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지은이)문학동네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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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쪽
편집장의 선택
"『네이처』가 주목한 천문학자 심채경 에세이"
2019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 학술지 『네이처』가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미래의 달 과학에 기여할 차세대 과학자로 천문학자 심채경을 지목했다. 이 책은 20여 년간 우주를 동경하고, 우주의 현상을 연구해온 천문학자 심채경의 첫 에세이로, 일상 속 과학과 과학자의 일상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 천문학자가 우주를 사랑하는 다양한 방식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남들이 보기엔 저게 대체 뭘까 싶은 것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 대단한 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이 아닌 일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하염없이 전파를 흘려보내며 온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저자가 동경하는 이 사람들이 곧 저자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과학 용어와 과학적 지식 정보가 등장하지만 그보다 과학자의 시선과 과학자의 삶에 포커스를 맞추어 이야기를 이어간다. 교양 과목 '우주의 이해' 수강생들이 우주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성실하게 안내하고, 연구실에 홀로 남아 연구에 집중하는 근사한 밤들을 즐긴다. 타이탄과 달과 수성을 누비며 우주의 놀라운 비밀을 파헤치다가도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가 소행성에서 일몰을 몇 번이고 보려면 의자를 어느 방향으로 당겨야 하는지에 대해서 골몰한다.
대한민국 과학자로서의 삶의 이야기뿐 아니라, 여성 과학자와 워킹맘으로서 어떤 편견과 차별 속에 살아가고 있는지, 비정규직 행성과학자로서 어떤 불안과 마주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도 분명하게 들려준다. 천문학자란 직업의 세계와 일상을 엿보는 일, 다정한 목소리에 이끌려 과학에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는 일은 설레면서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202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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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무언가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천문학적'이라는 표현을 쓴다. 아름다운 무언가에 대해서는 '별처럼 빛난다'고 말하고, 무언가 간절히 원할 때면 별자리로 운을 점치며 '우주의 기운'이 함께하길 빌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천문학자에게 천문학이란, 달과 별과 우주란 어떤 의미일까. 할리우드 영화 속 과학자들의 '액션'은 스릴이 넘치고 미항공우주국과 일론 머스크의 우주 탐사 일지는 화려하기 그지없지만 그런 뉴스들이 오히려 천문학을 딴 세상의 이야기로 치부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속 천문학자 심채경이 보여주는 천문학의 세계는 그러한 스펙터클과는 거리가 멀다. 빛과 어둠과 우주의 비밀을 궁금해하는 천문학자도 누구나처럼 골치 아픈 현실의 숙제들을 그날그날 해결해야 한다. 다만 그 비밀을 풀기 위해 '과학적으로' 골몰할 뿐이다. '지구는 돌고 시간은 흐른다'는 우주적이고도 일상적인 진리 안에서 살아가는 천문학자의 이야기는 그러하기에 더욱 새롭고 아름답다.
목차
프롤로그 저게 대체 뭘까 싶은 것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1부. 대학의 비정규직 행성과학자
시간을 날아온 카시니
박사님이시네요
우리만의 유니버스
『실록』 베리에이션
시적 허용은 허용되지 않는다
Re) 교수님께
2부. 이과형 인간입니다
즐기세요
발칙한 우주 산책
백 퍼센트의 별똥별
최고의 우주인
감정의 진폭
지구는 별이 아니다
관측하기 딱 좋은 날
인터뷰를 하시겠습니까
창백한 푸른 점
해 지는 걸 보러 가요
3부. 아주 짧은 천문학 수업
우주와의 랑데부
우주를 사랑하는 만 가지 방법
하늘의 어디
수분受粉하는 여행자
잘 알려진 천문학사
잘 알려지지 않은 천문학사
4부. 우리는 모두 태양계 사람들
안녕, 고리롱
플라이 미 투 더 문
화성에서 만나요
명왕성이 사라졌다
계절이 지나가는 시간
여행길 음악
우리, 태양계 사람들
에필로그
접기
책속에서
첫문장
대학에 입학하고 2년 정도는 인공위성을 관측하는 대학원 선배들을 따라다녔다.
P. 13 신호가 도달하는 데만 수백 년 걸릴 곳에 하염없이 전파를 흘려보내며 온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한다.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 함께 동경한다.
