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형조 교수, "유교, 꾸준히 연마해 체득하는 인생의 기술"
(사)한국문화국제교류운동본부 창립 5주년 기념 포럼 개최
박세정 기자
입력 2016.03.31
3월 30일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한국 전통문화와 배려의 윤리’를 주제로 한 (사)한국문화국제교류운동본부(International Center for Korean Culture, 이하 ICKC)의 창립 5주년 기념 포럼이 개최됐다.
행사에는 조남철 ICKC 이사장,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박관용 전 국회의장, 김성진 전 한경대 총장, 전영섭 변호사, 박원출 전 조폐공사 사장, 강석재 세계태권도연맹 국제부 사무처장, 박의근 P&H 회장, 이동민 한국 IMS 대표, 이종택 선진회계법인 대표 등을 포함해 70여 명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1부 총회와 2부 기념 포럼으로 나누어 진행됐으며, 최영욱 ICKC 사무국장이 사회를 맡았다. 1부 행사에서는 조남철 이사장의 환영의 인사말과 조정원 ICKC 총재의 태권도 특별강연이 있었고, 이어서 ICKC 2015년도 사업 및 회계보고가 있었다.
▲ 조정원 ICKC 총재의 태권도 특별강연이 있었다.(사진 최영욱 ICKC사무국장)2부에서는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유교, 잊혀진 삶의 기술(ars vitae)’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전통문화인 유교와 배려에 관하여 강연했다.
▲ 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사진 박세정 기자)
입력 2016.03.31
3월 30일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한국 전통문화와 배려의 윤리’를 주제로 한 (사)한국문화국제교류운동본부(International Center for Korean Culture, 이하 ICKC)의 창립 5주년 기념 포럼이 개최됐다.
행사에는 조남철 ICKC 이사장,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박관용 전 국회의장, 김성진 전 한경대 총장, 전영섭 변호사, 박원출 전 조폐공사 사장, 강석재 세계태권도연맹 국제부 사무처장, 박의근 P&H 회장, 이동민 한국 IMS 대표, 이종택 선진회계법인 대표 등을 포함해 70여 명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1부 총회와 2부 기념 포럼으로 나누어 진행됐으며, 최영욱 ICKC 사무국장이 사회를 맡았다. 1부 행사에서는 조남철 이사장의 환영의 인사말과 조정원 ICKC 총재의 태권도 특별강연이 있었고, 이어서 ICKC 2015년도 사업 및 회계보고가 있었다.
▲ 조정원 ICKC 총재의 태권도 특별강연이 있었다.(사진 최영욱 ICKC사무국장)2부에서는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유교, 잊혀진 삶의 기술(ars vitae)’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전통문화인 유교와 배려에 관하여 강연했다.
▲ 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사진 박세정 기자)
한형조 교수는 태권도가 몸으로 익히는 기술이라면
유교는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고 꾸준히 연마해 체득하는 인생의 ‘기술’이라고 언급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한 교수는 국가가 일정한 경제적 위상을 얻게 되고 글로벌화 되면 자기문화에 대한 인식이 생기게 된다고 언급하며 중국을 예로 들었다. 이십 년 전만해도 중국은 유교를 국가발전의 걸림돌로 여겼으나, 현재는 공산주의에 버금가는 이념적 중추로 삼기 위해 전 학문적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국 역시 경제적, 국제적 위상에 걸맞는 문화적 역량의 중심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인데, 조선조 500년을 지배한 유교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세기 말 일제의 침략부터 산업화를 거쳐 온 20세기까지, 한국에서 유교는 전면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단재 신채호는 우리나라 5천년 역사의 가장 큰 사건을 고려 묘청과 김부식 사이의 일전에서부터 조선이 유교국가로 바뀐 것이라고 분노했으며, 나라를 잃은 원인을 유교에 물었다. 열강의 세력 다툼 속에 유교는 군사력과 경제력을 키우는 데에 효용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홀대 받던 유교의 위치는 1980년대 이후 유교적 근대화론이 대두되면서 급진적으로 바뀌게 됐다. 한 교수는 이제 유교를 통해서 더 나은 미래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또한 ‘한류’를 통해 세계 곳곳에 단순히 한국 음악과 드라마를 수출하고, 한식과 태권도를 보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류의 정신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해야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포럼 참석자들이 강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사진 박세정 기자)한형조 교수는 인문학이 대두되고 있는 현재 사회 현상의 원인이 인간사회의 근본적인 단절에서 비롯된다고 말하며, 주제인 ‘한국 전통문화와 배려의 윤리’를 다시 한 번 짚었다.
그는 사람들이 서로 교감하고 손잡아야 ‘배려’가 발동한다고 역설했다. 사람들은 대개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며, 이것이 굳은 마음이 되어 딱딱해지면 소통이 불가하고, 자기 내부 정서의 전염, 즉 ‘측은’이 발휘되지 않으며, ‘배려’의 마음도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고착된 마음을 어떻게 깰 수 있느냐가 동서양의 모든 인문, 철학, 종교의 궁극적 질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형조 교수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병들어 있는가’에 집중하여 잃어버린 자신의 마음을 찾는 것이 유교의 ‘심학’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퇴계 이황의 ‘성학십도 제8심학도’를 들어 마음을 계발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어린 아이의 순수함을 되찾고 양심을 보존할 것, 자신의 의지가 발동할 때 독이 생기지 않도록 성찰할 것, 자신의 마음이 자신과 더불어 있도록 늘 의식할 것 등을 언급했다.
