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석 유영모의 늙은이 풀이
새롭게 명쾌하게 우리말 옛글 <노자> 풀이
윤정현 저자(글) · 이상랑 일러스트
기역 · 2023년 05월 25일
책 소개
1987년 성공회 사제서품을 받고 성직자로 여러 종교 사상의 맥락과 대화를 이어온 윤정현 종교사상가의 신작이다. 《도덕경》을 우리말로 풀어놓은 다석 유영모 선생의 풀이에 풀이를 더해 새롭고 명쾌하게 우리말로 다석과 노자의 생각을 풀어놓은 책이다. 청소년도 알아차릴 수 있게 펼쳐놓은 〈노자 도덕경 늙은이〉 풀이이다.
저자는 전북 고창 반암 숲에서 명상과 교육을 통해, 동서양 종교 사상의 스스럼없는 만남을 주선해오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선교훈련원 간사 등으로 일하면서 한국 사회 다양한 층위 문제와 직면하고 그 해결을 위해 국내 국회 활동을 이어오게 된다. 1995년 서강대 대학원에서 영성 신학, 신비주의 신학과 더불어 다석 유영모의 사상을 접하게 되었다. 그 사상적 만남은 2003년 8월 다석의 신론을 주제로 영국 버밍엄대학교 신학박사 학위를 받는 데로 이어진다. 이 박사학위를 통해 저자는 다석 유영모의 사상을 최초로 해외에 소개한다.
《다석 유영모의 늙은이 풀이》는 저자가 30년 가까이 붙들어온 다석과 그의 평생 노자 읽기에 대한 새로운, 명쾌한 풀이이다. 우리말로 노자 81장을 꼼꼼하게 풀어놓은 다석의 생각과 말, 글을 요새 한국인들의 생각과 말, 글에 어울리게 다시 풀어낸 것이다. 성경, 다석 어록과 주역을 가로지르며 동서양 철학사상이 맥락을 편안하게 이해하도록 이끌어주는 책이다.
미술사학자이자 화가 이상랑 선생의 간결한 라인드로잉을 통해, 노자, 다석, 윤정현 저자의 생각의 결을 새롭게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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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윤정현
종교인
유교 신자 아버지와 불교 신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저자는 유년 시절 어머니로부터 신실한 삶과 자비심을 배웠습니다. 열 살부터는 어린 나이에도 새벽 4시에 일어나 교회 기도회에 나가기 시작해 고등학생 시절까지 이어갔습니다. 근본주의 신앙의 영향으로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고 굳게 믿어 19 82년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성공회 사제가 되기 위해 사목신학연구원에 들어가 1984년 9월 마치고 이듬해 서울 베다교회 전도사로 사목생활을 시작, 1987년에 사제 서품을 받고 사목지를 춘천으로 옮겼습니다. 1990년 7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선교훈련원 간사로 일하기 시작했고, 윤석양 이병의 양심선언 사건에 관여하게 되었습니다. 국내 선교는 물론 세계선교에도 참여하면서 교회를 넘어 인류 동포애를 가지고 제3세계 가난과 인권 문제를 살폈습니다. 1995년에는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영성신학, 신비주의 신학을 연구하였고, 다석 유영모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19 9 6년 7월 영국 셀리옥의 아센션 칼리지에서 석사학위 과정을 이수하며 〈종교 간의 대화를 위한 장으로서의 신비주의 연구〉 논문을 제출했고, 다석의 신론을 주제로 2003년 7월 영국 버밍엄대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 박사학위 논문은 다석 유영모 사상을 최초로 해외에 소개한 것입니다. 2008년 7월 제22차 세계철학대회에서 ‘없이 계신 하느님’이라는 제목으로 다석의 신론을 발표하였습니다. 정읍교회, 대전주교좌교회, 청주수동교회 관할사제로 사역하다가 2015년 귀촌하여 현재는 전북 고창 반암산골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습니다. 지은 책 으로 『없이 계시는 하느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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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지금도 그가 옳다
그때도, 지금도 그가 옳다
없이 계시는 하느님
없이 계시는 하느님
인물정보
디자이너>일러스트레이터
프랑스 라블레에서 서양미술사를 공부했습니다. 유튜브에 ‘로자의 미술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 오래전 달이 휘영청 밝은 가을 백중날 윤정현 신부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모두 함께 어울려 둥글게 둥글게 춤을 추었습니다. 노자가 추구했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신부님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삽화 걱정마시게. 3분의 2는 되어있으니 3분의 1만 그리시게.’ 한국의 헨리 데이빗 소로 신부님께서 노자처럼 흐르는 선을 그리라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삽화를 그렸습니다. 노자처럼 툭툭 털면서, 강함을 이기는 것이 부드러움이라 읊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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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펴내는 글_《늙은이》 풀이를 펴내면서
추천 글_다석의 우리말 옛글식 〈노자〉 풀이를 새롭게
늙은이 1월
늙은이 2월
늙은이 3월
늙은이 4월
늙은이 5월
·
·
[중략]
·
·
늙은이 77월
늙은이 78월
늙은이 79월
늙은이 80월
늙은이 81월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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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이명권 (동양철학/비교종교학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노자의 〈도덕경〉은 이제 성서에 버금가는 세계의 경전이 되었다. 그러한 이유로 〈노자〉에 대한 주석은 세계적으로 수백 종류에 이른다. 그런 가운데 한국에서도 이미 〈노자〉 전공자들의 주석이 수십 종 쏟아져 나온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윤정현 신부님이 새롭게 저술한 노자 〈도덕경〉은 이전의 그 어떤 해석보다 새로운 점이 있다.