P. 31 돌이켜 생각해보건대, 도중에 그만두지 못했던 것은 떠날 용기가 없어서였다. 그러나 남은 채 버텨내는 데도 역시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 떠난 이들은 남지 못한 게 아니라 남지 않기를 선택한 것이었고, 남은 이들은 떠나지 못한 게 아니라 떠나지 않기를 선택한 것이었다. 이제는 안다. 어느 쪽을 선택했든 묵묵히 그 길을 걸으면 된다는 것을. 파도에 이겨도 보고 져도 보는 경험이 나를 노련한 뱃사람으로 만들어주리라는 것을. 접기
P. 32 여러 길로 갈라진 평행우주 속 용감히 떠난 나와 용감히 남은 나, 모두를 찬양한다. 그렇게 또 한발 내딛는 연습을 한다. May the force be with me.
P. 36 오늘 내가 할 일은, 애써서 받은 그 ‘연구 면허’가 별무소용인 종잇장이 되지 않도록 연구자로서 할 일을 다 하는 것뿐이다. 평가하고 평가받는, 누구나와 같은 그 삶 속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뿐이다. 내일도, 그리고 모레도.
P. 45 내가 들었던 ‘기본천문학’ 강의는 “천문학이란 미래에도 변함없이 살아남을, 시간에 무관한 기본 지식”이라는 멋진 말씀으로 시작되었다. 나는 그걸 포스트잇에 적어 공책 맨 앞에 붙여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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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용어를 검색하며 책장을 넘길 줄 알았는데 어째 자세가 슬금슬금 무너지더니 급기야 침대에 올라가 단숨에 읽었다. 태양계 모형처럼 늘어놓은 귤을 하나씩 까먹으며. 천문학이 인간에게 어떤 쓸모가 있는지 끈질기게 생각해온 것이 분명한 저자는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우주를 사랑한다. 달 크레이터 풍화에 관한 논문을 쓰는가 하면, 제목에 달이 들어간 영화도 꼼꼼히 뜯어본다. 교양 과목 ‘우주의 이해’를 수강하는 학생들의 이메일에 성실한 답신을 보내고 여성 우주인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지적한다. 근사한 노을에 감동한 날이면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가 소행성에서 일몰을 연달아 보려면 의자를 어떻게 옮기면 되는지 계산도 한다. 그리하여 심채경의 에세이는 우리를 두 종류의 우주로 안내한다. 하나는 천체들이 길을 가는 곳이고 다른 하나는 비정규직 행성과학자의 소리 없이 분주한 일상이다. 어느 쪽이 더 흥미로운 지 측량하긴 쉽지 않다. 일기 쓰는 천문학자의 시야 넓고 보폭 정확한 글을 읽으며 확신이 들었다. 일이 세상을 만든다면 우리에겐 직업에 관한 더 많은 글이 필요하다. - 김혜리 (<씨네21> 편집위원)
인간은 문명이 있기 전부터 하늘을 보았고, 문자보다 별을 먼저 그렸다. 물리학은 갈릴레오가 망원경으로 별을 보면서 시작되었고, 뉴턴은 달이 왜 떨어지지 않는지 설명하며 중력법칙을 완성한다. 하지만 현대의 천문학자는 더이상 별을 보지 않는다. 행성과학자 심채경은 별을 보지 않는 천문학자는 무엇을 보는지, 이과형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지, 평범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일상에 대해 친절한 말투로 조근조근 이야기해준다. 과학책이라기보다는 문학책에 가깝다고 느껴지는 것은 저자가 천문학자라서 그럴 것이다. 천문학(天文學)은 문학(文學)이니까. 벌써부터 심채경의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 김상욱 (경희대 물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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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심채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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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 행성과학자.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우주탐사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과정을 모두 마치고 박사후연구원, 학술연구교수로 신분을 바꿔가며 20여 년간 목성과 토성과 혜성과 타이탄과 성간과 달과 수성을 누볐다. 현재는 한국천문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2019년 『네이처』가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과학자로 지목했다. 언제 회신될지 모를 신호를 우주에 흘려보내며 온 우주에는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과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 자연 그리고 우주를 동경한다. 접기
최근작 :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리커버)>,<서울리뷰오브북스 2호>,<과학 커뮤니케이션> … 총 10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창백한 푸른 점’ 속 천문학자가
일상을 살아가며, 우주를 사랑하는 법
『네이처』가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 과학자로 주목한 심채경의 첫 에세이
이론물리학자 김상욱, 『씨네21』 김혜리 기자 강력 추천!
천문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일상과 세상, 그리고 멀고도 가까운 우주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무언가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천문학적’이라는 표현을 쓴다. 아름다운 무언가에 대해서는 ‘별처럼 빛난다’고 말하고, 무언가 간절히 원할 때면 별자리로 운을 점치며 ‘우주의 기운’이 함께하길 빌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천문학자에게 천문학이란, 달과 별과 우주란 어떤 의미일까. 할리우드 영화 속 과학자들의 ‘액션’은 스릴이 넘치고 미항공우주국과 일론 머스크의 우주 탐사 일지는 화려하기 그지없지만 그런 뉴스들이 오히려 천문학을 딴 세상의 이야기로 치부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속 천문학자 심채경이 보여주는 천문학의 세계는 그러한 스펙터클과는 거리가 멀다. 빛과 어둠과 우주의 비밀을 궁금해하는 천문학자도 누구나처럼 골치 아픈 현실의 숙제들을 그날그날 해결해야 한다. 다만 그 비밀을 풀기 위해 ‘과학적으로’ 골몰할 뿐이다. ‘지구는 돌고 시간은 흐른다’는 우주적이고도 일상적인 진리 안에서 살아가는 천문학자의 이야기는 그러하기에 더욱 새롭고 아름답다.
