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07

가상현실에 대한 참된 인식과 가상적 욕망의 해소: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모형

가상현실에 대한 참된 인식과 가상적 욕망의 해소: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모형 :: 기초학문자료센터

가상현실에 대한 참된 인식과 가상적 욕망의 해소: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모형
Researchers have entered the information directly to the NRF of Korea research support system
Program 기초연구지원인문사회(창의주제연구)
Project Number 2006-321-A00439
Year(selected) 2006 Year
Research period 1 Year (2006년 11월 01일 ~ 2007년 10월 31일)
chief of research 박효엽  [ NRF 인문사회 연구책임 11회 수행 / 공동연구 3회 수행 / 학술논문 41편 게재 / 총 피인용 39회 ] 
Executing Organization 경북대학교
the present condition of Project 종료


Research Summary

Goal

본 연구는 인도철학에서 가장 정통적인 학파로 알려진 아드와이따 베단따(Advaita Vedānta) 즉 불이일원적(不二一元的) 베단따의 형이상학이 오늘날 활성화되고 있는 가상현실에 관한 담론에 하나의 모형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출발한다. 

기실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형이상학은 인간의 경험 세계를 철저하게 진실·실재(satya)와 허위·허구(mithyā) 즉 현실과 가상현실로 구분하고, 끊임없이 후자를 부정함으로써 전자에 대한 긍정을 유도한다. 그래서 흔히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이론 체계를 ‘환영설’(māyāvāda, 幻影說)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먼저 인간이 경험하고 있는 세계가 전적으로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는 환영설의 주장은, 사이버(cyber, 전자통신망과 가상현실의 결합어) 세계에서의 ‘가상성’과 쉽게 연관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환영의 세계가 실재에 대한 인식이 있기 이전까지만 그럴듯한 실재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환영설의 주장은, 사이버 세계에서의 그럴듯한 ‘현실성’과 쉽게 연관될 수 있다. 따라서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환영설은 사이버 세계의 ‘가상현실성’(가상성+현실성)에 대한 대비적 모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연관에서 본 연구의 목적은,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형이상학과 그에 수반되는 자유론(해탈론)을 중심으로 하여, 인터넷 중독으로 대변되는 ‘가상현실에서의 과잉과 왜곡’이라는 동시대의 문제를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비교 분석하는 데에 있다. 이러한 목적들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사이버 세계의 가상성이 가지는 본질을, ‘진실과 허위’, ‘실재와 현상과 허구’ 등과 같은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이론적 구조(인식론적 오류와 존재론적 위계)를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2) 사이버 세계의 가상성에 대한 참된 인식이야말로 현실과 가상현실 사이의 균형을 유지시켜 준다는 점을, ‘환영의 원인에 대한 탐구’, ‘무지의 제거와 지식의 획득’ 등과 같은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방법론을 통해 확인하고자 한다. 3) 사이버 세계의 가상성에 대한 참된 인식이 그 세계에서의 욕망을 가상적인 것으로 확정한다는 사실을, ‘무지-욕망-행위-고통(괴로움)’이라는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연쇄적 인과이론을 통해 대비시키고자 한다. 4) 사이버 세계의 가상적 욕망을 해소함으로써 사이버 세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음을, ‘자유(참된 인식)에의 긍정적 욕망’, ‘부정적 욕망으로부터의 자유’와 같은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실천론과 자유론을 통해 제안하고자 한다. 5) 사이버 세계의 병폐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 중독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실의 자기와 가상현실의 자기를 분별해서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진정한 자기를 찾고자 하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질문과 그 해결책(해답)을 통해 강조하고자 한다.