윤 신부님은 이미 2002년에 영국 버밍엄 대학에서 「없이 계신 하느님 -절대자에 대한 다석 유영모의 이해」라는 제목의 박사학위를 취득하면서, 동양적 사고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노자의 ‘도(道)’와 ‘무위(無爲)’ 개념에 깊이 천착하였다. 특히 유영모의 ‘다석일지(多夕日誌)’를 연구 분석하여 다석이 1959년에 풀이한 〈노자〉를 자료로 다석 사상의 다양한 측면을 고찰하였다. 윤 신부님의 지적대로 유영모는 어려서부터 서당에서 〈주역〉과 〈사서오경〉은 물론 〈도덕경〉을 공부하여 다양한 종교적 전통과 대화할 수 있는 바탕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한 바탕에 따라 그리스도교를 이해함으로써, 다석은 동양적 그리스도교 이해의 초석을 쌓고, 토착화해 동서 사상의 만남을 위한 지평을 열어 놓은 셈이다.
이러한 바탕에서 다석 유영모는 ‘무(無)’로서의 하느님 개념을 주장하게 되었고, ‘없이 계신 하느님’이라는 놀라운 동양적 사유의 변증법적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사고는 ‘공즉시색(空卽是色)’이라는 불교적 변증법의 통찰과도 상통하는 것이며, 〈노자〉 1장의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의 개념과도 통하는 것이다. 이에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윤정현 신부님은 ‘자아(自我)’, ‘무아(無我)’, ‘대아(大我)’의 문제에 대한 유영모의 해석을 소개한다. 이른바 ‘거짓 나’인 에고의 자아를 극복하고, 깨달은 사람에 의해 실현된 자아로서의 ‘진아(眞我)’는 ‘영아(靈我)’로서 이 ‘진아(眞我)’를 통해 하느님과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곧 ‘자아’가 아닌 ‘무아’의 상태에서 ‘참 나’를 깨달을 수 있다는 역설이다.
윤정현 신부님이 본서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노자〉의 도(道)와 ‘진리로서의 하느님’ 개념에 대한 유영모의 본문 해석을 나름대로 다시금 깊이 있고도 새로운 생활 속의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윤 신부님이 그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유영모의 ‘도(道)’는 사실상 노자의 도 개념에 한정되지 않고, 성리학의 입장에서 말하는 태극(太極)이나, 불교의 관점에서 말하는 절대무(絶對無), 주역에서 말하는 도의 개념과도 유기적으로 연관되고 있다. 특히 유영모는 도를 성서의 로고스나 불교의 다르마(法), 유교의 ‘리(理)’와 같은 것으로 여기고 도에 따라 사는 사람을 무위(無爲)의 길을 따라 사는 사람이라고 한다는 점을 윤 신부님은 밝히고 있다.
바로 이러한 ‘무위’의 관점은 〈노자〉 전반에 흐르는 핵심적 사상으로서 유영모의 노자 〈도덕경〉 풀이의 키워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유영모의 전반적인 사상을 잘 알고 있는 윤 신부님은 다석의 우리말 옛글식 〈노자〉 풀이를 더욱 새롭고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윤정현 신부님은 전북 고창에서 ‘고창옛글읽기모임’을 주선하여, 수년간 ‘노자 〈도덕경〉 강독’을 주도하였고, 그 결과 ‘다석 유영모의 순우리말로 풀이한 늙은이 풀이’라는 자료집을 발간한 바도 있다. 추천의 글을 쓰는 필자도 고창도서관에서 개최한 ‘길 위의 인문학’ 강좌 마지막 날에 초대되어 노자 전반에 대한 특강을 하는 시간도 있었다. 중국 길림대학에서 노자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던 것이 초대의 동기가 되기도 하였겠지만, 그날이 계기가 되어 오늘 이 추천서를 쓰게 됨은 심히 기쁘고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윤정현 신부님이 연세대 신학과 선배이기도 하지만, 이분의 삶 자체가 낮은 자들을 향하여 소박한 삶을 영위하고 계시는 모습이기에, 전형적으로 노자를 닮은 생애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존경심이 우러나는 분이다. 이러한 분이 본인의 삶을 토대로 그간의 학문적 여정과 더불어 다석 유영모의 노자 풀이를 새롭게 해석하면서 내 놓은 것이다.
