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5

조계종은 지금 '깨달음' 논쟁 중 - 1등 인터넷뉴스 조선닷컴 - 문화 > 종교ㆍ학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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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은 지금 '깨달음' 논쟁 중

입력 : 2016.01.15 03:00

교육원장 현응 스님 "깨달음은 토론·대화로 가능"
선원수좌회·수불 스님 반박 "간화선 부흥에 불교 미래 걸려"

현응 스님, 수불 스님 사진
현응 스님, 수불 스님.
깨달음은 '이루는 것'인가, '이해하는 것'인가. 조계종이 지금 '깨달음' 논쟁으로 뜨겁다.

방아쇠는 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당겼다. 그는 작년 9월 한 세미나 발표를 통해 "깨달음이란 '잘' 이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초기 경전을 보면, 통찰하고 이해하는 내용이 바로 부처님의 깨달음"이라며 "깨달음은 이해 영역이었기 때문에 설법, 토론, 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지, 선정(禪定) 수행을 통해 이루는 몸과 마음의 높은 경지, 즉 신비로운 경지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뜨거운 논쟁의 시작이 된 것은 바탕에 간화선(看話禪) 특히 선정과 좌선(坐禪)에 대한 비판을 깔고 있기 때문이다. 화두에 몰두하는 참선 수행인 간화선은 조계종이 근간으로 삼는 수행법이며 지금도 매년 선승(禪僧) 2000여 명이 간화선 수행을 하고 있다.

게다가 현응 스님은 현재 조계종 승려 교육의 총책임자이며, 성철 스님이 간화선 수행 기풍을 펼쳤던 해인사의 주지를 지냈기 때문에, 그가 일으킨 파문은 컸다. 현응 스님은 간화선에 대해, 원래는 언제 어디서나 문답을 통해 가능했는데 원나라 이후로 좌선(坐禪) 위주로 바뀌었으며 이 과정에서 깨달음이 '이해하는 것'에서 '이루는 것' 즉 신비한 것으로 변질했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그런 깨달음을 이룬 사람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까지 직격탄을 날렸다.

선승들의 대표 단체인 전국선원수좌회는 한 달 후 성명을 내 "현응 스님이 말한 '이해하는 것'은 부처님과 조사들이 경계한 '알음알이'"라고 반박했다. 수좌회는 "이해(알음알이)를 깨달음으로 삼게 되면 도둑을 자식으로 삼는 것과 같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현응 스님은 재반박을 통해 '조계종'이란 이름까지 재고해야 한다고 한 걸음 더 나갔다. 한국 불교는 1700년 동안 다양한 역사와 전통을 승계한 '통(通)불교'이기 때문에 육조 혜능 이후 선종(禪宗)의 느낌이 강한 조계종보다 더 큰 그릇 명칭이 필요하다는 것.

소강상태를 보이던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은 간화선 현대화·대중화의 기수(旗手)인 수불 스님(안국선원장)이다. 수불 스님은 지난 연말 '종지(宗旨)의 현대적 구현'이란 책자를 만들어 전국 선원과 불교계에 배포했다. 이 글에서 수불 스님은 "'깨달음이란 이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책상물림의 말일 뿐이고, 정작 진실된 수행자라면 '깨달음이란 사유의 영역을 초월한다'는 부처님 말씀에 동의할 것"이라며 "간화선 부흥에 한국 불교의 미래가 달렸다"고 말했다.

불교계에서는 "오랜만에 추문이나 논란이 아닌 본질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깨달음 논쟁'을 반기는 분위기다. 

[키워드정보] 간화선(看話禪) 수행법이란?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