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9

알라딘: 돌봄 선언 The Care Manifesto

알라딘: 돌봄 선언

The Care Manifesto
The Politics of Interdependence
The Care Collective, Andreas Chatzidakis, Jamie Hakim, Jo Litter, Catherine Rottenberg · 2020











소득공제
돌봄 선언
상호의존의 정치학
더 케어 컬렉티브 (지은이), 정소영 (옮긴이) 니케북스 2021-05-25

카드/간편결제 할인무이자 할부소득공제 560원


편집장의 선택
"주디스 버틀러 추천! 돌봄이 삶의 중심에 놓인다면?"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는 독립적 개인'이 환상이라는 것을 이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독립적 개인을 이상적으로 그릴 때, 그 개인을 떠받치고 있는 돌봄 노동자들은 사각지대로 밀려난다. 가정 내 여성이 짊어지고 있던 돌봄의 역할은 외주화되고 나서도 열등한 노동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 독립적 개인을 이상적으로 그릴 때, 돌봄이 필수적인 취약계층은 무언가 결여된 인간이라는 낙인이 찍히거나 방치된다. 신체장애인이 방 안에만 갇혀있는 일, 지원이 필요한 빈곤층 아동들이 가난을 증명해 밥을 얻어먹는 일이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여진다. 이 책은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는 인간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꼬집으며, 돌봄의 개념을 확장하여 실천하길 제안한다.

이 책이 말하는 돌봄의 실천은 그간 가족 단위로 인식 되어온 돌봄과 다른 형태다. 공동체의 단위, 국가의 단위, 전 지구적 단위로 서로가 서로를 차별 없이 돌보는 것을 뜻한다. 돌봄의 개념이 삶의 중심에 놓일 때 그간 그 역할을 떠맡기듯 안아 온 이들의 희생은 덜어지고 사회 전체가 돌봄의 보람과 짐을 함께 나누게 될 것이다. 이는 페미니즘, 퀴어, 반인종차별주의, 생태사회주의를 아우르는 실천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돌봄이라는 주제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조명되는 코로나 시국, '독립적 개인상'에 의심을 품는 이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는 책이다. 주디스 버틀러가 "돌봄이 전 지구적 관행과 제도들을 바꾸고 우리의 세상을 변모시키는 데 있어서 얼마나 강력할 수 있는지 또 그래야만 하는지를 보여"준다는 말로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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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과학 MD 김경영 (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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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4편
리뷰 8편
세일즈포인트 4,076
사회운동 주간 7위

원제 The Care Manifesto200쪽
128*188mm (B6)
200g
ISBN 9791189722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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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북스 사회과학 시리즈 (총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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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불가능한 불평등 - 사회정의와 환경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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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상호부조론 - 자선이 아닌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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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선언 - 상호의존의 정치학
판매가 12,420원
전체선택


책소개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은 그동안 간과되었던 ‘돌봄’이라는 이슈를 비극적인 방식으로 조명했다. 간호사를 비롯해 수많은 의료계 종사자들이 코로나 방역 현장에서 적절한 보상 없이 사투를 벌이고 있으며, 요양시설, 장애인 거주시설, 교정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학교가 문을 닫는 동안 빈곤층 아동들은 결식 상태로 방치되었으며, 택배 노동자가 업무량을 견디지 못해 길에서 쓰러지고, 복지 제도의 사각지대 속에서 빈곤 인구가 방치되거나 고독사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재난의 위험은 불균등하게 분포되며, 소수자와 취약 계층에게 이 위험은 가장 먼저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온다. 돌봄 사각지대에 관심이 높아진 코로나 위기의 한가운데서 출판된 《돌봄 선언》은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보편적인 돌봄의 필요성을 선언한다.



목차


서문 | 무관심이 지배하다
1장 | 돌보는 정치
2장 | 돌보는 친족
3장 | 돌보는 공동체
4장 | 돌보는 국가
5장 | 돌보는 경제
6장 | 세상에 대한 돌봄
감사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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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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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19
관습적으로 돌봄으로 여겨지는 실천들, 예를 들면 양육과 간호 같은 행위에 대해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양쪽에?즉 우리 모두에게?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적절한 돌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돌봄이 역량과 실천으로서, 평등을 기반으로 교육되고 공유되고 사용될 때 가능하다. 돌봄은 ‘여성의 일’이 아니다. 착취되거나 평가절하되어서는 안 된다. -서문 | 무관심이 지배하다

P.41
우리는 이 선언문에서 너무 오랫동안 무시되고 거부되었던 돌봄이라는 개념을 구성 원칙으로 삼는 세상에 대한 진보적인 비전을 제안한다. 이러한 비전은 ‘보편적 돌봄universal care’ 모델을 발전시키는데, 이는 돌봄이 삶의 모든 수준에서 우선시되고 중심에 놓이는 사회의 이상이다. 보편적 돌봄이란 어떤 형태로 나타나든 모든 돌봄이 우리의 가정에서뿐 아니라 친족에서부터 공동체, 국가, 지구 전체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우선시되는 것을 의미한다. 보편적 돌봄을 우선시하고 실천하기 위해 애쓰는 것, 그리고 이것이 상식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돌보는 정치, 만족스러운 삶,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데 필요하다. -서문 | 무관심이 지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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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9
돌봄에 관련된 가장 커다란 아이러니 중 하나는 돌봄 종사자들에게 가장 의존하는 사람들이 바로 부유층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수많은 개인적인 일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고용한다. 유모부터 가정부, 요리사, 집사, 정원사, 또 집 밖에서 그들의 온갖 필요와 욕구를 보살피는 수많은 사람까지. 사실 얼마나 많은 사람의 지속적인 도움과 관심에 의존하는지가 부분적으로 사회적 지위와 부를 나타내는 표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뿌리 깊은 의존은 부유한 사람들이 가지는 자율성, 다시 말하면, 그들을 돌봐주는 사람들을 지배하고 해고하고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있는 능력에 가려지고 부정된다. 부유층은 그들의 의존성을 그들이 고용한 돌봄 종사자들에게 투영한다. 의존의 의미를 저임금 돌봄 노동에 내몰린 사람들의 경제적 종속으로 한정하고, 자신에게 끊임없이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 -1장 | 돌보는 정치

