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5

극락왕생을 발원하자 - 불교신문

극락왕생을 발원하자 - 불교신문

<22> 극락왕생을 발원하자

혜총스님/부산 감로사주지
승인 2015.06.26


진정 나를 위해 사는 세월은 얼마 되지 않는다


부처님께서 대자비심으로 보인 길

좋은 일 있다는데, 왜 망설이는가!

본문: 이 말을 들은 중생들은 마땅히 서원을 세워 저 세계에 가서 나기를 원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거기 가면 그와 같이 으뜸가는 사람들과 한데 모여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해설: “극락왕생하자. 극락세계 가자”고 하면 극락세계에 가는 일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어르신들이나 닦는 일이지 젊은 사람들이 무슨 극락타령이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당치 않다. 그런 말은 극락왕생을 닦으신 무수한 불보살과 선지식을 폄하하는 말이다. 극락 가는 정토업(淨土業)은 남녀노소 누구나 시급히 닦을 일이다. 태어나 일생 동안 밥 먹고 잠자는 시간, 오욕칠정에 탐닉하는 시간, 인간관계로 끌려가는 시간을 빼면 진정 나를 위해 사는 세월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 극히 짧은 시간을 할애해 극락 가는 업을 닦는데 급하지 않은가? 급하고 급하다.


젊은 시절에는 영원히 살줄만 알고 달콤한 꿀물에 젖어 있다가 자식들 키우는데 육체와 정신의 정기를 다 뺏기고 나면 어느 새 황혼이고, 저만치 누가 부른다. 그것이 인생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갈 길을 정하지 못하고 그 옛날 꿀물 생각만 하고 있으니 측은하고도 가련하구나. 인생이여! 숨을 쉬고 있으니 산 사람이지 어찌 산 사람이라 하겠는가.

극락왕생은 우주의 철리를 간파한 위대한 성자,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우리를 어여삐 여겨 대자비심을 보이신 길이다. 이 길을 따라가면 반드시 좋은 일이 있다 하시는데 무엇을 망설이는가!

거기 가기만 하면 보기 싫은 사람은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된다. 무수한 보살들과 함께 항상 편안하게 부족함이 없이 살 수 있다. 온갖 애욕으로부터도 자유롭다. 가지지 못함에서 자유롭고, 끝없이 베풀 수도, 끝없이 공양 올릴 수도 있다. 무엇을 망설이는가.

조선시대 때 경주 남산 아랫마을에 김씨, 박씨 성을 가진 두 할머니가 친구처럼 살았다. 그런데 김 할머니는 자주 절에 다니면서 불공도 드리고 법문도 들어서 윤회고에 빠진 이 사바세계가 얼마나 괴로운지 잘 알았기에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원하면서 열심히 염불했다. 일마다 입에서 ‘나무아미타불’ 염불이 끊이지 않았다. 김 할머니가 밥을 지을 때도, 아궁이에 불을 지필 때도, 길을 오가면서도 하는 나무아미타불 소리에 박 할머니도 따라 하기는 했지만 건성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김 할머니가 밭일하는 박 할머니에게 “나 내일 극락 가네” 하고 외쳤다. 평소 극락이 좋다는 얘기를 들었던 박 할머니는 찰떡같은 단짝인 김씨가 극락 간다니 마음이 급해졌다. “그럼 나도 극락 가야지” 하고는 급한 마음에 호미, 소쿠리를 내던지고 극락을 바라는 마음 하나로 한꺼번에 밀린 염불을 다할 기세로 “천타불, 만타불, 천타불, 만타불…”하며 집으로 달려갔는데 가는 길에 서쪽으로 합장하고 서서 극락왕생했다고 전한다.

평소 염불도 안하고 살았던 박 할머니는 친구가 극락에 간다고 하니까, 자신도 꼭 가야겠다는 일념으로 모든 것을 미련 없이 내던지고 일념으로 서방정토 아미타부처님만 생각하며 ‘천타불 만타불’하며 아미타부처님을 불렀던 것이다. 이토록 간절한 신심이면 어찌 왕생하지 못하겠는가? 나무아미타불!

[불교신문3115호/2015년6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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