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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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네(山根成人) 형님의 명복을 빌며/
조금 전에 일본에 계시는 야스다 시게루선생으로부터 히메지의 야마네 형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이 왔다.
일본에는 30년 가까운 지인들이 계시는데 그 중에 한 분이 히메지에 사신다. 내가 형님으로 모시는 한 분으로 일본 토종종자 보존회를 만드신 야마네 선생이다.
80년대 말, 한국가톨릭농민회가 운동노선을 생명공동체운동으로 전환하면서 우리보다 앞서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농촌 농업 문제의 모순을 경험한 일본이 이의 해결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던 유기농운동, 도농공동체 중심의 산직운동, 생협운동 등을 살펴보기 위해 연수단을 이끌고 일본으로 갔을 때, 그때 만났던 분들이 일본 유기농운동을 이끌고 있던 고베대의 야스다교수. 교토의 쯔찌다 다카시 교수, 히다관장, 히메지의 야마네선생 등이었다. 그때 이분들이 하고 계시는 일과 그 인품에 감복하여 야스다 교수와 야마네선생을 형님으로, 교베청년학생센터의 히다관장을 아우로 인연을 이어왔다.
그런 인연이 깊어진 것은 우리보다 앞서 그 분들과 교류를 시작했던 무위당선생과 한살림의 인농형님이 계셨기 때문이기도한데, 당시 이런 한일간의 연대와 협력을 주선하고 애쓰신 분이 김영주선생과 이건우선생이셨다. 이제 이 분들은 모두 고인이 되셨다. 사실 한살림운동이나 한국의 생협운동 등은 일본의 이런 앞선 경험으로부터 큰 영향과 도움을 받았다.
이런 인연으로 그후 여러 차례 한일 간을 서로 오가며 국적을 넘은 인연을 이어왔는데, 고베 오사카를 강타했던 대지진 때도 그렇게 달려갔다.
히메지의 야마네형님과의 인연은 더 독특한데, 당신이 야스다교수의 영향으로 생명운동▪︎ 유기농 공동체운동에 참여하면서 삶의 방식을 온전히 바꾸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런 행보 가운데는 일본 토종 종자 보존회를 만들고 이끈 것도 포함된다.
야마네형님은 자그마한 체구의 거인이라할 수 있는 분이셨다. 사심이 없고 넉넉하고 따뜻하신 분, 참으로 큰 사람이셨다. 한국 유학생들을 친자식처럼 돌보셨고 궂은 일에 앞서 달려가셨던 분이셨다.
내가 일본에 갈 때마다 히메지의 형님 댁에 들렸고, 형님과 형수님도 우리 집에도 두어 차례 오셨다. 몇 해전에 오셨을 때는 일본 유학생시절 아들처럼 자신을 돌보아주셨다며 정만철박사가 함께 동행하며 모셨는데, 다음에도 다시 오고 싶다던 바람이 코로나로 미루어지고 지병이 악화되면서 끝내 오시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다.
형님과의 인연으로 그곳 히메지의 한글모임과도 연결이 되어 전재숙선생의 초청으로 행사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그 행사 때 형님을 방문했던 것이 마지막 만남이 되고 말았다. 그때도 지병인 전립선 암이 별 차도가 없어 어쩌면 마지막 만남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하시기에 조만간에 다시 찾아뵙겠다고 했던 것이 코로나 등의 핑게로 미루다가 이렇게 된 것이다.
그때 형님이 내게 했던 말씀 중에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사업을 통해 사람들과의 진정한 만남이라는 큰 선물을 얻었다'는 말씀이 떠오른다.
당장 달려가 조문할 상황도 아니어서 형님의 부음을 듣고 이리 떠오르는 생각만 두서없이 적고 있다. 형님의 인자하신 미소와 찾아뵐 때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의 사진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며 꺼내어 보여주시던 모습이 그립다. 히메지의 전선생을 통해 대신 조의를 부탁드렸다.
야마네 형님, 이제 육신의 고통을 벗고 훨훨 걸림없는 자유와 함께 영원한 평화와 안식을 누리소서.
형수님과 유가족에게도 깊은 위로를 전하며 영전에 조문하지 못함에 대한 용서를 구합니다. 기회 닿는대로 찾아뵙고 다시 용서를 청하겠습니다.
한국에서 아우,
여류 모심.
1990년 첫 만남 때의 사진인데, 내가 잊고 있던 이 사진을 앨범에서 보여주셨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일본의 가장 아름다운 성이라는 히메지성을 배경으로 연수단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도 야마네형님께서 보관하고 있던 사진이었다
일본연수단 사진 가운데 하나.
이건우선생. 야스다선생, 히다관장, 야마네 선생, 이세히선생과 야마네형님의 대학생 딸도 함께 찍었다. 우리 연수단 일행 가운데 백남기동지와 최재근 등은 고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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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방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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