道)를 ‘도’라 하지 않고 줄곧 ‘길’이라 했다. 우리말의 어원에는 한자에서 유래한 말이 적지 않다. 한자와 우리말이 붙어서 생긴 말들도 많다. 도를 도라 하는 것도 도라는 말이 한자이면서 동시에 우리말로도 쓰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또 도를 길이라 하면 ‘도학(道學)’, ‘도교(道敎)’가 표방하는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도의 개념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석이 도를 길로 바꾼 것은 우리말의 구조, 뿌리, 뜻으로 그 도를 표현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우리말의 바른소리(正音)를 알아야 참뜻의 오묘한 깊이에 가 닿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잠깐, 한글 바른소리의 의미를 살핀다.



한글의 닿소리(첫소리 : 初聲)는 어금닛소리, 혓소리, 입술소리, 잇소리, 목소리인 ‘ㄱ­ㄴ­ㅁ­ㅅ­ㅇ’을 만들고, 소리 세기에 따라 획을 더해서 만들었다. 이 다섯 소리는 木(ㄱ)­火(ㄴ)­土(ㅁ)­金(ㅅ)­水(ㅇ)의 5행(五行)과 이어진다. 또 원방각(圓方角)이 뜻하는, 원(○)은 사람의 머리, 방(□)은 사람의 몸, 각(△)은 손발, 각(角)은 만물이 싹트는 모양, 방(方)은 잎이 넓게 자라고, 원(圓)은 열매 맺는 모양이 숨어 있다.


그 외 된소리, 입술가벼운소리도 있는데, 그것들을 다 살피면, 어금닛소리(牙音)는 ‘ㄱㄲㅋㆁ’이고, 혓소리(舌音)는 ‘ㄷㄸㅌㄴ’, 입술소리(脣音)는 ‘ㅂㅃㅍㅁ’, 잇소리(齒音)는 ‘ㅈㅉㅊㅅㅆ’, 목구멍소리(喉音)는 ‘ㆆㅎㆅㅇ’이다. 첫소리 다섯 음을 줄여서 아설순치후(牙舌脣齒喉)라 한다.


훈민정음해례 2장에 “무릇 사람이 소리를 가지고 있음은 5행에 근본을 둔 것(夫人之有聲本於五行)”이라 했는데, 닿소리의 뜻과 구조가 5행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뒤를 이어 해례본은 이렇게 적고 있다.


牙錯而長 木也 於時爲春 於音爲角(아착이장 목야 어시위춘 어음위각)

어금니는 어긋나고 길어서 오행의 나무에 속한다. 계절로는 봄에 해당하고, 오음으로는 각(角)에 속한다.


舌銳而動 火也 於時爲夏 於音爲徵(설예이동 화야 어시위하 어음위징)

혀는 날카롭게 움직여서 오행의 불에 속한다. 계절로는 여름에 해당하고, 오음으로는 징(徵)음에 속한다.


脣方而合 土也 於時爲季夏 於音爲宮(순방이합 토야 어시위계하 어음위궁)

입술은 모나지만 합해 짐으로 오행의 흙에 속한다. 계절로는 늦여름에 해당하고. 오음으로는 궁(宮)에 속한다.


齒剛而斷 金也 於時爲秋 於音爲商(치강이단 금야 어시위추 어음위상)

이는 단단하여 끊으니 오행의 금에 속한다. 계절로는 가을에 해당하고, 오음으로는 상(商)음에 속한다.


喉邃而潤 水也 於時爲冬 於音爲羽(후수이윤 수야 어시위동 어음위우)

목구멍은 깊숙한 곳에 젖어 있으니 오행의 수에 속한다. 계절로는 겨울에 해당하고 오음으로는 우(羽)음에 속한다.




