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1

알라딘: 내 인생이다 -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진짜 내 인생'을 사는 15인의 인생 전환 김희경

알라딘: 내 인생이다

내 인생이다 -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진짜 내 인생'을 사는 15인의 인생 전환 
김희경 (지은이)푸른숲201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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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13,000원
Sales Point : 374

8.9 100자평(7)리뷰(7)

258쪽
책소개
현대인들에게 직업이란 어떤 의미일까? 최근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여러 직업을 거치며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 되면서 ‘나’의 발전과 변화, 만족도를 중심으로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기 싫은 일, 재미도 의미도 없는 일을 하거나 진짜 하고 싶은 일을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모른 체하며 사는 것은 자신을 부정하고 사는 것이나 다름없는, ‘하고 싶은 일이 곧 되고 싶은 나’인 시대가 된 것이다.

17년 8개월 동안 일간지 기자로 살아온 저자 역시 그동안 해왔던 일이 ‘더 이상 내 몸에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시기를 맞았다. 그런 생각이 턱밑까지 차올랐지만 아직 새 인생에 대한 확신도 용기도 없을 무렵, 그는 자신보다 앞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 ‘인생 전환’을 감행한 인물들을 찾아 나섰다. 남들 눈에는 지금 그대로 살아도 별 문제 없어 보이는 ‘멀쩡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줄어든 수입, 가족의 만류, 달라진 평판, 불안한 미래를 감수하고 기어코 새 삶을 시작한 이유가 궁금했고, 그 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갈등과 해결 방법, 전환 이후 느끼는 삶의 만족도에 대해 듣고 싶었다.

간호사에서 소설가로, 광고 회사 임원에서 요리사로, 음반 가게 사장에서 심리 상담가로 인생 전환을 이룬 열다섯 명을 차례로 만나며 그는 자기 안의 오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간다. 그의 갖가지 질문에 대한 그들의 서로 다른 듯하지만 결국 하나였던 대답은 바로 ‘내 인생이다’였다. 숱한 걱정과 불안에도 불구하고 그런 선택을 감행한 건 그렇게 내 눈앞에서 끌려가듯 흘러가고 있는 게 ‘내 인생’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저자는 그들처럼 오래 몸담았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열다섯 명의 인물은 저마다 다른 삶의 여정을 거쳐 왔지만 저자의 오랜 고민과 그가 매 단계에 맞닥뜨린 문제들과 맞물리면서 결과적으로 인생 전환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할 법한 갈등과 문제들을 순차적으로 보여주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인생 전환이 ‘진짜 내 인생’을 되찾는 과정이 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절실함과 용기가 필요한지, 또 어떤 문제들을 해결해가야 하는지, 나아가 자신이 그리는 행복한 삶이란 어떤 삶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무엇이 그들을 다른 길로 가게 했을가?

1. 지금 이 삶은 내가 살고 싶었던 삶인가

하프타임 - 잠시 멈춰 서야 하는 게 아닐가?
김호 : PR 컨설치 회사 사장에서 1인 기업가로

의미와 재미 - 의미도 재미도 없이 먹고만 살 것인가?
박윤자 : 음반 가게 사장에서 심리 상담가로

타이밍 - 지금이 그때인지를 어떻게 알까?
최혜정 : 광고인에서 NGO 활동가로

결단 - 늦지 않았다
이영이 : 신문기자에서 의사로

현실 인식 -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밑바닥이다
오시환 : 광고인에서 요리사로

2. 나는 아직도 꿈꿀 수 있는 사람인가

동경 - 꿈을 꿈으로만 남겨둬야 할까?
최준영 : 디자이너에서 보트 제작자로

한계 - 나는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는가?
김형근 : 기자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 영문 출판사 대표로

가치 -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양광모 : 의사에서 벤처 기업 대표로

내공 - 끝가지 버티면 언젠가 한 번은 찬스가 온다
이인식 : 대기업 상무에서 과학 칼럼니스트로

진짜 나 - 그동안 나는 가면을 쓰고 살아왔다
민진희 : 미국 공인회계사에서 요가 지도자로

3. 이제는 나를 위해 다르게 살기로 했다

자기 주도 - 내 인생이다, 구경하지 말고 뛰어들어라
차백성 ; 대기업 상무에서 자전거 여행가로

성장 - 배우고 걷는 게 아니라 걸어가면서 배우는 것이다
김용규 : 벤처 기업 CEO에서 숲 생태 전문가로

장악력 - 자신의 가능성을 모두 끌어내 삶을 장악하라
최해숙 : 디자이너에서 소믈리에로

근성 - 잇따른 좌절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정유정 : 간호사에서 소설가로

위기관리 - 실패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엄홍길 : 전문 산악인에서 사회사업가로

