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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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태공동체의 오늘과 내일 /새마갈노 펌 - Daum 카페

한국 생태공동체의 오늘과 내일 /새마갈노 펌|세계생태공동체순례
권술룡|조회 11|추천 0|2010.01.25. 08:38http://cafe.daum.net/kwonsay/JRO0/411

한국 생태공동체의 오늘과 내일
‘오래된 미래마을’, 사람사는 세상으로 가는 길
2010년 01월 18일 (월) 12:37:26 정기석 tourmali@yahoo.co.kr

한국의 생태공동체운동은 1990년대 부터 본격화됐다. 사회의 민주화, 경제의 선진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새로운 삶의 방식과 대안을 찾으려는 요구가 분출했다.
다만 오늘날 대표적인 생태공동체의 사례들은 그 이전에 이미 시작된 경우가 많다.

▲ 사찰과 지역사회, 자연과 인간,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 ‘남원 실상사 들녘 지역공동체’ 

경기도 화성 야마기시경향실현지,
경남 함양 두레마을,
전북 변산 변산공동체,
경북 울진 한농복구회 등의 정주형 생태공동체들과,
홍성 문당리,
남원 실상사 들녘공동체,
장성 한마음공동체
등의 지역공동체들이 대표적 사례다.

사실 한국의 생태공동체운동은 미국이나 유럽 등 이른바 선진국에 비해 30년 이상 뒤져 있다. 역사적으로 유럽에서는 신사회운동의 기폭점이라 할 68혁명 이후 공동체운동이 유행했다. 한국이 국가주도의 경제일변도 개발정책을 통한 조국 근대화에 여념이 없던 시기다. 먹고 사는 게 최고의 목표이자 최선의 가치기준이었다. ‘생태’니 ‘공동체’니 하는 철학이나 비전이 생활전선에 개입될 여지가 없었다. 국가 내부적으로 이제 한국도 자본주의 경제가 발달해 선진국 대접을 받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전 지구적 차원의 세계화로 지구생태계가 총체적 위기에 빠져있다. 더 이상 '생태공동체'라는 화두와 숙제가 서구 선진국의 전유물만은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과 인간적 각성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 친환경농업, 적정기술, 대안학교가 어우러져 영성의 원형을 찾는 ‘산청 민들레공동체’

한국적 생태공동체 한국의 생태공동체(Ecological Community)는 저마다 정치, 영성, 교육, 치유, 과학 등과 같은 특정 목적을 중심에 놓는다.
그리고 그 가치체계를 지향한다. 생태공동체 구성원들은 스스로의 자아실현은 물론 사회에 특별한 기여를 하려고 노력한다.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기를 희생하며 헌신적으로 공부하고 일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생태공동체를 하려면 애초에 정체성 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공동체의 역할과 기능, 목표와 존립이유가 무엇인지 분명한 자기확신과 미래비전을 설정해두어야 한다.

한국적 생태공동체의 전형이자 생태공동체운동의 기본단위인‘마을공동체(Eco-Village)’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본디‘마을’이라고 하면 이미 ‘생태’니 ‘공동체’의 의미까지 내포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생태’니 ‘공동체’니 하는 수식이 굳이 필요없다는 말이다. 하지만‘현대 대한민국 자본주의 체제에 포섭되고 포위된 마을’은 고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일개 관료적 행정 단위에 불과한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여러 마을을 동일한 생활권, 경제권 또는 생태적이고 인문지리적인 동질성으로 한데 묶은 면, 읍, 시․군 단위의 지역공동체도 공동체로서의 진정성이나 지향점이 약화된지 오래다.

결국“공동체란 공동의 관심과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마음상태’로서 이해 당사자들의 요구와 지향에 따라 특정한 장소나 사회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는 국내 생태공동체운동가들의 정의는 적절해보인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상적인 한국적 생태공동체의 원형은 마을공동체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이말은 반드시 전통적인 농경시대의 마을로 복귀하자는 말은 아니다. 지역성, 구성원끼리의 인간적 유대감이 살아있는 마을공동체의 특성을 현대적 조건에서 생태공동체의 전범으로 새롭게 구현해내자 주장이다. 이처럼 마을공동체가 한국적 생태공동체의 전범으로 계획되고 건설되려면 지켜져야할 몇가지 근본적인 원칙이 있다.

▲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장, 야생초편지 작가 황대권씨가 추진하는 ‘영광 생명평화마을’ 

첫째, 사회구성원은 신분, 인종, 성, 지식, 자본, 기술에 상관없이 평등하다.
둘째,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 자율을 지향한다.
셋째, 사회의 규모를 가급적 작은 단위로 나눈다.