홀소리(가운뎃소리 : 中聲)는 하늘땅사람(天地人)의 ‘ㆍ’, ‘ㅡ’, ‘ㅣ’을 본떴다. 글자는 이 세 홀소리를 맞추어 만든 것이다. ‘ㅗ,ㅏ’에서 ‘ㆍ’가 위와 바깥에 있는 것은 위 두 소리가 하늘에 속한 양(陽)이기 때문이다. ‘ㅜ,ㅓ’는 아래와 안에 있는데, 이 두 소리는 땅에 속한 음(陰)이기 때문이다. ‘ㆍ’의 쓰임이 음양론(陰陽論)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다석은 노자의 <도덕경> 세 글자를 우리말 길(道), 속알(德), 줄(經)로 새겼다. 도를 길이라 한 것은 이미 앞에서 살폈으니 덕(德)을 보자. 이 말의 사전적 뜻은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행하려는 어질고 올바른 마음이나 훌륭한 인격”이다. 덕이라는 말을 쓸 때 우리는 ‘덕이 높다’, ‘덕을 베풀다’, ‘덕을 보다’라고 한다. 사전의 뜻을 줄여 ‘어질고 올바른 마음’이라고 할 수도 있을 터인데 너무 길다.


다석 류영모 사상은 ‘참’ 에 있다. YMCA연경반 제자들과 산날 2만2000일 기념강연을 마치고 찍은 사진이다. 앞줄 가운데 한복입고 수염 기른 이가 그다. 왼쪽 네 번째 앉은 이는 제자 함석헌.
----
다석은 어질고 올바른 마음을 가진 이를 ‘속(裏)이 찬 사람’으로 본 듯하다. 그래서 ‘속알’이라고 썼는데, 그 말은 ‘알맹이’(평북), ‘고갱이’(충북)의 방언이기도 하니 아예 없는 말도 아니다. 또 속생각을 낮잡아 쓰는 말로 ‘소갈머리’라는 말도 있잖은가. 속알은 알이니 덕을 알로 바꾸어도 무방할 것이다.


경(經)이라는 말은 실(絲)과 지하수(巠)를 더한 것인데, 실이 물처럼 흐르는 모양에 빗대어 ‘세로 줄’의 ‘날줄’을 뜻하게 되었다. 베틀의 날줄을 잘 잡은 뒤에야 씨줄을 넣을 수 있다. 길쌈은 이 줄잡기가 일의 반이다. 경(經)은 그러므로 ‘바른 줄잡기’로서의 ‘줄’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런데 나는 ‘길’을 다시 ‘참’으로 바꾸었다. 왜 ‘참’으로 바꾸었는지는 제1장에서 다시 이야기할 터인데, 다석이 푸는 방식으로 풀어 말하면 이렇다. ‘길’은 하늘이 땅 그리워 내리 그은 기역(ㄱ), 그 옆에 사람이 서 있는 이(ㅣ), 아래에 쉬지 않고 끊이지 않음을 뜻하는 리을(ㄹ)로 풀린다. 그것은 그대로 길을 닦고 길을 실천하며, 길의 삶을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것이 길의 ‘참길’인 것이다. ‘참길’을 밝힌 책이니 또한 ‘경(經)’인 것이고.



그러므로



도덕경(道德經)은 참알줄이다!


참길의 줄잡기!


속알의 줄잡기!


참, 알, 줄!


참알줄!



참을 아는 줄!


다석이 <다석일지』> 마지막 문장에 쓴 ‘실알 마올’이 ‘참알줄’이다.



자, 이제 ‘늙은이’ 마당으로 오시라!


■김종길은

다석철학 연구자다. 1995년 봄, 박영호 선생의 신문 연재 글에서 다석 류영모를 처음 만났는데, 그 날 그 자리에서 ‘몸맘얼’의 참 스승으로 모셨다. 다석을 만나기 전까지는 민중신학과 우리 옛 사상, 근대 민족 종교사상, 인도철학, 서구철학을 좇았다. 지금은 그것들이 모두 뜨거운 한 솥 잡곡밥이다. 함석헌, 김흥호, 박영호, 정양모, 김흡영, 박재순, 이정재, 심중식, 이기상, 김원호 님의 글과 말로 ‘정신줄’ 잡았고, 지금은 다석 스승이 쓰신 <다석일지>의 ‘늙은이’로 사상의 얼개를 그리는 중이다.