에필로그. 내 세상에도 하나 있어야 겠다
접기


책속에서


P. 21 하프타임 _ 잠시 멈춰 서야 하는 게 아닐까?
하프타임은 삶의 방향 전환을 앞둔 성인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기 이전에 자신을 가다듬는 통과의례로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이다. 어떤 ‘상태’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상태’와 ‘상태’ 사이의 중간 지대, 그 사이의 ‘과정’을 살아보는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둘 다이기도 한 풍성한 상태, 사회적 관계를 일시 정지시키는 경계 지대에 자발적으로 머물면서 자신을 둘러싼 관계와 스스로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얻을 수 있는 기간이다. 접기
P. 45 의미와 재미 _ 의미도 재미도 없이 먹고만 살 것인가?
박윤자 씨의 이야기에서도 드러나듯 일의 의미, 재미를 묻는 것은 결국 삶의 의미, 재미를 묻는 것이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어떻게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것이냐, 세상에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이냐의 문제인 것이다.
P. 58 타이밍 _ 지금이 그때인지를 어떻게 알까?
“점프 대신 징검다리를 건너듯 연결하면서 살아도 되잖아요. 두서없이 여러 생각이 든다면 조금씩 맛을 보고 내게 맞지 않는 걸 지워나가는 과정도 필요하고요. 뭘 하다가 그만두면 그만큼 인생과 시간의 낭비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언젠가는 경험들이 연결되어 쓰이게 되지요. 인생의 중반에 길을 바꿀 때는 이십대 때 평생직장을 고르듯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나 역시 어디로 가는지 뚜렷하지 않은 징검다리들을 건너왔습니다. 소명이나 계시 같은 것도 없었고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일을 따라서 늘 ‘이 정도만큼은 해보자’는 생각이었지요.” 접기
P. 76 결단 - 늦지 않았다
“나는 나에게 솔직해지고 싶어.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해서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교집합 안에서 찾아야지. 할 수는 있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 하고 싶으나 할 수 없는 일에 억지로 나를 꿰맞추고 싶지는 않아.”
P. 85 현실 인식 _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밑바닥이다
“넘어졌는데 허공을 붙들고 일어설 순 없잖아요. 밑바닥부터 기어야죠. 그걸 잊지 않으려고 애를 썼어요. 늦은 나이에 다른 분야에 뛰어든 사람이 처음부터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면 안 되죠. 새로 출발하는 사람은 새로운 일의 밑바닥을 빨리 돌파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았어요.〔…〕밑바닥에 있는 사람은 밑바닥을 인식해야 해요. 사람들이 은근히 내가 하면 남들보다 잘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허상입니다. 다른 사람은 안 되는데 왜 나만 잘할 거라고 생각하나요? 나도 마찬가지로 잘 안 되고 어려우니까 밑바닥에서 출발하는 과정을 거치는 수밖에 없지요.”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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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김희경 (지은이)


논픽션 작가. 대학에서 인류학,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기자,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장·사업본부장,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 여성가족부 차관으로 일했다. 2023년부터 강원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객원교수로 가족과 친족, 미디어를 강의한다.
『이상한 정상가족』, 『여성의 일, 새로 고침』(공저), 『내 인생이다』,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흥행의 재구성』을 썼고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공역), 『푸른 눈, 갈색 눈』, 『아시안 잉글리시』, 『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를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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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큰글자도서] 에이징 솔로>,<에이징 솔로>,<[큰글자도서] 이상한 정상가족> … 총 20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나만의 행복을 찾아 자발적 실업과 적극적 전환을 택한 15인의 모험가들
이 책에 소개된 열다섯 명은 모두 자발적으로 인생 전환을 감행한 사람들이다. 이전 직업에서 실패를 맛보거나 밀려난 것도 아니었고, 단지 중년에 이르러 노후를 대비한다는 생각으로 변화를 택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커리어의 정점에 있을 때 혹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누가 봐도 안정적인 시기에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다른 길로 방향을 틀었다. 대형 PR 컨설팅 회사에서 서른한 살에 직장 생활을 시작해 서른일곱에 사장이 된 김호 씨는 회사가 해마다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하던 시기에 사장 자리를 내놓고 하프타임(half time)을 가졌다. 숨 가쁘게 달려온 삼십대, 취미가 뭐냐는 질문이 가장 두려웠던 그는 자기 삶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과감하게 브레이크를 걸었다. 그 기간 동안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은 직업적인 성공과는 별개임을 깨달았다.

“삼십대의 10년은 성공했지만 행복하지 않은 시간이었다면, 사십대의 10년은 행복하게 살고 싶었어요.〔…〕하프타임은 내 꿈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인생 전환을 꿈꾸는 사람에겐 하프타임 갖기를 꼭 권하고 싶어요. 하프타임의 목적은 한가해지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직장 생활에 몰두해 있을 때는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게 두렵고, 혼자 있는 걸 잘 견디지 못하잖아요. 하지만 자기 자신과 대면한 상태에서 과거를 돌아보거나 미래를 그려보지 않고서 실행하는 변화는 무의미하거나 미완성이기 십상이지요. 혼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 15~20쪽

국제적인 광고제에서 연달아 수상하며 광고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최혜정 씨 역시 어느 날 문득 ‘이게 과연 내가 살고 싶은 삶인가?’, ‘내가 진짜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나?’ 하는 질문에 사로잡혀 회사를 그만둔 뒤 삶에 찌든 자신을 해독하고, 본연의 자신에 좀 더 가까운 직업을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공익을 위한 활동과 어린이들에 대한 애정, 자유롭고 가치 있는 일 등으로 자신의 관심사를 좁혀나간 끝에 국제 NGO 활동가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마흔세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며 일간지 기자를 그만두고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한 이영이 씨, 어릴 적 꿈인 자전거 세계 여행을 하기 위해 대기업 상무직을 버리고 전업 자전거 여행가가 된 차백성 씨, 레지던트까지 마치고도 고만고만한 의사가 되기보다는 독특하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벤처 기업을 창업한 양광모 씨 등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은 모두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살고 싶은 삶은 어떤 삶인가’, ‘나는 언제 가장 행복한가’라는 질문과 끈질기게 씨름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그에 어울리는 일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행동한 사람들이다.

