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불교무신론자의 고백 - 환생과 업의 교리를 거부하며 인간 붓다의 삶을 다시 그려낸 어느 불교도의 이야기
스티븐 배철러 (지은이),김옥진 (옮긴이)궁리2014-01-21
원제 : Confession of a Buddhist Atheist (2010년)
Sales Point : 143
8.0 100자평(0)리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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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쪽
책소개
<붓다는 없다> <선과 악의 얼굴>을 통해 붓다의 가르침에 대해 심오하고도 세속적인 접근을 통해 다양한 논쟁거리를 제공해온 저자의 신작. 한때 승려였고 이제는 재가불자이자 수행자로서 불교와 붓다에 대해 늘 탁월하고 대담한 발언을 해온 그가 이 책에서는 역사적 붓다의 초상을 새롭게 그려내고 있다. 배철러는 붓다 사후 그 제자들이 편찬한 중요한 불교 설법 모음집인 팔리 경전을 근거로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삶을 바라본 인간 붓다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1960년대 런던 외곽에서 자란 스티븐 배철러는 대학에 가는 대신 그 시절의 다른 구도자들처럼 세상을 탐험하기 위해 길을 떠났다. 그는 결국 티베트의 망명 수도 다람살라에서 승려가 되었고 달라이 라마 주변의 핵심 승려 집단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후 그는 집중적인 선불교 수련을 위해 한국의 송광사 구산스님에게서 가르침을 받았다.
그러나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저자는 불교가 가르침을 전하고 이를 행하는 방식이 붓다의 실제 가르침과는 어긋나 있다고 믿게 되었다. 비록 스승들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결국 그는 송광사에서 함께 지냈던 비구니인 마르틴과 결혼해 함께 영국으로 돌아가 재가불자의 삶을 살게 되었다. 배철러는 이러한 자신의 드라마틱한 인생여정에서 경험한 일상적인 도전과 의심도 솔직하게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목차
서문
제1부 출가자
1. 불교의 실패자(I)
2. 길 위에서
3. 불교를 공부하다
4. 뱀장어의 꿈틀거림
5. 세계-내-존재
6. 큰 의심
제2부 재가자
7. 불교의 실패자(II)
8. 싯닷타 고타마
9. 북로
10. 흐름을 거스르다
11. 길을 치우다
12. 고통을 끌어안다
13. 제타 숲에서
14. 아이러니한 무신론자
15. 비두다바의 복수
16. 신들과 악마들
17. 조심스럽게 길을 가다
18. 세속불자
부록
I. 팔리 경전
II. 싯닷타 고타마는 탁실라에 있었나?
III. 법의 수레바퀴를 돌리다
IV. 지도: 붓다의 인도
주 / 용어설명 / 참고문헌
감사의 말씀 / 옮긴이의 말 /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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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스티븐 배철러 (Stephen Batchelor)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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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태생의 영국 작가로, 18세 때 불교철학에 심취해 인도 다람살라 공동체에 합류했다. 1974년 21세에 출가한 후 티베트 불교와 선불교의 정식 수련을 받았으며, 1981년에는 한국으로 이주해 조계종 송광사의 구산 선사에게 수계했다. 이때 만난 프랑스 출신 비구니 마르틴과 함께 1984년에 환속하고 1985년에 결혼했다. 이후에도 재가 불자로서 붓다의 초기 가르침 ‘수타니파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불교명상을 전파하고자 노력해 왔다. 《붓다는 없다 Buddhism without Beliefs》, 《선과 악의 얼굴 Living with the Devil》, 《어느 불교무신론자의 고백 Confession of a Buddhist Atheist》 등 여러 권을 집필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2000년 프랑스로 이주해 불교철학과 명상 관련 강연 및 저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접기
최근작 : <고독한 나에게>,<어느 불교무신론자의 고백>,<선과 악의 얼굴> … 총 5종 (모두보기)
김옥진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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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소개