Expectation Effectiveness

본 연구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 중의 하나는 인도철학에 관한 담론과 효용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인도철학은 다른 철학들에 비해 ‘좀 더 현실적이지 못하다’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도철학의 그 풍성한 유산들을 확산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직 인도철학에 관한 연구가 활성화되지 못한 데에도 있지만 연구자들이 적극적으로 현실적 담론을 개발해내지 못한 데에도 있다. 이러한 연관에서 본 연구는 인도철학의 중심 전통인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사상을 가상현실과 관련된 담론의 중심에로 끌어내고자 하는 작은 시도이다. 다른 한편, 가상현실과 욕망에 관한 본 연구는 학문 자체적 담론을 넘어서 사회적·교육적으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그 기대효과들은 다음과 같다. 1) 가상현실에 대한 개념적 이해를 확장할 수 있다. 곧 아드와이따 베단따 사상을 토대로 한 분석을 통해 ‘가상현실의 가상성과 현실성’에 대한 모형적 이해가 가능하다. 2) 가상현실에 대한 참된 인식을 통해 현실과 가상현실 사이에서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비록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모형이 가상현실의 가상성을 더 강조하고 있지만, 가상현실의 현실성 역시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3) 가상현실에서의 욕망이 왜 가상적(허구적)일 수밖에 없는가에 관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다.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모형은 가상세계에서 욕망이 허구적임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4) 가상현실에서의 욕망이 어디에서부터 기원하는지 또 그 욕망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에 대해 목적적·전략적으로 이해시킬 수 있다. 아드와이따 베단따에서는 가상세계의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을 이상적 삶 즉 인간의 목적으로 간주한다. 5) 가상현실에서의 ‘나’가 실제로는 현실적 자기가 아니라 허구적 자기(아바타, avatar)라는 점을 숙지시킴으로써, 참다운 자기를 알고자 하는 성향에로 유도하여 인터넷 중독을 해소하는 하나의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 아드와이따 베단따에서 가장 본질적인 질문은, 어떻게 자신의 참 모습 위에 허구적인 자신의 모습이 덧씌워져 있는가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Summary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형이상학은 철저하게 일원론적이며, 이는 브라흐만(Brahman)만이 유일한 실재이고 브라흐만 이외의 ‘제2자가 없다는’(advitīya) 점에서 확인된다. 그래서 세계(jagat)는 실재가 아닌 비실재에 다름 아니다. 곧 복합현상계(prapañca)로서의 세계는 마치 마술사의 눈속임에 의해 만들어진 마술과 같은 환영(māyā)이다. 결국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실재와 세계’는 각각 사이버 세계의 ‘현실과 가상현실’과 대응한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하여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밝힐 예정이다. 1)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환영설은 그 근간이 우빠니샤드의 세계관에서 비롯된다. 왜냐하면 우빠니샤드에서는 이 세계가 단지 실재의 변형(vikāra) 즉 명칭(nāma) 등에 지나지 않음을 역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2) 우빠니샤드의 전통을 이어받은,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창시자이자 체계자인 샹까라는, 다양성을 본질로 하는 세계가 브라흐만(실재) 위에 ‘가탁’(adhyāsa, 假託)된 ‘명칭과 형태’(nāmarūpa)에 다름 아니라고 강조함으로써 ‘실재에 대비되는 비실재의 세계’ 즉 ‘현실에 대비되는 가상현실의 세계’에 관한 체계적 이론을 정립한다. 3) 샹까라 이후의 아드와이따 베단따에서는 존재에 일반적으로 3단계의 위계를 적용한다. 그것들은 ‘실재적 실재’(paramārtha-sat), ‘경험적 실재’(vyāvahārika-sat), ‘허구적 실재’(prātibhāsika-sat)이다. 이를 사이버 공간에서의 경험과 비교한다면, 경험적 실재는 곧 가상현실에서 일반적으로 경험되는 것들 가운데 그나마 현실성을 띠고 있는 경험을 가리키며, 허구적 실재는 그것들 가운데 현실성이 거의 없고 오로지 가상성만이 주도적인 경험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4) 실재와 세계 혹은 현실과 가상현실의 관계에 대하여 아드와이따 베단따에서는 의사설(ābhāsa-vāda, 擬似說), 반사설(pratibimba-vāda, 反射說), 제한설(avaccheda-vāda, 制限說)을 주창한다. 세계가 실재의 의사이든지 반사이든지 제한이든지 간에, 그것은 분명히 실재에 대비하여 허구에 지나지 않고, 그 까닭은 세계가 단지 무지의 산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지를 제거하는 방법만이 실재를 회복하는 첩경이다. 5) 세계의 가상성 혹은 가상현실에 대한 참된 인식은 바로 실재 혹은 현실에 대한 ‘직접적 이해’(anubhava, avagama, avagati)로부터 가능하다. 세계에서나 가상현실에서의 즐거움(sukha, 행복)은 항상 괴로움(duhkha, 불행)을 수반하는 곧 최종적으로 괴로움으로 판명되고 마는 것이기 때문에, 세계의 허구성 혹은 가상현실의 가상성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6) 세계(가상현실)에서의 욕망 즉 가상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실재(현실)과 세계(가상현실)에 대한 ‘분별지’(viveka-jñāna, 分別智)가 필요하다. 이 분별지를 얻기 위해서 아드와이따 베단따에서는 ‘가탁과 탈가탁’(adhyāropa-apavāda)과 같은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7) 사이버 공간의 가상현실을 절대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듯이, 아드와이따 베단따에서도 세계를 무조건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세계의 허위성으로부터 실재의 진실성을 분별해서 앎으로써, 세계의 실상을 전체적으로 알고 그곳에서의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Korean Keyword
허위·허구,현실성,세계,무지,분별,아드와이따 베단따,환영설,인터넷,진실·실재,욕망,가상현실,현실,사이버,우빠니샤드,자유,욕망의 해소,참된 인식,가상성