“내가 그만큼 일에 몰두하고 있고, 내 일을 장악하고 있구나 스스로 확인하게 된 거죠. ‘내 과제’를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일을 잘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지금은 내가 전체를 다 움직이면서 내 일을 만들고 내 공간을 설계해요. 거기에서 오는 쾌감은 정말 대단해요. 이게 방향 전환을 통해 거둔 가장 큰 성과예요. 한 점에 딱 박혀 있던 나사가 빠져서 녹슬지 않고 살아서 돌아다니는 거니까요.”
〔…〕만약 최해숙 씨가 달라졌다면,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서가 아니라 스스로도 말했듯 이전에 몰랐던 가능성을 끌어내 쓰는 느낌 덕분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나’와의 조우를 기다리던 찰스 핸디도 오랫동안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고 했던” 거짓된 삶을 반성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체성의 탐험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지 말고 스스로에 대해 정직하고 개방된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 220~221쪽

이들의 고민과 선택은 우리 사회에서 이직이나 전직이 더 이상 고용 불안에 대처하는 자기 사업 갖기나 수명 연장에 따른 인생 이모작, 은퇴 이후의 노후 대책 등과 관련한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안정이나 사회적인 지위를 일부 포기하더라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삶, 내가 행복해지는 일을 찾으려 일시적으로 자발적 실업을 택하고 있다. 직업이 단지 밥벌이의 수단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가를 확인하고 내가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삶을 구현해가는 적극적인 자기표현의 수단, 자아실현의 장이 된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다소 무모해 보일 정도로 비현실적인 선택을 하고, 자신의 선택을 ‘어쩔 수 없었다’는 말로밖에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다른 어떤 것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저마다 가장 어둡고 길이 나 있지 않은 지점을 골라 숲으로 들어갔다.”(257쪽)
낯선 곳에서 자신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되듯이, 변화무쌍하고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나’에 대한 탐구와 ‘나’를 건 모험이 더 절실해질 수밖에 없다. ‘진짜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끊임없이 묻는 ‘어른들의 성장통’은 점점 더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그러한 시대가 낳은 용기 있는 모험가들이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 무엇이 우리를 머뭇거리게 하는가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은 저마다 다른 시기에, 다른 이유로, 다른 과정을 거쳐 인생 전환을 이루었다. 그들이 전환을 위해 준비해온 과정, 맞닥뜨렸던 문제들과 해결 방식,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켜나가는 태도 역시 각양각색이다. 저자도 그것들을 몇 가지 법칙으로 일반화하여 ‘인생 전환 가이드’를 만들기보다는 그 다양한 목소리를 그대로 살려, 저마다 다른 상황에서 망설이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을 독자들이 인생 전환의 여러 단계에서 겪을 법한 갈등을 두루 경험해볼 수 있게 했다.

*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신과 맞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품고 있을 가장 큰 의문은 아마 ‘그렇다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그 일을 찾을 수 있을까?’일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그 질문에 명쾌한 답 하나를 제시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각자가 자기만의 답을 만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잘나가던 디자이너에서 나무로 배를 만드는 보트 제작자로 변신한 최준영 씨는 포구에서 배를 구경하며 물고기처럼 살아 움직이는 배를 만들고 싶다고 상상했던 어린 시절의 꿈을 줄곧 품고 있다가 서른 살부터 준비를 시작해 마흔에 본격적으로 그 일에 뛰어들었다. 벤처 기업 CEO를 하다가 숲 생태 전문가가 된 김용규 씨는 CEO 재직 시절 한 잡지사 기자와 인터뷰를 하다가 꿈이 뭐냐는 질문에 말문이 턱 막히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본래의 나’를 되찾기 위해 산악자전거를 타거나 등산을 다니다가 산과 숲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게 결국 숲에서 농사를 짓고 살며 숲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다음 직업으로 이어졌다.

* 인생 전환,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뿐 아니라 그것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에도 여러 갈래의 길이 존재한다. 하프타임을 갖고 후반전의 삶에 필요한 것들을 차근차근 마련한 김호 씨,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준비를 시작한 최준영 씨와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광고인에서 요리사로 획기적 전환을 이룬 오시환 씨는 그 변화의 폭이 무색할 정도로 대략적인 방향만 정한 채 계획도 준비도 없이 달려드는 무모함을 보여주었다.