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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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이상하게 살아도 안 이상해지던데?>,<수학이 보이는 에셔의 판화 여행>,<청소년을 위한 교실 밖 인공지능 수업>등 총 374종
대표분야 : 과학 5위 (브랜드 지수 349,337점), 청소년 인문/사회 22위 (브랜드 지수 36,673점), 미술 이야기 33위 (브랜드 지수 1,192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히피에서 승려로, 다시 재가불자, 그리고 수행자로서
한 영국 청년이 자신의 여정을 기록해가며 재구성한 역사적 붓다의 삶!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진실과 맹목적인 믿음은 오늘날 많은 분야에서 윤리적이고 과학적인 인본주의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고, 여기에 우리의 유일한 진짜 희망이 자리하고 있다. 이 솔직하고 진지한 자기 성찰과 비평적이고 철저한 검토를 담은 책에서 스티븐 배철러는 이런 많은 분야에 불교의 세계를 더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히친스(<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저자)
앞서 국내에서 출간된 <붓다는 없다(Buddhism without Belief)> <선과 악의 얼굴(Living with the Devil)>을 통해 스티븐 배철러는 붓다의 가르침에 대해 심오하고도 세속적인 접근을 통해 다양한 논쟁거리를 제공해왔다. 한때 승려였고 이제는 재가불자이자 수행자로서 불교와 붓다에 대해 늘 탁월하고 대담한 발언을 해온 그가 이 책에서는 역사적 붓다의 초상을 새롭게 그려내고 있다. 배철러는 붓다 사후 그 제자들이 편찬한 중요한 불교 설법 모음집인 팔리 경전을 근거로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삶을 바라본 인간 붓다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1960년대 런던 외곽에서 자란 스티븐 배철러는 대학에 가는 대신 그 시절의 다른 구도자들처럼 세상을 탐험하기 위해 길을 떠났다. 그는 결국 티베트의 망명 수도 다람살라에서 승려가 되었고 달라이 라마 주변의 핵심 승려 집단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후 그는 집중적인 선불교 수련을 위해 한국의 송광사 구산스님에게서 가르침을 받았다. 그러나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저자는 불교가 가르침을 전하고 이를 행하는 방식이 붓다의 실제 가르침과는 어긋나 있다고 믿게 되었다. 비록 스승들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결국 그는 송광사에서 함께 지냈던 비구니인 마르틴과 결혼해 함께 영국으로 돌아가 재가불자의 삶을 살게 되었다. 배철러는 이러한 자신의 드라마틱한 인생여정에서 경험한 일상적인 도전과 의심도 솔직하게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불확실성을 소중히 여기고 다른 이의 권위에 의지하기보다는 스스로 진실을 밝혀낼 필요성을 이렇게 분명하게 부르짖는 것이 나의 심금을 깊이 울렸다. 붓다는 칼라마 사람들에게 탐욕, 증오, 어리석음이 인간에게 미치는 결과를 스스로 관찰하여 어떤 생각과 행위가 해를 끼치고 고통을 낳게 되고 어떤 것이 그렇지 않은지 스스로 판단하도록 격려하고 있다. 그는 전통과 계보를 존중하기보다는 자립을 높이 사며, 교리에 대한 믿음보다는 어떤 생각이 제대로인지 시험해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환생과 업의 형이상학을 고집하기보다는 이 세상이 정말로 유일한 것일 수도 있다고 암시하고 있다.” -본문 148쪽
“붓다의 원래 접근방법은 추측에 근거하거나 형이상학적이라기보다는 치료적이고 실용적이었다는 것이다. 마음과 몸이 같은지 다른지, 혹은 우리가 죽은 뒤에도 존재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다루기를 거부함으로써 그는 환생의 이론을 세우는 가능성을 약화시킨다.… 나는 싯닷타 고타마의 말이 ‘불교’라는 종교로 탈바꿈하면서 뭔가가 빗나갔을 수도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본문 150쪽
처음엔 그저 특이한 이력의 서양인 불교도라는 점이 호기심을 끌 수도 있지만, 그가 불교 공부와 수행을 하면서 불교 교리 중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을 놓고 고민했던 모습이나 역사적 붓다를 찾아 나서고 그만의 고유한 생각을 찾아내려는 노력, 그리고 이를 통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불교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점이 크게 와닿는다.