그런 사람들이 좋았다. 남들이 보기엔 저게 대체 뭘까 싶은 것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 싸움을 만들어내지도 않을, 대단한 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요,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인 삶의 방식을 바꿔놓을 영향력을 지닌 것도 아닌 그런 일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신호가 도달하는 데만 수백 년 걸릴 곳에 하염없이 전파를 흘려보내며 온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한다.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 함께 동경한다.
_「프롤로그」에서
SF영화 속이 아닌, 우리 곁의 과학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달 탐사 50주년이 되던 해인 2019년, 『네이처』는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 세계의 천문학자 5인 중 한 명으로 심채경을 지목했다. 현재 심채경은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중이기도 하다. 그러나 책 속에서 저자가 보여주는 연구자로서의 삶은 영화 <그래비티> 주인공의 그것과는 매우 다르다. 천문대에 가서 천체망원경을 들여다보며 행성을 직접 관측하는 일은 드물다. 행성 관측자료는 대개 연구실 컴퓨터로 전송받을 수 있기에, 현대의 천문학자들은 주로 연구실에서 컴퓨터 속 데이터와 씨름을 한다. 일 년 전후의 독점기간이 끝난 미항공우주국의 관측자료를 쓰기도 한다.
영화 속 천문학자의 이야기와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이 사뭇 다른 또하나의 이유는 대한민국의 과학자, 그것도 여성 과학자를 둘러싼 일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비정규직 행성과학자인 저자가 묘사하는 과학자의 삶은 하루하루 치열하게 편견과 싸우는 삶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에 관한 글 「최고의 우주인」은 우리나라 여성 과학자들이 어떤 편견과 차별 속에 있는지 조곤조곤, 그러나 날카롭게 보여준다.
고산이 이소연으로 교체된 사건은, 남자의 자리를 여자가 대신한다는 충격으로 퍼져나갔다. 이소연이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생명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우주정거장에서의 실험을 수행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전문가라는 점은 쉽게 무시되었다. 많은 사람이 놓쳤지만, 우주인 프로젝트의 명목상 목적은 우주정거장에서의 과학 실험이었다. 우리나라 최초로 우주 실험을 수행할 사람이 마침 학계에서 과학 하던 사람이라는, 우리에게 주어진 이 행운은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_본문 100쪽
과학은 세심하게 의심하기에, 찬란하게 아름답다
_천문학자의 정확하고 사려 깊은 문장들이 선사하는 청량감
하늘의 태양과 달과 별은 쉽게 규명하기 어려운 자연현상과 이어지기에, 오랫동안 두려운 경외의 대상이자 왕성한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농경을 위한 기후 관측을 위해, 정확한 항로를 위해, 사랑을 노래하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미래를 점치기 위해 인류는 하늘을 올려다보기도 했다. 그러나 달에서 조만간 부동산 투자가 실현될 것만 같은, 강대국 간의 새로운 첨단 우주 경쟁이 펼쳐지는 현재에도 여전히 우주는 복잡한 미스터리를 품고 있다. 미항공우주국이 제공하는 천체 사진은 과학적 현상으로 다가오기보다는 ‘비현실적이고’ 신비롭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천문학에는 낭만적인 시선이 한껏 더해진다.
그러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는 표현이 쓰일 만큼, 천문학은 인류의 세계관과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놓는 과학이다. 천문학자들의 질문과 발견이 세상을 바꿔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러한 발견과 실험과 오류에 대한 깊은 성찰은 우리 인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지곤 한다. 까다로워 보이는 천문학에 기꺼이 매료되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심채경의 에세이에는 천문학자만이 생각하고 쓸 수 있는, 과학적이기에 아름답고 독특한 사유들로 곳곳이 가득차 있다.