“이 모든 일 중에서 미리 계획하고 진행한 건 하나도 없어요. ‘광고가 아니라 요리’, ‘위아 아니라 밑에서부터’ 같은 굵직한 방향이야 있었지만, 몇 년 단위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춰 일정을 짜는 것과 같은 계획은 없었어요. 무계획을 상쇄해주는 것은 이걸 해서 그다음엔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걱정하는 대신 지금 이 자리에 충실한 것뿐입니다. 제 철칙은 ‘오늘 하루를 집중적으로 잘 살자’입니다. 그러면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더 많은 일들이 벌어져요. 계획의 노예가 된다면 되레 다른 게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우연하게 다가오는 좋은 인연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가 있죠.” - 88~89쪽

* 지금이 그때인지를 어떻게 알까?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어느 정도 준비까지 해두었다고 해도 대개는 ‘언제 그 일을 시작해야 할까? 지금이 그때인지를 어떻게 알까?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하는 질문 앞에서 또 오랜 시간 고민하게 된다. 광고인에서 NGO 활동가로 변신한 최혜정 씨는 ‘때가 되면 스스로 알게 된다’며 시기에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준비를 하며 때를 기다리라고 조언한다.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놓을 엄두가 나지 않고, 생계 걱정도 되고, 모든 경우의 수가 다 떠오르면서 그걸 해결해야 한다는 조바심이 들면 아직 때가 아닌 거죠. 반면 결심할 때 마음이 편하면 때가 된 거예요. 제 경험으론 때가 되면 질문이 단순해져요. ‘다음에 뭘 하지?’ 같은 질문에도 ‘6개월간 찾아보자’ 같은 식으로 생각하게 되고요.” - 53쪽

마흔세 살에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이영이 씨는 “얼마 전에 《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라는 책을 봤는데 그 선생님은〔…〕정년을 넘기고도 10년을 더 일했더라고. 나도 아무리 못해도 일흔 살까진 일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다수가 따르는 사회적 시간표 외에도 우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경험들로 자유롭게 채워가는 자기만의 시간표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 전환 이후, 실패와 좌절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
과감하게 인생 전환을 감행한 이후 이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까?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인데 연거푸 실패한다면, 생계조차 위협을 받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안정된 자리를 박차고 나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한 결정이었던 만큼 이들에게도 실패와 좌절의 시간이 잇따랐다. 15년간 통신사 기자로 일하다가 마흔 즈음에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영문 도서와 잡지를 만드는 출판사를 차리겠다고 결심한 김형근 씨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기도 어려운 형편이 되었고, 소설가가 되겠다며 남편보다 많은 연봉을 받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들어앉아 글만 쓰던 정유정 씨는 7년 동안 여러 공모전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며 암흑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뎌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먼저 자기 자신을 마주 봐야 해요. 이 일이 정말 하고 싶은가 아니면 그것이 성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결과나 외양에 시선이 꽂혀서 하고 싶어 하는가를 구분해야 한다는 거죠.〔…〕앞이 보이지 않는 시간을 버티게 해주는 힘은 결국 ‘동기’밖에 없습니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싶어 하나’가 분명해야 해요.” - 236쪽

실패는 곧 죽음일 수도 있었던 산악인 엄홍길 씨가 말하는 ‘실패를 다루는 방법’은 자신의 남은 삶을 걸고 전환을 결심한 사람들이 특히나 귀담아 들을 만하다.

“실패의 수와 성공의 수는 거의 비슷합니다. 중요한 건 실패를 피하는 게 아니라 실패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실패와 현실의 불행을 끌어안은 채 거기에 고착되면 영영 벗어나질 못해요. 실패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배우고, 불가항력이었다면 ‘더 나빴을 수도 있는데’ 하고 생각하면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했다면 겉으로 드러난 실패는 진짜 실패가 아니에요.〔…〕뭔가 미련이 남으면 잘못된 일에 대해 계속 자책을 하게 되는데 죽기 살기로 한 일은 실패해도 후회가 없잖아요. 후회가 없으니까 다시 일어설 힘도 나오는 것이지요. 실패는 늘 있기 마련이라고 인정해야지 그걸 두려워하면 안 됩니다.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미련이 남은 상태에서 포기하는 것이지요.” - 247~248쪽

이처럼 ‘인생의 터닝 포인트’에서 맞닥뜨리는 갖가지 문제들에 대해 이들 각자가 제시하는 답은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그 이유 역시 ‘내 인생이다’라는 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어떤 모범답안을 참조해 방향을 바꾼 것이 아니라 나만의 길을 고르고, 자기 앞의 시련을 감내하면서 자신의 또 다른 가능성을 실현해간 사람들이다. 자기 삶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바탕으로 “곧게 뻗은 직선형 계단 대신 빙빙 도는 나선형 계단에 올라 거듭되는 부침(浮沈)을 긍정하면서도 점점 나아지기를 꿈꾸는 사람들”,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하는 냉소를 거부하고 계속 성장하기를 소망하는 사람들”(258쪽)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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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분과 저자에게 이야기를 전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책을 읽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neosilly1 2012-02-02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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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타임에 이어, 인생 삼모작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시대에, 도움되는 책이네요
booksaybook 2011-01-30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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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묻혀버린꿈을찾아달린그들의생생한목소리. 뭐라그래도 내인생이다.
호산나 2010-10-22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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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가 부럽습니다^^
스카이블루 2011-02-04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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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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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다

