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명 총재 사상 탐구]⑥ 전통종교사적 의미 (下) | 세계일보
[문선명 총재 사상 탐구]⑥ 전통종교사적 의미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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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9-16
'부성·모성의 조화' 참사랑 통해 세계평화 구현통일교에서 하나님은 우주 심정체의 아버지·어머니와 같은 존재인 양성(兩性)으로 존재한다. 통일교는 양성을 전제로 순결과 타락, 그리고 복귀섭리를 설명하고 있다. ‘성(性)’은 우주만물의 기초이자 가장 근원적인 사실이다. 성은 바로 혈통과 같은 의미이다. 그래서 통일교는 아담의 혈통으로 복귀할 것을 목표로 한다.
통일교의 원리원본은 물론 기독교 신학의 이성적(理性的) 전통 위에 있다. 그러나 문선명 선생은 ‘심정(心情)의 하나님’이라는 말을 사용함으로써 감정(感情)의 개입을 열어놓았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몸과 물질을 함께 동반하여 구원하게 된다. 이는 ‘만물의 날’ 제정에서도 단적으로 읽을 수 있다. 가장 낮은 단계인 ‘만물의 날’에서 ‘자녀의 날’에 이어 ‘부모의 날’에 이르는 것이다.
‘심정의 하나님’의 심정은 한국인의 ‘정(情)의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고, 심정은 또한 한(恨)과 연결되어 ‘한(恨)의 하나님’의 개념이 도출된다. 그래서 하나님의 한을 풀어주는 것이 통일교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서 통일교는 ‘아담의 혈통’을 찾는 과정에서 탕감조건으로 ‘해와의 해방’을 설정하고 있다. 해와란 여성의 시조로 기독교에서는 원죄의 씨앗이다. 그런데 그 해와의 해방을 통해서 여성시대를 엶으로써 기독교의 사명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것이 성약시대이다.
문선명 총재가 1998년 12월 “참사랑이 중심이 된 가정을 만들자”는 취지의 ‘가정맹세’를 설명하고 있다.
통일교는 기독교의 가부장적 전통에 입각하였지만 여성을 하나님의 반열에 함께 서게 하는 ‘참부모’ ‘천지인 참부모’의 전통을 확립하고 있다. 이는 보수기독교의 ‘하나님 아버지’의 전통과는 다른 것이다. 여기에 한국인의 정과 심정, 한, 그리고 동양의 음양적(陰陽的) 전통과 천지인(天地人) 사상이 가미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몸(혈통)으로 느낄 수 있는 하나님, 심정으로 느낄 수 있는 하나님, ‘실체로서의 하나님’을 주장하고 있다. 바로 그 실체로서의 하나님에 이른 것이 재림주 메시아이고, 문선명 교주이다.
재림주 메시아는 예수 이후에 처음 등장하는, 기독교의 ‘성부·성자·성령’으로서의 하나님 가운데 ‘성자로서의 하나님’ ‘몸을 가진 하나님’으로 등장한 셈이다. 보수기독교인들은 지금까지 성부와 성령은 통일교와 마찬가지로 신앙하는 바이지만 막상 ‘몸을 가진 하나님’의 등장에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고 거부하지 않을 수 없었던 셈이다.
어쩌면 기독교인들은 너무 오랫동안(2000년 이상) 성부와 성령에 의존해왔고, 도리어 메시아를 기다림으로써(메시아신앙에 의해) 기독교를 보존하고 유지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보수기독교단들은 메시아가 이 땅에 온 뒤에는 어떻게 전개되어야 하는가에 아무런 대안이 없다. 말하자면 메시아를 기다리면서 신앙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고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보수기독교단의 이율배반이 있는 것이다.
메시아사상은 기독교를 유지하는 중요한 신앙이지만, 메시아가 실지로 이 땅에 와버리면 기독교의 존재의미가 상실되어 버리는 측면도 없지 않다.