내가 고요히 머무는 가운데 지구는 휙, 휙, 빠르게 돈다. 한 시간에 15도, 그것은 절대로 멈춰 있지 않는 속도다. 별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져 눈을 휘둥그레 떴던 밤을 기억한다. 밤도 흐르는데, 계절도 흐르겠지. 나도 이렇게 매 순간 살아 움직이며, 인생을 따라 한없이 흘러가겠지. 내가 잠시 멈칫하는 사이에도 밤은 흐르고 계절은 지나간다. 견디기 힘든 삶의 파도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물 아래 납작 엎드려 버티고 버텼던 내 몸을 달래며, 적도의 해변에 앉아 커피 한잔 놓고 눈멀도록 바다만 바라보고 싶다. 한낮의 열기가 다 사위고 나면, 여름밤의 돌고래가 내게 말을 걸어올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우리는 아주 빠르게 나아가는 중이라고. 잠시 멈췄대도, 다 괜찮다고. _본문 253쪽
태양계의 관점에서 지구를 바라볼 때 벌어지는 일
언뜻 천문학은 우리의 일상과 무관해 보이지만, 세상을 변화시켜왔고 우리의 일상적인 사고방식에도 깊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천문학은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크게 넓혀주었다. 발 딛고 선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던 시대로부터, 화성 탐사가 실현되고 있는 지금까지 인류는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탐사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나’에서 인류로, 지구 위의 모든 생명체로 우리의 시선은 확장되어왔다. 우주를 둘러싼 지구인들의 경쟁은 치열하지만, 천문학자들이 새로운 발견을 할 때마다 우리가 숙연해지며 감탄하는 이유는 작디작은 ‘창백한 푸른 점’ 속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고군분투가 실은 별것 아닐지도 모른다는 마음을 은연중에 품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영원히 풀지 못할 것만 같은 생명과 우주 탄생의 비밀 앞에 겸허한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은 천문학의 또다른 지대한 역할이다.
지구 밖으로 나간 우주비행사처럼 우리 역시 지구라는 최고로 멋진 우주선에 올라탄 여행자들이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의 생이 그토록 찬란한 것일까. 여행길에서 만나면 무엇이든 다 아름다워 보이니까. 손에 무엇 하나 쥔 게 없어도 콧노래가 흘러나오니까._본문 259쪽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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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채경 X 이다혜 라이브 북토크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고요?‘
저자만남 2021-04-05조회수 (2,276)공감 (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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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채경 X 이다혜 라이브 북토크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고요?‘ https://blog.aladin.co.kr/writertv/12520731
#저자와의만남
저자만남 조회수 2,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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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에는 5권의 책과 3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기 어렵군요. 2021년 1월에 게임 중독에서 조금 벗어나는 듯 했으나 2, 3, 4월 중순까지 게임에 다시 빠져버렸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책과 영화를 많이 많이 못 봤습니다. 4월 13일까지 책 1권을 보았고 게임을 끊고 4권의 책과 3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5월은 보다 많이 좋은... 더보기
고양이라디오 2021-05-03 공감 (2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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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로, 과학자로, 직장맘으로서의 자기를 잘 드러내며 공감하게 한다. 재미있고 특히 마지막 챕터는 감동적이기까지하다.집에 모셔둔 코스모스 책을 펼쳐볼 시간이다.
Blue 2021-04-15 공감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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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독서였습니다. 저는 작년에 문학동네 멤버십에 가입했었습니다. 이 책은 문학동네에서 선물로 보내줘서 읽게 된 책입니다. 좋은 선물이었습니다. 감사^^ 책 표지를 보니 재밌네요. <네이처>가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 과학자로 주목한 천문학자라고 선전이 나와있는데 이에 대한 실상은 책을 보면 나와있습니다. 저자도 부담스러울듯한 표지 문구입니다... 더보기
고양이라디오 2021-04-15 공감 (2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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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문학동네 연재될 때부터 계속 계속 기다렸던 책인데 드디어 나와서 너무 기뻐요. 문학동네 선생님들 제발 책이 나왔다고 더 시끄럽고 크게 알려주세요...... 심채경 교수님 책은 전 국민이 읽어야 합니다ㅠㅠㅠㅠㅠ 구매
sun 2021-02-25 공감 (1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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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어쩌다 보니, 흥미를 갖고 천문학을 시작한 학자의 잔잔한 에세이. 즐겁고 자연스럽게 학문에 관심을 갖게 하는 건 학자로서 매우 좋은 능력이다. 이 분의 강의도 그러하지 않을까. 구매
transient-guest 2021-03-16 공감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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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로, 과학자로, 직장맘으로서의 자기를 잘 드러내며 공감하게 한다. 재미있고 특히 마지막 챕터는 감동적이기까지하다.집에 모셔둔 코스모스 책을 펼쳐볼 시간이다. 구매
Blue 2021-04-15 공감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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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는 범속하여 비교를 벗어나지 못한다. 도무지 안 할 수 없다. 심채경 선생의 이 책을 <랩걸 >보다 삼만배 재밌게, 오만배 아름다움을 느끼며 읽었다. 좋은 글이 가진 인력, 진실한 몰두가 드러내는 광휘, 선택한 궤도를 성실하게 걷는 연구자로서의 태도까지 경건하게, 또 소박하게 별같다. 구매
참한꽁딱심 2021-03-06 공감 (1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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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려한 말솜씨를 가진 사람의 글은 언제나 읽기 즐겁지만, 그 사람이 특정 분야의 전문가인 경우 그 즐거움이 각별합니다. 골든 아워를 읽을 때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이국종 교수의 글솜씨덕에 수월하게 읽은 기억이 있는데 이 책 역시 심채경 교수의 멋진 글과 천문학의 매력이 잘 어우러져 좋습니다. 구매
낟알 2021-03-28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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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새창으로 보기 구매
달에는 계수나무가 있어. 그 밑에서 토끼들이 허벌나게 노동에 시달리고 있지. 악독한 항아란 여신이 자신을 위한 묘약을 만들라고 채찍질하고 있거든. 헉. 토끼들에겐 노동법이 없는 거야? 불쌍한 토끼들, 차라리 플레이보이지의 토끼들이 나을까? 뭐라는거야 성상품화와 과도한 다이어트로 그쪽 토끼들도 힘들다고. 어린 시절 순순하게만 봤던 달을, 20대 땐 소주 한잔하고 친구들과 썰렁한 이야기를 하곤 했다. 지금은 얌전하게 달을 보며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다시 소원을 빌곤 한다. 항아만큼 나이가 들어서일까. 젊음의 묘약이 절실한 건 아닌데.