P.60
돌봄 제공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만족스럽고 창의적인 돌봄 체계를 정착시키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물체의 전반적인 안위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적절한 물질적 자원이 필수적이다. 충분한 자원과 시간은, 나와의 관계가 가깝든 멀든 다른 사람을 돌보고자 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환경을 만든다. 이런 인프라를 확실히 하는 것만이 돌봄 관계?돌봄을 제공하는 쪽과 돌봄을 받는 쪽 모두?에 필연적으로 엮여 있는 부정적인 정서를 조금이라도 해소할 방법이다. -1장 | 돌보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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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0~82
인간, 비인간을 막론하고 모든 생명체 간에 이루어지는 모든 형태의 돌봄이 필요와 지속가능성에 따라 공평하게 그 가치를 인정받고 사용되어야 한다. 이것을 우리는 난잡한 돌봄의 윤리라고 부른다. … 난잡함이란 더 많은 돌봄을 실천하고 또 현재 기준에서는 실험적이고 확장적인 방법으로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너무 많은 돌봄 요구를 너무 오랫동안 ‘시장’과 ‘가족’에 의존해 해결해왔다. 우리는 그 의미의 범주가 훨씬 넓은 돌봄 개념을 만들 필요가 있다. ‘난잡하다’는 것은 또 ‘차별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고, 우리는 돌봄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2장 | 돌보는 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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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주디스 버틀러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UCB) 비교문학·수사학과 교수, 철학자, 『젠더 트러블』 저자): 마침내 돌봄이 전 지구적 관행과 제도들을 바꾸고 우리의 세상을 변모시키는 데 있어서 얼마나 강력할 수 있는지 또 그래야만 하는지를 보여주는 《돌봄 선언》이 나왔다. 돌봄이 이제는 개인적 관심사나 본질적 여성성에 대해 추측하는 도덕주의자들만이 몰두하는 주제가 아니다. 《돌봄 선언》은 돌봄을 신자유주의 이윤 추구에 대한 신선한 비판의 형식으로 제시한다. 《돌봄 선언》은 친족 구조, 젠더 구분에 따른 노동분업, 생태적 활동의 변화를 향한 길을 만들고 진보적인 초국가적 기관들을 이끌어갈 상호의존 원칙을 확실히 한다. 더 케어 켈렉티브는 돌봄 위기의 시대에 설득력 있는 명료함과 비판적 숙고의 역량을 담은 글로 돌봄이 복잡한 역사와 희망찬 미래를 가지고 온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그들이 지적한 것처럼 옛 영어 caru의 의미 중에는 보살핌, 근심, 걱정, 슬픔, 애통, 괴로움이 포함되어 있는데 우리 시대와 공명하는 단어들이다. 돌봄은 우리 시대를 위한 희망의 정치를 계획하고 그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우리의 삶을 다른 사람들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한다.
-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 철학자이자 젠더 및 퀴어 이론가, 《젠더 트러블》 저자
나오미 클라인 (캐나다의 언론인, 작가, 반反세계화 진영의 운동가): 《돌봄 선언》은 우리의 경제와 사회를 변화시키자는 혁명적 초대이며 우리가 어떻게 다중의 위기를 헤치고 나와 새로운 사회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로드맵이다. 보편적 돌봄 윤리는 인간과 지구를 향한 현 제도의 갈수록 심화하는 무관심에 대한 해독제다. 저자들은 돌봄이 상품이 아니라 실천이며 핵심 가치이고 새로운 정치의 기반이 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하는 핵심 원칙이라고 이해한다.
베브 스케그즈 (랭카스터대학교 교수): 우리는 왜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돌보지 않고 걱정하지 않으며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 상을 주는 세상에 사는가? 얼마나 더 그런 상황을 참을 수 있을까? 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중요하고 긴급하며 설득력 있는 논의를 펼치는 이 책에 의하면 이 상황이 더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돌봄 선언》은 돌보지 않는 정부와 기업을 비판할 뿐 아니라 대안을 제시한다. 대안이 분명히 있고 우리는 필사적으로 그것이 필요하다.
조앤 트론토 (전 미네소타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이자 《돌봄 민주주의》 저자): 이 선언은 전 세계의 진보주의자들에게 행동하기를 요구하는 외침이다. 더 케어 컬렉티브는 기존의 정치적, 경제적, 친족 구조의 조직적 무관심이 인간과 지구에 더 이상 쓸모없다는 것을 드러낸다. 그들은 충분한 규모의 돌봄이 모든 수준에서의 변화를 위한 실질적이고 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시작점을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비 루이스 (비영리단체 ‘도약The Leap’ 공동 대표): 지구와 서로에 대한 돌봄에 바탕을 둔 경제와 사회에 대한 영감을 주는 혁명적인 요청! 신선함과 동시에 익숙함, 도덕적 명료함과 정치적 요구를 담은 책이다.
조선일보: 조선일보 2021년 5월 29일자 '한줄읽기'
한겨레: 한겨레 신문 2021년 5월 28일자
세계일보: 세계일보 2021년 5월 29일자 '새로 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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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지은이: 더 케어 컬렉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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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큰글자도서] 돌봄 선언>,<돌봄 선언> … 총 5종 (모두보기)
2017년 영국 런던에서 학술 모임으로 시작한 단체. 오늘날 세계적으로 ‘돌봄care’이 마주한 다면적이고 심각한 위기 상황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결성되었다. 각기 다른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이들은 개인적, 학술적, 정치적 영역에서 개별적으로 또는 단체로 활동해왔다. 안드레아스 차지다키스Andreas Chatzidakis, 제이미 하킴Jamie Hakim, 조 리틀러Jo Littler, 캐서린 로튼버그Catherine Rottenberg, 린 시걸Lynne Segal이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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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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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모든 맛에는 이유가 있다>,<맛, 그 지적 유혹> … 총 8종 (모두보기)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학교에서 미디어 및 문화연구로 석사학위를, (인)문학의 위기 담론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런던대학교에서 사회과학 연구방법론 및 이론을 강의했고, 서강대학에서 대우교수로 재직하며 문화이론, 도시문화, 젠더, 테크놀로지에 관해 강의했다. 《맛, 그 지적 유혹》을 썼으며, 《돌봄 선언》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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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우리는 오랫동안 서로를, 특히 가난하고 취약한 이들을 돌보는 것에 실패했다!”
★★★★주디스 버틀러, 나오미 클라인 강력 추천★★★★★

놀랍도록 긴박하고 시의적절한 선언,
‘무관심한 신자유주의’에 대한 완벽한 해독제!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은 그동안 간과되었던 ‘돌봄’이라는 이슈를 비극적인 방식으로 조명했다. 간호사를 비롯해 수많은 의료계 종사자들이 코로나 방역 현장에서 적절한 보상 없이 사투를 벌이고 있으며, 요양시설, 장애인 거주시설, 교정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학교가 문을 닫는 동안 빈곤층 아동들은 결식 상태로 방치되었으며, 택배 노동자가 업무량을 견디지 못해 길에서 쓰러지고, 복지 제도의 사각지대 속에서 빈곤 인구가 방치되거나 고독사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재난의 위험은 불균등하게 분포되며, 소수자와 취약 계층에게 이 위험은 가장 먼저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온다. 돌봄 사각지대에 관심이 높아진 코로나 위기의 한가운데서 출판된 《돌봄 선언》은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보편적인 돌봄의 필요성을 선언한다.
2017년부터 ‘더 케어 컬렉티브The Care Collective’라는 이름으로 의기투합해 돌봄 문제를 연구하던 각기 다른 분야의 학자 다섯 명이 공동 집필한 이 책은 최근 수십 년간 심각해진 돌봄의 부재, 즉 무관심Carelessness이 세상을 지배하는 원인을 일차적으로 신자유주의에서 찾는다.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 많은 나라가 수익 창출을 앞세워 복지제도와 민주적 절차를 파괴했고, 기업들은 ‘셀프케어’를 내세워 ‘돌봄’을 개인이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상품으로 ‘돌봄’을 만들었다. 역사적으로 여성의 몫으로 전가되어 평가절하되었던 돌봄 노동은 상품화되지 않으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지만, 시장화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열등한 노동으로서 저임금과 낮은 사회적 지위에 묶여 있다. 자신과 같은 사람들, 가까운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자기 것 돌보기’는 집단화되어 극우 포퓰리즘이나 인종차별주의로 치닫기도 하고, 지구적 차원에서는 무분별하게 생태계를 파괴해 기후위기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 책은 현재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무관심의 기저에 있는 ‘상호연결성’에 주목한다. 다양한 삶의 영역들이 모두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서문에서 무관심한 세상과 시장, 국가, 공동체, 친족 순으로 범위를 좁혀가며 무관심의 일상화가 궁극적으로 인간관계의 친밀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다시 개인 간의 관계로부터 시작해 지구적 차원으로 규모를 넓혀가며 페미니즘, 퀴어, 반인종차별주의, 생태사회주의를 아우르는 대안을 모색하며 ‘보편적 돌봄’을 제안한다.

“돌봄을 우리 삶의 중심에 놓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우리의 상호의존과 연결, 그리고 돌봄의 양면성에 대하여

우리 사회에 만연한, 돌봄이 개인 차원의 문제라는 생각은 우리의 취약성과 의존성, 상호연결성을 인지하기를 거부하는 데서 비롯되며, 돌봄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냉담하고 무관심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돌봄 선언》은 인간은 어떤 형태든 돌봄에 의존하여 생존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상호의존interdependency은 인간의 존재 조건임을 주지시킨다.
이 책에서 ‘돌봄’은 가족 간의 돌봄, 돌봄 시설이나 병원에서 종사자들이 수행하는 직접적인 돌봄, 교사들이 학교에서 수행하는 돌봄, 그리고 다른 필수 노동자들이 제공하는 일상적인 서비스를 모두 포괄하는 확장된 개념이다. 그뿐 아니라 사물도서관, 협동조합 형태의 대안경제나 연대경제, 주거 비용을 낮추는 정책들, 화석 연료의 감축과 녹지 공간 확대를 위해 일하는 활동가들이 제공하는 돌봄도 포함한다. 즉 직접 누군가를 보살피는 ‘대인 돌봄’뿐 아니라 누군가의 안위를 염려하며 마음을 쓰는 ‘정신적 돌봄’과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이념과 활동에 참여하는 ‘정치적 돌봄’을 포괄한다. 돌봄은 모든 규모의 생명체에 활성화되어 있고 필요한 것으로서, 사회적 역량이자 복지와 번영하는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보살피는 사회적 활동이다.
물론 돌봄을 삶의 모든 규모에서 우선시하며 중심에 놓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사실 ‘돌봄’이라는 개념은 그 자체가 역설과 양면성으로 넘쳐난다. 가령, 어머니가 아이를 기른다거나 간호사가 환자를 돌본다거나 하는 경우를 떠올려보면, 살아 있는 생명체의 요구와 취약함을 전적으로 돌본다는 것은 어렵고 지칠 뿐 아니라 혐오스럽고 더러운 일이 될 수 있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과 염려는 다른 모든 감정과 마찬가지로 변하기 쉽고, 종종 개인적 만족감이나 인정 욕구 등의 정서적 상태와 부딪치거나 죄책감이나 수치심 같은 감정과 얽히기도 한다. 이러한 보편적 양면성을 전제로, 돌봄은 평등하게 배분되어야 한다. 목표는 사회 전체가 돌봄의 보람과 짐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돌보는 공동체는 민주적 공동체다!”
친족 개념의 무한한 확대와 민주적 지역 공동체의 강화

현 체제는 돌봄을 가능한 한 ‘가족’ 단위의 문제로 제한하려 한다. 전통적으로 가정에서 여성, 어머니가 수행해온 돌봄은 비생산적인 일로 여겨졌고, 시장화되어 임금노동 영역에 들어온 후에도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 특히 가난하거나 유색인종이거나 이민자인 여성의 몫으로 남아 있다. 그동안 공동체의 다른 여성들이나 페미니스트 연대를 통해 집단에서 돌봄을 실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음에도 여성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최근에는 성소수자나 선택 가족, 대안 가족 형태를 소외시킨다는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전통적 가족주의에 기반한 사회안전망이 다양한 가족 구성을 포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저자들은 의미의 범주가 훨씬 넓은 돌봄 개념이 필요하다며, 퀴어 문화에서 성적 분방함을 뜻하는 ‘난잡함promicuity’의 긍정적 의미를 차용해 ‘난잡한 돌봄’을 제안한다. 이는 실험적이고 확장적인 방법으로, 차별 없이 돌봄을 배가하는 것을 뜻한다.
한편 줄어든 공공 자원, 사람보다 이익을 우선시하는 문화, 개인에 집중하도록 하는 사회·정치적 분위기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공동체적 결속을 와해했다. 우리가 살고 활동하는 지역 공동체, 이웃, 도서관, 학교, 공원, 사회 네트워크, 우리가 속한 다양한 집단 등의 환경에 따라 돌봄 문제는 다르게 형성된다. 이 책은 돌보는 공동체를 만드는 네 가지 핵심 특성으로 상호지원, 공공 공간, 공유 자원, 지역민주주의를 꼽으며 각각의 특성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는지를 살핀다. 그리고 이를 위해 시간과 재정 자원과 구조적 지원이 모두 필요하다는 사실을 부각한다.

