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6

생명을 어떻게 이해할까? - 생명의 바른 모습, 물리학의 눈으로 보다

알라딘: 생명을 어떻게 이해할까? - 생명의 바른 모습, 물리학의 눈으로 보다


생명을 어떻게 이해할까? - 생명의 바른 모습, 물리학의 눈으로 보다 l 청년지성 총서 5
장회익 (지은이)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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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라는 것은 과연 어디에 들어 있을까? 다시 말해 생명이란 것이 어딘가에는 있어야 할 것인데, 이것은 도대체 어디에 존재할까? 이 물음에 대해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여, 이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는 체계의 모습을 그려보자고 말한다. 우리가 만일 이 모습을 제대로 그려낼 수만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생명이 지닌 바른 모습이자 우리가 생존해가기 위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내용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구비되어 그 안에서 ‘살아 있음’이라 불릴 현상이 출현할 때, 우리는 비로소 ‘그 안에’ 생명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진정한 생명의 모습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이것만으로 생명 현상을 이루어내게 될 그 전체를 묶어 하나의 실체로 파악할 때 비로소 나타난다.

책을 내며

제1장생명이라고 하는 물음
1-1슈뢰딩거의 책 <생명이란 무엇인가>
1-2슈뢰딩거의 책에 담긴 내용
1-3도킨스의 책 <이기적 유전자>
1-4DNA 분자는 정보를 담고 있는가?
1-5생명은 어디에 들어 있는가?

제2장사람들은 생명을 어떻게 이해해왔나?
2-1우리의 일상적 ‘생명’ 개념
2-2베르나드스키의 생물권 이론
2-3라세브스키의 생명 연구
2-4로젠의 관계론적 생물학
2-5마투라나와 바렐라의 자체생성성

제3장생명의 정의 문제
3-1생명의 정의에 관한 여러 의견들
3-2자체생성성 개념을 활용한 생명의 정의
3-3생명의 정의가 어려운 이유
3-4생명의 정의를 위한 최근의 시도들

제4장열역학의 법칙과 자유에너지
4-1생명과 엔트로피
4-2윷의 미시 상태와 거시 상태
4-3엔트로피와 열역학 제2법칙
4-4온도와 자유에너지
4-5질서와 정연성

제5장우주와 질서
5-1우주 안에서 관측되는 형상들
5-2우주의 출현과 ‘힉스 마당’
5-3우주의 초기 질서
5-4평형 질서와 비평형 질서
5-5자체촉매적 국소 질서와 군집의 형성
5-6자촉 질서의 한 모형

제6장온생명과 낱생명
6-1이차 질서의 형성 단계
6-2생명을 어떻게 규정할까?
6-3생명의 온생명적 구조
6-4온생명과 여타 유사 개념들

제7장의식과 주체
7-1복합 질서와 정신세계
7-2지식과 정보
7-3학습과 질문
7-4인간과 온생명적 자아
7-5우주사적 사건과 우주사적 비극

제8장몇 가지 물음과 잠정적 해답
8-1온생명의 주체가 당면하는 큰 물음들
8-2온생명의 정상적 생리
8-3온생명의 병리적 상황
8-4생물종의 멸종과 온생명의 생존 위기
8-5새 생명 윤리의 모색
8-6궁극적 의미와 궁극적 지향

맺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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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0~41 : 그렇다면 생명의 본질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가? 이것이 바로 이 책 전체를 통해 추구할 내용이지만, 우선 이 맥락에서 이야기하자면 유전자와 함께 이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의 여건이 유전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진부하리만큼 평범한 이 사실이 학자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우리 모두의 눈과 귀도 가리고 있다. 이러한 과오는 유전자가 정보를 담고 있다고 말하는 데서 이미 나타난다. 마치 상자가 구슬을 담고 있듯이 DNA 분자가 정보를 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아마도 DNA 분자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러한 착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물리학적 시각을 다소라도 지닌 사람이라면 그러한 착각을 할 수 없다.


P.56 : 생명체의 ‘살아 있음’이라고 하는 성격은 도대체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이것은 결국 어떤 특정한 물질 단편 속에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많은 물질들이 함께 모여 정교한 어떤 ‘동적 체계’를 이룰 때 가능하리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문제는 다음과 같은 물음으로 귀착된다. 즉, “어떤 물질들이 어떤 성격의 모임을 이루어야 그 안에 ‘살아 있음’이라고 할 특징적 면모가 나타나는가?”이다.

P.82 : 인간의 지성은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작업이라도 이를 회피하지 않고 도전할 때 뜻있는 진전을 이루었고, 그러한 점에서 생명을 이해하고 정의한다는 것은 오늘의 지성에 부여된 시대적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생명을 정의하려는 우리의 과제는 단순히 이러한 지적 관심사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우리 발등에 떨어진 현실적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외계의 생명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 탐사 작업이 현실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외계의 어떤 특이한 존재가 발견되었을 때 우리는 이것이 과연 생명이냐 아니냐를 판단해야 할 현실적 문제에 부딪힌다. 그리고 일부 사람들은 이미 인공생명 프로젝트를 진행시키고 있는데, 이것이 어느 정도 성공하여 그 무엇이 만들어졌을 때에도 이것이 생명이냐 아니냐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한겨레 신문
- 한겨레 신문 2014년 1월 27일자 교양 새책