역사적 붓다를 탐구하면서
그를 둘러싼 신화의 층을 하나씩 벗겨내다!
히피에서 승려로, 다시 재가불자로서 배철러는 자신의 여정을 기록해가는 한편, 역사적 붓다의 삶을 재구성하고, 붓다가 살았던 세계의 정치사회적 맥락 속에서 그의 위치를 찾아내고 있다. 붓다의 삶과 가르침에 관한 가장 초기의 기록인 고대 팔리 경전을 살펴보면서 배철러는 붓다가 당시로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인간의 삶을 보았으며, 업과 내세 개념보다는 인간이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더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배철러에 의하면 붓다의 관점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불교의 상당 부분을 규정짓게 된 독실함과 지나친 종교성과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저자는 역사적 붓다를 탐구하면서 그를 둘러싼 신화의 층을 하나씩 벗겨내려 했다. 붓다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아가기 위해서 그는 잘못된 행동은 절대 할 수 없는 완벽한 스승으로서 이상화된 이미지를 버려야만 했다. 또한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윤회에서 최종적으로 자유로워지는 길을 보여주는 것이 유일한 목적인 신비주의자, 세상을 버리고 출가한 승려로 널리 알려진 이미지를 경계해야 했다.
“고타마는 자신이 삶이 지닌 연기적 토대를 깨달은 것은 ‘흐름에 거스르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것은 반직관적이었다. 그것은 경험에 대해 시간을 초월한 목격자라는 본능적인 느낌에 반대되는 것이었다. 그것은 영원한 영혼에 대한 믿음, 그리고 묵시적으로, 신의 초월적 실재에 대한 믿음에 상충되었다(…)그가 명상 수행을 제시한 방식은 당시의 지혜를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다. 그는 제자들에게 영혼의 본성을 사색하기 위해 내부로 주의를 돌리라고 가르치는 대신 그들의 몸을 예민하게 의식하고, 바로 그 순간 자신의 감각에 영향을 주는 것이 무엇이건 간에 그것을 조용히 의식하면서 그것의 등장과 사라짐, 덧없음, 비인격적임, 기쁨, 비극, 매력, 공포를 알아채라고 했다.” -본문 195쪽
저자에 의하면, 붓다는 자아를 허구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실현되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이 세상에서 숨 쉬고 행동하는 기능적이고 도덕적인 자아 말이다. 붓다는 이런 자아를, 물을 대고 돌보면 식물을 잘 자라게 할 수 있는 밭에 비유했다. 또한 붓다는 연기(緣起)의 원리, 알아차림(念), 사성제(四聖諦)와 팔정도(八正道), 자립의 원리를 통해 자신의 가르침을 전하고자 했다고 정리한다. 배철러는 자신이 나열한 네 가지가 지금 여기 우리의 상황에 와 닿는 다르마의 새로운 시각?하나의 세계관, 그리고 영적이고 윤리적인 수행의 한 형태로서?을 만들어내는 데 전적으로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나에게 불교는 행동과 책임의 철학이 되었다. 그것은 내가 삶에서 길을 만들어내고, 사람으로서 내 자신을 규정하고, 행동하고, 위험을 감수하고, 사물을 다른 식으로 상상하고, 예술을 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가치, 생각, 실천의 틀을 제공한다. 인도 종교 사상의 모체에 깊이 자리했지만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고타마의 가르침을 높이 평가하면 할수록, 붓다 자신의 삶이 그가 살았던 시대의 맥락에서 어떻게 펼쳐졌는지 더 많이 알게 되면 알수록 나는 지금 시대, 점점 더 세속화되고 세계화되는 이 세상에 적용할 수 있는 원형을 더 잘 분별하게 된다. -본문 257쪽
나는 더 이상 불교 수행을, 명상을 능숙하게 하고 ‘영적’ 성취를 얻는 차원에서만 생각하지 않는다. 고타마의 팔정도라는 도전은,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자신의 존재의 모든 측면, 즉, 보기, 생각하기, 말하기, 행동하기, 일하기 등이 잘 발전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으로 이 세상을 사는 것이다. 삶의 각 분야는 담마 수행의 특정한 방식을 요구한다. 명상과 알아차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내가 신문을 펼칠 때마다 마주치는 고통에 반응해야 하는 과제를 생각해보면, 지금의 생이 요구하는 것이 사후 존재(혹은 비존재)를 위해 자신을 준비시키는 ‘좀 더 높은 차원’의 일보다 덜 중요하다고 밀쳐놓는 것은 비도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내 자신을 이 시대의 요구와 전적으로 관련이 있는 세속불자로 여긴다. -본문 337쪽