다행히 달엔 토끼도 항아도 없다. 앞 뒤 두루두루 열심히 미국아저씨들이 가서 살폈지만 역시나, 그 곳은 그저 커다란 분화구들이 있을 뿐. 화성에 있다는 얼음도 물도 무언가 특별한 것들은 발견하지 못했다. 다양한 천연자원들로 혹여 달에서 채취한 콜탄 등으로 휴대폰을 만들지도, 그럼 내 휴대폰의 재료원산지는 달나라가 되는 걸까.
심재경작가님은 목성의 위성인 타이탄을 연구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달을 관측하게 되었다. 달 표면의 토지에 대해, 북쪽과 남쪽은 태양에너지로, 서쪽과 동쪽은 자기장의 영향으로 노화등이 다르다는 내용으로 논문을 썼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달전문 과학자로 네이처지에 소개되었다.
아이 친구 중 한 명이 천문학자가 꿈이었다. 그래서 선생님께 천문관련 학과에 간다니까 처음 들은 말이.
“왜? 성적 아깝게.”
이게 아마 현실일거다. 돈도 명예도 그 무엇도 되지 않는다는 선생님의 현실적 조언은 나름 모범생인 그 아이에게 진심담긴 애정이었을 거다. 그렇지만 그 아이는 결국 본인이 원하는 과로 갔단다. 누가 그러더라. 나이가 들수록 돈이 최고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그렇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것만이 다는 아니라는 것도 또 진실이다. 돈보다 명예보다 세속적인 것보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택하는 용기도, 현실에 맞춰 택하는 용기도 모두 응원하게 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좌절하지 않고, 굳이 커다란 상이나 명예가 아니더라도 묵묵히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것, 그것이 그냥 삶이 아닐까. 이 책이 바로 그렇게 거창한 의미도 목적도 아니라, 주어졌고 그 주어진 길을 성실히 걷고 있는 과학자의 이야기다. 어떻게 하다 보니 천문학자 그것도 행성을 연구하게 되었고, 그 중 달을 연구하며 매번 계약기간이 갱신되길 바라는 임시직 과학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작가는 별을 이야기하면서, 삶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소중한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과학자로서의 모습, 엄마로서의 모습, 임시직으로서의 모습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며 부딪치는 일들과 대학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느끼는 것들에 대해, 그리고 어렵지 않게 천문학에 대해 조곤조곤 설명해 준다.
특히 제자들의 메일에 진심을 담아 답장을 쓰고, 천문학이니 우주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 가지길 바라며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들은 배울 점들이다.
무엇을 바라는 것도, 거창한 준비나 목적도 아니라, 어떻게 하다보니 이 골목에 서게 되었고, 내 몫이 이 길을 걷는 거라면, 이왕 걷는 길 성실하게 주변을 치워가며 그리고 주변을 사랑해 가며 소중히 보듬어 가며, 또 다른 길을 걷게 되더라도 지금 이 길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저 성실하고 또 성실하게 가는 길.
작가가 보여주는 삶의 자세는 내가 가는 길에 대해 거창하게 설명하려 하거나 무언가 불만을 표하는 내 모습이 그저 변명이었음을, 허영이었음을 잠시 깨닫게 한다. 곧 있음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겠지만...짧은 각성은 슬픈 일이다. 작심삼일처럼.
작가님의 말처럼 우린 지구라는 최고로 멋진 우주선에 올라탄 여행자들이다. 찬란하고 아름다운 지구에서 비록 가진 것이 없어도 공짜로 주어진 이 여행을 즐겨보자.