2021/08/03

다석의 종교다원주의와 파니카의 우주신인론 :: 기초학문자료센터

다석의 종교다원주의와 파니카의 우주신인론 :: 기초학문자료센터

다석의 종교다원주의와 파니카의 우주신인론
Researchers have entered the information directly to the NRF of Korea research support system
Program 기초연구지원인문사회(창의주제연구)
Project Number 2006-321-A00383
Year(selected) 2006 Year
Research period 1 Year (2006년 11월 01일 ~ 2007년 10월 31일)
chief of research 김진  [ NRF 인문사회 연구책임 9회 수행 / 공동연구 4회 수행 / 학술논문 56편 게재 / 저역서 1권 저술 / 총 피인용 122회 ] 
Executing Organization 울산대학교
the present condition of Project 종료
Research Summary
Goal
현대 종교철학과 종교신학에서의 학문적인 논의 전개 방향은 인간, 신, 우주(자연)에 대한 통합적 고려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서양철학의 경우에 하이데거 사상의 영향권 속에 있는 라이문도 파니카(Raimundo Panikkar, 1918~)가 가장 대표적인 학자로 부각되고 있다. 파니카의 종교철학은 서구 기독교에 대한 논의와 힌두교와 불교 등 동양사상권의 논의를 통일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를 부각시킴으로써 자연스럽게 동서사상의 합일을 겨냥하고 있다.
우리 한국 사상계의 경우에 파니카에 견줄 수 있는 대사상가가 바로 다석(多夕) 유영모(柳永模 1890~1981) 선생이며, 그는 서양철학이 한국에 채 소개되기도 전에 기독교 사상에 대한 동양철학적 해석을 주도하면서, 동양의 고유사상적 지평 속에서 서구 기독교가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이와 같은 다석 유영모의 독특한 기독교 이해는 사실상 최치원의 풍류사상으로부터 이어지는 한국고유사상, 즉 ‘한사상’을 기저에 두고 있으며, 원효와 서경덕, 율곡의 독특한 철학적 이해 못지않게 의미 있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현대 종교사상에서 괄목할만한 위치에 있는 파니카의 사유 경향성을 토대로 하여 우리의 고유한 종교철학적 사상 형성과 그 발전에 가장 큰 역할을 해 왔던 다석 유영모의 사유 경향성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서구의 기독교 사상이 우리의 고유사상과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 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기로 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통하여 필자는 유불선 사상과 근대후기에 유입된 기독교사상이 어떻게 조화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가를 살피면서 우리의 고유한 종교다원주의적 관점이 한사상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자 한다.
다석 유영모는 기독교적 사유지평 위에 서서 유ㆍ불ㆍ선을 창조적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그의 종교적 이해의 깊이에는 한사상이 자리잡고 있다. 다석의 종교다원주의적 관점은 최치원이 제시한 우리 고유의 종교 이해 틀이 동학(천도교), 증산사상, 대종교 등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확장적인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다석의 종교다원적 통일사상은 우리 고유의 한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유영모의 시각에서 우리의 고유 종교사상들에 대한 기존의 논의들을 체계적으로 다시 조망할 수 있는 해석의 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면서, 유영모와 파니카가 신과 세계(우주)와 인간의 문제를 어떻게 통일적으로 풀어가는 지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어 나가고자 한다.