미국의 사회적 기업가 마크 프리드먼은 자신의 책 <앙코르>에서 의미있는 일을 선택하여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다음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전문성에 입각하여 삶의 양식만 바꾸는 CAREER RECYCLER,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옮겨가는 CAREER CHANGER, 그리고 오래된 꿈을 인생 후반부에 실현하는 CAREER MAKER. 어릴 적 바라던 꿈을 좇아 평생 한 분야의 전문인으로 깊어지기만 하는 인생이라면 좋으련만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해야하는 일의... + 더보기
LAYLA 2010-10-13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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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밤 근무는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고연봉의 안정적인 전문직임에도 홀대받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G5에 드는 나라라도 이 일을 택한 이는 밤 근무를 해야 한다. 그래서 취업이민도 쉽고, 더 많은 연봉과 환대를 받는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밤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습관적으로 사직을 생각했었다. 퇴근길, 한 해 선배에게 ‘때려 칠 까요?’라고 물었는데,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라는 퉁만 먹었다. 이 문제를 오래 붙들었다. 간호사는 모르겠고, 여자가 일을 그만 두면 안 되는 백 가지 이유는 알게 됐다. 그리고 현재,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간호’니까 간호사를 하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 날이 후 계획한 직급까지 오른 뒤에는 뭐하고 사나가 궁금해졌다. 퇴직 후 제 2의 직업으로 간호를 할 생각은 없다. 되도록 다른 분야로 가고 싶은데 아직 먼일이라 천천히 둘러보고 있는 중이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인생 전환을 꾀했다는 <내 인생이다>를 만난 건 어제였다.

전 동아일보 기자 출신의 김희경씨의 인터뷰 모음집이다. 39, 34, 46, 43, 48, 38, 40, 34, 46, 32, 49, 39, 35, 36, 48세에 삶을 전환을 한 이들이 나온다. 어린 시절의 선명했던 꿈을 쫒은 이도 있었고, 전 직장에서 취미로 곁다리를 놓다가 새 다리를 건넌 이도 있었다. 전환을 준비하는 법, 전환 시점에 대해 좋은 글이 많아 노트에 따로 기입해 두었다. 쌓아놓은 직위와, 현재의 안락함을 포기한 다는 게 어디 쉬울 일이냐 마는 그들은 갔다. 책을 읽고, 나의 계획은 낭만만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책 속의 이직 시점이 생각보다 빨라서 놀랐다. 나의 인생전환은 50대 중반 이후 즉, 정년퇴임 또는 그에 임박한 때다.

책을 덮으니 전환시점에 가족의 반대 또는 응원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돈이나 명예보다 가족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열 다섯의 인터뷰이 중에 여성이 여섯이고, 그 중 아이까지 있는 분은 한 분이다. 전직 간호사였던 소설가, 정유정씨다. 소설가라서 가능했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 가장 좋았던 구절은 이 것이다.

내가 제대로 살고 있나 생각하기 시작할 때부터 별로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것이 마음에 탁탁 걸렸다. 부끄럽게도 나는 어릴 때부터 별다른 꿈이 없었다. (중략) 기억도 나지 않는 직업을 아무렇게나 써내는 나와 달리 나중에 뭐가 될 테야 하고 거침없이 말하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중략) 하기 싫은 건 알겠는데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는 몰랐다. (중략) 조언 중 가장 답답하고 신경질 나는 말은 ‘네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하라’따위였다. 누가 그걸 모르나? (중략) 오죽하면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머슬로가 이렇게 말했겠는가.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그것은 보기 드물고 얻기 힘든 심리학적 성과다.” p. 95

지금 일을 묵묵히 사랑하는 게 최선임을 알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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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양 2010-11-18 공감(3)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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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찾아라!! <내 인생이다>