통일교는 무엇보다도 보수적 기독교의 성경 해석에서 탈피하여 우주의 기운생동과 변화주기, 이에 따른 기독교의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비롯하여 여성시대, 평화의 시대를 추구하고 주장하고 있다. 여성은 원죄를 지은 해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랑과 평화의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제 후자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문선명 총재가 2010년 7월8일 ‘천지인 참부모 정착 실체 말씀 선포대회’ 참가자들에게 말씀을 전하고 있다.
통일교 신학은 부성과 모성의 조화에 그 특징이 있다. 이는 동양적 음양의 조화를 통해 기독교를 완성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문선명 이후의 제2세 교주는 참아버님에서 참어머님으로 넘어가도록 천명되었다.
통일교 혹은 통일신학을 ‘일반성의 철학’이라는 입장에서 해석하면, 전반적으로 동양철학의 기운생동(氣運生動)을 바탕에 깔고 있음을 특징으로 한다. 기존의 서양철학의 ‘수(數)’에 ‘상수(象數)’를 대입하고, ‘언어(言語)’에 ‘상징(象徵)’을 대입하고, ‘절대신(神)’에 ‘심정의 신(神)’을 대입한 것이다.
기독교 신론(神論)에 있어서도 절대신을 중심으로 주체와 대상을 종적으로 수립한 뒤에 사위기대를 놓음으로써, 나머지 대립되는 것들의 상호관계를 수수작용으로 설명하고 있다. 세계는 끝없는 상호관계의 수수작용 선상에 있는 것이다. 이는 종래 이성(理性)에 의존하는 기독교의 신을 극복하게 되는 길을 열어놓는다. 그것이 바로 신의 이성성상(二性性相)이다.
2012세계문화체육대전 ‘가인·아벨 원구 피스컵 천주연합대회’가 3월 경기 남양주시 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이성성상의 신은 끝내 ‘양(陽)의 신’ ‘음(陰)의 신’ ‘낮의 하나님’ ‘밤의 하나님’을 설정하여 서로 가역하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과 인간을 서로 가역하게 함으로써 신에 감정을 불어넣는 것과 동시에 신을 다시 부활하게 하는 길을 열어놓는다. 바로 그러한 부활의 신학이, 구체적으로 ‘실체로서의 하나님’이 메시아로서 재림하게 되는 신학을 완성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도 통일교가 여전히 기독교인 것은 바로 절대신, 절대가치로 환원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이는 통일교가 역사적인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역사성 자체는 이미 절대성을 추구한다. 통일교는 절대 유일신관과 상대적 음양신관을 통합하고 있다. 절대유일과 상대음양을 왕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통일교의 ‘심정(心情)의 하나님’의 심정은 원효의 ‘일심론(一心論)’의 일심을 능가하는 철학적·종교적 개념이다. 이 땅에 불교가 들어와서 원효(617∼686)가 탄생하였다면, 이 땅에 기독교가 들어와서 문선명(文鮮明)이 탄생하였다. 그런데 원효는 그의 깨달음을 ‘화쟁(和諍)’으로 표현했고, 문선명은 ‘통일(統一)’로 표현했다. 문선명 선생의 ‘원리원본’은 기독교 시대에 일어난 ‘화쟁론’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화쟁사상이 신라의 삼국통일을 이끌었다면, 통일사상은 오늘의 남북통일을 이끌어야 할 시대적 사명을 띠고 있는 것이다.
문선명 선생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분명히 종래에는 어느 누구도 듣지 못했던 시대적 의미를 들었다. 그것이 ‘천명(天命)’이고 ‘성약(成約)’의 의미이다. 선생의 신학적·철학적 사상이 ‘통일’이라는 이름에서 집약되지만 통일이라는 용어는 참으로 심장한 의미가 들어 있다. 그것을 단순히 기존의 것을 통합하거나 통일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복음으로서 오직 그 자신만의 깨달음에 의해서 그물의 강(綱)을 만들고 윤(倫)을 만들어낸 것이다.