2024년 미국의 달 탐사선은 달로 여행을 갈 때, BTS의 노래를 들으며 간다고 한다.(선곡된 노래들 중에 BTS가 있다고 한다.) 내가 달에 가게 된다면 어떤 음악들을 담아 가게 될지 괜히 막 혼자 설레며 곡을 선별중이다.
(이 책에선 유니버스와 코스모스와 스페이스의 차이점이나 ~ 유니버스는 우주 그 자체, 코스모는 질서와 조화 측면에서의 우주, 스페이스는 공간으로서의 우주~ 작은 곰자리의 별에 한라와 백두란 이름이 붙었다는 것 등 재미있는 지식들도 소개하고 있다.)
내가 고요히 머무는 가운데 지구는 휙, 휙, 빠르게 돈다.
한 시간에 15도, 그것은 절대로 멈춰 있지 않는 속도다. 별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져 눈을 휘둥그레 떴던 밤을 기억한다. 밤도 흐르는데, 계절도 흐르겠지. 나도 이렇게 매 순간살아 움직이며, 인생을 따라 한없이 흘러가겠지. 내가 잠시멈칫하는 사이에도 밤은 흐르고 계절은 지나간다. 견디기힘든 삶의 파도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물 아래 납작 엎드려 버티고 버텼던 내 몸을 달래며, 적도의 해변에 앉아 커피 한잔 놓고 눈멀도록 바다만 바라보고 싶다. 한낮의열기가 다 사위고 나면, 여름밤의 돌고래가 내게 말을 걸어올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우리는 아주 빠르게 나아가는 중이라고, 잠시 멈췄대도, 다 괜찮다고.
2024년 다시 달로 향할 미국의 우주비행사는 BTS를 들으며 우주를 항해할 예정이다. 우주에서 그들이 떠나온 지구를, 그 안에 반짝반짝 빛나는 우리 모두를 돌아볼 것이다.
지구 밖으로 나간 우주비행사처럼 우리 역시 지구라는 최고로 멋진 우주선에 올라탄 여행자들이다. 어쩌면 그래서우리의 생이 그토록 찬란한 것일까. 여행길에서 만나면 무엇이든 다 아름다워 보이니까. 손에 무엇 하나 쥔 게 없어도콧노래가 흘러나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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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3-06 공감(27) 댓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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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새창으로 보기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저는 작년에 문학동네 멤버십에 가입했었습니다. 이 책은 문학동네에서 선물로 보내줘서 읽게 된 책입니다. 좋은 선물이었습니다. 감사^^
책 표지를 보니 재밌네요. <네이처>가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 과학자로 주목한 천문학자라고 선전이 나와있는데 이에 대한 실상은 책을 보면 나와있습니다.
저자도 부담스러울듯한 표지 문구입니다. 그래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니ㅎ...
천문학자 심채경씨의 첫번재 책입니다. 솔직하고 사람냄새가 납니다. 좋은 에세이입니다. 심채경씨의 다음 책이 나오면 읽어보고 싶습니다.
"요즘 세상에 과학자가 어디있어?"
학부모회에서 어떤 어머님이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심채경씨는 '여기 있는데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제가 초등학생일 때만해도 장래희망에 과학자, 대통령 등을 적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유튜버, 건물주를 적는다고 하더군요.
일상생활 속에서 과학자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과학자의 세계, 생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참 많습니다. 이 책을 통해 과학자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사실 <랩 걸>을 통해서 과학자의 희노애락을 먼저 맛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완독을 못했는데 다시 읽어야겠습니다. 가끔씩 재밌는데 완독이 늦어지는 책들이 있습니다.
책 제목을 잘 지었습니다. 도발적이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입니다. Fun하고 Cool하고 Sexy한 제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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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21-04-15 공감(23)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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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새창으로 보기
에세이를 잘 읽지않는 편인데 추천하는 사람들도 많고 몇주전 저자의 강연을 보며 친근감과 호감이 있어 읽게되었다.
책장의 마지막장을 덮으며 자신이 하는일을 너무 사랑하는 , 이렇게 예쁜고 정이 가득 담긴 글을 쓸수있는 저자가 부러웠다.
[그런 사람들이 좋았다. 남들이 보기엔 저게 대체 뭘까 싶은 것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 싸움을 만들어내지도 않을, 대단한 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요,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인 삶의 방식을 바꿔놓을 영향력을 지닌 것도 아닌 그런 일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신호가 도달하는 데만 수백 년 걸릴 곳에 하염없이 전파를 흘려보내며 온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한다.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 함께 동경한다.]
어린왕자, 코스모스, 제5도살장, 마션, 그래비티 등등 우주와 관련된 영화나 책 이야기들이 심심치않게 들어있어 저자의 인문학적 소양이 만만치않음이 드러난다.