이는‘자립과 다양성이 확보될 만큼 충분히 크고 직접민주주의를 통한 자치를 실현할 만큼 충분히 작은 규모’를 말한다
넷째, 지역 내 재생가능한 에너지와 자원을 활용한다.
다섯째, 적정기술을 연구하고 생태적이고 인간적인 기술을 개발한다.
여섯째, 일터와 살림터를 자연친화적으로 조성한다.
일곱째, 일과 놀이, 교류를 공동체적으로 풀어나간다.
여덟째, 일상생활에서 조차 영성을 추구한다.

이로써 생태공동체는 현재의 한국 자본주의 사회를 대체할 새로운 미래의 대안사회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생태공동체의 현황 한국의 생태공동체는

유통(네트워킹)중심 공동체,
생산 중심 공동체,
치유 중심 공동체,
교육 중심 공동체,
종교 영성 공동체,
사회복지 공동체,
생태
지역공동체 등
으로 대별할 수 있다.

유통 중심 공동체는 원주의 한살림, 홍성의 풀무생협, 남양주의 팔당생명살림 등을 비롯한 지역의 각종 생협을 대표 사례로 들 수 있다.
생협이란 이웃과의 협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사회를 이루려는 사람들이 모인 비영리단체로서 식품안전, 교육, 육아, 여성, 환경, 농업 등 일상 생활문제에 대해 구성원 스스로 대안을 만드는 조직이다. 또 자신의 삶과 사회를 개선해 나가는 협동조합 운동체이다.

생산중심 공동체는 장성의 한마음공동체, 경기 화성의 야마기시 경향실현지, 울진 한농복구회, 부안 변산공동체, 괴산의 솔뫼농장, 창녕 공생농두레 등이 있다. 귀농인 중심의 철저한 유기농업에 기초한 자급자족 경제, 도농직거래 유통구조가 특징적인 운영방식이다.

치유중심 공동체는 원주, 안성 등의 의료생협, 교육 중심 공동체는 각종 대안학교를 말한다. 특히 교육 공동체는 학교라는 하드웨어, 교육프로그램이라는 소프트웨어를 공동체로 가는 가장 효과적인 관문이자 방법으로 삼고 있다.

종교 영성 공동체는 태백의 예수원, 함양의 두레마을, 단양의 산위의 마을, 산청의 민들레공동체,

사회복지 공동체는 화천의 시골교회, 서울의 다일공동체 등을 꼽을 수 있다.

생태마을은 산청의 간디학교 배후 안솔기마을, 영주의 에듀코빌리지 교육생태마을, 함양의 녹색대학 배후 청미래마을, 장수의 유기순환농업 하늘소마을, 진안의 새울터 귀농전원마을, 서천의 산너울 생태전원마을, 무주의 진도리 광대정마을 등이다.

마을과 마을을 묶는 지역공동체로는 홍성 문당리, 부산 물만골공동체, 서울 성미산주민공동체, 남원 실상사 들녘공동체 등이 있다.

▲ 100년 발전계획을 실천해가고 있는 생태마을의 표본, 홍성‘문당환경농업마을’

한국 생태공동체의 추진전략 한국의 생태공동체 만들기는 기존 자연부락을 중심으로 생태마을로 전환해 나가는 방법, 빈 터에 고도의 기획을 통한 계획공동체를 만드는 두가지 방법이 채택되고 있다.

또 생태마을 추진 전략은 정부 주도와 민간 주도의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정부 주도 또는 하향식 전략의 경우, 녹색농촌체험마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등 농촌체험관광을 비롯한 농촌지역 소득증대 사업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많은 부작용과 문제점이 상존하고 있다.

반면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주도하는 계획공동체 생태마을 전략은 생태사회 또는 미래 대안사회로 나가기 위한 진지한 철학과 실천을 담보하고 있어 역사적 진정성과 사회적 사명감을 띄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에서는 민간 주도의 계획공동체 전략이 주류가 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다만 계획공동체를 시도한다고 할 때 마을부지 매입, 주택 건축 등을 위한 적지 않은 자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또 초기에 농사를 지어서 공동체 집단을 유지하는 일은 난이도가 높고 지난한 일이다. 그렇다고 수익을 좇는 상업적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도 생태공동체의 존립목적이나 이상과 배치된다. 이같은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획공동체 전략에는 개별귀농, 또는 정부 주도 마을만들기 사업에서는 결코 성취할 수 없는 장점들이 있다. 무엇보다 대체에너지를 이용한 생태주택이나 생태하수처리시설 등을 체계적으로 디자인하는 등 미래에나 볼 수 있는 대안사회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실행해볼 수 있다. 또한 대안학교, 연구소, 전시관, 공연장, 도서관 등의 대안 프로젝트를 독자적이고 주체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 계획공동체에서의 생존과정 자체가 영성수련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서 동강을 지키고 생태마을 만들려고 매입한 시민유산‘정선 제장생태마을’