1980년대 초 한국에서 구산 스님의 제자로 수행했던 저자는 지난 2013년 10월 ‘구산 스님의 생애와 한국선의 세계화’라는 주제로 서울에서 열린 구산 스님 열반 30주기 국제학술대회에 발표자로 참석하기 위해 부인 마르틴 배철러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그때 역자와 편집자가 그들을 잠깐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는 이 책의 출간은 물론 자신의 책들이 한국에서 꾸준히 출간된다는 것에 무척 기뻐했으며, ‘세속불교’에 대한 그의 생각이 집약된 논문 「A Secular Buddhism」(Journal of Global Buddhism 13 [2012]) 등 자신의 글이 많이 번역되어 한국 독자들에게 널리 읽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스티븐 배철러의 활동과 그가 쓴 책들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그의 홈페이지 www.stephenbatchelor.org에서 찾아볼 수 있다.
* 불교 전문 잡지 《트라이시클》지 2010년 봄호 인터뷰
처음부터 시작하다
-스티븐 배철러와의 대담
스티븐 배철러는 결코 논란을 불러일으킬 의도가 없었다. 1972년 18세의 나이에 고국 영국을 떠난 그는 젊고 진지한 수행자로서 당시 가장 존경 받던 아시아의 불교 스승들에게서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처음에는 티베트 승려로 계를 받았고, 나중에는 한국 선불교 전통의 승려가 되었다. 비록 스승들의 언어, 철학, 관습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결국 그는 자신이 승려 생활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1985년 잉글랜드로 돌아간 그는 과거에 한국 선불교 비구니였던 아내 마르틴과 함께 그곳에 정착했다.
고국으로 돌아간 배철러는 붓다의 가르침에 대해 확연하게 서구적인 접근법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으며, 그가 쓴 베스트셀러 『붓다는 없다(Buddhism Without Beliefs)』(1997)에서 업과 환생에 대해 깊이 품고 있던 회의를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뒤따른 격렬한 항의?전통적인 불교도와 심지어 그다지 전통적이지 않은 불교도 들로부터?에 배철러는 깜짝 놀랐다. (당시 그는 좋게는 불교의 반항아, 나쁘게는 반-다르마[anti-dharma]적이라고 여겨졌다.)
그의 신작 자서전 『어느 불교무신론자의 고백(Confession of a Buddhist Atheist)』에서 배철러는 자신이 불교의 기본 뼈대라고 여기는 것에 도달하고 있으며, 그 위에 다르마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수행과 이해를 세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늘 그렇듯이 배철러는 솔직한 만큼이나 분명하게 말한다. 의심의 여지없이 많은 이들은 그가 틀렸다고 비난할 것이다.
Q. 티베트불교 승려, 나중에는 한국불교 승려가 되었다가 환속했는데, 이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A. 승려로서 저는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만 했습니다. 제게는, 제가 계를 받은 불교전통을 대표하는 이에게 필요한 계율과 명령을 따를 의무가 있었습니다. 제가 받은 승가 수련을 매우 소중하게 여기기는 했지만 승려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전적으로 편안하지만은 않은 사회적 상황에 자주 처하기도 했습니다. 서구에 있을 때 특히 그랬는데, 그곳에서는 승복 하나만으로도 제가 특정한 아시아 전통에 속해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아는 것 같았습니다. 독일이나 스위스에서 누군가와 진지한 대화를 하려 할 때 저는 어떤 특정한 주제에 대해 실제로 제가 느끼는 것과 승려로서 말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것 사이에서 강한 갈등을 자주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 저는 제 자신이 약간 사기꾼 같았습니다. 특히 환생, 존재의 다른 영역들 등 불교 정설의 어떤 요소에 대해서 심각하게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그랬습니다.