‘우리와 같은’ 사람들에 대한 돌봄이 아닌, ‘다름’을 넘나드는 돌봄
돌보는 국가, 돌보는 경제를 넘어 초국가적·지구적 차원의 돌봄 연대를 상상하며!

이 책의 목표인 보편적 돌봄을 성취하려면 국가 또한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국가는 기업의 이익 추구, 심화되는 불평등과 종족민족주의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돌봄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저자들은 전후 케인스주의가 상정한 복지국가를 계승하되 성차별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위계를 제거하고 반이민, 외국인혐오와 맞서며 공공서비스와 민주적 참여를 증진하는 돌보는 국가를 그린다.
그리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시장의 힘과 영향 범위를 규제하고 돌봄 활동에 작용하는 문화적·법적 규칙들을 다시 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협동조합과 인소싱부터 핵심 서비스의 국유화에 이르기까지 탈물신화, 재규제, 시장의 지역화 그리고 더욱 민주적이고 사회화되고 평등한 소유의 형식을 도모한다. 동시에 경제의 핵심 영역을 탈시장화하고 통제를 벗어난 돌봄 인프라의 사유화와 금융화에 맞서야 한다고 말한다.
일련의 돌봄 구상은 진보적인 지방자치와 국가를 구축하는 데서 더 나아가 초국가적 기관들과 글로벌 네트워크와 동맹을 추구하며 지구적 차원의 생태사회주의 대안으로 도약한다. 이를 통해 도달하게 되는 ‘보편적 돌봄’이란 돌봄이 가정뿐 아니라 친족에서 공동체, 국가, 지구 전체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우선시되고 중심에 놓이는 사회의 이상이다. 이렇듯 돌봄 역량을 증진하도록 사회적·제도적·정치적 장치들을 발전시켜 보편적 돌봄이 상식으로 여겨지며 자연스럽게 실천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돌보는 정치와 만족스러운 삶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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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na 20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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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 을 미신처럼 신봉하는 이들- 그것이 자조적이든, 위악적인 것이든, 자포자기한 것이든 확신에 의한 것이든 관계없이- 에게 일독을 권한다. 읽고나면 ‘각자도생‘ 이란 결국, 생존방식이 아닌 죽음의 방식이며 ‘보편적 돌봄‘ 이 강조되기 위한 역설이었음을 알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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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terotopia 202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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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저항운동은 세상의 균형을 바꾸거나 그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에코페미닌한 사유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처럼 보일 때도 있겠지만, 논거가 될 사례들이 적절히 등장한다. 입문서로서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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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a 202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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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때 교수님(역자 정소영 선생님!) 수업으로 버틀러를 처음 만났습니다. 버틀러가 추천사를 남김 <돌봄선언> 번역을 선생님이 하셨어서 괜히 반갑고 더 좋습니다. 선생님 수업 다 정말 좋았어요. 선생님 버프 전통적 돌봄이 아닌 새 형식의 돌봄에 대한 관심 때문에 바로 누릅니다.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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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언 202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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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의존에 기반한 돌봄을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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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천예진 202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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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선언

-새로운 패러다임?

책은 여러 명의 저자가 공동집필한 책이다. 그런 까닭에 책 속에는 개인을 지칭하는 ‘나는’이라는 표현이 아닌 ‘우리’라는 표현이 종종 등장한다. 이들은 2017년부터 더 케어 컬렉티브라는 조직으로 함께 했다고 한다.(p192) 이번 책은 이들이 함께 돌봄이라는 주제 안에서 전인류가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측면의 문제의식들을 연구하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그 결과물로 이번 책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책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을 적으려고했는데 그보다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어 잠시 숨을 고른다. 책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적어가는 글은 오로지 개인의 주관적인 사견에 의한 것임을 먼저 밝혀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적어도 이번 책에 대해서는 이 부분을 다시한번 적고 가야 마음이 편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모든 개인의 자유로운 사유에는 다소의 주관적 편견이 포함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타인을 향한 배타적 편견이 아닌 나를 향한 개선의 여지가 필요한 편견이어야 할 것이다.






책은 어렵다. 돌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책치고는 무척 어렵다. 그도 그럴것이 이 책은 오로지 돌봄과 돌봄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만 언급하지 않는다. 책은 돌봄에 관련된 다양한 측면에(사회 경제 및 정치와 소외된 계급포함) 대해 분석적으로 접근한다. 그것이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느꼈던 메리트였는지도 모른다.

책의 전체 내용 중 가장 앞부분에 실린 부분은 이들이 함께 생각을 모아 제창한 ‘서문’이었다. 서문은 전체 책 분량의 대략 1/5가량의 분량을 차지한다. 개인적으로 서문에 대한 느낌은 다소 격양된 분위기와 자극적이며 저돌적이다? 라는 몇 개의 단어적 표현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실제로 책 속에는 부유한 자와 소외된 자(이는 마치 사회주의 계급투쟁에서 유산자와 무산자와 즉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의 비교를 각인시키는 듯한 표현인 듯했다) 불공정, 불평등, 착취와 폄훼와 같은 표현들이 자주 반복되고 있다.

특히나 착취와 폄훼라는 표현의 잦은 반복이 내게 더 많은 생각을 안겨다 주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서문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혁명’이 생각났던 까닭은 그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더욱이 책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을 시작으로 우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근저에 깔려 있음을 생각하게 되는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한다. (좌파적 입장에서의 돌봄 정치에 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때문에 딴은 읽는 이의 명징하고 객관적인 사유의 과정이 개입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다. 물론 개인적인 판단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차치하고서 신자유주의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 기록을 찾아보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대출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쉽지는 않아보인다. 이 글은 아마도 여러번 수정을 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지 않을까 싶은 이유가 바로 이 안에 있다.






어쨌든 책의 서문은 그렇게 날선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뒷부분에 등장하는 내용은 조금은 유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저자 아니 이들 단체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돌봄의 개념을 개인 혹인 가족 친족과 같은 한계성을 가진 범위로 한정 짓는 것이 바로 신자유주의 개념에서 나온 불합리한 개념이고, 이는 퇴출되어야 마땅한 잘못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사회적 혹은 개인적 돌봄이 의미하는 범주를 확장 시켜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인간과 인간 즉 돌봄을 제공하는 이와, 제공받는 이들의 관계는 반드시 수평적이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관계와 과정을 평가절하하지 않아야 할 것, 돌봄의 관계를 금전적인 노동의 금전적 대가로만 판단하는 시장경제 및 신자유주의 개념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들은 새로운 돌봄의 페러다임을 위해 지역공동체와 국가와 국가 사이에도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물론 이 부분에서는 성적 소수자에 대한 입장도 포함되어 있다.






지역공동체와 국가의 돌봄과 관련해서는 서문과 본문에서 강조되고 있는 내용으로 ‘난잡한 돌봄’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퀴어와 관련된 의미에서 출발한 이 난잡한 돌봄의 의미는 한 곳에 국한된 돌봄이 아닌 공동체 안에서 안전을 확보하면서 케어 가능한 돌봄의 의미로 재해석된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여전히 그들이 주장하는 난잡함의 돌봄 개념은 표현 자체만으로 무리수로 다가오기도 하는 부분이다.



---“난잡함이란 더 많은 돌봄을 실천하고 또 현재 기준에서는 실험적이고 확장적인 방법으로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난잡하다’는 것은 또 ‘차별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고, 우리는 돌봄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p82






각설하고 책은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해줄 많은 이들의 이론들과 사상 및 각국의 실례를 증거로 싣고 있어 독자들에게 객관적 혹은 일정부분 주관적인 가치판단을 유도한다. 노동의 대가 수단만으로 삼지 않으며 경제적 우위만을 따지지 않은 방법으로 접근해야, 이들이 주장하는 ‘신 유토피아적’ 돌봄 시스템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돌봄의 범주를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 인간과 정치에 한하지 않고 더 나아가 동물과 대자연을 품은 지구환경에 이르기까지 확장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나름 설득력 있어보인다. 이들이 꿈꾸고 주창하는 ‘돌봄의 확장개념’은 말그대로 무한대로 넓으며 그 한계가 없어보인다.






책의 내용과 성격을 잘 대변해줄 것 같은 몇 개의 문장을 함께 싣는다.