[해지는걸는 보러가는어린 왕자를 만난다면, 나는 기까지의 장이 옆에서 기로톱을 켜고 그가 돌아를 때까기 기다그졌다. 왜 슬픈지 캐묻지 않고, 의자를 당겨 앉는게 마흔세번째인지 마흔네번째인지 추궁하지도 않고, 1943년스프랑의 환율도 물어보지 않는 어른이고 싶다. 그가 슬들재 담장 해가 지도록 명령해줄 수는 없지만, 지는 것을보려면 어느 쪽으로 걸어야 하는지 넌지시 알려주겠다. 천문학자가 생각보다 꽤 쓸모가 있다.]
저자도 자신 같은 사람들이 좋아서 뭐 먹고 사냐는 질문을 받는 천문학자로 즐겁게 살아가는 것같다.(그런데 저자는 글을 너무 잘 쓰셔서 인세 받으시며 연구비 걱정없이 연구하실 수 있을것 같다^^)
예전 내가 대학 들어가던 시절에는 자연계 전체수석은 서울대 물리학과에 가는 경우가 많았었다.지금은 의대 광풍이지만 그래도 물리와 천문학 매니아들은 의대점수를 버리고 전공을 선택하는것 같다. 왜냐 즐기기 때문.
저자의 책 전반에 즐김의 에너지가 넘쳐난다.
주고받는 이메일 마지막 인사는 enjoy!
저자의 다음 저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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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bluesky 2021-03-23 공감(1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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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새창으로 보기 구매
제목을 보고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가 직감적으로 소환되었다. 별을 보지 않는 천문학자라니...40대초반 행성을 연구하는 여성이자 기혼의 비정규직 천문과학자 에세이다. 그 시대 나이처럼 솔직하고 발랄하지만 현실의 고민 또한 느껴진다. 특히, 젠더 관점에서 여성 과학자들이 겪어야만 일상의 어려움을 격하지 않으면서 소개한다.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식의 글쓰기는 화려한 미사어구가 아니라 독자를 그 자리에 대입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살아가는 여성과학자도 있다는 괴짜이야기의 현장속 특수성이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보편적인 인식과 관점이 녹아있는 글이다. 그리고 미괄식의 정리와 더불어 편하게 써내려간 이 글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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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lbird 2021-03-24 공감(1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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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새창으로 보기
알라딘을 뒤적거리다가 책 제목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천문학자란 망원경 앞에서 밤을 지새우며 밤하늘을 관측하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별을 보지 않는 천문학자라니.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아직 다 못 읽었지만, <코스모스>를 읽으면서 가진 천문학에 대한 호기심이 어느 정도 있을 때 이 책을 발견했고, 짤막한 내 지식에 언제나 밤하늘을 보면 별을 볼 수 있는데, 왜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을까 궁금했다. 물론, 천문학자인 저자도 별을 본다. 전체 연구 시간에 비해 많이 짧은 시간이기는 하다. 나처럼 궁금하면 책을 읽어 보기 바란다.
저자는 천문학에 대해 비교적 쉽게 설명하려고 했지만, 역시 쉽지는 않다. 잘 이해는 안 되지만, 전체적인 우주의 모습을 상상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을 때 우주에 대한 멋진 모습보다 내가 다녔던 대학교, 대학원 생활이 생각났다. 저자가 천문학을 선택하고 공부하면서 연구하는 일상에 대한 에세이 내용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었다.
고등학교 때 무엇을 할지 고민을 한 후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있을까? 만약, 있다면 찬사를 보내고 싶다.
나는 고등학교 때 무엇을 할지 잘 몰랐고,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에 이과를 선택하다 보니 공학을 선택했다. 공학 중에서 전자공학이 취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기계공학, 금속공학, 토목공학, 건설공학 같은 것보다 왠지 전자공학이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전자공학을 선택했다. 대학교 때는 공부보다는 이성 교제에 더 신경을 많이 썼던 거 같고, 진지한 학문에 대한 접근을 해본 적이 없었다. 단지 어느 정도 학점을 관리해야 취직할 수 있다는 말에 시험 기간에만 열심히 한 기억이 난다.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여정에 대한 기쁨도 없었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학점을 위해 대학교를 다녔다. 책도 별로 안 읽었다. 원서는 멋있으니 들고 다녔고, 금요일 밤부터 주말까지 무엇을 하며 놀까를 생각했다. 교양 과목을 열심히 듣고, 기초적인 공부를 하면서 내가 관심 있어 하는 길을 찾았어야 했다. 전자공학이라는 학문에 별로 재미를 못 느꼈던 거 같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대학원도 전자공학 분야 중 하나인 통신 쪽으로 선택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잘 나가는 회사에서 앞으로 통신 분야를 중요시 할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경제에 관심도 없었으니 그저 누군가 말하니 그냥 따라가는 수준이었다. 내가 전화기에 대고 말을 하면 상대방이 말을 듣는 것이 신기하고, 그 원리가 궁금했을 법도 한데, 관심이 없었다. 대학교도 그렇게 보냈으니 대학원이라고 갑자기 달라지겠는가.