마흔이 넘어서고 나서는 가끔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인가?’라거나 ’앞으로 어떻게 살지?’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나 스스로 어떻게 사는 것이 나를 만족시키고 나의 활력을 이끌어내고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지 궁금한 것이다.
아직도 인생의 ’행복’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나이일 수도 있지만,
더 늦기 전에 ’행복’이란 것이 과정에 있는지, 직업에 있는지, 인생관에 있는지, 목표에 있는지 알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은 직업을 선택한 후 열심히 사회활동을 하다가 어떤 계기를 만나 직업을 바꾸거나 ‘하고 싶은 일’을, ‘진짜 자신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전환시킨 평범한(?) 15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 역시 17년 넘게 근무하던 언론사에서 새로운 모색을 시도하고 싶던 시기였고 그 15인을 만나면서 사표를 내고 ‘진짜 내 인생’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17년 8개월 동안 일간지 기자로 살아온 저자는 어느 날 그동안 해왔던 일이 ‘더 이상 내 몸에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시기를 맞았다.
그런 생각이 턱밑까지 차올랐지만 아직 새 인생에 대한 확신도 용기도 없을 무렵, 그는 자신보다 앞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 ‘인생 전환’을 감행한 인물들을 찾아 나섰다.
남들 눈에는 지금 그대로 살아도 별 문제 없어 보이는 ‘멀쩡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줄어든 수입, 가족의 만류, 달라진 평판, 불안한 미래를 감수하고 기어코 새 삶을 시작한 이유가 궁금했고, 그 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갈등과 해결 방법, 전환 이후 느끼는 삶의 만족도에 대해 듣고 싶었다.
간호사에서 소설가로, 광고 회사 임원에서 요리사로, 음반 가게 사장에서 심리 상담가로 인생 전환을 이룬 열다섯 명을 차례로 만나며 그는 자기 안의 오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간다.
그의 갖가지 질문에 대한 그들의 서로 다른 듯하지만 결국 하나였던 대답은 바로 이 책이다.
숱한 걱정과 불안에도 불구하고 그런 선택을 감행한 건 그렇게 내 눈앞에서 끌려가듯 흘러가고 있는 게 ‘내 인생’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저자는 그들처럼 오래 몸담았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15명의 ‘내 인생 찾기’ 성공담은 현재 자신의 직장과 직업, 흔들리는 지위와 역할, 다시 살아나는 꿈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비슷한 세대들에게 새로운 ‘단초’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300쪽도 안되는 책 속에 15명의 고민을 담았기에 한 명, 한 명의 고민과 결심, 준비와 노력이 세세하게 담겨있지 않기에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사람들은 조금 더 진지한 성찰과 연구, 대화와 준비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고...

이 름
전직업
시 기
새직업
계 기

김 호
PR컨설팅사 사장
39세
1인 기업가
행복한 삶, 하고싶은 일

박윤자
음반가게 사장
34세
심리상담사
재미있는 일, 소명

최혜정
광고인
46세
NGO 활동가
진짜 내 모습으로 살기

이영이
신문사 기자
43세
의사
가고 싶은 길

오시환
광고인
48세
요리사, 음식점 사장
혼자 할 수 있는 직업,
몸 자체 전문가

최준영
디자이너, 교수
38세
보트제작자
10년 전부터 준비한 꿈

김형근
기자
40세
문화콘텐츠영문출판사 대표
권위적인 조직과
내 삶의 주체

양광모
의사
34세
벤처기업 대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

이인식
대기업 상무
46세
과학 칼럼니스트
글쓰기의 꿈

민진희
미국 공인회계사
32세
요가지도자, 학원 원장
내면을 돌아보기,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

차백성
대기업 상무
49세
자전거 여행가
필생의 꿈에 뛰어들기

김용규
벤처기업 CEO
39세
숲 생태 전문가
내 꿈이 어디갔지?

최해숙
디자이너
35세
소물리에
꿈과 판타지를 구별하기

정유정
간호사
36세
소설가
꿈을 향해 좌절 견디기

엄홍길
전문 산악인
48세
사회사업가
실패를 다루는 방식


인생 찾기에 성공한 14명의 적지 않은 경우가 공통적으로 ‘꿈’을 애기한다.
어려서부터 맘 속에 품고 있던 ‘꿈’이든, 새롭게 찾아낸 ‘꿈’이든…
그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대부분 ‘일벌레’였다는 것…
또, 밑바닥 직종이 아니라 대부분 화이트 칼라 계층이라는 것…
‘일벌레’였기 때문에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일에 파고들었던 것이고 따라서 5년, 10년 단위의 주기로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는가?’ 또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런 느낌은 30대 중반 이후부터 우리들에게 끊임없이 다가온다.
아마도 우리시대의 화이트 칼라 계층이 미국식 자본주의 윤리와 방식으로 배우고 익힌 그 모습 그대로 살아가기에는 우리의 DNA가, 인간의 DNA가 여러 번 경종을 울리는 것 같다.

이들은 그나마 사회조직의 중류층 이상이고 화이트 칼라계층이기에 자신의 ‘존재’와 ‘꿈’, ‘행복’에 대해 고민하고 대화하고 진로를 변경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들보다 못한 계층들, 즉 노동자, 농민, 소상공인, 주부, 실업자, 빈민들에게는 최저생계비와 아이들의 학원비, 주거비 걱정에 자신들의 ‘꿈’이나 ‘인생’에 대해 걱정할 수 조차 없다.
아니, 아예 그런 생각은 그들에게 사치일 뿐...

또한, 이 책 속에 숨어있는 또 다른 점을 간과하면 안된다.
이 책에 소개된 ‘내 인생찾기’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기가 속한 분야에서, 조직에서 인정받았고 고지 하나는 넘어섰다는 점이다
그런 그들이었기에 그 동안 그들이 해낸 성과만큼, 과정만큼 자신의 간절한 ‘꿈’과 새로운 ‘도전’ 역시 가능성이 높았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소개하지 않은, 통계를 낼 생각도 해보지 못한 ‘인생 전환’에 실패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퇴직금만 가지고 무모하게 새로운 사업이나 장사를 시작했다가 실패한 사람,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했다가 퇴직 시기에 그나마 ‘시드머니’도 없는 사람, 섣불리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다가 실패한 사람, 등등…그 사람들이 다시 용기를 내어 맨 바닥에서 한 계단씩 올라가는 사례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삼십대의 10년은 성공했지만 행복하지 않은 시간이었다면, 사십대의 10년은 행복하게 살고 싶었어요.〔…〕
하프타임은 내 꿈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인생 전환을 꿈꾸는 사람에겐 하프타임 갖기를 꼭 권하고 싶어요.
하프타임의 목적은 한가해지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직장 생활에 몰두해 있을 때는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게 두렵고, 혼자 있는 걸 잘 견디지 못하잖아요.
하지만 자기 자신과 대면한 상태에서 과거를 돌아보거나 미래를 그려보지 않고서 실행하는 변화는 무의미하거나 미완성이기 십상이지요.
혼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 pp.15~20)