“돌봄의 위기는 지난 40년 동안 특히 심각해졌는데, 이는 많은 나라가 수익 창출을 삶의 핵심 원리로 보편화하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원칙을 받아들이면서다.…(이하생략)” -p13



“보편적 돌봄이란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 모든 돌봄이 우리의 가정에서뿐 아니라 친족에서부터 공동체, 국가, 지구 전체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우선시되는 것을 의미한다.” -p41



“돌보는 경제에 대한 우리의 비전은 또 시장 확장에 대한 신자유주의 의제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경제를 오로지 시장현상 하나로 축소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들과도 반대된다”-p135



“…… (앞부분 생략)‘보이지 않는 손’이 아닌 ‘보이지 않는 심장’을 생각해야 한다. 즉 우리는 돌봄과 연민의 힘이 시장화된 개인의 이기심보다 항상 앞서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의 보편적 돌봄 모델은 이러한 경제적 모순의 해소를 향한 가장 중요한 단계다.”-p143

이제 정말 마지막이다. 전체적으로 번역물이기 때문에 매끄럽지 못한 번역투의 긴 문장들이 눈에 자주 띈다. 잘못된 문장도 있었다.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는 새삼 돌봄과 사회 정치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끌어낼 수 있는 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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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usty 202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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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지난 28일 ‘돌봄선언: 상호의존의 정치학’이란 책을 소개하면서 코로나로 그동안 소홀했던 ‘돌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수십년간 방치된 돌봄 인프라와 돌봄 경제에 대응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며 “돌봄에 대해 교육하고 돌봄 역량을 확장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 주 4일제 등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도했다.
이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논리와도 맥이 닿는다. 돌봄경제는 기존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논리와 돌봄의 논리는 양립하기 힘들다”며 이른바 ‘비시장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4일제는 이러한 ‘비시장적 가치’의 하나일 수 있다."

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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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202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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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퀵서비스


여러분의 기억 속으로 책을 배달해드리는 2분 퀵서비스!

코로나 이후의 사회는 예전과 같을 수 없다고 말들은 많지만 정작 그 뒤에 어떤 사회가 도래할지 또는 도래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람은 적은 것 같습니다.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봐야 하는 좋은 시점이지만 동시에 그에 대한 해답은 없는 상태죠. 이 책을 지은 운동단체인 더 케어 컬렉티브는 그 답이 ‘돌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오랜 시간 동안 돌봄의 가치가 잊혀왔다고 봅니다. 내 것만 우선하고 그 ‘내 것’을 돈으로 측정하고 내 모든 활동을 ‘내 돈’을 더 많이 모으는 데 치중하다 보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돌봄이 사라져 버리거나 서비스 상품으로 전락해버렸다는 것이죠. 그 악영향은 실질적인 가족의 해체에서부터 시작해 노인이나 환자 등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소외와 지구 북반구와 남반구 사이에 발생한 전 지구적 불평등과 환경파괴로까지 연결됩니다.

돌봄이 사라진 시대에 발생한 악영향을 치유하기 위해, 우리는 돌봄을 복원해야 합니다. 가족에서 지역공동체에서 국가에서 세계에서 그리고 환경에서 돌봄의 가치를 인지하고 돌봄을 실천하면, 느리지만 조금씩 그리고 이게 쌓여서 아주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의 기초를 담은 포고문인 더 케어 컬렉티브의 돌봄선언입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꼽은 키워드는 상호의존성입니다.

인간에게 돌봄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옛날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그러니까 본성적으로 사회적이라는 말도 한 적이 있는데요. 이 말은 약간 추상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돌봄선언의 저자들인 더 케어 컬렉티브는, 적어도 제가 보기엔 인간은 삶의 어떤 순간이든 결핍을 지니고 있고 그 결핍이 항상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본주의적으로 재편된 현대 사회의 구조는 그 결핍들 중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영역만 보충해주고, 그렇지 않은 곳은 ‘쓸모없다’거나 ‘불필요하다’는 이유로 내버려 두거나 심지어 비난하는 분위기까지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실직의 위험을 마주한 사람에게 ‘노력하지 않고 게을러서 그렇게 됐다’고 욕하고, 의료 서비스를 상업화해 천문학적인 액수의 치료비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그 의료비를 모두 부담하도록 강제하고요. 옛날이야기가 아닙니다. 자기 나라 사람에게 더 접종해야 한다는 이유로 백신을 필요 이상으로 사재기해놓은 선진국들 때문에, 미처 백신을 사지 못했거나 살 돈이 없는 국가들은 인구 대비 접종률이 여전히 10%를 밑돌고 있습니다. 그러다 이런 데서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기라도 하면,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는 듯 ‘백신 안 놓고 뭐했나’라며 비난을 퍼부을 준비가 되어있는 것처럼 보이고요.

돌봄선언을 쓴 사람들은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려면 정치의 원리를 투자나 수익이나 자기보존에서 돌봄으로 바꿔야 한다고, 공적인 기구 즉 국가나 공적 성격을 띤 조직이 이 돌봄을 담당해야만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실업이 늘어나면 실업자 당사자뿐 아니라 우리 또한 불안해집니다. 실업자들 때문에 불안할 뿐 아니라 내가 실업자가 되면 어쩌지 하면서 불안해합니다. 의료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으면 아프지 않으려 또는 아플 때를 대비해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하니 불안해집니다. 그 불안에서 수익을 보는 어떤 사람들은 그 불안조차 돈벌이 수단으로 삼습니다. 국가가 백신 이기주의를 부르짖으면 변이는 끊이지 않고 영원히 나올 것이고, 그러면 우리 또한 영원히 마스크를 벗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우리의 불안과 안정은 나의 노력으로만 달성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상호의존성의 의미입니다. 이 상호의존성 때문에, 우리의 마음을 놓기 위해서 서로를 돌봐야만 합니다. 이것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콘텐츠,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이 책과 함께 읽으면 더 좋을 책은 미국의 정치철학자 웬디 브라운의 민주주의 살해하기 입니다. 오늘 우리가 본 책 돌봄선언이 상호의존성을 강조하며 서로 돌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가치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민주주의 살해하기는 이런 상호의존성을 파괴하는 이른바 신자유주의라는 문화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사람들을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게 하는지, 이런 문화가 지구촌 사회에 자리 잡은 과정과 그 결과를 이론적으로 추적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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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ja309 202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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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을 주든지, 돌봄을 받든지... 아동돌봄, 환자돌봄, 노인돌봄 등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돌봄을 통해 우리는 돌봄이 누구나 경험할 수밖에 없는 삶의 일부임을 안다. 그러나 이 책은 돌봄이 더 큰 개념이며, 누구는 제공하고 누구는 받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의존하는 관계라고 말한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돌봄의 붕괴는 사회, 국가, 지구 전체의 위기를 초래한다. 그동안 여러 핑계로 사회적 무관심을 정당화하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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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kidol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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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관점에서 사회의 순환구조나 작동원리, 별 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지금과 같은 시국에는 이런 양극화나 불평등 사회의 모습이 표출하거나 또 다른 형태로 사회문제를 야기하며 다양한 사람들에게 어떤 지향점을 갖고 사회가 이뤄져야 하는지, 이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책에서 말하는 내용은 간단하다. <돌봄 선언> 이라는 말처럼 우리가 알고 있지만 외면하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언급하며 이들에 대해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며 보호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문제의식과 해결방안에 대해 질문하고 있는 것이다.




책에서도 코로나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해 조명하며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큰 단위에서의 선진국과 개도국의 차이, 보건 분야가 새로운 국제이슈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자국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주체들, 그리고 일반적인 관점에서도 가진 자는 일정한 케어가 가능하지만 사회적 약자들은 그대로 노출되며 또 다른 위험과 고통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해당 문제에 대한 인식 공감과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책 마련이 절실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막막하게 느껴지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이 모든 단위나 가치들을 차치하더라도, 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반드시 도와야 하며 해결방안을 마련해 내야 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고 새로운 형태의 정책발의나 다양한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문제해결을 위해 공생적 사고를 갖는 순간, 아주 사소한 단위에서부터 변화는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약자라는 인식이나 생각에 대해선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영역이나 대상에 포함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면 지금과 같은 시대정신이나 과제에 대해서도 다가가며 더 나은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돌봄 선언> 이라는 말처럼 이제는 다양한 영역에서 해당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사람 위에 사람 없다는 말처럼 인간학 자체에 대한 논의와 이를 실무적 과정에서 더 나은 방향성으로 끌어낼 수 있다면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며, 동시에 살아가는 이유와 삶의 목적, 당위성 등에 대해서도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도출을 이루게 될 것이다. 책을 통해 배우면서 너무 멀리서 인식하거나 공감하기보단 우리 주변에 있는 부족한 사람들, 약자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책이 주는 유의미한 가치를 제대로 전해받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소 진부하게 들리며 지루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에 대한 언급, 읽으면서 판단해 보자.



누니 202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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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이라는 것이 예전의 직접적인 의미에서 지금은 다양한 사람들을 다양한 기준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실행되고 있는 것 같다.

돌봄이란 어린이나 나이가 많은 노인들을 챙겨주는 행동에서

정서적, 심리적으로 도움, 지원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과 지원을

주는 정책도 많아진 것 같다.