또한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분노와 슬픔의 정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유교에서는 분노, 슬픔, 야망, 허세, 질투와 같은 감정을 자기 내부에서 온 것이 아니라 병적으로 변이된 마음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남과 비교하는 마음을 지양하고 주어진 삶 속에서 자기 만의 가치를 찾고 즐거움을 찾아 훈련을 통해 분노를 다스려야 한다고 전했다.
한형조 교수는 그동안 쌓아왔던 과거로부터, 타자의 영향으로부터, 나아가서 자기 자신으로부터도 해방될 필요가 있으며 스스로 행복하지 않으면 타인에게 그 힘을 나눠줄 수 없다고 역설했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유교는 '기술'이며 일생 동안 연마해야 하는 어려운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 교수는 논어를 빌려 삶의 길 세 단계를 언급했다. 고전과의 대화를 통해 옛 사람들의 지혜를 충분히 학습하고(學而時習之 不亦悅乎), 살아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각자의 장기와 지식을 서로 나누고(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사람들이 몰라주어도 스스로를 행복한 군자라 여기며 나만의 인생을 살아야한다(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강연 이후 참석자들은 다과회를 가지고 담소를 나누며 청취한 내용과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한 교수는 국가가 일정한 경제적 위상을 얻게 되고 글로벌화 되면 자기문화에 대한 인식이 생기게 된다고 언급하며 중국을 예로 들었다. 이십 년 전만해도 중국은 유교를 국가발전의 걸림돌로 여겼으나, 현재는 공산주의에 버금가는 이념적 중추로 삼기 위해 전 학문적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국 역시 경제적, 국제적 위상에 걸맞는 문화적 역량의 중심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인데, 조선조 500년을 지배한 유교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세기 말 일제의 침략부터 산업화를 거쳐 온 20세기까지, 한국에서 유교는 전면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단재 신채호는 우리나라 5천년 역사의 가장 큰 사건을 고려 묘청과 김부식 사이의 일전에서부터 조선이 유교국가로 바뀐 것이라고 분노했으며, 나라를 잃은 원인을 유교에 물었다. 열강의 세력 다툼 속에 유교는 군사력과 경제력을 키우는 데에 효용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홀대 받던 유교의 위치는 1980년대 이후 유교적 근대화론이 대두되면서 급진적으로 바뀌게 됐다. 한 교수는 이제 유교를 통해서 더 나은 미래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또한 ‘한류’를 통해 세계 곳곳에 단순히 한국 음악과 드라마를 수출하고, 한식과 태권도를 보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류의 정신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해야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포럼 참석자들이 강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사진 박세정 기자)한형조 교수는 인문학이 대두되고 있는 현재 사회 현상의 원인이 인간사회의 근본적인 단절에서 비롯된다고 말하며, 주제인 ‘한국 전통문화와 배려의 윤리’를 다시 한 번 짚었다.
그는 사람들이 서로 교감하고 손잡아야 ‘배려’가 발동한다고 역설했다. 사람들은 대개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며, 이것이 굳은 마음이 되어 딱딱해지면 소통이 불가하고, 자기 내부 정서의 전염, 즉 ‘측은’이 발휘되지 않으며, ‘배려’의 마음도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고착된 마음을 어떻게 깰 수 있느냐가 동서양의 모든 인문, 철학, 종교의 궁극적 질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형조 교수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병들어 있는가’에 집중하여 잃어버린 자신의 마음을 찾는 것이 유교의 ‘심학’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퇴계 이황의 ‘성학십도 제8심학도’를 들어 마음을 계발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어린 아이의 순수함을 되찾고 양심을 보존할 것, 자신의 의지가 발동할 때 독이 생기지 않도록 성찰할 것, 자신의 마음이 자신과 더불어 있도록 늘 의식할 것 등을 언급했다.
또한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분노와 슬픔의 정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유교에서는 분노, 슬픔, 야망, 허세, 질투와 같은 감정을 자기 내부에서 온 것이 아니라 병적으로 변이된 마음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남과 비교하는 마음을 지양하고 주어진 삶 속에서 자기 만의 가치를 찾고 즐거움을 찾아 훈련을 통해 분노를 다스려야 한다고 전했다.
한형조 교수는 그동안 쌓아왔던 과거로부터, 타자의 영향으로부터, 나아가서 자기 자신으로부터도 해방될 필요가 있으며 스스로 행복하지 않으면 타인에게 그 힘을 나눠줄 수 없다고 역설했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유교는 '기술'이며 일생 동안 연마해야 하는 어려운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 교수는 논어를 빌려 삶의 길 세 단계를 언급했다. 고전과의 대화를 통해 옛 사람들의 지혜를 충분히 학습하고(學而時習之 不亦悅乎), 살아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각자의 장기와 지식을 서로 나누고(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사람들이 몰라주어도 스스로를 행복한 군자라 여기며 나만의 인생을 살아야한다(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강연 이후 참석자들은 다과회를 가지고 담소를 나누며 청취한 내용과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