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6

(3) Minjung Kim - 김종술. 2018.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한겨레출판. <서평> 몸이 전하는 진실...

(3) Minjung Kim - 김종술. 2018.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한겨레출판. <서평> 몸이 전하는 진실...


Minjung Kim
7 September 2018 · 
김종술. 2018.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한겨레출판. <서평>

몸이 전하는 진실

국책 사업에 대해 사회·환경차원의 문제점을 연구하는 나는 이 책의 제목만을 보고 ‘일정정도’ 아는 내용들로 채워졌을 거라고 짐작했다. 이러한 나의 태도는 오만이었다. 이 책은 어떠한 이론서보다 더 값진 삶의 체험기에 바탕을 둔 4대강 이론서이다. 이 책을 통해 ‘실천’은 상아탑 식 담론보다 강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녹조 페인트를 풀어놓은 것처럼 짙게 낀 악취 진동하는 녹조 강에서 물고기도, 인간도 아프다. 녹색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녹조에는 마이크로시스틴 독소가 포함되어있다. 녹조라테가 아닌 ‘독조라테’라고 불러야하는 이유다. 이는 과장이 아니다. ‘몸 취재’ 방식으로 금강을 매일 매일 끈질기게 관찰한 성실한 ‘금강 요정’ 활동가는 무덤덤하게 이 책에서 강이 썩어가는 과정을 전한다. 큰빗이끼벌레를 먹고, 썩은 4급수 금강 물을 마시고, 녹조가 창궐한 강에서 몸을 담그며 작업하고, 시궁창 펄을 손으로 뒤집기 등...

진실을 밝히려는 환경 전문기자는 기득권층의 온갖 협박과 경제적 생활고에 굴복하지 않고 세상에 한줄기 빛을 비췄다. 이 진실의 빛을 보고 찾아든 이들과 함께 더 큰 빛을 만들었다. 한줄기 빛을 만들기 위해 그가 겪었던 외로움, 두려움, 슬픔, 분노, 아픔 등이 이 책안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옳다고 생각한 일이기에 가난은 부끄럽지 않다.”

끝나지 않은 4대강 복원 싸움

이 책의 진정한 내용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매우 부족한 내 서평이 그동안 곤경에서 힘들었을 김종술 활동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4대강이 복원될 그 날까지 연대할 것을 약속한다.

사족이지만, 저자가 주장한 ‘인간중심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이윤중심주의’ 사회가 문제인 것은 아닐까? 자본주의가 한번이라도 인간중심주의인적이 있었던가! 인간이 아프면 자연생태계는 이미 신음을 냈다. 저자가 전한 4대강 인근 지역의 지속 불가능한 농민의 삶은 지속 불가능한 강의 생태와 연결되어 있듯 말이다. 또한 강이 썩어 가는 동안에 이를 처리하는 (비정규직/일용직) 노동자의 몸과 마음의 건강도 앗아가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