Q. 『어느 불교무신론자의 고백』으로 이뤄내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A. 저는 불교에서 교리가 문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붓다 시대 이후 수세기가 흐르면서 발전된 생각과 교리가, 가장 초기의 원전?예를 들어 팔리 경전?에서 제시된 그대로의 다르마 위에 겹쳐지게 되었습니다. 팔리 경전 여기저기에서 발견되는 붓다의 삶에 관한 역사적 조각들 위에 신화가 부여된 것처럼 말입니다. 제가 한 일은 좀더 역사적으로 토대를 둔 인간 붓다의 초상에 도달하려는 시도로 싯닷타 고타마에 대한 신화를 벗겨버리려 한 것입니다. 또한 팔리 경전에서 발견되는 자료 이후에 만들어져서 현재 불교 교리로 굳어진 일부 교리를 제거하려고도 했습니다.
Q. 그런 작업을 어떻게 하시나요?
A. 제가 쓴 방법은 팔리 경전에서 분명하게 구별되고 독창적인 불교 사상은 무엇인가라고 제 자신에게 질문하는 것입니다. 전생이나 미래의 생, 혹은 윤회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하는 교리나 가르침을 발견하게 되면 그런 것들은 붓다 생존 시기에 이미 널리 믿어졌던 것으로 한쪽으로 밀어둡니다. 이런 빼기의 과정을 통해?우파니샤드나 더 이전의 다른 인도 가르침에서 발견되는 것들(그리고 노골적으로 초자연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들)을 제거함으로써?기원전 5세기에 붓다가 가르치던 붓다 특유의 가르침을 분리해내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불교 특유의 사상이라고 결론 내리신 것은 무엇입니까?
A. 네 가지가 두드러집니다. 하나는 연기(緣起)의 원리이고, 둘째는 알아차림(念)?우리들의 매 순간 경험에서 일어나는 것 전체에 집중하는 것?이며, 셋째는 사성제(四聖諦)의 과정으로, 여기에는 팔정도(八正道)가 포함되며, 넷째는 자립의 원리?붓다는 제자들이 다르마를 이해하는 데 자신에 대한 기억이나 승가 안의 어떤 권위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주적이 되기를 바랐습니다?입니다.
붓다가 가르치던 것의 기본 뼈대로 내려가면 아마도 불교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기 시작하는 위치에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나열한 네 가지가 지금 여기 우리의 상황에 와 닿는 다르마의 새로운 시각?하나의 세계관, 그리고 영적이고 윤리적인 수행의 한 형태로서?을 만들어내는 데 전적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Q. 우리에게 새로운 불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 부분에서 오만해질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닌가요?
A. 그런 노력을 할 때 자만과 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것은 제가 가장 먼저 인정할 것입니다. 특정한 전통 수행이 어떤 사람에게 잘 맞는다면, 저는 그에게 계속 그것을 하라고 권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 경우?다른 많은 이들의 경우는 물론?에는 전통적인 아시아 불교의 접근법들이 그다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게 분명합니다. 불교 역사를 통틀어 불교의 가장 큰 강점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새로운 문화의 필요에 따라 스스로를 재창조하는 데 여러 번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서양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불교 성직자 엘리트들이 재가 수행자 대다수에 대해 행사하는 권위가 점점 커지는 경향이 있었고 수행자들이 수행을 하는 데 자주적이 되어야 한다는 목적을 어느 정도 잊어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신 우리는 특정 그룹의 전문가들?라마가 되었건 로시[老師 선불교의 뛰어난 스승을 뜻하는 일본어], 아잔[스승을 뜻하는 태국어]이 되었건?에게 지극하게 경의를 표하고, 심지어 그들에게 기대며 헌신하는 문화를 종종 발견합니다. 확실히 그런 헌신은 불교 수련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만의 언어로, 우리만의 시대적 맥락에서 다르마를 분명하게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우리만의 진정한 소리를 찾기 위해 어느 지점에서는 존경심을 간직하면서도 성직자의 권위와 교리적인 권위로부터 우리 자신을 떼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전통 불교 문화와 스승과 관련해서는 어떤 입장을 가지고 계십니까?