앞으로 문선명 선생이 세상에 내어놓은 새로운 복음에 대해 후세들은 신앙은 물론이거니와 신학체계, 교리체계를 강화하고 심화하는 데에 있어서도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전통사상과 서양의 기독교 신학이 만나면서 하나님 신앙과 역사적 소명이 영적(靈的) 폭발을 통해 이끌어낸 선생의 방대한 말씀과 행적은 한국문화의 큰 영광이고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선생은 한국인으로 태어났지만, 한국을 넘어서 세계에 우뚝 선 보편적인 인물로는 가장 큰 인물로 기록될 것이다. 아울러 선생의 후광으로 인해 한국인은 세계 어디를 가거나 ‘신앙 모국’의 후손으로 융숭한 대접을 받을 것이다.
문선명·한학자 총재 내외가 2006년 5월27일 제44회 ‘참만물의 날’을 맞아 경기도 가평 청평성지에서 헌공식을 주관하고 있다. 통일교는 매년 음력 5월1일을 ‘참만물의 날’로 정해 천하만물을 창조한 하나님을 기린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삼국통일의 사상적 기둥이었던 원효는 육자진언(六字眞言) ‘나무아비타불(南無阿比陀佛)’ 속에 그의 정수를 남겼다. 문선명 선생도 ‘천지인(天地人) 참부모(父母)’ 육자진언 속에 모든 것을 집약했다. 아마도 ‘천지인 참부모’ 속에 내재된 의미를 다 안다면 제대로 통일교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의 기독교는 한국에 들어와서 ‘천지인 참부모’가 되었다. 여기엔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들어 있다. 모든 신앙에는 아버지적인 의미와 어머니적인 의미가 함께 들어 있음으로써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점에서 ‘천지인 참부모’는 ‘천지인’의 우주론과 ‘참부모’의 가정종교의 만남이다. 기독교의 완벽한 체계이다. 가장 높은 것에서부터 가장 낮은 것을 통합함으로써 비로소 기독교는 한국에서 완성된 셈이다. 그래서 이를 두고 성약시대라고 하는 것이다.
‘천지인 참부모’ 중에서 ‘참(眞)’이라는 말은 순우리말이다. 참 진(眞)자는 동양의 사서삼경(四書三經)의 원전에도 없는 말이다. 참 진자는 예로부터 ‘진단(震檀)’으로 알려진 우리 민족 고유의 말이다. 수많은 말 중에 ‘참’자를 뽑아내어 진수(眞髓)로 삼은 것은 천지의 조화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예부터 우리 민족의 경전인 천부경(天符經)의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의 깨달음을 ‘참’으로 연결시키는 한편 동시에 그것을 ‘부모’로서 해석하는 위대한 발상이다. 천지인 참부모는 이제 우리 시대의 육자진언이 될 것이다. 종교가 대중적으로 호소력을 갖기 위해서는 ‘소리’와 ‘기도’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 원효의 불교가 ‘소리의 불교’라면, 통일교는 ‘소리의 기독교’이다. ‘소리’에 도달함으로써 진정으로 토착화된 불교의 사례는 앞으로 통일교의 토착화에 비결을 제공할 것이다.
아버지가 있으면 어머니가 있는 게 당연한 이치이다. 남자가 있으면 여자가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하고, 둘의 참사랑을 통해 세계는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 대자연의 이치에 통합된 통일교는 앞으로 인류 문명의 여성시대를 앞두고 새로운 신학을 준비하고 그 기초를 마련한 셈이다. 예부터 하늘의 소리, 하늘의 말씀, 천부경(天符經)을 가진 민족의 후예, 한국인에게 ‘하늘의 영광’이 주어졌다. 이는 구세주 예수가 이스라엘에 태어난 것과 같다. 문선명 선생의 심정은 몸이 함께하는 마음이며, ‘몸의 마음’이다. 그래서 심정은 혈통과 함께하며, 조상인 귀신과도 통한다. 심정·귀신·신이 통합된 것이 통일교인 셈이다.
통일교는 비록 기독교이지만 우리의 ‘천지신명(天地神明)’과 통한다. 전통종교의 입장에서 볼 때, 통일교는 기독교의 성공적인 한국적 토착화라고 할 수 있다.
박정진 문화평론가·종교인류학 박사