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4

“환경·만물 사랑 지구종교가 절실히 필요한 때”… ‘희망의 신학’ 몰트만 에큐메니컬 리뷰에 기고-국민일보

“환경·만물 사랑 지구종교가 절실히 필요한 때”… ‘희망의 신학’ 몰트만 에큐메니컬 리뷰에 기고-국민일보

“환경·만물 사랑 지구종교가 절실히 필요한 때”… ‘희망의 신학’ 몰트만 에큐메니컬 리뷰에 기고
입력 : 2011-04-06 17:43


“환경·만물 사랑 지구종교가 절실히 필요한 때”… ‘희망의 신학’ 몰트만 에큐메니컬 리뷰에 기고 기사의 사진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 사막화 등 지구의 환경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종교(world religion)가 아닌 지구종교(earth religion)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희망의 신학’으로 유명한 위르겐 몰트만(85·사진) 독일 튀빙겐대(조직신학) 명예교수가 세계교회협의회(WCC)의 계간지 ‘에큐메니컬 리뷰’ 최신호에 기고한 글에서다.

몰트만은 ‘공공의 지구종교: 생태적 관점에서 본 세계종교’ 제목의 기고문에서 세계화 이전의 불교·이슬람교·기독교 등 주요 종교를 세계종교로 명명했다. 세계종교는 지나치게 초월성에 치중함으로써 세계를 일시적·현세적·허무적인 것으로 봤고, 이것은 결국 지구를 잠시 머물다 가는 곳으로 여기게 됐으며, 여기서 오늘날의 생태계 위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몰트만은 세계종교의 이 같은 한계를 지적하면서 지구촌의 글로벌화를 함께 거론했다. 그는 “모든 생명의 원천인 지구를 훼손하면서 인간 경제를 글로벌화하는 일을 사람들은 진보라고 부른다”며 “하지만 인류가 진보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수록 지구의 다른 생명을 끌어내리고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매년 수천 종의 생명체 멸종, 지구촌 온난화, 해수면 상승, 사막화 등이 단적인 증거라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 또한 세계경제에서 지구경제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게 몰트만의 주장이다. 경제가 지구 환경을 생각할 때 결국 재생 가능한 에너지 개발과 재활용 산업을 확산시키게 되고, 이것은 인류와 자연의 관계 역시 파괴에서 상호 존중으로 재설정해 질적인 성장을 가져올 거라는 설명이다.

지구종교의 좋은 모델로 몰트만은 구약성경의 안식년 제도를 꼽았다. 7년마다 농지를 쉬도록 한 이 하나님의 제도는 결국 토지를 비옥하게 해 자연과 사람을 함께 살게 했다는 것이다. 몰트만은 “만약 인류가 안식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면 결국 사막은 확대되고, 기근은 더 자주 발생해 종말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구가 존재하지 않으면 세계종교도 존재할 수 없는 만큼 생태계의 관점에서 세계종교를 성찰하는 일은 시급하고도 심각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세계종교가 지구종교가 되는 것은 주님의 기도(주기도문)를 이루는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몰트만은 “내 꿈은 세계종교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와 하늘의 기쁨을 땅의 기쁨으로 만들고, 하늘의 생명수를 이 땅 가운데 적시는 것”이라며 “그것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기를 기도하셨던 주님의 기도를 이루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4827105&code=23111111&fbclid=IwAR0UlvnfPkS4-7GrdVcXPXaNopdGGeTxq_0b9OGOsHrhCi7yVGm_F0SKs1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