돌봄이라는 것이 예전에는 여자의 일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남녀평등의 사상이 많이 개선되고 관련 정책들도 생겨나서 여자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랜관습이라 할수 있다.



또한 돌봄이라는 것은 삶을 위해 매우 중요한 순위가 아니었다. 하지만 돌봄이 직접적으로 당장 필요한 경우들이 많다. 그래야 삶이 문제없이 영위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예전보다 돌봄이라는 것이 삶에서 우선순위가 되어가고 있다.



돌봄이라는 것이 가진자가 어려운 자를 돌보는 행위로만 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돌봄이라는 것은 긍정적으로는 케어를 받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현실적인 상황에서는 부유층들이 본인이 하기에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효율적이지 않다면 돌봄을 받는다. 예를 들면 기사나 가사도우미들에게 도움을 받는것도 돌봄인 것이다. 하지만 돌봄을 받는 사람들의 인성이 돌봄을 행하는 사람들의 복지,월급등에서 보여진다고 한다.



돌봄이라는 것은 앞으로도 많은 부분에서 많은 영향력을 가지며 성장할것이다.

그래서 관련된 정책이나 제도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발전시켜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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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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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혹시 보셨나요? <돌봄 선언>을 읽어 보니 이 영화가 떠오르더군요.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복지 제도가 사람을 더 비참하게 만드는 모순적인 상황. 과연 이러한 상황을 영화로만, 또는 영국의 상황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요? 사실, 우리나라에도 돌봄 부재 상황이 있었습니다. 서초구 고독사 사건, 용현 화재 사건 등등... 마음이 착잡하기만 합니다. 왜 이런 비극적인 일들이 발생한 걸까요?






<돌봄 선언>에서는 이윤과 성장, 국제경쟁을 중요시하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로 인해 무관심의 결과 이 상황을 초래하였다고 합니다. 한나 아렌트의 용어를 빌려 우리가 일상적으로 행하는 무관심이 구조적 수준의 평범함에 젖어 들어 무관심이 지배하는, 즉 돌봄의 부재로 귀결 되었다고 지적하고 있어요. 그리하여 “한마디로 우리는 오랫동안 서로를, 특히 가난하고 취약한 이들을 돌보는 것에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있어요.

그리고 돌봄의 결여를 바로 잡기 위해 상호의존성을 인지하고 포용하는 보편적 돌봄을 주장합니다. 돌봄이 삶의 모든 수준에서, 가정·친족·공동체·국가·지구 전체 등 모든 영역에서 우선시되고 중심에 놓여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어요. 코로나 팬더믹으로 돌봄의 위기가 여실히 드러났는데 돌봄을 중심에 세워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겠어요. 이제는 연대해야 할 때겠죠. 그동안 사회복지사로서 돌봄을 개인적 측면에서 또, 대인 돌봄으로만 생각했는데 <돌봄 선언>으로 거시적인 시각으로 돌봄을 바라볼 수 있었어요. 앞으로는 더 이상 돌봄의 부재 사건 소식이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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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아로하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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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돌봄영역에서의 논제를 제하고서라도 돌봄은 꾸준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입장의 동일함에서 오는 경우여서 돌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모르겠지만 노년, 부양과 질병, 돌봄 등 여러가지가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기사화되는 내용과 더불어 질병, 돌봄, 노년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하는 모임에서 내는 글들을 찾아 읽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돌봄선언'이라는 제목을 보고 읽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실보다는 외국의 이론으로 다가오는게 아닌가 싶어 우려스럽기는 했지만 다양한 내용을 접하면 고민이 더 풍부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표지에 적힌 '무관심한 신자유주의'에 대한 완벽한 해독제라는 말처럼 현 시대적 맥락에서 돌봄을 중심에 두고 탈자본주의적 대안의 구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돌봄은 사회적 역량이자, 복지와 번영하는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보살피는 사회적 활동이다.

무엇보다도 돌봄을 중심에 놓는다는 것은 우리의 상호의존성을 인지하고 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p.17

책에서는 광범위한 분야의 사상가들과 활동가들을 참고해 우리가 생각하는 돌봄에 관해 설명합니다. 개념을 거쳐 이를 이론화, 개념화까지 진행하면서 돌봄이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구성 원칙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돌봄이 공동체를 유지하고 모든 종류의 돌봄에 대해 공동의 책임을 지는 사회적 이상을 '보편적 돌봄'이라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가족과 시장에 돌봄을 의지하고 있는데 돌보는 공동체를 조성하기 위해 설명을 아끼지 않습니다. 돌보는 공동체를 위해 상호지원, 공공공간, 공유자원과 지역민주주의등 4가지를 핵심적으로 선결 조건으로 들고 있는데 지역민주주의에서 지방자치, 민주적돌봄이라는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지역돌봄 네크워크 구축과 같은 맥락인 듯 싶습니다.

돌봄선언은 '보편적돌봄'이라는 퀴어-페미니즘-반인종차별주의-생태사회주의의 정치적 비전을 제안한다.

보편적 돌봄은 직접적인 돌봄노동뿐만 아니라 타인들과 지구의 번영에 대해 관여하고 염려하며 공동으로 책임을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덧붗이는글 p.177

광의적 의미에서 돌봄에 대해 고민의 폭을 넓혀 주는 내용입니다.

'돌봄위기에 대해 공부하고 논의하던, 각기 다른 전공 분애에서 연구하고 활동하는 저자들이 공동집필한 책'이라는 옮긴이의 해설처럼 다양한 시각을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깊은 고민을 위해 관련 분야의 도서와 인터뷰등을 통해 공부를 해야 할것같습니다.


참, 지금 출판되는 책의 트렌드같지만 읽는 이들을 위해 중요한 단락을 크게 키워 가독성을 높였습니다.


#돌봄선언 #니케북스 #보편적돌봄

#공동체의진정한의미 #신자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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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페이퍼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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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2-09-06메뉴
[돌봄 선언] 서문 밑줄