오로지 내가 선택한 길이었으니 누굴 탓할 생각은 없다. 다만, 후회가 많이 될 뿐이다.
대학이 고등학교의 연장선이나 취업 준비소가 아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대학이 학문하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공부라는 걸 조금 더 깊이 해보고 싶은 사람, 배움의 기쁨과 앎의 괴로움을 젊음의 한 조각과 기꺼이 맞바꿀 의향이 있는 사람만이 대학에서 그런 시간을 보내며 시간과 비용을 치러야 한다. 그러러면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사회적으로 존중받고 경제적 부를 축적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여야 한다. 모두가 대학에 다니는 바람에 '반값 등록금'이니 '국가장학금'이니가 국가적 관심사인 사회에서는 택도 없는 일이다. (P.56)
저자는 대학생부터 대학원을 출입했다고 한다. 선배들과 지도 교수에 가깝게 지내며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어렸을 때부터 천문학을 전공하자는 뚜렷한 목적은 없었다고 한다. 단지 뉴턴이라는 잡지에서 별 사진을 보고, 전공을 선택했다고 한다. 물론, 나도 뉴턴을 보았다. 공학도이니 왠지 봐야 할거 같았다. 하지만, 곧 흥미를 잃었다.
대학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책도 많이 읽고, 관심 있는 분야의 교양 과목도 들으면서 많은 고민을 해보고 싶다. 직접 체험도 해보고, 많은 곳을 돌아다녀도 보고, 도서관에서 과제도 열심히 해보고 싶다. 하지만, 그 시절은 다시 오지 않는다.
어떤 사람의 직업은 정해진 '시간'을 성실히 채우는 일이고, 또다른 사람의 직업은 어떤 '분량'을 정해진 만큼 혹은 그에 넘치게 해내는 것이라면, 나의 직업은 어떤 주제에 골몰하는 일이다. 하나를 들여다봐도 이건 왜 그런지, 저건 왜 그런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러면 하나씩 일일이 검색해보고 찾아서 읽어본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료를 분석해보고, 그래프도 여러 가지 형태로 그려본다. 그러다보니 한 단계 전진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주 즐거운 시간이다. 그리고 그 즐거운 지루함이 자연의 한 조각을 발견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면 금상첨화다. (P.79)
회사에서 정말 일 다운 일을 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회사에서 문제를 푸는 사람보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끊임없이 전달된다. 그러면, 이렇게 전달된 문제들을 푸는 시간보다 어떻게 문제를 풀었는지 보고하는 시간이 더 많다. 실장급 이상은 같이 보고를 잘 듣지 않는다. 사장까지 올라가기 위해 몇 번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보고를 할 때마다 뭔가를 수정해야 한다.
그리고, 뭔 교육이 이렇게 많은지. 환경 안전, 청탁 금지, 부정 거래 방지 등도 들어야 한다.
정기적인 주간 회의도 몇 건이나 된다. 사장이 한 마디 지적을 하면, 갑자기 수 많은 사람들이 연락을 하고, 대화방이 만들어지고, 해결될 때까지 매주 진행 사항만 체크하는 담당자가 생긴다.
이런 일들이 반복될 때마다 힘이 빠지는데, 아래 글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도 다 이렇게 사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핑계를 대자면 우선 처리해야 할 다른 일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월급과 연구비를 감당해 주는 연구 과제의 양식과 규정에 어긋나지 않도록 주의하는 일이다. 연구비 카드로 구입한 물건의 영수증을 제출한다든지, 예산이나 참여 연구원의 변동 내역을 입력한다든지, 회의록이나 출장 보고서를 작성한다든지 하는 일은 사소하지만 제때 해치워야만 하는 일이다.
또 다른 중요한 일은 교육이다. 내가 가르치는 게 아니라 내가 가르침을 받는 것이다. 연구 윤리니 직장 내 성희롱이니 보안이니 실험실 안전이니 하는 다양한 주제의 교육이 꼬리에 꼬를 물고 찾아온다. 직장 다니고 월급 받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생각하며 묵묵히 교육에 참석한다. (P.75)
천문학자의 삶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가정생활과 연구 생활을 병행해야 하고, 생계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 과제를 얻어야 한다. 그 와중에도 별에 대한 순수함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어찌 되었던 자신이 직접 선택한 길을 꾸준히 나아간다. 응원을 보낸다.
나도 짧은 대학원 때 연구 과제에 참여한 적이 있었지만, 내가 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을까? 아, 그전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지?
2021.06.22 Ex. Libris. HJK
오랜 친구 중에 화가가 된 이가 있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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