A. 제 경우에는 전통적인 아시아 스승들을 찾아가 제자가 되어야 할 필요성을 더 이상 크게 느끼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 삶이나 이해에서 아시아 전통을 더 공부하고 그것과 대화할 필요가 있게 만드는 뭔가가 등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 40여 년이 넘는 시간에 걸쳐 우리는 아시아의 많은 스승들에 견줄 만한, 오래되고 전적으로 다르마에 전념하는 스승과 학자, 저자 들의 한 세대를 만들어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즉, 이제 우리에게는 상당량의 경험과 통찰을 가진 한 세대의 서양인들이 있으며, 그런 경험과 통찰이 그들 자신의 두 발로 거의 서 있을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저는 그런 독립성이야말로 바로 붓다가 고무했던 것이라고 믿습니다.
Q. 책은 자서전적인 성향을 띠고 있습니다. 저자의 믿음에 관한 것뿐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발전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A.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과 자신이 살아온 삶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점점 더 불편함을 느낍니다. 그 두 가지가 실제로 분리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불교를 단지 하나의 학문적 관심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수행하는 것으로 본다면 말입니다. 텍스트와 수행 그 어느 것도, 특정한 곳에 살고 있고 특정한 나이에 있으며 특정한 상황에 존재하는 인간으로서 당신 자신의 주관적 경험에 미치는 영향과 떨어져서 이해될 수는 없습니다. 불교는 결코 외부와 단절된 상태에서 융성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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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불교 무신론자의 고백》종교가 아닌 진정한 붓다의 가르심을 찾는 여정
《어느 불교 무신론자의 고백》
제목의 조합이 참으로 독특했다. 불교와 무신론자. 가만히 생각해 보면 또 이상한 것은 아니다. 원칙적으로 불교는 신이 없는 종교이며 자신 안에 있는 불성을 깨달아 스스로 부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종교니까. 그러나 어떤 것이든 종교라는 이름을 달면, 아니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단체가 생기고, 이들을 인도할 어떤 원칙이나 대표할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하면 이때부터 왜곡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런 원칙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따로 떨어져 나가 분파가 생기고 때로 나쁜 마음으로 이용해 먹을 생각을 하는 소수의 똑똑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고 착취하기 시작하는데 이를 우리는 이단이라고 한다.
생각해 보면 이는 불교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구상에 수많은 종교들이 그러하고 특히 영향력이 큰 4대 종교가 가장 그렇다. 그리고 사랑과 자비를 내세우는 이들 종교들 때문에 아직도 지구는 전쟁 중이다.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내가 말하는 것의 일정 부분에 의문과 회의를 느낀 것 같다. 저자는 어린 나이에 인도에서 달라이라마와 티베트 불교의 가르침을 만나 10년 동안 승려로 살다가 결국 환속하여 재가신자로 살게 된다. 어떤 불교 조직이나 전통에 소속되지 않은 상태로 살며 프리랜서 순회강사로 살고 있다.
저자는 다른 이들이 옳다고 믿고 불교로 제시했던 것의 상당 부분이 붓다 사후 수 세기가 흐른 뒤 그가 살았던 때와는 다른 상화에서 발전된 교리와 관례라는 것을 깨달으며 회의를 가지기 시작한다. 세월이 흘러 새로운 추종자들의 필요에 의해 진정한 진리는 왜곡되고 사라진다. 결국 이는 불교의 전통과 그 창시자를 제대로 보기 어렵게 만들고, 싯닷다 고타마 (시타르타)의 설법을 공부하지 않고 그 사람 자체가 신의 위치로 격상되기도 한다. 이에 의문과 회의를 갖던 저자는 '팔리 경전'을 접하게 되고 이곳에 나온 장소들을 직접 보고 탐구하기 위해 다시 인도로 향한다.