돌봄의 위기는 지난 40년 동안 특히 심각해졌는데, 이는 많은 나라가 수익 창출을 삶의 핵심 원리로 보편화하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원칙을 받아들이면서다. 이는 곧 금융자본의 이익과 흐름을 조직적으로 우선시하는 반면 복지국가와 민주적 절차와 제도들을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것을 의미했다.
우리가 보아왔듯이 이런 종류의 시장 논리는 현재 팬데믹 통제역량을 현저히 줄어들게 한 긴축정책으로 이어졌다. 많은 병원이 의료 종사자들에게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개인용 보호장구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방치된 것이다.
그러나 돌봄과 돌봄 노동의 폄훼에는 더 오랜 역사가 있다. 돌봄은 대체로 여성, 여성적 또 ‘비생산적‘ 이라고 여겨지는 돌보는 직업과 연관되어 오랫동안 평가절하되어왔다. 그래서 돌봄 노동은 변함없이 저임금과 낮은 사회적 지위에 묶여 있었다. 고도의 훈련을 거친 엘리트 계층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지배적인 신자유주의 모델은 단순히 더 오래된 평가절하의 역사를 이용해 불평등을 변형하고 재구성하고 또 심화했을 뿐이다. 어찌 됐든, 신자유주의 주체의 원형은 타인과의 관계를 경쟁과 자기 향상의 틀 안에서만 추구하는 기업가적 개인이다. 그리고 사회조직의 지배적인모델은 협력보다는 경쟁에 기반을 둔 형태로 나타났다. 다시 말하면, 신자유주의는 돌봄의 효과적인 실천을 수행할 수 없고 돌봄에 관한 개념도 없다. 이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다.
팬데믹은 우리 대부분이 제대로 돌봄을 제공하지 못하고 또 받지도 못하는 결과를 낳은 신자유주의 시장에 의해 자행된 폭력을 극적으로 드러냈다. 우리는 오랫동안 낯선 사람들이나 우리와 거리가 먼 사람들은 돌보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도록 부추김을 받으면서, 가장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돌볼 수 있는 역량마저 위축되었다. 놀랍지 않은 일이지만, 우익과 권위주의 정부의 포퓰리즘이 유혹적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되었다. 무관심한 세상에서 산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들과 견디기 어려운 집단적 불안을 내포함을 감안하면, 쉽게 부추겨졌던 것이다. 방어적 이기심은 이런시기에 번성한다. 안전과 안락에 대한 감각이라는 것이 매우 예민해지면, 다른 사람은커녕 자신을 돌보는 것도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돌봄 성향을 ‘우리와 같은사람들‘을 향하도록 재설정하고 재조정하는 전체주의, 민족주의, 권위주의 논리에 돌봄이 가려졌고 또 계속 가려지고 있다. 다름을 배려하고, 또는 더욱 확장된 형태의 돌봄을 개발하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공간들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의 잘 알려진 용어를 빌리자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행하는 무관심이 구조적 수준의 ‘평범함banality‘에 젖어들고 있다. 익사한 수많은 난민이나 거리에 점점 많아지는 노숙인들에 대한 뉴스를 듣는 것은 일상이 되어버렸다. ‘돌보지 않는‘ 행위 대부분은 무의식중에 일어난다. 우리 대부분은 필요한 돌봄을 받지 못한 채 고통받는 타인들을 보는 것을 즐긴다거나 가학적 파괴적 충동을 공유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적으로 한계 지어진 돌봄 역량과 실천, 그리고 돌봄에 대한 상상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묻는다. 우리가 돌봄을 우리 삶의 중심에 놓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 선언문에서 우리는 돌봄을 전면에 내세우고 중심에 놓는 정치가 시급하다는 것을 주장한다. 우리가 말하는 돌봄은 ‘직접‘ 누군가를 보살피는 것, 즉 다른 사람에게 육체적·심리적 도움을 직접 제공하는 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물론 이런 차원의 돌봄도 중요하고 긴급하지만 말이다. (15-16%)
‘돌봄‘은 사회적 역량이자, 복지와 번영하는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보살피는 사회적 활동이다. 무엇보다도 돌봄을 중심에 놓는다는 것은 우리의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y을 인지하고 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선언문에서 ‘돌봄‘이라는 단어를 가족 간의 돌봄, 돌봄 시설이나 병원에서 돌봄 종사자들이 수행하는 직접적인 돌봄, 교사들이 학교에서 수행하는 돌봄, 그리고 다른 필수 노동자들이 제공하는 일상적인 서비스로서의 돌봄을 모두 포함하는 확장된 개념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또 돌봄은 사물도서관Library of things, 협동조합 형태의 대안경제나 연대경제, 주거 비용을 낮추는 정책들, 화석 연료의 감축과 녹지 공간 확대를 위해 일하는 활동가들이 제공하는 돌봄도 포함한다. 돌봄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개인적 능력이다. 이 능력은 이 지구상에 사는 대부분 사람과 생물체들이 번성하고, 지구도 함께 번성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적·사회적·물질적·정서적 조건을 마련한다.
이 선언문에서 취한 우리의 접근 방식은 돌봄을 모든 규모의 생명체에 활성화되어 있고 필요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우선, 우리의 선언문은 현재 무관심의 지배가 어떻게 모든 규모의 삶을 가로지르며 연결되어 있는지 그 속성을 진단한다. 우리는 기후위기를 유발하는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와 사람보다 이익을 우위에 두는 경제로부터 출발해, 무관심한 국가와 공동체를 거쳐, 무관심의 일상화가 궁극적으로 인간관계의 친밀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목적의식을 가지고 살펴본다. 그러고는 다시 개인 간 관계로부터 시작해서 지구적 차원으로 규모를 넓혀가며 살펴본다.
이러한 여정은 현재 우리가 처한 무관심 상태에 대안이 될 만한 돌봄 체계에 대한 윤곽을 그리기 위함이다. 이렇듯 다양한 규모를 넘나드는 구성을 택한 이유는 우리의 돌봄 역량이 상호의존적이라는 것과 무관심한 세상에서는 발휘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관습적으로 돌봄으로 여겨지는 실천들, 예를 들면 양육과 간호 같은 행위에 대해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양쪽에ㅡ즉 우리 모두에게-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적절한 돌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돌봄이 역량과 실천으로서, 평등을 기반으로 교육되고 공유되고 사용될 때 가능하다. 돌봄은 ‘여성의 일‘이 아니다. 착취되거나 평가절하되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또 왜 사회적 무관심이 삶의 수많은 영역을 구성하고 장악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면서 돌봄 위기의 속성을 진단한다.
그런 후 과거의 예와 현재 상황과 미래의 가능성까지를 참고하여 상호연결된 돌봄체계를 상상해보고 그 밑그림을 그림으로써 해결책을 제시한다. 내일의 정치를 발전시키길 희망한다면 돌봄의 상호의존성에 관한 재고가 오늘날 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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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9메뉴


지난해 나를 가장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던 말 중 하나가 ‘문제인 걸 알고 있지만, 여기서 그렇게 열을 내면서 말한다고 해도 바뀌지 않아요’였다. 두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1) ‘여기’서 바뀌지 않는 이야기는 ‘여기’서 굳이 꺼낼 필요가 없는 이야기가 될까, 그리고 2) 이미 ‘안다’는 건 무엇을 안다는 것이며, 이미 ‘안다’고 전제하는 이야기는 당연하다는 이유만으로 그저 덮어두어도 되는가. 가령, 나는 「아이 10명 중 6명은 낮에 부모가 돌봐…육아부담 15년 만에 최고」(연합뉴스 2021년 11월 29일) 기사가 ‘가임 기혼여성의 출산 (계획) 기피’로 마무리되는 것을 보았고(출생율 지적), 「“누가 아이 안 낳는지 밝혀졌다”.. 70년대생 직장인 여성 20% ‘무자녀’」(매일경제신문 2022년 1월 23일) 기사를 보았다. 구태여 보도를 가져오지 않더라도 결혼, 출산, 육아휴직에 관한 선거 후보들의 공약은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이렇듯 관심의 대상인 출생율에 관해, 언론에서 언급하고 정부에서 지원하고 공직자들이 공약을 내건다고 해도 현실 출생율의 증가는커녕 감소를 둔화시키긴 했는가? 그래도 계속 그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실의 즉각적인 시정을 위해서인가 현실에서의 보다 나은 가능성의 모색과 기약을 위해서인가. 이 모든 물음표들과 수사의문문들을 차치하고, 더 간단한 답을 내려 보자. 이야기가 계속되는 이유는?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문제라서다. 들어가는 문단이 길었지만, 오늘 내가 다루는 책이야말로 아주 오랜 시간 “여성적 또 ‘비생산적’(『돌봄 선언』 14, 이하 쪽수만 표기)이며 “여성의 일”(19)로 알아왔고 그래서 덮어두고 얘기하려 들지 않았던 돌봄에 관해 인식적·실천적 지평의 급진적인 확장을 선언한다. 더 케어 컬렉티브(돌봄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 2017년 영국에서 결성된 단체)의 『돌봄 선언: 상호의존의 정치학』(정소영 옮김, 니케북스, 2021)은 제목이 알려주듯 돌봄에 대해 ‘선언’한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돌봄의 결여를 확산시켰고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운을 떼는 이 책은 개인이 개인과 맺는 관계에서부터 전 지구를 대하는 관계에 이르기까지 팽배한 “무관심의 지배”(18)에 맞선 대안의 윤곽을 그리고자 시도한다. 저자들은 돌봄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개인적 능력”(18)임에도 “너무 많은 돌봄 요구”(82)가 “너무 오랫동안 ‘시장’과 ‘가족’에 의존해 해결”되어 왔다고 지적한다.




『돌봄 선언』을 읽다보면 돌봄이라는 도탑고 따뜻하고 포근하고 왠지 엄마가 떠오를 것 같고 동시에 필요한 행위지만 돈 벌고 먹고 사는 일보단 엄청 더 중요한 것 같진 않고 나도 하긴 할 순 있으나 막상 또 하려면 조금 성가시거나 품이 많이 들 것 같다고 여겨지는 이 단어와 행위가 얼마나 급진적이고 포괄적인 가능성의 역량으로 심화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돌봄에 대해 쉽게 떠올릴 직접적인 대인 돌봄에서 더 나아가 “복지와 번영하는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보살피는 사회적 활동”(17)까지로 개념을 확장한다. 그리고 “난잡한 돌봄의 윤리”(80)를 주창하고 “보편적 돌봄”(41)을 구체화한다. ‘난잡한 돌봄’은 돌봄이 모든 규모의 사회 영역에서 개인이나 가족 단위를 넘고 더욱이 인간을 넘어 비인간에게까지도 차별 없이 실천되어야 함을 의미하고, ‘보편적 돌봄’이란 “돌봄이 삶의 모든 수준에서 우선시되고 중심에 놓이는 사회적 이상”(41)을 뜻한다.




저자들은 난잡한 돌봄과 보편적 돌봄이 가능한 지구와 미래를 그릴 대안을 정치, 친족, 공동체, 국가, 경제로 나눠 짚어간다. 선언과 주장 곳곳에는 선례가 될 만한 주로 유럽과 미국, 간혹 남미에서의 연대와 돌봄의 실천들이 등장한다. 무엇보다 『돌봄 선언』에서 인상적인 건 돌봄과 시장의 관계를 불신하는 대목들이다. 요컨대 ‘돌봄의 중요성을 이미 알기 때문에 돌봄 노동의 가치를 임금 인상의 방식으로 이어가자’와 같은 생각은 이 책의 관점에서 아주 순진하고 편협한 대안에 지나지 않는다. 서로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돌봄 노동의 저평가와 착취를 더욱 악화시킨 원인으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겨냥하는 이 책은 “돌봄과 자본주의 논리는 타협할 수 없다”(142)고 강력히 설파하며 돌봄 인프라의 탈시장화와 “모든 생애주기에서”(120) 돌봄을 “거의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국가를 요망한다.




누군가에게는 『돌봄 선언』의 부분부분들이 조금 과격하고 비약적으로 느껴진다고 하겠지만 오히려 이것이 ‘선언문’이기에 가능한 범위라고 생각하며, 더군다나 “주4일제 캠페인”(125)이나 “협동조합과 인소싱부터 (…) 시장의 지역화”(156) 등과 같이 우리네 일상과도 멀지 않은 실천적 대안들도 곳곳 있고, 더더욱이나 돌봄이 이토록 광대한 사회·정치적 현안들로 증식될 수 있다는 건 기존에 우리가 쉬이 안다고 믿은 돌봄에 대해 재고하게 한다.