다석 유영모는 주로 일제 강점기에 활동했던 종교사상가로서 우리 고유의 사상을 바탕으로 그 자신만의 독특한 신학적 이해틀을 구축하기 위하여 고심했던 창의적인 사상가이다. 우리는 그의 종교철학 내지 종교신학적 통찰에 담겨 있는 가치를 오늘에 이르러서야 깨닫기 시작하였으며, 특히 캔트윌 스미스, 존 힉, 라이문도 파니카와 같은 종교사상가들과 견줄 수 있는 매우 독보적인 종교사상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그의 사상에 대한 다양한 학제적인 접근 노력이 요구되고 있으며, 특히 지금까지 주도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다석 유영모에 대한 종교신학적 차원을 넘어서는 종교철학적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고려와 지원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다석 사상은 그의 제자였던 김흥호, 박영호, 함석헌 등에 의하여 소개되기 시작하였으며, 김흥호는 󰡔다석일지󰡕를 해설하여 출판하였고, 박영호 역시 다석의 유고와 강의록 등을 정리하여 󰡔다석전집󰡕을 간행함으로써 후대의 연구가 가능하도록 기반을 구축하였다. 다른 한편 다석기념사업회가 창설되어 체계적인 연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유영모의 동양적 기독교 사상이 파니카의 우주신인론 사상과 매우 근접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두 사상가의 사유지평을 비교 분석한 다음에 동양에서의 기독교적 사유지평이 보다 풍요롭게 전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보기로 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는 동서사상 모두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전제하지 않고서는 의미 있게 수행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고유사상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Expectation Effectiveness
다석 유영모에 대한 선행연구로서는 김흥호, 이기상, 정양모, 심일섭, 이정배, 최인식, 오정숙, 강돈구 등의 학자들이 펴낸 "동양사상과 신학: 동양적 기독교 이해"(솔 2002)가 있으며, 다석 유영모의 동양적 또는 한국적 기독교 해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종교다원주의 관점에서 접근하기도 하였다. 유영모의 제자들 가운데서 김흥호, 박영호, 함석헌의 활동이 가장 두드러진다(참고문헌 참조). 특히 김흥호의 "다석일지"(솔 2001)는 다석의 사상에 대한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으며, 박영호가 펴낸 "다석전집"(문화일보사, 두레 간) 역시 필수적인 자료이며, 최근에 다석학회가 펴낸 "다석강의"(현암사 2006)는 그의 대표적인 강의록이다.
지금까지 다석에 대한 연구는 주로 신학자, 종교학자들에 의하여 수행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다석사상을 종교철학적, 동서비교철학적 관점에서 새롭게 조망할 생각이다. 이미 이기상 교수가 시도한 것처럼 다석사상은 하이데거의 후기사상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으며, 이러한 사실에서 하이데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라이문도 파니카의 종교철학과 보다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다. 비록 그 두 사상가의 유사성이 직접적인 상호교류의 산물은 아니지만, 동서사상의 융합을 통하여 합일과 조화점를 추구하려는 현대철학자들의 노력과 요청을 감안할 때, 본 연구는 동서사상의 상호이해에 매우 유익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 학문발전 공헌도, 연구결과의 학문적ㆍ사회적 기여도
본 연구는 지금까지 철학적인 측면에서는 검토되지 않았던 다석 유영모의 종교사상을 하이데거 철학의 영향을 받은 라이문도 파니카의 종교 다원주의 사상과 비교 검토함으로써, 한국고유사상에 대한 접근로를 개척하고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석 유영모의 종교사상연구를 통하여 우리는 한국학 및 한사상의 사유모델을 보편화하고 일반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석 유영모는 유불선을 비롯한 전통적인 동양사상의 관점을 가지고 기독교 사상을 독특하게 해석한 점에서 한국의 고유사상의 현대적 전개 선상에 있으며, 기존의 신학적, 종교학적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철학적 연구를 가미함으로써 우리사상에 대한 학제적, 다학문간 연구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현대의 서양사상가들과의 폭넓은 비교연구를 통하여 한국고유사상의 연구지평을 확대하고 논의적 가치의 일반성과 보편성을 획득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교육과의 연계 활용 방안
철학 및 종교 교육에서 우리사상의 보편성과 수월성 등을 교육과정에 직접 반영할 수 있으며, 한국고유사상 또는 한사상과 서양철학의 비교연구 등을 내용으로 하는 독립적인 교과과정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그 외에 논문 발표를 통하여 학계의 연구자료, 교육용 참고자료, 한국학의 확산보급을 위한 고급자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Summary