저자 : 장회익
최근작 : <융합 인문학>,<양자.정보.생명 (반양장)>,<양자.정보.생명 (양장)> … 총 48종 (모두보기)
소개 :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30여 년 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물리학 이외에도 과학 이론의 구조와 성격, 생명의 이해, 동서 학문의 비교 연구 등 다양한 영역에 관심을 두고 있다. 주요 저서로 『과학과 메타과학』, 『삶과 온생명』, 『공부도둑』, 『온생명과 환경, 공동체적 삶』, 『물질, 생명, 인간』, 『공부의 즐거움』, 『생명을 어떻게 이해할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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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란 무엇인가?’
그 본질적 물음을 파고든 생명 이해의 안내서

우리는 누구나 ‘생명’이라는 말을 알고 있다. 생명이 무엇인지를 누구에게 배운 적은 없지만, ‘생명’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명 개념이다. 우리는 이것을 가지고 있기에 생명이 무엇인지를 안다고 생각하며, 많은 경우 생명에 대해 더 깊이 알아야 할 이유를 찾지 않는다. 비단 생명뿐만이 아니라 우리에게는 누구에게 직접 배우지 않고도 우리가 성장하면서 스스로의 지적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중요한 여러 개념들이 있다. ‘시간’이나 ‘공간’ 같은 것이 그러한데, ‘자득적 개념’이라 부를 수 있는 이러한 개념들은 누구에게 직접 배운 것은 아니지만 성장 과정을 통해 우리 관념의 틀 안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생명 개념 또한 안다고 여기고 때로는 이에 대해 곰곰이 파고들기를 거부하고 만다.
그렇다면 ‘나’ 자신은 언제부터 ‘생명’을 알고 있었을까?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생명의 내용은 무엇일까? 나는 어떻게 해서 생명의 내용을 그렇게 알게 되었을까? 바로 이 본질적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스스로 지적 탐구 여정을 지내온 한 물리학자가 있다. 저자 장회익은 한국 물리학계를 대표하는 중진 학자로서 자신의 전공 학문인 물리학에서 더 나아가 오랫동안 학문의 통합과 소통에 깊은 관심을 두며 과학철학 연구에 주력했고, 특히 오랜 성찰의 결과로 탄생한 그의 ‘온생명’ 이론은 우리에게 생명 본질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여주었다. 이 책은 바로 그 온생명 이론이 체계적으로 정리된 집적물이자, 우리에게 생명 이해의 길을 이끄는 안내서라 할 수 있다.

온생명과 낱생명을 통해
생명의 올곧은 모습이 드러나다

‘생명’이라는 것은 과연 어디에 들어 있을까? 다시 말해 생명이란 것이 어딘가에는 있어야 할 것인데, 이것은 도대체 어디에 존재할까? 이 물음에 대해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여, 이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는 체계의 모습을 그려보자고 말한다. 우리가 만일 이 모습을 제대로 그려낼 수만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생명이 지닌 바른 모습이자 우리가 생존해가기 위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내용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구비되어 그 안에서 ‘살아 있음’이라 불릴 현상이 출현할 때, 우리는 비로소 ‘그 안에’ 생명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진정한 생명의 모습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이것만으로 생명 현상을 이루어내게 될 그 전체를 묶어 하나의 실체로 파악할 때 비로소 나타난다. 저자에 따르면 이것이 생명의 진정한 단위인데, 이는 기존의 생명 개념, 곧 우리의 일상적 생명 개념과 달리 생명의 참모습을 나타낼 새로운 개념이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반평생 동안 성찰하여 도출한 ‘온생명’이라는 개념이다. 그리고 기존에 세포, 유기체 등 개별 생명체에 속한 것으로 보아온 생명 개념을 이 개념에 대비해 ‘낱생명’이라 했다. 즉,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생명의 참모습은 온생명이며, 그 안에 있는 많은 낱생명들은 모두 온생명의 나머지 부분과 적절한 관계를 맺어 개별적 생존을 유지하고 있다.


물리학의 언어가 말해주는 생명의 의미
‘생명은 우연의 소산이 아니라 물리적 필연 위에 솟아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생명의 참모습을 찾는 과정을 물리학의 언어로 풀어가고 있다. 자유에너지, 엔트로피, 열역학 법칙, 국소 질서 등 물리학적 원리와 각종 수식을 통해 생명을 둘러싼 수많은 현상들의 관계를 논리적으로 풀어준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각종 물리학 용어나 수식에 경계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저자의 친절한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생명 이해에 접근하기 위해 한 발짝 나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행여 이것들을 일일이 다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나’라는 생명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그 삶을 영위해갈지를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게다가 저자는 생명 이해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하기에 앞서 생명을 정의하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학자들의 노력과 성과를 열거해준다. 에르빈 슈뢰딩거를 비롯해 블라디미르 베르나드스키, 니콜라스 라세브스키, 로버트 로젠, 움베르토 마투라나와 프란시스코 바렐라, 리처드 도킨스,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 등 수많은 석학들의 학문적 궤적을 저자의 설명과 함께 읽어가다 보면 마치 우리 인류의 생명과학사를 톺아보는 재미까지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