English Keyword
Cyber,Internet,Reality,Mithyā,Actuality,True Understanding,Cancellation of Desire,Freedom,Māyāvāda,Upanisad,Advaita Vedānta,Discrimination,Ignorance,The World,Virtuality,Satya,Desire,Virtual Reality


Research Summary
Korean

(1) 인도철학의 정통학파 가운데 아드와이따 베단따 학파는 실재가 유일무이함을 강조하면서 세계의 환영설 또는 가현설을 주창한다. 이 경우에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실재/허구로서의 현상’이라는 쌍은 가상현실에 대한 담론에서 ‘현실/허구로서의 가상현실’이라는 쌍과 정확히 대응한다. 따라서 전자의 실재관은 후자에 대한 하나의 전형적 모형이 될 가능성이 있다. 즉 양자 사이에는 우연적 유사성을 넘어서는 구조적 유사성과 내용적 유사성이 있다. 

(2)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존재론적 인과론은 가현설이라고 불린다. 가현설은 이 세계가 무지의 전변이요 실재인 브라흐만의 가현이라는 이론에 입각해 있다. 따라서 브라흐만만이 실재이고, 존재론적 위계가 상이한 나머지는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의미에서 가현설은 환영설과 유의적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가현설이나 환영설은 의사설, 반사설, 제한설로 세분되는데, 이는 모두 실재인 브라흐만과 그것의 가현이거나 환영인 세계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제안된 이론들이다. 그리고 이 이론들은 실재에 가현된 현상의 환영성이나 가상성을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이다. 결과적으로 가상에 불과한 현상을 세밀하게 분석하는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형이상학은 가상현실에 대한 담론과 구조적으로 큰 유사성을 가진다. 

(3) 실재와 현상을 확연하게 구분하는 아드와이따 베단따에서 중요한 개념은 ‘가탁’이다. 그리고 가탁의 근저인 브라흐만/아뜨만 혹은 실재와 가탁되는 것인 세계 혹은 비실재를 구분해서 아는 것이 분별적 지식이다. 물론 실재와 비실재라는 이분화된 구도가 후대에 삼분화 또는 오분화된 구도로 확장된다. 그렇지만 어떤 방식으로 실재와 비실재를 설명하든지 간에 실재는 유일무이하고 비실재가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될 뿐이다. 달리 말해서 현상에 대해 상세하게 분석함으로써 현상의 상대적 실재성과 지양 가능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실재란 참으로 존재하는 것이고, 나머지는 참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상대적으로 실재성이 낮다는 의미이다. 또한 그러하기 때문에 실재가 아닌 것들은 실재에 대한 참된 인식에 의해 지양되고 만다. 이러한 점은 가상현실이 현실에 비해 상대적 현실성을 가지고 최종적으로 현실에 의해 지양된다는 사실과 내용적으로 유사하다. 