이 책은 저자의 이런 고민과 행보들이 고스란히 적혀 있다. 그의 일상과 고민했던 흔적들이 이 책 전체에 실려 있는데, 책의 중간 부분부터는 불교 교리와 고민에 대한 흔적, 경전 자체에 대한 해석들까지 빼곡히 적혀있다. 그래서 이 책은 자신의 신상과 고민을 담은 에세이를 넘어선 어떤 무거운 불교서적 같은 느낌도 준다. 또한 그가 경전에 기록된 장소를 답사한 기록들은 여행기를 보는 듯 하고 그 과정은 눈에 보이듯이 생생하다. 나 또한 아무런 종교를 갖고 있지 않지만 불교를 철학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의미 있게 보는 편이어서 저자의 노력과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불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괜찮을 책이다. 불교와 싯닷타 고타마의 진짜 모습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 혹은 종교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좋을 책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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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릿광대의노래 2014-03-30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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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불교무신론자의 고백> vs <고엔카의 위빠사나 명상>
즐기는 사람을 노력하는 사람이 이기지 못한다고 했던가. 책의 저자들을 보면 어느어느 박사같은 타이틀이 없어도 어떤 분야에서 수십년 동안 호기심으로 투신한 사람의 콘텐츠가 더 믿음직스러울 때가 있다. <어느 불교무신론자의 고백>은 10년간 전직 승려로 살아온 후 환속한 영국인 무신론자가 쓴 일종의 자서전이다. 저자는 청년시절부터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며 자기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유럽을 거쳐 마지막으로 다다른 곳이 당시 30대의 달라이라마가 있던 인도의 다람살라였는데, 여기서 달라이라마를 친견한 저자는 티벳 승려가 되어 10년간 승려로 생활하고 환속한다. (저자의 여정에는 한국의 송광사도 있는데 전두환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걸 보면 새삼스러운 느낌도 든다.) 알던 놈이 돌아서면 더 무섭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저자의 불교에 관한 인식이 더 객관적이고 냉정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물론 나는 불교의 세부적인 내용까지는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저자의 애기를 그냥 받아들이는 수준이지만, 무신론과 불교가 얼마든지 양립할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접수 가능했다. 저자의 불교애기도 재밌지만, 내가 정작 부러웠던 것은 청년시절의 저자였다. 알바로 돈을 벌어 세계를 여행하고 인도까지 가다니. 물론 저자는 히피였고, 마약애기도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나름 거침없이 살아서 자신이 투신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았다. 것도 내가 태어나기 전에 이런 삶을 시도했으니 영국이란 나라가 원래 이렇게 살기 좋은 나라인 건지. 동방의 코리아가 살기 힘든 나라인 건지. 그런데 정작 내 마음에 남은건 “고엔카”라는 이름이었다. 티벳 불교는 종파적인 차이 때문에 남방불교에서 하는 위빠사나 수행(쉽게 말해서 명상수행이다)에 시큰둥하다고 한다. 그런데 다람살라에 있을 때 달라이라마가 희한하게 인도의 사업가 고엔카라는 사람을 불러서 저자에게 위빠사나 수행을 시켰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수행을 한 후 이렇게 적는다.
“고엔카씨에게 평생 감사하는 바이다”
이 정도로 고엔카라는 이름이 내 기억에 남아있었는데 서점에서 고엔카의 저서를 직접 보게 되었다. 그러니까 이 사람은 나름 이름이 알려진 명상가였던 것이다. <어느 불교...>의 에피소드는 이렇에 이름이 알려지기 전의 에피소드가 아닐까 한다. <어느 불교..>의 추천(?) 때문인지 왠지 이 사람에게 관심이 생겼다. 현재 담마코리아 명상센터(홈피도 있으니 관심있으시면 한 번 참가해 보기 바란다.)에서 나온 <고엔카의 위빠사나명상> 과 <고엔카의 위빠사나10일 코스> 가 있는데 불교이론의 고갱이를 쉬운 말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논리적으로 이해를 해도 실천은 하기 힘들지만 말이다. 고엔카씨는 나름 최대한 종교적인 색을 지우려고 하는데(그래도 어느 부분에서는 불교의 교리가 들어오는 느낌이다.) 종교적인 차원을 떠나서 하나의 인간의 심리학으로서 고엔카씨의 애기를 들어보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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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명 2019-03-18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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