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gok Lee 협동(조합)운동은 자본주의와 공생하면서,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가장 핵심적인 운동
===
5월과 6월에 사회적 경제와 협동 운동의 이야기 마당에 초대를 받아서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경제의 인문적 토대’라는 주제를 준비하면서 서론으로 적어보았습니다.
===
협동(조합)운동은 자본주의와 공생하면서,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가장 핵심적인 운동입니다.
자본주의의 역사적 기여(이윤동기와 경쟁에 의한 생산력)와 그 폐단(소외, 양극화, 소유와 소비 중심의 물신 숭배) 그리고 그 폐단을 자본주의의 단절로 해결하려 했던 시도(국가 사회주의)의 실패 등을 거치며, 협동운동은 새로운 역사적 위상을 갖게 됩니다.
사회적 경제도 자본주의의 비정한 세계로부터 인정이 흐르는 세상으로 진화하기 위한 대단히 중요한 영역으로 되고 있습니다.
이 두 영역의 진보는 세상을 진보시키는 아주 중요한 거점으로 되고 있습니다.
인류는 동물계로부터 그 지적능력과 자유 욕구로 자신을 구별하면서 지구생태계의 최상위 존재로 되었습니다.
그 자유를 향한 여정은 결국 행복(기쁨)을 확장하는 것인데, 크게 보면 다음과 같은 길들을 거칩니다.
첫 째는 생존에 필요한 물질적 욕구를 충족시킬 생산력을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물질적 자유입니다.
자본주의와 과학기술은 이 분야에서 가장 혁혁한 성과를 달성하였습니다.
둘 째는 사람들 사이에 침범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와 규범을 갖추는 것입니다.
사회적 자유입니다.
이 분야도 꾸준히 진화하여 왔습니다.
성별, 계급, 가족, 인종(피부색), 국가, 민족, 지역 등에 의한 집단적 침범과 개인과 집단 간의 침범으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확장하는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습니다.
특히 이 모든 침범의 가장 밑바탕에 있던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지배는 가장 견고한 것이었습니다. 이른바 근대 민주주의 혁명으로 알려진 영국 미국이나 프랑스의 혁명들에서도 여성은 참정권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전국적인 차원에서 여성이 투표권을 갖게 된 것은 뉴질랜드(1893) 오스트레일리아(1902) 핀란드(1906) 노르웨이(1913) 등이 시작입니다.
21세기의 페미니즘은 인류사적 의의를 갖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 경우는 대단히 선진적인 것 같지만, 1973년까지 계속돠 백호(白濠)주의라는 인종 차별 정책이 1901년에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근래 수백년 간에 걸쳐 인류라는 종(種)의 자연에 대한 침범이 가속화되어 그 결과 인류 스스로 존속이 물어지는 위기를 자초하고 있습니다.
이제 인류라는 종(種) 안에서의 자유 확대와 생태계 안에서 조화라는 두 개의 목표가 하나로 되는 시대를 맞고 있는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마침내 그 생산력 수준이 타자를 침범하지 않아도 될 정도를 만들어 냈습니다.
인류의 총수요를 넘어서는 총생산이 가능해진 것이 이미 20세기 후반에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작동 원리가 타자에 대한 침범과 자연에 대한 침범이 바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세계적 범위에서 양극화나 풍요 속의 빈곤, 물신의 지배, 차가운 이기주의 등으로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기후 위기 등 생태적 재앙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지적 능력은 과학기술면에서 그 행위능력(생산력)을 고도로 발전시켰지만, 인간의 가치체계가 자기중심성을 넘어서는 면에서는 그다지 진보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것을 강화한 측면이 있습니다.
고도한 행위능력과 자기중심적 가치체계의 괴리가 낳고 있는 결과가 ‘핵전쟁’ ‘기후위기’에 의한 인류절멸의 위기나 고도의 과학기술을 장착한 디스토피아입니다.
그래서 세 번째 자유의 확장이 가장 핵심적이고 보편적인 테마가 되는 시대를 만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특성인 관념계 안의 자유를 확장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생산력이나 제도를 초월하여 이미 인류의 가장 선구적인 사람들에 의해 오래 전부터 특히 2500여년전 축의 시대에 가장 찬란하게 꽃을 피웠던 ‘의식의 진화’입니다.
핵심은 ‘자기중심성’의 벽을 넘어서 자유를 확장하는 것입니다.
‘침범’을 부끄러워하고 더 나아가 ‘양보 하고 싶어지는' 의식의 진화입니다.
숭고지향성은 인간의 제2본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정신적 가치를 더욱 신장하고 보편화하게 되면 물신의 지배라는 전도된 가치관에서 벗어나 ‘단순소박한 삶의 풍요와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우리 앞에 펼쳐질 아름다운 미래입니다.
민주주의도 더욱 발전해 진정으로 ‘민(民)’이 ‘주(主)’가 되어, 아름다운 질서의 무정부(無政府)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허황한 꿈이 아닙니다. 이미 그를 위한 물적 토대와 상당히 진척한 제도를 갖추었습니다.
21세기의 ‘인민운동’은 바로 인민이 이러한 의식과 생활양식의 변화를 추동하는 운동입니다.
협동운동이나 사회적 경제, 자치와 자율을 추구하는 지역 운동이나 마을 운동, 차가운 각자도생의 개인주의를 넘어 따뜻한 인정이 흐르는 공동체 운동 들은 21세기 인민운동과 민주운동의 선두 부분입니다.
협동(조합)운동은 동료들과의 사이좋음으로 일터가 즐겁고, 그래서 각자가 자기가 하는 일에 전념하는 것이 기뻐서 생산성이 좋아지는 운동이고 조직입니다.
말하자면 ‘생산성(물질)⇄행복(정신)’으로 되는 것이지요.
이것이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동력입니다.
이것이 문명전환에 협동운동이 기여하는 역할입니다.
어떻게 하면 ‘생산성(물질)⇄행복(정신)’이 될 수 있을까요?
여기서부터 본론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