본 연구는 문헌을 중심으로 두 사상가에 대한 비교연구의 형태로 수행될 것이다. 다석의 1차문헌들과 파니카의 저서들을 비교 분석하고, 두 사상가의 동일성과 상이성, 그리고 융합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1) 다석과 파니카의 인간론
다석의 물음은 ‘나는 누구인가?’에서부터 시작된다. 진정한 나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우주를 알아야 한다. ‘참나’[眞我]는 우주의 중심이고 나의 주인이다. 이 우주를 알기 위해서 종교가 생겨난 것이다.
다석은 각 종교의 얼생명을 얻은 자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바탈(性)을 그대로 잘 살려나간 이들로서 공자, 노자, 석가, 예수, 맹자, 장자가 바로 그들이라고 보았다. 그들은 큰나(얼나)로서 하느님과 성신과 불성에 통함으로써 그것과 자신을 하나로 일치시켰던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다석은 예수와 석가와 공자와 노자를 믿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과 통하여 하나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파니카(Panikkar)의 경우에 인간 이해는 그의 우주신인론(宇宙神人論, Kosmotheandrismus)에 기초하고 있다. 파니카에 의하면 인간은 언제나 개인 이상으로 존재한다. 고립된 개인은 시체와 다름이 없고, 개인화(Individualisierung)는 인류가 자신을 수태한 탯줄을 스스로 잘라버리고 하느님과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상태를 의미한다. 다석에서 큰나와 제나의 관계를 비교할 수 있다. 다석에서 우주의 중심이 큰나 또는 참나인 것처럼 파니카에서도 인간은 위로는 하늘, 아래로는 땅, 그리고 자기 주변의 모든 동료들과 더불어 존재할 경우에만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하느님과 이 세상이 없으면 인간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 파니카의 인간 이해이다. 더 나아가서 모든 실존은 의식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러한 관계를 통하여 인간은 실재와 온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 다석과 파니카의 신론
다석의 ‘하느님’ 사상 역시 매우 독특하다. 하느님 또는 하나님은 나와 우주의 근원이 되는 절대자에 대한 호칭이다. 하느님은 예수의 아버지는 물론이고 부처와 노자, 공자의 아버지도 될 수 있다. 다석의 하느님 이해는 근본적으로 한사상의 틀 안에 있는 것이다. 큰 하나이면서 모든 것을 뜻하기도 하고 그 각각의 존재에서 드러나는 측면을 보이기도 하는 것이 바로 한사상에서의 ‘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파니카의 신 개념은 다석의 신관과 매우 흡사하다. 그는 세계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신적 차원으로 이해한다. 그것은 초월 내적이고 한계지울 수 없는 차원이다. 신적 차원은 단순히 존재를 위한 외적 토대가 아니며, 모든 존재의 본질적인 원리이다. 신적 차원에서 보면 어떤 존재이든지 그것은 영원하고, 그 개방성, 신비, 자유가 서로 소통될 수 있다. 신적인 차원을 통해서만 어떤 존재이든지 그 연속성과 변화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 신적 차원은 인간과 자연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으며, 무한하게 자신의 존재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는 그런 존재이다.
3) 다석과 파니카의 우주(자연)론
다석과 파니카의 경우에 신은 곧 자연이자 우주이다. 무와 무극, 도와 하느님의 존재는 서로 상통한다. 자연과 우주는 신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으며, 인간과 신이 거할 수 있는 존재론적 거주 장소이다. 하느님의 존재는 특정할 수 없으며 이름으로 한정할 수도 없는 존재이다. 파니카에 의하면 자연과 우주는 고립된 물질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고 팽창하는 에너지이다. 모든 존재는 세계 안에 있고 그 세속성을 공유하고 있다. 신적 차원조차도 우주적 차원 없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인간적 차원과 신적 차원은 우주적 차원과 더불어 본질적인 존재 계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파니카에 의하면 신은 물질이나 시간, 공간, 몸과 같은 물질적인 것 없이 존재하지 않는다.
4) 다석과 파니카의 종교다원주의 사상