유영모의 노자 풀이는 그 깊이와 넓이가 한이 없다. 이미 유영모의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인 박영호도 『‘빛으로 쓴 얼의 노래’로서 다석 유명모를 통해 본 노자의 도덕경』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유영모의 사상을 중심으로 박영호가 노자 본문을 해석한 것이라고 본다면, 윤정현 신부님의 해석은 다석의 순 우리말식 노자 해석을 그대로 본문에 싣고, 다시 그 뜻을 충실히 다각도로 풀어주고 있다. 우리가 이 책을 접하는 순간 다석의 우리말식 노자 풀이 하나하나에 담긴 한글의 오묘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뿐더러, 저자가 그러한 한글의 심오한 뜻을 이삭 줍듯 차곡차곡 모아 다시 알곡으로 정제해주는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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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998년 버밍엄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에 들어가 다석 유영모의 절대자 이해에 대한 박사학위 논문을 쓸 때, 다석은 사서오경에 능통했을 뿐만 아니라 천부경, 도덕경에 대한 이해가 독특하고 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학위를 받고 10년이 지난 2015년경 청소년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석사상을 쉽게 풀어달라는 요청이 있어 다석의 ≪늙은이≫를 풀이하기 시작하였다. 2년 동안 얼숲(페이스북)에 한 장씩 풀이하면서 다석의 주요한 사상을 덧붙여 소개하였다. ≪늙은이≫ 풀이를 하면서 동서양의 종교체험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것은 내가 대학원에서 그리스도교의 영성체험을 공부하였기 때문에 도덕경의 지혜와 마음의 상태가 그리스도교 신비가들이 말하는 것들과 상통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석은 성인(聖人)을 순우리말로 ‘씻어난 이’라고 하였고, 현인(賢人, 어진 이)을 ‘닦아난 이’라고 풀이했다. 모두 수신(修身)하여 자아확립을 한 사람이다.
- 불교에서는 조신(調身), 조식(調息), 조심(調心), 좌선(坐禪)을 통해,
- 노장사상에서는 허심(虛心), 무심(無心), 심재(心齋), 좌망(坐忘) 과정을 통해,
- 그리스도교는 정화(淨化), 조명(照明), 일치(一致)의 단계를 통해 수덕(修德)하고 완덕의 길로 나아간다.
- 유가(儒家)에서는 수신(修身)하며 도를 갈구하기에 구도(求道)라고 하고 도를 구하고 닦기에 수도(修道)라고 한다.
- 수도하여 도를 얻는 것을 득도(得道)라 하고, 도를 얻어 우주만물의 현상을 한 눈에 보고, 도가 자유자재로 통하기에 도통(道通)이라 한다.
……
도덕경은 첫 장에서부터 존재는 표현할 수 없고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것으로 언표불가능성을 말하고 있다(도덕경 1, 4, 14장). 한편으로는 깨달은 사실을 이성을 통하여 높은 지혜로 표현하는 이해가능성의 특징을 보여준다. 물론 주관과 객관의 관계가 모호하고 하나가 되는 절대계를 언급하기도 한다(도덕경 2, 15, 16, 21, 56장). 다석 유영모도 순우리말로 절대자를 맨꼭대기에 계신 한울님이라고 하고 하나이신 하느님에게로 만물(몬)은 돌아간다고 본다. 그 하나이신 분은 “없이 계신 이”로 ‘있음(有, 존재)’과 ‘없음(無, 비존재)’을 상통(相通)하는 존재로서 ‘있으면서 없고 없으면서 있는’ 분이시다.
고창옛글읽기 모임에서 우리 옛글을 공부하자는 제언이 있었을 때, 나는 유영모가 1959년에 도덕경을 순우리말로 완역한 ≪늙은이≫ 를 추천했다. 2019년에 〈도덕경〉을 순우리말로 읽으며 한자 원문을 보던 중에 도서관 길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으로 전환되었고, 2020년도에도 이어서 ‘길 위의 인문학’ 시간에 늙은이 한 장 한 장을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발제하고 질의응답을 통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늙은이≫ 풀이 해설자료는 다석으로부터 유일한 졸업장을 받은 제자 박영호 선생이 쓴 『노자와 다석』(교양인, 2013년)을 부교재로 사용하였기에 박영호 선생의 글을 요약한 곳이 있고, 발췌한 부분이 더러 있다.
다석의 ≪늙은이≫ 풀이를 발제하고 토론하면서 또한 다양한 시각에서 〈도덕경〉 81장을 볼 수 있었다. 〈도덕경〉 81장을 모두 마치고 나서 함께 공부했던 책마을해리 이대건 대표가 그동안 해설한 내용을 정리하여 책으로 펴내자고 하였다. 그동안 내가 얼숲에 올린 글을 다시 수정하였고, 매주 목요일 ≪늙은이≫ 풀이를 함께한 고창옛글읽기의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듣고 부족한 부분을 더 보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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