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1

Kang-nam Oh 김하태 박사님과 변선환 박사님의 편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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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태 박사님과 변선환 박사님의 편지(1)
오늘 서류 정리를 하다가 김하태 박사님과 변선환 박사님의 편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두 분을 잘 아시는 분들을 위해 그 편지들을 여기 옮겨 보겠습니다. 이제 제가 썼던 페이퍼나 메모지, 편지들을 없애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편지들은 그대로 없애기가 아까워 여기라도 기록에 남기고 싶습니다. 정대위 박사님, 김재준 박사님, 유기천 박사님 등에게서 온 편지들도 있는데, 아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발견될지 모르겠습니다만 혹시라도 발견되면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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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단 김하태 박사님 편지를 먼저 옮깁니다.
제가 1990년 11월 17-20일 미국 New Orleans 북미 종교학회(American Academy of Religion)에서 “The Encounter of Confucianism and Christianity in Korea: Past and Future”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한 copy를 김하태 박사님께 전해드렸는데, 그 논문을 꼼꼼히 살피시고 답을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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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91
오강남 교수께,
전번 American Academy of Religion meeting 때문에 南加州에 오박사가 오셨을 때는 매우 반가히 뵈었습니다. 그리고 New Orleans 會議 때에는 제가 가지 못하여 유감됩니다.
실은 Dr. Andrew Park을 만났을 때 말이 오박사로부터 내게 보내는 편지와 article을 받아가지고 왔는데 그것을 찾을 수가 없어서 못 전한다고 했었는데, 그것을 찾아서 제가 보내 주어 잘 받아 보았습니다. 이것을 보기 전에 L.A.에서 나오는 The Christian Herald 紙에 한국말로 發表된 것을 읽었고 또 보내주신 English article도 읽었습니다.
우선 儒敎에 關心을 가지시고 硏究하심을 고맙게 여기오며 그 article은 comprehensive하고 잘 조직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Sagehood and Metamoia의 비교는 좋은 着想이라고 보는데, 그 article의 性質로 보아서 그 点을 더 展開시키지 않은 줄 알지만, 이 두 개념의 關係를 더 깊이 파고 들어갔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곧 이 두 개념을 表示하는 共通分母를 制定하고 그것에 대한 유교적 表現과 기독교적 表現의 特異性을 지적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제 생각은 이 둘 관계 뿐 아니라 佛敎의 깨달음도 亦是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끊임없는 건투와 進展을 빌어마지 않습니다.
南加州 金夏泰 拜
1360 Arbolita Dr.
La Habra, CA 90631
U.S.A.
오박사 article에 교정할 것이 있습니다.
1) p. 11. footnote #3에 유동식, 한국의 종교와 기독교 (Seoul: The Confucian Literature Society, 1965)라 했는데, The Confucian이 아니라 Christian이 아닐까요?
2) p. 19. first line에 C. Thinking Together라고 했는데, 여기에 “C”가 아니라 “D”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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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자를 보니 꼭 30년 전에 쓰신 편지이군요. 제가 전에도 어디에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宗敎와 基督敎>(1959)인가 <現代人과 宗敎>(1961)인가 하는 책에서 종교의 궁극 정점은 신비주의라는 말씀이 제 학문적 여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최초로 김박사님을 뵌 것은 1971년 미국 미주리 주 Saint Louis에 있은 ‘북미기독학자회의’에서 였습니다. 그 모임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식사 기도 부탁을 받으시고, 퀘이커 대학인 Whittier College에서 배우셨다고 하면서 말로 하는 기도 대신 잠시 같이 명상하자고 하신 것입니다. 그 모임에서 제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들어주시고 좋은 평을 주셨습니다. 그 이후 자주는 아니지만 학회나 제가 L.A. 가게 되면 뵙기도 했습니다.
특히 <김하태 박사 나심 아흔돌을 기리는 글모음, 궁극의 실재를 찾아서, 2005>를 준비하는 분의하면 김박사님이 저의 글도 실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면서 기고를 부탁했습니다. 주로 그의 제자들의 글이 실린 그 글모음에 직접 제자도 아닌 저에게 특별히 부탁하셨다고 하여, ‘신비주의 관점에서 본 그리스도교와 불교의 만남’(63~76)이란 글을 싣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졸저 <불교, 이웃종교로 읽는다>의 부록으로 “불교와 그리스도교, 무엇으로 다시 만날까? - 김하태 박사님의 90회 생신에 붙여” 실려 있습니다.
제자 가르치던 학교네 Peroy라는 심리학 교수가 있었는데, 그 교수는 자기가 Whittier College에서 공부할 때 김하태 박사님에게서 배웠는데, 자기 알고 있는 철학, 특히 동양철학은 모두 김 박사님에게서 배운 것이라고 하고, 김 박사님을 존경하여 자기 주례를 부탁하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김 박사님은 실로 세계적인 학자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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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06년도에 펴낸 <불교 이웃종교로 읽다>를 출판사에 부탁하여 보내드리도록 했는데, 거기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읽으시고 용기주는 답을 해주셨습니다. 그 편지는 못 찾겠고 제가 김 박사님께 보내드린 답신이 컴퓨터에 있어어 덧붙입니다.
1360 Arbolita Drive
La Habra, CA 90631
김하태 박사님께
5월13일자로 보내주신 귀한 편지 감사하게 잘 받았습니다. 제가 방학이라 학교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제 집 주소로 우송해 준 것을 받았습니다. 그러느라고 시간이 걸려 이렇게 답신이 늦은 것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 책이 현암사로부터 박사님 앞으로 직접 우송되었고, 더욱이 받으시고 그 두꺼운 책을 완독하셨다니 기쁘고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 긴 책을 읽으시느라 수고를 끼쳐드린 것을 생각하여서입니다.
아무튼 읽으시고 격려의 말씀을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욱 힘써서 잘 하라는 말씀으로 알고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불교와 기독교의 사상적 비교"를 통하여 불교인들과 기독교인들이 서로 이해하고 대화하는 기회가 더욱 많아지게 되길 빌어봅니다.
아무쪼록 박사님, 건강하시고 후학들에게 계속 지혜와 용기의 원천이 되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저도 내년 봄이면 완전히 은퇴를 하게 됩니다. L.A. 가는 길이 있으면 꼭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2006년 7월 14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오강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