(4) 가상현실과 관련된 난제 중의 하나는 현실과 가상현실 사이의 혼동과 그로 인한 자아정체성의 혼란이다. 그런데 아드와이따 베단따 학파는 자아정체성의 확립을 궁극 목적으로 하는 철학 체계이다. 이 학파에서는 가탁의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 현상적 자아를 실재적 자아로 잘못 앎으로써 거짓된 욕망이 발생하고 속박이 야기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욕망의 원인을 무지라고 규정한다. 즉 실재적 자아가 아닌 것을 실재적 자아로 잘못 앎으로써 거짓된 욕망 또는 가상적 욕망이 발생한다. 따라서 그러한 잘못된 앎을 교정하는 것 즉 분별적 지식이야말로 욕망을 해소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결국 가상현실의 가상성을 확실하게 인식하는 것과 가상적(현상적) 자아나 가상적 욕망의 가상성을 인식하는 것이 병행됨으로써 가상현실에서 욕망의 노예가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5) 아드와이따 베단따에서는 현상이 실재와 같다고도 다르다고도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이는 가상현실이 현실과 같다고도 다르다고도 말할 수 없다는 가상현실의 존재론적 위상을 설명하는 데 유용한 표현이다. 본질적으로 현실적인 것만 존재하지만 가상적인 것이 현실적인 것의 반영임으로 말미암아 가상적인 것은 현실적인 것과 같다고도 다르다고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현실과 가상현실의 이러한 관계는 두 가지 점을 시사해준다. 첫째로, 전자의 존재성은 결코 부정될 수 없지만 후자의 존재성은 부정될 수 있으므로, 양자의 이러한 차이를 분별해서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로, 그럼에도 전자에 의존적인 후자가 전자와 미묘하게 다르지 않는 것이라면, 그 다르지 않음은 가상성과 같은 후자의 부정적 속성을 긍정적으로 변환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English
The system of Advaita Vedānta which insists on Vivarta-vāda or Māyā-vāda can be a comparative model in relation to the discourse on virtual reality. For this argument three grounds are suggested as follows;
Firstly, the structure of 'Reality-appearance' in this Philosophical School is equivalent to that of 'reality-virtual reality', and the characteristic of relative reality and the possibility of sublation on the part of appearance would account for the status of virtual reality. According to Advaita Vedānta, Reality is one without a second and appearance is nothing but illusion (māyā) or fiction (mithyā). Those theories that show a detailed analysis on appearance such as ābhāsa-vāda, pratibimba-vāda, avaccheda-vāda present the fact that all appearance exist in dependence on Reality. As a result, appearance is relatively existent and is sublated when the knowledge of Reality is attained. Such a logic is equally applied to the discourse on virtual reality.
Secondly, the discriminative knowledge (viveka-jñāna) or right understanding between Reality and appearance in this School gives a room for overcoming the confusion between reality and virtual reality. Reality is what truly does exist, appearance is what truly does not exist. Although appearance is not what wholly does not exist but what truly does not exist, as it can be negated by what truly does exist, there is a necessity for knowing Reality and appearance discriminately. Such a logic is equally applied to the discourse on virtual reality.
Thirdly, the practical methodology for cancelling false desire on the side of phenomenal self in this School provides a possibility of which one can be freed from virtual desire in the virtual (cyber) space. In this School it is said that the phenomenal self is superimposed on the real Self. And that phenomenal self as a complex of virtual desire is placed on the state of false desire which is made of physical, psychological, linguistical conditions. As a matter of fact, this negative attitude on desire is a strategic device for the sake of actualizing freedom. Such a logic is equally applied to the discourse on virtual reality.