한국 생태공동체의 성공조건 성공적 생태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 우선 명확한 비전과 목표부터 세워야 한다. 공동체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나 기대심리를 가지고 온 사람들에 의해 공동체가 깨질 우려가 있다.
- 둘째, 토지문제에 대한 법적 소유권의 확인이 중요하다. 계획공동체의 경우 토지는 대체로 공동소유로 하고 회원들에게는 점유권만 주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이다. 개인소유라 할지라도 일반적인 부동산매매는 불가능하게 만드는 게 좋을 것이다.
- 셋째, 권한과 책임, 재정에 대한 협약이 정해져야 한다. 공동체의 생활에 대해 반드시 구성원들과 충분히 상의를 한 다음 약정서를 써 두는 것이 중요하다.
- 넷째, 공동체적 의식을 개발해야 한다. 의식은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상징적 행위가 된다. 특히 비종교공동체의 경우 집단 활동, 모임 전후에 함께 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공동체 의식을 개발해야 한다.
- 다섯째, 회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및 프로그램 개발해야 한다. 특히 공동체 운동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프로그램은 갈등해결과 영성개발에 관한 것이다. 공동체가 깨지는 가장 큰 원인은 회원들 간의 갈등을 적절히 해소하지 못했거나 영성 개발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 여섯째, 생태디자인 및 생태적 집짓기를 실천해야 한다. 생활공간과 주변환경을 생태적으로 디자인하는 것은 단기간에 결정될 일이 아니다. 이는 생태적 구상(주택 건축, 친환경농장, 하수 및 쓰레기 처리, 생활용수관리, 에너지, 토지이용 계획, 주변식생 영향력 평가 등)을 완성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생태공동체에서는 생태적 디자인 및 생태적 재료를 사용해 자신의 집은 스스로 지어보는 게 어떨까.
- 일곱째, 대안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해야 한다. 대안기술 또는 적정기술을 개발하여 사용하는 것 자체가 대안적 삶이자 운동이다. 특히 지역의 공동체들이 해당 지역의 토착 전통기술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계승하는 것도 중요한 사명이 되어야 한다.
- 여덟째,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농업을 기본으로 하되 다양하고 안정된 소득원을을 창출해야 한다. 생태공동체는 창의적인 소규모 그린비즈니스(Green Business)를 개척하고 영위해야 한다.
- 아홉째, 제도와 법률을 개선해야 한다. 특히 토지와 건축에 대한 법률과 조례가 중요하다. 기존 NGO 및 사회단체들과의 연대와 네트워크 운동을 통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일 것이다.
- 아홉째, 공동체 지원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공동체가 형성되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 주위의 끊임없이 후원과 지원이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 열번째, 지역성과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공동체 운동이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은 지역성 때문이다.
공동체 운동은 중앙의 견제를 받지 않는 지역강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에 대한 봉사에도 앞장서야 한다. 특히 지역에서 인력을 수급하고 지역에서 순환하는 유통구조를 만들려면 연대와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열한번째, 국제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지역화는 세계화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국제연대를 통한 일상적인 교류와 협력은 국내 공동체운동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공동체운동의 세계적 확산을 촉진한다.

▲ 농림수산식품부 지원으로 도시민 31가구가 귀농해 새로 조성한 ‘진안 새울터 전원생태마을’

한국 생태공동체운동의 전망

한국의 생태공동체운동은 한마디로 ‘호시우행(虎視牛行)’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 농촌생태마을, 귀농학교, 생협, 대안학교, 도시공동체 등 다양한 생태공동체의 사례가 산재해 있다. 토지와 자본 문제, 공동 생존의 어려움 때문에 최선의 생태공동체마을 모델인 계획공동체의 숫자나 성과는 현저하지 않지만 종교단체, NGO 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준비되고 추진되고 있다. 최근에는 명상, 예술, 전통, 치유 등 특정 분야의 사람들이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테마공동체를 시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도시에서도 생태육아공동체처럼 그 성격과 지향이 분명한 공동체가 활동하고 있다. 특히 공동화된 농촌을 회생하려는 농촌 정책 당국이나 각 지방자치단체들 마다 도시민유치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귀농인들의 전원마을을 유치하거나, 기존 농촌마을을 생태마을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적극적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는 성공적인 또는 완성된 생태공동체마을 사례는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주장이 많다. 과연 그 성공의 기준과 척도는 어떻게 정할 것인가 대한 논의도 여전히 분분하다.

어쩌면 서로 너무도 다른 사람들이 한데 모여들어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본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지난한 실험이나 모험은 아닐까. 이상이나 환상은 아닐까. 결국 과정만 있지 결과는 없는 ‘가지 말아야 할 길’은 아닐까. 하지만 명백한 것은 생태공동체마을이란 국가나 정부가 주도하는 정치혁명이나 제도혁신의 산물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그저 이 ‘사람사는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태도와 방식에 작은 변화를 주려는‘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자연인들’의 낮고 느린 움직임, 그게 ‘오래된 미래마을’로 나아가려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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