다석의 종교사상은 현대의 종교다원주의 사상과 너무나도 유사하다. 세계의 대종교들은 영원한 일자에 대한 자신들의 인식만을 절대적인 것으로 간주하려는 경향이 있으나 그것은 각각의 종교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근원적인 실재에 대한 진리를 드러내고 있다. 다석 역시 동양사상과 서양사상을 굳이 구별하지 않으려고 하였다. 모든 사상은 하느님을 찾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상에서와 같은 다석사상의 문제유형들에 기반을 두고 본 연구에서는 다석의 종교다원적 통합사상의 근거가 라이문도 파니카(Raimundo Pannikar)에 이르는 종교다원주의 사상가들과 어떤 유사성과 차이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한사상적 이해 구조의 틀이 현대적인 담론구조 속에서 철학적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들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게 될 것이다.
Korean Keyword
유영모,파니카,존 힉,종교신학,종교다원주의,우주신인론,하이데거,캔트웰 스미스,다석
English Keyword
Religioeser Pluralismus,Kosmotheandrismus,Daseok,Heidegger,Yeong Mo Ryou,Religionstheologie,John Hick,Cantwell Smith,Panikkar
Research Summary
Korean
다석의 종교사상에서는 파니카의 우주신인론적 사유가 이미 선구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다석은 기독교를 동양사상으로, 동양사상을 기독교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다원주의를 대변하고 있다. 다석은 예수와 석가와 노자와 공자가 결국은 같은 진리를 제시한다고 보았다. 다석과 파니카의 종교사상은 우주신인론이라는 사실에서 공통적이다. 다석의 신, 인간, 우주론은 하나의 전체이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파니카의 우주신인론 구조와 매우 유사하다. 두 사상가의 유사성은 그리스도론에서 절정에 이른다. 다석은 예수 그리스도 이외에도 다른 그리스도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진정한 종교는 하느님의 존재와 일치하는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선포해야 한다고 보았다. 파니카 역시 예수는 그리스도이지만 그리스도는 예수만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 역시 모든 만물이 그리스도의 현현이라고 보았다. 다석은 하느님의 존재는 하나이면서 모든 것인 절대인 동시에 절대적인 빔으로서 무로 보았으며, 그것은 한사상에서의 한 개념과 상통한다. 파니카의 경우에는 인도 힌두교를 정점으로 하는 동양사상과 로마 가톨릭 사상을 정점으로 하는 서양사상이 회통함으로써 인간과 우주와 신이 상즉상입하는 파노라마를 연출하고 있으며, 다석의 경우에 동서사상은 새로운 문명적 신 개념을 잉태하고 있다.
English
Die kosmotheandrische Denkmethode trifft sich im religioesen Gedanken bei Daseok in vorlaufender Weise als bei Panikkar. Daseok versucht das Christentum mit dem asiatischen Gedankengut zu interpretieren, auch die Ostenphilosophie mit der christlichen Perspektiven. Dadurch charakterisiert sich Daseok's Religionsphilosophie als "Religioeser Pluralism". Daseok sieht, daß die Wahrheit bei Jesus, Buddha, Laotze, Konfuzius einerlei ist und repraesentiert sich in der gleichen Weise. Die religioesen Gedanken von Daseok und Panikkar sind kosmotheandrisch. Daseok schieldert Gott, Mensch, Kosmos als ein in einer vereinenden Ganzheit organisch-dynamisch fungierendes System. Diese Ansicht ist sehr aehnlich mit der kosmotheandrischen Struktur Panikkars. Mit der Christologie der beiden Philosophen erreicht solche Aehnlichkeit den Hoehepunkt. Daseok behauptet, der Christ ist mehr als nur ein historischer Christ, so dass die wahre Religion lehren muss, wer, wenn er sagt, "Ich und der Vater sind eins!", ist der Christ. Panikkar sagt auch, Jesus ist ein Christ, aber der Christ nicht nur ein historischer Jesus. Er siehet, aber Alles ist die Christophanie. Das