다시 이 글을 열었던 내 이야기로 돌아가본다. 안다고 믿는 건 많은 걸 덮어버린다. 게다가 그렇게 덮어버림으로써 더 많은 걸 볼 수 있고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재단한다. 돌봄을 손쉽게 안다고 치부하고 덮을 때 주4일제 노동 같은 피부에 더 와닿는 논의로 뻗어나갈 가능성을 잃는다. 또한 문제는 계속해서 떠들어야 한다. 그게 지금 여기서 당장 시정되지 않을지라도 문제라는 이유는 그자체만으로 떠들 수 있어야 한다. 팬데믹 이후 돌봄이 결여나 공백과 짝을 지어 이야기 터져 나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좌시했던 또는 알고 있다고 생각해 좌고우면했던 태도의 수면 아래에서 더 많은 문제들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돌봄 선언』은 그간 사적 영역이나 시장으로 내몰렸던 돌봄이 여성을, 이주민을, 글로벌 사우스를, 환경을 그리고 지구를 어떻게 무관심의 영역으로 덮어버렸는지를 통탄한다. 저자들은 돌봄의 어려움을 완전히 없앨 수 있다는 전망에는 회의적이지만, 그 어려움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는 긍정적이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열을 내고 말하고 떠들 것이다. 이건 단지 내가 돌봄 노동의 주체라서만이 아니다. 이를테면 지난 해 6월에서야, 그러니까 1953년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지 68년이 지나서야 가사근로자 고용개선법(이하 가사근로자법)이 통과된 현실 안에서, 나는 이야기해야만 하는 것을 절감한다.




작년 나를 가장 깊은 생각으로 몰고 갔던 일화로 이야기를 시작했다면, 다시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으니 조금은 희망차게 이 글도 마무리해볼까 한다. 2021년 읽었던 모든 책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이 문장이다. “가사, 양육, 간병 등 돌봄노동은 힘들고 번거로운 의무인 것처럼 인식되지만, 한편으로 자기 자신과 친밀한 사람들은 돌볼 기회와 시간이 주어지는 것은 삶의 본질적인 기쁨이자 누구나 생애 주기 속에서 원하는 때에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권리이기도 하다”(이철수, 이다혜, 『영혼 있는 노동』, 스리체어스, 2019, 71). 우리는 누구나 어떻게든 돌봄을 통해 자랐고 살아가고 있다. 멋지지 않은가, 돌본다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생애 주기에서 경험해야 할 ‘권리’이기도 하다는 것. 그렇다, 돌봄은 알고 있더라도 여전히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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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Care Manifesto: The Politics of Compassion Paperback – 2 February 2021
    by The Care Collective (Author)
    4.6 4.6 out of 5 stars 140 ratings

    We are in the midst of a global crisis of care. How do we get out of it?

    The Care Manifesto puts care at the heart of the debates of our current crisis- from intimate care childcare, healthcare, elder care to care for the natural world. We live in a world where carelessness reigns, but it does not have to be this way.
    The Care Manifesto puts forth a vision for a truly caring world. The authors want to reimagine the role of care in our everyday lives, making it the organising principle in every dimension and at every scale of life. We are all dependent on each other, and only by nurturing these interdependencies can we cultivate a world in which each and every one of us can not only live but thrive.
    The Care Manifesto demands that we must put care at the heart of the state and the economy. A caring government must promote collective joy, not the satisfaction of individual desire. This means the transformation of how we organise work through co-operatives, localism and nationalisation. It proposes the expansion of our understanding of kinship for a more 'promiscuous care'. It calls for caring places through the reclamation of public space, to make a more convivial city. It sets out an agenda for the environment, most urgent of all, putting care at the centre of our relationship to the natural world.


    ===

    Product description
    Review
    "The Care Manifesto is a radiant invitation to transform our economy and society, a roadmap for how we can emerge from overlapping crises and weave a new social fabric. The ethic of universal care is an antidote to the spiralling carelessness that our current system shows towards people and the planet. The authors understand that care is not a commodity: it's a practice, a core value, and an organizing principle on which a new politics can and must be built."
    --Naomi Klein, author of On Fire
    "Finally a 'care manifesto' that shows how powerful caring can and should be in changing global practices and institutions and in transforming our world! No longer a private concern nor the exclusive preoccupation of moralists speculating about the essential feminine, care is given by this text in the form of a bracing critique of neo-liberal profit-making. The Care Manifesto charts a path toward the transformation of kinship, the gendered division of labor, ecological activism, and secures the principles of interdependence that should guide progressive transnational institutions."
    --Judith Butler, author of The Force of Nonviolence

    "Why do we live in a world that rewards the uncaring, the care-free and the care-less? How long can we tolerate such a state? Not long according to this vital, urgent and compelling book about why radical change is needed. The manifesto not only critiques uncaring governments and corporations, but also offers an alternative. There is one and we desperately need it."
    --Bev Skeggs, Distinguished Professor, Lancaster Univeristy

    "This manifesto is a call to action for global progressives. The Care Collective shows the 'systemic carelessness' of existing political, economic, and kinship orders are broken both for humans and the planet. They demonstrate that capacious care offers a practical and already existing starting point for change on all levels."
    --Joan Tronto, author of Caring Democracy

    "An inspiring and revolutionary call for an economy and society based on caring for the earth and each other ... rings with both freshness and familiarity, moral clarity and political necessity. It's wonderful."
    --Avi Lewis, The Leap

    "Rais[es] fundamental questions about care and caring in the contemporary context."
    --Morning Star

    "Robustly analytical ... the current crisis has forced the always urgent issue of care into the spotlight."
    --Observer

    "The book of 2020 because not only does it find a way out of the crisis but it lays the basis for something better in its place."
    --Labour Hub

    "The ideas in the book are laudable and important."
    --Emily Kenway, Red Pepper

    "In showing us the power of mutual aid, coalition-building and solidarity, this book aids us in ensuring our activism is enacted through our daily actions within our communities and that whilst change starts within us, it doesn't end there."
    --Adele Walton, gal-dem

    Book Description
    We are in the midst of a global crisis of care. How do we get out of it?
    About the Author
    The Care Collective was formed in 2017, originally as a London-based reading group aiming to understand and address the multiple and extreme crises of care. Each coming from a different discipline, we have been active both collectively and individually in diverse personal, academic and political contexts. Members include- Andreas Chatzidakis, Jamie Hakim, Jo Littler, Catherine Rottenberg, and Lynne Seg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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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duct details
    Publisher ‏ : ‎ Verso Trade (2 February 2021)
    Language ‏ : ‎ English
    Paperback ‏ : ‎ 192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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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out of 5 stars Fundamental book for our times
Reviewed in Mexico on 15 September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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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y good book. Perhaps this is the first text to talk about care as a broad paradi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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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lated from Spanish by Amaz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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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holas Parker
5.0 out of 5 stars Very important intervention on a key global political question!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23 Octo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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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urgent and timely reading, especially in times of pandemic in which we are forced into isolation. A splendid manifesto that helps us to think how to put care at the centre of our lives!
4 people found this help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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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J Watson
5.0 out of 5 stars perfect antidote to uncaring neoliberalism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17 November 2020
Verified Purchase
excellent jump off point to a more positive/caring futu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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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laying 1 - 10 of 191 reviews


Zoë Siobhan Baillie
114 reviews12 fol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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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9, 2021
This one disappointed me. It started off great, talking about care, and the ideology of "independence" and how caring is sidelined and undervalued. There was discussion of gender and race, not hugely in depth but this is a short manifesto so that's understandable. The book quickly moves into the authors visions and plans for a caring society, building on real life examples of mutual aid, cooperatives and so on.

Things started to go a bit downhill for me with the "caring states" chapter. I am not the kind of grumpy anarchist who thinks meaningful change can't ever happen under a capitalist state - of course there are ways our lives can be improved, I love a transitional demand. But the authors have so much faith in the ability for the state to just *become* benevolent, there was no discussion of why the state is not benevolent beyond "neoliberalism", no acknowledgement of the states fundamental role in upholding the status quo and acting in the interests of capital. Furthermore there was little discussion of what it might take to force a state into making any of the concessions proposed by the manifesto, beyond presumably just voting in these changes. It was a frustrating direction for a promising book to take.

Edited from ** to *** because they never actually claimed to not be social democrats I suppose.
communism dis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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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e Page
585 reviews4 fol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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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14, 2020
There are a lot of good things in this, but ultimately I found it quite unsatisfactory.
I agree with all of the criticisms of neo-liberalism, and with the proposals for change and what needs to be done. There were some interesting ideas, and some food for discussion and thought.
I liked the section on kinship, and alternatives to the family, and found much of the content interesting.
However, the overall framing around 'care' just didn't work for me. 'Care' as a description is problematic. It is really difficult to use 'care' as your framework and not to sound like you are saying at some level - look, if we just all cared more we could put this right. And to create a moral higher ground peopled by middle class liberals who 'care'. So, despite the fact that I agreed with a lot of what they said, the framing put my teeth on edge. To be fair, the text is actually much more nuanced than this. But it's difficult to use 'care' as a central plank of your framework without it ending up as a moral, rather than a political, position.
For me, the writers also put far too much weight on the power of collective alternative structures within capitalism to significantly change things. I agree they are part of the process, but nowhere near enough on their own.
Despite these disagreements, I was really pleased to have read it, and that there are people writing and thinking and generating discussion on these iss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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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Derus
3,243 reviews2,116 fol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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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 2020
Real Rating: 3.75* of five, rounded up because it makes me wistful

I RECEIVED A DRC OF THIS TITLE FROM THE PUBLISHER VIA EDELWEISS+. THANK YOU.

