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08

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 | 유진벨재단, 북한 결핵 환자들에게 희망 주다 2011년 3월호 | 통일한국



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 | 유진벨재단, 북한 결핵 환자들에게 희망 주다 2011년 3월호 | 통일한국



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 | 유진벨재단, 북한 결핵 환자들에게 희망 주다 2011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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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 3


유진벨재단, 북한 결핵 환자들에게 희망 주다


오지에 위치한 구성시 제3요양소에 방문하기 위해 달구지를 타고 강을 건너는 대표단의 모습 ⓒ유진벨재단

“(후원해 주시는 분들의) 기대에 어떻게 보답할까 생각이 많은데, 이 약을 제대로 열심히 먹고 병을 고치겠습니다. (저는) 39살이고 아이는 6살입니다. (아이를) 보고 싶은 거야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빨리 집으로 돌아가면 좋겠습니다.”

2008년 5월 유진벨재단의 인세반 회장이 직접 결핵 치료약을 건네준 북한의 한 내성결핵 환자가 한 말이다. 가족과 떨어져 결핵요양소에서 병을 치료할 수밖에 없는 환자들의 어려움과 소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결핵은 전염성이 매우 강한 질병이기 때문에 환자들은 대부분 가족이나 사회와 떨어져 요양을 하며 치료를 받아야 한다. 결핵을 앓으면 일반적인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자신의 미래를 전혀 그릴 수 없다는 것이 이 병의 또 다른 비극이다.

북한, 최근 내성결핵 환자 급증


유진벨재단은 북한의 결핵 환자들에 대한 맞춤 치료로 이들이 스스로의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유진벨은 1895년 한국에 파송된 유진벨(Eugene Bell) 선교사의 한국 선교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4대손인 인세반(Stephen W. Linton) 회장이 지난 1995년 미국에서 설립한 대북지원 비영리 민간단체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0년에 재단이 설립됐다.

1995년 설립 당시 민간 차원의 대북 지원 통로가 많지 않았던 상황에서 유진벨은 해외동포들의 인도적인 대북지원 창구로 그 역할을 시작했다. 지원 초기에는 식량난을 겪고 있던 북한에 곡물을 보냈으며, 1997년 북한의 보건성으로부터 결핵퇴치 지원을 공식 요청받은 이후 지금까지 북한 전역에 25만여 명, 북한 내 인구 1/3 이상 지역을 맡아 결핵 퇴치 지원을 해오고 있다.

결핵(tuberculosis, TB)은 결핵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매우 무서운 전염병이다. 결핵에 걸린 환자들은 오한과 식은땀, 체중 감소를 겪으며 심한 기침 끝에 피가 섞인 가래를 토하기도 한다. 결핵이 악화되면 환자들은 사망에 이른다. 결핵은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낯선 질병이 아니다.

과거 대표적인 후진국형 질병 정도로 결핵이 치부된 때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결핵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급격한 체중 감량과 스트레스가 우리나라 결핵 발생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환자들의 건강기록 차트를 점검하며 서류를 작성하는 북한 의료진 및 유진벨재단 대표단 ⓒ유진벨재단

“중증환자 각혈 빨아내다 감염됐습니다”

북한의 결핵 상황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003년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인구 10만명당 184명의 환자가 신고 되고 있다. 2003년 WHO 글로벌 리포트는 2003년 한 해 동안 북한에서 4만277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3,549명의 환자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결핵은 분명한 치료약이 있다. 그러나 그 치료과정은 매우 어렵고 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적절한 영양 보충과 더불어 요양을 하면서 여러 항생제들을 시간 맞춰 복용해야 한다. 결핵 환자들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으로는 대표적으로 DOTS(Direct observation Treatment Strategy)가 있다.

DOTS는 결핵 환자를 발견하여 6개월에서 9개월 동안 환자들이 치료약을 철저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으로, WHO의 결핵 관리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유진벨도 기본적으로 DOTS를 적용, 북한의 결핵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약품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최근 북한에는 일반 결핵치료약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되지 않는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내성결핵 환자가 이처럼 증가하는 이유는 일반결핵 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거나 다른 내성결핵 환자로부터 감염이 되어 내성결핵으로 전이된 환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내성결핵 환자들은 내성 검사를 통해 각 환자별로 다른 약을 써야 하며 완치 기간도 6~9개월에 불과한 일반결핵과 달리 최소 2년에서 3년에 이른다. 그러나 현재 북한에는 내성결핵균을 검사할 수 있는 실험실이 없고, 내성결핵을 치료할 수 있는 2차 치료약제를 구하기 힘들어 내성결핵 환자들은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유진벨재단은 지난 2007년부터 이러한 내성결핵 환자들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환자들의 개별적인 객담(가래)을 받아 와서 직접 검사하고 개별 처방을 내린 뒤 환자들에게 맞춤형 결핵약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유진벨재단의 지원사업이 이렇게 짜여 있으니 유진벨의 지원 현장은 환자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빈번하게 이루어진다. 정확한 약 처방과 환자 관리를 위해 환자들의 몸무게와 키, 체중을 측정하고 사진을 촬영하는 시간이 방문하는 결핵요양소마다 마련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결핵 환자 치료에 헌신하다가 환자로부터 결핵에 감염된 담당 의사들도 만나게 된다. 북한의 한 결핵요양소에서 일하는 김영선 의사 선생도 그러한 경우다.

2009년 5월 북한 방문에서 인세반 회장이 만난 그는 “중증 환자들이 각혈할 때 기도에 막힌 것을 입으로 빨아내는 것을 수차례 하다 보니까 감염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유진벨재단은 이러한 의사들의 객담도 받아와 약을 처방, 다음 방문 시에 치료약을 지원하고 있다.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뿐만이 아니라 주기적인 검사를 통한 경과 확인, 환자에 필요한 영양 공급, 기타 의료물품들이 통합적으로 지원되어야 한다. 최소한의 의료 물품들이 통합적으로 지원될 때 결핵 치료기관이 환자 치료를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어 환자 치료율도 높아질 수 있다.

유진벨은 후원자와 북한의 요양원이 1:1 자매결연을 맺고 결핵 치료에 필요한 결핵약 및 진단장비, 소모품, 농업용품, 요양원 운영에 필요한 기타 물품 일체를 패키지화하여 지원하고 있다.

맞춤형 지원 … 환자 생활까지 꼼꼼히 챙겨


유진벨재단의 사업은 또 장기간 요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의 생활까지 챙기는 꼼꼼함을 갖추고 있다. 북한의 요양소에서는 입원 환자의 치료와 약 공급 이외에 일반적인 식사나 생필품 등의 지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직접 모든 것들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환자들 역시, 여력이 없기 때문에 장기간 입원 중인 환자들의 생활은 매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유진벨은 수건과 비누, 치약, 칫솔, 양말 등 생필품도 지원함으로써 환자들이 힘든 투병생활을 극복하고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부실한 난방시설에 방한용품마저 부족한 북한에서 환자들이 추위를 견딜 수 있도록 점퍼와 내의, 장갑 등 방한 용품도 지원, 환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유진벨재단의 인세반 회장이 각 지역에 위치한 결핵요양소를 방문하는 길은 그야말로 산넘고 물건너 가는 길이다. 요양소가 환자들의 격리를 위해 보통 외진 곳에 있기 때문이다. 매년 2차례 북한을 방문하는 인세반 회장의 요양소 방문 길에 더욱 많은 사람이 함께 하기를 기대해 본다.

손종도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