Sein Gottes bei Daseok ist nicht nur das Absolutum sondern das Nichts als Eins und Alles, es bezieht sich mit dem Begriff "Han", "All-Einheit" im Han-Gedanken. Bei Panikkar vereinigen sich der Osten-Gedanke im Beispiel des indischen Hinduismus mit dem Westen-Gedanken im Beispiel des roemischen Katholizismus, damit versteht er Gott, Mensch, Kosmos in der Erfahrung der kosmotheandrischen Intuition. Bei Daseok wird ein neuerlei formulierter Begriff des Kultur-Gottes durch seine Interpretation der Ost-Westen-Gedanken hervorgebracht.
Research result report
Abstract
다석의 종교사상에서는 파니카의 우주신인론적 사유가 이미 선구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다석은 기독교를 동양사상으로, 동양사상을 기독교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다원주의를 대변하고 있다. 다석은 예수와 석가와 노자와 공자가 결국은 같은 진리를 제시한다고 보았다. 다석과 파니카의 종교사상은 우주신인론이라는 사실에서 공통적이다. 다석의 신, 인간, 우주론은 하나의 전체이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파니카의 우주신인론 구조와 매우 유사하다. 두 사상가의 유사성은 그리스도론에서 절정에 이른다. 다석은 예수 그리스도 이외에도 다른 그리스도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진정한 종교는 하느님의 존재와 일치하는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선포해야 한다고 보았다. 파니카 역시 예수는 그리스도이지만 그리스도는 예수만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 역시 모든 만물이 그리스도의 현현이라고 보았다. 다석은 하느님의 존재는 하나이면서 모든 것인 절대인 동시에 절대적인 빔으로서 무로 보았으며, 그것은 한사상에서의 한 개념과 상통한다. 파니카의 경우에는 인도 힌두교를 정점으로 하는 동양사상과 로마 가톨릭 사상을 정점으로 하는 서양사상이 회통함으로써 인간과 우주와 신이 상즉상입하는 파노라마를 연출하고 있으며, 다석의 경우에 동서사상은 새로운 문명적 신 개념을 잉태하고 있다.
Research result and Utilization method
본 연구는 지금까지 철학적인 측면에서는 검토되지 않았던 다석 유영모의 종교사상을 하이데거 철학의 영향을 받은 라이문도 파니카의 종교 다원주의 사상과 비교 검토함으로써, 한국고유사상에 대한 접근로를 개척하고 확장하는 성과를 얻었다. 다석 유영모의 종교사상은 파니카의 우주신인론을 선구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다석과 파니카의 비교연구를 통하여 한국학 및 한사상의 사유모델을 보편화하고 일반화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였다. 다석 유영모는 유불선을 비롯한 전통적인 동양사상의 관점을 가지고 기독교 사상을 독특하게 해석한 점에서 한국의 고유사상의 현대적 전개 선상에 있으며, 기존의 신학적, 종교학적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철학적 연구를 가미함으로써 우리사상에 대한 학제적, 다학문간 연구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특히 현대의 서양사상가들과의 폭넓은 비교연구를 통하여 한국고유사상의 연구지평을 확대하고 논의적 가치의 일반성과 보편성을 획득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본 연구는 종교교육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철학 및 종교 교육에서 우리사상의 보편성과 수월성 등을 교육과정에 직접 반영할 수 있으며, 한국고유사상 또는 한사상과 서양철학의 비교연구 등을 내용으로 하는 독립적인 교과과정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그 외에 논문 발표를 통하여 학계의 연구자료, 교육용 참고자료, 한국학의 확산보급을 위한 고급자료 등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Index terms
다석, 유영모, 파니카, 우주신인론, 종교철학, 종교다원주의, 종교대화, 예수, 그리스도, 기독교, 유교, 불교, 도교, 신, 하느님, 인간 우주, 자연, Buddhismus, Christ, Christemtum, Daseok, Gott, Jesus, Konfuzianismus, Kosmos, Kosmotheandrismus, Mensch, Natur, Panikkar, Religionsphilosophie, Religi&ouml;ser Pluralismus, Taoismus, Yeong Mo Yoo

2021/07/01

[얼나의 성자 다석 류영모] 3-100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