The contributors outline theoretical bases for extending the concept of care, starting with feminist thinker Joan Tronto's formulation of types of care. First there is caring for, the step-one state of all care, the delivering care from one person to another. Next comes caring about, the empathetic connection that leads us to extend our hand to others, often strangers to us. And caring with, the hardest stage of care that Tronto identifies...the urge to act, to make one's ideas and suggestions work in the wider world, for example the people who join Greenpeace or Doctors Without Borders.

The contributors use this ingenious and simple system of ideas about caring to offer some blissfully utopian suggestions for enabling "promiscuous care," which sounds a lot racier than it is. I hoped for something louche; I got the idea that a truly well-run planet would be promiscuously cared for, about, and with because the Collective urges on us a paradigm shift into drawing no distinctions between the needy and caring. Animals, ecosystems, all are in need of care; souls and minds and bodies, no matter whose or what's bodies and souls we're talking about, should be able to expect care. Simply for existing.

If that does not make your heart swell and your eyes leak a bit, you're dead inside. The whole review is on Expendable Mudge Muses Aloud.
downloads edelwe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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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anor
80 reviews25 fol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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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15, 2022
2.5/3. Meh. I’m really disappointed. Gonna get into it (sorry)

So many critiques idk where to start, but the main one is they spend waaaaay too much time coming up with at best temporary ‘solutions’ under capitalism, and attempting to work with the systems we already have that are screwing us over @ every turn. No thank u.

Advocating for “more porous borders” over no borders, and justifying this by playing into the myth of overpopulation & overcrowding was also a big no for me.

Enjoyed the caring kinships chapter a lot - minus the description of vulnerable people as ‘frail’ which was ICK - and all the parts on mutual aid. Also loved the exploration into different types of care.

Tbh there was a fair bit of questionable language which surprised me. Also a lot of fluff, repetition and long words just for the sake of it.

Overall some good concepts, but nothing new or particularly groundbreaking for me. So close, but yet so far !!! Not radical enough !
Love the idea of a politic & manifesto framed around care and focusing on our interdependence, just don’t think this is the best execution of that. We can’t reform the systems that are designed to work against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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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àlia
159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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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6, 2021
some people will actually jump off a bridge while juggling with knives instead of even using the word “communism”. and then some ~radical~ publishing house will just publish said effort to desperately look like a clown.
ess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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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pe
666 reviews602 fol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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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8, 2021
What if we would redesign our communities and institutions to enhance reciprocity and care instead of instilling fear and competition, as is the case in our contemporary, capitalist and corona-infested world? In this compact manifesto a collective of five British social scientists offers an answer to this question. Their vision is anchored in an acknowledgment of the fundamental interdependence of human and non-human entities (see also my review of Hanne De Jaegher's Denken over liefde ). It reflects feminist, queer, anti-racist and eco-socialist values. The conception of care that is foregrounded goes beyond the kind of 'hands-on care' that is offered in response to developmental or medical needs (the 'caring for'). Here, care is understood as 'a social capacity and activity involving the nurturing of all that is necessary for the welfare and flourishing of life". Hence it also encompasses the emotional investment reflected in 'caring about', and the political capacity to mobilise and 'care with' others.

The authors of this manifesto show an awareness of the potentially problematic character of being involved in caring relationships that unfold in a intersubjective field characterised by tensions. Caring is searching for a delicate balance between self-preservation and investment in the other. It is fundamentally co-creative (see also Annemarie Mol's The Logic of Care). Psychologically, it may expose the participants in the caring relationship to challenging emotions (Hans van Ewijk, in his Complexity and Social Work, discusses the practice of normative professionalisation as a support in handling these conflicts).

In any case, in our societies today these capacities are being systematically and intentionally eroded, in order to increase dependency, anxiety, conformism and xenophobia. We are not educated and trained to nurture, but to compete and to obsess about our sense of insecurity. This is profoundly debilitating and destructive, of everything.

We need another kind of society to rekindle our capacity for caring again. What does this mean? Conceptually the manifesto is structured along two dimensions: scale and mode. As regards the latter, I've already hinted at distinct modes of caring - 'for', 'about', and 'with'. Qua scale the blueprint for a caring society unfolds across five levels, from intimate kinship relationships to care for the wider world, with communities, nation states and economies as intermediate scales. At the intersection of scales and modes we are invited to think about cultures, practices and social resources and infrastructures that engender an expansive and experimental ethos of care.

In my review I'm zooming on the community level, as it seems to be the core of the whole argument. The caring capacity of communities hinges on four key infrastructures and capabilities: the capacity for mutual caring, the availability of infrastructures for sharing material and immaterial resources, of public space (where people are free to congregate without spending money) and of community wealth building mechanisms (that keep essential public services out of private hands, and make sure that financial resources are not siphoned off but continue to circulate in the community). The manifesto points out that there are plenty of working examples of these infrastructures already today. Incidentally there is no mentioning, likely deliberately so, of the Universal Basic Income as a redistribution mechanism. Not foregrounded either by the authors of the manifesto is the obvious potential of these capacities and infrastructures to link up to form a virtuous dynamic that progressively increases the communities' capacity to care.

A word about the capacity for mutual caring, which is a crucial enabler at a deep cultural level. We have to break out of the constricting cocoon of the nuclear family as the dominant, almost exclusive realm of caring relationships, and imagine new modes of care (for/about/with) across difference (and that includes the non-human). These much more expansive and differentiated caring relationships are the humus for the politics of care endorsed by this manifesto.

The key challenge at the level of the state and the planet is to restrict the power and reach of capitalist markets, and to rewrite the cultural and legal rules that govern their dismissal and destruction of what really makes communities tick. "Care and capitalist market logics cannot be reconciled." Care-engendering institutions have to be designed by re-regulating, re-socialising and de-marketising key areas of the economy and the public sphere. And that includes turning the tide of the rapidly advancing commoditisation of our lives via surveillance capitalism.

At the transnational level the reasoning reconnects with the cultural shift toward 'everyday cosmopolitanism' with which the manifesto started.

Altogether this compact publication, barely 100 pages long, provides a cogent and graspable vision of a regenerative, caring society.
health-care politics systems-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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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elyn Entzeroth
44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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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15, 2020
A quick read I would recommend to anyone feeling emotionally crushed by the systemic carelessness pervasive in our neoliberal society. Unlike most political writing I’ve read recently, this manifesto provides a vision for the future instead of solely critiquing the current systems in place. Overall I found it inspiring, but I think the authors could have made minor edits to make it more accessible to people who don’t already have an understanding of neoliberalism, capitalism, co-ops, the green new deal, and other political and economic concepts discussed in the book, hence 4/5 stars. Footnotes to simplify these concepts and recommend additional reading would have been helpful and made this accessible for a wider aud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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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son Morris
16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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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19, 2020
The Care Manifesto critiques the "careless" model of neoliberal capitalist social, political, and economic organization in favor of an approach centered on the essential interdependence of people everywhere. The author argue that caring for, caring about, and caring with one another can serve as the foundation for reimagining healthy sustainable relationships in politics, kinship, communities, states, economies, and the wider natural world. Their perspective relies on the premise that a more promiscuous, convivial spirit of empathetic solidarity can and should be scaffolded by critical material analyses and collective actions. In particular, the authors explore how community features related to mutual support, public spaces, shared resources and local democracy both highlight the failures of neoliberalism and provide potential sectors to focus organized action in a pursuit of a more caring world.

The book is valuable not because it contributes any new ideas to the intersectional, eco-socialist imagination, but because it synthesizes the endemic problems of capitalism within the framework of a care-based vocabulary. What readers gain is a fairly readable, actionable analysis of the systems and ideologies that so effectively control and alienate us. I found it fun and exciting to read, and I feel more prepared than ever to critique capitalist hegemony in ways that extend beyond facile academic argu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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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nie Nicks
35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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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 2021
Not one for persuading anyone who doesn't already have a left-wing bent. Fierce language and hyperbole that at times gets my scientific evidence brain grumbling. However, really liked the communication of the idea of recognising our interdependence and I agree is something that has become viscerally obvious in the context of a pandemic. I liked that the book focused primarily on solutions. It was very macro-economic in its approach and so the solutions often didn't feel very tangible. There was a slightly disheartening moment where when championing all these self-organised examples that sprung up in Greece, the numbers involved were tiny and made me worry about the reality of scaling some of these ideas. I also liked that the book challenged the narrative that all care is either privatised or done by the nuclear family - something that we've not really tried to tackled in our work (for various reasons), but wonder if there is a way to do it.
non-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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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ke
3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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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5, 2021
I was constantly hoping the authors would go deeper into some proposals, but this is after all a manifesto. A bittersweet experience, since it provides examples of how things could be different but also highlights the tremendous work we still have to do to redefine how we relate to one another.

I really liked it, and hope to read some of the related works on how we can move towards a more caring existence.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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