“내가 그만큼 일에 몰두하고 있고, 내 일을 장악하고 있구나 스스로 확인하게 된 거죠. ‘내 과제’를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일을 잘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지금은 내가 전체를 다 움직이면서 내 일을 만들고 내 공간을 설계해요. 거기에서 오는 쾌감은 정말 대단해요. 이게 방향 전환을 통해 거둔 가장 큰 성과예요. 한 점에 딱 박혀 있던 나사가 빠져서 녹슬지 않고 살아서 돌아다니는 거니까요.” 〔…〕
만약 최해숙 씨가 달라졌다면,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서가 아니라 스스로도 말했듯 이전에 몰랐던 가능성을 끌어내 쓰는 느낌 덕분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나’와의 조우를 기다리던 찰스 핸디도 오랫동안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고 했던” 거짓된 삶을 반성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체성의 탐험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지 말고 스스로에 대해 정직하고 개방된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 pp.220~221)


이 책의 저자는 대학동기다.
교정에서나 사회에서나 내가 저자와 절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촌티를 벗고 관악캠퍼스에 드나들던 1985년부터 우리는 늘 우리사회와 우리사회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제자리에 놓여있지 않고 있다는 생각 속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지냈다는 것은 공통점이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상대와, 그리고 우리 자신과의 싸움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각자 캠퍼스를 떠나 사회에 몸 담았고 20년 만에 우연하게도 만났다.
동기들이 저자의 신간 출판을 기념하여 조촐하게 모여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기에...

나를 둘러싼 사람들 중 책을 출간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90년대에 선배가, 그리고 과 동기가 전공과 관련한 책을 출간한 경우가 있었고 어떤 후배도 자신의 전공관련 에세이 책을 출간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 어느 책도 읽지 않았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는 방식은 말 그대로 ‘임의적’이라서 아는 사람이 책을 출간했다고 바로 사서 읽지는 않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느낌이 조금 달랐다.
9월 언젠가 친구놈이 저자의 출간소식과 함께 동기들과 함께 출판기념회를 열어주자고 제안하고 여러 동기들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는 와중에 나 역시 ‘시간이 되면 참석하마…’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혹시나 참석하지 못하면 그 대신에 ‘책을 사서 읽고 서평이나 써주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서둘러 책을 구입하고 읽었다.
물론, 서평을 쓰기 전에 출판기념회 날짜는 돌아왔고 특별히 바쁘지 않은데다가 올 가을부터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늘려보겠다는 다짐을 한 터라 참석하여 축하해주었다.

마지막으로 요즘은 출판마저도 마케팅 시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책의 제목을 조금 더 신중하게 선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예를 들어 ‘터닝 포인트’같은…^^

[ 2010년 10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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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구름 2011-06-14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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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사는 인생, 너무 늦은 때란 건 없다 _ 내 인생이다



인생과 성공에 관한 책은 꾸준히 읽는 분야 중 하나인데, 이 분야의 책들을 쭉 보면 충실한 인생을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이라는, 아주 단순한 원리라는 생각이 든다. 선택과 집중. 좋아하는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해서 그 일에 몰두하는 것. 사실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닌데 의외로 그렇게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마도 어릴 때 발견하지 못했거나, 커서 뒤늦게 발견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포기해야 하거나 둘 중에 하나겠지.

<내 인생이다>는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무릎을 칠만한 책이다. 이 책은 기자 출신의 작가 김혜경이 극적인 인생 전환을 이룬 각 분야의 실제 인물 15인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책에 나오는 15인 모두 전에는 입이 떡떡 벌어질만큼 좋은 직장에 다니고 멀쩡한 직업 가지고 살았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저마다 어떤 계기로 인해 인생 후반만은 내 식대로, 내 스타일대로 살아야겠다 하고 자각했다. 그래서 대기업 소속 디자이너에서 배 만드는 목공으로, 음반가게 주인에서 상담가로,
회계사에서 요가 강사로 극적인 인생 전환을 했다.

좋은 직장에 긴 경력 다 버리고 새로운 삶을 찾았으니 대부분 수입은 전보다 줄었고 전에는 몰랐던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내면적으로는 훨씬 풍성한 삶을 살게 되었으며 전보다 훨씬 행복하고 인생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한다. 물질적인 풍요가 정신적인 만족도를 반드시 높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대목이다. (필요한 것만 취하고 더 욕심내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환경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참 좋은 것 같다.)