Research result report
Abstract
가현설 혹은 환영설을 주장하는 아드와이따 베단따라는 철학 체계는 가상현실에 대한 담론에 하나의 모형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로 두 가지가 지적될 수 있다. 첫째, 가상현실에 대한 담론이 현실과 가상현실이라는 이중구조를 중심으로 펼쳐지듯이,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철학적 담론도 실재와 현상이라는 이중구조를 중심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둘째, 가상현실에 대한 담론에서 가상현실이 상대적인 실재성을 가지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현실에 의해 지양되듯이,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철학적 담론도 현상이 상대적으로 실재할 뿐이며 그것이 종국적으로 실재에 의해 파기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아드와이따 베단따 철학은 가상현실에 대한 담론과 이론적으로 유사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담론의 적용 방법이나 실행 방향과 관련해서도 유사성을 가진다. 가상현실에 대한 담론에서 중요한 것은 현실과 가상현실 사이의 혼동이 야기하는 문제점들이다. 그리고 이 혼동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실과 가상현실 사이의 존재론적 위계를 분명히 따지면서 양자를 분별적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아드와이따 베단따에서는 실재와 현상 사이의 무분별적 인식으로 말미암아 고통이 발생한다고 하며 이 고통을 소멸하기 위해서 양자 사이의 분별적 지식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즉 실재만이 존재하고 현상은 가상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별해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가상현실에 대한 참된 인식은 아드와이따 베단따 모형의 현상에 대한 참된 인식을 통해 그 정당성이 확인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가상현실의 가상적 욕망에 대한 해소 방안 역시 아드와이따 베단따 모형을 통해 정당성이 확보되고 현실적 적용 가능성이 높아진다. 가상현실을 현실로 혼동하면서 본질적 자아가 아닌 현상적 자아가 야기하는 거짓된 욕망을 추구하는 것은 자유에 대한 피상적인 느낌만을 줄 뿐 실제로는 속박에 지나지 않는다. 아드와이따 베단따 모형은 현상적 자아가 거짓으로 구성된 자아임을 밝히고 현상적 자아가 가지는 욕망의 허구성을 폭로함으로써 가상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현상세계에 머물면서 실재와 현상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하듯이, 가상현실에 머물면서도 현실과 가상현실을 분별할 수 있어야만 가상적 욕망은 해소될 수 있는 것이다.
Research result and Utilization method
(1) ‘현실과 가상현실’에 관한 담론을 아드와이따 베단따 학파의 ‘실재와 현상’이라는 철학적 모형을 통해 재구성하고 분석한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결과와 전망을 산출하였다. 첫째, 가상현실에 대한 담론과 아드와이따 베단따 철학의 담론은 불가피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음에도 구조적 유사성과 내용적 유사성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둘째, 이러한 유사성들은 가상현실에 대한 담론을 확장하고 아드와이따 베단따 철학을 현대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셋째, 현실과 가상현실의 관계를 조명하는 데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형이상학과 실천론은 다른 그 어떤 모형보다도 더 적합하다. 예컨대, 현상의 상대적 실재성과 파기 가능성은 가상현실의 상대적 현실성과 지양 가능성과 정확하게 대응한다. 넷째, 이 연구의 결과를 더욱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는 아드와이따 베단따 학파의 개별 철학자들이 제기하는 모형을 추가적으로 탐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 이 연구의 결과는 사회적·교육적·학문적으로 다음과 같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현실과 가상현실을 혼동하는 구조와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가상현실에 대한 집착이 낳는 폐해를 사회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줄 수 있다. 아드와이따 베단따 학파의 ‘실재와 현상’, ‘실재적 자아와 현상적 자아’라는 구조는 현실과 가상현실의 구조를 파악하는 데 일조함으로써 양자의 위계와 경계를 확실하게 알려준다. 또한 현실과 가상현실에 대한 인식의 부족이 가상적 욕망을 생산하고 재생산한다는 사실은 양자 사이의 균형감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안한다. 결국 이 연구는 가상적 욕망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치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둘째, 가상현실에 대한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모형을 통해 가상현실에 대한 개념적 이해와 모형적 이해를 교육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 예컨대, 실재적 자아 위에 현상적 자아가 가탁해 있다고 하는 아드와이따 베단따의 자아관은 산스크리트어인 ‘아바타’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다. 또한 환영설과 가현설을 기반으로 하는 이 학파의 체계는 가상현실을 이해시킬 수 있는 아주 적절한 자료일 것이다. 셋째, 가상현실에 관한 연구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초석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까지 가상현실에 관한 연구는 주로 서구 철학이나 사회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인도철학의 고전적 체계를 통해 가상현실을 탐색함으로써 가상현실에 대한 담론의 확대에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Index terms
아드와이따 베단따, 샹까라, 환영설, 가현설, 실재, 브라흐만, 아뜨만, 현상, 비실재, 세계, 의사설, 반사설, 제한설, 마야 닷 컴, 허구, 현실, 가상현실, 분별적 인식, 무지, 가탁, 언설불가, 상대적 현실성, 파기 가능성, 자아, 실재적 자아, 현상적 자아, 현실의 자아, 가상현실의 자아, 고통, 집착, 욕망, 가상적 욕망, 해소, 속박,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