적성을 가능한 어릴 때 발견하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실상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지도가 없으면 힘든 일이고, 그나마도 우리나라 같은 교육 현실에서 주변에 있는 비슷비슷한 어른들이 아이의 잠재된 능력을 끌어내주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나야 운좋게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분야가 확실했고, 주변에서도 별로 말리지를 않아서 그 길만 쭉 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적성을 찾지 못했고, 찾았더라도 포기해야 했던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그런건 다 핑계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도 모두 어린 시절에 적성을 찾지 못하고 성인이 된 후로도 전혀 관계 없는 전공이나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 적성을 찾게 되었고, 가족도 친구도 직장 동료도 모두 반대했지만 고집스럽게 밀고 나갔다. 그리고 끝내 꿈을 이뤘다. 다들 '그게 뭐 밥벌이가 되겠냐'고 했지만, 밥벌이는 하는 사람도 있고, 잘 나가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했던 유명한 연설 가운데 "과거의 점들을 잇기(connecting the dots)"에 관한 내용이 떠올랐다. 지금의 경험, 관심사가 나중에 무슨 소용이 있을지 알 수 없더라도 현재 자신의 삶에 충실하다 보면전혀 별개인 것처럼 보이는 경험과 배움도 결국 서로 연결되고 통합되어 자기다움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앞일을 미리 철저하게 계획하며 무엇인가를 소망하고 관심을 기울이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지금의 경험이 서로 이어지고 합쳐져 언젠가는 나를 만들게 될 거라고 믿는 일뿐이지 않을까? (pp.21-2)



게다가 뒤늦게 찾은 적성은 과거에 멋모르고 했던 일들과 연결되어 폭발적인 힘을 발휘했다. 가령 기자 출신으로 뒤늦게 의학도가 된 사람이 기자 시절 터득한 질문 방법을 활용하여 환자의 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광고 전문가였다가 NGO에 투신한 사람이 홍보 노하우를 발휘하여 다수의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과거의 점들을 잇는' 것의 위력에 대해서는 요즘 읽는 책마다 나오는 것 같다...) 단순히 사례를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기자 출신인 저자의 분석과 평이 더해지는 점도 좋았다. 특히 조지프 캠벨을 여러번 인용한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얼마전에 읽은 <깊은 인생>에도 나왔듯이 캠벨 또한 자기 취향을 고집스럽게 밀고나가 극적인 인생 반전을 한 사람이어서 책 내용과도 잘 어울렸다. 조만간 캠벨의 책을 읽을 생각인데, 벌써 두 권의 책에서 인용되어 내 마음을 설레게 한 사람이니 그가 직접 쓴 책은 어떤 감동을 가져다줄지 기대가 된다.

그(박윤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이 <신화의 힘>에서 들려준 '보이지 않는 손' 이야기를 떠올렸다. 자신의 영혼과 육신이 가자는 대로 그 부름을 따라 천복을 좇아 살면, 앞으로 무엇이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자신의 눈빛을 달라지게 하는 조그만 직관을 따르면 창세 때부터 거기서 날 기다리고 있던 길을 만나고,늘 보이지 않는 손이 따라다니며 문을 열어줄 거라던... 캠벨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권했다."천복을 좇되 두려워하지 말라. 당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있어도 문은 열릴 것이다." (p.39)



요즘 읽고 있는 책들을 보면 30대 후반, 늦어도 40대 초반에는 인생 전환을 해야한다는 내용이 많이 보인다. 20대 후반이고 아직 직업도 없는 내 눈에는 '아니, 그럼 지금 직업이 생겨도 십 년밖에 못 버틴다는 말인가' 싶어 암담하지만 불행히도 그게 현실인 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번듯한 명함이나 타이틀 없이는 살 수 없었던 부모님 세대와는 달리 우리 세대는 회사나 조직, 명함, 타이틀에 기대지 않고 오로지 내 힘으로, 이름만으로 살 수 있는 삶을 사는 것도 허락되고,
그게 더 멋지고 근사한 일이니, 지금의 혼란은 시대가 준 선물일런지도 모르겠다. 정말 괜찮은 책인데, 책에 대한 마음이 잘 전해지도록 리뷰를 쓰지 못한 것 같다. 단언할 수 있는 건 나는 내 인생을 두고 어떤 가치를 고집할 것인지, 어떻게 내 인생을 꾸려갈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는 것. 이 책에 나오는 15인의 인생 선배들처럼 나도 멋진 내 인생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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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 2011-07-03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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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이모작



우리나라 평균 수명 80세, 평균 은퇴 연령 52세.

약 30년간의 시기가 남게 된다.

이제는 한 직장에서 평생 벌어 먹고 사는 시대는 끝이 났다. 특히나 노후연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퇴직하게 되는 직장인의 경우 제 2의 직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노후 빈곤이라는 늪에 빠지게 된다.

이 책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직업을 전환한 사람들의 인터뷰가 담겨져 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직업들도 있고 직업을 바꾸면서 그들이 겪게 되는 경험담들을 읽으며 독자들에게 또 다른 시선으로 직업을 탐색하도록 이끌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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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8-14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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